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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포커스

亞太 각국의 잠수함 경쟁

글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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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晉급 核잠수함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JL-2 실전배치
⊙ 美, 2023년까지 178억 달러 투입해 버지니아급 최신예 핵잠수함 10척 도입
⊙ 日, 2015년부터 잠수함 전력을 16척에서 22척으로 늘려
⊙ 北 최룡해, 러시아 방문 시 러시아 잠수함 C-56에 관심 보여

李長勳
⊙ 58세. 서울대 영문과 졸업.
⊙ 공군사관학교 영어교관, 《한국일보》 국제부 차장, 《주간한국》 편집장 역임.
⊙ 저서: 《홍군 VS 청군-미국과 중국의 21세기 아시아 패권 쟁탈전》
    《네오콘-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 《유러화의 출범과 21세기 유럽합중국》
    《유럽의 문화도시》 《러시아 곰은 웅담이 없다》 등.
중국 해군 잠수함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1. 중국 국방부가 2013년 12월 베이징 주재 일부 국가 대사관의 무관(武官)들을 불렀다. 중국 국방부는 이들에게 자국의 핵잠수함 한 척이 머지않아 말라카 해협을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접해 있는 말라카 해협은 활발한 해상 무역로이자 중요한 군사요충지이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은 석유 공급의 90%를 이 해협에 의존하고 있다. 가장 좁은 곳은 1.5해리(2.8km)밖에 되지 않는다.
 
  당시 각국 무관들은 이런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중국 핵잠수함이 말라카 해협을 통과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핵잠수함은 말라카 해협을 지나 인도양의 스리랑카 인근과 페르시아 만(灣)에 출현했다가 지난 2월 회항(回航)했다. 미국과 인도의 잠수함 전문가들은 중국 핵잠수함이 말라카 해협을 통과해 인도양을 거쳐 페르시아 만까지 항해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 중국 핵잠수함이 인도양에 진출한 것이 공식 확인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중국 핵잠수함이 인도양까지 진출한 것은 강력한 해군력을 과시해 향후 영유권 분쟁 등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또 미국에도 언제든지 하와이 등 태평양의 중심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은 미국이 태평양의 방어선으로 삼고 있는 제2다오롄(島鏈·Second Island Chain)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제2다오롄은 중국 연안에서 2000km 떨어진 태평양상의 오가사와라 제도-이오지마 제도-마리아나 제도-야프 섬-팔라우 제도-할마헤라 섬으로 이어진다. 중국 국방부는 2014년 9월과 10월 말에도 자국 핵잠수함이 스리랑카에 기항했다고 밝혔다.
 
  #2. 2014년 8월 19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 인근 남중국해 공해상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주력 전투기 J(젠)-11이 정찰 임무 중이던 미국 해군 대잠초계기 P-8A 포세이돈에 6m까지 근접 비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군 전투기는 P-8A 포세이돈 아래를 지나가는가 하면 앞쪽을 가로질러 지나기도 하고 바로 아래와 옆에 붙어 비행하기도 했다. 중국군 전투기는 미군 초계기 앞에서 기체를 뒤집는 ‘배면 비행’을 하며 날개 아래 장착한 미사일을 보여주는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자칫하면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군 전투기와 미군 정찰기가 충돌할 뻔했었다. 당시 사태는 중국 핵잠수함을 정찰하려던 미군 초계기를 중국군 전투기가 막으려다가 벌어진 것이었다.
 
  지난 2001년 4월에도 하이난다오 인근에서 중국군 전투기와 미군 초계기가 충돌한 적이 있었다. 중국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조종사가 사망했고, 미군 초계기는 하이난다오에 비상 착륙, 승무원들이 일주일간 억류돼 외교 문제로 비화됐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 전투기가 P-8A 포세이돈에 아주 가깝게 붙어 비행해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양위쥔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근접 정찰을 중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미친 전략’ MAD
 
중국의 晉급 전략핵잠수함. 잠수함탄도미사일 JL-2를 12발 탑재할 수 있다.
  중국이 핵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을 개발해 실전 배치하는 등 잠수함 전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현재 보유한 잠수함은 모두 60척인데, 이 중에서 전략핵잠수함(SSBN)은 4척, 핵추진 공격 잠수함(SSN)은 5척, 디젤잠수함은 51척이다.
 
