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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포커스

東北亞의 미사일 경쟁

미국 사드 vs 중국 S-400

글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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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30억 달러 들여 러시아판 MD 체계인 S-400 6개 포대 구입, 동북아 美 해·공군 활동 견제 가능
⊙ 백두산에 항공모함 킬러 DF-21D 실전 배치
⊙ 中이 사드 배치에 민감한 건 한·미·일 3각동맹에 대한 우려 때문

李長勳
⊙ 59세. 서울대 영문과 졸업.
⊙ 공군사관학교 영어교관, 《한국일보》 국제부 차장, 《주간한국》 편집장 역임.
⊙ 저서: 《홍군 VS 청군-미국과 중국의 21세기 아시아 패권 쟁탈전》
    《네오콘-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 《유러화의 출범과 21세기 유럽합중국》
    《유럽의 문화도시》 《러시아 곰은 웅담이 없다》 등.
미국의 사드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 미국이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를 한국에 배치할 계획이다. 한미(韓美) 양국은 지난 2월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사드를 주한미군(駐韓美軍)에 배치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8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이 사드의 주한 미군 배치 논의에 공식적으로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사드 배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것은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이 더 이상 용납하기 어려운 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발하면서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신예 대공(對空) 방어체계인 S-400을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상공에서 미사일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美 제의 후 5시간 반 만에 수용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2일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 연합사령관을 통해 우리나라 정부에 사드 배치 문제 논의를 공식 요청했다. 청와대와 국방부 등은 미국 정부의 제의를 검토한 끝에 북한이 ‘광명성 4호’ 로켓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지 5시간 30분 만에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한미 양국의 미사일 방어태세 향상을 위해 사드 배치 협의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토머스 밴덜 주한 미 8군사령관도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결정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사드의 한국 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해리 해리스 태평양군사령관은 지난 1월 25일 “의회에 사드의 한국 배치를 지지한다는 의견을 냈고, 사드 배치의 유용성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존 울프스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비확산 담당 선임국장도 지난 1월 14일 “사드의 한국 배치는 핵 억지와 미군 보호 측면에서 역할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지난 1월 20일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2025’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 차원에서 지역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미국 국방부에 사드의 한국 배치를 권고했었다.
 
 
  은하 4호, 美 동부지역도 타격 가능
 
  미국이 사드 배치를 적극 추진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북한 핵과 미사일 때문이다. 북한은 그동안 핵폭탄의 소형화와 미사일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북한은 2012년 4월과 12월 은하 3호 로켓을 서해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시험 발사했었다. 북한은 은하 3호가 평화적인 우주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자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보고 있다. 은하 3호 로켓은 높이 30m, 무게는 80〜90t의 크기로, 3단으로 제작됐다. 사거리는 1만km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광명성 4호는 은하 3호에 비해 기술적으로 진보한 것으로 보인다. 발사대 길이가 50m에서 67m로 늘어나면서 발사체의 추진력이 향상됐다. 또 사거리도 1만2000~1만3000km인 것으로 추정된다. 은하 3호는 미국 서부까지가 타격 사정권이지만 광명성 4호는 미국 동부 지역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성체 탑재 중량도 은하 3호는 100kg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ICBM급이라고 볼 수 있는 500kg일 가능성이 높다.
 
  미군 전략사령부는 북한이 지구 관측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4호가 우주 궤도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백악관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력하게 비판한 것도 무엇보다 자국(自國) 안보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담당 보좌관 명의의 성명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 강행에 이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우리와 동맹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의 성명은 통상적으로 대변인 명의로 발표된다.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의 이름으로 나왔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라이스 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오른팔이라는 말을 들어온 만큼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상당히 분노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패트리엇으로는 北 미사일 막기 어려워
 
