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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두 번 죽은 남자 (리처드 오스먼 지음 | 살림 펴냄)

관절은 삐걱거려도 머리는 핑핑 도는 실버타운의 老탐정들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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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한 MI6(비밀정보국) 요원 엘리자베스, 전직 간호사 조이스, 1980년대 노조운동가 론, 심리상담의 이브라힘…. 영국 시골의 쿠퍼스 체이스 실버타운에 모여 사는 노인들이다. 시도 때도 없이 관절이 삐걱거리기는 하지만 머리 하나는 핑핑 도는 이들은 ‘목요일살인클럽’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동네 경찰서의 미제(未濟) 사건철을 가져다가 추리를 하는 것이 취미다.
 
  전작(前作)인 《목요일살인클럽》에서 자기들이 사는 실버타운 건설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쳤던 이들이 이번에는 새로운 사건에 휘말린다. 엘리자베스의 옛 동료이자 전 남편인 더글러스가 이 실버타운에 나타난 것이다. 그는 거물 마약상을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하다가 2000만 파운드 상당의 다이아몬드를 훔쳤다. 그 다이아몬드의 원주인은 미국의 마피아. 이곳까지 암살자가 찾아왔다가 더글러스의 동료인 신참 요원 퍼피에게 사살당한 후 더글러스와 퍼피는 MI5(보안국)에 의해 안가(安家)로 옮겨진다. 그러나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신으로 발견된다. ‘목요일살인클럽’ 멤버들은 MI5 요원 수 및 랜스와 함께 수사에 들어간다.
 
  누가 그들을 죽였을까? 그럴듯한 가설(假說)이 하나 제시되었다 싶으면, 그 가설은 금방 뒤집힌다. 등장인물들이 무심코 내뱉는 대화나 상황, 풍경 묘사 하나하나가 복선(伏線)을 깔고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팍팍 죽어 나가지만 유혈 낭자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문장이 짤막짤막해 속도감이 있다. 곳곳에 유머와 위트, 그리고 노년에 이르러 발견하게 되는 삶의 지혜와 인간에 대한 배려가 녹아 있다.
 

  ‘두 번 죽은 남자’라는 제목은 중의적(重義的)이다. 죽은 것으로 위장한 적이 있는 더글러스를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지만, 치매 환자를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다. 참, 추리소설을 읽는 것은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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