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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북한 찬양 敎師 실제 존재할까?

들었다는 학생은 있는데, 말했다는 교사는 없다?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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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센터 제보내용 全數조사 해 보니, 사실이라면 ‘충격’
⊙ 제보 학생 “팩트” vs. 교사 “모함”
⊙ 신고센터 제보 건수는 증가하는데 교육청 ‘나 몰라라’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없음.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로 나와 고불고불 이어진 골목을 몇 번 지나서야 선동·편향신고센터 사무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평범한 가정집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제법 그럴싸했다. 센터는 여성시민안보단체인 ‘레이디블루’에서 운영하는 사설(私設) 신고센터다. 2011년 12월 12일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곳에는 사회정치 등 특정 이슈에 대해 편향(偏向)적인 내용을 교육하는 교사, 일반 국민 상식에 어긋나는 북한 옹호 발언을 하는 교사 등을 신고하는 e메일이 쏟아진다.
 
  권유미 선동·편향수업신고센터 대표는 “교육청에 신고할 경우 신상이 노출, 오히려 신고한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다수의 학생과 학부모가 우리 센터를 이용한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이곳에는 상당히 근거 있는 제보가 많다. 7월 초 기자가 이곳을 찾은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지난 5월 12일 경기도 성남의 한 고등학교 교사 한 명이 수업시간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와 정치적으로 편향된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준 사건도 해당 고교의 학생이 신고센터에 녹취록을 공개해 밝혀진 것이다.
 
  당시 교사는 수업시간에 “정부가 언론을 조작하고 있고, MBC는 박근혜가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세월호(참사)에 관해 조작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이미 시체를 다 찾아놓고 시간이 지나면서 찾은 것처럼 구라(거짓말)를 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조선일보》를 비롯한 다수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국정원은 해당 교사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형사 고소했다. 해당 교사는 학교에 사표를 냈다.
 
  권 대표는 “이 사건보다 심각한 내용의 제보도 많다”고 했다. 정말 그럴까. 쉬 상상이 가지 않았다. 권 대표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센터로부터 제보 내용 일체(녹취록 포함)를 받아 분석했다. 교사가 국민 상식에 어긋나는 북한 옹호 발언을 했다는 제보만을 살펴봤다. 교사들의 정치편향성과 관련한 내용은 분석대상에서 제외했다. 교사들의 정치편향성 문제는 그간 수없이 다뤄 왔다. 《월간조선》도 2011년 12월호 ‘좌편향 교사 고발 그 이후’ 와 2013년 4월호 ‘교사들의 도 넘은 정치편향 발언’ 기사를 통해 교사들의 정치편향성을 지적한 바 있다.
 
 
  “북한이 훨씬 살기 좋다?”
 
여성단체 ‘레이디블루’에서 운영하는 ‘선동·편향수업신고센터’ 홈페이지(http://abschool.org).
  2012년부터 2014년 현재까지 센터에 접수된 다수의 제보 중 교사의 북한 관련 발언을 지적한 신고만 추려 보니 50건가량 됐다. 이 중 북한 옹호 강도가 높고, 제보 내용이 상세한 7건을 뽑았다. 제보 내용은 ‘실제 저런 이야기를 했을까? 학생들이 지어 낸 이야기는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7건의 제보 내용을 거의 그대로 옮긴다(맞춤법 수정, 비속어 삭제).
 
  1. 인천의 A 고등학교 학생-국어교사 ○○를 신고하려고 합니다. 전교조 교사인데 수업시간에 현 정권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과 보수 네티즌들을 ○○이라고 비하했고, (중략) 평소에 “북한보다는 사실 우리나라가 빈부의 격차가 더 큰 것이 현실” “북한의 공산주의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보다 경쟁 없고 공평한 사회”라는 발언이 있었습니다.
 
  2. 경기도 의정부 B 고등학교 학생-사회선생님을 신고하려고 합니다. 사회 수행평가 활동으로 사회 문제가 되는 주제를 한 가지 정해 3분 동안 발표하는 수업을 가졌습니다. 저는 국민의 안보의식 부족을 주제로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중략) 발표를 마쳤는데 선생님이 가장 처음 물어본 질문이 “어느 신문사 신문을 읽느냐”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포털사이트 메인에서 골라 읽는다고 답했는데, 선생님은 집요하게 한 가지를 꼽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조선일보를 읽는다고 했더니 뭔가 표정이 굳어지면서 알았다고 했습니다. (중략) 선생님이 수업 끝나고 나를 따로 부르더니 하는 말이 “김정일도 나쁜 사람은 아니다” “코리아 연방제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저를 사상교육(?) 시켰습니다.
 
