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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프리덤포럼

빅터 차가 보는 韓美 동맹

“나토 식의 핵 보호 조치 계획 짜야”

정리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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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軍 2만7500명 주둔은 강력한 韓美 동맹 증거”
⊙ “바이든, DMZ보다 삼성 반도체 공장 먼저 찾아… 이게 한미 동맹의 미래”
⊙ “日 안보 전문가들이 북한에 관심두지 않고 대만에 집중하는 것 안타까워”
⊙ “한국의 核 보유 논의는 시기상조… 사드 추가 배치 고려해야”

빅터 차(Victor Cha)
1961년생. 美 컬럼비아대학교 경제학 학사, 英 옥스퍼드대 경제학·정치학 석사, 美 컬럼비아대 국제학·정치학 석·박사 /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 역임. 現 조지타운대 교수, 미국 전략 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편집자 註]
전경련이 주최한 ‘2022 서울프리덤포럼’의 두 번째 세션에서는 천영우 전(前)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주로 질의를 하고, 빅터 차(Victor Cha) 전 미국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장(전 주한미국대사)이 대담을 나누었다. 이 중 천영우 전 수석비서관과 빅터 차 전 국장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대담을 재구성한다.
  빅터 차: “한미(韓美) 동맹은 1953년 현실적인 대항을 위해서 공동의 적(敵)에 맞서기 위해 출범했다. 태평양전쟁 때 일본이 패전하고 나서 미국은 한반도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1945년, 분명히 서유럽 쪽에 관심이 있었고 더는 아시아 쪽에 관심을 기울일 이유가 없었다. 1954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백악관 문서를 보면 ‘미국은 한반도에서 군대를 철수할 것이다. 오직 태평양 해양에 존재하고 일본에 존재할 것이다’라고 돼 있다. 북한이 1950년 남한을 침공했고, 미국은 한국을 사랑했기 때문에 군대를 파병했다. 적에 대응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던 동맹 관계다. 멀리 아무것도 모르는 국가에 사람들을 파병해서 참여했다.
 
  1980년대에 한국의 민주화가 실현됐고 한미 FTA가 체결되고 한미 동맹은 서서히 강화됐다. 북한의 위협은 여전히 상존한다. 이제 한미 동맹 관계는 적에 대한 공동 대응을 넘어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자유무역을 수호하고 그리고 외국 직접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포괄적 관계로 변했다. 한미 동맹은 안보뿐 아니라 공급망, 글로벌 헬스, 공적개발원조(ODA), AI 인공지능, 경제 안보, 양자컴퓨터 반도체 등 모든 분야로 발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외 첫 순방지로 한국을 찾았다. DMZ보다 미국 휴스턴, 텍사스에 공장 확충 계획을 가진 삼성 반도체 공장을 먼저 찾았다. 이게 바로 한미 동맹의 미래다.
 

  전쟁이 유럽에서 만연하게 진행되고 있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하고, 중국은 대만 해협에서 무력(武力)을 행사하고 있고, 연말까지 무력을 행사하겠다고 한다. (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중단시킬 기미를 안 보인다. 전례 없는 불확실한 환경이 계속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은 중국 최고 책임자로 세 번 연임했고 앞으로 장기 집권에 들어갈 것이다. 러시아·중국·북한으로부터 위협이 이어질 것이다. 미국은 동맹국을 보호할 것이고, 미국 역시 동맹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금의 정세는 ‘뉴 노멀(New Normal)’ 현상이다.
 
  문재인 정부 5년간 한국과 일본은 악화일로였다. 한·미·일(韓美日) 삼각 관계도 좋지 않았다. 좋은 3자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수다. 3개국이 서로 공조한다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 북한을 억제하고, 러시아에 경고장을 던지고, 나아가 중국을 억제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본이 반응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 워싱턴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한·미·일 3개 국가의 동맹은 공동선(共同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한미 동맹은 역사상 동맹의 역사에서 최고 수준의 관계이며 장래는 밝다.”
 
 
  “미국의 과제는 북한-중국-러시아 順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9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뉴시스
  천영우: “앞으로 한미 동맹이 직면하게 될 가장 어려운 과제는 뭘까? 중국일까, 북한일까.”
 