X-밴드 레이더의 해상용 SBX-1 레이더.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난 2월 9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은 이미 이동식 ICBM인 KN-08을 실전 배치하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KN-08은 북한이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을 맞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선 탄두 형태가 뭉툭해진 개량형 KN-08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북한은 2014년 3월 1300km의 사거리인 노동미사일의 발사 각도를 높여 고탄도(lofted trajectory)로 비행시킴으로써 650km의 표적을 맞히는 시험발사를 한 적이 있다. 당시 노동미사일의 최대 고도가 160km 이상이었고, 최고 속도가 마하 7 이상이어서 한미 양국군이 배치한 PAC-2와 PAC-3으론 대응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탄두중량 700kg인 노동미사일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 노동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를 장착한 차량에 싣고 수시로 옮겨 다니면서 쏠 수 있기 때문에 위성이나 지상 레이더로 사전에 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북한이 노동미사일로도 우리나라 영토는 물론 주한미군을 타격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미국은 그동안 노동미사일이 주한미군보다 주일미군을 겨냥한 것이라고 간주해 왔다. 북한은 사거리 300〜500km에 탄두중량 770〜1000kg인 스커드, 사거리 3000km 이상에 탄두중량 650kg인 무수단, 사거리 6700km 이상에 탄두중량 650〜1000kg인 대포동 2호 등의 탄도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탄두를 500~1000kg 규모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핵탄두 탄도미사일을 보유할 경우 체제 보장은 물론 미국과 한국, 심지어 중국의 압력에도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핵탄두 탄도미사일은 이른바 ‘최종병기’인 셈이다.
 
 
  중국이 백두산에 둥펑 미사일을 배치한 이유는?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려는 또 다른 이유는 중국의 탄도미사일 때문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일본 자위대와 주일미군을 겨냥해 지린성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 일대에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21D를 실전 배치했다. 이 같은 사실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자매지 《국제선구도보》가 지난해 1월 18일 핵과 미사일을 전담하는 제2 포병부대(현재 로켓군으로 개편)가 백두산 일대에서 진행한 훈련 당시 둥펑-21D의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하면서 확인됐다.
 
  DF-21D는 중국이 2013년 미국 해군 항공모함에 대응하기 위해 실전 배치한 세계 최초의 대함 탄도미사일(ASBM)이다. ‘항공모함 킬러’라 부르는 DF-21D의 제원을 보면 길이 10.7m, 무게 14.7t, 속도 마하 10, 사거리 1800~3000km에 달하고 200~500kt(TNT 폭약 20만~50만t 위력)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더욱이 이 미사일은 바다뿐 아니라 지상 목표도 공격할 수 있다. 백두산에 배치됐다면 일본 열도 전역은 물론 오키나와 등에 있는 주일 미군기지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 거점인 괌까지 타격할 수 있다. DF-21D는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궤도를 바꿔 목표물을 정확히 공격할 수 있어 요격이 매우 어렵다.
 
  중국이 DF-21D를 백두산에 배치한 이유는 전술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이 미사일을 산둥성 일대에 집중 배치해 왔다. 동중국해 센카쿠열도(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일본과 무력 충돌이 벌어질 경우 해상자위대와 주일미군 제7함대의 지원을 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둥(山東)성 일대는 동중국해와 가까운 대신 해안에 노출돼 있어 항공자위대와 주일미군의 기습 공격에 취약하다. 반면 중국 동북 지역과 백두산 일대는 산세가 험준하고 미사일을 은폐할 수 있는 장소가 많다. 해발고도가 높고 인적마저 드문 데다 러시아와도 인접해 있다. 일본 항공자위대가 백두산의 DF-21D를 공격하려면 한반도와 동해 상공을 지나야 한다. 중국 로켓군은 지난 2월 3일 춘제(春節·우리나라의 설)를 앞두고 동북 지역에서 DF-21D 등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과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비해 MD 체계를 대폭 강화해 왔다. MD 체계는 날아오는 미사일을 미사일로 격추시키는 요격시스템을 말한다. 미국은 그동안 미사일을 비행 단계별로 요격할 수 있는 다단계·다층 복합 MD 체계를 구축해 왔다.
 
