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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제언

사고 많은 軍,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사고 많다고 전투력 약화시킬 수는 없다!

글 : 정두근  (사)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 총재·예비역 육군 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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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단장·육군훈련소장·군단장 시절 상호존중과 배려운동… 軍紀·전투력 강화로 부대표창 받기도
⊙ 평일 면회 허용, 휴대폰 지급, 병사 가족과 간부 사이의 실시간 SNS, 軍 파파라치, 병사 계급구조
    변경 등은 전투력 약화 우려
⊙ 병영문화 혁신은 장교·장성의 인사제도 개혁 등 국방개혁의 큰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鄭斗根
⊙ 62세. 육군 3사관학교 7기 임관. 영남대 행정학 학사·同석사.
⊙ 제32보병사단장, 육군훈련소장, 제6군단장,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 역임. 중장 전역.
⊙ 現 (사)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 총재, (사)대한민국육군협회 이사, 국민동행 상임공동대표.
⊙ 상훈: 대통령 표창(1996), 보국훈장 천수장(2006)·국선장(2010) 등.
⊙ 저서: 《장군의 꿈 상호존중과 배려》 《덕불고-아무도 가지 않은 길》.

[편집자 주]
2014년 한 해 동안 군(軍) 관련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병영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육군훈련소장·6군단장을 지낸 정두근 예비역 육군 중장은 군 지휘관 시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병영개혁에 대한 제언을 《월간조선》에 보내왔다. 그의 주장 가운데 후임병에게 존대어 쓰기 등에 대해서는 군 내외에서 이견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의 주장 가운데는 경청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 이 글을 싣는다.
윤 일병 폭행사건 등이 일어난 후인 2014년 8월 8일, 한민구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全軍이 인권교육을 실시했다.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잇달아 발생한 군(軍) 관련 사건·사고들은국민들의 마음을 참담하게 했다.
 
  2014년 6월 육군 22사단 GOP에서 임모 병장이 동료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亂射)해 5명이 숨졌다. 또 28사단에서는 윤모 일병이 선임병들의 상습적인 구타로 사망하였다. 이후 병사들의 자살, 4성 장군의 음주 추태에 따른 강제 전역, 여군(女軍)을 성(性)추행한 사단장 긴급 체포 등 병사부터 장군에 이르기까지 군기(軍紀)문란 사건들이 잇따랐다.
 
  이에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월 성인(成人)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군(對軍) 신뢰도는 47.8%로 나타났다. 2005년 국방연구원이 대군 신뢰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악(最惡)이다. 이 정도면 병영(兵營)문화 혁신은 국방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개혁과제 선정을 위해서는 여론 무마용 선심성 대책이나 궁리하는 고식지계(姑息之計)에서 벗어나 우리 군대의 불편한 진실을 먼저 고백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리 軍의 ‘불편한 진실’
 
  첫째, 병영의 이기주의(利己主義), 적당주의, 무사안일주의(無事安逸主義) 실태를 인정해야 한다.
 
  장교들 중에는 강한 부대 육성보다 진급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사고 위험이 있는 훈련은 축소 조정해 적당히 마무리하려는 사람이 있다. 또한 상관(上官)의 명령이 불합리하다 하여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펼치면 충성심 없는 장교로 낙인 찍혀 진급에서 멀어질 수 있으므로 무사안일의 처세에 안주하기도 한다.
 
  병사 관리와 교육훈련, 상급부대 훈련 파견 등으로 피로가 누적된 초급 간부들은 끊임없이 내려오는 상급부대 명령 수행까지 하려니 그야말로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열정이 지나쳐 혹시라도 폭언이나 구타가 뒤따르면 곧 처벌로 이어지기에 위험한 열정보다는 안정적인 적당주의에 빠져들기 쉽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후임 관리’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병사들 사이의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자 육군본부에서는 이미 10년 전에 병영생활 행동강령(육군본부 일반명령 제03-21호)을 하달하였다.
 
  병영생활 행동강령(육군본부 2003.8.4)
 
  첫째, 분대장을 제외한 병 상호 간에는 명령이나 지시, 간섭을 금지한다.
  둘째, 어떠한 경우에도 구타 및 가혹행위를 금지한다.
  셋째, 폭언, 욕설, 인격모독 등 일체의 언어폭력을 금지한다.
  넷째, 언어적, 신체적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성 군기 위반행위를 금지한다.

 
  아울러 폭력행위 처벌도 강화하였다. 그러자 선임 병사들이 자기보호 차원에서 후임 병사에 대한 관심을 거두어버렸다. 남은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자 후임 병사에 대한 무관심의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로써 병영은 전우(戰友)가 아니라 너와 나만이 존재하는 이기적 집단으로 변질되었다.
 
