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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의 ‘시사와 역사로 주역을 읽다 以事讀易’ 〈3〉

이낙연, ‘그 병을 덜되 빠르게 하면 기쁨이 있어 허물이 없다’

글 :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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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조, 우레와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거세자 《주역》의 괘 중에서 이름에 ‘뇌(雷·우레)’가 들어간 괘들을 모아 경계하면서 신하들에게 求言
⊙ 문재인 대통령이 처한 상황은 규괘(暌卦·☲☱)… 이낙연 총리가 속한 네 번째 효는 양효지만 김정숙·이해찬 배제하면 음효, 손괘(損卦)가 된다
⊙ 뭔가 윗사람으로부터 도리를 통한 믿음을 얻고 때에 적중하면[時中] 기회는 있다
⊙ 굳셈을 덜어내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데에 때가 있다

이한우
1961년생. 고려대 영문학과 졸업, 同 대학원 철학과 석사,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박사 과정 수료 / 前 《조선일보》 문화부장, 단국대 인문아카데미 주임교수 역임
국회에서 답변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이 총리는 차기 대권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조선DB
  지금까지 두 번에 걸쳐 조국(曺國) 전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의 명운(命運)을 《주역(周易)》으로 짚어보았다.
 
  조국 전 장관 경우에는 먼저 그와 비슷한 환로(宦路·관직의 길)를 걸은 조선시대 홍국영을 먼저 살펴보고 홍국영이 속해 있는 손괘(損卦)의 맨 아래 첫 양효를 통해 그의 행로를 전망했다. 실제로 홍국영과 비슷하게 그는 지금 파가(破家)의 길을 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경우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즉 문 대통령이 현재 처해 있는 역학관계를 계층별로 점검해 여섯 효를 찾아내 규괘(暌卦)가 문 대통령이 처한 상황임을 찾아내고 그에 입각해 《주역》이 어떤 진단을 내리고 있는지 짚어보았다. 썩 좋은 전망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이낙연(李洛淵) 국무총리가 대권에 도전하려 한다니 그 성패를 《주역》의 도움을 빌려 알아보고자 한다.
 
 
  공자가 말하는 《주역》 사용법
 
  이번에는 공자(孔子)가 제시한 《주역》 사용법을 그대로 적용해볼 것이다. 이처럼 《주역》 사용법은 딱 한 가지가 아니라 인물에 따라 여러 가지 중에서 하나를 잘 골라 쓸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서죽(筮竹)이라 해서 점치는 대나무를 쓰는 방법도 있다고 하나, 필자는 그런 방법은 따르지 않는다. 얼마든지 공자의 방식으로도 실상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단(豫斷)은 없다. 하나하나씩 공자의 방법을 따라가 보자. 공자는 《주역》 사용법과 관련해 그의 계사전(繫辭傳)에서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평소 가만히 있을 때에는 그 상(象)을 살펴보면서 그 말을 음미하고, 일에 나설 때에는 그 달라짐[變]을 살펴보면서 그 점(占)을 음미한다. 이 때문에 하늘에서 도움을 주니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여기서 상(象)이란 괘(卦)를 말하고, 달라짐[變]이란 효(爻)를 말하며, 점(占)이란 미래를 알아내는 것[知來]을 말한다. 점이라고 해서 그냥 점을 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문맥에서도 점이란 미래의 조짐에 대한 판단 결과를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번 더 풀자면, 평소 별다른 일이 없을 때에는 자신이 어느 상황에 속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62개의 괘를 잘 짚어봐야 한다는 뜻이다. 건괘와 곤괘는 이상적인 괘라 현실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64개가 아니라 62개의 괘만 점검하면 된다. 그리고 일을 하려고 하면 비로소 달라진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서 행동할 것인지 말 것인지, 또 어떻게 누구와 어떤 규모로 일을 벌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이때는 괘 속의 효가 도움을 준다.
 