  중국의 전략핵잠수함은 094형 진(晋)급을 말한다. 진급 잠수함은 길이 133m, 수중배수량 1만1000t이며, 가압수형 원자로 2기와 증기터빈 2대를 싣고 있으며 승조원은 140명이다. 진급 잠수함은 길이 13m, 지름 2.25m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2(JL-2)를 12발 탑재할 수 있다. JL-2는 3단계 고체연료 관성유도 미사일로 최대 사거리가 8000km이며 1메가톤급의 핵탄두 한 발을 탑재할 수 있다.
 
  중국은 2014년 말을 기점으로 JL-2 미사일을 진급 잠수함에 탑재해 실전 배치한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태평양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실제적인 핵 억지력을 보유하게 된다. 핵 억지력은 냉전시대에 미국과 옛 소련이 대결할 때 내세웠던 상호확증파괴(MAD·Mutual Assured Destruction)의 수단이 된다. 이른바 ‘미친 전략’이라 부르는 MAD는 적의 핵공격을 받은 후에도 살아남은 핵전력으로 상대방을 보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때문에 핵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전략핵잠수함은 MAD의 가장 중요한 무기라고 볼 수 있다. 지상이나 공중에 기반을 둔 핵전력은 위치가 비교적 쉽게 드러나기 때문에 적의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장시간 바다 밑을 누비며 인공위성으로도 추적이 어려운 전략핵잠수함은 이런 점에서 볼 때 보복 공격으로 안성맞춤인 셈이다. 전략핵잠수함을 충분하게 보유할 경우 적의 공격을 가장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다. 중국이 MAD의 핵심인 핵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전략핵잠수함을 실전 배치한다는 것은 미국과 핵전쟁에서 보복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中, 스텔스잠수함 개발도 추진
 
  중국은 지난 2000년부터 핵잠수함을 개발·제작하는 데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왔다. 중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적의 핵공격에 무력화(無力化)되는 상황을 감안해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의 필요성을 절감해 왔다. 때문에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미국 본토를 보복 공격할 수 있는 진급 전략핵잠수함이 본격적인 초계 활동을 벌인다는 것은 사실상 미국에 버금가는 핵전력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은 또 오는 2020년까지 차세대 전략핵잠수함인 096형 잠수함 4~5척과 이 잠수함에 탑재할 JL-3 미사일도 개발할 예정이다. 096형 잠수함은 진급 잠수함과는 달리 스텔스 기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차세대 전략핵잠수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진급 잠수함의 성능 때문이다. 통상 핵잠수함의 전략적 가치는 소음도와 통신 능력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대양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만큼 소리가 크면 상대의 음파탐지망에 쉽게 노출돼 생존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진급 잠수함이 미국 워싱턴을 공격하려면 태평양에서 동쪽으로 4000km 정도를 잠행해야 한다. 소음이 크면 이동하는 동안 탐지돼 피격당할 확률이 높아진다. 미국 해군정보국에 따르면 진급 잠수함은 1970년대 개발한 러시아의 델타3급 SSBN보다 소음이 크다. 중국 핵잠수함이 말라카 해협을 들키지 않고 통과한 것은 소음이 나지 않는 기술을 발전시킨 덕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해군이 P-8A 초계기로 진급 잠수함을 추적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중국 핵잠수함이 어느 정도 소음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이 보유한 5척의 핵 공격 잠수함 중에선 093형 상(商)급 잠수함이 가장 위력적이다. 중국은 현재 상급 잠수함 2척을 실전 배치했고, 4척을 건조 중이며 앞으로 4척을 추가 건조할 계획이다. 이 잠수함은 길이 110m, 수중배수량이 7000t급이며, 최대잠수 한도는 420m, 탑승인원은 135명, 수중 최대속도는 27.2노트이다. 상급은 미국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에 비견할 만한 사거리 2500km의 창젠(長劍)-10 크루즈 미사일 24기를 탑재할 수 있다. 상급 잠수함은 기능과 화력 면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최첨단 잠수함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또 앞으로 10년 내 095형 공격핵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이다. 이 잠수함은 새로운 유형으로 소음을 크게 줄이고 육지를 공격할 수 있는 화력이 집중 배치된다.
 
  우성리(吳勝利) 중국 해군사령원(사령관)은 “핵잠수함은 중국의 비장의 카드이자 강대국 지위를 상징하고 국가 안보를 수호하는 전략적 힘”이라면서 “우리의 적을 공포에 떨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패권(覇權)을 차지하기 위해 잠수함 전력(戰力)을 대폭 증강하고 있다.
 
