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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선진 철학에서 개인주의의 재구성 (고은강 지음 | 도서출판 눌민 펴냄)

동양에서도 ‘개인’은 있었나?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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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개인(個人)’은 근대 서구(西歐)의 역사적 소산이라고 한다. 개인에 바탕을 둔 개인주의, 자유주의 역시 마찬가지다. 동아시아에서 인간은 오직 관계 속에서 정의되어 왔고, 동아시아 사회의 맥락에서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통념이다. ‘개인의 발견’이 없었던 것이 동양이 근대화에 뒤진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은 거의 정설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러한 ‘통념’에 도전한다. 《순자(荀子)》 《관자(管子)》 《한비자(韓非子)》 《상군서(商君書)》 《열자(列子)》 등 선진(先秦·진나라 이전) 시대 고전 등을 뒤져 개인과 자유의 단초들을 찾아낸다. 예컨대 순자가 강조했던 예치(禮治)는 예를 가지고 신분에 따라 인간을 통제하려 했던 것이라기보다는 ‘욕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을 적절히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로 해석하는 식이다. 《한비자》 《상군서》 《관자》 등 법가(法家)의 문헌들에 대해서도 저자는 “예와 법으로 대표되는 공동체의 질서를 전면에 내세우는 문헌이지만, 그 근본에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긍정과 그에 수반되는 개인의 이익에 대한 고려가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연대(連帶)하는 개인’은 근대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정의”라면서 “개인, 개인성(個人性)의 희생으로 이루어지는 평등과 연대는 무의미하다는 말을 ‘자유, 평등, 연대’와 가장 무관한 듯 보이는 중국 고대 사상가들의 문헌을 통해 말하고자 했다”고 한다.
 
  중국 고대 철학 속에서 개인과 자유를 발견해보려는 시도가 흥미롭다. 하지만 문제 제기에 그칠 뿐, 저자가 발견한 선진 철학 속의 개인과 자유가 서양이 발견한 근대적 개인과 자유와는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좀 더 깊은 논의까지는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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