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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일 잠수함연구소 소장

“北, 核어뢰로 부산항 타격할 수 있어”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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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고 한 ‘김군옥영웅함’은 ‘핵무기 탑재 재래식 잠수함’”
⊙ “한국, 디젤잠수함은 단점만, 핵잠수함은 장점만 부각”
⊙ “핵잠수함 도입 노력 절반만이라도 디젤잠수함에 투자했다면 유럽 디젤잠수함 능가했을 것”
⊙ “지난 정부에서 연합훈련 참여 기회 줄인 것은 잠수함 전력에도 극도로 부정적”
⊙ “일본, 해마다 잠수함 한 척씩 주문… 미쓰비시·가와사키가 격년·교호 건조”

崔逸
1963년생. 해군사관학교(40기) 졸업, 경남대 박사 / 예비역 해군 대령, 한국 최초의 잠수함 인수선발대원, 이천함 초대 음탐관, 손원일함 초대 함장, 세계 잠수함협회 회원, 現 해군사관학교 ‘잠수함 공학’ 초빙교수, 잠수함연구소장, 페이스북과 유튜브 채널에서 잠수함연구소 운영 / 《잠수함 리얼리티》 《칼 되니츠의 삶》
최일 잠수함연구소 소장이 독일에서 입수한 서적을 배경으로 잠수함 모형을 들고 있다. 왼편에 있는 책은 1910년대 만들어진 책이다.
  지하철역 근처에서 볼 수 있는 샌드위치 패스트푸드 업체 써브웨이(Subway). 써브웨이가 ‘잠수함(submarine)’과 관련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예비역 해군 대령인 최일 잠수함연구소장(해사 40기)은 경남 김해에서 국내 유일 잠수함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설명을 들으면 써브웨이의 기다란 원통 모양 샌드위치가 지하철이 아닌 잠수함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될 거다. 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1969)에 등장하는 폰트랍 함장이 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유보트 함장이라는 것도 알게 될 거다.
 
  최일 소장은 알고 싶지만 알려진 게 많지 않은, 진입장벽이 높은 잠수함 세계를 많은 이에게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유튜브 채널 ‘잠수함연구소’ 등을 활용해 대중에게 잠수함을 전파하고 있다. 책 《잠수함 리얼리티》도 썼다. 최 소장은 “항공기에 쏟는 관심의 10분의 1만 투자해도 누구나 잠수함 전문가가 될 수 있다”며 “잠수함 연구는 최고의 취미”라고 말한다.
 
 
  아버지도 해사 출신 해군 중령
 
경남 김해시 장유에 있는 잠수함연구소. 사진=최일
  잠수함연구소는 건물 3·4층에 있다. 3층에는 잠수함 관련 각종 서적과 1·2차 세계대전 당시 자료가 있는데 독일에서 가져온 것이 상당수다. 1911년 독일군이 만든 함정 식별 컬러 서적부터 양차 대전 당시 잠수함에 탑승했던 인물 정보까지 유보트(잠수함의 독일식 표현)에 대한 웬만한 정보는 다 있다. 이러한 자료가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최 소장은 예편 후 유보트를 더 공부하기 위해 독일로 유보트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4층은 세계대전 당시 게양됐던 함기부터 독일의 무제한 잠수함 작전을 상징하는 유보트 유물로 전시됐다. 한국 잠수함의 역사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국 해군의 잠수함 선체를 만들 때 쓰는 강철판을 잠수함 모형으로 절단한 것부터 세계 각 해군의 휘장도 구경할 수 있다. 꼼꼼하게 봐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누구든 잠수함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 원하면 해군 정복과 근무복을 입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군복 계급장에는 별이 네 개나 달려 있다.
 
  최일 소장은 우리나라가 독일에서 공격용 잠수함을 처음 도입할 때 독일로 파견된 잠수함 인수 요원이었다.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국내에서 처음 건조한 209급 2번함 이천함(1200t)에서 음탐관을 지냈고 HD현대중공업(구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14급 1번함(선도함) 손원일함(1800t)의 초대 함장을 지냈다.
 
  — 어떻게 해서 군인, 그것도 해군이 됐습니까.
 
