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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한국, IS의 공략 대상인가

디지털-원격 테러 대상 될 조건 갖췄다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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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학생 중 IS 조직원 있다는 제보… “외국어 취약한 김군의 IS행은 국내에 IS 조직 존재한다는 방증”
⊙ 한국, 온라인게임 이용자 수 세계 6위, 인구대비 SNS 사용비율 세계 4위인 온라인 강국
⊙ 전문가들 “IS의 강점은 디지털 테러… 그동안 사각지대였던 동북아시아 테러 가능성 높아져”
⊙ a*****, f***** 등 IS 관련 SNS 계정 여전히 건재… 국내에서 온라인 접촉도 언제든 가능
IS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SNS 계정의 화면 캡처. 잔인한 사진과 동영상이 즐비하다.
  지난 1월, 18세 한국인 김모 군이 IS(Islamic State)에 가담해 시리아 국경을 넘었다는 ‘추정’은 이제 거의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이후 참수와 화형 등 IS의 극악무도한 동영상이 잇달아 공개되는 가운데 한국 역시 IS 조직이 이미 침투했거나 침투 중이라는 주장이 거세다. IS에 동조 또는 가담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정황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1월 26일, 전교조 홈페이지에는 한 교사가 쓴 장문의 편지가 게재됐다. “자네가 왜 거기 갔을까, 그 곡절과 연유부터 헤아리고 싶고, 성급하게 돌아오라고 외치고 싶지 않다. 자네처럼 마음이 쏠려 찾아간 청년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순히 가출한 청소년을 향한 메시지가 아니라, 극악무도한 IS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학생을 향해 쓴 교사의 메시지라면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이는 전교조 소속인 한 중학교 교사가 김군을 향해 쓴 편지다. 또 유명 팝(pop)칼럼니스트 김태훈씨는 김군 사건 이후 한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무뇌아 페미니스트가 IS보다 더 위험하다”고 언급해 거센 비난을 받았다. IS를 여느 인터넷사이트 정도로 보는 일각의 분위기가 그대로 감지된다.
 
  뿐만 아니라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이 IS 소속이라는 첩보가 경찰에 접수되고, 김군의 트위터 팔로어가 급격히 늘어나고, SNS와 포털사이트 등 인터넷 공간에서 IS에 관심을 보이는 청소년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IS에 대한 관심이 단순한 호기심 차원을 넘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터넷 강국이며 게이머 천국인 한국의 청소년들이 IS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되고 있으며, 한국인 조직원 또는 한국인 인질이 나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SNS와 게임을 통해 전 세계 젊은이들을 포섭하고 있는 IS에 한국은 어떤 존재일까. 전문가들을 통해 한국이 IS의 공략 대상이 될 가능성과 현황에 대해 알아봤다.
 
 
  “유학생 중 IS 조직원 있다” 제보도
 
  최근 경기도 한 경찰서에는 국내 수도권 사립대에 유학 중인 파키스탄 학생이 IS 조직원이라는 이메일 제보가 들어왔다. 영어 이메일에는 이 학생이 테러조직 소속이며, 폭탄테러를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이메일에는 해당 학생의 사진이 첨부돼 있었으며, 영어로 “탈레반과 같은 테러조직 소속이다. 그는 곧 자살폭탄으로 사회 인프라를 파괴할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학교와 해당 유학생의 집을 수색한 결과 별다른 테러 용의점을 발견하지 못한데다 음해의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수사의 진행이 더딘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미 IS 관계자들이 국내에 존재하는 것은 물론, 조직원 섭외와 홍보 등의 활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인 김종도 교수는 “아랍어는 물론 영어에도 능통하지 못한 김군이 어떻게 갑자기 터키 국경 지역을 통해 시리아로 갔겠느냐”며 “한국 내에 존재하는 IS 조직책을 만났거나, 한국인 또는 한국어가 가능한 인물을 통해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현재 경찰 수사 결과 김군과 IS의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SNS와 이메일, 스마트폰만으로 국한돼 있는데, 김군 집 주변의 CCTV와 김군 계좌 등을 수사해 보면 어떤 경로로 접촉했는지 실마리가 나올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최근 국내에서는 중동 출신 유학생과 근로자,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외국인과 접촉한들 크게 주변의 관심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S란

