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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프리덤포럼

인터뷰 / 앤서니 킴 헤리티지재단 리서치센터 연구원

“기업의 자유 억제하면 미래 기회 잃어”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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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자유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은 고무적”
⊙ “한국은 미국이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베스트 파트너”
⊙ “한국, 文 정부 시절 기업가 정신 훼손되고 경제 퇴보”
⊙ “한국이 되고 싶어 하는 복지 국가 스웨덴은 北과의 군사적 긴장, 中으로부터의 위협 없다”

앤서니 킴(Anthony B. Kim)
릿거스주립대 경제학과 졸업. 조지워싱턴대 엘리엇스쿨 국제관계학 석사. 現 헤리티지재단 리서치센터 연구원
  “대한민국은 자유를 찾기 위한 긴 여정(freedom's journey)을 보냈습니다. 자유를 지키고 수호하기 위한 시간이었죠.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든 아니든 상관없이, 또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한국의 역사는 ‘자유’를 지키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배경 아래 요즘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자유’를 자주 언급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최고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리서치센터의 앤서니 킴(Anthony B. Kim) 연구원의 말에는 힘이 있었다. 앤서니 킴은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으로 헤리티지재단 설립자인 에드윈 퓰너(Dr. Edwin J. Feulner)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올해 다섯 번째 한국을 방문했다는 그는 전 세계 184개국의 ‘경제자유지수’를 조사해 각 국가의 경제적 자유 행적을 평가하고 있다. 그의 논평은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포스트》 《워싱턴타임스》 《AP통신》 등에 널리 인용된다.
 
 
  “촛불보다 건설적 토론 필요”
 
한국에서는 ‘촛불 집회’가 일상화되고 있다. 앤서니 킴은 ‘촛불’을 들기보다 공개담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진=조선DB
  ―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 지속적으로 ‘자유’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입니다. 취임한 지 6개월 남짓 됐지만, 그의 메시지는 굉장히 분명합니다. 집권 이후에 국내 정치, 해외 외교에서 많은 것을 느꼈고, 앞으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그의 철학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 좌파 정권에서 우파 정권으로 바뀌었기에 많은 정책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주변에 제대로 된 참모가 있고, 그들이 훌륭한 조언을 한다면 앞으로 훌륭하게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의 언론, 싱크탱크들은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는 조언을 던지는데, 단계적인 접근이 중요한 때입니다.”
 
  ― 한국은 시류라고 할까요, 여론에 휩싸이는 모습을 흔히 보입니다.
 
  “한국을 보며 아쉬운 것은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가서 외칠 것이 아니라 공개담론, 건설적인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왜 우리에게 자유민주주의가 중요한지, 왜 정부의 노동계에 대한 태도가 달라져야 하는지, 왜 세제(稅制) 개편이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말 한국 사회를 위한 어젠다를 선점하고 싶다면, 사전에 이런 문제들을 토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일부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개혁이 늦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지 않으냐고 합니다.
 
  “고작 반년이 지났을 뿐이고, 정권이 바뀌면서 꽤 바쁜 나날을 보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자유포럼 세션에서도 말했듯이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붕괴한 한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정말로 산업의 재정비(그는 reform이라고 표현했다)가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 상황을 비교하곤 했는데 20세기의 일입니다. 우리는 21세기를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국가를 재정비하고,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를 논의해야 할 시점입니다. 가령 한국 사회에 어둡게 드리워진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지, 경제의 역동성(다이너미즘)을 어떻게 되살릴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 현재에 대한 냉정한 반성,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소리인데, 우리는 다소 우리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가령 코로나19와 관련해 우리는 스스로 잘 극복했다고 위안합니다.
 
  “국민의 사기를 고취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재에 드러난 문제를 그대로 둔 채 정책을 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정치 지도자들은 지금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보다 나은 국가를 만들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사고(思考)가 필요합니다.”
 
 
  “혁신은 전적으로 민간 부문에서 나와”
 
  ― 삼성, 현대차 등 민간 기업들은 현재 상황을 위기라고 말하지만, 공무원들은 ‘아직은 최악이 아니다’는 식으로 다소 온도 차가 있습니다.
 
