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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

사상 초유의 ‘4選 시장’ 기록 세운 오세훈 서울시장

“작년에 서울시장 되고 나서 大權은 머릿속에서 지웠다!”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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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관내 424개 洞 전역에서 송영길 눌러… 역대 두 번째 높은 득표율
⊙ 서울 구청장·시의원 선거 지원 매진… 구청장 1명→17명, 시의원 6명→76명
⊙ ▲서울시 바로 세우기 ▲서울 비전 2030 ▲약자와의 동행
⊙ 오세훈이 ‘청년’ 강조하고, 서울시가 청년 지원에 6조3000억원 쓰려는 이유는?
⊙ “자율주행 시대에 교통방송 유지는 ‘시대착오적’… 교육·문화예술 방송으로 전환”
⊙ “서울시에서 성과 낸 정책 ‘윤석열 정부’ 국정에 접목되길 기대”
⊙ “장관이 강의하고, 서로 열띤 토론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무회의 분위기에 흥분”

吳世勳
1961년생. 고려대 법과대·同대학원 법학 석·박사 / 제26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17기 수료 / 오세훈법률사무소 변호사, MBC 〈오 변호사 배 변호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 환경운동연합 지도위원, 16대 국회의원, 33·34·38대 서울특별시장,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고려대 기술경영전문학원 석좌교수, 現 서울특별시장(39대)
사진=조준우
  오세훈(吳世勳) 서울특별시장은 지난 6·1 지방선거를 통해 여러 기록을 세웠다. 먼저 사상 초유의 ‘4선(選) 서울시장’이 됐다. 또 그는 서울시 관내 424개 동(洞) 전역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득표율도 높았다. 역대 서울시장 당선자 득표율 중 두 번째로 높은 59.05%를 기록했다. 이보다 높은 득표율은 2006년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의 61.05%다.
 
  작년 4·9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득표율 57.5%로 당선돼 10년 만에 서울시정에 복귀한 오 시장은 사실 지난 1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의회 의석 110석 중 99석, 서울시 관내 25개 자치구 중 24개 구(區)를 장악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시의회는 번번이 ‘오세훈 시정’에 제동을 걸고, ‘오세훈 공약 사업’ 예산을 삭감했다. ▲서울형 교육 플랫폼(서울런) 구축 ▲청년 대중교통 요금 지원 ▲매력적인 수변공간 조성(지천 르네상스) ▲골목길 스마트 보안등 설치 ▲1인 가구 안심마을보안관 ▲상생주택(민간 참여 장기 전세 주택) 시범사업 등을 소위 ‘오세훈 표 사업’이라고 낙인찍고, 이를 추진하는 데 딴죽을 걸었다.
 
  지난 1년 동안 ‘서울시장’은 사실상 ‘식물시장’이나 마찬가지였던 셈이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오 시장이 지원했던 국민의힘 서울시 구청장·시의원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개표 결과 국민의힘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된 서울시 관내 자치구는 총 25개 구 중 17개 구에 달한다. 서울시의회의 경우에는 총 112석 중 76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오세훈 시정’을 펼칠 수 있는 모든 여건이 완비된 셈이다.
 
  오 시장은 현재 ▲‘박원순 시정(市政) 9년’ 동안의 적폐를 청산하고 개혁하는 ‘서울시 바로 세우기’ ▲10년 뒤 서울의 미래상을 그린 ‘서울 비전 2030’ ▲생계·주거·교육·의료 등 ‘취약계층 4대 정책’을 통한 ‘약자와의 동행’ 등 ‘서울시정 3대 축’을 통해 서울을 ‘세계 상위 5위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힌다. 만일 그리될 경우 오 시장은 ▲4선 서울시장 ▲서울시정 치적 등을 통해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 윤석열(尹錫悅)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란 걸 고려할 때 이른 감이 있지만, 이미 세간에서는 벌써 그의 ‘미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까닭에 《월간조선》은 6월 13일, 오세훈 시장을 만나 향후 서울시정 방향과 대권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서울시 관내 424개 洞에서 전부 승리
 
오세훈 서울시장은 6월 1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서울시 전역에서 누르고 ‘4선’에 성공했다. 사진=뉴시스
  ― 사상 최초 ‘4선 서울시장’이 됐는데, 사실 그 결과가 애초부터 너무 뻔해서 별다른 감흥은 없지 않습니까.
 