 
  正祖가 보여주는 괘 사용법
 
정조.
  《정조실록》 1796년(정조 19년) 10월17일자에 정조가 내린 교서는 ‘평소 가만히 있을 때에는 그 상(象)을 살펴보면서 그 말을 음미하고’가 무슨 뜻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물론 한두 개를 골라야 하는데 15개나 고른 것은 그만큼 정조가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고 번잡스러운 자신의 성품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역》의 정확한 사용법은 아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주석을 달았다.
 
  〈번개와 천둥이 치고 비바람이 치면서 새벽이 될 즈음에 (하늘이) 경고(警告)해주었으므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재변이 닥치거나 상서(祥瑞)가 오는 것은 모두 사람이 불러들이는 것이다. 나 한 사람이 덕이 부족하여 하늘의 마음을 제대로 기쁘게 해드리지 못한 탓으로 불안하고 좋지 못한 현상이 때 아닌 때에 일어났으니, 재변(災變)을 소멸시키고 좋은 방향으로 돌리는 방책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책임을 돌려야 할 것이다. 오늘부터 3일 동안 감선(減膳·반찬 가짓수를 줄임)을 하도록 하라. 언관(言官)의 직책에 있는 자들은 나의 말을 기다리지 말고 또한 말을 해줄 것이며, 기타 관직에 몸담고 있는 자들도 각기 자기 위치에서 진달하도록 하라.
 
  《주역》에 이르기를 “평소 가만히 있을 때에는 그 상을 살펴보면서 그 말을 음미하고, 일에 나설 때에는 그 달라짐을 살펴보면서 그 점을 음미한다”고 했다. 하늘과 사람은 이치가 하나이니 두드리면 응하는 법이다. 그러니 어찌 감히 인사(人事)를 다함으로써 기필코 하늘의 마음을 감동시키려고 힘쓰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수뢰둔괘(水雷屯卦)의 상사(象辭·대상전)에는 “경륜(經綸)하다”[註·둔괘 대상전 전문 “구름과 우레가 준(屯)(이 드러난 모습)이니 군자는 그것을 갖고서[以] (천하를) 경륜한다”]라고 했다.
 
  뇌지예괘(雷地豫卦)의 단전(彖傳·문왕의 단사(彖辭)에 대한 공자의 풀이)에는 “굳셈[剛·양효]이 (다른 모든 음효에) 호응한다”[註·예괘 단전 전문 “예(豫)는 굳셈이 (다른 모든 음효에) 호응해 뜻이 실행되고 고분고분함으로써 움직이는 것이니 즐거움[豫]이다. 즐거움이란 고분고분하게 움직인다. 그래서 하늘과 땅도 이와 같은데 하물며 후[侯]를 세우고 군사를 출동하는 것에 있어서이겠는가? 하늘과 땅은 고분고분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해와 달이 어긋남이 없고[不過] 사계절이 한 치의 오차도 없다[不忒]. (이와 마찬가지로) 빼어난 이[聖人]도 고분고분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형벌은 맑게 집행되어 백성들이 복종한다. 예의 때와 마땅함[時義]은 크도다”]라고 했다.
 
 
  ‘스스로를 세워 지향하는 바를 바꾸지 않는다’
 
  택뢰수괘(澤雷隨卦)의 단전에는 “때를 따르는 것의 마땅함[隨時之義]이 크도다”[註·수괘 단전 전문 “수(隨)는 굳셈이 내려와서 부드러움[柔·음효]에게 몸을 낮추고서 움직여서 기뻐하는 것이니 그래서 따른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크게 형통하고[大亨] 반듯하여 허물이 없어 천하가 때를 따른다[隨時]. 때를 따르는 것의 마땅함이 크도다”] 라고 했다.
 
  화뢰서합괘(火雷噬嗑卦)의 대상전에는 “형벌을 밝히고 법을 엄히 했다”[註·서합괘 대상전 전문 “우레와 번개가 서합(噬嗑)(이 드러난 모습)이니 선왕(先王)은 그것을 갖고서 형벌을 밝히고 법을 엄히 했다”]라고 했다.
 
