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 사람

딸기 농장 봉사로 취임식 대신했던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2년 반 여정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에 온 힘 다했다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취임 두 달 만에 ‘올바른 유통위원회’ 출범시켜 유통 혁신
⊙ 농식품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프랑스로부터 ‘농업공로훈장’
⊙ 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ICAO) 회장으로 선출돼 한국 농협 위상 높여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6월 7일,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동행’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가 연말까지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농산물을 최대 70% 저렴하게 판매키로 했다. 전국 농협하나로마트는 ‘물가 급등 100대 품목’을 선정해 추석 때까지 평균 30% 할인 판매한다. 행사 품목은 수요가 큰 상품을 중심으로 2주 간격으로 뽑는다. 즉석밥·참치통조림·김·두부 등 가공식품에서 고추장·된장과 치약·칫솔·세제 등 공산품이 모두 할인 대상이다. 물가 상승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서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두어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 상이 벌써 고민인 주부들의 눈길을 끄는 소식이다. 농협중앙회는 “추석 성수기까지 ‘살맛 나는 국민 밥상’ 특별 판매 행사를 통해 고객의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민들의 밥상 물가를 걱정하고, 밥상 위에 올려지는 음식 재료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삶까지 걱정해야 하는 곳이 농협중앙회다.
 

  코로나19가 모든 사람의 일상을 훼방 놓았지만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에게는 더욱 그랬다. 이 회장은 공교롭게도 코로나19가 막 시작된 2020년 2월에 제24대 농협중앙회장에 취임했다. 그가 보낸 지난 2년 반의 시간은 총성 없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취임식·기자회견 없었던 230만 명 농민의 대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6월, 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 회장으로 선임돼 한국농협의 위상을 알렸다.
  이성희 회장이 선거에 도전했던 2020년에는 10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이렇게 많은 이가 출마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10명의 후보가 모두 완주한 선거였는데 그는 임시 대의원회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당선됐다. 그의 당선이 세간의 관심을 받았던 이유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치러진 1988년 이후 처음으로 나온 경기 출신이어서다.
 
  그는 1971년 경기 성남 낙생농협에 입사해 50년 가까이 농협에서만 활동한 뼛속까지 ‘농협인’이다. 입사 초기에 비료 판매원으로 일한 그는 1988~2008년까지 낙생농협조합장을 지냈다. 그가 활동했던 주무대인 경기도 성남시가 농촌에서 개발도시로 변모되면서, 그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농촌 농협과 은행을 중심으로 한 경제 사업으로 넓어졌다. 2003~2010년까지 농협중앙회 이사, 이후 7년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지낸 그는 일찌감치 농협중앙회장으로 거론됐다. 재수 끝에 회장으로 뽑힌 그는 ‘함께하는 농협’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 회장은 승리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우리나라로까지 번지기 시작한 코로나19로 인해 서둘러 비상 체제에 돌입해야 했다. 취임식도 하지 않았다. 역대 농협중앙회장 취임식은 성대하게 치러져 왔다. 230만 명의 농민을 대표하는 조직, 산하에 NH농협은행·NH투자증권 등 28개 계열사, 임직원 12만 명을 거느린 회장의 취임식이라 늘 그런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성희 회장은 2020년 2월 4일, 임직원 30여 명과 함께 강원도 홍천의 한 딸기 농장을 방문, 딸기 꽃순을 제거하는 등 일손을 돕고 농업인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했다. 4년 임기의 포부를 밝히는 기자회견도 없었다. 대신 배포한 취임사에서 “농촌 문제의 답을 현장에서 찾기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 약속은 지켜진 듯싶다. 최근 《농민신문》은 이성희 회장이 사용한 근무형 승합차의 누적 주행거리가 10만km라고 보도했다. 서울~부산을 115번 왕복한 거리란다.
 