  미사일 파괴는 상승단계 요격, 궤도요격, 재진입과 하층방어 등 단계별로 이루어진다. 상승단계 요격은 통상 이지스함에서 해상발사 요격미사일인 스탠더드 미사일(SM-3)을 발사해 고도 250~500km에서 이루어진다. 미사일이 대기권 밖으로 넘어가면 궤도요격 단계에 돌입한다. X-밴드 레이더, 이지스함, 추적위성을 통해 예상 궤도를 산출하면 지상기반 요격미사일인 GBI(Ground Based Interceptor)를 발사해 적의 미사일을 격추시킨다. 적의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다시 진입하면 재진입·하층방어 단계가 가동된다. 이때는 지대공 요격미사일인 사드와 패트리엇 미사일(PAC-3)이 발사된다.
 
  미국이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가장 많이 실전 배치한 것은 PAC-3와 SM-3 미사일이다. PAC-3는 길이 5.1m, 직경 25cm, 무게 320kg으로 소형이지만 속도는 마하 5.0이나 된다. 요격 고도는 40km 이하이다. SM-3는 고도 250~500km까지 적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개량형이 개발돼 블록 1A·B, 블록 2A 등 여러 모델이 있다. 블록 1의 요격 고도는 70~250km이지만, 블록 2A의 요격 고도는 500km나 된다. 길이 6.55m(블록 2), 무게 1500kg, 직경 34cm(블록 1), 53cm(블록 2)로 최대 속도는 마하 7.88에 달한다.
 
 
  美, 2019년까지 사드 8개 포대 실전배치
 
  사드는 PAC-3와 SM-3를 보완할 수 있는 요격미사일이다. 제원을 보면 무게 900kg, 길이 6.17m, 직경 34cm, 속도 마하 8.24, 최대 사거리 200km, 요격 고도 40〜150km이다.
 
  사드는 미국이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의 스커드미사일 공격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망을 구축하기 위해 개발에 착수해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뒤 99년 8월 대기권 밖에서 최초로 목표물 요격에 성공했다. 이후 개량을 거쳐 2007년 1월과 4월에는 스커드급 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진입 후 파괴 임무까지 완벽하게 수행하며 미국 MD체계의 핵심 무기가 됐다. 사드는 PAC-3보다 높은 대기권 상층부나 고도 120km 이상의 대기권 밖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사드는 목표물 근처에서 탄두가 폭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적외선 추적기를 탑재한 요격체가 직접 목표물을 타격하는 ‘힛 투 킬(hit-to-kill)’ 방식을 택하고 있다.
 
  사드는 요격미사일, 이동식 발사대, 전투관리·지휘·통제·통신·정보, 지상 레이더 등 4개의 주요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사드 미사일은 탄두부(요격체)가 분리되는 1단 고체 추진제 로켓이며, 기동성을 높이기 위한 추력방향제어(TVC) 방식을 사용한다. 사드 1개 포대는 6대의 발사대가 있는데, 발사대당 8발의 미사일이 장착된다.
 
  미국은 2019년까지 사드 8개 포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미국은 2013년 북한의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괌에 사드 1개 포대를 처음으로 배치한 데 이어 지난해 말까지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 등 미국 본토에 3개 포대를 실전 배치했다. 현재 4개 포대는 생산을 주문해 놓은 상태인데, 2017년 5번째와 6번째 포대를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나머지 2개 포대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제공할 계획이다. 사드 포대는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이 미사일방어국(MDA)을 통해 육군에 제공하면 일정한 훈련과 시험가동 과정을 거쳐 실전 배치한다.
 
 
  사드의 눈, X-밴드 레이더
 
X-밴드 레이더의 육상용 AN/TPY-2 레이더.
  특히 미국의 MD 체계에서 중요한 요소는 적의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이다. 미국은 현재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X-밴드 레이더를 실전 배치하고 있다. X-밴드 레이더는 크게 해상용과 육상용이 있다.
 
