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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형을 집행하라!》 펴낸 김태수 변호사

어린이 性추행 살해 후 시신 토막 낸 사형수 상대하며 사형제에 관심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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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수가 헌법소원 낸 사형제 폐지 공개 변론 지난 7월 14일 열려

⊙ 未집행 사형수 59명 중 정치범 無, 모두 살인범, 誤判 가능성도 無
⊙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직업적 양심에 따라 형사소송법 제465·466조 지켜야”
⊙ 천주교, 사형제 폐지는 물론 ‘가석방 없는 종신형’도 반대
⊙ 여성 150명 강간해도 死刑 선고 안 해
⊙ 신혼부부 엽총 살해 사형수, 憲裁에 “사형제는 문화 국가의 수치”라는 의견 내
  헌법재판소(헌재)가 지난 7월 14일 사형제(형법 제41조 제1호, 제250조 제2항)에 대한 위헌(違憲)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공개 변론을 열었다. 2018년 6월 ‘부천 부모 살해 사건’을 저지른 윤영석이 사형 구형에 반발해 2019년 2월 헌법소원을 냈기 때문이다.
 
  사형제에 대한 위헌 심판은 1996년 ‘재판관 7(합헌) 대 2(위헌)’ 합헌(合憲), 2010년 ‘5 대 4’ 합헌 결정 이후 세 번째다. 법조계에서는 ‘헌재 재판관들의 성향을 볼 때 이번에는 위헌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말이 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은 지난 6월 헌재에 ‘기존의 사형제 합헌 판단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변론요지서를 제출했다.
 
  법무부는 “사형제 존치가 후진적이란 인식은 잘못”이라며 “다수의 국가(84개국)가 사형제를 존치하고 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도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바 이는 사형제를 존치하는 것만으로 그 나라가 후진적이거나 야만적이라 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30일 이후 사형을 집행하고 있지 않다. 미집행 사형수는 59명(군 교도소 4명 포함)이며 모두 살인범이다.
 
 
  사형제 폐지 여론, 2003년 13.2%에서 2018년 4.4%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0명 중 80명은 사형제를 더 강화하거나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시 폐지해야 한다고 답한 이는 4명이었다. 존/폐 응답을 제외한 16명은 시기상조에 해당하는 ‘향후 폐지’를 선택했다.
 
  2003년 같은 조사에선 사형제 즉시 폐지가 100명 중 13명이었다. 존치 여론은 15년 전보다 더 높아졌지만 사형 폐지론은 절대 선(善)이자 당위(當爲)처럼 우리 사회에 퍼져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종교·인권 단체가 사랑·생명·용서·인권과 같은 단어를 선점해 이를 무기와 방패로 삼고는 피해자의 슬픔과 고통은 외면한 채 “또 다른 국가 폭력을 멈추라”며 흉악범을 대신해 굳은 신념을 갖고 앞장서 투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6월 28일 출간된 김태수 변호사의 《사형을 집행하라!》(조갑제닷컴)
  헌재의 사형제 공개 변론을 앞두고 한 변호사가 사형 존치론의 필요성을 담은 책 《사형을 집행하라!》(조갑제닷컴)를 냈다. ‘실질적 사형폐지국’이라는 정체불명의 표현이 붙은 대한민국. 사형 집행이라는 단어를 꺼내면 야만인처럼 비치는 시국에 이 변호사는 사형제 존치를 넘어 ‘실천’까지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월 6일 서초동에서 저자 김태수(金兌洙) 변호사를 만났다.
 
  — 책을 쓴 계기가 있습니까.
 
  “정성현을 상대로 한 소송을 치르며 사형제와 관련해 우리 사법 체계에 많은 문제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사형수 정성현은 2007년 12월 25일 8세·10세 여자아이를 유인해 성(性)폭행을 시도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야산에 암매장하거나 강에 버렸다. 길이 70cm 톱으로 8세 아이는 일곱 토막, 10세 아이는 열 토막을 냈다.
 
