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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진짜 檢警개혁’ 주장하는 김종민 변호사

“경찰, 청와대에 치안비서관 두고 직거래할 때는 왜 가만히 있었나?”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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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정권 검찰개혁은 중국식 공안통치로 가기 위한 ‘검찰 죽이기’”
⊙ “독일·프랑스에서도 내무부에서 경찰과 관련된 정책, 인사, 예산, 감찰 관장”
⊙ “‘검찰의 警察化’가 문제… 검찰은 직접 수사권은 경찰·중대범죄수사청 등에 넘기고, 수사지휘 통제만 해야”
⊙ “수사는 공소의 준비·예비 단계… 본질상 분리할 수 없어”

金鍾旻
1966년생. 고려대 법대 졸업.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ENM) 장기 연수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법무부 법무심의실 검사·인권정책과장·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 대전지검 홍성지청장,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대검 검찰개혁위원 역임. 現 변호사, KBS 이사 / 저서 《법치는 어떻게 붕괴하는가》 《검찰제도론》(공저)
사진=배진영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혹은 경찰정책관) 설치에 대한 경찰의 반발이 거세다. 경찰청 직장협의회를 중심으로 경찰관들의 피케팅, 삭발, 항의 마스크 착용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여러 차례 “그간 비공식적으로 잘못 운영하던 청와대의 직접적 경찰 지휘·감독을, 헌법과 법률에 따라 행안부 장관이 정한 공식적 절차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찰과 야당,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은 이를 ‘권력의 경찰 장악’이라는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논란이 시작될 무렵이던 6월 25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 있는 최인아책방에서는 김종민 변호사의 《법치는 어떻게 붕괴하는가》(천년의상상 펴냄)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그 사흘 후인 6월 28일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입구에 있는 김종민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김 변호사를 만났다.
 
 
  반도체 개발자 출신이 본 ‘검수완박’ 입법
 
  — 양향자 의원이 이번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했던데 무슨 인연인가.
 
  “양 의원님이 검수완박 문제에 대해 자문해달라고 하기에 《법치는 어떻게 붕괴하는가》의 원고 초고(草稿) 파일을 통째로 보내드렸다. 그걸 다 공부했다고 한다.”
 
  김종민 변호사에 의하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를 지낸 반도체 전문가인 양향자 의원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반도체를 개발할 때,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반도체에 문제가 있으면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나? 그런 일이 있으면 절대로 안 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문제점들을 가감(加減) 없이 오픈해야 하고, 수백 번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났을 때 제품을 내놓는다. 그래서 반도체 연구·개발자의 첫 번째 덕목은 정직이다.
 
  설사 검수완박이 아무리 옳은 일이라고 해도, 전문가·언론·시민들이 많은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으면, 그에 대해 검토하고 해결하면서 일을 진행해야 하지 않나? 민주당 의원들은 그런 과정 없이 일단 법부터 바꾸어놓고 보자고 하는데, 나는 정치를 안 하는 한이 있더라도 양심을 버릴 수 없었다.”
 

  — 검사란 무엇인가.
 
  “검찰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려면 먼저 근대 검찰이 프랑스대혁명의 산물이라는 것부터 알아야 한다. 혁명 이전의 구체제(舊體制)하에서는 우리나라의 ‘원님 재판’처럼 범죄자를 수사해 죄를 요청하는 사람과 이를 심판하는 사람이 동일했다. 프랑스대혁명 이후 입법자들이 인권 보호 차원에서 범죄자를 수사하여 법원에 기소하는 소추(訴追·공소를 제기하고 유지하는 일)와 재판을 분리하기로 하면서 근대 검찰 제도가 탄생했다. 이런 체제 아래서 검찰이란 한마디로 ‘행정부를 대리(代理)하는 공익(公益)과 사회의 대표자’이다.”
 
  — 그렇게 말하면, 검찰의 업무 범위가 수사를 넘어 무척 광범위해지는 것 아닌가.
 
  “그렇다. 검사를 영어로 ‘public prosecutor’라고 하는데, 이러면 ‘국가를 대리하는 공적(公的)인 형사재판의 소추자’라는 뜻으로만 좁게 해석될 여지가 많다. 프랑스에서는 검찰을 ‘ministère public’, 영어로 하면 ‘public minister’라고 한다. 이편이 검찰의 성격과 정체성(正體性)을 더 잘 보여준다. 프랑스 검찰은 수사와 형사재판, 형 집행 등 형사사법 분야 이외에도 입양·후견 같은 민사(民事)나 상사(商事) 등의 분야에서 많은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다.”
 