  해상용 X-밴드 레이더는 SBX-1으로 4800km 떨어진 곳에 있는 야구공 크기의 금속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다. 또 미사일의 탄두와 발사체, 유도장치 등을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 이 레이더가 미사일을 탐지하면 요격미사일이 레이더의 유도에 따라 미사일을 향해 날아가 격추할 수 있다. SBX-1은 SM-3를 장착한 이지스함(ABMD)에 탐지와 식별 정보를 제공한다. 미국은 오는 2018년까지 ABMD를 현재의 26척에서 2018년까지 36척으로 늘릴 계획이며, 이 중 60%는 아·태지역에 집중 배치할 방침이다.
 
  육상용 X-밴드 레이더는 AN/TPY-2가 있는데, 적의 탄도미사일 발사 탐지 및 식별 정보를 사드 등 육상에 배치된 MD 체계에 보낸다. 미국은 2006년 일본 북부 지역인 아오모리현 샤리키 기지에 AN/TPY-2를 설치한 바 있다. 미국은 또 2014년 일본 서부 교토부 교탄고시 인근의 교가미사키 기지에 AN/TPY-2를 설치했으며, 괌에서도 이 레이더를 가동하고 있다. AN/TPY-2는 탐지거리가 2000km에 달하는 전방 모드(FBR)와 탐지거리가 600〜1000km에 달하는 종말 모드(TBR)로 나뉜다.
 
  만약 주한 미군에 사드가 배치되고 FBR 레이더를 운용할 경우 중국 동북부와 베이징 등 수도권까지 감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한국에 사드 배치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TBR을 사용할 경우 중국의 우려를 피하면서 북한을 집중 감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中, 日의 FBR 레이더에는 침묵
 
사드의 미사일 발사대.
  중국은 한국에 배치되는 미국의 사드는 레이더의 탐지거리와 관계없이 모두 자국에 위협이 될 것이란 입장을 보여 왔다.
 
  중국 외교부의 류전민 부부장은 지난 2월 7일 김장수(金章洙) 주중 한국대사를 초치해 한국의 사드 배치 논의 결정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지난 2월 8일자 사설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중국 미사일 동향의 감시능력을 구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중국의 안보에 잠재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런데 일본은 이미 탐지거리가 2000km인 FBR 레이더를 운용하고 있다. 일본의 FBR은 이미 중국 동북부 지역의 움직임을 꿰뚫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주일미군에 배치된 FBR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지는 않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중국이 사드의 한국 배치를 우려하는 진짜 이유는 자국을 겨냥한 한·미·일 3각 군사동맹체제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아우르는 MD 체계 구축을 추진해 왔다. 미국은 이미 일본과 긴밀한 MD 체계를 구축했다. 일본의 MD 체계는 이지스함에서 발사되는 SM-3와 요격 실패시 지상에서 재차 요격에 나서는 지상발사 요격미사일 PAC-3의 2단계로 돼 있고, 방어 범위는 각각 30km 이하, 250~500km이다. 현재 PAC-3가 배치된 곳은 수도권을 관할하는 사이타마현 제1 고사군, 나고야와 오사카를 관할하는 기후현의 제4 고사군, 규슈 북부를 방어하는 후쿠오카현의 제2 고사군 등이다.
 
  일본은 또 SM-3가 탑재된 만재배수량 9500t의 공고급 이지스함 4척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2018년까지 만재배수량 7700t의 아타고급 이지스함 2척도 개조해 SM-3를 탑재할 계획이다. 일본 방위성은 또 2020년까지 이지스함 2척을 추가 건조할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협력해 개량형 SM-3(SM-3 2A)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일본에 이지스함 5척을 배치해 놓고 있다. 미국은 2017년까지 이지스함 2척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미국은 또 지휘통제 및 전투관리 통신(C2BMC) 시스템을 일본에 구축했다. C2BMC 시스템은 X-밴드 레이더의 탐지용 센서 시스템과 PAC-3 미사일 요격시스템 등을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위해 전투관리에서부터 통신체제, 지휘통제를 아우르는 종합 개념이다.
 
