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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방탄 사법개혁’ 추진하다 국민저항 직면하다

글 : 김광주  월간조선 기자  kj96100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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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법리스크에 처한 정치인을 방어하기 위해 사법부를 뒤흔드는 건 요즘 세계적인 유행이라도 되는 걸까. 수뢰, 배임, 사기 등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73)에 대한 얘기다.
 
  정치인으로서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를 졸업하고 4차 중동전쟁에서 장교로도 복무했다. 그의 형 요나탄은 1976년 에어프랑스 여객기가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에 의해 납치됐을 당시 100여 명의 유대인을 구출(엔테베 작전)하다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 이후 엘리트 코스를 밟은 애국자 가문 출신이라는 후광을 업고 1996년 만 46세의 나이로 최연소 총리가 됐다.
 

  총리 재임 중 네타냐후의 행보는 ‘강경 보수파의 아이콘’다웠다. 대(對)아랍 강경 노선 일변도였던 그는 집권 이듬해 정보기관 모사드를 이용해 하마스 지도자 할리드 마샬을 암살하려다가 위기를 맞았다. 2013년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을 할 때도 이란의 말을 믿어선 안 된다고 연일 비판했다. 이란을 ‘50개의 북한’으로 빗대기도 했으며 단독 군사 행동을 예고해 긴장감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극우파의 지지에 기대 15년 이상 권좌에 머무르면서 역대 최장기 집권을 자랑하던 네타냐후는 2019년에 비리 혐의로 기소되었고, 이듬해 재판에 넘겨졌다.
 
  네타냐후가 받은 혐의는 재계 인사들로부터 도합 30만 달러에 달하는 선물을 받았다는 것과 이스라엘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에 정부에 유리한 보도를 해주는 것을 대가로 경쟁 언론사의 활동을 제한하는 입법을 약속했다는 것이었다. 네타냐후를 수사한 아비차이 만델블리트 검찰총장은 네타냐후가 임명한 인물로 네타냐후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었다.
 
  비리 재판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하게 되자 네타냐후는 2021년 6월 열흘 동안이나 팔레스타인을 공습하며 상황을 모면하려 했지만 총선에서 패배, 실각했다.
 
  1년 반 만인 지난해 12월 재집권한 네타냐후는 금년 1월 ‘방탄용(防彈用)’ 사법개혁안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대법원이 내린 결정을 의회의 과반 의결로 뒤집을 수 있게 된다. 또 의원들이 대법관 선출 위원의 과반수를 차지하도록 했다. 여기에 더해 여당은 공무원이 크라우드 펀딩 등으로 소송 비용 등을 충당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자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네타냐후에게 유리한 맞춤 입법이 아니냐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인구 100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이스라엘에서 수도 텔아비브에서만 20만 명이 넘는 국민이 네타냐후 퇴진 촉구 시위에 참여했다.
 

  10주째 이어지는 대규모 시위에 각계각층이 힘을 보태고 있다. 경찰청장이 정복을 입고 시위대 속으로 걸어와 환호를 받았다.
 
  공군 예비역들은 비필수 임무를 거부하겠다는 서명을 했다. 군 장교 출신인 네타냐후에게 군의 항명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이다.
 
  하지만 네타냐후 정권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강경 진압하고 있다. ‘사법리스크’에 처한 정치지도자가 방탄입법을 통해 정치생명을 이어가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 낯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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