  “아버님이 해군사관학교(해사) 5기였는데 중령 시절 순직(殉職)하셨어요. 제가 두 살 때였죠. 그래서 저는 아버지 얼굴을 몰라요. 집안이 해군 집안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해군이 되겠다’고 생각했죠. 다른 꿈을 가진 적은 없습니다.”
 
 
  잠수함 요원 선발돼 독일 유학
 
  — 해군에도 여러 직무가 있는데 왜 잠수함을 택했습니까.
 
  “해사 생도 시절 조선공학을 전공했어요. 2학점짜리 잠수함 공학을 배운 적은 있는데 그때만 해도 잠수함을 타게 되리라곤 몰랐죠. 1986년 임관해 이듬해부터 해군에서 잠수함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요. 새로운 무기를 들여오니 그곳에 가면 앞길이 창창하리라 생각했죠. 당시 잘나가는 사람들은 잠수함 승조원으로 많이 지원했죠. 해사 28~40기를 대상으로 지원받았는데 운 좋게 잠수함 요원으로 선발돼 독일로 갔죠.”
 
  최일 소장은 현역 시절 독일에 3차례, 약 5년을 체류했다. 소령 시절 2년간 독일 지휘참모대학에서도 공부했다. 이때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보트 승조원으로 활약했던 이들, 유보트 연구를 취미로 하는 이들과 인연을 맺었다. 독일 유보트협회에서 자료 지원을 받아 귀국 시 《칼 되니츠의 삶》을 출간했다. 잠수함에 대한 최 소장의 열정에 감동한 한 독일인은 자신이 평생 소장한 자료를 최 소장에게 기증하기도 했다.
 

  — 독일 유보트에 관심을 둔 이유가 있습니까.
 
  “현대 잠수함의 원형 격이기 때문이죠. 유보트에 활용된 기술을 바탕으로 오늘의 잠수함이 탄생했습니다. 예전 잠수함에 함포가 있었는데 현대 잠수함에는 포가 없죠. 포를 없앤 게 유보트 타입-21 때부터입니다. 현대 잠수함은 선체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고 음파 탐지를 방지하기 위해 흡음(吸音)타일을 붙이잖아요. 이것도 유보트에서 출발합니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개념도 유보트에서 시작했어요. AIP(공기 불필요 추진 체계)도 유보트에서 개념이 출발했고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잠수함이 500여 척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에만 유보트가 1170여 척 있었습니다.”
 
  — 잠수함에 대해 알고는 싶지만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잠수함은 어렵지 않아요. 전 세계적으로 군용·전투용 잠수함이 많을까요, 민간 잠수정(함)이 많을까요. 민간 잠수정이 훨씬 많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잠수함’을 군함으로만 한정해서 생각해요. 비행기를 떠올리면 군용 비행기만 떠올리지 않잖아요? 그런데도 유독 잠수함에 대해서는 좁고, 왜곡된 인식이 있습니다.”
 
 
  해군에서 가장 깊이 내려간 잠수함장
 
정박 중인 해군 214급 잠수함 손원일함 모습이다. 사진=해군
  — 왜 그렇습니까.
 
  “비틀스가 부른 ‘옐로 서브마린’, 롤렉스(Rolex)의 ‘서브마린’ 시계 등만 봐도 해외에는 잠수함이 하나의 문화입니다. 이와 달리 우리는 잠수함에 대한 문화를 경험할 기회가 적습니다. 잠수함에 승조했던 우리나라 예비역들 사이에도 잠수함을 연구하거나 알리는 문화가 없어요. 참 아쉽죠. 국가적으로 잠수함을 비밀스러운 무기로 묘사하는 풍토도 영향을 끼쳤고요.”
 
  — 잠수함은 실전 배치되기 전 딱 한 번 가장 깊이 내려간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조선소에서 잠수함을 진수해 인도하면 실전 배치하기 전에 성능을 검증합니다. 강도 높고 위험한 시험을 하죠. 제가 214급 손원일함 초대 함장을 했을 때 최대잠항심도까지 내려갔죠. 우리나라 해군에선 아직도 그 기록을 깬 사람이 없어요. 잠수함은 이후에 최대작전심도(~400m)에서만 활동해요.”
 
  — 최대잠항심도는 어느 정도입니까.
 
  “500m 정도 됩니다.”
 
  — 영화에서는 깊이 내려가면 잠수함으로 물이 새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그렇습니까.
 