  빅터 차: “가장 큰 과제는 북한이다. 북한의 1년 동안의 발자취를 보면 심각한 위협이다. 조금 더 근본적인 도전과제는 중국이다. 중국 리더들이 다른 걱정거리를 한국에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천영우: “도전과제에서 중국은 2순위, 북한이 1순위라는 것에 공감한다. 북한이 한미 동맹의 가장 큰 도전과제라는 것에 이견(異見)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 정부의 대응은 다를 수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블링킹 국무장관의 연설에서 우리 국제질서에 대한 가장 심각한 장기적인 도전은 중국이라고 했다. 한국과 미국의 전략적인 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빅터 차: “북한을 다룰 때 중요한 것은 끈기와 창의성이다. 집중도가 중요한데 창의성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중국, 러시아 혹은 북한이 온갖 종류의 아이디어를 다 끌고 오기 때문이다. 도저히 외교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 한미 동맹은 거울처럼 서로 반영해주는 관계다. 미국 국가안보국에서 ‘국가안보 전략’ ‘국방 전략’ ‘핵과 관련된 입장’ ‘미사일과 관련된 검토’의 4개의 문서를 발간했다.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즉각적인 위기, 중국은 장기적인 안보 도전과제라고 했다. 북한은 끊임없이 위협을 가하는 국가라고 명시했다.
 
  미국 안보의 우선순위에 북한이 세 번째라는 것, 북한을 두고 끈질기게 지속하는(persistent) 위협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의미가 있다. 북한이 가하는 위협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륙 간 탄도미사일을 통해 미국 본토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 저는 미국의 첫 번째 과제가 북한, 두 번째 중국, 그다음이 러시아라고 생각한다. 우선순위를 조절하고 일본과 한국이 그리고 미국이 같이 힘을 합쳐서 북한에 대한 위협을 조금 더 다룬다면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일본 안보 전문가들이 북한에 관심을 두지 않고 대만에 집중하는 것은 안타깝다. 한국의 지역 안보가 굉장히 불안하다. 북한·중국·러시아가 가하는 동시다발적인 문제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 북한 생각하지 않아”(천영우)
 
2022년 7월 13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 폴러 캐머라 유엔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한미 동맹 업그레이드 방안’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천영우: “북한의 7차 핵실험 테스트가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7차 핵실험이 벌어져야만 미국의 우선순위가 바뀐다는 이야기가 너무 안타깝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북한을 생각하지 않는다. 비핵화라는 말만 하지, 실질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은 볼 수 없다. 몇몇 전문가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한다. 내 기억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에 의해 정책, 태도를 바꾼 적이 없다.”
 
  빅터 차: “한국에서는 ‘미국이 얘기하는 확장 억제력, 이거 믿어도 돼?’라며 북한의 위협에서 미국이 한국을 보호해줄 것이라는 신뢰성에 불안과 회의(懷疑)가 가중되고 있다. 한국의 일반 대중은 ‘미국이 대만을 위해서는 확장 억제력을 행사할 것이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아닐 거야’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군사 동맹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에 수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정말 걱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은 우크라이나 방어 체계를 위해 도움은 주지만 군대는 파병하지 않고 있다. 물론 미국이 다른 국가에 군대 파병을 억제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핵 때문이지만, 한국 정부는 미국의 안보 공약을 믿어야 한다. 2만7500명의 미군 지상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대한(對韓) 안보공약의 증거다. 이보다 강력한 신호는 없다. 만약에 한반도에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2만7500명이 전쟁에 참여하고, 미국이 참여한다는 뜻이다. 한미군사훈련도 모든 종류의 상상할 수 있는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여기서 부족한 것은 정치적인 역량과 약속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이러한 부족함을 없애려고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장관 차원의 회의, 정상회담까지 개최해서 어느 정도 결실이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나토 식의 핵 보호 조치 계획을 짜야 한다. 한국과 일본에 필요한 것은 바로 조금 더 계획을 같이 공유하면서 미국이 어떤 계획을 생각하는지, 어떤 식으로 이 한반도는 물론이고 이 지역에서 안보 계획을 가졌는지 보여줘야 한다. 윤 정부가 인수위 시절에 한국에 사드를 조금 더 배치해 서울을 보호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가 있는데, 이런 방안을 고려해봐야 한다.”
 