 
  창립기념일 행사 대신 수해복구 봉사
 
  농협중앙회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공적 마스크를 배포하고, 경북 경주·전남 구례 연수원을 격리 시설로 제공했다. 입학식, 졸업식 취소로 난데없는 피해를 본 화훼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꽃 소비 촉진 행사도 벌였다. 그가 직접 농협중앙회 본관을 찾아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장미 2200송이, 책상용 시클라멘 화분 300개를 나눠주며 화훼 소비 촉진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급작스러운 글로벌 재난으로 정부, 공기업, 대기업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십시일반 힘을 보태던 때였다. 우리나라 제1의 협동조합인 농협중앙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예정된 일정마저 취소되기 다반사였지만,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현장을 찾았다. 코로나19로 뒤숭숭했던 2020년 여름, 긴 장마와 잇따른 태풍으로 전국의 농어촌이 피해를 입었다. 당시 이 회장은 이틀이 멀다 하고 경기도 이천시 율면과 충청북도 충주시(2020년 8월 3일), 충청남도 천안과 아산(8월 6일), 경기도 안성시(8월 7일), 경기도 연천군(8월 12일), 경기도 이천시(8월 13일), 경상남도 양산시(9월 9일) 등을 직접 찾았다. 늘 성대하게 치러지던 농협 창립기념일(8월 15일)에도 그는 기념식 대신에 수해복구 봉사 활동으로 하루를 보냈다.
 
 
  하나로마트와 전국 권역별 점포 통해 배송망 늘려
 
  우리나라 농가에는 고질적인 문제들이 있다. 농업인의 고령화로 인해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고, 청년들은 농가가 있는 고향을 등지고 대도시로 향한다. 통계청의 자료(2020년)로는, 농가 인구의 33%가 70대 이상이고, 20~30대는 9%에 불과하다. 농사짓는 일꾼이 고령이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당연히 판로 개척도 어렵다. 이에 정부는 2022년까지 광역지자체 4곳에 ‘스마트 팜 혁신 밸리’를 조성, 아낌없는 지원을 하기로 약속했다.
 
  이성희 회장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 그는 취임 두 달 만에 ‘올바른 유통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유통 혁신 과제 66건을 만들었다. 그는 농협의 5대 핵심 가치로 ‘농협인과 소비자가 함께 웃는 유통 대변화’를 내세웠다.
 
  이 회장이 본격 행보를 시작할 즈음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일상이 현실화되고, 주부들이 오프라인에서 농산물 구매를 꺼리던 터라 파격적인 혁신이 필요했다. 농산물은 당연히 직접 보고 사는 것이라 여겼던 그간의 일상이 완전히 파괴되던 때였다. 이 회장은 ‘농협’이라는 브랜드의 강점을 살리면서 급격히 재편되는 유통 환경에 적응코자 노력했다. ‘올바른 유통위원회’는 이를 위한 조직이었다. 그는 산지·도매·소매 단계별 온라인 판로를 만들고, 하나로마트와 전국의 권역별 점포를 통해 배송망을 늘렸다.
 
  당시 이 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 선진국에서는 농산물의 60~70%를 스마트 팜에서 생산하는데 국내 스마트 팜 보급률은 1% 내외에 그친다. 오는 2024년까지 총 24곳의 스마트농업지원센터를 조성해, 스마트 팜 영농 기술을 확산시키는 거점으로 만들겠다”며 “전국에 퍼져 있는 농협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되는 유통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농축산물 유통혁신 비상의 해’
 