  앞서 2004년 7월에는 전화방 도우미에게 성매매를 시도하다가 격분해 이 여성을 폭행하고 사망케 했다. 정성현은 이 도우미도 토막을 낸 뒤 야산에 묻었다. 그런데 이 도우미 사건은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로 결론이 났다. 도우미 시신이 일곱 토막으로 조각난 뒤 야산에 암매장돼 오랫동안 부패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에 재판부는 정확한 사인(死因)을 밝힐 수 없어 ‘살해의 고의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 어떤 소송이었습니까.
 
  “《조선일보》 기사에서 ‘정성현이 3명을 살해했다’고 표현한 점을 문제 삼아 손해배상 청구를 했습니다. 요지는 ‘2명은 살해했지만 1명은 상해치사로 판결이 났기에 오보이고 이로 인해 자기 명예가 훼손됐다’는 주장이었죠.”
 
  앞서 정성현은 ‘살해’라는 표현을 문제 삼아 《동아일보》와 《헤럴드경제》를 상대로 일부 승소했다.
 
  — 소송은 어떻게 됐습니까.
 
  “다행히 《조선일보》가 이겼습니다. 이후에도 정성현은 신문에 자기 이름만 나오면 소송을 제기해 《조선일보》를 상대로 두 차례 더 소(訴)를 제기했습니다만 모두 패소했습니다.”
 
  — 이겼으니 끝난 거 아닙니까.
 
  “정성현은 이후에도 ‘기본권’을 주장하며 검사, 경찰, 정부, 교도소, 교도관, 언론사 등을 상대로 ‘묻지 마 소송’을 남발했습니다. 전화방 도우미 사건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는지 이제와서는 ‘자신이 두 아이를 죽였다는 직접 증거가 없다’면서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을 준비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옵니다.”
 
 
  公憤 때문에 책 쓰기로 결심
 
2010년 2월 25일 사형제에 대한 두 번째 합헌 판단이 내려진 날 인권·종교단체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공분(公憤) 때문에 책을 썼습니까.
 
  “사형제 존치를 원하는 ‘침묵하는 다수(多數)’가 ‘목소리 큰 소수(少數)’를 상대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죠.”
 
  김 변호사는 2014년부터 책을 써나갔다.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사형 존폐론에 관한 논문은 물론 역사학·철학까지 연구했다. 2016년 12월경 90%가량을 완성했지만 2017년부터 업무가 늘어난 탓에 손을 놓고 있었다. 올해 헌재에서 사형제를 두고 위헌 심판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책을 마무리했다.
 
  — 가톨릭이 사형제 폐지에 가장 적극적입니다.
 
  “사실 기독교(천주교+개신교)가 사형제 폐지에 집착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기독교의 핵심 가치가 사랑이기에 그러는 것 같은데…. 문제는 종교 단체가 앞장서서 사형수가 벌인 일들을 미화하거나 왜곡하고 호도해 국민에게 사형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전한다는 점입니다.”
 
  — 어떤 잘못된 인식입니까.
 
  “사형수를 마치 제도의 피해자인 양 묘사하죠. 서구에서는 웃음거리가 된 지 오래인 ‘환경결정론’을 끌어다가 ‘불우한 환경’을 집요하게 강조합니다. 더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났음에도 선량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을 욕보이는 주장입니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흉악 범죄를 저질러도 된다는 겁니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체주의와 유대인 학살에 침묵했던 가톨릭은 1990년대 들어 사형제 폐지에 앞장섰다. 199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생명의 복음〉(부제: 인간 생명의 가치와 불가침성에 관하여)을 회칙으로 밝힌 이래 사형제 폐지는 한국 가톨릭의 공식 입장이 됐다.
 
  — 종교인이 사형수에게 속아 넘어가는 건 아닙니까.
 
