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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유럽사이야기 (D. H. 로렌스 지음 | 페이퍼로드 펴냄)

《차타레이 부인의 사랑》의 작가가 쓴 교양 유럽사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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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이름을 보고 한순간 눈을 의심했다. D. H. 로렌스? 《차타레이 부인의 사랑》의 그 소설가? 책날개에 있는 작가 소개를 보니, 동명이인(同名異人)이 아니었다. 그것만으로도 구미가 당겼다. 《차타레이 부인의 사랑》을 쓴 작가는 유럽사를 어떻게 요리했을까?
 
  사실 100년 전 옥스퍼드대학에서 교양유럽사로 나온 이 책을 접한 독자들은 다른 의미에서 당혹감을 느꼈다고 한다. 저자 이름은 로렌스. H. 데이비슨으로 되어 있는데, 그런 이름의 역사가는 없었기 때문이다. 로렌스. H. 데이비슨은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라는 이름을 살짝 비틀어 만들어낸 필명이었다.
 
  왜 그래야 했는지 지금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외설소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작가의 이름으로 옥스퍼드대학이 교양역사서를 낼 수는 없었을 테니까.
 
  소설가가 쓴 교양역사서답게 책은 쉽고 재미있게 잘 읽힌다. 로마에서부터 시작해 기독교의 등장,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 중세, 르네상스, 종교개혁, 근대 절대군주정 등을 거쳐 프랑스혁명, 이탈리아의 통일, 프로이센의 등장과 독일의 통일에 이르는 유럽의 역사가 마치 잘 만든 다큐멘터리 드라마처럼 이어진다.
 

  소설가이지만 로렌스는 요즘 우리나라의 인기 있다는 역사 강사들처럼 ‘썰’을 풀지 않는다. 스토리를 이어가기 위해 무리하거나, 자신의 설익은 사관(史觀)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저자는 서문에서 사실만을 나열하며 담백하게 쓰인 기존 역사서, 사진처럼 생생함을 추구하는 역사서, 과학처럼 논리와 인과(因果)를 중시하는 역사서를 모두 비판한다. 그러면서 사실을 인용함에 있어서는 담백하고, 물 흐르듯 생동감 넘치면서, 세계와 역사를 보는 시야는 넓고 풍부한 역사서를 내놓는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유럽의 교양인은 이랬구나!’ 하는 찬탄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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