농협은 4월,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파 재배 농가를 돕기 위한 특판 행사를 가졌다.
  지난 2년 반 전에 시작된 농협의 유통 혁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농협은 지난 4월 14일 ‘농축산물 유통혁신 평가위원회’를 열었다. 농협은 올해를 ‘농축산물 유통혁신 비상(飛上)의 해’로 정했다. 유통 대변화를 통한 본격적인 성과 창출이 이뤄질 시기로 여겨서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2년 반 동안 진행돼온 유통혁신 과제들을 평가하고 성공적인 이행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외부 전문가와 조합장 등 15인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는 유통혁신 4대 추진 방향인 ▲스마트한 농축산물 생산·유통 ▲농산물 유통체계 혁신 ▲온라인 도소매사업 집중 추진 ▲협동조합 정체성 확립과 관련된 과제들에 대한 성과를 관리하고 혁신 전략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농협은 지난 2년 반 동안 유통혁신 방안의 체계적인 이행을 통해 ▲산지유통시설(APC/RPC) 스마트화 ▲김치가공공장 전국 단위 통합 ▲산지 온라인 플랫폼 구축 ▲온라인 농산물거래소 사업 확대 ▲보급형 스마트 팜 시범사업 ▲축산물 전용 온라인몰(라이블리) 오픈 등의 혁신 성과를 도출했다. 농협중앙회는 올해는 농축산물 유통혁신 결실의 해로서 ‘농협형 체인본부’를 중심으로 한 올바른 유통체계 구축과 농식품 유통 밸류체인(Value Chain) 단계별 농업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반영된 가치평가 모형 개발 등 평가체계 고도화를 통해 유통 대변화를 위한 속도를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성희 회장은 “올해는 지난 2년 반 동안의 노력을 바탕으로 농업인과 국민의 열망에 맞는 유통혁신 성과를 창출하겠다”며 “농업·농촌의 발전을 이끈다는 특별한 사명감을 갖고 유통개혁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가 관심을 쏟은 것은 ‘청년 농업인 육성’이었다. 농협중앙회는 2018년부터 ‘청년농부사관학교’를 통해 40세 미만의 청년 농업인을 매년 100명 내외로 육성 중이었다. 졸업생에게는 스마트 팜 설립을 위한 각종 지원을 하고 있었다. 그는 중앙회의 사업을 이어받아 자금난, 영농기술 부족,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농업인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피해농가 돕고자 각종 판촉행사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과 농협 신규 직원들이 5월, 서울 중구 농업박물관에서 열린 ‘도심 속 전통 손 모내기 행사’에 참가해 손 모내기 체험을 하고 있다.
  취임 1년 차, 2년 차가 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농가의 피해는 여전했다. 그는 이들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 회장은 지난 4월에는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파 재배농가를 돕기 위해 농협하나로마트에서 ‘2022년산 제주 조생양파 소비촉진 특판행사’를 실시했다. 농식품부와 농협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소비 부진으로 양파 가격이 평년 대비 45%가량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자 소비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을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 행사에서는 농식품부의 농산물소비쿠폰 할인이 적용돼 양파(3kg)를 시중 판매가 대비 약 35%가량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지난 5월에는 ‘사랑의 집 고치기 농가희망봉사단’과 경기농협 임직원 등 100여 명이 경기 여주시와 양평군 관내 농가를 대상으로 시설 개선 봉사활동을 하고 마을회관에 가전제품과 생활용품을 기증했다. 농협 사랑의 집 고치기 농가희망봉사단은 2005년 농협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해, 지금까지 총 인원 8600여 명이 849가구를 대상으로 노후 주택수리, 보일러 및 급수배관 교체, 전기배선·전등 교체 등 봉사활동으로 농촌의 고령 농업인, 다문화 가정, 소년·소녀 가장 가정에 희망을 전하고 활력을 불어넣어 왔다.
 
  5월 26일에는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 중구 농업박물관 앞 체험농장에 조성된 논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못줄을 사용한 전통 손 모내기 행사를 가졌다. 도시 지역 초등학생들에게 전통문화 계승과 식량안보, 환경 및 경관보전 등 농업·농촌의 다양한 공익적 기능에 대해 알리는 장으로서 서울 미동초등학교 소속 3학년 담임교사와 학생 등 20여 명이 동참했으며, 이들은 도심 속에서 전통 농경문화를 재연하고, 떡과 식혜 등 전통음식으로 새참을 함께 나누며 풍년을 기원했다.
 