  “종교는 믿음의 영역이고 종교인은 믿음을 삶의 본령(本領)으로 삼기 때문이죠.”
 

  — 사형수 중 ‘불우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됩니까.
 
  “대부분이죠. 범죄자는 불우한 사람이 당연히 많습니다. 하지만 연쇄살인마 유영철처럼 태아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임신부 배를 갈라 태아를 꺼내는 행위는 불우한 환경 때문이라고 할 수 없죠.
 
  2005년 일가족 청산가리 살인 사건 범인 장기수는 내연녀와 같이 살고 싶은 마음에 부인 명의로 생명보험을 들어놓고는 아내와 세 아들에게 청산가리 탄 물을 먹게 했습니다. 컥컥거리며 죽어가는 엄마와 두 형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네 살짜리 막내아들은 목을 졸라 죽였죠. 누전으로 사고가 난 것처럼 위장하고 방화를 저질렀습니다. 이게 불우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까. 사이코패스죠.”
 
  — 흉악범은 타고나는 겁니까,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겁니까.
 
  “환경과 유전자 모두 영향을 끼치죠. 무엇이 주원인인지는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 환경, 구조를 강조하면 공산주의가 되고 유전자를 강조하면 나치의 우생학이 됩니다. 사형 폐지론자들은 흉악범의 일탈을 환경 탓으로 돌리죠.”
 
  — 사형수나 흉악범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까.
 
  “아니요. 그들도 우리처럼 평범하게 생겼어요.”
 
 
  연쇄강간범이 연쇄살인범으로 발전
 
  — 사형수들이 가진 공통점이 있습니까.
 
  “사기나 절도, 폭력 등은 습관성이라 자주 반복되는 특징이 있지만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연쇄살인범은 대부분 변태성욕을 가진 연쇄강간범 중에서 나옵니다. 성폭행범은 잠재적 살인범인 셈이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10대 성폭행 피해자를 다룬 영화를 보곤 ‘성폭행은 한 아이의 인생을 망치고 그 가족들한테도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주는 범죄다. 사형까지 포함해 아주 강력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죠. 그러자 소설가 공지영은 ‘낙후된 인권관’이라며 비난했죠. 박 전 대통령 말이 틀린 게 아닙니다.”
 
  — 살인을 해도 사형 선고가 드뭅니다.
 
  “사람을 살해했다고 해서 모두 사형에 처하는 건 아닙니다. 한 해 1000명 가까이 살해(치사 포함)되지만 정작 사형 선고는 1~2번 정도이고 그나마 사형 선고가 몇 년째 나온 적이 없습니다.”
 
  살인에 대한 대법원 양형 기준은 ▲참작할 동기 있음: 4~6년 ▲살해 동기 없음: 8~11년 ▲동기가 있어 특별히 비난할 사유 있음: 10~13년이다.
 
  — 어떤 범죄에 사형을 선고합니까.
 
  “첫째, 오판(誤判) 가능성이 전혀 없어야 합니다. 둘째, 범행이 사전에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준비돼야 합니다. 셋째,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피해자에게 큰 고통을 줘야 합니다. 넷째,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최소 두 명 이상 살해해야 합니다. 다섯째, 살인이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와 결부돼 있거나 살해 동기가 매우 비열해야 합니다. 여섯째, 나이가 어리거나 전과가 없거나 여자면 곤란합니다.”
 
  연쇄강간범 이중구는 1998년 2월부터 2005년 10월까지 7년 넘게 드러난 것만 110차례에 걸쳐 여성 150여 명을 성폭행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살해된 여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시신 358조각으로 解體해도 사형 선고 안 해
 
2012년 10월 23일 울산 자매 살인 사건 첫 재판에서 피해 유족이 흉악범이 더는 생기지 않도록 김홍일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사형을 선고받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게 오원춘 사건입니다. 1심에서는 사형이 선고됐죠.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358조각으로 해체했어요. 극단적인 악마성을 드러냈죠. 인육(人肉)을 목적으로 살해했다는 의심도 있습니다. 그런데 2심은 ‘인육 및 장기밀매를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어요.”
 