 
  인사청탁은 賣國的 행위
 
총기 사고를 일으키고 탈영한 임모 병장이 2014년 6월 23일 체포되어 군인들에게 들려 나오고 있다.
  둘째, 군대가 존재 가치와 임무를 망각하고 다시 정치화(政治化)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군대는 정치적 중립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집단이다. 군대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도 안 되지만, 개인이 진급이나 보직(補職) 등 인사와 관련해 정치인에게 청탁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장군 진급 시에 각군 본부 심사와 국방부 제청심의를 마치고 청와대 결재를 받는 과정에서 명단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진급한 의외의 인물을 두고는 권력 실세(實勢)와의 인연에 대한 소문이 뒤따르기 마련이고, 그 소문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난다.
 
  군 지휘관은 국가 운명과 수많은 부하의 생사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다. 그렇기에 공정한 평가와 절차를 무시하고, 인사청탁을 하거나 인사에 개입하는 사람은 군대와 국가를 망치는 매국적(賣國的) 행위를 저지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셋째, 병영선진화를 가로막는 권위주의와 불공정한 인사 실태를 바로 보아야 한다.
 
  맹자(孟子)는 “천시불여지리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地利不如人和·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라고 하였다. 전쟁 승리를 위해서는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군대는 어떠한가?
 
  병영 내 갈등과 폭력에 따른 연도별 사망사고를 조사한 국방부 내부 행정자료를 보면 그 심각성이 잘 드러난다. 질병과 천안함 등의 전사자(戰死者)들을 제외하고 매년 100명이 훨씬 넘는 장병이 목숨을 잃고 있다. 그럼에도 군대는 군사보안이라는 울타리 안에 스스로를 가둔 폐쇄적 집단이다 보니 병사들과의 소통보다는 권위적으로 지휘권을 행사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진정한 화합을 위해 왜곡된 병영문화를 비판하기가 어렵다.
 
  반면에 이스라엘 군대는 인권과 소통을 중시하며 막강한 전투력을 유지하고 있다. 주미 이스라엘 대사를 지낸 이스라엘 방위군 예비군 장교인 마이클 오렌이 한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내가 이스라엘군 사병이었을 때 장교를 내쫓은 일이 있었다. 사병들이 모여서 투표로 결정한 다음 당사자한테 가서 당신의 능력이 부족하니 우리를 지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의 상관한테 가서 경질을 요구했다. 그것은 계급보다는 개인의 자질과 능력에 관한 사안이다.”
 
  우리 군도 한때 다면(多面)평가제를 도입하여 진급과 인사에 부하 장병들 의견을 반영하는 시도를 했었다. 그런데 국방부 장관이 이를 폐지시켰다. 상급자의 권위를 훼손시킨다는 것이 이유였다. 진정한 권위는 부하들의 존경과 자발적 충성에서 비롯됨을 간과한 것이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개혁 요구를 외면하던 군이 여론에 떠밀려 스스로 개혁하겠다고 나섰지만 이 셀프개혁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국방부가 서둘러 구성한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면피성(免避性) 행사로 끝난다면 국민의 거센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이번에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 이에 필자는 몇 가지 고언(苦言)을 하고자 한다.
 
 
  혁신의 목표는 强軍 육성
 
필자는 사단장, 군단장 등으로 있으면서 ‘상호존중과 배려 운동’을 펼쳐 사고 감소, 전력 강화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첫째, 혁신의 목표를 강군(强軍) 육성에 두고 혁신 과제를 재(再)선정해야 한다. 병영문화 혁신의 방향은 ‘적(敵)과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전투원 양성과 화합 단결된 부대’ 육성에 맞추어야 한다. 그렇기에 면회제도, 휴대폰 지급, 병사 가족과 간부 사이의 실시간 SNS, 군 파파라치, 병사 계급구조 변경 등 전투력 약화 우려가 있는 정책은 재검토해야 한다.
 
  평일 면회 허용으로 혜택받을 병사는 극소수이고, GOP 휴일 면회는 면회 병사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다른 병사의 피로감을 가중시킨다. 휴대폰 지급 역시 보안 문제와 함께 선임병의 휴대폰 독점과 요금에 따른 갈등을 유발시킬 뿐이다. 또한 간부들에게 병사 가족과 SNS 밴드를 만들어 실시간 소통하라는 것은 교육훈련과 부대관리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한 초급 간부가 처한 상황을 외면한 처사이다. 전우애(戰友愛)를 파괴할 파파라치 도입도 문제이다. 병사 계급을 단순화시키면 가혹행위가 줄어들 것이라는 발상도 황당하다.
 