  — 검찰이 형사소추 이외에도 민사·상사 관련 업무까지 한다는 게 감이 잘 안 온다.
 
  “그건 우리나라 검찰도 마찬가지다. 검찰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이 어떤 것인지, 검찰이 무엇을 해야 하는 기관인지를 모르다 보니, 맨날 수사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準사법기관”
 
문재인 정권은 야당과 언론, 시민단체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검수완박’을 강행했다. 사진=조선DB
  — 그런 먼 나라 얘기까지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나.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검찰의 본질과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검찰개혁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행정부를 대리하는 ‘준사법(準司法)기관’으로서의 검찰의 정체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다 보니 ‘검수완박’과 같은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검찰 스스로도 검찰 제도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다 보니 검찰도 특수수사를 중심으로 지나치게 1차 수사기관화되었다. 검찰이 경찰화(警察化)되어버린 것이다.”
 
  —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이나 ‘검수완박’은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에 방점을 두고 있다.
 
  “수사·기소권 분리는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대륙법계 국가의 수사는 검사가 소추, 즉 공소를 제기하고 유지할지 말지를 판단하기 위한 ‘준비 단계’ 혹은 ‘예비 단계’다. 국회의원의 법안심의 절차와 표결 절차가 분리될 수 있나? 판사의 재판심리 절차와 판결 절차가 분리될 수 있나? 마찬가지로 준비 단계인 수사와 본(本) 절차인 기소도 본질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
 
  — 소위 ‘검찰개혁’ ‘검수완박’의 결과,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경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수사기관들이 난립하게 되었다.
 
  “일관된 체계 없이 수사기관이 검찰, 경찰, 공수처, 중수청, 상설특검 등으로 난립하게 되면 중대 범죄에 대한 국가의 대응 역량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검수완박’으로 인해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사권의 오·남용, 불법 수사, 형사소송 절차 위반 등에 대한 검찰의 사법 통제 장치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당연히 인권 보호도 후퇴할 수밖에 없다.”
 
  — 하지만 과거 특수부의 무리한 수사 등으로 인해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에는 동의하는 국민이 많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20년간 검찰에 근무했던 나도 변호사가 되어 특수부 관련 사건들을 맡아보니 새삼 ‘아, 특수부가 이렇게 수사하는 데였나?’라고 놀라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직접 수사와 수사지휘 통제의 분리’를 주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신 특수부의 수사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수사로 최소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특수수사, 특히 무죄(無罪)가 난 사건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후 감찰을 해서 문제가 있는 검사들은 다시는 특수수사를 못 하게 하거나 사표를 받아야 한다.”
 
 
  ‘직접 수사와 수사지휘 통제의 분리’
 
  — ‘검찰이 직접 수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수사’란 무엇인가.
 
  “거악(巨惡) 수사다. 우리나라의 특수부(과거 대검 중수부 포함)는 일본 검찰의 특수부를 모델로 한 것이다. 그런데 일본에는 특수부가 도쿄지검, 오사카지검, 나고야지검, 세 군데밖에 없다. 일본 검사들은 ‘곪고 곪아서 국민들이 검찰은 저런 것을 수사하지 않고 뭘 하고 있느냐’고 아우성을 치는 사건만 직접 수사한다고 한다. 도쿄지검 특수부가 록히드 사건으로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총리를 구속한 경우처럼 말이다.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할지 여부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 격렬한 토론이 있었는데, 후세 켄 검사총장은 ‘이 사건 수사가 잘못되면 검찰은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도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면서 외압(外壓)을 막아줬다고 한다.”
 
  — ‘직접 수사와 수사지휘 통제의 분리’란 무엇을 의미하나.
 
  “원칙적으로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수 없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수사기관을 지휘해 수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중수청 설치에 찬성한다는 말인가.
 
  “검찰이 경찰과 중수청의 수사에 대해 실효적인 지휘와 사법 통제를 할 수 있도록 한다면 바람직한 대안(代案)이 될 수도 있다. 내 생각은 검찰 특수부나 금융범죄조사부 등 직접 수사 부서의 검사와 수사관, 경찰의 광역수사대 수사관을 통합해 신설된 중수청에서 사법경찰 자격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국가 수사 체계를 재편하자는 것이다. 또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은 폐지하고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게 하고, 공수처는 중수청으로 통합해야 한다.”
 
