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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포커스

初代 잠수함戰團長이 말하는 잠수함戰의 세계

글 : 김혁수  초대 잠수함전단장, 대한민국잠수함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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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홍콩반환 무렵, 우리 해군 잠수함은 미국·영국·호주 3개국이 홍콩 부근에서 실시한 연합훈련에 참가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중국이 駐韓 중국대사를 통해 외무부 장관에게 항의했다. 해군참모총장이 잠수함전단장인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때 나는 참모총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잠수함 아닌 어떤 戰力이 중국을 신경 쓰게 할 수 있겠습니까?”

金赫洙
⊙ 67세. 해사 25기 졸업. 佛해군대학 졸업, 경남대 경영대학원 졸업(경영학 석사).
    獨해군 잠수함 운용과정 수료.
⊙ 호위함 함장, 初代 잠수함전단장, 해군작전司 부사령관 역임. 現 대한민국 잠수함 연맹 회장.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저서: 《수중의 비밀병기 잠수함 탐방》 《해군과 가치》.
국내에서 최초로 건조한 209급 2번 잠수함 ‘이천함’. 1999년 서태평양 훈련에서 1만2000톤급 미국 퇴역 순양함 오클라호마시티함을 어뢰 한 발로 침몰시켰다.
  1974년 필자는 거제도 부근 대통령 휴양지인 저도(猪島) 기지장(基地長)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은 비서실장, 경호실장, 진해기지사령관 등과 함께한 만찬에 새까만 대위인 필자를 불러주었다. 3시간 가까이 식사를 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군사력 건설에 관한 열정을 들을 수 있었는데, 박 대통령은 우리 해군이 잠수함 전력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음해 구성한 ‘율곡 5인 위원회’는 잠수함 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후일 잠수함 부대를 창설할 때, 많은 제독은 자신이 해사(海士)에 입학할 때의 꿈이 잠수함 함장을 하는 것이었다고 술회했다. 1992년 해군의 이런 오랜 꿈이 이루어졌다. 비록 우리 국력에 비하면 한참 늦었지만 세계에서 43번째로 잠수함을 보유한 해군이 된 것이다. 1992년 10월 14일 독일의 킬(Kiel)에 있는 HDW조선소에서 우리 해군의 첫 번째 잠수함인 장보고함에 태극기와 해군기가 게양되었다. 우리 해군이 그토록 염원해 왔던 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22년여 후인 지난 2월 1일에 잠수함사령부가 창설되었다. 그리고 우리 손으로 설계하고 건조한 중형 잠수함의 탄생을 바라보고 있다.
 
 
  英 해군에게 치욕을 안겨준 독일 U보트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全) 세계 해군은 러일 전쟁의 영향으로 ‘바다의 지배는 전함(戰艦)에 의해’라는 거함거포주의(巨艦巨砲主義)에 사로잡혀 있었다. 군함 건조의 우선순위는 당연히 전함 및 대형 수상함(水上艦) 위주였다. 당시 세계 최강의 해군국이던 영국은 ‘신사의 나라’임을 자부하면서 잠수함을 부정적이고 비열한 무기로 간주하고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 개전(開戰) 당시까지 잠수함이 전시(戰時)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은 정립되지 않았다. 잠수함은 기대와 의문 속에 전장에 투입됐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1914년 9월 5일 존 젤리코 제독이 이끄는 대영함대(Grand Fleet) 소속 순양함 패스파인더가 독일 잠수함(U보트)의 어뢰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 승조원 296명 중 259명이 사망했다. 잠수함의 위력을 최초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약 2주 후에는 또 다른 U보트에 의해 1시간 만에 순양함 3척이 침몰, 승조원 2200명 중 1459명이 사망했다. 300년 동안 전 세계 대양(大洋)을 지배해 온 대영함대에는 치욕적인 사건이었다. 당시 영국 해군참모총장이었던 피셔 제독은 “넬슨 제독이 그의 전 생애 동안 수행한 전투에서 희생시킨 병사보다 더 많은 병사를 잃어버렸다”며 분개했다.
 