  3. 수원의 C 고등학교 윤리교사의 지인-윤리교사 ○○○을 신고합니다. 저에게 “내가 아는 탈북자들이 몇몇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남한보다 북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 훨씬 살기 좋다” “남한 정부는 북쪽의 민주주의를 본받아야 한다” 등 정말 납득하기 힘든 말을 하면서 선동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수업 시간에도 한다고 합니다. 이런 교사는 꼭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신고합니다.
 
  4. 부산의 D 고등학교 학생-윤리교사 ○○○을 신고합니다. 선생님의 좌편향 선동 수업은 매시간 있는지라 그 내용을 다 적기에는 너무 많습니다. 일단 최근 이석기 사건을 두고 “왜 국정원이 지금 이 사건을 터트리느냐. 국정원의 진의가 의심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과거 천안함 폭침 이후 ‘나꼼수’에서 천안함 특집을 다룬 적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한 시간 동안 수업을 안 하시고 ‘나꼼수’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저희에게 마치 사실인 양 들려주셨을 때입니다.
 
  5. 부산의 E 고등학교 학생-불어 교사 ○○○을 신고합니다. 우리 학교 학생 중 90%가 이 선생님을 ○○이라고 부릅니다. 선동하는 다른 선생님도 있지만 이 사람은 도가 지나칩니다. 예를 들자면 북한 찬양 유사발언, 연평해전을 별거 아닌 일로 치부하는 등…. 제발 조사해 주십시오.
 
  6. 강원도 F 고등학교 학생-교사 ○○○을 신고합니다. 천안함, 연평도 포격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조작된 것이라 학생들을 선동하고, 우리나라가 미국의 식민지 및 속국 노릇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김정일 사망 당시 조문단을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7. 대구 G 고등학교 학생-역사과 교사 ○○○을 신고합니다. 수업시간에 국가보안법은 개정된 지 50년도 더 된 낡은 헌법이라고 하였고, 한 남성이 북한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서 국가보안법에 위배되어서 잡혀갔다며 국가보안법은 잘못됐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수업했습니다. 부부싸움만 해도 국가보안법에 위배된다는 등 전혀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학생을 선동했습니다.
 
 
  제보자들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제보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소개한 7개의 제보 내용은 전부가 e메일을 통한 전언(傳言)이다. 북한 옹호 발언이 녹음된 녹취록은 없었다. 아무래도 모두 다 사실로 받아들이기에는 ‘법률적 신뢰’가 떨어진다. 제보 내용에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는지 검증해 보기로 했다. 우선 제보자 7명 전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은 3명. 1명은 전화번호가 바뀌어 연락할 수 없었고, 3명은 신분이 알려질 것을 우려해 거절했다. 인터뷰를 거절한 한 학생의 이야기다.
 
  “교육청에 민원을 올렸다가 신상 털려서(신원이 노출되어) 선생님들한테 불려 가거나 협박을 당했다는 글을 인터넷 등에서 많이 봤습니다. 제가 기자님에게 이야기하게 되면 분명히 다 알려질 것입니다. 앞으로 전화해도 받지 않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3명은 자신의 제보가 사실이라고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인터뷰에 응한 3명은 수원의 C 고등학교 학생(북한이 남한보다 살기 좋다고 한 교사 신고), 부산의 D 고등학교 학생(이석기 사건의 국정원 조작설 발언 교사 신고), 강원도 F 고등학교 학생(김정일 사망 당시 조문단 파견 주장 교사 신고)이었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현(現) 신분이 대학생이란 것이었다.
 
  다음은 부산의 D 고등학교 출신 제보자와의 문답이다.
 
  —윤리교사 ○○○의 좌편향 선동 수업이 매시간마다 있었다고 제보했는데 사실입니까.
 
  “1년 전 일이지만 확실히 기억합니다. 사실입니다.”
 
  —어떤 식으로 수업했길래 좌편향 선동 수업이라고 표현했습니까.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비핵개방 3000)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북한도 하나의 국가로 생각해야 한다. 연평도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취해 터진 당연한 결과다. 이런 식으로 수업시간에 이야기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또 다른 발언이 있습니까.
 
  “윤리교사 ○○○ 말고, 한국사 교사 ○○○은 김정일 죽었을 때 김정일 죽어서 슬프다고 했습니다.”
 
  —농담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아니었습니다.”
 
제보자들이 센터에 신고한 e메일.
  —수업 중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 교사들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는 어땠습니까.
 
  “윤리교사 ○○○의 경우 수업을 재미있게 해서 학생들로부터 인기가 많았습니다.”
 
  —녹취록은 없습니까.
 
