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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살아남은 그림들 (조상인 지음 | 눌와 펴냄)

波瀾의 시대를 산 근현대 화가 37인의 작품과 삶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talkto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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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캔버스 너머에도 사연(事緣)이 있다. 제목이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읽고 나면 오히려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생존(生存)’에 성공한 그림들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다 죽게 생겼는데 그림은 무슨 그림” “그깟 그림이 무슨 밥을 먹여준다고”. 식민지배·해방과 전쟁 등으로 목숨을 부지하기도 어렵던 시절, 화가로 살던 이들이 일상처럼 들었던 말이다. 그런데도 붓을 놓지 않았던 37인의 고군분투기다. 총탄이 날아드는 피란길에도 스케치북을 들고 다니며 잿빛 세상을 오색(五色) 물감으로 칠했다. 이중섭·박수근·나혜석·이우환 등을 비롯해 구본웅·오지호·유영국·변관식·김창열·김환기·이승조 등 각자의 영역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들의 삶과 작품을 담았다.
 
  이 중에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도, 생계를 유지하려 막노동을 한 이도 있다. 그림이 영원히 사라지고 말거나, 혹은 사라질 뻔한 위기를 넘긴 경우도 많다. 실제로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과 작가 이상의 친구였던 구본웅의 그림은 상당수가 전쟁 와중에 불타버렸다. 이중섭의 그림 여러 개는 친구 박고석의 집에서 불쏘시개로 한 줌 재가 됐다. 월북화가 이쾌대의 그림은 한국에 남은 부인이 다락방에 꽁꽁 감추어둔 덕에 엄혹한 시절을 견뎌내고 다시 빛을 볼 수 있었다. 1940년 전후에 완전 추상을 이룬 유영국의 초기작들은 망실된 지 반세기가 지난 뒤에야 딸 유리지와의 협업으로 다시 제작돼 비로소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저자 조상인은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미술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부터 《서울경제신문》에서 미술·문화재 분야 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 그림 보는 것을 업(業)으로, 글쓰기를 천직(天職)으로 알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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