  1914년 10월 13일 독일 해군 U보트는 영국의 기선 글리트라호를 격침했다. 이를 통해 독일은 잠수함에 의한 통상(通商) 파괴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독일 잠수함대는 무제한적 통상 파괴전(La Guerre de Course)을 실시하여 영국의 해상 교통로를 차단했다. 이로 인해 영국은 대외무역이 막히고 대륙의 전선(戰線)에 증원병력과 군수물자를 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한때 영국은 본토에 8주분의 연료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영국은 1918년 미국이 참전(參戰)하면서 이런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영국은 전쟁 기간 동안 독일의 U보트에 대항하기 위해 함정 5000척, 항공기 2000대, 총 70만명이라는 대잠(對潛)병력을 투입했다. 독일의 U보트가 1915~1918년 격침한 선박은 1218만5832톤에 달했다. 영국 선박의 90%가 잠수함에 의해 침몰되었다.
 
 
  “유일하게 나를 떨게 한 것은 U보트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대를 지휘한 칼 되니츠 제독(왼쪽)과 영국 등 연합국을 전율케 했던 독일 잠수함 U보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잠수함 함대사령관 칼 되니츠 제독은 제1차 세계대전 때의 상황을 재현했다. 1939년 10월 14일 킨터 프린 대위가 지휘하는 독일 U보트는 영국 주력함대의 모항(母港) 스카파플로에 침투해 영국 전함 로열 오크호를 침몰시켰다. 승조원 833명이 전사했다. 1940년 히틀러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독일은 방대한 잠수함 건조 계획을 세우고 잠수함 위주의 해전(海戰)을 행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의 무제한적 잠수함 작전이 시작되자 영국은 전쟁수행 능력을 거의 상실하게 되었다. 이번에도 영국을 기사회생(起死回生)시킨 것은 미국의 참전이었다.
 
  처칠 영국 총리는 연합국 해군과 독일의 U보트와의 전투를 ‘대서양 전투(Atlantic Battle)’로 명명(命名)했다. 전후(戰後)에 그는 “전쟁 기간 중 유일하게 나를 떨게 한 것은 U보트였다”고 술회하였다. 독일은 전쟁 기간 동안 2335만1000톤의 상선을 침몰시켰다. U보트 한 척을 발견해 공격하기 위해 25척의 대잠함(對潛艦)과 100대의 항공기를 동원해야 했다.
 
 
  태평양의 잠수함전
 
1992년 10월 14일 우리 해군은 독일 킬에 있는 HDW조선소에서 첫 잠수함인 장보고함을 인수했다.
  눈길을 태평양 전쟁으로 돌려보면, 일본은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수상함대의 보조세력으로 운용했다. 때문에 일본은 수많은 잠수함을 잃었고, 제해권(制海權) 장악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잠수함은 연합국 상선 179척, 90만2000톤과 미국 항모 2척, 호위항모 1척, 순양함 2척, 구축함과 잠수함을 10여 척 격침시켰다.
 
  일본과 달리 미국은 통상 파괴전과 대수상함전뿐 아니라 조기경보, 정찰, 특수전, 상륙작전 지원, 인명구조 등에 잠수함을 활용, 잠수함이 다양하고 효과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무기체계라는 것을 입증했다. 일본의 침몰선박(항공모함 8척 포함) 중 수상 전투함 55%, 상선의 85%가 미국 잠수함에 의해 격침됐다. 미국의 잠수함 손실률은 18%였다.
 
  1982년 4월 영국과 아르헨티나 간 포클랜드 해전에서의 승패는 잠수함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르헨티나 잠수함 산 루이스 한 척에 수많은 대잠세력이 매달렸지만, 산 루이스는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았다. 산 루이스는 영국 함정을 향하여 7발의 어뢰를 발사했으나 케이블 결선이 잘못되어 명중시키지는 못했다. 만약 영국의 왕자가 타고 있던 함정이 어뢰에 명중해 침몰했다면 전세(戰勢)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반대로 영국의 원자력 잠수함 컨쿼러함이 아르헨티나 순양함 벨그라노함을 격침시키자 아르헨티나 함대는 공포에 질려 전쟁이 끝날 때까지 항구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벨그라노의 격침은 포클랜드를 고립시키고 추가병력과 군수지원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는 영국이 승리하게 된 주된 이유 중 하나였다.
 
