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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철의 폭풍 (오키나와타임스 편집 | 산처럼 펴냄)

전쟁의 지옥도 속에 펼쳐지는 다양한 인간 드라마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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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년 4월부터 6월23일까지 벌어진 오키나와 전투는 끔찍한 악몽이었다. 미군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4만6000여 명의 전사자를 비롯해 10만명의 사상자를 냈다. 일본 측은 11만명의 전사자를 냈다. 그 밖에 12만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이 책은 오키나와 전투에 휘말려 덧없이 쓰러져간 오키나와 민간인들의 이야기다. 공무원, 교사, 민간방위대원, 기자, 철혈근황대로 편성된 학생, 시골 농민 등. 그들은 군대가 시키는 대로 산간의 동굴로, 방공호로, 마을로, 해안으로 정처 없이 내몰리다가 쏟아지는 포탄에 찢겨 죽고, 굶주려 죽고, 미군에게 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수류탄을 터뜨려 죽었다.
 
  이 지옥도 속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몸부림치다가 목숨을 잃은 현(縣)지사나 교장 같은 인물이 있는가 하면, 적(敵)인 미군과는 제대로 싸우지 못하면서 가련한 피란민들 위에서는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는 군인들도 있다.
 
  “자꾸만 우는 아기 때문에 위치가 탄로 난다”며 칼을 겨누고 협박하는 하사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기를 죽인 후 미쳐버린 어미가 있는가 하면, 걸핏하면 주민과 부하들을 간첩으로 몰아 죽이지만 정작 자신은 미군에게 곱게 항복하는 육사 출신 장교도 나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키나와 주민들과 함께 죽음의 피란길을 헤매다 보면 “사람들은 평범하지만 안온한 생활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피비린내 나는 전장에 내몰려 절망의 구렁텅이에 떨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절감했다”는 평범한 말이 평범하지 않게 다가온다.
 
  동굴 방공호 안에서도 신문을 찍다가 주민들과 고난을 함께 겪어야 했던 《오키나와신보》 기자들의 이야기는 특히 가슴 뭉클하다. 그들은 자신과 피란민이 겪은 참상을 기록으로 남겼고, 신문사가 《오키나와타임스》로 제호를 바꾼 후인 1950년에 이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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