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 한 권의 책

동경 (이시카와 다쿠보쿠 글 | 엄인경 옮김 | 필요한책 펴냄)

불타는 스무 살 시인의 현란한 변주곡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일본 ‘국민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1886~1912)가 스무 살 성년이 되던 해인 1905년에 낸 첫 시집 《동경》이 국내 최초 완역되었다. 500부 ‘넘버링’ 한정판으로 발간됐다. 원문과 번역문이 같이 실려 시적 흥미를 살렸다.
 
  굳이 다쿠보쿠라는 시인을 몰라도, 불타는 열정이 느껴지는 시들로 가득차 독서가 즐겁다. 바다, 가슴, 초록, 생명 등의 원초적 힘을 가진 시어들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읽는 내내 현란한 이미지에 머릿속이 붕 뜨는 기분이다. 상징주의, 낭만주의로 변주된 노래를 부르는 재미가 이런 것이다. 스무 살에 이런 현란한 시를 썼다는 사실이 놀랍다. 마치 인생을 아는 듯한 겉멋도 들지만 겁 없는 청춘이지 않은가.
 
  다쿠보쿠는 훗날 《동경》 내던 시절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때 나에게는, 시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겁 없던 시절, 세상의 고통을 질근질근 씹으며 시밖에 모르던 시절에 쓴 시다.
 
  시를 따라가 보면, 화려한 색상의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다채로운 언어 구사 때문이다. 독자는 그림 속 주인공이 되어 한껏 멋스럽게 고독을 즐기고 어둠과 절망을 사랑하게 된다.
 
  보라, 강철색 하늘 깊이
  빛을 잉태했는가, 아아 어둠은
  빛을 낳는가, 아니리 아니리.
  죽음 없고, 삶 없는, 이 세계,
  불멸은 그저 흘러가노라.
 
  -‘번갯불’ 중에서⊙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104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정기구독 이벤트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