  “삼성을 비롯해 민간 기업들은 그들이 결정하는 작은 일들이 회사의 이윤과 직결되기 때문에 위기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반면 공무원을 비롯해 정부는 정치적인 이슈가 있고, 어떤 때는 국민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다소 상황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죠. 온도 차이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경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를 비롯해 정책 입안자들이 궁극적으로 민간 부문의 얘기를 귀담아들어야 합니다. 경제에 대한 해법, 혁신은 전적으로 민간 부문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은 민간 부문을 등한시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정부가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종의 큰 정부를 지향한 것인데, 그래서 결과적으로 어떻게 됐습니까? 기업가 정신이 훼손되고 경제가 퇴보한 경향이 있습니다. 이제는 국민이 물어봐야 합니다. ‘정부가 나를 지켜줄까, 정부에 의존하는 것이 과연 맞는가’에 대해서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대표적 복지국가인 스웨덴을 예로 들며 ‘스웨덴이 일자리 뉴딜로 복지국가를 열었다’고 했습니다.
 
  “상황이 다릅니다. 한국이 그렇게 될 수는 없습니다. 국가 시스템의 많은 부분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와 다릅니다. 스웨덴은 최고의 복지국가이지만, 국민에게 고(高)세금을 부과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정부와 국민의 그런 합의(合意)가 없습니다. 오히려 집권 여당의 성향에 따라 다소 ‘변덕스러운’ 정책이 이어졌죠. 가령 법인세를 올리는 증세(增稅) 효과로 우리 사회가 나아질 것이냐에 대한 합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스웨덴은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이 없습니다.”
 
 
  “정부가 국책사업 통해 일자리 만든다는 것은 난센스”
 
  ― 경기도에서는 ‘청년 기본소득’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살포했습니다.
 
  “정치적인 작동이죠.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을 얻기 위한 정책입니다. 정말 나쁜 처방이죠. 청년들이 정부의 돈을 받기 시작하면 그것을 패턴으로 받아들이고, 결국 정부에 의존하게 됩니다.”
 
  ― 재계(財界)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 경제적 자유를 많이 뺏겼다고 느낍니다. 기업에서 자유는 왜 중요합니까.
 
  “정말 중요한 문제이고, 제가 가장 답하고 싶은 질문입니다. 기업의 자유를 억제하면 신산업 창출과 진출, 미래를 위한 기회, 여지가 줄어듭니다. 기업이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고유의 업무는 일자리 창출입니다.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몇몇 정부가 기업의 이윤 일부를 국가 재정의 일부로 활용해 사회 취약 계층에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위험한 생각입니다.”
 
  ― 문재인 정부는 그를 넘어서, 일자리 자체를 정부가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착오, 실수입니다. 정부가 국책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젊은 층이 그런 일자리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지금은 굉장히 변화무쌍한 시점으로, 젊은이들이 원하는 직장을 창출하고 그들이 원하는 유망한 직업군을 발굴해야 할 상황인데 한국은 퇴보하는 느낌이 듭니다.”
 
 
  “경제 자유도가 낮아지면 한국 기업 체질은 약화돼”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사, 광복절 경축사 등을 통해 ‘자유’를 강조해왔다. 사진=조선DB
  앤서니 킴의 메시지는 굉장히 분명했다. 즉석에서 던지는 질문에도 그는 거침이 없었다. 평소 그의 신념, 헤리티지재단이 바라보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 헤리티지재단은 ‘경제 자유도’를 매년 평가한다고 들었습니다. 한국 경제의 자유도는 어느 정도입니까.
 
  “대부분 자유롭다(그는 mostly free라고 표현했다.)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재단은 184개국의 경제 자유도를 평가하는데 1위는 싱가포르, 2위는 스위스입니다. 반대로 최악은 북한, 짐바브웨, 잠비아 등입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며, 투명합니다. 반대로 북한은 시스템이 투명하지 않습니다. 사실 시스템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렵습니다. 한국 경제는 현재 경제 자유도가 높은 수준이지만, 문제는 경제 자유도가 갈수록 높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 갈수록 경제 자유도가 낮아지고 있나요.
 
