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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의 ‘시사와 역사로 주역을 읽다 以事讀易’ 〈8〉

‘풍운아’ 홍준표의 명운, “그 주선하는 바가 잘 갖춰지면 으뜸으로 길하다”

글 :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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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초년, “九二는 밟아가는 길이 평탄하니 속마음이 그윽한 사람이라야 반듯하고 길하다”(주공)
⊙ “九五는 견결하게 밟아가니 반듯해도 위태롭다”… 대권도전과 독선으로 인한 실패 보여줘
⊙ ‘으뜸으로 길한 것[元吉]이 맨 위에 있으니 크게 좋은 일이 있다’… 公人으로서 말년운 좋을 것

이한우
1961년생. 고려대 영문학과 졸업, 同 대학원 철학과 석사,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박사 과정 수료 / 前 《조선일보》 문화부장, 단국대 인문아카데미 주임교수 역임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4·15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사진=조선DB
  이번 호가 발간됐을 때, 홍준표(洪準杓)라는 정치인이 국회의원에 당선돼 있을지 떨어져 있을지 알 수는 없다. 이 글을 쓰는 현재는 국회의원 선거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정당 대표를 지내고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한 차례 출마한 기록을 가진 홍준표는 여전히 야권의 유력한 대선(大選) 후보 중 한 사람이다. 게다가 검사 시절을 제외하더라도, 20년 넘게 공직 활동을 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역(周易)》으로 진단해보기에 적합한 인물이다.
 
  64괘와 각각의 효(爻)들을 훑으면서 현재 모진 시련기를 보내고 있는 홍준표라는 인물의 공적인 삶 전체를 보여줄 수 있는 괘를 찾았는데, 묘하게도 지난번 정세균 총리와 같은 천택리(天澤履)괘(☰☱)에서 그의 지난 역정을 읽어낼 수 있었다. 참고로 지난번에는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정 총리의 전반적인 정치적 명운을 보는 문제는 제쳐두고 당장 ‘코로나19’ 사태를 정 총리는 어떤 자세로 임해야 그나마 큰 허물이 없을지 짚어보는 데 초점을 두려 한다. 일반적으로는 괘(卦)를 통해 상황을 점검하고 효를 찾아 들어가는 방식을 취하지만 지금과 같은 비상상황에서는 곧장 효로 들어가 해결책을 찾아보는 방법 또한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履)괘 전체의 효를 통해 홍준표라는 한 공인의 행적을 짚어보고 미래를 진단하려 한다. 《주역》에는 실제로 괘 하나를 통해 한 인물 전체의 역정을 추출해낼 수 있는 괘들이 있다. 예를 들면 건(乾)괘(☰☰)의 여섯 효는 고스란히 순(舜) 임금의 생애를 체현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평민으로 태어나 왕위에까지 오르는 임금들이 대체로 이에 해당한다. 한(漢)나라를 세운 유방(劉邦)도 여기에 해당하며, 우리 역사에서는 왕건(王建)이 비교적 이에 근접한다. 또 겸(謙)괘(☷☶)의 경우 여섯 효가 대체로 주(周)나라 주공(周公)의 이력과 일치한다.
 
 
  卦를 갖고 인생을 진단하다
 
검사 시절 홍준표는 권력에 맞선 ‘모래시계 검사’로 알려졌다. 사진=조선DB
  조선에서도 그런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성종실록(成宗實錄)》 1477년(성종 8년) 12월 2일에 종친인 주계부정(朱溪副正) 이심원(李深源)이 올린 차자(箚子·약식상소)에 이런 말이 나온다.
 