 
  IS는 이라크 및 시리아 일부 지역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무장 테러조직이다. 아프가니스탄에 기반을 둔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부로 출발한 IS는 2006년 이후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IS는 시리아 내전과 미국의 이라크 철수 이후 불안한 정세를 틈타 이라크 및 시리아 북부에서 빠르게 세력을 확장해 왔다.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로 시작한 IS의 지도자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는 2014년 6월 29일, 칼리프가 통치하는 자체 영토를 가진 이슬람국가(IS) 수립을 공식 선포했다. 수니파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수니파 칼리프 제도를 부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IS는 공식 출범 1년도 안 돼 알카에다를 능가하는 국제사회의 최대 테러집단으로 떠올랐고 현재는 이라크 제2의 도시인 모술과 시리아 락카 등 이라크와 시리아 북부의 상당한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현재 시리아와 이라크에 있는 IS 대원 수는 약 2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석유 암거래와 인질 몸값 등을 통해 활동 자금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5만에 이르는 국내 거주 무슬림 중 위험인물 있을 수 있어
 
IS가 일본인 인질을 참수한 사건은 한국 역시 테러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동문제 및 테러 전문가들은 그동안 테러의 사각지대였던 동북아시아가 새로운 테러 대상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러 전문가들은 IS가 유럽과 미국에 이어 일본과 한국 등 동북아시아 역시 테러 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 지역에서 IS 대원이 암약하는 것은 물론 조직원 모집을 하고 있다는 정황이 농후하다고 본다.
 
  김은영 가톨릭관동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프랑스 파리에서 IS의 테러가 터질 정도로 전방과 후방의 구분이 사라졌다”며 “IS 등장이 전환점이 돼 전쟁이 격렬해지고 전 세계적 형식으로 확장되면서 동북아시아도 타깃으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일본 인질 참수 사건은 한국도 테러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에서 직접 무슬림 테러리스트를 인터뷰한 윤민우 가천대 경찰안보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안보가 느슨한 곳으로 공격이 옮겨가고 산발적으로 터지는 게 테러의 속성”이라며 “이미 테러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어 보이는 호주 시드니와 프랑스 파리를 공격했고, 앞으로 공격 대상지로 생각지 않던 동북아까지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한국이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거세다. 윤민우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테러의 충분조건이 갖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거주하는 무슬림이 15만명이 넘는다는 것은 항상 테러 위험요소가 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은 외국인 출입국과 이민 관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느슨한 편이라서 더욱 취약하다는 것이다.
 
  윤 교수의 얘기다. “물론 무슬림 모두를 의심하는 것으로 보일까 봐 언급하기 조심스럽지만, 오히려 이런 조심성 때문에 정부의 테러 방지 대책이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슬림인 IS 조직원들이 그들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같은 문화권 사람이라는 이유로 국내 무슬림에게 접근하면 이를 방지할 도리가 없습니다. 국내 무슬림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들의 연락망을 이용한다면 이를 어떻게 밝혀내겠습니까. 중동지역과 전혀 상관없는 한국인도 IS에 가담하겠다고 나서는 형편에 국내 무슬림 중 이미 극단화했거나 테러조직에 연계된 이들이 없다고 장담할 수가 없어요.”
 
  중동 전문가인 한국외대 서정민 교수는 “한국 거주 무슬림 중 악덕 기업주로부터 고통받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 중 일부가 겉으로는 평범하게 생활하면서 온라인을 통해 IS에 동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의 얘기다. “IS가 이미 일본에 원격테러를 경고한 바 있는데, 사실상 원격테러의 가능성을 볼 때 일본보다 15만 무슬림이 거주하는 한국이 더 위험하다고 판단됩니다.”
 