 
  스텔스 잠수함
 
  현대과학의 발달로 수천km 떨어진 표적을 정확히 맞힐 수 있게 되었지만, 불과 몇 m 물속에 있는 잠수함은 탐지하기 어렵다. 수중은 전자파(電磁波)가 전달되지 않으므로 레이더로는 탐지가 불가능하고 오직 음파(音波)로만 탐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음파도 음향 특성상 많은 제약이 있어 수중의 잠수함을 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후 국회국방위원회 모(某) 의원이 잠수함 탐지 확률이 50%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잠수함을 운용해 본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이것도 후하게 준 점수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수중의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보다 어렵고 큰 호수에서 송사리 한 마리를 찾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말한다. 잠수함 건조기술이 발달하면서, 잠수함 탐지에 들어가는 노력과 비용보다 훨씬 더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스텔스 기능을 갖추는 것이 가능해졌다. 잠수함의 스텔스 기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잠수함에서 나오는 모든 소음(騷音)을 최소화(最小化)하는 것이다. 잠수함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프로펠러에서 나는 추진 소음(Propeller Noise), 수중 항해 시 해수(海水)가 선체(船體)를 타고 흐르는 유체 소음(Flow Noise), 함 내에 설치된 각종 장비에서 나는 기계류 소음(Machinery Noise), 승조원에 의해 발생되는(화장실 사용 등) 순간 소음(Transient Noise)이 있다.
 
  우선 추진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추진축을 수상함과 달리 2개에서 1개로 바꾸고, 고감쇄(高減殺) 재질 프로펠러, 그리고 프로펠러 끝이 회전 방향과 반대로 구부러진 프로펠러(Back Skewed Propeller)를 사용하며 타기(舵機·키·Rudder)도 수상함과 반대로 프로펠러보다 앞에 설치하여 해수가 타기에 부딪혀 나는 소리를 없앴다.
 
  유체 소음 감소를 위해서는 해수가 선체면을 타고 흐를 때 마찰을 최소화하도록 선체를 유선형으로 하고 외부에 돌출물이 없도록 한다. 기계류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장비 설치 시 방진 마운트(Shock Mount)를 설치하고 자재의 연결 부분에 감쇄재(Damping Material)를 사용하며, 장비 전체를 덮어씌우는 음향차폐장치(Acoustic Enclosure), 선체 내부 흡음재(Absorption Material) 코팅 등을 통하여 외부로 소음이 방사(放射)되는 것을 최대한 막고 있다.
 
  순간 소음 감소를 위해서는 화장실 사용 시 물 내리는 소리도 크게 전달되므로 상황을 고려하여 사용하도록 하며, 공구를 떨어뜨리는 등 승조원에 의한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한다. 잠수함 근무 시에는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는다. 그리고 잠수함 정비 시 각종 볼트 너트도 꽉 조여서 소음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잠수함 탐지를 어렵게 하는 요인들
 
  둘째, 탐지세력의 소나가 송신(送信)한 음파 에너지의 반사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수상함의 소나나 대잠헬기의 디핑 소나(Dipping Sonar)에서 송신하는 음파가 잠수함에 부딪쳐 반사되는 음파 에너지를 감소시키기 위해 잠수함 외부에 고무타일을 입힌다. 잠수함 크기와 예비부력(浮力)을 고려하여 고무판을 붙이는데 미국, 러시아, 영국 등에서 많이 적용하고 있다. 그리고 메타물질(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빛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로 만든 금속이나 유전물질로 설계된 메타 원자(Meta Atom)의 주기적인 배열로 이루어진 물질)을 잠수함에 씌워 음파가 통과해 버리는 투명잠수함도 실용화될 날이 머지않았다.
 
  음향 특성 또한 대잠세력의 잠수함 탐지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음향탐지 특성 첫 번째는 전달손실(Transmission Loss)이다. 음파 에너지가 물이라는 매질(媒質)을 통과하면서 많이 흡수되기 때문에 전자파에 비해 음파의 전달거리가 짧고 탐지거리 역시 짧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굴절(Reflection)이다. 수중에는 온도층(Layer Depth)이 있어 온도층에서 음파가 수면으로 반사되거나 아래로 굴절되어 음영구역이 생기고 잠수함이 최적 심도에 있게 되면 음파 자체가 잠수함에 도달하지 않는다.
 
  세 번째는 배경 소음(Background Noise)이다. 해상에는 파도와 해류가 흐르는 소리, 각종 선박의 소음, 고래나 새우와 같은 수중생물의 소리 등이 산재한다. 육지의 공장이나 자동차의 소음까지 수중에 전달된다. 이와 같은 소음 속에서 조용한 잠수함을 탐지하기란 쉽지 않다. 네 번째는 유사표적(Similar Targets)이 많다는 것이다. 수중에는 암반, 어초(魚礁), 침몰선박, 어군(魚群) 그리고 한류(寒流)와 난류(暖流)가 부딪쳐 생기는 수괴(水塊·Water Mass) 등 잠수함으로 오인될 수 있는 유사표적이 많아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다.
 