  “세조대왕(世祖大王)께서 예종(睿宗)에게 훈계하시기를 ‘나는 둔괘(屯卦)에 해당하고, 너는 태괘(泰卦)에 해당한다. 일은 세상의 변천에 따를 것이니 만일 네가 나의 행적에 거리껴서 변통(變通)을 알지 못하면 소위 둥근 구멍에 모난 자루(圓鑿而方柄·원착이방병) 격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조선시대 때 《주역》에 능통하던 임금으로는 세종·세조·선조·숙종·정조 등을 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세조의 《주역》 사랑은 각별해, 당대 최고 학자들에게 명해 구결(口訣)을 다는 작업까지 할 정도였다. 실제 역사를 보면 예종은 사실상 태평성대를 뜻하는 태괘에 이르지 못했고, 어린 나이에 한명회(韓明澮) 등 권신(權臣)들에 의해 독살된 것으로 보인다. 아마 태평을 바랐던 세조의 희망과 더불어 걱정에 해당하는 부분, 즉 “일은 세상의 변천에 따를 것이니 만일 네가 나의 행적에 거리껴서 변통을 알지 못하면 소위 둥근 구멍에 모난 자루 격이 된다”에 걸려든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러한 경우를 살펴본 이유는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괘와 등치시키는 사례에 주목하기 위함이다.
 
  사실 괘 전체를 갖고서 그 삶의 행적을 점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홍준표라는 인물은 그런 점에서 오랜 정치인 활동을 비롯해 유력 정당의 대통령 후보까지 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괘를 통한 진단의 대상이라 할 수 있다.
 
 
  ‘평소 길을 밟는 대로 간다’는 것
 
  천택리괘(☰☱)의 맨 아래 양효(陽爻), 즉 초구(初九)부터 시작해보자. 이에 대해 주공(周公)은 효사(爻辭)에서 이렇게 말을 달았다.
 
  “초구는 평소 길을 밟는 대로 가면 허물이 없다[素履 往 无咎].”
 
  그리고 공자는 이를 다음과 같이 풀어냈다.
 
  “평소 길을 밟는 대로 간다는 것은 오직 자신이 바라는 바를 행하는 것이다.”
 
  이는 검사도 공직이라는 점에서 검사 시절 홍준표와 관련지어 풀어낼 수 있다. 그는 1990년대에 이미 ‘모래시계 검사’라는 명성을 얻으며 권력형 비리를 정면으로 파고드는 정의로운 검사상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素)의 깊은 의미다.
 
  이괘(履卦)의 맨 아래 첫 양효에 대해 공자는 ‘평소 (길을) 밟는 대로 간다는 것은 오직 (자신이) 바라는 바를 행하는 것[行願]’이라고 풀었다. 이는 평소[素]에 초점을 맞춰 억지로[力=勉强] 하거나 구차스럽게[苟=偸] 하지 않고서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나 생각하는 바[所願=所安]를 행할 뿐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를 강조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오직[獨]’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왜 이괘의 초구(初九)는 이 점을 강조한 것일까? 공자는 또 잡괘전(雜卦傳)에서 ‘이(履)는 일정한 거처가 없는 것[不處=行進]’이라고 했다. 문제는 어떻게 나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정이천(程伊川)의 풀이는 정곡을 찌르고 있다.
 
 
  ‘속마음이 그윽한 사람’
 
  “초구는 가장 낮은 곳[初]에 처해 본래부터 아래에 있는 자이지만 양강(陽剛)의 자질을 가져 위로 나아갈 수 있으니 만약에 본래 그 낮은 지위의 소박함[素]을 편안히 여기면서[安] 일을 해간다면 허물이 없다. 사람이 빈천한 본래 지위의 소박함에 스스로 편안해하지[自安] 못하면 그 나아감이 탐욕스럽고 조급하게 움직이게 되고, 빈천함에서 벗어나려고만 할 뿐 세상을 위한 유의미한 일[有爲]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미 자리에 나아가게 되면 반드시 교만하고 분수에 넘칠[驕溢] 것이니 나아가면 허물이 있다. (반면에) 뛰어난 이[賢者]는 그 본래의 지위에 편안해하면서 평소의 소박함을 밟아가서[履] 어디에 처하더라도 도리를 즐기고[樂=樂道] 자리에 나아갈 경우는 유의미한 일을 도모해 좋지 않음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그 평소 밟아가는 길[素履]을 지키는 것이다.”
 