  지뢰복괘(地雷復卦)의 대상전에는 “관문을 닫아걸고 사방을 시찰하지 않았다”[註·복괘 대상전 전문 “우레가 땅 속에 있는 것이 복(復)(이 드러난 모습)이니 선왕(先王)은 그것을 갖고서 동짓날에 관문을 닫아걸고 상인과 여행자들이 다니지 못하게 했고 임금은 사방을 시찰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천뢰무망괘(天雷无妄卦)의 대상전에는 “천시(天時)에 맞추어 만물 만사를 길러준다”[註·무망괘 대상전 전문 “하늘 아래에 우레가 쳐서 일과 사물마다 거짓 없음을 부여해주니 선왕(先王)은 그것을 갖고서 천시(天時)에 성대하게 맞추어 만물 만사를 길러준다”]라고 했으며, 산뢰이괘(山雷頣卦)의 대상전에는 “말을 신중하게 하고 음식을 절제한다”[註·이괘 대상전 전문 “산 아래에 우레가 있는 것이 이(頣)(가 드러난 모습)이니 군자는 그것을 갖고서 말을 신중하게 하고 음식을 절제한다”]라고 했다.
 
  뇌풍항괘(雷風恒卦)의 대상전에는 “(스스로를) 세워 지향하는 바[方=方所]를 바꾸지 않는다”[註·항괘 대상전 전문 “우레와 바람이 항(恒)(이 드러난 모습)이니 군자는 그것을 갖고서 (스스로를) 세워[立] 지향하는 바를 바꾸지 않는다”]라고 했다.
 
  뇌천대장괘(雷天大壯卦)의 상육효사(上六爻辭)에는 “숫양이 울타리를 치받았으니 어렵게 여기면 길하다”[註·대장괘 상육효사 전문 “숫양이 울타리를 치받아 물러날 수도 없고 나아갈 수도 없어 이로운 바가 없으니 어렵게 여기면 길하다”]라고 했다.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닦고 살핀다’
 
  뇌수해괘(雷水解卦)의 대상전에는 “허물이 있는 자를 용서하고 죄가 있는 자를 사면한다”[註·해괘 대상전 전문 “우레와 비가 일어나는 것이 해(解)(가 드러난 모습)이니 군자는 그것을 갖고서 허물이 있는 자를 용서하고 죄가 있는 자를 사면한다”]라고 했다.
 
  풍뢰익괘(風雷益卦)의 단전에는 “익(益)은 위를 덜어 아래를 더해주는 것이다”[註·익괘 단전 전문 “익은 위를 덜어 아래를 더해주는 것이니 백성들의 기뻐함이 끝이 없고 위로부터 아래를 향해 낮추니 그 도리는 크게 빛난다. ‘나아가는 바가 있는 것이 이롭다’는 것은 중정(中正)하여 경사가 있는 것이고 ‘큰 강을 건너면 이롭다’는 것은 나무의 도리[木道]가 마침내 행해진 것이다. 익은 움직임에 있어 공손해 날로 나아감이 끝이 없다. 하늘이 베풀고 땅이 낳아주어 그 유익함은 일정한 장소가 없다. 무릇 더해주는 도리[益之道]는 때에 맞춰 함께 일을 해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중뢰진괘(重雷震卦)의 대상전에는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닦고 살핀다”[註·진괘 대상전 전문 “우레가 거듭돼 진동하는 것이 진(震)(이 드러난 모습)이니 군자는 그것을 갖고서 경계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닦고 살핀다”]라고 했다.
 
  뇌택귀매괘(雷澤歸妹卦)의 대상전에는 “오래 지속시키되 모두 망가져 없어질 수 있음을 알아차린다”[註·귀매괘 대상전 전문 “연못 위에 우레가 있는 것이 귀매(歸妹)(가 드러난 모습)이니 군자는 그것을 갖고서 끝마침을 오래 지속시키되 모두 망가져 없어질 수 있음을 알아차린다”]라고 했다.
 