  한국은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어 일본, 호주, 프랑스 등에 이어 공략 대상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집트 언론사 움마(Ummah)의 아흐메드 샤즐리 편집장은 최근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을 군사적 또는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모든 국가가 IS 공격 위협에 노출돼 있으며, 미국인 인질을 참수하고 미국을 지원해 온 프랑스와 호주에서 테러가 발생했으며, 일본이 중동지역 지원을 발표한 이후 일본인 인질이 살해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IS 퇴치 또는 중동지역 지원을 발표하는 순간 보복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월 사라진 김군의 행방은

 
  김군의 생사 및 IS 가담 여부를 확인 중인 정부의 노력은 지금까지 성과가 없는 상태다. 외교부 관계자는 “김군이 터키 킬리스에서 시리아 국경 난민촌으로 이동한 뒤 사라졌다고 파악된 이후엔 진전된 상황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일본인 인질 사건처럼 IS 측이 접촉해 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도 “아무런 징후가 파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는 앙카라의 한국대사관을 통해 터키 경찰청과 연락하며 김군의 행방을 찾고 있다. IS에 가담한 것이 확인돼 정부가 구출작전에 나서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있었지만, 확인 결과 아직 IS에 가담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IS의 강점은 디지털 테러
 
지난 1월 시리아로 떠난 김군의 트위터 대화 내용. 김군은 IS 합류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지난 2월 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은 ‘IS와 소셜미디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재단 관계자와 미국 정부 관계자, 학계 인사들이 참석한 이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을 가장 두렵게 만들었던 것은 “IS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과격한 폭력은 물론, 엄청난 수준의 디지털 테러가 가능한 조직으로 지금까지 지구상에 출현하지 않았던 가장 위험한 테러단체”라는 이스라엘 안보 전문가의 멘트였다.
 
  같은 날 한국 명지대 중동문화연구소에서 열린 ‘IS 진단-테러와 국제사회 대응방안’ 세미나에서는 전문가들이 “폭발적인 효과를 갖는 사이버심리전 등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수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내일 당장 한국에서 원거리 테러를 자행할 수도 있는 디지털 테러조직이 바로 IS라는 것이다.
 
  이처럼 IS의 무서움은 바로 ‘디지털 테러’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킹, 디도스 공격 등 디지털 테러는 물론이고 SNS나 온라인게임 등을 이용해 전 세계 젊은이들을 정신적으로 교묘하게 포섭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터넷과 온라인게임 강국인 한국이 주요 공략 대상일 수 있다.
 
  중동 전문가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인터넷 환경이 발달하고 정부의 테러정책이 강력하지 않은 한국의 청소년은 IS의 좋은 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며 “IS대원 중 인터넷 활용이 능숙한 20~30대가 매우 효과적으로 SNS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 수시로 새 계정을 만들어 IS 관련 내용을 퍼뜨리고 금세 지우는 방식으로 꼬리를 남기지 않고 사람들을 유인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들 계정에 자주 접속하는 인물을 특별관리하고 포섭하는 경우도 많다. 인 교수의 설명이다. “IS 계정에 자주 접속하는 인물이나 IS에 대한 궁금증을 자주 표현하는 인물은 1대 1로 특별관리에 들어가곤 합니다. 친구처럼, 선배처럼 친절하게 대해주면서 포섭하는 것이지요. 기존의 테러조직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학업 스트레스나 교우 관계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 이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한국외대 서정민 교수는 “IS가 자신들을 국가로 선포하고,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을 도발하고 공격하는 모습에 쾌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SNS를 통해서는 첨단기기를 쓰고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사는 생활을 동영상으로 보여줘 나이 어린 청소년들을 유혹한다”고 분석했다.
 
