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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추적 ② 천안함 피격과 남북 SNS 大戰

천안함 사태는 南北이 SNS로 맞선 최초의 사이버 심리전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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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천안함 사태 계기로 트위터 ‘우리민족@uriminzok’ 개설
⊙ 국내 네티즌으로 위장한 수많은 트위터 계정 개설… 천안함 의혹 노골적 부추겨
⊙ 국가급 안보위기로 판단한 청와대, 전면에서 북한과 사이버 大戰
2010년 3월 26일 천안함이 폭침되자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안보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는 북한이 SNS를 통해 노골적으로 사이버 심리전을 전개한 최초 사례였다. 북한은 천안함 공격을 은폐하려 사이버 공간을 적극 활용했고 공세적인 대남 심리전을 통해 군과 정부를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국가급 안보위기’로 판단한 청와대가 직접 대응했다.
 
  당시 천안함 대북(對北) 사이버 심리전을 지휘한 청와대 ‘천안함 관련 관계기관 대책회의’는 북한의 SNS 공세를 대응하는 컨트롤 타워였으며,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을 중심으로 국방부, 외교통상부, 국가정보원, 국군기무사령부, 국군사이버사령부, 경찰청 등 관련 기관 국장급 인사가 참여했다. 첫 회의는 2010년 6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렸으며 이후 4차례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이종헌(李鍾憲) 청와대 전 행정관이 곧 발간할 《실록 천안함》에 담겨 있다.
 
  한마디로, 천안함 사태는 SNS를 통해 북한이 대남 사이버 심리전을 전개한 전장(戰場)이었다. 북한은 SNS와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전술로 ‘사이버 전단’을 대량 살포했다. 위력은 상당했다. 어느 공군부대 현역 하사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소속 부대를 밝힌 채 각종 의혹 글을 쓰다가 적발된 일도 있다. 당시 우리 정부는 국군장병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2차례에 걸쳐 전 장병에 대해 특별 정신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2010년도 초반, 한국의 트위터 가입인구는 10여만명이었다. 페이스북 역시 채 50만명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천안함 폭침 이후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0년 6월에는 트위터 가입자가 70만명으로 늘었다.
 
  북한은 한글을 쓰는 SNS 사이버 공간이 확장되자, 곧바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명의의 트위터를 개설하고 SNS를 이용한 사이버 심리전에 뛰어들었다. 공식 트위터 계정 ‘우리민족@uriminzok’은 위치를 평양에 두고 있지만, 메인서버는 중국 선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행정관은 “‘우리민족’ 계정의 역사가 곧 북한의 공개적, 공식적 SNS의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북한은 이런 공개 계정 외에 수많은 비공개(위장) 계정을 개설해 활용했다”고 말했다.
 
 
  140자 ‘텍스트 마이크’의 위력
 
천안함 사태는 SNS를 통해 맞선 남북한 최초의 사이버 심리전이었다. 사진은 북한이 운영하는 트위터가 해킹당한 모습.
  2008년과 2009년 SNS 친북·종북 계정은 1건도 발견되지 않았으나, 2010년 이후 1년7개월 동안 친북·종북 SNS 계정이 96개나 발견돼 모두 차단됐다. 그러나 이들 대남 심리전용 사이트와 트위터, 페이스북 계정은 계속 증가해 2013년 11월 통일전선부가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 등 80여 개 사이트에 400여 개 SNS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2014년 7월말 현재 친북 사이트는 162개, SNS 계정은 1622개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함 피격 당시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의 글은 트위터 ‘우리민족@uriminzok’ 의 링크를 타고 각종 의혹을 퍼날랐다. 트위터 ‘우리민족’은 2010년 8월과 9월 두 달 동안 488건의 글을 올렸다. 일일 평균 8건 꼴이었다. 2010년 10월 19일 현재 팔로워는 1만400여 명, 이 중 내국인은 2200여 명으로 파악됐다.
 