  천택리괘(☰☱)의 밑에서 두 번째 양효, 즉 구이(九二)에 대해 주공은 효사에서 이렇게 말을 달았다.
 
  “구이는 밟아가는 길이 평탄하니 속마음이 그윽한 사람이라야 반듯하고 길하다[履道坦坦 幽人 貞吉].”
 
  이에 대해 공자는 ‘속마음이 그윽한 사람이라야 반듯하고 길하다[幽人貞吉]는 것은 마음속[中=心中]이 스스로 어지럽지[自亂] 않기 때문’이라고 풀었다. 구이는 가운데 있지만 음의 자리라 자리는 바르지 않고[不正位] 육삼(六三)과는 유비(有比)이지만 초구와는 무비(無比)다. 그리고 바른 자리에 있는 구오(九五)와는 둘 다 양효라 호응하지 않는다. 이런 점을 감안해 풀어가 보자.
 
  공자는 효사 중에서 ‘밟아가는 길이 평탄하니’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런 풀이는 이괘의 어떤 모습에서 추출한 것일까? 정이천의 풀이다.
 
 
  군자의 길
 
2011년 홍준표 대표는 그의 리더십에 대한 내부 반발 등으로 한나라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진=조선DB
  “구이는 (양강의 자질이긴 하지만) 부드러운 자리에 있어[居柔=居陰] 너그러움과 넉넉함[寬裕]이 적중함을 얻었다[得中].”
 
  가능한 한 좋은 요인들에 초점을 두고서 이괘를 풀이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밟아가는 바[所履]가 평탄하여 평온하고 쉬운[平易] 도리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자 풀이의 깊은 뜻을 알 수 있다. 겉으로는 양강(陽剛)이지만 반드시 속마음이 그윽한[幽] 사람이라야 반듯하고 길하다고 한 것이고 ‘속마음이 그윽한 사람’이란 ‘마음속[中=心中]이 스스로 어지럽지[自亂] 않은 사람’이라고 곡진하게 풀어냈다.
 
  마음속이 어지러운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 그것은 소인의 마음이다. 소인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마음속이 어지럽다. 이 점은 반대로 군자에 대한 공자의 정의(定義)를 통해 알아낼 수 있다. 《논어(論語)》 ‘헌문(憲問)’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군자의 길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나는 그 어느 것에도 능하지 못하다. 어진 사람[仁者]은 근심하지 않고[不憂] 사리를 알아 사람을 볼 줄 아는 사람[知者]은 미혹되지 않고[不惑] 용기를 가진 자[勇者]는 두려워하지 않는다[不懼].”
 
 
  勇者 홍준표
 
  이괘의 구이에 대한 이 같은 풀이는 대체로 의원 홍준표의 초반기와 겹친다. 1996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를 시작해 서울 송파에서 당선됐다. 중간에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했지만 2000년 사면돼, 2001년 동대문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재선의원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벌이며 김대중 정권을 뒤흔든 ‘최규선 게이트’의 도화선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200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의 다수 후보가 서울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으나 다시 동대문구에서 당선돼 거물급 3선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인자(仁者) 지자(智者) 용자(勇者) 중에서 홍준표는 적어도 용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독고다이’라고 부르듯이 특정 계파에 속하기를 거부하고 독자 노선을 견지한 그는 2006년 서울시장 경선에 나서 오세훈에게 패했다. 2007년에는 대통령 선거 한나라당 경선에 나섰으나 4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돼 4선 의원이 된 그는 한나라당 원내대표까지 거머쥐는 데 성공한다.
 
  시련 속에서도 그는 전진했다. 2011년 한나라당 대표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4개월 만에 쫓겨나다시피 그만뒀고 설상가상으로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낙선했다. 이때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적 민심이 극에 이를 때였다. 중진정치인 홍준표의 시대를 마치 본 것과 같은 풀이가 이괘의 밑에서 세 번째 음효, 즉 육삼(六三)이다. 먼저 주공의 말이다.
 
