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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박근혜 對北정책을 보는 左·右 전문가의 서로 다른 시선

右 : 北 실체 눈감은 신뢰정책은 보완해야
左 : 슬로건만 있고 솔루션은 없다

글 :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  

글 : 김근식  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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宋大晟
⊙ 66세. 공군사관학교·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미국 미시간대 대학원
    국제정치학 석·박사.
⊙ 공사 교수. 준장 전역. 한국국가정보학회 회장.

金根植
⊙ 46세.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동 대학원 정치학 석·박사.
⊙ 2007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청와대 안보실 자문위원, 경실련 통일협회 정책위원장.
  (右) 강한 보복의지 천명은 반기지만…
 
  宋大晟 세종연구소 소장
 
   박근혜(朴槿惠) 전(前) 한나라당 대표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 9·10월호에 기고한 <새로운 한반도를 향하여(A New Kind of Korea)>에 표명된 그의 대북(對北)정책 핵심내용은 ‘신뢰외교(Trustpolitik)’와 ‘균형정책(Alignment Policy)’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남북한 간 가장 큰 문제점은 진정한 화해를 어렵게 하는 남북한 간 ‘상호불신’의 내재”라는 기본인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남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과제는 끊임없는 ‘갈등의 공간(a zone of conflict)’ 한반도를 ‘신뢰의 공간(a zone of trust)’으로 변화시키는 과제이며 이는 남북한이 동시에 노력해야 함을 강조한다.
 
  신뢰외교의 핵심내용인 남북한 간 신뢰구축 방안은 “①북한이 한국 및 국제사회와 맺은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②북한이 자행하는 평화파괴 행위에 대해서는 확실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고수하면서 비정치적 검증에 입각한 실천적 행동을 통해 신뢰를 증대시킴”이라고 그 의미를 기술했다.
 
  이 대북정책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우선 “60여 년간 남북관계가 진전을 못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남북 간 상호불신이며, 본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북한이 합의한 사항들의 실천 및 북한의 평화파괴 행위에 대한 확실한 대가 지불”을 천명한 신뢰외교의 핵심내용은 높게 평가받을 내용이다.
 
 
  “다스릴 것은 다스리고, 지원할 것은 지원”
 
  본 신뢰외교의 핵심내용은 남북관계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그 진단을 바탕으로 한 정확한 처방책을 제시한 내용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지난 60여 년 남북분단사(史) 속에서 남한의 대북 햇볕정책이든 혹은 강경제재 정책이든 남북관계가 진척이 없었던 가장 큰 요인은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불신을 불러오는 행위들을 수없이 많이 자행했기 때문이다. 지난 역사 속에서 북한은 수많은 남북한 간 합의들을 해 놓고도 합의한 이후 다른 주장들을 하면서 그 합의사항들을 실천하지 않았다.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하면서 비평화적인 협박과 폭언, 그리고 노골적인 무력도발을 자행함으로써 한국인이 북한을 신뢰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북한의 합의사항 불이행과 평화파괴 행위를 용납하면 남북관계는 절대로 진전이 있을 수 없다는 박 전 대표의 상황인식은 정확하고 문제의 핵심을 간파(看破)한 내용이다. 지금까지 박 전 대표가 국민에게 보여준 ‘한번 천명한 내용은 무섭게 실천하는’ 그 지도력이 그대로 발휘되는 경우 남북관계는 엄청난 합리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박 전 대표가 천명한 균형정책의 핵심내용인 “균형은 단순히 강경과 유화의 중간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 간 ‘안보’와 ‘교류협력’ 간 균형, ‘남북대화’와 ‘국제공조’ 간 균형을 의미하며, 단호한 입장이 요구될 때는 더욱 강경하게, 협상을 추진할 때는 매우 개방적인 접근법을 택한다”는 것은 역대정부 대북정책의 고질적인 비합리성을 교정시킬 수 있는 내용이다.
 