 
  게임으로 청소년 유혹
 
IS의 홍보 동영상은 인기 게임 GTA 5를 패러디해 세계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첫 IS 가담자로 추정되는 김군이 IS와 접촉하게 된 계기는 SNS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가 온라인게임에 몰두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IS에 가담하거나 동조하는 젊은이 중 상당수가 SNS는 물론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 스카이뉴스 채널과 인터뷰한 테러범 샤히드 버트는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이용하는 것이 IS 추종자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버트는 “잔인한 게임에 노출된 청소년은 현실감을 상실하고, 살인을 디즈니랜드에서 놀이기구 타는 것처럼 짜릿한 일로 여기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IS 홍보 동영상이 인기 온라인게임 ‘GTA(Grand Theft Auto) 5’를 패러디한 내용이라는 사실은 IS가 얼마나 세계적인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1997년 1편이 출시돼 현재 5편까지 나온 GTA는 갱들이 자동차를 훔치고 총을 쏘며 건물을 부수는 등 폭력적인 장면이 즐비한 게임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 이용 불가 등급을 받아 성인 인증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GTA 시리즈의 5번째 버전인 GTA 5는 2013년 9월 전 세계에 출시되자마자 3일 만에 1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영화·음반·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상품 역사상 최단기간 최대매출 신기록을 세운 바 있는 게임이다.
 
  《게임어바웃》 이덕규 편집장은 “GTA는 폭력성 강한 최악의 문제작이자 게임 역사상 최고의 흥행작이라는 두 가지 이름표가 따라다닌다”며 “한때 GTA란 이름만 언급해도 논란이 됐지만 지금은 매우 대중적인 게임으로, 이 정도로 다른 게임에 영향을 준 작품이 없을 정도로 세계 게임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GTA 5는 기존의 자동차 레이싱 게임에 덧붙여 무차별 살인, 청부살인, 무기밀매, 마약거래, 총격전 등 현실에서 할 수 없는 폭력적인 일을 가상공간에서 마음껏 할 수 있어 전 세계에서 웃돈을 주고 거래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국어로 번역하기 힘들 정도의 비속어와 욕설도 난무하며, 성인용 게임 중에서도 폭력성과 가학성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솔직히 IS가 게임 중에서도 GTA 5를 홍보 동영상에 차용한 것은 그들(IS) 입장에서는 최고의 선택이라고 본다”며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청소년 중심인 한국 게이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류의 게임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IS 홍보 동영상에서는 “게임에서 하던 일을 현실의 전장에서 하라” “네가 게임에서 하던 일을 우리는 전장에서 하고 있다”라는 메시지가 여러 번 나온다. 학교와 학원, 친구와 가정밖에 모르는 미성년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폭력게임이 현실적이라는 청소년들
 
  전문가들은 게임과 SNS를 이용하는 IS의 전략이 세계의 청소년들에게 적지 않은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게임과 같은 선정적인 화면으로 외부 영향에 취약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것이 IS의 전략인데, 매우 비겁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얘기다. “어떤 조직이 사람을 끌어들일 때는 이념과 목적, 구호 등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런 것은 빼고 흥미로운 영상으로 호기심만 자극하는 거죠. 과거에는 실제 전쟁 영상이나 학살, 참수 영상 등을 이용했죠. 하지만 이런 영상은 너무 잔인해서 극히 일부에게만 어필할 뿐 대부분에게는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게임 영상은 청소년의 눈에 매우 흥미롭고 실제로 자신이 하고 있는 게임의 내용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요. 거부감이 전혀 없는 거죠.” 실제로 GTA 5는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무력을 쓰는’ 여타 게임과 달리 경찰과 정부 등 공권력을 상대로 강도 높은 폭력을 행사하는 내용이다.
 
  IS가 게임뿐만 아니라 연예인이나 SNS 유명인 등을 통해 젊은이들을 공략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영국 런던 출신으로 한때 랩 가수로 활동했던 압델마제드 압델 바리는 IS에 투신해 미국인 인질 제임스 폴리 기자 참수 동영상에서 복면을 쓰고 기자를 참수했다. 또 독일 출신 래퍼 데니스 쿠스페르트는 2012년 IS에 가담했고, 현재 유럽 지역 출신 조직원들을 모으는 일을 하고 있어 미국 국무부에서 최근 테러범으로 지정했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 세미나에서 이스라엘 측이 주장한 내용도 비슷하다. 다니엘 코헨 이스라엘 군사전략조정관은 “IS는 SNS를 통해 조직원 모집 공고를 내는 수준이 아니라 마치 ‘온라인 팬 카페’처럼 행세하며 전 세계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이 중 일부를 끌어 모으고 있다”며 “한 손에는 권총을 들고 한 손으로는 애플사의 최첨단 맥북 에어 노트북으로 테러 기획을 짜는 장면 등을 지속적으로 소셜미디어에 노출하며 이에 열광하는 신규 조직원을 자연스레 모집한다”고 분석했다.
 
