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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서학, 조선을 관통하다 (정민 지음 | 김영사 펴냄)

깐깐한 고전학자의 눈으로 본 한국 천주교 초기 역사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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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말 서학(西學)의 도래는 주자학 유일사상 체제 아래에 있던 조선을 관통한 일대 사변(事變)이었다. 이 책은 1770년대 중반 서학의 태동기부터 1801년 신유박해에 이르는 초기 천주교회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가톨릭 신자가 쓴 이 나라 가톨릭의 초기 역사지만, 가톨릭이라는 종교를 떠나서도 흥미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서학이라고 하는 ‘이단(異端)’의 사상, 특히 천주(天主)의 존재, 천당과 지옥, 예수의 강생(降生)과 같은 생소한 주장들을 초기 성리학자, 실학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나 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서학을 하나의 학문이 아닌 신앙으로 수용하는 것은 엄청난 결단이었다.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던 가치관에서 벗어나는 것을 넘어서 500년 묵은 사회질서에 대한 도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의 위대함과 나약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신유박해 당시 ‘정치적 생존’을 위해 배교(背敎)했던 정약용은 말년을 앞두고 자신이 간여했던 서학의 역사, 즉 《조선복음전래사》를 집필한다. 이 책을 바탕으로 조선 천주교의 초기 역사를 정리한 다블뤼나 달레 같은 프랑스 신부들은 정약용이 말년에 이르러 다시 천주교로 돌아왔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전을 통해 조선 시대 지성사를 탐구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학문하는 사람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저자는 특히 가톨릭계가 ‘최초의 영세자’ 이승훈의 배교 사실을 애써 덮으려 하는 것이나, 최초의 가톨릭 신자 이벽의 저작으로 존중되어온 《성교요지》가 실은 이벽 사후 80여 년 후 중국에서 활동한 개신교 선교사 윌리엄 마틴 목사의 《인자신법 상자쌍전》을 그대로 베낀 1920년대의 위작(僞作)이라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이를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가톨릭계의 위선과 태만을 매섭게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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