  지난날 남한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대남정책 중 합리적이고 진실한 것과 비합리적이고 사술적(詐術的)인 것을 엄격히 구분하여, 합리적이고 진실한 것은 적극적으로 수용 실천하고 비합리적이고 사술적인 것은 철저히 거부하는 선명한 원칙 고수가 없었던 것이 큰 문제점 중 하나였다. 과거 대북정책은 경우에 따라서는 맹목적으로 너무 강경해 문제가 있었던 적도 있고, 때로는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서 너무 북한에 굴종적이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합리성을 상실함은 물론 국민의 신뢰를 획득하지 못하였다.
 
  박 전 대표의 대북정책은 한마디로 다스릴 것은 다스리고, 지원할 것은 지원하는 이슈의 특성에 따라 합리적인 정책을 구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이러한 의지표명이 제대로 실천만 되면 북한은 더 이상 남한정부를 얕잡아 볼 수도 없고, 비합리적인 협박이나 공갈이 무모함도 깨닫게 될 것이다.
 
 
  “北 폭력 묵과 않는다” 높이 평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남북관계와 대북정책에 관한 기고문을 실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박 전 대표가 천명한 균형정책 내용 중 “한국은 점증하는 북한의 폭력적 행동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신뢰할 만한 억지적 자세를 취하고, 군사적 도발과 핵(核) 위협에 가혹한 대가를 치를 것을 분명히 보여주겠다”는 내용은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자녀다운 개성미가 풍기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우리의 남북분단사 속에서 가장 분명한 철학과 확고한 원칙을 갖고 대북정책을 구사한 대통령이다. 본 내용은 박근혜 전 대표가 현재 한국의 국방안보 역량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한국의 국방안보 역량 회복이라는 차원에서 큰 의미를 담고 있는 내용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동안 북한의 대남 무력도발은 북한정권의 속성 자체가 호전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보다는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 남한정부가 되받아칠 줄 모르고 나약하게 대응한, 즉 보복(retaliation)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신념, 그리고 실천력을 상실한 지도자들의 책임이 더 크다. 이스라엘 전략가들은 “보복할 줄 모르는 안보역량은 안보역량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한국 안보역량은 보복할 줄 모르는 안보역량이라는 점에서 제일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번 천명한 내용은 반드시 지키는 강한 개성을 보유한 박 전 대표의 ‘신뢰할 만한 억지적 자세’ 강조와 ‘도발에 대한 강력한 보복의지 천명과 실천’은 한국군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고, 훼손된 한국 안보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큰 의미 있는 내용이다.
 
  균형정책의 내용 중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국은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용인할 수 없다”는 주장은 적대국 간 한쪽은 핵을 보유하고 있고, 그 상대방은 핵을 보유하지 않은 경우 핵을 보유하지 않은 한쪽의 입장이 실제로 얼마나 비참한가를 분명히 간파한 결론으로부터 도출한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이 그들의 선군(先軍)정치를 포기하지 않으면 종국적으로 핵보유국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책은 북한 핵을 폐기시키든지, 혹은 북한 핵에 대응억지력으로서 미국의 전술핵무기 재배치, 아니면 핵보유국이 되는 적극적인 방안들이 있을 수 있다. 박 전 대표의 “어떠한 상황에서도 핵으로 무장하는 북한을 용인할 수 없다”는 간단한 내용 천명 속에는 이러한 적극적인 의지 천명이 포함된 것 같아 신뢰와 함께 대단한 엄숙함도 느껴지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박 전 대표가 결론으로 주장한 “한국은 미국 및 국제사회의 다른 나라들과 함께 지난날 한국이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발전시킨 그 경험을 북한에 적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주장은 인간다운 삶이 성공한 남한의 역사적 경험을 실패한 동족의 국가 북한에 적용시켜 한반도 전체를 함께 발전시키겠다는 강한 신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향후 한국의 지도자는 우리 대한민국의 과거사에 대한 강한 긍지와 자신감을 간직하고 성공한 역사가 실패한 역사를 개선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통일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어야만 한다. 이런 점에서 본 결론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백번 옳지만’ 실천 불가능한 정책
 