  코헨 조정관은 “IS는 외국인들에게 ‘우리도 당신들과 같은 21세기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했고 이 같은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며 “최근 유럽을 비롯해 한국 등 아시아권 젊은이들도 이런 경로로 관심을 가져 실제 가입도 하고 추종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로 활동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경로로 청소년 유혹
 
IS의 대원 모집용 동영상. IS는 동영상에서 첨단기기 사용모습과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상 등을 보여준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전 세계 90개국에서 약 2만여 명이 IS와 접촉하고 있고, 인터넷상에 있는 잠적요원 수도 20여만 명에 이른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IS에 가입한 외국인 중 10대 여성(소녀)만 10%가 넘는다.
 
  분쟁지역 전문가인 김영미 프리랜서 PD는 “IS에 합류하는 수많은 외국 젊은이들이 IS를 어떻게 동경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분석이 없다”며 “공통점이 있다면 실업 상태이거나 인터넷이 능숙한 젊은이가 많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죄심리학자 성시완 박사(죄와벌연구소장)는 “청소년들의 IS 가담이 급증하는 이유로 경제적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IS는 고액의 연봉이나 차는 물론 코란에서 4명까지 부인을 둘 수 있다는 율법을 들어 세계의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것. IS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IS 가입과 동시에 1000달러 제공, 미녀와 결혼 주선, 집과 식료품 무상 제공”이라는 문구를 수시로 내보내고 있다.
 
  성시완 소장은 “어른이라면 이 같은 유치한 문구에 속아넘어가지 않겠지만 사회생활도 해보지 못하고 경제적으로도 여유롭지 못한 미래가 불투명한 청소년들에게는 그럴듯한 유혹”이라며 “IS는 수사기관이 통제나 추적을 하지 못하도록 온라인상 문구를 금세 지우거나 활동 사이트를 수시로 바꾸기도 하는데, 이런 면이 청소년들에게는 더 스릴 있고 멋있게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IS는 기존 테러조직들과는 달리 언론사 기자나 웹디자인 기술을 가진 인질 또는 자원자들로 선전 전담부서(알하야트)를 구성해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거나 자신들의 공동체를 지상낙원으로 미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IS, 꾸준히 한국인과 접촉 시도
 
중동·테러 전문가들은 국내 거주 무슬림이 15만명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
  아직 국내에서, 또는 외국에서 한국인이 온라인을 통해 IS에 직접 가담한 사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김군 사건 이후 개방된 온라인 공간에서 네티즌들은 IS에 관심을 갖거나 관련 글을 게재하는 것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포털사이트에서 게임 관련 카페를 운영하는 한 네티즌은 “IS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적지 않겠지만 김군 사건 이후 정부가 SNS와 인터넷 감시에 나선 만큼 실제 직접 문의하는 글을 올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IS 트위터 계정에 한글로 조롱 글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너무 위험한 것 같아서 (온라인 공간에서) 다들 말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김군 사건 이후인 1월 22일부터 인터넷에서 ‘IS jobs opening(IS 대원 모집)’이 포함된 모든 게시글(복사본 포함)을 접속 차단키로 했다. 미 트위터사 역시 IS 관련 계정 800여 개를 사용정지시켰다.
 
