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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

당당한 외교, 좌우 두 날개로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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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DB
  조태열(趙兌烈) 외교부 장관은 유엔대사(2016년 11월~2019년 10월)를 끝으로 40년 공직을 접고 모처럼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3년 전 서울 옥수동에서 기자와 만나 선친인 ‘승무’ ‘낙화’의 시인 조지훈(趙芝薰·1920~1968년)의 일생을 함께 더듬기도 했다. 당시 그는 “선친이 술이 거나해지면 문우들과 박인환의 시 ‘세월이 가면’을 낭송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자유로움은 잠시 접어야 할 듯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공직으로 부른 것이다. 지난 1월 8일 외교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조태열 장관은 “영광스러우면서도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공직 40년 중에서 전반 30년은 통상 분야에서 양자 및 다자 업무를 경험했다. 후반 10년은 외교부 2차관과 주 유엔대사로 북핵 문제 등 안보 이슈를 포함한 다자 외교를 총괄했다. 조태열 장관의 말이다.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격상된 한미동맹의 내실을 더욱 다지고, 외연을 확대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의 흐름을 꾸준히 이어나가, 캠프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로 제도화된 한·미·일 협력을 더욱 깊이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가겠습니다.”
 
  상대적으로 소원해진 대중(對中) 관계를 의식해서인지 “중국과도 상호존중과 호혜, 공동이익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를 만들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어느 해보다 동북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핵심 원자재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같은 지정학적 요인도 심각하다. 그는 “외교에 ‘융복합적 지혜’가 필요하다”며 ‘고차원적 외교 수사를 동원해 이렇게 말했다.
 
  “비핵화와 함께 핵 억제력 증강이 시급한 외교·안보 과제입니다. 이제는 경제 따로, 안보 따로, 외교 따로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운 경제·안보 융합 시대가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외교가에도 융·복합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시인 조지훈은 장관이 중학교 1학년 때 세상을 떠났다. 조 장관은 “아버지의 명예에 누를 끼치지 않는 걸 제 인생 최고의 목표로 생각하고 살아왔다”고 고백했다.
 
  “제 인생 전체에 걸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분이 저희 선친이고요, 선친께서 저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면 ‘당당한 사람이 돼라, 당당한 외교를 해라’라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국회 인사청문회에 김수영의 시 ‘김일성 만세’가 등장해 눈길이 갔다.
 
  〈‘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하략)〉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김수영 시인은 ‘김일성 만세’라고 외칠 수 있어야 민주주의라고 봤지만 조지훈 시인은 표현의 자유가 아무리 중요해도 ‘김일성 만세’는 불법이라 여겼다. 조 장관은 어떤 생각이냐”고 물었다.
 
  그는 “김수영·조지훈 두 분을 하나의 정신사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두 거목으로 평가하는 논문도 있다”며 “모든 사회는 두 날개로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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