 
  KAMD, 美 MD에 편입되나
 
  일본은 MD 체계를 기존의 2단계에서 4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미국으로부터 사드와 SM-3의 지상형인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 System)’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지난해 11월 사드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상이 사드 도입 검토 방침을 거론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일본 정부가 미사일 방어체계를 4단계로 구축하려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 때문이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탄도미사일 때문이다.
 
  미국은 현재 우리나라와의 MD 체계 구축을 적극 희망하고 있다. 로버트 워크 미국 국방부 부(副)장관이 “사드와 한국미사일방어체계(KAMD)는 상호 운용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한·미간의 MD 체계 구축을 염두에 둔 것이다. 사드가 배치될 경우 주한미군의 작전통제소인 전구유도탄작전반(TMO-CELL)과 우리나라의 탄도작전통제소(AMD-CELL) 간 연동체계 구축에 도움이 되며, 레이더를 통해 효율적인 정보 교환이 가능해져 적의 미사일 발사 때 3〜5분 정도로 대응시간이 충분치 못한 결점을 보완할 수 있다.
 
  문제는 사드가 우리나라에 배치될 경우 KAMD가 미국의 MD에 편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KAMD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수도권 등 인구밀집 지역과 공군기지, 지휘통제시설, 원전 등 전략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독자적인 MD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월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와 우리나라가 개발하고 있는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을 중첩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L-SAM과 사드는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별개로 본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도 “미국의 MD 체계에 편입된다는 것은 양국 MD의 연동시스템을 통합하고 단일한 의사결정구조를 만드는 과정을 수반해야 하는데 한미 양국 간에는 그런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판 사드 S-400
 
S-400의 미사일 발사대.
  그렇다면 중국은 미국의 사드 한국 배치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까? 중국은 러시아의 최신예 요격미사일 시스템인 S-400을 구매해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트리움프’(승리)라는 이름의 S-400은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됐다. 적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크루즈미사일, 전투기 및 폭격기 등을 공중 요격할 수 있다. S-400은 표적 레이더, 교전 및 화력관제 레이더, 미사일 발사관, 지휘통제소, 지원시설 등으로 나뉘어 있으며, 미사일 발사 때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용된다. S-400 1개 포대는 최대 6개의 미사일 발사시스템을 보유하며, 각 미사일 시스템은 최대 12개의 미사일 발사대가 있다. 미사일 발사대는 4발의 미사일을 탑재한 발사관과 차량으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 방산업체인 알마즈 안테이가 제작한 S-400은 3종류의 미사일을 사용한다. 최대 사거리는 400km이고 비행고도는 30~185km, 속도는 마하 5~14이다. 레이더는 600km 이내에 있는 300개의 표적을 추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S-400은 F-35 스텔스기를 비롯해 F-15, F-16, F/A-18 등 미군 전투기를 격추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라는 말을 들어 왔다. 러시아는 현재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주요 도시들의 대공 방어를 위해 S-400을 배치해 놓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30억 달러(3조5000억원)를 들여 S-400 6개 포대를 도입하기로 러시아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러시아는 당초 예정보다 1년 빠른 내년에 인도할 예정이다.
 
 
  중국이 S-400 배치하면?
 
  중국이 S-400을 실전 배치하면 한반도 유사시 미군 전투기들의 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티모시 히스 연구원은 중국이 실전 배치할 S-400 때문에 한반도 등 극동 지역 안보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 대만, 남중국해 등에서 분쟁이 발생할 때 미국과 우방의 지원 활동에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북한 접경 지역과 산둥반도에 S-400을 배치하면 북한 전역이 작전 권역에 들어간다. 중국은 또 남북한이 무력 충돌할 경우 미군과 한국군의 북한에 대한 공습 억제 수단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
 
  특히 S-400은 한반도 유사시 서해로 진입하는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을 위협할 수 있다. 중국이 S-400을 도입한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미국은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조지워싱턴호 항모 전단을 서해에 파견해 우리나라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 적이 있다. 당시 조지워싱턴호의 훈련 장소가 서해라는 점은 외교·군사적으로 볼 때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실제로 미국은 조지워싱턴호 전단을 파견하면서 중국에 대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비핵화 등 의미 있는 변화를 유도해 줄 것을 압박했었다.
 
