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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

위기의 축구 대표팀 ‘원팀’ 만드는 임무 맡다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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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황선홍만큼 칭찬과 비난이 공존한 인물은 없을 것이다. 황선홍은 이회택-차범근-최순호의 계보를 잇는 한국 축구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
 
  하지만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똥볼 스트라이커’라는 혹평을 받았다. 적지 않은 득점 기회를 날려 한국의 첫 승과 16강 꿈을 날렸다는 꼬리표가 악몽처럼 따라다녔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는 무릎 부상으로 쓰러졌다. 심각한 무릎 부상에도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결국 본선 무대에선 뛰지 못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황선홍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황선홍이란 이름에 많은 사람이 아직도 2002년 한·일 월드컵 폴란드전 첫 골 장면을 떠올린다. 이어 열린 미국전에서는 오른쪽 눈두덩에 상처를 입어 머리에 붕대를 둘둘 감고 뛰었다.
 

  은퇴한 황선홍이 감독이 됐을 때 이상하게도 그에게 큰 기대를 거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클럽 감독 초창기인 2013년 포항 스틸러스, 2016년 FC서울에서 K리그 1 우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지도력을 인정받을 시점, 2017년 5위, 2018년 6위로 떨어지면서 시즌 도중 경질됐다.
 
  2019시즌 옌볜 푸더(중국) 감독을 맡았지만 얼마 후 팀이 해체됐다. 2020년 2부 팀 대전 하나시티즌 사령탑으로 K리그에 복귀했지만 K리그 2 5위에 머물러 있던 그해 9월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후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을 맡은 황선홍은 일본과의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0대3으로 충격패했다. 한국 U–23 대표팀이 일본에 3골 차 이상 진 것은 1999년 9월 이후 처음이었다. UAE와의 친선 경기에서 패배하기도 했다. 경질설이 돌 정도로 위기였지만 황선홍의 U–23 대표팀은 결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다. 롤러코스터도 이런 롤러코스터가 없다.
 
  이번에 황선홍은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임시 감독을 맡았다. 그는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탁구를 치고 다른 선수들과 다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은 이강인을 발탁했다. 자숙 대신 경기로 만회할 기회를 준 것이다. 황선홍의 이런 선택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축협 인스타그램에는 “이강인을 왜 뽑나? 이번 축구 안 봐야겠다” “정몽규 OUT” “이강인 보기 싫어서 국대 안 본다” 등 이강인 발탁을 반대하는 댓글이 잇달았다. 한 축구 유튜버는 태국전 보이콧을 촉구하는 포스터를 만들어 배포하기까지 했다. 이 포스터에는 텅 빈 좌석의 이미지와 함께 “21일 태국전 자리를 비워달라”는 문구가 담겼다. 황선홍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강인을 부르지 않고 다음으로 넘기면 위기는 다음으로 넘길 수 있다. 다음에 부른다고 이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강인이 한국에 들어오면 문제는 계속 생길 수 있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감독의 이유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운동장에서 일어난 일은 운동장에서 최대한 빨리 푸는 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다시 모이면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요소가 된다.”
 
  황선홍이 대표팀을 ‘원팀’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그의 지도력은 다시 한 번 평가받을 것이다. 황선홍은 “승자는 마지막에 웃는다”고 했다. 지금까지 황선홍이 걸어온 길을 보면 그는 마지막에 웃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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