  — 왜 흉악범에게 관대한 판결을 하는 겁니까.
 
  “‘대법원판결 98도 305’가 계기입니다. 이후 대법원이 원심의 사형 선고를 깰 때마다 지속적으로 인용돼 지금의 판례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대법원판결 98도 305는 용돈을 마련하고자 2개월 동안 9회에 걸쳐 여자를 상대로 강도살인, 강도상해, 강도강간 등을 저지른 24세 남성에 대한 판결이다. 이 남성은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 6명은 반항하지 않았음에도 이 중 4명을 칼로 여러 번 찌르고 그중 1명은 살해했다. 법원은 아직 젊고 전과가 없으며 범행을 모두 시인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는 이유를 들어 ‘교화·개선의 여지가 있다’며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
 
  — ‘뉘우침’ ‘교화·개선의 여지’는 내심(內心)의 영역인데 판사들이 알 수 있습니까.
 
  “무슨 수로 알겠습니까? 웬만하면 사형 선고를 내리지 말라는 대법원 지침에 따라 판사들의 희망 사항을 판결문에 적어놓은 것 정도로 보면 될 겁니다.”
 
  2012년 울산 자매 살인 사건으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김홍일. 당시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 ‘자신의 생명을 사형 선고로부터 지키고자 애쓸 뿐 반성과 참회의 진실성이 심히 의심스러웠다’ ‘자신들만의 살길을 추구하는 가족이기주의의 모습만 보여 면회 기록(접견 녹취록)을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적었다.
 
  김홍일은 2심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 ‘교화·개선 가능성’ ‘사전 준비계획 여부’ 등이 고려돼 오원춘과 유사한 방식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母女 향해 37번 칼질한 이재명 조카도 무기징역
 
  울산 자매 살인 사건은 2006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조카가 저지른 ‘암사동 모녀 살인 사건’과 비슷하다. 조폭 출신인 이 조카는 헤어진 여자친구 집을 찾아가 전 여자친구와 그의 어머니를 33cm 칼로 각각 18번, 19번 찔러 살해했다.
 
  당시 1·2심에서 조카를 변호한 이재명 의원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조카는 1·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재명 의원이 변호한 이 조카는 2026년 후에는 사회로 나올 수도 있다. 현행법상 무기징역수도 20년을 복역하면 가석방 대상이기 때문이다.
 
  — 범죄자 중 반성하거나 뉘우치는 사례가 있습니까.
 
  “‘없다’고 말하면 종교인들에게 욕을 얻어먹겠지만 저를 포함해 제 주변에는 그런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저보다 형사 재판을 10배는 더 많이 하는 변호사들도 없었답니다.
 
  교화가 형벌의 궁극적 목적이 돼선 안 됩니다. 화성 연쇄살인범 이춘재가 어떻게 복역했는지 전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무기수였던 이춘재는 가석방이 목표였기에 교도소에서 굉장히 온순하고 얌전했다고 합니다. 겉모습만을 보고 ‘참회했다’고 판단하는 게 얼마나 웃긴 일입니까. 정말 회개한다면 자신이 화성 연쇄살인범이라고 진작에 고백했어야죠.”
 
  — 무기징역 선고가 늘고 있습니다.
 
  “사형을 선고해도 집행하지 않으니까요. 사형수는 구치소에서 관리하기도 힘든 데다가 노역도 안 하고 빈둥빈둥 놀아요. 교도소 입장에서도 부담이죠. 교정행정상 어마어마한 피로감이 생깁니다.”
 
  김태수 변호사는 “대법원에서 사형을 선고한 원심을 자꾸 파기해 사형 선고를 꺼린다”고도 했다.
 