  뇌화풍괘(雷火豊卦)의 단전에는 “하늘과 땅의 차고 비는 것도 때에 따라 나아가고 물러난다[消息]”[註·풍괘 단전 전문 “풍(豊)은 크다는 뜻이다. 밝음으로써 움직이니 그래서 풍요로운 것이다. ‘왕이라야 거기에 이를 수 있으니’라는 것은 큰 것을 높이는 것이요, ‘근심이 없으려면 마땅히 해가 중천에 뜬 듯이 해야 한다’라는 것은 마땅히 천하를 비춰야 한다는 것이다. 해가 중천에 뜨면 기울고 달이 차면 먹히니 하늘과 땅의 차고 비는 것도 때에 따라 나아가고 물러나는데[消息] 하물며 사람이야 어떻겠으며 귀신인들 어떻겠는가?”]라고 했다.
 
  뇌산소과괘(雷山小過卦)의 상사에는 “재물을 쓸 때는 검소함을 (조금) 지나치게 한다”[註·소과괘 대상전 전문 “산 위에 우레가 있는 것이 소과(小過)(가 드러난 모습)이니 군자(君子)는 그것을 갖고서 행동할 때는 공손함을 (조금) 지나치게 하고 상을 당해서는 슬픔을 (조금) 지나치게 하고 재물을 쓸 때는 검소함을 (조금) 지나치게 한다”]라고 했다.
 
 
  ‘어떤 허물을 고쳐야 하나’
 
  내 마음속 은미(隱微·깊은 곳)한 곳으로부터 시행하고 조처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어느 일이 이치대로 따른 것이고 어떤 정사가 이치에 어긋난 것이겠는가. 이것은 이미 내가 내놓은 행동을 보면 드러나지 않은 마음속까지도 충분히 징험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잘못을 바로잡고 어떤 허물을 고쳐야만 15괘(卦)의 단전과 대상전과 효사의 뜻에 제대로 부합되어 재변을 상서로움으로 돌리고 태평 시대의 기상이 퍼지게 할 수 있겠는가. 섭리(燮理·재상의 직무)하는 위치에서 나를 도와주는 말을 해줄 것을 요청하는 바이니 경들은 한마디 말을 아끼지 말라.〉
 
  지나치게 반듯했던 정조는 우레와 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거세자 《주역》의 괘 중에서 이름에 뇌(雷·우레)가 들어간 괘들을 모아 이렇게 스스로를 경계시키고 신하들에게도 좋은 말을 해줄 것을 요청한[求言] 것이다. 단사(彖辭·괘에 대한 문왕의 판단)뿐만 아니라 대상전(大象傳·괘에 대한 공자의 독자적인 풀이)과 소상전(小象傳·효에 대한 주공의 말에 대한 공자의 풀이)까지 포함돼 지나칠 정도로 많이 언급하기는 했지만, 대체로 이것이 바로 ‘가만히 있을 때 역의 차례를 편안하게 짚어보는 것’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낙연 총리가 처한 상황
 
2018년 9월 1일 당정청 회의에서 만난 이해찬 민주당 대표,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총리. 사진=뉴시스
  지난 호에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처한 상황을 규괘(暌卦·☲☱)라고 했다. 밑에서 네 번째가 재상이나 영부인 혹은 세자의 자리가 된다. 그때 네 번째 효를 음효가 아니라 양효로 정한 이유는 “이낙연 총리는 부드러운 재상에 속하지만, 김정숙 여사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감안해보면 양이라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그것은 문 대통령을 위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낙연 총리를 중심으로 하고 김정숙 여사나 이해찬 대표를 배제할 경우에는 당연히 음효가 된다. 그러면 괘의 명칭도 바뀌게 된다. 즉 ☶☱가 되는데 이는 손괘(損卦)다. 일단 문재인 정권하에서 이 총리의 처지는 손괘의 밑에서 네 번째 음효가 되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문재인 대통령의 규괘 다음은 다리를 절뚝거린다는 의미의 건괘(蹇卦)이고 그다음은 모든 것이 풀어지고 느슨해지는 해괘(解卦)이며, 바로 그다음이 잃어버린다는 의미의 손괘다. 공자가 지은 《주역》에 대한 열 가지 풀이인 십익(十翼) 중에는 서괘전(序卦傳)이라는 것이 있다. 괘의 순서는 곧 일이 진행돼가는 순서다. 그렇다면 서괘전은 규괘에서 손괘까지의 진행과정을 어떻게 풀어가고 있을까?
 