  “보는 분들은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을 텐데, 선거를 치르는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아요. 정치가 워낙 역동적이고, 변수가 많으니까요.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선거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신경 쓰였던 건 저쪽의 후보 선정 과정이 꽤 복잡했습니다. 누가 나온다고 했다가, 취소했다가. 유동적이었죠. 후보 입장에서는 그게 뜻밖의 변수가 될 수 있으니까, 마음을 놓을 수 없었죠.”
 
  ― 만일 이 사람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다면, 고전할 수도 있다고 염려한 인물은 있습니까.
 
  “구체적으로 특정인을 대입해서 생각한 일은 없습니다.”
 
  ― 이번 선거 득표율이 59.05%입니다. 역대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감안했을 때 기록하기 어려운 득표율 아닙니까. 이런 득표율을 올린 배경은 뭐라고 봅니까.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할 수밖에 없겠죠. 득표율을 언급했는데, 저는 그것보다는 작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 때 제가 졌던 곳에서 이번에 이겼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서울 관내에 424개 동이 있는데요, 작년에 제가 5개 동에서 졌습니다. 이번에는 서울시 전체에서 다 이겼습니다. 또 전체적으로 서남권 지역의 득표율이 평균 증가율보다 두 배 이상 상승했고요.”
 

  ― 서남권이라고 하면, 구로·금천·관악구요?
 
  “‘금관구’라고 하죠. 또 소득별로 분석하면,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서 득표율이 많이 올랐습니다.”
 
  ―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서울 서남권의 득표율도 의외지만, 돌연 저소득층의 표를 많이 받은 까닭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이번에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약자 동행 특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초 생활 수급자에게 드리는 7가지 급여가 있는데, 그중 ▲생계 ▲주거 ▲교육 ▲의료 등 4대 부문이 저소득층에게는 가장 절박한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지난 1년 동안 생계비, 주거비, 교육비, 의료비 관련 ‘맞춤형 정책’을 준비한 거죠. 상생이 정말 절박하고, 필요한 가치라는 생각으로 서울시를 운영했고요.”
 
 
  “약자와 동행하는 복지 특별시”
 
오세훈 시장은 지방선거 기간, 서울시 구청장과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을 지원하는 데 매진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번 선거 공약은 사실상 대부분 ‘서울 비전 2030’에 따른 것이다. ‘서울 비전 2030’은 최고 목표를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로 설정하고, 서울을 ▲상생도시 ▲글로벌 선도 도시 ▲안심도시 ▲미래 감성 도시 등으로 만들기 위해 20개 핵심 과제(서울런, 안심소득, 아시아 대표 관광축제 개최, 지천 르네상스 등)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작년 보궐 선거를 통해 10년 만에 서울시정에 복귀하고서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서울시의 미래를 그리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작년 9월, ‘오세훈 서울시’는 ‘서울 비전 2030’을 확립했다.
 
  ― 작년에 마련한 ‘서울 비전 2030’에서도 서울의 미래상으로 ‘상생도시’를 설정하지 않았습니까.
 
  “예, ‘상생도시’를 가장 먼저 언급했습니다. 그다음이 ▲글로벌 선도 도시 ▲안심 건강 도시 ▲매력 감성 도시입니다. 이번 선거 공약을 만들 때 정말 진심을 담았습니다.”
 
  ―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급조한 공약이 아니라는 건가요.
 
  “뭘 해 드려야 빈부 격차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삶의 희망이 없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잖아요.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그럴 거예요. 과연 내가 사는 동안 경제 상황이 개선될까? 내 신분이 상승할까? 내가 눈감을 때까지는 힘들더라도 내 자식들은 가능할까? 이런 걱정을 하잖아요.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정책들을 많이 생각했습니다.”
 