  트위터 내용 중 상당수는 북한체제 찬양과 대남 비방이었다. 천안함 관련 내용도 상당수 링크되어 올라왔다. 이런 글들은 국내 네티즌으로 위장해 그대로 국내 인터넷상에 실렸다. 천안함 의혹 관련 주장의 유사함은 차치하고라도 북한식 용어나 원문이 그대로 올라오는 지경이 됐다. 한국에서는 트위터 ‘우리민족@uriminzok’의 링크를 차단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차단되지 않는다. 이 점을 노려 해외를 통해 북한의 ‘사이버 삐라’가 국내로 유입, 확산됐다. 또 교민 등이 활동하는 해외 한글 사이트에도 북한 선전문이나 북한을 옹호하는 글들이 실리기도 했다. 북한 사이버 적공(適攻) 요원들이 직접 작성하거나 해외 종북인사들이 올린 글이었다.
 
  결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북한 국방위원회 및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 담화문 등을 그대로 게재하거나 인용한 게시글 삭제를 요구했는데, 이는 경찰청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전체적으로 경찰청이 해당 사이트에 삭제조치를 요청한 친북 게시물은 2010년 7만5000여 건으로 전년도(2009년) 1만4230여 건의 5배에 이르렀다.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친북·종북 게시물로 판단, 삭제를 요청한 게시물은 5530건으로 전년도 177건보다 30배 이상 폭증했다. 2010부터 2011년 7월까지 친북·종북 사이트 49개 중 36개가 차단됐고 국내에 서버가 있는 친북·종북 카페나 블로그 207개가 폐쇄됐다. 이들 사이트와 블로그 그리고 카페 게시물의 대부분이 북한을 찬양하거나 또는 천안함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북한 주장에 동조하거나 북한의 대남 선전글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었다.
 
 
  ‘1대 9대 90’ 법칙을 허물다
 
북한은 대남 심리전에 호응하면서 주로 인터넷과 SNS를 통해 천안함 의혹을 부추겼다.
  천안함 폭침 당시 트위터가 다음 아고라의 트래픽을 앞서는 현상이 벌어졌다. 익명성 덕분에 이 140자의 ‘텍스트 마이크’인 트위터는 온라인의 핫이슈를 선도했으며 SNS 매체 중 사이버 심리전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됐다.
 
  SNS 전파방식은 아고라, 블로그 등에 의혹 글을 올리면 이를 트위터에 연동시켜 확산시키고, 인터넷 매체는 이를 되받아 보도하는 식이었다. ‘트위터-블로그·아고라-인터넷 매체’ 등이 하나로 묶인 셈이었다.
 
  여기서 전파와 확산 측면에서 유난히 두드러지는 한국적 SNS의 특성이 발견된다. 바로 ‘증폭자 동조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트위터의 의혹 확산 경로는 의혹생산자→ 확산자→ 수용자의 구조다. 생산자가 의혹을 올리면 동조하는 트위터리안이 RT(리트윗)하면서 확산된다. 이와 관련, 덴마크의 인터넷 전문가인 제이컵 닐슨(Jakob Nielsen)은 ‘1대 9대 90’ 법칙을 주장한 바 있다. 즉 인터넷 이용자의 90%는 관망하며 9%는 재전송이나 댓글로 확산에 기여하고 1%만이 콘텐츠를 창출한다는 의미다.
 
  한국에서는 여기에 ‘증폭자(enhancer)’ 역할이 추가된다. 증폭자는 수많은 팔로워를 가진 전파력이 있는 트위터리안이다. 이런 코어 증폭자가 의혹 확산에 참여하면 확산 속도는 더 빨라진다. 이들이 유명인인 경우 사회적 영향력과 권위까지 부여받는다. 한국적 SNS 현실에서 의혹확산 경로는 ‘의혹생산자→ 확산자→ 증폭자→ 수용자’ 모델로 바뀐다. 무엇보다 SNS 사이버 공간은 실시간 개념이다. 실시간 SNS를 모니터하지 않으면 의혹에 맞는 맞춤형 대응을 못하게 되고 여론은 순식간에 악화된다.
 