2010년 11월 29일 부산역 광장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규탄과 응징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표명한 대북정책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보완돼야 할 내용이 있다. 우선, “최소한의 신뢰구축을 위해 북한은 한국 및 국제사회와 맺은 약속들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는 주장은 논리상으로 백번 옳은 주장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실천하기 어려운 사항이다.
 
  지난날 북한이 남한과 합의를 한 내용 중에는 ①북한이 실제 실천과는 전혀 관계없이 시간 끌기 혹은 다른 사술적인 목표들을 노리면서 합의한 내용이 있는가 하면, ②남한 혁명역량 강화를 목표로 합의한 내용 ③북한이 가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합의한 내용 등이 있다. ①은 북한이 절대로 실천할 수 없고, ②와 ③은 남한이 실천할 수 없는 내용이다.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는 북한이 동구공산권 국가들의 붕괴현상을 보면서 실천과는 관계없이 사술적으로 합의한 내용이기에 북한이 절대로 실천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2000년의 ‘6·15남북공동선언’은 북한이 남한에 ▲이적성 문화 심화 ▲대남 혁명역량 강화 ▲자주를 강조하면서 반미사상 고취 ▲균형적인 민족경제를 강조하면서 일방적인 대북지원 등을 목표로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남한이 그대로 실천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지난날 남북한 간에 합의한 사항 중에는 북한의 사술적인 내용을 담은 것들, 혹은 남한의 대북 굴종적인 내용을 담은 것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입장에서나 남한의 입장에서나 실제로 실천하기 어려운 내용이 너무나 많다. 남북한 간 합의된 내용이 반드시 실천되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논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어려움이 내재해 있음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 보완되어야만 한다.
 
  박 전 대표는 지난 세계사 속에 있었던 적대국 간 상호신뢰 구축의 사례들, 즉 미국-중국 관계(1970년대), 이집트-이스라엘 관계(1979), 유럽 각국의 EU를 만든 그들의 성공사례들과 그들의 경험들로부터 남북한 간 불신들을 극복하고 화해와 신뢰를 구축할 수 있음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0여 년 남북한 간 경험을 통해 볼 때 북한이라는 실체는 이들 국가에 비해 ①정권속성 자체가 언제 무슨 짓을 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독특한 성격의 정권(Enigmatic Regime)이라는 점 ②지상지고의 불포기 국가 경영철학으로서 군사제일주의(Military First Policy·선군정치)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 ③대(代)를 이은 불변의 대남정책으로서 대남공산화 통일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들과 같은 신뢰구축이 이루어지기는 사실상 어렵다. 한마디로 김정일(金正日) 정권이 질적인 변화를 하지 않으면 남한정부가 남북한 간 신뢰구축을 위해 취하는 백약이 다 무효일 것이다.
 
 
  南北 경협은 前·現 정권 정책 되풀이
 
  박 전 대표는, 남북한 간 신뢰는 예를 들면 경제협력 증진, 인권지원, 무역, 투자 등과 관련된 남북한 간 공동 프로젝트에서 점진적인 실적(incremental gains)들을 증대시키면서 이룩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이미 김대중(金大中) 정부 및 노무현(盧武鉉) 정부가 온갖 성의를 다하며 적용했던 정책이다. 문제는 현재와 같은 북한정권의 속성이 계속 이어지면 이러한 공동 프로젝트를 아무리 하더라도 신뢰구축은 좀처럼 이루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해해야만 한다. 그 극명한 예가 지난 두 정권 때의 금강산 프로젝트다. 그토록 실적을 올렸던 금강산 프로젝트가 김정일 정권의 대남강박적인 속성에 의해 하루아침에 박살이 나고, 그 결과 남북한 간에는 신뢰보다는 오히려 불신이 증대된 극명한 사례를 참고하면서 남북공동 프로젝트와 신뢰구축 관계를 이해해야만 한다.
 