  〈규(暌)란 이지러진다[乖]는 말이다. 이지러지면 반드시 어려움[難]이 있게 된다. 그래서 규괘의 뒤를 건괘(蹇卦)로 받았다. 건(蹇)이란 힘들다[難]는 말이다. 일이란 끝까지 어려울 수는 없다. 그래서 건괘의 뒤를 해괘(解卦)로 받았다. 해(解)란 느슨해진다[緩]는 말이다. 느슨해지면 반드시 잃는 바[所失]가 있다. 그래서 해괘의 뒤를 손괘(損卦)로 받았다.〉
 
 
  ‘잃는다’고 해서 반드시 손해 아니다
 
  하지만 잃는다, 덜어낸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손괘의 모양을 보자. 산택손(山澤損)괘(☶☱)는 태(兌)괘(☱)가 아래에 있고 간(艮)괘(☶)가 위에 있어 산은 높고 연못은 깊은 모양이다. 연못이 아래에 있어 그 기운이 위로 통해 윤택함이 풀, 나무와 온갖 사물에 미치니 이는 아래를 덜어 위에 더하는 것이다. 즉 그동안 막혀 있던 기운을 터서 아래가 위를 도와줄 때 덜어냄의 긍정적 기능이 발휘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 이제 문왕이 손괘에 대해 한 말, 즉 단사(彖辭)부터 보자.
 
  〈손(損)은 미더움이 있으면 으뜸으로 길해 허물이 없어서 반듯할 수 있다. 나아가는 바가 있는 것이 이롭다. 어디에 쓰겠는가? 두 개의 그릇만으로도 제사에 쓸 수 있다.〉
 
  이게 무슨 뜻일까? 먼저 공자의 도움을 빌려보자. 공자가 그것을 풀이한 단전(彖傳)이다.
 
  〈손(損)이란 아래를 덜어내 위를 더하는 것으로 그 도리가 위로 올라간다. 덜어내되 미더움이 있으면 으뜸으로 길해 허물이 없어 반듯할 수 있으니 나아가는 바가 있는 것이 이롭다. “어디에 쓰겠는가? 두 개의 그릇만으로도 제사에 쓸 수 있다”라는 것은 두 개의 그릇을 올리는 데에 마땅한 때[應時]가 있으며 굳셈을 덜어내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데에 때가 있다는 말이다. 덜어내고 더해주고 채우고 비우는 것[損益盈虛]은 때에 맞춰[與時] 함께 행해야 한다.〉
 
  완전히 해명되지는 않았어도 뭔가 윗사람으로부터 도리를 통한 믿음을 얻고 때에 적중하면[時中] 기회는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좀 더 정교한 풀이를 위해 송나라 학자 정이천(程伊川)의 도움을 빌리자.
 
  〈사람이 지나친 것을 덜어내는 데에는 지나치거나 모자라거나 오래 지속하지 못할 수 있는데, 이는 모두 바른 이치에 합치하지 않는 것이니 미더움이 있는 것이 아니다. 미더움이 없으면 길하지 못하다.〉
 
 
  ‘두 개의 그릇만으로도 제사에 쓸 수 있다’
 