  “잠수함이 작전심도 아래로 내려가면 외부 압력으로 인해 약한 밸브나 배관이 터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잠수함은 작전심도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습니다.”
 
  — 스노클을 하지 않은 최장 잠항 기록은 어떻게 됩니까.
 
  “손원일함 시절 AIP만 사용해 2주 이상 잠항했죠.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만큼 인류의 기술이 발전한 걸 느꼈어요.”
 
 
  잠수함 생활
 
  — 잠수함 승조원이 갖는 징크스나 버릇 같은 게 있습니까.
 
  “그런 것도 잠수함에 대한 오해죠. 잠수함 생활도 물 밖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밖이 보이지 않을 뿐이죠. 모든 승조원이 그렇다고 할 순 없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냄새나 소리에 민감해요. 그리고 씻는 걸 좋아해요. 배를 타면 자주 씻지 못하거든요.”
 
  — 수상함과 비교하면 잠수함 생활은 어떻습니까.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큰 수상함도 큰 파도를 만나면 속수무책입니다. 수상함에 비해 공간은 좁습니다만, 조용해서 집중하며 공부할 수도 있죠. 유학 시험을 보면 잠수함 장교들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점수를 얻습니다. 수상함은 실시간으로 지휘통제가 이뤄집니다. 하지만 잠수함은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곤 물속이라 전파가 통하지 않아 TV도 못 보고 전화도 못 하지만 나름대로 자율적으로 생활할 수 있죠.”
 
  — 잠수함 승조원은 전체 군 생활 중 얼마나 수중에서 생활합니까.
 
  “수상함 요원은 항상 배에서 생활하지만 잠수함 요원은 입항하면 육상 사무실과 개인 책상이 있습니다. 보통 장교 정년까지 근무하면 약 30년이 되는데 실제 잠수함을 타는 기간은 약 10년입니다. 더 타고 싶어도 못 타요. 나머지 20년은 교육을 받거나 육상 부대나 정책 부서에서 근무합니다.”
 
  — 잠망경으로 보는 바다는 어떻습니까.
 
  “잠망경은 그 존재를 들키지 않기 위해 짧은 시간에 필요한 것만 빨리, 잘 봐야 해요. 볼 수 있는 시야각도 25도에 불과합니다. 일출이나 일몰을 감상하는 그런 낭만적인 건 없어요. 잠망경으로 보는 장면은 빛이 여러 번 반사돼 들어오는 상(像)이기에 실제 모습과는 차이가 있고요. 우리가 눈을 갖고 세상을 본다는 것만큼 행복한 게 없어요.”
 
 
  “다른 나라와 협력하며 배워야”
 
2023년 7월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자로는 처음으로 미 해군 전략핵추진잠수함(SSBN) 켄터키에 승선했다. 사진=뉴시스
  — 해군이 처음 잠수함을 도입할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예전에는 잠수함부대 지휘관이 대령이었지만 이제는 소장(少將)이 지휘하는 부대가 됐죠. 잠수함도 많이 늘었고요.”
 
  — 발전한 것과 발전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습니다.
 
  “전력(戰力) 규모도 늘고 경험도 많이 축적돼 요즘 후배들은 선배보다 많은 일을 합니다. 선배로서의 바람은 이젠 좁은 공간에서 서로 배려하는 잠수함 문화가 정착돼 직무 만족도가 높은 부대가 됐으면 합니다.”
 
  — 우리 해군이 다국적 연합훈련(림팩 등)에서 미국 항공모함을 격침하는 등 우수한 결과를 거둔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우리는 연합훈련에 참가를 굉장히 적게 하는 편이에요. 다른 나라와 협력하며 배워야 해요. 유사시에는 연합해 전투해야 하니까요. 우리만 빼고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인도는 계속 연합훈련을 해요. 지난 정부에서 연합훈련 참여 기회를 확 줄였잖아요. 잠수함 전력에도 극도로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결정입니다.”
 
  — 연합훈련에 자주 참가하는 바람에 우리 전력이 노출되는 것은 아닙니까.
 
  “잠수함 세계는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배워야 할 게 아직도 많죠. 작은 성공에 도취해 우물 안 개구리가 돼선 안 됩니다.”
 