  잠수함은 이미 전사(戰史)를 통해 그 능력과 역할을 입증했다. 오늘날의 잠수함은 가장 강력하고(Most Powerful), 가장 안전하며(Most Secure), 가장 적게 탐지되며(Most Undetectable), 가장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Most Versatile)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잠수함은 모든 해상작전을 수행할 수 있으며 전략적, 전술적 임무와 역할을 다하고 있다.
 
 
  잠수함의 다양한 임무
 
잠수함전단장 시절 이천함에서 잠망경으로 해상의 상황을 살펴보는 필자.
  잠수함의 능력은 다양하다. 대(對)수상전에 있어서는 잠수함의 수동적 탐지체계(수동소나, ESM 등)로 수상함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탐지가 가능하다. 어뢰의 파괴력은 일반 포탄이나 유도탄에 비하여 월등하다. 대함유도탄도 탑재할 수 있어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적함을 공격할 수 있다.
 
  잠수함은 그의 은밀성으로 인해 해양통제권이 아측(我側)에 있지 않은 해역에서도 대잠작전이 가능하다. 작전 지속 가능 일수가 수상함이나 대잠 항공기보다 훨씬 길어 잠수함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길목(Choke Point)이나 핵심해역(Focal Area)에서 은밀하게 장시간 기다리며 적 잠수함을 탐색, 추적 및 격파할 수 있다.
 
  기뢰전(機雷戰)에 있어서 잠수함은 공격기뢰 부설에 특히 유효한 무기체계이다. 제공권(制空權)을 확보하고 다수의 항공기와 기뢰를 보유한 국가라면 항공기에 의한 기뢰 부설이 가능하겠지만, 적 항만이나 수로(水路)에 경제적이고도 효과적으로 기뢰를 부설할 수 있는 수단은 오직 잠수함뿐이다.
 
  정보전에 있어서도 잠수함은 전·평시 적 해역에 가장 가까이, 그리고 장시간 침투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정보수집 수단이다. 주요 항만 입구나 핵심해역에서 은밀히 대기하면서 각종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수함에 설치된 CTD(Conductivity, Temperature, Density)로는 해양정보를, ESM장비로는 전자정보와 통신정보를, 그리고 Sonar로는 각종 선박의 음향정보를, 잠망경으로는 사진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잠수함에 의한 특수전 수행은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1996년과 1998년에 침투한 북한의 상어급과 유고급 경우만 해도 잠수함에 의한 특수전이 얼마나 유용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부산에 입항한 미국 원자력 잠수함 오하이오(USS Ohio)함은 과거에는 대륙간 탄도탄을 탑재한 전략핵잠수함(SSBN)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특수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조, 다수의 특수전 요원을 침투시키고 회수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의 항의
 
  잠수함은 다른 작전요소와 비교하여 은밀성(Stealth), 작전지속 능력(Endurance), 편재성(Ubiquity)의 주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첫째, 평시활동이다. 잠수함은 전개, 훈련 및 작전, 항구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미 오하이오함 부산 방문은 그 자체만으로도 주변국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1997년 홍콩반환 시점에 미국, 영국, 호주 3개국이 홍콩 부근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는데 이때 우리 잠수함이 참가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중국이 주한(駐韓) 중국대사를 통해 외무부 장관에게 항의를 했다. 외무부 장관은 국방부 장관에게, 다시 국방부 장관은 해군참모총장에게 의견을 물어왔다. 해군참모총장은 잠수함전단장인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때 나는 참모총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잠수함 아닌 어떤 전력이 중국을 신경 쓰게 할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잠수함은 부두에 계류(繫留)해 있어도 주변국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전력이다.
 
  둘째, 감시활동이다. 정보전 능력에 대해 이미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은밀성, 항속성, 기동성을 겸비한 잠수함은 가장 유용한 감시작전 요소이다. 이러한 감시활동은 평시에 잠수함의 주요한 임무이다.
 