  이 모든 것이 부대 내 가혹행위와 대체 무슨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이도 모자라 동기생만의 분대와 소대를 편성하겠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것도 육군참모총장이 직접 한 말이라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전투 조직 교범과 부대 편제는 수많은 전투의 승패(勝敗) 요인을 분석하고, 무기나 전장(戰場) 상황 등을 고려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참모총장이라 하여 자의적(恣意的)으로 바꿀 수 없다. 오로지 사고예방이라는 보신주의(補身主義)에서 비롯된 지극히 편의주의적이고 비전투적인 방안은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 태우는’ 잘못을 저지를 것이다.
 
 
  부적합 간부도 솎아내야
 
  혁신 과제에는 장교들의 진급 및 보직의 공정성 보장과 초급 간부들의 복무여건 개선도 포함시켜야 한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자살한 초급 간부가 208명이고, 근무지 이탈자는 총 1368명으로 한 해 평균 100여 명에 이른다. 이는 초급 간부의 복무 스트레스와 인권 상황이 위험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말한다.
 
  그 외에도 여러 사회단체와 인권단체의 요구인 군 옴부즈맨제도, 군사법원 폐지 혹은 독립성 강화, 군 인권법 제정 등을 수렴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장병인권 보장이 강군의 기본이다. 대한민국은 주권(主權)이 국민에게 있다. 병사 역시 주권자인 국민이다. 그럼에도 군에서는 병사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병영문화가 아직 낮은 수준이라 군 인권위원회에 접수되는 상담과 진정은 증가 추세이다.
 
  특히 진정건수의 약 41%는 인권침해 사건이었다. 현재 각종 규율과 명령 또는 지침 형태로 산재되어 있는 군 인권 관련 내용을 한데 모아서 군 인권법을 제정해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다.
 
  셋째,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매년 군 장성 인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3사관학교, 학군사관, 학사사관, 간호사관, 간부후보생 출신 소위(少尉) 임관자의 15분의 1에 불과한 육사(陸士) 출신이 육군 장성의 80%를 독식(獨食)하는 제로섬 진급 체계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다. 2014년 10월 7일의 장성 인사를 보더라도 육군 준장(准將) 진급자 58명 가운데 비(非)육사 출신은 12명에 불과했다.
 
  3000여 년 전, 강태공(姜太公)은 인재를 발탁하기 위한 팔징지법(八徵之法)을 말했다. 첫째, 전문성(詳), 둘째 위기관리 능력(變), 셋째 성실함(誠), 넷째 도덕성(德), 다섯째 청렴함(廉), 여섯째 정조(貞), 일곱째 용기(勇), 여덟째 태도(態)이다.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인사 원칙이다. 진급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인사위원회를 민간 외부인사에게도 개방해 시빗거리를 없애야 한다.
 
  연고주의(緣故主義)에 편승해 얻은 계급에는 조롱과 멸시만 있을 뿐이다. 부적응 병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적합 간부도 분명 있으니, 이들을 솎아내어 군의 명예와 사기를 회복시키는 제도를 하루속히 만들어야 한다.
 
  넷째, 문민(文民) 국방부 장관은 시대적 요구이다. 5·16 이후 지금까지 국방부 장관은 모두 군 출신이다. 게다가 육사 출신들이 국방장관을 독식하다시피 하였다. 이로 인해 육사 선후배의 엄격한 위계에 따른 권위주의 문화는 더욱 공고해졌다. 문민정부 이후의 국방장관만 보더라도 비육사 출신은 32대 이양호(李養鎬), 38대 조영길(曺永吉), 39대 윤광웅(尹光雄) 장관 등 셋에 불과하다.
 
 
  文民 국방장관 나올 때가 됐다
 
  육군본부나 합참, 국방부 핵심 보직도 대부분 육사 출신들이 독식하며 대물림하고 있다. 참모총장은 단 한 차례도 비육사 출신에게 내어준 적이 없다. 그 외에도 비육사 출신들에게는 절대 배정하지 않는 핵심 보직이 수두룩하다.
 
  이제는 국방부 장관을 민간인으로 임명해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때이다. 민간이 국방개혁을 추진해야 국방조직과 병영문화 전반의 적폐(積弊)를 청산하고, 군의 전략적 사고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군사강국도 효율적인 국방조직 관리를 위해 국방장관을 민간인으로 하고 있다. 그래야만 국방부가 ‘군을 위한 군대’에서 벗어나 ‘국민의 군대’로 도약할 수 있다. 연고주의에서 벗어난 군 인사개혁과 육해공군·해병대 등 군별 갈등 해소 정책도 문민장관이라야 자유롭게 시행할 수 있다.
 