  따라서 때에 적중한 도리를 찾아내어 쓰게 된다면 으뜸으로 길해 허물이 없고 그렇게 될 경우 어떤 일을 하건 이롭게 된다. 이어서 공자는 다시 ‘어디에 쓰겠는가? 두 개의 그릇만으로도 제사에 쓸 수 있다’라는 문왕(文王)의 괘사(卦辭)를 ‘두 개의 그릇을 올리는 데에 마땅한 때[應時]가 있으며 굳셈을 덜어내 부드러움을 더해주는 데에 때가 있다는 말이다’라고 풀어냈다. 즉 때의 문제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원래 문왕의 괘사는 겉치레를 덜어내고 검박함을 강조한 말이다. 그런데 왜 공자는 그것을 때의 문제로 연결한 것일까? 정이천의 풀이다.
 
  〈이는 근본을 두텁게 하고 지엽적인 것을 덜어내야 한다는 말이다. 공자는 후세 사람들이 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모든 꾸미는 장식[文飾]을 마땅히 없애버려야 한다고 생각할까 염려해 이렇게 상세하게 말했다. 근본[本]이 있으면 반드시 지엽적인 것[末]이 있고 실질[實=質]이 있으면 반드시 애써 꾸밈[文]이 있으니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근본이 없으면 세상에서 서지 못하고[不立] 꾸밈이 없으면 세상에서 행해질 수가 없다[不行].〉
 
  마지막 문장은 《예기(禮記)》에 나오는 말을 압축한 것이다.
 
  〈선왕이 예를 세울 때[立禮] 근본이 있고 꾸밈이 있었다. 진실됨과 믿음[忠信]이 예의 근본이고 마땅함과 이치[義理]가 예의 꾸밈이다. 근본이 없으면 세상에 서지 못하고 꾸밈이 없으면 세상에서 행해질 수가 없다[無本不立 無文不行].〉
 
  다시 정이천의 풀이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은혜를 위주로 하지만 반드시 엄격하고 고분고분 따르는 체통이 있고, 군주와 신하는 공경을 위주로 하지만 반드시 받들고 대접하는[承接] 의례가 있으며, 예와 양보[禮讓]는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만 반드시 겉으로 드러난 위엄과 형식이 있고 난 다음에야 제대로 시행되며, 높고 낮은 위계[尊卑]에는 차례가 있지만 겉으로 드러난 꾸밈이 아니면 구별할 수가 없으니 꾸밈과 실질은 서로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하나라도 결여될 수가 없다. 그러나 꾸미는 것이 지나치게 과도하고 지엽적인 것에 빠져서 근본에서 멀어지고 실질을 잃어버리면 마땅히 덜어내야 할 때인 것이다.〉
 
 
  교언영색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이렇게 해서 덜어냄의 문제가 때와 연결이 된다. 여기서 이와 관련된 《논어(論語)》의 구절을 음미하고 넘어가자. 공야장(公冶長)편에서 공자가 이렇게 말했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을 너무 지나치게 하는 과공(過恭)을 옛날 좌구명이 부끄러워했는데 나도 그것을 부끄러워한다.”
 
  교언영색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조심해야 한다. 다만 ‘너무 지나치게 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말이다. 중도(中道)를 잃은 것이다. 다시 정이천의 풀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하겠는가? 두 개의 그릇만으로도 얼마든지 정성스럽게 제사를 올릴 수 있다. 이는 마땅히 근본과 실질에 힘쓰고 지나친 꾸밈은 덜어내라는 말이다. 공자는 사람들이 말에 집착하고 얽매일 것을 우려해 다시 밝혀 말했다. 두 개의 그릇의 질박함은 그것을 사용할 마땅한 때가 있으니 그것을 사용해야 할 때가 아닌데도 사용한다면 이는 옳지 않다. 이는 꾸미는 장식이 지나치지 않은데도 덜어내거나, 덜어내는 것이 지나치게 심하면 잘못이라는 말이다. 굳셈을 덜어내 부드러움에 붙이는 것은 굳셈이 지나치거나 부드러움이 모자랄 때다. 덜어내거나 붙이는 것은 모두 굳셈을 덜어내 부드러움에 붙이는 것이지만 반드시 마땅한 때[當時]를 따라서 행해야 한다. 마땅한 때가 아닌데도 덜어내거나 덧붙이면 잘못이다.〉
 
