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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

알려지지 않은 미국 400년 계급사 (낸시 아이젠버그 지음 | 살림 펴냄)

미국의 불편한 진실 ‘백인 쓰레기’들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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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잉글랜드에 계급차별의 전통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1831년 아메리카에 첫발을 내디딘 프랑스의 젊은 귀족 알렉시스 드 토크빌(1805〜1859, 정치학자)은 이렇게 찬탄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분석과 인상을 담아 《아메리카의 민주주의》를 내놓았다.
 
  저자는 ‘미국은 자유와 평등의 나라’라는 통념에 도전한다. 미국에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건국되기 훨씬 전부터 ‘백인 쓰레기(white trash)’라고 불리는 차별받고 배제받는 대상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으로 온 사람들 중에는 종교적 신천지를 꿈꾸는 청교도들도 있고 진취적인 개척자들도 있지만, 유럽 기성사회의 낙오자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국은 호주뿐 아니라 아메리카도 일종의 유형(流刑) 식민지, 거대한 하수구이자 쓰레기장으로 생각했다.
 
  벤저민 프랭클린이나 토머스 제퍼슨 같은 ‘건국의 아버지들’ 눈에도 ‘백인 쓰레기’들은 게으름뱅이이자 가난뱅이였고, 잡초처럼 솎아내야 할 존재들이었다. 20세기 들어와서는 실제로 27개주에서 이런 ‘쓰레기들’의 씨를 말려버리기 위한 단종법(斷種法)이 제정되기도 했다. 1960년대 이후 흑인·히스패닉·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少數者)들을 위해 마련된 여러 가지 배려(affirmative action)도 이들을 비껴갔다.
 
  저자는 “우리가 자신에게 어떻게 말하든 하나의 국가로서 우리의 정체성은 이들 소외된 사람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면서 “마뜩잖을지 모르지만, 백인 쓰레기는 우리나라 서사에서 중심이 되는 가닥”이라고 말한다.
 
  미국을 글자 그대로 ‘아름다운 나라’로만 보아온 사람들에게는 이 책의 계급주의적 관점이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현실적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 ‘트럼프 현상’ 의 바탕에는 바로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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