 
  “독일, 잠수함에서 맥주 팔아”
 
  — 연합훈련을 할 때 실제 어뢰는 사용하지 못할 텐데 어떻게 평가합니까.
 
  “훈련은 전투 국면을 설정하고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진행돼요. 바다 위에는 항공모함이 있을 테고 이를 호위하는 함정이 있겠죠. 또 가상의 적군 역할을 하는 잠수함이 있을 테고요. 각 함정에 국가별 관찰관이 탑승해 훈련 장면을 지켜봅니다. 잠수함에서 실제로 어뢰를 쏠 순 없으니 어뢰를 쏠 수 있는 거리가 되면 잠수함에서 신호를 보내는 거죠. 항공모함에서는 잠수함을 포착했는지를 확인하고요. 가상 전투가 종료되면 각 함정이 보낸 신호 기록과 잠수함이 가상 표적(상대 함정)을 본 방위, 거리, 시간 등을 한데 종합해 당시 상황을 함께 맞춰보는 거죠. 그러면 어뢰가 어느 배에 적중했는지, 혹은 잠수함이 발각됐는지 알 수 있죠.”
 
  — 다른 나라 잠수함도 많이 탑승해보았습니까.
 
  “상대적으로 외국 잠수함을 경험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정박 잠수함 방문 기회는 수십 척이 넘고, 실제 편승해서 항해한 경우도 꽤 됩니다. 전역 후에는 외국 잠수함 박물관들을 찾아 다니고 있죠. 모든 잠수함이 연구할 가치가 있고 배울 게 많습니다.”
 
  — 특이한 사례가 있나요.
 
  “독일은 잠수함에서 담배·맥주를 팔아요. 물론 함장의 허가가 필요합니다만 하루 2병까지 허용합니다.”
 
  지난 1월 5일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에 여군(女軍) 승조원이 배치됐다. 잠수함은 활동 공간이 좁아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 신체 접촉도 많고 출동 기간도 길다. 전 세계적으로 여군이 마지막으로 진입하는 곳이다. 이를 두고 최일 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신분별 구역 분리’라는 개념이 깨집니다. 모든 함정은 장교, 부사관, 병의 영역·공간이 있습니다. 전 세계 모든 함정이 동일합니다. 공간이 협소하고 위계질서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잠수함의 경우, 병(兵)은 승조하지 않는데, 잠수함에 여군이 승조하면 기존의 장교의 영역, 부사관의 영역이 바뀌게 됩니다. ‘여군의 영역’이 생기는 바람에 여군 장교·부사관이 분리 없이 생활하게 됩니다.”
 
 
  “김군옥함은 핵무기 탑재 재래식 잠수함”
 
책 《잠수함 리얼리티》
  —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일본·호주·캐나다는 여군만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반면 노르웨이·이탈리아·독일·네덜란드 등은 성(性)이 아닌 ‘원 크루(one crew)’라는 관점에서 운용합니다. 어떠한 배려도 없죠. 여자, 여군이 아니라 ‘군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2023년 9월 6일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을 갖고 ‘핵잠수함’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고 표현했다. 최일 소장의 설명이다.
 
  “2019년 7월 김정은이 신형 잠수함 건조 현장을 순시한 지 4년이 지나 그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김군옥영웅함은 ‘핵추진잠수함’이 아닌 ‘핵무기 탑재 재래식 잠수함(디젤엔진 잠수함)’입니다. 만일 크기가 큰 북극성 계열의 대형 SLBM을 탑재했다면 ‘전략핵공격잠수함’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 로미오급은 1800t급인데 어떻게 김군옥함은 3000t급이 됐습니까.
 
  “우리 언론은 ‘북한 잠수함은 3000t’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t수를 말할 때는 ‘수상배수량’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세계 기준입니다. 로미오급은 수상 1475t, 수중 1830t입니다. 아무리 새로운 부분을 추가한다고 해도 500t 이상 되지 않을 겁니다. 김군옥함의 수상배수량은 2000t, 수중배수량은 2200~2300t으로 봐야 합니다.”
 
  — 김군옥함에 ‘핵어뢰 해일(海溢)’도 탑재할 수 있습니까.
 