  “지난 5년 동안 그대로 유지, 혹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계속 이런 식으로 간다면 한국 기업의 체질은 약화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겁니다. 경제 자유도를 높여야 경제의 역동성이 높아지는데 노동유연성, 과도한 세제, 규제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 일부에서는 ‘삼성이 본사를 한국이 아닌 다른 곳에 둔다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삼성을 비롯해 한국의 민간 기업이 그런 검토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또 산업군이 제조업이냐 금융이냐에 따라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의 경제 자유도가 지난 5년 동안 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중요합니다. 경제의 역동성을 잃고, 정부에 의존하는 경제 시스템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며 전 세계 경기가 침체 일로에 있습니다. 이 침체가 얼마나 이어질까요.
 
  “지금의 상황은 글로벌 경기 침체입니다.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죠. 인플레이션, 고금리는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연쇄적인 생산 및 공급(supply chain)으로 엮여 있기 때문에 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을 격동기(turbulence)라고 보고 있는데 전 세계가 합심(合心)해 극복해나가야 합니다. 코로나19 이전 트럼프 시대는 미국 경제의 붐이었고 일자리가 넘치던 경제 호황기였는데, 코로나19 이후에 완전히 다른 세계가 된 것은 사실입니다.”
 
 
  “정치권, 민간 기업 괴롭히는 정책 만들지 말아야”
 
  ―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둘 중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합니까.
 
  “굉장히 까다로운 방정식 풀이를 해야 합니다. 한국은 특히 수출입 비중이 큰 국가로서 인플레이션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거고요. 정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이슈입니다. 확실한 것은 근본적으로 분명한 원칙을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이든 고금리든 분명히 필연적인 고통은 따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위기를 얼마나 단시간 내에 끝내느냐입니다. 정말 심각한 수준의 고통일 수 있죠. 그래도 짧게 끝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이 고통을 이겨낼 날은 분명히 올 겁니다. 우리에게 닥친 이 위기를 순간에 헤쳐나갈 해법은 없습니다.”
 

  ― 여전히 한국 기업이 경쟁적입니까.
 
  “그럼요. 한국 기업은 이제 한국을 넘어 글로벌 기업이 되었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정부가 증세, 규제, 혹은 개입을 하지 않는다면 더욱 발전할 겁니다. 그래서 경제 자유가 중요합니다. 정치권의 나쁜 정책에 휘둘리지 말아야 하고, 정치권은 더 이상 민간 기업을 괴롭히는 정책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민간으로 힘이 더 실려야”
 
  ― 한국 국민은 자유를 매우 중요시 여깁니다. 하지만 평등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이상적인 감상입니다. 현실적인 사고로 접근하기를 바랍니다.”
 
  ― 동양인이 미국의 싱크탱크에서 일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동양인, 서양인 그런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은 제가 태어난 뿌리입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태어났기에 워싱턴에 근거지를 둔 헤리지티재단에서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한국이 가진 세계적인 역량이 대단하다는 것은 헤리티지에서 21년 동안 근무하면서 느꼈습니다. 한국 사람이 아니었다면, 또 다른 여정을 걷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글로벌 역량이 있는 국가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정말 큰 힘이 됩니다.”
 
  ― 한국이 그만큼 국제적인 역량이 있는 국가라는 말이죠?
 
  “한국은 미국의 중국 대응을 위한 베스트 파트너입니다.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글로벌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낍니다. 때문에 한국에서의 경제 자유도는 정말 중요합니다. 민간에 힘을 더 실어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경제가 수동적인 성향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변할 시점입니다.”
 
  ― 윤석열 정부에 조언을 하자면요.
 
  “한국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봅니다. 다만 경제적으로 과도기(period of transition)가 분명합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느냐의 기로에 섰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켜낼 수 있느냐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자유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큰 자유를 향한 한국의 지속적인 여정은 자유, 평화, 번영의 선순환을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법의 지배에 의해 뒷받침되고, 자유가 늘어 진정한 자유 시장 민주주의의 글로벌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경제팀이 경제 자유도를 높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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