  중국의 공격핵잠수함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과의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개입을 막고자 하는 전략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프 벤슨 미 해군 소령은 미국의 해군 관련 전문 매체 ‘USNI 뉴스’에 기고한 ‘대(對)잠수함 전쟁의 새 시대’라는 글에서 “중국은 핵잠수함과 재래식 잠수함의 증강을 통해 태평양 지역보다 더 먼 곳에서도 작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5년 이내에 미국 서부 연안에도 배치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새뮤얼 라클리어 미국 태평양군 사령관도 “중국의 잠수함은 상당한 수준으로 이미 방대한 대규모 잠수함 전력을 보유한 상태”라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60~70척 규모의 현대화된 잠수함 전력을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창(李强) 런민대 교수는 “중국은 단기간 동안엔 남중국해 등 인근 해안에 신형 핵잠수함을 배치할 것”이라면서 “20년 내 타국에 탐지되지 않고 공해를 순찰할 수 있는 핵잠수함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핵잠수함 기지들
 
  중국은 핵잠수함 기지도 4곳이나 보유하고 있다. 잠수함 건조를 담당하는 보하이만 북부 후루다오에 위치한 보하이 조선소, 미사일 시험 발사에 적합한 곳으로 알려진 다롄 인근의 샤오핑다오 기지, 진급 잠수함의 모항인 북해함대의 장거좡 기지, 진급 잠수함이 전진 배치된 하이난다오 남해함대의 롱포 기지 등이다.
 
  보하이 조선소는 중국 해군에 인도될 핵잠수함의 선체 조립과 건조, 진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다. 샤오핑다오 기지는 진급 잠수함뿐 아니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시험 발사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핵잠수함 기지인 북해함대 장거좡 기지는 칭다오에서 동쪽으로 18k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이곳에는 지하 탄약저장 시설이 있다. 특히 이곳은 탄도미사일용 핵탄두도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해함대 롱포 기지는 현재 지하터널을 비롯해 대대적인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롱포 기지에는 진급 잠수함 3척과 상급 잠수함 1척이 배치돼 있다.
 
  중국의 잠수함 전력 증강에 미국도 상당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 중국의 ‘잠수함 굴기(堀起)’로 자칫하면 미국이 그동안 유지해 온 아태(亞太) 지역의 해저 패권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군비 축소 속에서도 2020년까지 해군 전력의 60%를 아태 지역에 집중 배치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美, 핵잠수함 예산 안 줄여
 
미국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미국은 2023년까지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10척을 도입할 예정이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한스 크리스텐슨 연구원이 《핵과학자회보》에 기고한 〈2014 미국 핵전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트라이던트Ⅱ SLBM 등을 탑재한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8척을 태평양에 배치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강의 잠수함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73척의 잠수함 가운데 전략핵잠수함이 14척, 핵추진 공격 잠수함이 53척에 달한다. 특히 미국의 전진기지라고 말할 수 있는 괌에 로스앤젤레스급(7000t급) 핵추진 공격 잠수함 3척이 배치돼 있다. 미국은 내년 중 괌에 1척을 추가로 배치해 핵잠수함 4척 체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미국은 또 오는 2023년까지 최신예 핵추진 공격 잠수함인 버지니아급(7800t급) 잠수함 10척을 도입하는 계약을 제너럴 다이내믹스 일렉트릭 보트와 헌팅턴 등 두 업체와 체결했다. 미국은 이를 위해 178억 달러(18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데, 역대 최대 규모이다.
 
  미국의 핵잠수함 전력 강화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바다 밑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에 돌입했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2012년 회계연도부터 향후 10년간에 걸쳐 국방예산을 4870억 달러를 삭감해야 하지만 핵추진 공격 잠수함 건조 예산은 줄이지 않고 있다.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은 길이 114m, 폭 10m, 해저에서 시속 25노트로 기동하며 탑승인원은 129명이다. 또 4문의 533mm 어뢰발사관을 통해 각종 어뢰와 기뢰, 대함미사일 등을 운용할 수 있으며,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도 발사할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의 핵잠수함 등 해군 전력을 견제하기 위해 필리핀의 수비크 만을 해군기지로 사용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수비크 만은 특히 잠수함과 대형 함정들이 정박하기 좋은 천연 심해 항구여서 아태 지역 중심의 전력 재편에 나선 미국의 최우선 관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중국 핵잠수함을 보다 정확하게 정찰하기 위해 대잠(對潛)초계기를 최신형으로 교체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13년 12월 탐색 능력이 대폭 향상된 대잠초계기 P-8A 포세이돈 5대를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해 중국 핵잠수함 활동에 대한 감시 능력을 대폭 강화했다.
 