  2002년에 박 전 대표가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일과 유라시안 철도 프로젝트를 토론했다고 하면서 본 프로젝트를 남북한 간 추진할 수 있는 희망적인 프로젝트로서 이야기했다. 그러나 우리는 김대중 정부 시절 그토록 호의적이고 적극적이었던 한국정부의 본 프로젝트 추진을 북한이 끝내 일방적으로 거부함으로 인해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북한이 개방을 두려워하고, 체제위협의 요소에 지나치게 과민반응하는 속성을 보유하는 한 이러한 프로젝트는 절대로 추진될 수 없음을 알아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비핵화만 하면 한국은 경제특구 설정, 사람과 상품의 자유왕래지역 설정,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기관 등으로부터 개발원조 획득, 외국자본 유치 등을 통해 경제적인 협력을 할 것”이라는 주장은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 모두가 제의했고, 현재도 변화가 없다. 이는 북한이 개방 등 체제위협 요소에 과민반응하고 있어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북한이 선군정치를 포기하지 않는 한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할 수 없고,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가 북한을 대규모 지원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적인 상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남한의 대북정책은 국가지도자가 북한의 객관적 실체에 대해 정확하게 신념적인 인식을 하고, 그 실체에 적합한 합리적인 정책들을 구사함이 가장 중요하다. 박 전 대표가 제시한 대북정책은 박 전 대표가 북한의 객관적 실체에 대해 정확하게 신념적인 인식을 보유하는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의 객관적 실체에 대해 인식의 오류를 범하면 박 전 대표가 제시한 대북정책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左) 先 북한굴복론의 연장선
 
  金根植 경남대 교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외국 저널 기고를 통해 자신의 대북(對北)정책 구상을 밝혔다. 미래 권력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정치 지도자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기 전에 대북정책 기조를 미리 밝히고 이를 공식화한 것은 그 자체로 평가받을 만하다.
 
  최근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가장 팽팽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가 바로 복지와 평화 문제다. 복지정책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명칭하에 백가쟁명식(百家爭鳴式)의 경쟁이 불붙고 있다.
 
  정치적 대결의 최전선이 될 대북정책 역시 북한을 어떻게 다루고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여와 야, 진보와 보수가 서로 다른 입장과 견해를 갖고 있다. 따라서 부동의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유력 대권 주자가 대북정책에 대해 자신의 비전과 구상을 밝히고 평가를 받는 것은 자연스럽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물론 정책공개 자체는 칭찬할 만하나 정책 내용을 칭찬하기는 아직 이르다.
 
 
  現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은 긍정적
 
2010년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으로 한국은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포격 당시 마을이 불타는 모습. <인천소방안전본부 제공>
  《포린어페어스》에 실린 박 전 대표의 대북정책 기고문은 몇 가지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우선 대북정책을 고민함에 있어 동북아 차원을 고려하고 다자(多者)협력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균형잡힌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한반도에만 국한하지 않고 동아시아의 안정성과 불안정성이라는 조건하에서 동북아 평화와 연관시켜 접근하고 있다.
 
  신뢰외교와 관련해서도 신뢰구축을 위한 방편으로 동아시아 다자안보 협력을 강조하고 다자주의의 강화를 내세운 것은 매우 거시적이고 넓은 시야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안보와 경제협력을 병행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경험을 동북아에 적용해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은 매우 경청할 만한 대목이다.
 