  실제 천안함 의혹 확산에는 이런 증폭자 역할이 매우 컸다. 정부 주장에 공감한 증폭자는 거의 없었지만, 천안함 의혹 확산이나 정부비판에 앞장선 증폭자는 너무나 많았다. 이들 대부분은 천안함이나 해군 작전, 군사상황, 수중환경 등에 전문지식이 없는 소설가·교수·전현직 기자·정치인·직업적 사회운동가 등이었다.
 
  증폭자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가 ‘트위터 대통령’ 이외수씨다. 그는 2010년 5월 트위터(@oisoo)에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한국에는 소설 쓰기에 발군의 기량을 가진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는 글을 올렸다. 대부분의 트위터리안들은 이 글을 천안함에 대한 정부 발표나 대응이 ‘소설’ 수준으로 인식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무수히 RT됐다.
 
  천안함 사태 초기의 정부 부처의 공보 대응은 종이신문과 인터넷 언론 대응이 중심이었다. 홍보담당 부서를 제외하고는 부처 공무원이나 군 간부들의 SNS 대응 인식이 낮았다.
 
 
  청와대가 나서다!
 
천안함 격침을 연상시키는, 북한이 제작한 선전 포스터.
  북한의 천안함 SNS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청와대가 전면에 나서야 했다. 당시만 해도 사이버 심리전을 총괄 지휘할 컨트롤 타워가 없었다.
 
  결국 청와대 내에 ‘천안함 대책회의’에 이어 천안함 사이버 의혹 대응을 담당할 ‘천안함 관련 관계기관 대책회의’가 별도로 마련됐다. 첫 회의에서 ‘국가 사이버전 대응능력을 높이고 컨트롤 타워를 정하는 법률’이 하루빨리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전 행정관의 말이다.
 
  “그해 5월말 저는 모든 국가 유관기관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고 통일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올렸어요. 이에 김성환(金星煥) 외교안보수석은 김병기(金柄基) 국방비서관의 보고를 받고 즉각 대책기구 마련을 지시했어요.”
 
  이 기구는 외교안보수석이 책임을 맡되, 실제 운영은 국방비서관이 담당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국방비서관실을 중심으로 국방부, 외교통상부와 국가정보원, 국군기무사령부, 국군사이버사령부, 경찰청 등 관련기관 국장급으로 구성된 ‘천안함 관련 관계기관 대책회의’가 생긴 것이다. 그 첫 회의는 6월 28일 청와대 서별관에서 열렸다.
 
  이 전 행정관은 “당시 국가안보 관련 사이버전을 총괄적으로 전개할 컨트롤타워가 정해지지 않았고 관련 정부기관들을 하나로 묶을 법령도 없었다”며 “이는 국가안보의 최종 최상위 책임을 져야 할 청와대 내에 대응기구가 설치돼야만 했던 이유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각 기관과 조직은 최선을 다했으며 헌신적으로 일했다. 군 내부와 민간인에 대해 해당 기관들이 적법 절차에 따라 의혹 사이트를 차단하고 의혹 주장을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관련 법률에 따라 의혹 제기자와 전파자를 찾아 처벌하는 일도 병행했다.
 
  이후 일부 극소수 트위터리안을 제외하고 의혹만 가득했던 트위터의 타임라인에 공식입장과 진실을 담은 트윗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국방부 트위터 계정은 어느 일본 언론인이 주장한 천안함 의혹 글에 대해 “그 글이 교도통신 기사가 아닌 교도통신에서 13년 전 퇴직한 다나카 기자가 운영하는 개인 홈페이지 ‘다나카뉴스닷컴(tanakanews.com)’에 실린 글이라고 바로잡았다”는 내용도 트위터를 통해 전달했다. 이처럼 공식 트위터 계정은 천안함 의혹의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했다. 또 관련 정보전달과 대국민 소통을 확대함으로써 정부와 군의 신뢰 증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이버전에선 여전히 열세
 
북한의 사이버 대남 공작 체계도.
  천안함 관련 정보는 국방부와 군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었다. 천안함 합조단의 바통을 이어받은 국방부 조사본부는 북한 소행을 명시한 조사결과 확산과 의혹대응에 힘을 쏟았다.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도 천안함 사이버 의혹에 적극 대응했다. 유관 기관과 함께 어학능력을 가진 군 특기병을 활용, 주요 대상국의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합조단 조사결과를 알리고 악성 유언비어에 대한 반박활동을 전개했다. 국방부 정책홍보담당 파트는, 공무원 직함과 실명을 걸고, 2010년 6월말까지 다음 아고라에 천안함 의혹에 대한 사실 확인 글을 14건 이상 올렸다.
 