  미국은 앞으로 노후한 P-3C 오리온 대잠초계기를 P-8A 포세이돈으로 교체할 예정인데, 모두 117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P-8A 포세이돈은 보잉 737-800 여객기에 잠수함 탐지 센서를 장착해 만든 초계기인데, 작전반경 2222km에 4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다. 또 최신 컴퓨터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적 잠수함 정보를 신속하게 수집, 처리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제트 엔진을 장착했기 때문에 고속으로 날아가 적 잠수함을 놓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최대 비행속도는 시속 907km, 순항속도도 시속 815km나 된다. 하푼 미사일과 마크 54 어뢰, 폭뢰 등도 탑재하고 있다.
 
 
  日의 최신예 소류급 잠수함
 
  일본도 잠수함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1976년부터 유지해 온 16척 잠수함 체제를 2015년부터 22척 체제로 전환한다. 일본은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디젤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 디젤잠수함보다 장기간 작전 수행이 가능한 핵잠수함 보유를 고려한 적이 있지만 일본의 핵무장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와 비용, 폐기물 처리 문제 등으로 포기했다. 일본은 기술적으로는 언제라도 핵잠수함을 보유할 수 있다.
 
  일본이 보유한 최신예 소류급 잠수함은 수중배수량 2900t, 만재배수량 4200t, 길이 84m, 선체 너비 9.1m, 흘수 8.5m이며 수중에서 20노트로 항행한다. 승조원은 65명이다. 533mm 어뢰 발사관 6문과 89식 어뢰, 서브 하푼 잠대함미사일, 기뢰 등을 탑재해 강력한 공격 능력을 자랑한다. 특히 소류급 잠수함은 고성능 연료전지를 이용한 AIP(Air-Independent Propulsion·공기불요기관)를 탑재, 공기 공급을 위해 수상으로 부상하지 않은 채 장기간 작전이 가능하다.
 
  일본은 미쓰비시와 가와사키 조선소에서 번갈아가며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 한 조선소가 적의 공격으로 파괴돼도 다른 조선소에서 잠수함을 계속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일본은 30년인 잠수함의 작전수명을 18년으로 한정해 조기(早期) 퇴역시키고, 새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 조기 퇴역한 잠수함은 잘 보관했다가 유사시 다시 사용할 계획이다.
 
 
  호주, 日잠수함 수입
 
미국 해군의 대잠초계기 P-8A(왼쪽)와 일본 해상자위대의 대잠초계기 P-1.
  일본은 또 호주에 소류급 잠수함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해군력 증강을 우려하고 있는 호주는 콜린스급 잠수함 6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400억 호주달러(37조8000억원)를 투입해 최신예 잠수함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아베 신조 총리는 2014년 7월 호주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장비 이전에 관한 협정과 경제동반자협정(EPA)에 서명한 바 있다. 호주는 일본으로부터 10척의 소류급 잠수함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호주가 일본과 계약을 체결한다면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무기를 한꺼번에 수출하게 된다. 미국은 호주의 일본 잠수함 도입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일본, 호주는 2014년 11월 3국 정상회담을 갖고 아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동맹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일본과 호주의 군사 협력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지난 4월 일본 방위성에는 ‘호주-일본 방위 협력실’이 신설되기도 했다.
 
  일본 방위성은 또 해상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80대의 P-3C 초계기를 70대의 자국산 초계기 P-1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와사키 중공업이 방위성과 함께 개발한 P-1은 미국의 대잠초계기 P-8A 포세이돈과 비슷하다. 길이 38m, 날개 너비 35.4m, 높이 12m의 크기에 최대 이륙중량이 79t이다. 터보 팬 제트 엔진 4기를 장착한 이 초계기는 최고시속 996km, 순항속도 833km로 비행하며 항속거리는 8000km에 이른다. P-1이 탑재하고 있는 소나부이는 잠수함의 미약한 소리도 잡아내 바다의 잡음과 분리해서 자동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하푼 미사일, AAM-4 미사일, 어뢰와 기뢰 및 폭뢰 등 폭탄 9t을 탑재할 수 있다.
 