  “언론은 그렇게 다루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북한이 2023년 전승절 열병식에 공개한 실물을 보면 길이 약 16m, 폭 1.5~1.6m입니다. 김군옥함에는 이를 탑재할 공간이 없죠.”
 
  — 전체적으로 김군옥함을 평가한다면 어떻습니까.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도 세계 잠수함계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구식입니다. 아주 열악하죠. 김군옥함은 로미오급보다 정숙도나 항해 능력이 더 저하됐을 것입니다. 함수부를 일부 제거하는 바람에 어뢰발사관이 없어지고 여기에 함수부에 탑재하는 소나 기능까지 저하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함 중량 증대로 인해 배터리 성능에 과부하(過負荷)가 올 것이기에 더 많은 스노클을 해야 합니다. 이는 탐지되기 더 쉽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소형 SLBM, 핵어뢰 도발 가능성”
 
  — 김군옥함은 언제 작전 배치됩니까.
 
  “적어도 수개월 걸립니다. 함 형상이 변경돼 항해 시험, 발사 시험 등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때마다 북한은 대대적인 선전을 할 겁니다. 이러한 시험이 끝나면 정상 작전에 투입될 겁니다.”
 
  최일 소장은 “그럼에도 북한이 육상에서 대폭 개조한 잠수함을 물에 띄운 자체는 기술적인 성과”라며 “이러한 잠수함이 한 척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여러 척 나올 수 있으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최일 소장은 “최근 북한이 소형 핵탄도미사일과 핵어뢰를 앞세우고 있다”며 “열병식에서 대형 SLBM(북극성 계열)을 공개하며 재미를 봤지만 대형 SLBM을 탑재할 잠수함은 준비되지 않았고, 김군옥함 같은 소형 SLBM과 순항미사일(SLCM) 탑재용 잠수함을 건조(개조)하고 있다. 핵어뢰도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핵어뢰는 SLBM과 달리 모함(母艦)이 필요 없어 크게 만들 수 있다. 부산항 등 주요 항구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했다.
 
  — 도산 안창호함은 전략무기입니까.
 
  “아닙니다. SLBM 장착 공격잠수함(SSB)에 불과합니다. 전략무기란 ‘핵무기[핵탄두+투발 수단(SLBM, ICBM, 폭격기)]’를 갖춰야 하죠. SSBN(전략핵잠수함)이 전략무기입니다. ‘N’은 동력원이 핵추진(Nuclear)이라는 의미입니다. 공격핵잠수함(SSN, 핵추진 공격잠수함)도 전략무기는 아닙니다.”
 

  — 공격잠수함(SSN)과 SSBN이 싸우면 누가 이깁니까.
 
  “당연히 공격(핵)잠수함이 이깁니다. 위험 해역에서 SSBN은 SS나 SSN의 보호를 받습니다. 전략핵잠수함이 공격잠수함의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기능이 다른 잠수함으로 보는 것이 정확한 시각입니다. SS·SSN은 수중에서 상대방과 싸우는 잠수함이고 SSBN은 핵무기를 발사하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미사일을 많이 실어야 하니 선체가 큰 겁니다. 물속에 있다고 다 같은 잠수함이 아닙니다.”
 
  — 잠수함은 클수록 좋습니까, 작을수록 좋습니까.
 
  “각국이 처한 환경과 목표에 따라 달라집니다만 교과서적 정의는 ‘같은 기능이면 작을수록 좋다’입니다. 꼭 선체가 커지는 것에 비례해 생존성이 떨어진다고는 할 수 없어요. 선체에 더 많은 탐지 장비를 탑재해 생존성을 보강하면 되니까요.”
 
 
  “우리나라의 단점은 핵추진잠수함만 부각하는 것”
 
  — 도산 안창호급(3000t) 1척을 도입할 가격이면 손원일급(1800t) 3척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A라는 함정은 건조 기간 1년, 건조비 1000억원, 다양한 작전을 오래 할 수 있고 무장도 뛰어납니다. B는 A의 절반 가격에 건조 기간과 선체 크기도 절반인데 작전은 A만큼은 할 수 없습니다. A를 100척 만들 때, B는 200척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선택권이 있다면 무엇을 고르시겠습니까?”
 
  — A를 고를 것 같습니다.
 