  “사형 선고는 1심 3명, 2심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가 사실관계 전체를 살피는 사실심(事實審)을 거쳐 내립니다. 판사 6명이 모두 사형 선고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고민을 했겠습니까. 단순 법률심(法律審)인 대법원이 1~2심 판사들이 양형을 위해 들인 만큼 고심과 수고를 했을까요.”
 
 
  사형수는 勞役도 면제
 
2006년 5월 1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법회에 사형수들이 참석했다. 왼쪽 가슴에 사형수를 나타내는 빨간 명찰을 달았다. 사진=조선DB
  징역형(懲役刑)은 수감 기간 동안 강제노역을 해야 한다. 사형수는 사형이 집행되기 전까지는 미결수이기에 일반기결수들이 해야 하는 강제노역도 면제받은 채 지낸다.
 
  형사소송법 제465, 466조에 따르면 사형 집행은 판결이 확정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법무부 장관의 명령에 의해 집행하되 법무부 장관이 사형의 집행을 명한 때에는 5일 이내에 집행하여야 한다.
 
  — 정치적인 이유로 사형을 악용할 수 있지 않습니까.
 
  “아주 순진한 생각입니다. 사형제가 가장 먼저 폐지된 남미(南美)를 보세요. 사형제가 사라져서 정치적 반대자의 안전이 보장되고 있습니까? 괴물 같은 정권은 사형제 존재 여부와 무관하게 악랄하게 행동할 수 있어요. 사형제가 폐지되면 불의한 죽음으로부터 안전하다? 사형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정권이 들어서면 이를 막아낼 수단은 헌법과 국민 저항권이지 형법 조문이 아닙니다.”
 
  — 사형제를 두고 국가폭력이라고 말합니다.
 
  “국가는 폭력을 합법적으로 독점하는 존재입니다. 당연히 사형제는 국가폭력이죠. 국가에 폭력을 위임한 대가로 개개인은 더 큰 안전을 얻었습니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막기 위해 국가라는 걸 만들었는데 국가의 법 집행을 ‘제도적 폭력’이라고 말하면 모순 아닙니까.”
 
  김태수 변호사는 “지난 25년간 법무부 장관이 직무유기를 해왔다. 사형을 규정한 법 조항은 사형을 ‘할 수 있다’가 아닌 ‘집행하여야 한다’로 돼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쓰레기를 방치하면 지옥이 되고 또 모든 사람이 쓰레기를 치우면 지옥이 된다’고 합니다. 사형 집행은 누구라도 하기 힘든 일이죠. 감투를 쓴 사람, 공직자는 책임감을 갖고 주어진 일을 마땅히 해야 합니다.
 
  사형 집행으로 얻는 이익은 무고한 국민의 안전이고 사형 집행을 하지 않을 때 이득을 보는 이들은 오직 사형수뿐입니다.”
 
  — 교화와 개선을 통해 사회로 복귀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합니다.
 
  “지금은 소매치기, 절도, 사기 같은 곤궁범(困窮犯)이 과거보다 줄었습니다. 이게 교화와 개선 덕분일까요? 경제가 좋아지면 당연히 범죄율도 낮아집니다. 교화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교화와 개선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습니다. 형벌은 말 그대로 잘못에 대한 벌(罰)을 치르는 겁니다.”
 
  — 대체로 범죄자들은 범죄를 반복합니다.
 
  “한때 대도(大盜)로 추앙받던 조세형, 출소 후 또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습니까. 개과천선했다고 알려진 조폭 두목들, 결국 어떻게 됐습니까. 사람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깨는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범죄자에게 교화를 최우선 가치로 두면 안 됩니다. 범죄자를 제대로 처벌해 무고한 이들의 피해를 막는 데 초점을 둬야 합니다.”
 
  — 가석방 없는 종신형은 어떻게 보십니까.
 
  “사형을 집행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만 사형제를 두고도 집행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면 ‘절대적 종신형’ 그 자체를 반대하진 않습니다. 단 사형수를 독방에 수감시켜 일반 재소자를 보호해야 합니다.”
 