  다만 남북관계의 필요조건으로서 동아시아 차원의 다자협력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남북 양자 간 신뢰가 자동적으로 담보되는 것이 아님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즉 국제협력과 다자주의는 남북관계의 신뢰형성을 가능케 하는 필요조건일 뿐 필요충분조건은 아닌 것이다. 또한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 협력을 순기능적으로 연계시킨 구상은 사실 옳은 접근이지만 새로운 접근은 아니다. 노무현(盧武鉉) 정부가 추진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 구상’이 바로 그 핵심이기 때문이다.
 
  또한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이지만 보수 진영의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대안 없는 대북 강경정책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속적인 지원도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했고 동시에 “수년간 시도된 지속적인 압력도 북한을 변화시키지 못했다”면서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대표 시절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 대신 ‘보다 유연한’ 대북정책 구상을 직접 밝힌 바도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결과를 실패한 것으로 규정하는 박 전 대표의 평가는 전면중단의 남북관계를 원치 않는다는 점에서 나름 긍정적이다.
 
  이처럼 북한과의 협력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는 일단 평가를 받을 만하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하고 대북 강경정책을 정당화했던 한나라당, 그리고 ‘잃어버린 10년’을 강조하면서 대북 화해협력 대신 대북 봉쇄와 압박으로 일관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반(反) 포용정책과 비교한다면 박 전 대표는 북한과의 화해협력을 중요한 목표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과 함께 눈길을 끌 만하다.
 
  기고문에 직접 언급된 경제협력 프로젝트, 인도주의적 지원, 특별경제구역 설정, 인적·물적 자유왕래, 해외 투자유치 등의 중요성과 함께 2002년 김정일(金正日)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논의된 한반도 철도연결 사업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박 전 대표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목표는 명확, 해법은 결여
 
2010년 8월 15일 서울역 광장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천안함 국정조사와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고 화해협력을 증대시킨다는 목표는 바람직한 것이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현실적 방도는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목표는 명확한데 이를 위한 구체적 해법이 결여된 것이다. 대북정책이 실패하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목표가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효율적 솔루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의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도 내용에서는 어느 것 하나 흠잡을 수 없는, 모두가 동의할 만한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상생과 공영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 해법과 대안은 없는 채로 막연히 원칙만을 되풀이 강조하는 바람에 남북관계는 경색과 갈등을 지속하고 말았다. ‘비핵개방 3000’ 역시 핵을 폐기하고 북한을 개방시키는 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북을 어떻게 비핵화하고 개방화할 것인지는 이명박 정부가 고민하지 않았다. 목표만 있고 해법은 없었던 셈이다.
 
  사실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 원칙과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노태우(盧泰愚)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대북정책 목표는 민족공동체 형성, 화해와 협력, 평화와 번영, 상생과 공영으로 시종여일(始終如一)하다. 박 전 대표의 대북정책 구상에서도 남북 간 ‘신뢰’ 형성은 당연히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이다. 안보와 교류협력의 균형, 남북관계와 국제공조의 균형 역시 역대 어느 정부도 포기할 수 없는 한반도 상황의 당연한 목표다.
 
  그러나 여전히 박 전 대표의 구상에서는 ‘신뢰외교’를 위한 현실적 해법이 잘 보이지 않고 ‘균형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한 구체적 접근이 애매하다. 이명박 정부와 마찬가지로 구호(slogan)만 있을 뿐 해법(solution)이 없어 보인다. 당위적인 구호와 목표만 있을 뿐, 실제로 관철하기 위한 구체적 해법이 부족하다는 점은 바로 박 전 대표의 접근법이 철저히 ‘내 탓 아닌 남 탓’으로 일관하고 있는 데서 잘 드러난다.
 
  대북정책의 핵심인 신뢰외교(trustpolitik)의 두 원칙으로 박 전 대표는 “북한이 한국 및 국제사회와 맺은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점과 “평화를 파괴하는 행동은 확실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신뢰를 강조하면서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한국 속담을 인용해 놓고 정작 신뢰의 조건으로 박 전 대표는 북한이 해야 할 일만 제시하고 있다. 즉 신뢰외교를 위한 북한의 선(先)행동과 대북 경고만 있을 뿐 남측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함으로써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지는 고민하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가 강조해 마지않는 남북의 상호신뢰는 한국이 할 일은 없는 대신 북이 전제조건을 수용해야만 가능한 논리구조로 되어 있다.
 