  “전사(戰史)를 연구한 사람들은 후자(B)를 선택해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도 그랬고요. 전쟁은 시급한 문제이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한 척을 갖고 큰 역할을 맡기기보다는 작더라도 많은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에요.”
 
  — 그럼 도산 안창호급이 아닌 손원일급 잠수함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합니까.
 
  “일반화해 O, X로 답할 문제가 아니에요. 필요하면 잠수함을 크게 만들어 무장도 강화해야죠. 잠수함에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다양합니다. 국가 전략과 해양 전략을 구현할 최적의 잠수함 유형과 보유량을 결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재래식 잠수함과 핵추진잠수함으로 잠수함을 양분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실제 재래식 잠수함도 너무나 종류가 많고, 핵추진잠수함도 종류가 많습니다.”
 
  — 북한이 SLBM 탑재 잠수함을 보유했으니 우리도 디젤잠수함보다 속력이 빠른 핵추진잠수함을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있습니다.
 
  “너무 단순한 접근이에요. 마치 ‘핵추진잠수함은 KTX, 디젤잠수함은 완행열차’라는 식이죠. 우리나라는 특히 디젤잠수함의 단점을 침소봉대(針小棒大)하고 핵추진잠수함의 장점만을 부각해요.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이런 식의 주장은 안 해요. ‘핵추진잠수함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주장을 하는데 지금 전 세계 약 40개국 중 3개국만 제외하고 모두 디젤잠수함을 써요. 왜 다른 나라는 핵추진잠수함을 갖지 않는지를 생각해야죠.”
 
 
  “선택과 집중 필요”
 
최일 잠수함연구소 소장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잠수함 부대 마크를 보여주고 있다.
  — 우리가 보유한 디젤잠수함으로 북한 SLBM 잠수함에 대응할 수 있습니까.
 
  “성능 면에서 우리 잠수함이 절대 우위에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잠수함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수중에서 잠수함이 잠수함을 대응하는 데에는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이죠. 이를 마치 ‘핵추진잠수함이 있으면 북한 잠수함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호도하는 이들이 있는데 틀린 말입니다.”
 
  — 미국, 영국, 프랑스가 디젤잠수함을 폐기하고 핵추진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까.
 
  “일반적으로 디젤잠수함은 자국 연안 방어에 유리하고, 핵추진잠수함은 원해(遠海) 작전에 유리합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는 인근에 적이 없고 해양전력을 투사해야 할 곳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원거리까지 빨리 기동할 수 있는 핵추진잠수함이 필요한 것이죠. 이들 나라가 경제적인 디젤잠수함을 병행하지 않는 이유는 잠수함 건조 산업 인프라의 효용성 때문입니다. 건조 난이도가 높은 핵잠수함 건조국이 재래식 잠수함을 쉽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입니다. 세계 최다 핵추진잠수함 보유국인 미국이 디젤잠수함 몇 척을 쉽게 만들어 캐나다나 호주, 대만 같은 우방국에 왜 주지 못하는 걸까요. 그만큼 잠수함 건조 산업 인프라는 한 번 형성되면 바꾸기가 힘들기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최일 소장은 자신이 핵추진잠수함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정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취지이다. ‘경항공모함 보유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었으나 같은 답을 했다. 그러면서 “이전 정부에서도 대통령 공약으로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추진했으나 그 성과는 미미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세계 여론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호주가 오커스(AUKUS)를 통해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해 핵잠수함이 세계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어요. 미국과 영국은 IAEA에 호주를 제외하고 핵잠 확산 방지를 공약했습니다.
 
  브라질은 프랑스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로 핵잠 원자로 설계 기술을 전수받고 자체 건조하고 있습니다만, 브라질-프랑스 간의 외교 관계가 한국에도 적용되기는 어렵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핵잠수함 도입 시 과다한 예산 지출뿐 아니라, 외교적·기술적 문제 등 수많은 난관이 예상됩니다. 국가적으로도 상당한 출혈이 있으므로 도입 시기에 대한 완급 조절이 필요합니다.”
 
  — 수출을 준비하는 도산 안창호급을 해외에선 어떻게 평가합니까.
 
  “긍정적입니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지난 10년간 우리가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하려고 쏟았던 노력의 절반만이라도 경쟁력 있는 디젤잠수함을 만드는 데 투자했다면 지금쯤 유럽의 디젤잠수함을 능가했으리라 확신합니다.
 