 
  사형 집행 한 건당 살인 7건 예방
 
  아이작 에를리히는 1975년 논문을 통해 사형수 하나를 처형하면 그가 잠재적으로 저지를지도 모를 일곱 건의 살인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김태수 변호사는 “사람 죽이는 것도 습관”이라며 “살인자는 또 살인을 저지른다. 진정한 사회 방위는 교화나 개선이 불가능한 범죄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유영철이나 강호순과 같은 흉악범은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한다”고 했다.
 
  — 사형폐지론의 최대 약점은 무엇입니까.
 
  “위선적이라는 점입니다. 자기 부모나 자식이 피해자일 때는 폐지론을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죠. 사형제를 당장 폐지하라고 목청껏 외치지만 이면에는 ‘내 가족이 피해자였을 때만 빼고…’라는 조건이 감춰져 있습니다.”
 
  1988년 미국 대선 마지막 토론에서 사회자 버나드 쇼는 민주당 후보 마이클 두카키스(당시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아래 질문을 했다.
 
  “만약 부인이 강간당한 뒤 살해됐다면 귀하는 살인자에 대한 사형 확정 판결에 찬성하겠습니까?”
 
  이에 사형제를 반대해온 두카키스는 무표정으로 이렇게 즉답했다.
 
  “나는 (사형 판결에) 찬성 안 할 겁니다.”
 
  당시 공화당 후보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와 경쟁했던 두카키스는 토론회 직전까지만 해도 지지율이 49%였지만 토론회 직후 42%로 떨어졌다. 결국 아버지 부시가 대통령이 됐다.
 

  — 또 다른 위선은 없습니까.
 
  “피해자들이 당한 고통과 슬픔을 외면합니다. 피해자를 존중하는 것은 문명사회의 상식인데도 가해자의 인권에만 치중한 나머지 피해자는 전혀 고려하지 않아요. 심지어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합니다. 여기에다 악성 채권자처럼 물고 늘어져 가해자에 대한 용서를 강요하는 일까지 있습니다.”
 
  영화 〈밀양〉(2007)의 원작인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1985)는 종교인들이 벌이는 위선을 주제로 한다. 1983년에 벌어진 ‘주영형 유괴 살인 사건’이 작품 소재가 됐다.
 
  하나뿐인 아이가 잔혹하게 살해돼 슬픔에 빠진 한 여인에게 ‘교회 집사’가 접근한다. 이 집사는 아이 잃은 슬픔을 이용해 여인을 전도(傳道)한다. 그러곤 여인에게 ‘유괴범을 용서하라’고 강요한다. 아이 엄마는 사형 선고받은 유괴범에게 구원의 은혜를 베풀기 위해 구치소 면회를 갔지만 유괴범을 보고는 절망한다. 유괴범은 이미 주님의 이름으로 모든 죄과를 참회하고 주님의 용서와 사랑 속에서 마치 천국행 급행 티켓을 확보한 듯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 엄마는 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작품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아이의 슬프고 불행한 사고가 아이 어머니에게 주님을 영접할 은총의 기회일 줄을 누가 알았겠어요.… 죄인을 아주 용서하도록 하세요. 그게 틀림없이 주님의 뜻이며 기쁨이실 거예요.”(교회 집사)
 
  김태수 변호사는 “정의는 용서를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며 “피해자를 설득해 ‘용서’란 말을 끄집어냈어도 이는 위선이며 거짓말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세상은 아름다운 말로 만드는 게 아니다. 인류 역사는 ‘응징을 통한 정의 실현’이 모범 답안이라는 걸 증명해왔다”고 했다.
 
  — 사형제에 찬성하는 다수는 왜 침묵하는 겁니까.
 