 
  호랑이 꼬리를 밟아…
 
  “육삼은 애꾸눈이 보고 절름발이가 밟아가는 것이다. 호랑이 꼬리를 밟아 사람을 무니 흉하고 무인(武人)이 대군(大君)이 되었다[眇能視 跛能履. 履虎尾咥人凶 武人爲于大君].”
 
  이에 대해 공자는 ‘애꾸눈이 본다는 것은 밝게 볼 수가 없음이요 절름발이가 밟아간다는 것은 더불어 갈[與行] 수 없음이다. 사람을 물어 흉한 것은 지위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요 무인이 대군이 된다는 것은 뜻만 굳세기 때문이다’라고 풀었다. 이는 효사를 4개로 나눠 하나하나 풀어낸 것이다. 먼저 앞의 2개에 대해 정이천은 이렇게 풀었다.
 
  “육삼은 음효로 양의 자리에 있어 뜻은 강해지려는 데 있으나 몸체[體]가 음효인데다가 부드러우니[陰柔] 어찌 그 밟아가는 바[所履]를 굳건히 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장님이나 애꾸눈이 보는 것과 같아서 그 보는 바가 밝지 못하고[不明] 절름발이가 길을 가는 것과 같아서 그 가는 곳이 멀지 못하다[不遠].”
 
  정이천은 공자가 말한 ‘더불어 갈[與行] 수 없음’을 “그 가는 곳이 멀지 못하다[不遠]”고 풀었다. 멀리 갈 수 없다는 말이다. 그것은 개인의 정치적 욕심이 앞서 나라의 원대한 그림과 자신을 일치시키지 못했던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어서 공자는 ‘사람을 물어 흉한 것은 지위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요’라고 했다. 음효(陰爻)로서 밝지 못한 자[不明]가 양의 자리에 있으면서 호랑이에 해당하는 상괘인 건(乾)괘에 맞서려는 형국이니 호랑이가 사람을 물었다고 한 것이다.
 
  호환(虎患)은 옛날부터 흉한 일 중에서도 흉한 일로 여겼다. 그리고 무인(武人)의 비유도 자질은 안 되면서 뜻만 강한 자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런 사람이 대군(大君)이 됐다는 것은 사리는 모르고 뜻만 강한데 요행히 높은 자리에 올랐다는 말이다. 이는 곧 패망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이천은 그래서 이를 “중정을 얻지 못했으면서 뜻만 굳세어 곧 여러 양과 함께하니 결국 굳세고 조급하게 행동하다가 위험에 빠져 흉하게 된다”고 했다.
 
 
  경남지사에서 大選 출마까지
 
홍준표는 박근혜 탄핵 이후 침몰해가는 자유한국당을 이끌고 2017년 5월 대선에 나섰다가 패배했다. 사진=조선DB
  이번에는 이괘의 밑에서 네 번째 양효, 즉 구사(九四)를 먼저 보고서 홍준표의 이력을 점검하도록 한다. 먼저 주공의 효사다.
 
  “구사는 호랑이 꼬리를 밟았으나 두려워하고 또 두려워하면 끝내는 길하다[履虎尾愬愬終吉].”
 
  이에 대해 공자는 ‘두려워하고 또 두려워하면 끝내는 길하다[愬愬終吉]는 것은 (일을) 행하려는 데 뜻이 있다’는 말이라고 풀었다. 즉 주공의 효사 중에 ‘호랑이 꼬리를 밟았으나’ 부분은 생략하고 뒷부분만 풀어낸 것이다. 사실 효의 몸체와 자리만 놓고 보면 대단히 흉하다. 양효로서 음위에 있으니 자리가 바르지 못하고 비록 아래로는 유비(有比)관계이나 바로 위의 임금 자리에 있는 구오(九五)와는 무비(無比)에다가 아래의 초구와는 같은 양효여서 무응(無應)이다. 이런 제반 부정적 요소들이 한데 모여 ‘호랑이 꼬리를 밟았다[履虎尾]’는 풀이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그냥 머물지 말고[不處] 일의 이치를 밟아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일을 행한다면[行=履] 당장은 아니어도 끝에 가서는 길할 수 있다는 조건부 긍정일 뿐이다.
 