  이렇게 되면 공자가 맨 마지막에 한 말, “덜어내고 더해주고 채우고 비우는 것[損益盈虛]은 때에 맞춰[與時] 함께 행해야 한다”라는 것은 별도의 풀이가 필요 없다. 시중(時中)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주역》으로 본 이낙연 총리
 
  먼저 육사에 대한 주공의 풀이, 즉 효사(爻辭)부터 보자.
 
  “그 병을 덜되 빠르게 하면 기쁨이 있어 허물이 없다[損其疾 使遄 有喜 无咎].”
 
  일단은 나쁘지 않다. 공자도 소상전(小象傳)에서 좋은 쪽을 강조해 “그 병을 덜어내니 진실로 기뻐할 만하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관건은 ‘그 병’이 무엇인가다.
 
  육사의 처지는 음유한 자질로 음의 자리에 있어 자리는 바르고 상괘의 아래에 있으면서 강양(剛陽)의 자질을 가진 초구와 호응관계다. 이는 스스로의 결점이나 나쁜 점을 덜어내면서 초구의 강양을 따르는 것이다. 여기서 ‘그 병을 덜되’라고 한 것은 바로 그런 뜻이다. 그리고 결점이나 나쁜 점을 빠르게 덜어낸다면 허물이 없기 때문에 기쁜 것이다. 그래서 공자도 ‘진실로 기뻐할 만하다’라고 했다.
 
  그러면 ‘강양의 자질을 가진 초구’란 누구인가? 두 말할 것도 없이 건강한 민심(民心)이다. 도리에 맞게 자신을 낮춰가며 군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고 이어 그 과정에서 생겨난 문제점들을 건강한 민심에 맞춰 씻어내고 덜어낸다면[修=損] 이 총리에게도 기쁜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주역》은 그 조짐을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주공의 효사는 ‘그 병을 덜되 빠르게 하면’이라고 했다. 이런 진단 과정에 이 총리에 대한 필자의 사사로운 호불호(好不好)의 감정이 조금도 개입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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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욱    (2020-01-05) 찬성 : 0   반대 : 1
추미애 법무장관은 법무장관으로 임명되기전에 검찰 및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해 검찰인사 보고를 받고 윤석열 검찰사단을 해체하기위해 검칠수뇌부에 검찰출신도 아닌 범죄자(피의자)를 인사발령하여 윤석열 검찰사단을 해체하려는 음모는 내란음모죄, 반역죄, 국가문란죄등에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 참고유투브 :
https://www.youtube.com/watch?v=Ym5urwDwHeY
  이동훈    (2019-12-18) 찬성 : 2   반대 : 1
정조는 비바람과 천,둥 번개치는걸 보고 하늘의 뜻이 백성의 민심임을 알고 반찬을 줄이고 부하들에게 정심 정좌 최선을 다할것 즉 몸과 마음을 바로하고 정위치에서 국민드을 위해 철저히 잘하라고 하명했다는건 문정부가 새겨들어야할 대목이다. 민심은 천심이기 때문이다.
  이동훈    (2019-12-18) 찬성 : 0   반대 : 1
초구란 건강한 민심이요.도리에 맞게 자신을 맞추며, 나쁜점을 덜어내고 건강한 민심에 맞춰서 씻어내고 들어내면 좋을 괘다. 주역풀이는 꼭 맞아 절어졌다. 지금 정부가 하고있는 실패한 정책들을 건강한 민심에 맞춰서 고치면 좋은일이 있을거다란 결론이다. 즉 건강한 민심은 대략 소주성, 주 52시간제, 원전 , 4대강,국방,주택정책, 민노총, 전교조, 교육정책, 총체적으로 건강한 민심에 무합되게하면 길하리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과연그렇게 할 수있을까가 의문이다.

20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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