  이성희 회장은 “미래의 꿈나무 어린이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전통 농경문화 재연 행사에 동참해주어 기쁘다. 농협은 우리 농업·농촌의 소중한 가치를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며 지속할 수 있는 발전을 이루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받은 훈장은 농업인 모두가 이뤄낸 결실”
 
프랑스 정부는 농식품 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이성희 회장에게 5월에 농업공로훈장을 수여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5월 19일 프랑스 정부로부터 농업공로훈장(메리트 아그리콜·Merite agricole) 기사장(슈발리에·Chevalier)을 받았다. 농업공로훈장은 프랑스 정부가 농식품 분야 발전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하는 훈장이다. 이 회장은 한·불 양국의 농업과 금융 분야 민간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에 이바지한 공로로 수상했다. 이성희 회장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에 프랑스의 대표적인 협동조합이자 최대 금융그룹인 크레디아그리콜(CA)을 방문해 ▲농업·농촌의 지속발전과 협동조합 금융그룹 간의 이해 증진을 위한 제도적 협력 ▲자산운용, 투자금융, 보험 부문 등에 대한 상호 협력 강화 ▲녹색 및 지속가능 금융상품 등 ESG와 관련된 협력 등에 대한 MOU를 체결하는 등 협동조합 간 협력을 약속했다. 이성희 회장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받은 뜻깊은 훈장은 저희 농협에 아낌없는 신뢰와 사랑을 보내주시는 농업인·국민 여러분 모두가 이루어낸 결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농협은 글로벌 협동조합 간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구현을 위해 더욱 힘써 노력하고, 사업 수행의 전문성을 한층 더 발전시켜나가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NH농협금융지주와 크레디아그리콜(CA) 합작회사인 NH-Amundi 자산운용은 지난 4월 말 수탁고 52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7위 종합자산운용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기도 했다.
 
 
  “한국 농협의 경험과 비전을 전 세계 협동조합과 공유”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이로부터 불과 한 달 만에 전 세계 농업 분야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회장 자리에 다시 올랐다. 스페인 세비야에서 6월 17일(현지 시각) 열린 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ICAO) 총회에서 전 세계 농업 분야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신임 회장으로 당선된 것이다. ICAO 총회는 전 세계 농업 분야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ICAO 집행위원과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성희 회장은 상대 후보인 상하니 인도비료협동조합(IFFCO) 회장과의 선거에서, 임기 4년의 ICAO 회장으로 재선출됐다. 1951년 창설된 ICAO는 국제협동조합연맹(ICA) 산하의 농업분과기구로 세계 농업 협동조합들의 상호발전과 협력을 선도하고 있고, 현재 35개국 42개 회원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농협은 1998년부터 24년째 단독 추대 형식으로 ICAO 회장기관을 맡아왔으나,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해외 협동조합들의 의견에 따라 이번에는 선거를 통해 회장기관을 선출하도록 했다. 이성희 회장의 당선으로 세계 무대에서 한국 농협의 위상과 리더십이 널리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회장은 ▲개발도상국 협동조합 초청연수 및 임직원 ICAO 서울 사무국 파견근무 기회 제공 ▲개도국 우수학생 농협대학교 유학 지원 ▲ICAO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통한 협동조합 간 협력 강화 등 주요 공약을 적극 실천하겠다고 강조하며 회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성희 회장은 “농민들과 국민 여러분께서 그간 저희 농협에 보내주신 변함없는 사랑과 신뢰에 힘입어 세계 무대에서도 역할과 위상을 인정받게 됐다. 지난 60년간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10위권의 글로벌 협동조합으로 성장한 한국 농협의 경험과 비전을 전 세계 협동조합들과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을 이루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6월 20일에 잇따라 개최된 ICA 글로벌 총회에서는 농수산업·주택·의료·청년 등 각 분과와 각 대륙을 대표하는 이사 25명을 새로 선출했는데, 이성희 회장은 전 세계 농수산업 분야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농수산업 분과 위원’ 자격의 ICA 이사에 만장일치로 추대돼 임기 4년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협력을 통한 지속가능한 농림수산업 발전 ▲식량안보 위기와 기후변화 등 국제적 현안에 대한 농업계 입장 대변 ▲영세농과 여성·청년농 권익증진 등 활동에 힘쓸 계획이다. 농협은 1963년 준회원 자격으로 ICA에 가입한 이후 1972년에는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며 역할을 강화해왔으며,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ICA와 함께 서울에서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세계 협동조합 운동 활성화를 이끌었다.
 