  잠수함 수출 시장에서 우리의 장점은 ①우수한 잠수함 건조 산업 인프라 ②높은 국민적 관심과 국가적 지원 ③유럽 조선 경기 하향세 ④20척 이상 내수용 잠수함 운용입니다. 단점이라면 ①수출용 잠수함의 국제적 인지도 부족 ②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미흡 등이 있죠.”
 
 
  “경쟁력 있는 디젤잠수함에 투자했다면…”
 
  최 소장은 “수입 희망 국가마다 자신들이 처한 환경과 작전 개념에 적합한 잠수함으로 개조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바로 수용해 제안할 수 있는 (응용) 능력이 필요하다. 10년 뒤를 내다보는 핵심 역량을 키워야 한다. 가격 경쟁력을 높일지, 품질 우위로 갈지를 정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정된 자원으로 우리 해군은 군사력을 어떻게 건설해야 할까. 제1·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유보트의 무제한 잠수함 작전을 참고해볼 만하다. 독일은 지금도 디젤잠수함 수출 최강국이다. 최 소장이 정리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료에 따르면, 독일 잠수함은 당시 수상함 대비 인원수 32배, 배수량 기준 21배, 건조 비용 36배, 연료비 41배 절감 효과를 냈다고 한다.
 
  최 소장은 독일 사례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을 이렇게 정리했다.
 
  ▲잠수함 설계 전문가 체계적 육성 ▲유사시 새로운 기술 즉각 적용해 최단 시간 내 생산·성능 개량 역량 확보 ▲평시 잠수함 소요 단순화해 소수 모델 대량 생산 체계 정립 ▲잠수함 조달 조선소 2개 이상 구축해 건조 공백 방지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전장 교훈을 개발과 생산에 즉각 반영 ▲주요 장비 생산 공급망 강화.
 
  최 소장은 “서방은 함종을 단순화해 발전시키고 러시아, 중국 등은 다양한 함종으로 잠수함 전력을 구성하고 있다”며 “서구식 일원화된 잠수함 전력을 택할지, 고가 잠수함(도산 안창호급)과 저가 잠수함(손원일급)을 기조로 한 2축 체계나 다축 체계로 나아갈지 기조를 정해야 한다. 함종을 다양화하는 것보다는 단순화해 발전시키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장차 디젤잠수함 시장을 두고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일본 잠수함을 두고는 이런 분석을 했다.
 
  “일본은 산업체(조선소·협력 업체)에 매년 한 척씩(미쓰비시·가와사키 조선소) 건조 물량을 보장하고 연구 기관은 설계한 잠수함의 건조가 시작됨과 동시에 그다음 세대 잠수함을 연구합니다. 군에는 일정한 주기로 전력을 보장해 부담을 줄여줍니다. 이를 바탕으로 전력 운영 계획을 세워 산업체, 연구기관, 운용 군의 잠수함 획득 사업이 체계적으로 진행됩니다. 한국도 관련 기관이 잠수함 건조 기술과 인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일본은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차세대 잠수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외형도 공개했죠. 한국은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 이후의 주력 잠수함을 아직 정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잠수함 정책 주도할 국가적 컨트롤타워 필요”
 
  최 소장은 “잠수함 전략을 국방 전략의 하위 개념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잠수함 전략은 국가 전략의 일환입니다. 모든 잠수함이 전략무기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잠수함은 전략적 운용이 가능하므로 일반 무기체계와 구분됩니다. 잠수함 전략을 국방 전략의 하위 개념인 해군 전략으로만 이해하면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북한의 낡은 재래식 잠수함에 핵무기를 탑재하였을 때 이를 우리 해군만의 대응으로 일임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국내 잠수함 상식에 관한 수준은 우리가 보유한 잠수함 역량을 감안할 때 매우 미흡한 실정입니다. 잠수함과 관련된 사실관계가 왜곡된 내용이 주요 언론 매체에 보도되고 잠수함 관련 세미나에서 발표되고 있는 실정이죠. 잠수함 획득을 위해서는 작전 효율성에 추가해 산업 인프라와의 연계성, 수출 가능성도 같이 보아야 합니다. 전력 건설과 수출까지 망라한 잠수함 정책을 주도하는 국가적 컨트롤타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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