  “사회적 목소리는 결집된 힘이 있어야 나옵니다. 존치론자들은 모래알처럼 흩어진 개인이지만 폐지론자들은 굳게 뭉쳐진 소수입니다. 흩어진 개인 대 단결된 집단 간의 대결이죠.”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그의 저서 《사형수 오휘웅 이야기》(1986)에서 이렇게 썼다.
 
  “끔찍한 살인 현장을 본 사람들은 사형 존치론자가 되고 처연한 사형 집행을 목격한 사람들은 사형 폐지론자가 된다고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오휘웅은 법원의 오판, 수사기관의 조작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억울하다”는 유언을 남기고 1979년 교수형을 당했다.
 
  김태수 변호사는 이른바 응보를 상징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표현을 두고 오해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흔히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알려진 탈리오 법칙(Lex Talionis)이 복수를 조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복수를 제한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잘못한 만큼만 응보(應報)하자’는 뜻입니다.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는 방법은 상대가 협력하면 나도 협력하고, 상대가 배신하면 똑같이 배신하는 겁니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균형입니다. 이 균형이 깨지면 불의(不義)가 됩니다. 사람을 아무리 많이 죽여도 살인자는 목숨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것이 정의라고 할 수 있습니까.”
 
  기원전 1750년에 제정된 인류 최초 성문법인 함무라비 법전. 여기에는 8000자가 넘는 쐐기 문자로 촘촘하게 규율을 적어놓았지만 살인죄에 대한 내용은 없다. 이에 대해 김태수 변호사는 “고의로 다른 사람의 목숨을 해친 사람은 그 죗값으로 자기 목숨도 내놓아야 하는 게 너무나 당연해 기록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 사형제에 대한 생각을 마지막으로 정리해주십시오.
 
  “비록 한 줄짜리 법 조문이지만 문명 세계를 지탱해온 원칙입니다. 내가 아무 이유 없이 살해당한다면 국가가 나를 대신해 가해자를 징벌하고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는 선언입니다.”
 
 
  예수 믿고 담대해진 사형수
 
  이번 사형제 위헌 소원 보조참가인인 사형수 정형구(59)는 헌재에 “사형은 인도주의 관점에서 볼 때 허용될 수 없는 문화 국가의 수치”라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7월 5일 자 《국민일보》에 따르면 정형구는 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회 문장식 목사에게 편지를 보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예수님의 피와 살로, 주님의 흔적을 바라보면서 주신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삶의 첫째 이유라고 늘 자긍함을 갖고 있다”며 “예수님 사랑에 빚진 자들이 오늘도 내일도 삼겹줄로 띠를 매어 담대하게 견고히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인생인 줄로만 알았는데 예수를 알게 되고 내게도 가치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범적인 삶을 살아내겠다”고 밝혔다.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은 찾아볼 수 없다.
 
  삼척 신혼부부 엽총 살인 사건(1999)을 저질러 사형을 선고받은 정형구는 ‘20대 신혼부부가 탄 승용차가 먼지를 일으키며 추월해 화가 나 살해했다’고 했다. 정형구는 엽총 살인에 앞서 이미 강간, 강도 등으로 전과 6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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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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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럼보이    (2022-08-09) 찬성 : 3   반대 : 0
한국의 사법체계와 말도 안되는 양형기준들이 사실 강력범죄를 부추기는 원흉입니다!! 함량 미달의 판새들이 자기 자녀가 참혹한 살인범의 희생양이 되어야만 정신을 차릴런지..... 참담합니다!!
  김종택    (2022-08-09) 찬성 : 5   반대 : 0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취임식 전에 모든 사형수들 다 처형하고 취임식 진행한다.
  김종택    (2022-08-09) 찬성 : 4   반대 : 0
사형제 폐지 주장하는 종교인들은 다 무식하고 교만하고 위선적이고 무자비한 자들입니다. 내가 사형수들보다 더 싫어하는 자들이 바로 그런 위선적이고 무책임한 종교인들입니다.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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