  이괘의 구사(九四)는 대체로 홍준표가 경남지사로 있다가 지난 대선 후보로 출마했을 때까지일 것이다. 총선에서 패한 그는 야인(野人)생활에 들어갔는데 몇 달 안 가서 당시 김두관 경남지사가 대선 출마를 이유로 사퇴하는 바람에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어렵사리 정치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3년6개월 지사 시절 그는 비교적 좋은 평판을 받았고, 2016년부터 자연스럽게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박근혜 탄핵으로 갑작스레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가 24%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다시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시절이 시작됐다.
 
 
  독선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다?
 
  2017년 자유한국당 대표에 올랐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참패하는 바람에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떠났고, 그동안 맡고 있던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직도 내놓았다. 2019년 2월에는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하다가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2020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컷오프돼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이다. 그의 당선 여부는 이후 그의 정치적 미래와 직결돼 있다. 지금까지 이괘의 4효가 대체로 그의 행보와 일치했다는 점을 감안해 남은 두 효를 통해 그의 미래를 짚어보자.
 
  이괘의 밑에서 다섯 번째는 그의 제왕운과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먼저 주공의 효사다.
 
  “구오(九五)는 견결하게 밟아가니 반듯해도 위태롭다[夬履貞厲].”
 
  다소 모호하다. 이에 대해 공자는 ‘견결하게 밟아가니 반듯해도 위태롭다[夬履貞厲]는 것은 자리가 딱[正] 그러하기 때문’이라고 풀었다. 먼저 주공의 효사 부분을 보자. 이괘의 구오는 중정(中正)을 얻었는데 왜 이처럼 ‘반듯해도 위태롭다[貞厲]’라는 부정적 판단을 내린 것일까?
 
  그 실마리는 쾌(夬)에 있다. 쾌는 지나치게 강하게 결단하는 것[剛決]이다. 이런 부정적 해석을 하게 되는 것은 구오는 아래위로 무비(無比)인데다가 구이(九二)와도 같은 양효로 무응(無應)이다. 전형적으로 홀로 똑똑함을 내세우는 임금의 모습이다. 공자의 ‘자리가 딱 그러하기 때문’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독불장군 임금의 모습을 지적한 것이다. 스스로 ‘독고다이’라고 한 홍준표의 자평과도 부합한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대권을 쥐었을 때 독선적 행태로 위태로움에 빠질 수 있다고 볼 수 있고, 또 하나는 대권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독선적 행태로 뜻을 이루지 못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해석은 열어놓는다.
 
 
  홍준표의 말년운은?
 
  이제 그의 공인으로서의 말년운이다. 먼저 주공의 효사다.
 
  “상구는 밟아가는 것을 보아 상서로울지를 고찰하되 그 주선하는 바가 잘 갖춰지면 으뜸으로 길하다[視履 考祥 其旋 元吉].”
 
  이에 대해 공자는 ‘으뜸으로 길한 것[元吉]이 맨 위에 있으니 크게 좋은 일이 있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일단 주공의 효사 중에서 앞부분, 즉 ‘밟아가는 것을 보아[視履] 상서로울지를 고찰하되[考祥] 그 주선하는 바[旋=周旋]가 잘 갖춰지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시작을 삼가고 이어서 일의 진행을 빈틈없이 잘 처리해서 그 끝을 잘 마쳤을 경우에는 크게 좋은 일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정이천은 이를 짧게 “사람이 일을 행함에 있어 좋은 마무리가 있음[有終]을 귀하게 여긴다”고 풀었다. 대선에서의 성패와 상관없이 도리를 잘 밟아갈 경우 말년운은 좋다는 뜻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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