 
  ‘빈부 격차 축소’와 ‘계층 사다리 복원’
 
오세훈 시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심소득, 임대주택 고급화, 서울런, 공공의료 강화 등 소위 ‘약자와의 동행’ 4대 정책을 앞세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폈다. 사진=뉴시스
  ― 그런 취지에서 과거에 이른바 ‘야인(野人)’ 생활을 할 때도 ‘빈부 격차 축소’와 ‘계층 사다리 복원’을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서울시장을 그만두고 나서 정치적 휴지기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연구했습니다. 그때 운영했던 연구소가 ‘공생 연구소’입니다. 공존과 상생을 뜻하는데, 서로 비슷한 말이죠. 지금 우리 사회의 최대 문제점은 빈부 격차의 대물림과 양극화의 심화입니다. 그 양상은 디지털 전환, 4차 산업혁명을 맞아서 더 심화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거기에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대확산) 2년 반을 거치면서 빈부 격차 문제가 더 심각해졌습니다. 모두 다 ‘악재’로 작용한 거죠. 이런 상황에서 ‘10년 뒤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상위 10위’에 안착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제 우리에게는 국민소득 몇 달러, 세계 몇 등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성장보다는 성숙을 얘기해야 할 때입니다. 순위나 수치가 아니라 가치로 승부를 겨뤄야 합니다. 다 같이 어우러져서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게 우리나라 정치의 목표여야 합니다. 이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연구하고, ‘공생 연구소’를 통해 정리했습니다. 《미래》(2019년 1월 출간)란 책도 썼습니다. 또 제가 작년에 서울시정에 복귀하고 나서 만든 서울의 미래 청사진인 ‘서울 비전 2030’에도 반영했습니다.”
 
  ― 10년 동안 고민한 내용이 ‘약자와의 동행’이란 구호에 담긴 겁니까.
 
  “그렇죠. ‘약자 동행 특별시’ 4대 정책이 급조된 공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유권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합니다.”
 
  ― 물론 ▲안심소득(생계) ▲임대주택 고급화(주거) ▲서울런(교육) ▲공공의료 강화(의료), 모두 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너무 ‘복지’만 강조하는 걸로 보입니다.
 
  “선거 캠페인에서 비롯된 일종의 ‘착시 현상’인데요, 선거 때는 백화점식으로 다 판매할 수 없어요. 이미 ‘서울 비전 2030’에는 ‘상생도시’ 말고도 다 들어가 있죠. 도시 발전, 일자리 창출, 기업 지원, 취·창업 지원이 ‘글로벌 선도 도시’에 들어가 있어요. 또 모든 인간의 욕구는 ‘건강’ ‘장수’ ‘행복’이잖아요. 이건 ‘건강 안심 도시’에 포함됩니다. 그다음은 ‘매력 감성 도시’인데, 도시 공간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문화예술과 최첨단 과학기술이 융합된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지 얘기하기엔 선거 기간 2주가 너무 짧아요. 어쩔 수 없이 선택과 집중을 해야죠. 그래서 ‘1순위’로 배치했던 ‘상생도시’만 갖고 승부를 걸었던 겁니다.”
 
 
  “청년이 희망 갖도록 도와야 저출산·저성장 해결”
 
오세훈 시장은 6월 10일,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110석 중 99석을 장악했던 10대 서울시의회의 마지막 정례회 개회식에 참석했다. 지난 1년 동안 서울시의회는 ‘오세훈 시정’에 번번이 제동을 걸었다. 사진=뉴시스
  ― 유독 청년층에게 “뭘 주겠다”는 내용(비용 추계 6조3000억원)이 많은 것 같던데요. 특정 연령층에 너무 준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준석식의 소위 ‘이대남’ 또는 MZ 세대 표심 공략을 위한 ‘포퓰리즘’이란 오해를 사지 않을까요.
 
  “‘청년’이라는 정책 대상에만 집중해서 생기는 오해입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 세월이 지금 한 10년 정도 지속되니까 청년들이 굉장히 좌절하고, 희망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창 꿈을 꿔야 할 나이에 취업·창업조차 꿈꿀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요. 이들이 희망을 갖고 도약할 기회를 어떻게 만들어줄 것인가. 그런 취지에서 앞으로 5년 동안 6조원 정도를 쓰겠다는 건데요, 전부 현금으로 주는 게 아닙니다. 그런 사업조차 계층별 구분이 있고, 조건이 있습니다. 그 세부 내용을 보면 그런 비판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울시가 청년 정책을 몇 개씩 모아서 발표하는 과정에서 ‘착시 현상’이 발생해 ‘서울시가 청년에게 돈을 많이 쓴다’고 느낄 수 있지만, 예산 규모만 보면 실제로는 다른 연령층에게 쓰는 돈이 훨씬 많죠.”
 