  1997년 포항 입구에서 실시한 한미연합 감시작전 훈련에서 포항 지역의 해양정보, 주변에서 접촉되는 모든 전자 및 통신 정보, 출입항 하는 모든 선박의 음향 및 사진 정보, 그리고 주요 선박에 대한 추적활동을 실시한 바 있다. 미국은 지금도 잠수함으로 수많은 곳에서 감시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은 여기에서 얻어진 정보를 종합 분석하여 전술정보, 작전정보, 전략정보, 국가 산업정보까지 획득하고 있다.
 
  셋째, 억제활동이다. 핵무기 운반 수단으로는 전략폭격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있다. 그러나 전략폭격기는 비행 중 격추될 수 있고, 탄도탄 기지 역시 위치가 노출되어 선제(先制)공격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탄도탄 기지와 원자력 잠수함을 결합하여 이동하는 핵미사일 기지로 개발한 것이 전략핵잠수함이다. 전략핵잠수함은 적의 핵 선제공격으로부터 살아남아 강력한 핵 보복공격을 가할 수 있으므로 핵 억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미 오하이오급 잠수함 1척은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의 1600배의 파괴능력을 가지고 있다. 공격 원자력 잠수함(SSN)도 핵 억제력을 수행할 수 있으며 재래식 억제력도 수행할 수가 있다. 잠수함은 적 해역 가장 가까이 접근하여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가장 위협적인 무기체계이다.
 
  넷째, 해양통제 및 해양거부 활동이다. 잠수함은 항만봉쇄를 포함하여 특정해역에서 특정기간 우군의 자유로운 해양 사용을 보장하는 데 아주 효과적인 전력이다. 해양통제권이 아측에 있지 않아 수상 및 항공세력이 투입될 수 없는 고도로 위협이 존재하는 지역에서도 잠수함은 수상 및 수중세력의 위협을 제거할 수 있으며 적 선박의 통항을 억제할 수도 있다.
 
  다섯째, 기동부대 및 특수전 지원활동이다. 잠수함은 항모전투단 또는 해양전투단의 지원 역할을 수행하고 기동부대의 눈과 귀의 역할을 한다. 기습과 비밀을 필수로 하는 특수전에 잠수함은 이송 및 침투 수단으로 사용된다.
 
 
  북한, 1963년부터 잠수함 운용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로미오급 잠수함. 제2차대전 당시의 잠수함을 모델로 한 구식이지만, 우리에게는 위협적이다.
  북한은 1963년 구(舊)소련으로부터 4척의 위스키급(1300톤) 잠수함을 도입, 우리보다 30년 앞선 52년의 잠수함 운용 경험을 가지고 있다. 1973~75년에는 중국에서 로미오급(1800톤) 7척을 인수했으며, 1976년에는 로미오급 자체 건조에 성공했다. 현재 로미오급 20여 척, 상어급 잠수함(330톤) 20여 척, 연어급 10여 척, 유고급 잠수정(60~100톤) 30여 척 등 총 80여 척을 운용하고 있다. 이 중 연어급은 천안함 사건 시 구글 어스에 6척이 계류되어 있는 모습이 최초로 공개되었다.
 
  그러나 북한 잠수함의 성능은 서방 세계의 잠수함에 비해 아주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로미오급 잠수함은 제2차 세계대전 시 건조된 유형이라 형태가 수상함 선체와 비슷하여 수상속력이 수중속력보다 더 빠르다. 하지만 잠수함은 아무리 조잡할지라도 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로미오급의 잠수함은 어뢰발사관 6기, 상어급은 4기, 연어급과 유고급은 2기를 갖고 있으며, 모든 잠수함이 기뢰를 부설할 능력도 갖고 있다. 천안함 사건에서 보듯이 어뢰 한 발로 보통의 군함은 침몰시킬 수 있다. 대형 상선도 큰 화물칸만 있고 격실의 수밀도가 낮아 마찬가지로 많은 어뢰를 발사하지 않아도 침몰시킬 수 있다.
 
  북한의 잠수함 기지는 서해에는 비파곶에 위치하고 있으며, 남포와 사곶, 해주에 전개기지가 있다. 동해에는 마양도에 기지가 있고 나진과 차호, 낙원과 문천에 전개기지가 있다. 로미오급 잠수함의 항속거리는 1만7000km나 돼 북한의 어느 기지에서든 단독으로 한반도 전 해역에 침투 후 복귀가 가능하다.
 