 
  상호존중과 배려의 병영문화
 
  다섯째, 병영문화 혁신의 성공사례인 상호존중과 배려 운동을 전군으로 확산해야 한다. 필자는 2003년 10월에 육군 제32사단장으로 취임한 후 한 달 남짓한 기간에 3건의 구타 사건을 적발해 병사 7명을 구속하고 10여 명을 영창 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면서 구타와 가혹행위를 근절시킬 방법을 찾은 것이 ‘상호존중과 배려의 병영문화 운동’이었다. 이는 ‘상호 간에 존중어 사용하기, 경례 후 정감 어린 인사말 나누기, 경청하고 칭찬하기’의 3대 실천과제를 습관화·생활화하여 우호적인 전우 관계를 만들자는 행동 실천 운동이었다.
 
  훈련 및 작전 시에만 명령어를 사용하고 일상 대화에서는 선임병도 후임병에게 ‘김 일병, ~합시다’ 등의 존중어를 사용하도록 하였다. 다음은 정감 어린 인사말 나누기이다. 군에서는 경례를 존경과 친근감의 표현보다 군기로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니 경례 자세를 트집 잡는 경우가 많아 상급자를 피하려 한다. 이에 경례 구호에 이어 ‘좋은 하루 되십시오’ 등의 인사말 한마디를 덧붙여 친밀감을 나누도록 하였다. 마지막 과제는 경청과 칭찬의 생활화로 새로운 군대 예절을 만드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선임병이 거부감의 표현으로 후임병에게 비아냥거리듯 존중어를 사용해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경우도 있었으나 불과 반 년 만에 선후임 사이의 마음이 열렸다. 언어는 마음의 거울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언어가 정서를 순화시킬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폭언과 욕설, 구타, 가혹행위 등의 군대 악습이 자연스럽게 사라졌음은 물론이다. 형제애와 같은 전우애로 사기도 높아졌다.
 
  필자는 32사단장에서 육군훈련소장으로, 다시 6군단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계속 상호존중과 배려의 병영문화 운동을 펼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차별화된 존중어 사용으로 전우 관계가 강압적, 형식적 질서에서 존중과 배려의 우호적 질서로 바뀌어 병영문화 선진화에 이바지하고, 전우애를 돈독히 해 군기가 강화되었다.
 
  그런데도 부드러운 리더십이 군대를 망친다는 편견은 여전했다. 심지어 2008년 육군본부에서 나온 전투지휘검열단은 이 운동으로 6군단 전투력이 약화되었으리라는 선입견(先入見)을 가지고 엄격하게 전투력을 측정했다. 그러나 6군단 장병들은 자발적으로 측정받겠다고 나섰다. 나타난 결과는 검열관들을 놀라게 했다. 그해 6군단은 전투지휘검열 우수부대로 선발되어 참모총장의 부대표창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수뇌부의 미묘한 견제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필자가 6군단장을 마친 직후인 2008년 12월에 MB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은 장교(중·소대장)는 부사관(행보관·부소대장)에게, 병사는 후임병에게 반드시 하대어(반말)를 하도록 병영생활 행동강령과 상반되는 지시를 공식문서로 하달하여 권위적 리더십과 억압적 폭력적인 병영문화를 조장하였다. 필자는 25개월 동안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으로 보직되었다가 2010년 12월 군복을 벗었다.
 
 
  부드러운 리더십이 强軍 만든다
 
  일제의 마지막 조선 총독 아베 노부유키(阿部信行)는 조선을 떠나면서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이 승리한 것은 아니다.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놓았다. 그러니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라는 예언을 하였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식민교육을 받은 많은 사람은 “조선 놈은 맞아야 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참으로 서글픈 일이지만 이러한 자기비하는 병영에도 그대로 이식되었고, 그 잔재가 아직 우리 군에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베 노부유키의 저주를 이제는 걷어내야 한다.
 
  진정한 군기는 강압에 의한 면종복배(面從腹背)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책임을 완수하는 외유내강(外柔內剛)형 장병이 만드는 것이다. 강한 군대는 정(情)과 의리로 화합 단결해 전우와 상관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장병들로 구성된 군대이다. 이를 위해서는 병사들의 인격존중을 군 기강 해이로 여기는 지휘관의 사고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필자는 이미 여러 언론 인터뷰와 칼럼을 통해 이러한 국방개혁과 병영문화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이 상호존중과 배려 운동은 시행 주체 간 어떤 부작용도, 추가적인 예산소요도 없으면서 6개월 정도면 확연하게 달라진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못된 병영문화 탓에 억울하게 희생당한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다시는 어떤 유형의 피해자와 가해자(병영문화 피해자) 장병들이 발생하지 않고 화합 단결된 강한 군대가 되도록 하루빨리 상호존중하고 배려하는 군대문화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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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리    (2014-12-23) 찬성 : 181   반대 : 134
군의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는 글이다,군통수권자는 이런글을 보고 충분히 이해하고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정말 나라와 군을 사랑하고 아끼는 진정한 대한민국의 장군 입니다^^*

20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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