 
  러, 극동에서 잠수함 20척 운용
 
러시아 보레이급 핵잠수함 유리 돌고루키호. 러시아는 보레이급 잠수함으로 노후한 타이푼급 핵잠수함을 교체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잠수함 전력은 아태 지역에서 상당한 변수(變數)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극동의 캄차카 반도에 잠수함 기지를 두고 있으며 전체 63척의 잠수함 가운데 태평양에서만 20여 척을 운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일본의 해군력을 견제하고 북극해 자원개발과 일본과의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분쟁에 대비해 태평양 함대의 전력을 증강해 왔다. 러시아는 중국의 해군력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0년까지 8척의 보레이급(북극바람이라는 뜻)과 이를 개량한 보레이 A급 핵잠수함을 건조해 노후한 타이푼급 핵잠수함을 교체할 계획이다. 보레이급 핵잠수함은 수중배수량 2만4000t, 길이 170m, 넓이 13.5m인 대형 잠수함으로 승무원 130명이 탑승 가능하고, 최대속도 25노트로 항해할 수 있으며, 수심 450m에서 100일 동안 작전을 펼칠 수 있다. 특히 보레이급 잠수함은 다탄두 탄도미사일 불라바를 최대 16발까지 탑재해 강력한 공격력을 보유한다. 불라바 미사일은 길이 11.5m, 지름 2m, 총중량 36.8t의 3단 미사일로 사거리는 8000km이며, 폭발력 100~150kt의 탄두 6~10개를 탑재한다. 러시아는 지난 2013년 보레이급 핵잠수함 1척을 북해함대에 배치했다. 러시아는 조만간 보레이급 핵잠수함 2척을 태평양함대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군사대국들만 잠수함 경쟁에 나선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까지 12척의 잠수함을 확보할 계획으로 2011년 한국으로부터 장보고급(1400t급) 잠수함 3척을 구매했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현재 1980년대 초 건조된 2척의 독일제 디젤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수출하는 3척 중 1척은 한국에서 건조해 인도되며, 1척은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에서 건조되고, 세 번째는 인도네시아 국영 조선사 PAL이 수라바야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건조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인력 200여 명을 한국에 파견했다.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한국과 방위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잠수함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올 연말까지 러시아로부터 3척의 킬로급 잠수함을 인수한다. 이 잠수함들은 지난 2009년 러시아와 체결한 21억 달러 규모의 구매계약에 따라 도입하는 디젤잠수함 6척 중 일부이다.
 
  소음이 거의 없어 ‘블랙홀’로 불리는 킬로급 잠수함은 52명의 승조원이 탑승하며 45일간 연속 운용이 가능하다. 이 잠수함은 배수량 3000t급으로 최대 작전수심 350m, 작전반경은 6000~7500km이다. 고속 기동이 가능해 초계작전에 상당한 효과를 올릴 수 있다. 나머지 3척은 오는 2016년에 인수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2014년 2월 소형 잠수정을 자체 건조, 시험운전에 성공하는 등 자체 잠수정 건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유권 분쟁도서 스프래틀리 군도의 베트남 지명을 본떠 ‘쯔엉사’로 명명된 이 잠수정은 최대 작전반경 800km, 작전수심은 50m로 알려졌다. 이 잠수정에는 장시간 수중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AIP와 첨단 항법장치 등이 탑재됐다. 베트남 정부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절대 중국에 물러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 각국, 잠수함 부대 창설
 
  베트남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잠수함 도입에 나선 것은 중국의 잠수함 전력 증강 때문이다. 베트남의 의도는 중국의 압도적인 군사력을 당할 수 없는 만큼 비대칭 무기인 잠수함을 도입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미얀마는 2014년 잠수함 부대를 창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로부터 2척의 킬로급 디젤잠수함을 들이기로 했으며, 2013년 6월 미얀마 육군 참모총장의 러시아 방문 때 이를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는 도입 잠수함에 장착할 소나와 레이더 기술을 인도로부터 들여오기로 합의했다.
 