  최근 미국의 웹진(Webzine)인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북한의 잠수함이 78척에 달하며, 수적으로는 세계 1위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또 다른 웹진인 《워싱턴 프리 비컨(Washington Free Beacon)》은 북한의 탄도미사일(SLBM)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38노스(38North)》는 북한의 신형 잠수함 건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은 1975년에 로미오급을 자체 생산, 현재 40년 정도의 잠수함 건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우리도 3000톤급을 건조하기 시작했는데 북한도 3000톤급 건조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보도된 신형 잠수함은 로미오급 후속인 1500톤 이상 1800톤 잠수함으로 통상 ‘신포급’이라고 부른다. 신포급에는 우리 잠수함같이 잠대지(潛對地) 미사일이 장착될 것이다. 수직 발사대까지 발견되었다고 보도된 잠수함은 ‘신포-Ⅱ급’으로 ‘신포급’ 잠수함과는 별개다.
 
  북한은 그동안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거듭하면서, 스커드, 노동, 대포동, 무수단 등의 미사일에, 어느 정도 핵무기를 탑재할 기술이 축적됐을 것이다. 이 중 무수단 미사일은 잠수함용 미사일로 개조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잠수함이 핵미사일을 탑재하고 공해상 또는 우리 남해까지 와서 공격하면 킬체인(Kill Chain)이나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로 방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One Shot, One Hit, One Sink’
 
  잠수함을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한미 잠수함전 회의에서 우리는 잠수함 대 잠수함 훈련을 실시하자고 요청했다. 이것은 걸음마를 배우면서 달리기 시합을 하자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훈련을 해보니 우리 잠수함은 탐지되지 않고 우리 잠수함이 미국 잠수함을 탐지하는 경우가 많아 미 해군이 크게 당황하였다. 이어 우리 해군은 괌까지 수중으로 대양항해 훈련을 실시하고, 잠수함을 하와이까지 파견했다. 다음해 하와이 근해에서 실시한 환태평양 훈련에서 우리 잠수함은 미 항공모함을 비롯한 수많은 함정을 격침시켜(가상으로) 참가국들을 놀라게 했다.
 
  1999년 서태평양 훈련에서는 우리 잠수함 이천함이 1만2000톤급 미 퇴역 순양함 오클라호마시티함을 어뢰 한 발로 침몰시켰다. 당시 미 《성조지(Stars & Strips)》는 ‘One Shot, One Hit, One Sink’라는 제목으로 크게 보도하였다. 전(前) 미 태평양 잠수함 사령관 코네츠니 제독은 “다른 나라가 100년에 이룩할 것을 한국 해군은 10년 만에 이루었다”고 칭찬을 했다.
 
  우리 해군은 작년까지 잠수함 운용 22년 동안 수중에서 370만km, 지구를 92바퀴 돈 거리를 항해한 대기록을 세웠다. 대부분의 나라가 잠수함 운용 초기에 불행한 일을 많이 겪었으나 우리 잠수함 부대는 무사고(無事故) 운용이라는 세계 해군사에 유례를 찾아보기 드문 기록을 세웠다. 이는 잠수함 부대원들이 개척자 정신으로 흘린 땀과 헌신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연합훈련에 참가하여 두각을 나타내었으며 잠수함 구조훈련을 주관하기도 했다.
 
 
  잠수함사령부 창설의 의미
 
지난 2월 1일 해군의 잠수함 전력을 총괄하는 잠수함사령부가 창설됐다.
  잠수함은 수상함같이 ‘제대별(梯隊別) 지휘개념’(작전사→함대사→전단→전대→단대→함정)이 아니고 ‘중앙통제개념’(잠수함 지휘관→잠수함)으로 지휘한다. 즉 잠수함 지휘관이 작전 중인 모든 잠수함을 작전 통제한다. 이는 ‘잠수함의 안전’과 ‘은밀성 유지’ 그리고 ‘전략적 임무수행’을 위함이다. 타(他) 작전요소와 함께 통합지휘하면 잠수함 행동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되어 잠수함 행동이 노출된다. 주요 작전은 은밀하게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잠수함 지휘시설을 갖춘 사령부가 있어야 한다. 미국도 서태평양 지역의 잠수함은 요코스카의 7함대 잠수함 부대장과 하와이의 태평양 잠수함 사령관이 직접 작전통제 한다.
 