  “없습니다. 요즘 교사들은 스마트폰에 민감합니다. 녹취록은 없지만 제 말은 다 사실입니다. 저는 지금 대학생입니다. 거짓으로 인터뷰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모교에 악감정이 있을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제가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그 교사에게 배우는 제 후배들이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강원도 F 고등학교 출신 제보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제가 고2 때 센터에 신고한 내용을 보시고 연락하신 것 같은데 당시 제보 내용은 모두 팩트입니다. 그 사회문화 과목 선생님은 북한을 옹호하는 성격의 발언을 많이 했습니다. 후배들이 그 선생님에게 이상한 수업을 듣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수원의 C 고등학교 윤리교사를 신고한 제보자도 “허위로 이야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대학교에 입학해 더 이상 해당 학교, 교사와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자신들이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학생의 모함”
 
  북한 옹호 발언자로 신고당한 교사들의 입장은 어떨까. 제보 내용에 거론된 7개 고등학교의 교사를 취재했다. 7명 중 취재에 성공한 교사는 3명이었다. 1명은 부친상(父親喪) 중이었고, 1명은 전출(轉出) 상태라 연결이 되지 않았다. 2명은 메시지를 남겼지만 끝내 연락이 오지 않았다. 취재에 응한 교사는 인천 A 고등학교 국어교사, 부산의 D 고등학교 윤리교사, 강원도 F 고등학교 교사였다. 가장 먼저 인천 A 고등학교 국어교사에게 물었다.
 
  —수업 중 “북한의 공산주의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보다 경쟁 없고 공평한 사회”라는 등의 발언을 하셨다고 하던데요.
 
  “전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수업 중 북한과 관련한 이야기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말입니까.
 
  “제가 전교조 소속인데, 저는 종북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전교조를 종북으로 치부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기분 나쁘다고 이야기한 적은 있지만 ‘북한보다는 사실 우리나라가 빈부의 격차가 더 큰 것이 현실’ ‘북한의 공산주의는 우리나라 민주주의보다 경쟁 없고 공평한 사회’라는 이야기는 절대 한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학생이 거짓 신고를 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요.
 
  “어떤 학생인지 모르겠지만, 저를 모함하는 것 같습니다.”
 
  이 교사는 기자와의 전화를 끊으면서 옆 교사에게 “별 황당한 일이 다 있다”고 했다.
 
  부산의 D 고등학교 윤리교사도 신고 내용을 강하게 부정했다.
 
  “북한 세력을 옹호하는 발언은 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세월호 사태와 관련해 많은 의혹이 제기돼서 ‘천안함 사건도 4년이나 지났음에도 잡음이 많고 명쾌하지가 않다’ ‘천안함 프로젝트 영화만 봐도 그렇다. 때문에 세월호 사태도 확실한 진상 규명이 돼야 한다’고 한 적은 있지만, 북한과 관련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강원도 F 고등학교의 교사는 “김정일 사망 당시 조문단을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의혹과 관련 “그런 신고를 한 아이의 이름이 무엇이냐. 학생의 이름을 말하기 전까지 인터뷰하지 않겠다”고 했다.
 
  “누가 신고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선생님이 실제 그런 말을 하셨는지가 핵심”이라고 하자 “그런 말 한 적 없다. 수업 시간 중 북한과 관련한 이야기 자체를 하지 않는다. 학생이 어떤 근거로 나를 신고했는지 모르겠지만…, (수업 중 북한 옹호를 언급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셈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
  이런 내용을 다 사실이라고 믿는다면, 북한을 옹호하는 수업을 들었다는 학생들은 있는데 그런 수업을 한 교사는 단 한 명도 없는 셈이 된다. 과거 《월간조선》이 정치편향적 교사를 취재했을 때도 녹취록이 남아 있지 않는 한, 교사들은 제보 내용을 모두 부인했다. 결정적 증거인 녹취록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교사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학생이 교사를 소위 이야기하는 ‘종북놀이’의 희생양으로 삼은 것일까.
 
  양측이 진실게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센터에 접수되는 신고 건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권 대표는 “문제가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들의 제보를 받고 교육청에 신고해도 교육청이 사실상 ‘나 몰라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새누리당 주호영(朱豪英)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교사의 수업 관련 민원제기 사항과 처리결과’에 따르면, 2008〜2013년 시·도교육청에 접수된 민원 105건의 29.5%에 해당하는 31건이 ‘정치편향 수업’에 대한 불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합당한 처벌을 받은 교사는 거의 없었다. 주 의원실 관계자는 “정치편향 수업을 참다 못한 학생들이 제기한 민원이 사실로 확인돼도 해당 교사에 대한 처벌은 거의 없다. 구두나 서면 경고만 한 뒤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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