  — 그럼 다시 검찰의 힘이 세지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대신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면 된다. 경찰이 검찰로 송치(送致)한 사건의 보완 수사나 무고(無辜), 위증(僞證) 등 관련 사건 인지(認知)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제한적 수사권만 남기면 될 것이다. 이러면 검찰은 1차 수사기관으로서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준사법기관으로서, 경찰과 중수청의 수사를 실효적으로 지휘하고 통제하게 된다. 이것이 앞에서 말한 검찰 제도의 본질과 정체성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수사 全 과정이 사법 통제하에 있어야”
 
  —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을 폐지한다면, 경찰이 수사권을 다시 빼앗아가는 것으로 여겨서 반발하지 않겠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수사와 기소는 그 본질상 분리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수사권을 두고 경찰과 다투자는 게 아니다. 단지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한 사법 통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사법경찰의 자격으로 수사하고 수사가 종결된 모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해서 수사권의 남용 여부나 불법 수사 여부에 대해 검찰이 사후적(事後的)으로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뭐가 문제인가? 범죄 혐의 유무(有無)도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문재인 정부의 검경(檢警)수사권 조정, 검수완박의 문제는 직접 수사권 폐지와 함께 검찰의 사법 통제 기능마저 함께 박탈해버린 것이다. 수사·기소권 분리가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다. 모든 수사는 전(全) 과정이 사법 통제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다.”
 
  — 중수청이 공수처까지 흡수한다면, 중수청이 또 다른 거대 권력이 되는 것 아닌가.
 
  “그게 걱정이 된다면 효율성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반부패수사청, 금융경제수사청, 마약조직범죄수사청, 대테러공안수사청 하는 식으로 분야별로 나누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어떤 경우든 중요한 것은 수사기관에 대해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실질적인 수사 지휘와 통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수처 검사, 初任 검사 수준도 안 돼”
 
  — 문재인 정권이 추진했던 소위 ‘검찰개혁’을 한마디로 어떻게 평가하나.
 
  “중국식 공안통치로 가기 위한 ‘검찰 죽이기’였다. 이에 걸림돌이 되는 게 검찰, 특히 특수부의 수사권이었던 것이다. 진정한 검찰개혁은 부패 수사와 거악 척결을 통해 효과적으로 우리 사회를 방위할 수 있는 형사사법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어야 했지만, 문재인 정권은 주구장창 수사·기소권 분리만 주장했다. 여기서 경찰과 문재인 정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 무슨 얘기인가.
 
  “경찰은 언제든 청와대 직할 통치가 가능하다. 그 경찰은 ‘검찰 지휘를 받지 않는 상태에서 대통령에게는 얼마든지 충성을 바치겠다’는 태도였다.”
 
  — ‘중국식 공안통치 체제 구축’은 지나친 얘기 아닌가.
 
  “2019년 7월 대한변호사협회 주최 검경 수사권 조정 심포지엄에서 당시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이 ‘검경 관계에 있어선 우리 법이 중국보다도 못 하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때 ‘경찰이 생각하는 이상적(理想的)인 모델은 중국 공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공수처도 2018년에 만든 중국의 국가감찰위원회를 모델로 한 것이다.”
 
  — 공수처는 무능하고 수사 행태를 수십 년 후퇴시키기는 했지만, 그대로 일단 만들어놓았으니 제대로 돌아가게 할 방법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나.
 
  “그런 방법은 없다. 수사, 특히 특수수사는 전문 분야다. 10년, 20년씩 전문적으로 이 분야 수사를 한 사람들이 아니면 단서를 갖다 줘도 수사를 할 수 없다. 초임(初任) 검사 수준도 안 되는 공수처 검사들로 특수수사는 불가능하다. 공수처는 폐지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중앙부처는 제도·정책, 外廳은 집행 기능”
 
경찰은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설치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윤석열 정부가 행정안전부 내에 경찰국(경찰정책관)을 설치하려는 것에 대해 경찰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일고의 가치도 없는 소리다. 프랑스나 독일에서도 우리나라의 행정안전부에 해당하는 내무부에서 경찰과 관련된 정책, 인사, 예산, 감찰까지 관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세청과 관세청의 경우, 기획재정부 세제실이 관련 법령과 제도를 관장하는 것처럼 중앙부처는 제도와 정책을 관장하고, 외청(外廳)은 집행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법무부도 검찰에 대한 인사권과 예산권은 물론 검찰에 대한 수사지휘권과 감찰권을 갖고 있다. 그런데 행정안전부는 경찰에 대해 아무런 지휘권과 감찰권이 없는 것이야말로 기형적 아닌가?”
 