  동남아 군사 강국 태국도 잠수함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태국은 스페인으로부터 도입한 1만1486t급의 헬기 항모와 호위구축함, 초계함 등 다양한 해군 함정을 운용하지만, 잠수함 전력은 없다. 태국은 일본산 잠수함 4척이 퇴역한 1952년 이후 잠수함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은 2014년 7월 잠수함 부대를 설치했다. 태국은 앞으로 한국이나 독일에서 잠수함을 도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2009년 프랑스와 스페인이 공동 개발한 스콜핀 잠수함 2척을 실전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AIP를 갖춘 스웨덴제 잠수함 2척을 보유하고 있다.
 
 
  ‘물속의 경운기’
 
  북한의 잠수함 전력은 만만치 않다. 북한은 우리나라보다 30년 앞선 지난 1963년 옛 소련으로부터 잠수함을 도입했다. 당시 북한이 잠수함을 일찌감치 들여온 이유는 6·25전쟁 때 부산으로 유엔군과 전쟁 물자가 들어오는 것을 본 김일성이 잠수함이 있었다면 봉쇄할 수 있었다고 후회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옛 소련으로부터 도입한 로미오급(1800t) 20여 척을 비롯해 상어급(370t) 40여 척, 유고급(90t) 잠수정을 포함해 최소 78척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군이 보유한 잠수함 가운데 가장 많은 상어급은 지난 1996년 9월 18일 강릉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 발견된 바 있다.
 
  북한 잠수함의 주력인 로미오급은 낡고 소음이 커서 ‘물속의 경운기’라는 말을 듣는다. 특수부대 침투나 기뢰 부설에 사용되는 북한 소형 잠수함과 잠수정은 로미오급보다 훨씬 위력적이다.
 
  김정일 시대에 들어와서 북한은 공작원 침투 목적으로 운용해 온 잠수함을 수상함 공격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사건이 그 예라고 말할 수 있다.
 
  김정은은 지난 2014년 6월 16일 로미오급 잠수함에 직접 탑승하는 등 잠수함 전력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김정은의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났던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2014년 11월 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 동부군 5군 지휘부와 태평양함대 군사역사박물관 등을 방문했다. 당시 최룡해는 러시아 잠수함 C-56을 둘러보기도 했다. 북한은 과거처럼 러시아로부터 잠수함을 도입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잠수함 전력 증강에 공을 들이는 것은 잠수함 특유의 은밀성 때문이다. 특히 동해는 서해보다 수심이 깊어 ‘잠수함의 천국’으로 불린다. 동해에서는 200m 이내의 수심에서 각각 다른 성질을 가진 해수들이 유입되면서 수괴(水塊)가 형성되기 때문에 음파가 소실되기 쉬어 잠수함을 탐지하기가 어렵다.
 
 
  北, SLBM 발사?
 
  북한이 최근 함경남도 신포의 SLBM 지상 실험장에서 미사일 사출 실험을 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 군사전문 매체인 ‘워싱턴프리비컨’은 2014년 11월 21일 미국 정보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지상에서 SLBM 사출 모의실험을 실시한 것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관리들은 이 실험이 발사 과정의 초기 단계라면서도 북한이 잠수함에서의 핵공격 능력 확보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SLBM을 발사할 때는 잠수함 내부에서 미사일 엔진을 가동시키는 방법과 일단 물 밖으로 사출(射出)시키고서 가동시키는 방법 중 하나가 쓰이는데, 일반적으로 후자(後者)의 방법이 널리 쓰인다.
 
  북한 군사 문제 전문가이자 민간 정보업체 올소스 어낼러시스의 조지프 버뮤데스 대표는 2014년 10월 28일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게재된 기고문을 통해 신포에서 미사일 수직발사장치 실험용으로 보이는 시설이 위성사진에서 관측됐다고 밝힌 바 있다. 버뮤데스 대표는 이 시설은 가로 35m, 세로 30m 크기의 콘크리트 공간에 위치한 12m 높이의 발사대 모양 구조물과 부속 건물들로 구성돼 있다고 분석했다. 버뮤데스 대표는 정체불명의 신형 잠수함이 신포 조선소에서 발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국방정보국 선임정보분석관을 지낸 브루스 벡톨 미국 안젤로 주립대 교수는 “기술적 문제 때문에 북한이 실제로 SLBM을 배치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만약 누군가 외부에서 돕는 사람이 있다면 그 기간이 상당히 짧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적으로 약소국이 강대국의 목에 비수를 꽂을 수 있는 무기가 비대칭 전력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핵무기와 잠수함은 비대칭 전력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앞으로 아태 지역에선 각국이 잠수함 전력을 대폭 증강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바다 밑에서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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