 
  “물가 안정 위해 전사적 역량 결집”
 
  코로나19로부터 해방돼 일상으로의 복귀가 시작되던 올 초부터 세계는 사상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장보기가 무섭다’는 말이 괜한 엄살이 아닌 상황에서, 농협중앙회가 또 팔을 걷어붙였다. 좀처럼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성희 회장은 지난 6월 7일 농협유통 양재점에서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농업인과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해 3600억원 규모의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동행’ 상생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협은 이를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하기로 하고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주요 품목 ‘살맛 나는 가격 공급’ ▲농업인 경영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영농·금융 지원과 쌀 소비 촉진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부담 완화 등 지원방안을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다.
 
  농협은 우선 국민 체감물가 안정화에 기여하기 위해 물가급등 품목, 농산물, 유류 등에 대해 ‘살맛 나는 가격’으로 공급한다. 가공생필품 80개, 축수산물 20개 등 물가급등 100대 품목에 대해 전국 농축협 및 계열사 하나로마트 2215개소에서 추석 성수기까지 30% 내외 가격 할인(430억원 규모)을 진행하고, 수박·참외 등 제철과일과 수급불안 농산물에 대해서는 유통계열사 판매장 등에서 최대 70%까지 상시 할인(220억원 규모)된 가격으로 연말까지 판매할 예정이다.
 

  전국 667개 농협 NH-OIL 알뜰주유소에서는 연중 상시적으로 유류를 저렴하게 공급(830억원 규모)할 계획이다. 또 농업인 경영 안정을 위해 다양한 영농·금융 지원 방안을 시행하고 쌀 소비 촉진 운동을 전개한다. 축산농가 사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환율 및 원재료 상승 등 제조원가 상승요인에도 불구하고 농협 사료비 인상을 유보해 시중 대비 31원/kg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함으로써 1080억원 규모의 지원효과를 꾀할 예정이다.
 
 
  영농자금대출 최대 2% 이자
 
  또한 270억원 규모로 밭작물 농기계 등 스마트 영농기계와 봄 가뭄 해소를 위한 양수기 3200대 등의 물자를 공급하고, 농업인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농업인안전보험료 160억원을 지원하며, 농촌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 임직원 농촌봉사활동 등 72만 명의 농번기 영농지원인력을 공급한다. 농업인 조합원, 청년농, 귀농인에 대한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영농자금대출에 대해 최대 2.0%의 이자를 지원하고, 저리대출 상품을 출시해 150억원 규모의 이자를 지원하며, 연 1.0~4.5%를 지원하는 예적금 금리 우대상품을 통해 100억원, 농업인 가계 및 기업대출에 대해 최대 0.2% 금리를 인하해 100억원의 금융혜택을 지원한다. 아울러 예년 대비 가격이 하락한 쌀의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7대 특·광역시를 중심으로 도시농협·기업·소비자단체와 함께 범국민 쌀 소비 촉진 운동을 전개하고, 각종 사은품과 기념품 등에 쌀 가공식품 등을 적극 활용해 90억원 이상의 쌀 소비를 촉진해나갈 계획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금융부담도 완화시켜준다. 농협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농식품기업 대출금리를 최대 0.2% 인하해 160억원 규모로 지원하고,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보유 부동산 임대료를 최대 50% 인하(지원효과 약 10억원)하여 지원한다. 또 코로나19 피해 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해 609억원의 이자를 유예하고, 1조3350억원 규모의 할부 납입을 유예하는 등 다양한 금융지원으로 상생에 나선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은 농업인·국민들의 변함없는 신뢰와 사랑에 부응하기 위해 따뜻한 동행 상생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최근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범국민적인 어려움 극복에 동참하고, 농업인 경영안정 지원을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성희 회장은 참 쉽지 않은 시기에 회장을 맡아 코로나19와 함께 임기의 절반을 소화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농협의 유통 조직을 대대적으로 바꿔야 하는 운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19로 금전적 피해를 입은 농가, 장마와 호우 등 자연재해로 피해 입은 농민들의 마음도 어루만져야 했다. 이미 임기 절반을 넘긴 이성희 회장이지만, 그가 추진하는 혁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208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북스토어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