  그런데 트위터의 140자 단문 정보로는 천안함 의혹을 설명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천안함 정보제공과 온라인 추모를 위해 국방부와 해군 홈페이지, ‘46+1용사 사이버추모관’ 등이 있었지만 한계가 많았다.
 
  그해 6월 28일 열린 ‘제1차 천안함 관련 관계기관회의’에서 천안함 공식 블로그 개설계획이 확정됐다. 국방부 예산으로 하되, 국방부 대변인실이 관리하도록 했다. 7월 5일 ‘천안함 스토리(http://www.cheonan46.go.kr)’가 열리면서 정확한 정보와 사실전달이 가능하게 됐다. 국방부는 이 블로그를 국방부 홈페이지(www.mnd.go.kr)와 연동토록 배너를 설치했으며, 네이버 등 포털에 협조를 구해 검색창에 ‘천안함’을 검색하면 곧바로 이동하도록 했다. 이 전 행정관의 말이다.
 
  “청와대가 전면에 나선 남북 사이버 대전이었어요. 청와대를 중심으로 관련 기관과 조직들이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했어요.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국가안보 사안이었지만, 국가급 안보위기로 확대된 데 따른 것이었어요.
 
  앞으로 사이버전 양상이 우리 사회 모든 부문에서 더욱 복잡하고 신속하며, 강력하게 영향을 미칠지 모릅니다. 북한은 이미 천안함 사태를 전후로 사이버 심리전과 사이버 전자전의 다양한 공격을 시도했어요. 그러면서 우리의 대응능력을 시험했습니다.”
 
  천안함 사태는 남북이 SNS를 통해 전개한 사이버 심리전의 첫 전투였다. 그 경험은 남북 모두에게 유용한 자산으로 활용될지 모른다. 대통령은 영토와 국민 그리고 헌법을 지켜야 하지만, 이젠 사이버 공간도 지켜야 할 정도로 환경이 바뀌었다. 그는 “사이버전만큼은 여전히 북한이 우위에 있다. 우리 군의 ‘능동적 억제전략’은 사이버전에서도 적용되고 발전돼야 한다”며 “북한이 사이버전 도발을 감행할 생각조차 못하도록 대응능력을 압도적으로 키워야 한다. 이것이 천안함 사태가 남긴 교훈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적공국 204소’
 
제3국에서 대남 심리전 전개

 
  북한은 1995년부터 인민군 총참모부 산하에 관련부대를 창설, 적공국 ‘204소’라는 사이버 심리전단을 조직했다. 남재준(南在俊) 전 국가정보원장은 2013년 11월 4일 국회에서 “북한은 정찰총국과 사이버연구소를 중심으로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으며, 국방위와 노동당 산하에 1700여 명으로 구성된 7곳의 해킹 조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조직의 적공요원들은 북한은 물론 제3국에서 조직적인 활동을 통해 대남 심리전 사이트 및 TV·라디오 매체를 활용해 대남 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은 사이버전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된 조직과 인력 그리고 기법을 키워왔다. 반면 우리 정부의 대응은 충분하지 않았다. 2010년 1월 11일에 국군사이버사령부가 창설됐으나, 국방정보본부 예하의 준장급이 지휘하는 소규모 부대다. 그마저도 대선(大選) 불법개입으로 위상이 추락했다.
 
  2010년 천안함 피격 전, 우리 정부 내 사이버 전장 여건은 북한에 비해 매우 열악했다. 다른 육·해·공 등 대칭전력은 다소간의 균형을 맞추고 있었지만, 사이버 심리전 등의 비대칭 전력은 너무나 열세였다. 천안함 사태는 사이버전의 역량강화가 얼마나 절실한지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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