  대북정책의 또 다른 핵심인 균형정책(alignment policy)에서도 박 전 대표는 교류협력을 위한 조건으로 ‘북한이 남북한 및 국제사회와 맺은 약속들을 지키려는 진정한 협력의 자세’를 먼저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균형정책에 따른 남북관계의 개선도 철저히 북한의 변화가 전제조건으로 자리매김되어 있는 것이다. 결국 박 전 대표의 대북정책은 북에 대한 요구만 있을 뿐 남측의 노력과 액션은 없다. 이른바 선(先) 북한변화론, 선 북한굴복론의 연장선인 셈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와 남북관계 파탄은 기실 높은 목표만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북한의 변화만을 요구하면서 북이 남측의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무작정 남북관계를 중단하는 이른바 ‘기다림의 전략’이었다. 북·미(北美)협상을 거부하고 선 핵포기만을 주장했던 부시(Bush) 행정부가 급기야 북핵 상황이 악화하고 나서야 북미협상을 통해 핵문제 해결에 나섰던 역사적 사실에서도 우리는 일방적 선 요구가 결코 문제를 풀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박 전 대표의 선 북한변화론의 관점이 현실적 해법이 될 수 없음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균형정책’은 김영삼式 왔다갔다 개념
 
  박 전 대표가 제시한 ‘균형정책’은 전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도 비판하고 동시에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도 비판하면서 궁여지책으로 찾아낸 애매한 단어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 개념을 통해 대북 포용정책과 대북 강경정책을 동시 비판하고 있지만 사실 박 전 대표의 균형정책은 안보와 교류협력, 남북관계와 국제공조의 올바른 관계를 잘못 이해한 데서 나온 것이다.
 
  원래 대북 포용정책은 일관되게 안보와 교류협력의 병행, 남북관계와 국제공조의 병행을 강조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 3원칙에 ‘튼튼한 안보’와 ‘화해협력 추진’이 나란히 놓여 있고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 정책은 시종여일하게 ‘남북관계와 한미공조의 선순환’을 추구했다. 올바른 대북정책은 안보와 교류협력, 남북관계와 국제공조의 ‘균형’이 아니라 오히려 ‘병행’이어야 한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균형은 두 가치의 동시 병행이 아니라 둘 중 하나를 오고 가는 냉·온탕에 가깝다. 즉 ‘군사도발을 감행한다면 도발의 대가를 깨닫도록 즉각 대응함으로써’ ‘단호한 입장이 요구될 때는 더욱 강경하고’ ‘북한이 협력의 자세를 보이면 걸맞은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안보와 교류협력을 동시에 병행하는 개념이 아니라 북이 도발하면 최고조의 강경함으로 대응하고 북이 협력적이면 유화적으로 행동하는 ‘김영삼식(式) 왔다갔다 개념’인 것이다. 이는 안보와 교류협력을 병행 불가능한 상호 모순적 관계로 간주함으로써 대북강경과 대북유화가 극적으로 교차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따라서 박 전 대표가 강조하는 안보와 교류협력의 균형은 대북 포용정책하의 병행노선이 아니라 대북강경을 기본으로 하면서 북이 변화하면 손을 내미는 사실상 대북 압박정책에 다름 아니다. 튼튼한 안보는 결코 대북 포용정책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에 포함된 것이다. 대북 포용정책은 남북관계 확대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북한의 협력엔 혜택을 주고 북한의 비협조엔 대가를 지불하게 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균형정책을 언급하면서 박 전 대표가 주문하는 단호함은 또한 전쟁 불사의 과도함까지 우려케 한다. 북의 군사적 도발은 ‘오직 가혹한 대가만을 치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는 박 전 대표는 핵문제와 관련해서도 북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모든 가능한 정책수단’(all possible responses)을 고려해야 한다고 함으로써 군사적 옵션까지를 포함하는 뉘앙스를 주고 있다.
 