  우리 해군이 지난 2월 1일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1990년 잠수함 전대에서 출발, 1995년 잠수함 전단으로, 다시 잠수함사령부로 발전한 것이다. 잠수함을 작전통제 할 수 있는 지휘소를 갖춘 사령부 건물이 마련되었고, 사령관은 소장(少將) 계급의 장성이 맡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해군에서 전단이 창설되면 해군작전사령관이, 함대사령부가 창설되면 해군참모총장이 임석한다. 그러나 잠수함 사령부 창설식에는 국방부 장관이 임석했다. 이는 잠수함사령부가 단순히 하나의 함대사령부가 아니라 국가 핵심 전략세력인 잠수함을 운용할 사령부이기 때문이다.
 
  잠수함사령부는 다음과 같은 과제를 충실히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첫째, 잠수함 안전운용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야 한다. 잠수함 사고는 다른 사고와 달리 국가적으로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잠수함은 점점 노후하고 임무는 증가하고 있어 안전통제, 안전운항, 품질보증을 통해 안전운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둘째, 잠수함 전술 개발과 잠수함 운용에 있어서도 능력과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 독일에서 배워온 잠수함 운용기술을 이미 타국 해군에 전수해 주고 있지만 잠수함 운용 역사가 깊은 선진국 수준을 능가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셋째,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전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동안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계속될 때 우리 잠수함은 적 해역 가장 가까이, 수중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즉각 타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어 북한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유용한 전력임이 입증되었다. 많은 척수의 북한 잠수함도 무력화(無力化)시킬 수 있는 전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넷째, 해양주권을 지키는 전력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잠수함은 해양통제와 해양거부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전력으로서 해양영토와 관할권을 지키는 전력으로 역할을 다해야 한다.
 
  다섯째, 잠수함 전력 확보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3000톤급 잠수함의 성공적 건조를 지원해야 하고 차세대 잠수함 전력에 대한 연구와 검토도 해나가야 할 것이다.
 
 
  니미츠, “미래는 잠수함 시대”
 
  태평양 전쟁을 이끌었던 니미츠 제독은 “미래는 잠수함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주변국인 러시아, 중국, 일본이 잠수함 전력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북한의 잠수함 전력은 이미 언급했거니와 일본도 16척 체제에서 22척 체제로 증가시키고 수중톤수 4200톤급인 소류급 잠수함을 계속 건조하고 있다. 중국은 전략핵잠수함 진(晉)급을 포함하여 69척을 보유하고 있어 아시아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러시아도 전략핵잠수함 돌고루키급 잠수함, 4세대라고 부르는 야센급 및 보레이급 원자력 잠수함 등 잠수함 전력을 증가시키고 있다.
 
  우리 해군도 적정 규모의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현재 계획으로는 214급 9척, 장보고-Ⅲ 9척, 총 18척을 운용토록 되어 있다. 전단 창설 초기에 이미 연구・검토하여 해군본부에 제출한 바 있지만 30척 이상의 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 우선 잠수함 수명주기를 30년으로 보고 매년 1척씩 새로운 잠수함을 건조해야 2개의 조선소 시설과 기술 인력을 유지할 수가 있다.
 
  잠수함은 건조와 유지비용이 대형 수상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이다. 적정 규모의 잠수함 전력은 주변국을 견제하기 위한 비대칭 전력으로 꼭 필요하다. 통일 이후 한국과 유사한 국력을 가진 국가를 보면, 잠수함 보유 비율이 해군 전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대양해군으로서 해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잠수함 척수는 기동함대 지원 6척, 기지봉쇄 3척, 전략목표 공격 3척, 해상교통로 파괴 6척, 핵심해역 방어 7척, 교육훈련 등 30척 정도이다.
 
  궁극적으로 원자력 잠수함도 확보해야 한다.
 
 
  일본도 원자력 잠수함 도입 검토
 
  1995년 필자가 일본 해상자위대를 방문했을 때, 일본은 그보다 수년 전부터 원자력 잠수함 도입 연구·검토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당시 해군본부에 “사관학교에 원자력 공학 과목을 개설해 달라”고 건의했으나 주변국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두 명의 장교를 미국에 유학시켜 원자력 공학을 공부하게 했다.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위해서는 소형원자로 제작기술과 90% 이상의 순도를 가진 우라늄 확보, 원자로 운용 교육시설 등이 필요하다.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원자력 잠수함을 확보해야 하는 이유는 재래식 잠수함은 속력의 제한을 받아 기동함대와 작전이 불가하고 지속적인 수중 작전에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억제와 해양통제 및 해양거부에 가장 효율적인 원자력 잠수함을 보유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지금부터 준비를 하더라도 20년 후에나 그 빛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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