 
  “북한을 무시하거나 부인하면 안 된다”
 
2021년 8월 10일, 한미연합훈련 첫째 날 경기도 평택 험프리스에서 미군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조선DB
  천영우: “미국의 역량에 대해서는 의심할 바 없다. 문제는 미국 역량 부족이 아니라 북한의 정치적 상황이다. 김정은이 벼랑 끝으로 몰리면 핵을 쓸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이 어떤 식으로 대응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김정은이 핵을 안 쓸 것이라고 믿지 말고, 전술적 무기를 한국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빅터 차: “맞다. 딜레마다. 한미 양국이 신뢰성을 강화하고, 북한에 대한 믿을 만한 억제력이 있다고 생각하면 북한 문제를 책장 속에 집어넣어 버릴 수 있다. 북한을 무시하거나 부인하면 안 된다. 우리가 킬 체인(Kill chain·타격순환체계. 탄도탄 등을 적극 추적, 선제 타격해 방어하는 체계)을 사용하든 어떤 전술을 사용하든,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미사일을 그냥 캐치하는 것이 아니라 풀 능력을 다 사용해서 이것이 선제공격이 됐든, 혹은 사이버 안보 노력이든 전략 자산 사용이든 모든 것을 써야 한다.”
 
  천영우: “만약 대한민국이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하면 한미 동맹이 훼손될까? 현재 국민의 70%가 대한민국이 핵 무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빅터 차: “한국이 핵을 갖는다는 것은 중국 내륙 지방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이 핵을 보유하면 일본 역시 핵을 보유할 것이다. 이 얘기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천영우: “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하겠다. 조건부적인 핵 무력을 갖추는 것은 어떨까. 한국·미국·일본 3개 국가가 집결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데드라인을 설정하고, ‘북한이 언제까지 완전한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한국과 일본이 핵을 갖겠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중국이 북한을 마구 압박해서 변화시킬 수 있을까?”
 
 
  “尹 정부의 중국에 대한 대응 높게 평가”
 
  빅터 차: “말도 안 되는 상상이다. 한국이 미사일 방어력을 갖추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윤석열 정부가 한때 아이언 돔 시스템(Iron Dome·70km 이내에서 적의 단거리 로켓포, 박격포탄 등을 공중에서 저격)을 갖겠다고 했다. 중국의 팔을 꺾으려면 한국이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추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중국에 대한 대응은 높게 평가하고 싶다. ‘저렇게 과감하게 말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니까 말이다. 한국 대통령이 앞장서서 대중(對中) 전략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음에도 변화를 주겠다고 말하는 것은 대단하다. 그러면서도 한국이 중국에 대해 공급망, 경제 부문에서는 유연한 입장을 취하겠다는 것이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독특한 특징은 자유를 강조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과거 미국이 했던 일이다. 미국은 민주주의를 옹호하기 위해 NED(민주주의를 위한 국제원조기금. 미국 해외홍보처에서 지원) 같은 기관을 만들었다. 레이건 행정부 때 만들어졌는데, 당시 이사회 이사였던 나는 NED의 아시아 지사가 서울이 아닌 대만에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내 생각에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상징으로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윤 정부가 자유를 말로만 옹호할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한다.”
 

  천영우: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동맹국들은 미국 세수(稅收)를 뺏어가는 기생충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주한미군 철수’ 얘기가 나왔다. 다시 트럼프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상황에서, 한미 동맹이 파괴될 위험은 없는지 궁금하다.”
 
  빅터 차: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2024년에 트럼프가 되든, 미국이 앞으로 겪게 될 장기적인 도전 과제는 중국이다. 이것은 불변(不變)이다. 포괄적인 군사적인 도전 과제가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중국은 앞으로 미국에 도전을 할 것이다. 미국 혼자서 해결할 수 없고, 동맹이 필요하다.”
 
 
  “인플레 감축법, 한국이 혜택 누릴 수 있어”
 
  천영우: “미국은 동맹국이 필요하고, 한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런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북미에서 조립되지 않은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한국에서 전기차를 조립해 수출하는 우리 기업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같은 것을 보면 한국이 필요한 것이 맞나 싶다. 자유무역은 후퇴했고, 보호주의 편으로 간 듯 보인다. 한국이나 일본 같은 동맹국을 인플레 감축법을 입법화해서 차별하고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빅터 차: “(인플레 감축법으로 무역이) 비(非)자유주의화로 가는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동시에 한 발짝 뒤로 가서 왜 미국이 저러는지를 생각해보자. 미국이 자유국제주의 질서에 위협을 가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미국과 상호의존성이 깊은 여러 국가를 중국이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 법이 미국 국내 경제를 위해 만들어졌는데,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들에 차별적인 것은 인정한다. 일부 사람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동시에 법을 잘 뜯어보면 한국 업계가 혜택을 누리는 것들도 많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조항들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불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IRA 조항을 보면 한국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이 법은 곧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과 사전에 협의하지 않은 것은 충격적이었다고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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