  2003년 5월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과 관련해 ‘추가적 조치’(further steps)에만 합의해도 군사적 옵션을 수용한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음을 감안하면 ‘모든 가능한 정책수단’은 분명 전쟁 불사를 의심케 할 만한 용어다. 결국 박 전 대표의 균형정책은 애초 대북 포용정책에 포함된 안보와 교류협력의 병행을 오해한 나머지, 전쟁 불사의 대북 강경을 강조하면서 북이 굴복하면 그때야 협력적 자세가 가능하다는 조건부 입장을 애매하게 ‘균형’이라는 개념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덜 준비된 정책’
 
  결국 박 전 대표의 대북정책은 현실적 해법 없는 공허한 목표, 북한의 선 행동만을 요구하는 일방주의, 사실상 대북 강경정책에 다름 아닌 균형정책, 전쟁 불사의 단호한 응징론 등으로 결정적 한계를 안고 있다. 그러나 대북정책 내용에 대한 평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박근혜 대표가 선택하게 될 입장이다.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에 실패한 것도 사실은 북한의 돌출행동이나 한반도 안보이슈가 생겼을 때, 항상 감정적이고 즉각적인 강경대응으로 일관함으로써 남북관계 파탄과 한반도 긴장고조라는 최악의 상황을 결과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작 북한을 혼내지도, 버릇을 고치지도 못한 채 북에 끌려갈 수 없다는 오기와 고집으로 무대책의 공허한 대응만을 반복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대응은 북이 수용할 수 없는 비현실적 요구만을 문제해결의 전제조건으로 고집하는 바람에 이젠 정세변화를 시도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자승자박(自繩自縛)의 덫이 되고 말았다.
 
  어찌 보면 실제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공식적 대북정책보다도 상황발생 시 지도자가 선택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정치지도자의 대북철학이 좌우하게 된다. 서해교전이 발생했을 때 북에 단호히 대응하면서도 금강산 관광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 철학 때문이었다. 박왕자씨 사망으로 금강산 관광을 중단한 이후 북의 양보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관광재개를 거부한 것은 결국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강경정책 철학 때문이다.
 
  남북관계 개선과 화해협력 증대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추구하는 것은 역대 정부의 동일한 대북정책 목표였다. 다만 이를 이루는 방법으로 대북 포용정책은 화해협력을 토대로 하면서 튼튼한 안보를 지켜 내고 남북관계를 통해 북을 변화시키려는 것이고, 반대로 대북 강경정책은 대북봉쇄와 압박을 기본으로 하면서 북이 변화하면 조건부 교류협력을 하는 것이다. 즉 대북포용은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교류협력이 확대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북한의 도발이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응징하거나 교정을 위한 압박을 가하는 것인 반면, 대북 강경정책은 대북압박과 남북관계 중단을 기본으로 하면서 북이 순응하면 교류협력을 할 수 있다는 인과적 논리구조인 것이다. 그리고 이 차이는 실제상황에서 정책결정자의 선택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결국 집권 후 남북관계를 전망하는 데는 대북포용의 철학과 대북강경의 철학 사이에서 박 전 대표가 어디 서 있는가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이번에 밝힌 대북정책 구상 자체도 한계와 흠결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도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다. 기고문의 마지막 구절은 이렇게 맺고 있다. ‘이제 한국은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아직 덜 준비되어 있다. 더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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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례    (2011-10-09) 찬성 : 219   반대 : 271
이제까지 한국에서 북한을 상대함에 있어서 그들을 능가 할수있는 능력을 발휘 해 본일이 있었던가 반성 해 보아야 한다.

2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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