  — 경찰이나 야당인 민주당은 ‘경찰 장악 시도’라고 주장한다.
 
  “터무니없는 소리다. 그럼 청와대에 치안비서관을 두고 권력이 경찰과 직거래할 때는 왜 가만히 있었나? 역대 치안비서관 출신 경찰청장이 수두룩했던 것은 무엇을 말하나? 민정수석 산하에 있던 치안비서관이 정치를 관장하는 정무수석 산하로 야반도주하듯 옮겨간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 경찰의 독립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독립이란 물적(物的) 독립, 인적(人的) 독립, 권한의 독립을 의미하는데, 경찰이 어떻게 그런 독립이 가능하겠나? 더군다나 무기까지 갖고 있는 14만 명의 준군사조직인데…. ‘독립’이라는 말을 ‘아무도 나를 터치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 경찰은 삭발이나 피켓시위, 구호가 적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식으로 저항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검찰공화국’을 바로잡겠다면서 검경수사권 조정을 하는 바람에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경찰 권력’이 탄생했다고 걱정해왔다. 경찰이 직장협의회를 앞세워 위력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그런 걱정이 생각보다 빨리 현실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인사개혁”
 
  — 새 정권이 들어선 후 문재인 정권 시절 ‘친(親)정권 검사’로 꼽히던 사람들이 좌천되거나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나면서 ‘검찰의 독립성’을 강조하더라.
 
  “프랑스 검찰총장을 지낸 장 루이 나달은 ‘검찰의 독립이 없으면 공정함이 없고, 공정함이 없으면 정의(正義)가 없다’는 말을 했다. ‘검찰의 독립’이라는 것은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법치국가적(法治國家的)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다. 경찰이나 법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 이력을 보니 2017~2018년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을 지냈더라.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이 법무부에 마련된 검찰개혁위원회가 민변 출신의 참여 등으로 인해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검찰 차원에서 의견을 정리해서 제시하기 위해 만들었다.”
 

  — 무슨 논의가 있었나.
 
  “나는 인사(人事)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사실 검찰개혁의 핵심은 인사 제도 개혁인데, 문재인 정권은 이 부분은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나는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하더라도, 그 인사권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행사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검찰인사위원회를 실질화하거나 국가검찰위원회(가칭)를 만들자고 했다. 국가검찰위원회는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최고사법평의회를 모델로 한 것이다.”
 
  — 최고사법평의회라는 게 무엇인가.
 
  “문재인 정권 시절, 대통령의 인사권을 가지고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려는 검사들을 쳐내지 않았나? 박근혜 정권 때에도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자(婚外者) 문제로 물러난 적이 있었고…. 나치 점령 시절 비시정부하의 프랑스나 파시스트 집권 시기 이탈리아에서도 정권이 검사나 판사의 인사를 좌지우지했었다. 이에 대한 반성에서 두 나라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로 헌법을 만들면서 판사와 검사의 인사, 징계 등을 관장하는 헌법기구로 최고사법평의회를 만들었다.”
 
 
  공정과 상식
 
  —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같이 일한 적이 있나.
 
  “한동훈 장관은 내가 천안지청 형사2부 부장검사를 할 때 잠깐 같이 근무했다.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이었으니, 같이 근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겠다. 윤 대통령은 특수부이고 나는 주로 정책기획 쪽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같이 일할 기회는 없었다.”
 
  — 검찰에서는 특수부나 공안부가 출세 코스인데, 왜 정책기획 쪽으로 갔나.
 
  “일찍부터 제도가 중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예컨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밝혀질 수 있었던 것은 검사의 변사(變死) 사건 지휘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경찰의 사건 은폐 시도를 막고, 역사가 바뀌지 않았나? ‘나 아니라도 수사할 검사들은 많다. 현실 사법 제도, 기타 법률과 제도를 업그레이드시켜 우리나라가 일류국가가 되는 데 벽돌 한 장이라도 더 얹겠다’는 것이 검사로 공직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나의 다짐이었다.”
 
  — 윤석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것은 공정과 상식을 구체적으로 구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던 것 아닌가. 솔직히 윤 대통령에게 경제를 기대했겠나, 복지를 기대했겠나? 지난 5년 동안 완전히 망가져버렸던 첨단 금융범죄, 권력형 비리, 부패, 이런 것들을 제대로 수사하고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민정수석비서관실을 없앤 것은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형사 정책이나 치안 정책을 다룰 컨트롤타워가 안 보이는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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