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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내성 전쟁 (무하마드 H. 자만 지음 | 7분의언덕 펴냄)

인간과 병원균의 끝없는 전쟁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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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영화 〈클레오파트라〉는 하마터면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했다. 영화를 찍는 도중에 주연인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유난히 심각한 종류의 포도알균 폐렴에 걸려 생사의 고비를 오갔기 때문이다. 한때는 그녀가 한 시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때 그녀의 목숨을 구한 약이 있었다. 메티실린이라는 항생제(抗生劑)다. ‘세기의 미녀’의 목숨을 구한 메티실린의 성가(聲價)와, 이 약을 내놓은 영국의 제약회사 비첨제약의 주가(株價)가 치솟는 것은 당연했다.
 
  이 책에는 메티실린 외에도 페니실린, 스트렙토마이신, 반코마이신, 설판아마이드(설파제) 등 누구나 한번 이용해봤을, 수많은 인간의 목숨을 건진 ‘기적의 항생제’들의 이름이 줄줄이 등장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내성(耐性)이 생기면서 항생제의 효능이 떨어진다. 그러면 인간은 그 내성을 극복할 다른 항생제를 찾아 나선다.
 
  ‘내성 전쟁’의 역사를 다룬 이 책에는 수많은 영웅과 반(反)영웅들이 등장한다. 인류를 병마(病魔)에서 구해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헌신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남의 업적을 가로채고, 자신의 성취를 과장하고,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용납하기 어려울 정도로 의료 윤리에 반하는 행동을 한 이들도 있다.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 중에는 파스퇴르, 코흐, 플레밍 등 면역학의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이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는 다르다. 하지만 세균의 내성 메커니즘이 매우 오래되었으며 인간 활동이나 현대 의학의 성과보다 먼저 생겨났다는 사실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정신없이 새로운 변이를 만들어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휘둘려 맥을 못 추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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