  그렇다고 IS와 접촉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남모씨는 “트위터에서 장난삼아 짧은 영어로 IS에 대한 관심 글을 올렸더니 모르는 계정의 인물이 ‘정말 관심이 있느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느냐’고 물어왔다”고 말했다. 그의 얘기다. “계정을 찾아보니 이전 글이 없고 정보도 없더라고요. 어쨌든 뉴스에서 봤고 미국에 맞서 싸우는 점이 대단하다고, 필요하다면 가입할 의사도 있다고 답했죠. 그때까지만 해도 정말 장난이었어요. 그런데 슈어스팟(비밀메신저)으로 가서 얘기하자고 하더니 진정 이슬람을 위해 싸울 수 있느냐, 서울의 이슬람 사원에 가서 맹세를 해라 그래서 덜컥 겁이 나서 차단해 버렸습니다.”
 
  김군 사건 이후 SNS에서 호기심에 몇 차례 IS를 검색해 봤다는 30대 여성 장모씨는 “며칠 전 어떤 사람으로부터 알 수 없는 알파벳으로 쓴 쪽지와 팔로잉(친구맺기) 요청이 와서 그 계정을 열어보니 복면을 쓴 남자가 다른 사람의 머리를 총으로 쏴 머리에 피가 솟는 사진이 보였다”며 “섬뜩해서 창을 닫고 다음날 다시 들어가 보니 이미 삭제된 계정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받은 쪽지의 내용은 “as salaam aleikum(아랍어 인사말을 알파벳으로 음역한 것)”이었다. 기자가 장씨가 알려준 계정(a*******)과 한 글자만 다른 계정으로 들어가 보니 IS가 만든 잔인한 동영상과 사진이 그대로 실려 있었다.
 
  게임 관련 사이트를 운영 중인 대학생 A씨는 “IS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IS의 공식 트위터는 F로 시작하는 단어로 된 계정이고, 수시로 없앴다 다시 생성하긴 하지만 계정 이름은 그대로이며 뒤에 붙은 숫자만 계속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온라인으로 IS와 접촉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군은 영어가 능숙한 것도 아닌데 시리아로 갈 정도로 대화가 됐겠느냐, 중간에 한국인 또는 한국어를 하는 조직원이 있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보통 청소년들은 외국 게임매뉴얼을 볼 때 구글번역기를 사용해 대략의 내용을 간파하는데, 김군도 그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엔 테러조직 단죄할 법 없어
 
  문제는 한국 정부가 테러집단 조직원이나 테러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2010년 대구에서 활동하던 파키스탄 탈레반 조직원은 이슬람 성직자로 위장해 주한미군 시설을 염탐하고 이를 탈레반에 보고했으며 경찰에서 이 같은 혐의가 밝혀졌지만, 단순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추방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국정원 등 안보기관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4년 6월까지 알카에다와 헤즈볼라 등 국제 테러조직과 연계된 혐의로 강제추방된 외국인은 56명이었다. 그것도 이들이 재판이나 자국 정부 인도조치 없이 단순 추방된 것에 불과하다. 검찰은 “이들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붙잡혔다면 중형을 선고받거나 자국 사법기관에 인도됐을 것”이라며 “국내에는 테러 대응 관련법이 없어 이들을 명확히 처벌할 규정이 없는 만큼 한국에서 테러범이 암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테러와 관련한 조항은 대통령령 제47호 ‘국가대테러활동지침’이 있는데, 이는 테러 대응 시 정부조직 간 업무분장과 행동지침 등을 규정할 뿐이며 법률이 아니어서 처벌 조항을 담고 있지 않다. 또 국가보안법은 북한과 관련한 테러에만 대응할 수 있어 이슬람 테러집단을 단죄할 방법이 없다. 정부는 2001년 9·11테러 이후 ‘테러방지법’을 발의했지만 인권과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인권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한국테러학회장 이만종 호원대 법경찰학부 교수는 “테러는 사후처벌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최선의 방책인데 우리나라는 테러와 관련된 법이 신설되거나 개정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각 부처에 분산된 대 테러 기능을 통합하고 조정 및 기획업무를 담당할 전담부서, 테러방지법, 민관 연계 시스템 등 테러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당부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국토안보부를 신설하고 애국법을 제정했습니다. 테러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과잉 입법 논란도 있었지만, 한 번이라도 일어나면 안 되는 것이 테러입니다. 아무리 다양한 논리도 국민의 안전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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