  중국은 서해를 지정학적(地政學的) 요충지(要衝地)로 간주해 왔다. 이 지역에는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주요 도시들이 몰려 있다. 중국 해군의 첫 번째 임무가 서해 방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이 서해를 자국 영해(領海)라고 주장하면서 조지워싱턴호의 서해 진입을 극렬하게 반대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S-400으로 센카쿠분쟁 등에서 전술적 우위 확보 가능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중국이 S-400을 산둥반도에 배치한다면 미 해군의 항모 전단이 서해를 자유롭게 진입할 수 없다. 또 주한 미군기지에서 발진하는 미군 전투기들의 활동도 견제할 수 있다. 히스 연구원은 중국의 S-400 배치는 미국과 한국의 공중 활동을 제어하는 데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S-400을 대만 해협에 인접한 지역에 배치할 경우에도 전술적으로 상당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S-400은 대만 전투기가 발진하자마자 격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만 군 지원에 나서는 미 공군과 해군 항공기들도 S-400의 사거리를 피해 대만 동부 공역(空域)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다.
 
  영유권 분쟁을 빚어 온 일본의 센카쿠 열도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에도 S-400은 일본 항공자위대와 미군을 위협할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이 전략 핵잠수함과 항공모함이 배치된 남중국해의 하이난다오(海南島)에 S-400을 배치할 경우 남중국해 북부 지역까지 영향권에 둘 수 있다.
 
  러시아가 지난해 11월 시리아 서부 라타키아 공군기지에 S-400을 배치하자 터키는 물론 미국 등 나토까지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도 S-400의 위력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당시 러시아는 자국 전투기가 영공을 침입했다는 이유로 터키 전투기에 격추되자 이에 대한 대응으로 S-400을 시리아에 배치했다. S-400은 시리아 대부분과 터키 남부, 키프로스, 지중해 동부 지역은 물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까지 겨냥할 수 있다.
 
  미국은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S-400에 대응해 마하 3.2의 속도와 스텔스 기능까지 갖춘 차세대 크루즈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크루즈미사일의 대명사 격인 토마호크 미사일(시속 885km)보다 4.4배나 빠르다.
 
  크루즈미사일은 애초 적의 레이더망을 피해 표적을 타격할 수 있도록 30m 이하의 저고도를 비행하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로켓의 동력으로 나가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내장된 터빈 엔진을 동력으로 비행하는 크루즈미사일은 거의 모두 음속 이하(아음속)다.
 
  새로 개발되는 크루즈미사일은 저고도에서 초음속으로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스텔스 기능을 갖춰 적 레이더 탐지를 피해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이 차세대 초음속 크루즈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 때문이다. S-400은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손쉽게 탐지해 격추할 수 있어 미국으로서는 이를 대체할 차세대 초음속 크루즈미사일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반도 주변의 미사일 경쟁
 
  중국은 앞으로 러시아로부터 S-400을 대량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다면 S-400으로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중국이 한반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S-400을 도입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변국들에 전혀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를 하지 말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S-400의 일방적 배치는 이율배반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만일 우리나라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사드 배치를 결정한다면 자칫 한중관계가 냉각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교역량은 미국과 일본의 교역량을 합한 것보다 많다. 한중관계가 급격히 악화될 경우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로선 북한 핵과 미사일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할 경우 우리나라로선 더 이상 북한과의 통일을 생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나라로선 사드 배치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입장을 존중하되 적절하게 균형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아무튼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미국과 중국이 장군멍군 식으로 미사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상공은 두 강대국의 장기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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