  ― 선거 때 청년한테는 이거 해주고, 저거 해준다는 말이 많으니까 같은 서울시민이라고 해도 해당 연령층이 아닌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 또는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현재 대학을 졸업하는 청년들은 정말 암울합니다. 20대 청년 10명 중 4명은 코로나19 때문에 소득과 근로시간이 줄었어요. 고용됐다가 취소당한 경험도 있습니다. 청년들의 절망이 해소될 때 미래 위기인 저출산, 저성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까 청년들의 주거와 일자리 문제 개선, 복지 사다리 복원에 전폭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죠. 이런 그들의 어두운 현실에 초점을 둔 정책들이라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좋겠고요, 시야를 넓혀서 청년 지원 정책이 가져올 전 사회적 상생 효과를 고려해야 합니다. 청년들은 누군가의 아들, 딸이에요. 청년 주거, 일자리 문제가 개선되고, 복지 사다리가 복원되면 그들 부모의 부담이 줄어들잖아요.”
 
  ― 그럼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에 따른 지출이 가장 큰 중장년층을 위한 사업은 뭐가 있습니까.
 
  “서울시민 중 중장년층은 230만 명 정도인데요, 지출 비용이 많이 들고, 노후에 대한 고민도 많은 세대입니다. 이들에게는 지속적인 경제활동과 소득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관련 사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은퇴 후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도록 교육과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50+ 인턴십’, 사회공헌과 경제활동을 같이하는 ‘50+ 보람 일자리’, 시장 수요에 맞춰 민관이 협력해 일자리를 발굴하고 중장년층에게 제공하는 ‘50+ 적합 일자리’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예를 들어 40대의 경우에는 또 어떤 정책이 있습니까.
 
  “40대라고 했을 때, 보통의 경우라면 아마 결혼해서 애가 있을 텐데요, 이들을 위한 ‘서울형 키즈 카페’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제가 손자를 키우면서 ‘키즈 카페’에 한 번씩 가는데 비용이 5만~10만원이 들어요. 월급으로 생활하는 30대 중후반~40대 가장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죠. 그걸 보고 2~3시간 이용해도 비용이 5000원 이하일 정도로 저렴하면서 서울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울형 키즈 카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 이걸 만들려고 하니까 우리 직원들이 몇 개 만들고 말려고 했는데, ‘4년 동안 서울시 전체에 깔아라. 1개 동에 1개씩 만들라’고 했어요. 이게 누굴 위한 정책입니까. 30~40대를 위한 거잖아요.”
 
 
  16년 전부터 주창한 “매력 도시, 서울”
 
  ― 결국 중요한 건 서울의 경제 활력을 올리는 일인데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개별 정책보다는 큰 방향이나 철학에 대해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도시는 ‘매력적인 공간’이 돼야 한다는 게 제 철학입니다. 매력이라고 하면 보통 ‘디자인 서울’을 떠올리는데요, 그건 굉장히 협의의 매력을 생각하는 거예요. 매력은 뭐냐? 서울이라는 도시에 일자리가 창출되고, 경제 활력이 생기려면 누가 봐도 서울에 살고 싶게 만들어야 합니다. 투자하러 돈 가방을 들고 오고 싶도록 해야 합니다. 서울을 즐기고, 서울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게 만들어야 합니다. 관광객이 들어와서 돈을 쓰고 나가고, 회사가 들어올 때 돈을 들고 와서 경제력을 키웁니다. 그렇게 해서 도시에 일자리가 생기고, 돈이 돌게 되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성공한 도시가 되는 겁니다. 그런 도시를 만드는 정책이라면 A부터 Z까지 다 하고 있습니다. 전임 시장 시절에는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어서 사람, 기업, 정보, 돈, 기술을 끌어들이겠다’는 생각보다는 ‘우리끼리 어떻게 오순도순 살 것인가’에 중점을 뒀죠. 그게 전임 시장의 철학이었기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서울의 도시 경쟁력이 떨어지고, 퇴보하게 된 겁니다.”
 
 
  ‘외국인 주거 여건의 개선’
 
  ― 2030년까지 외국인 직접 투자(FDI)를 2021년의 2배 수준인 연 300억 달러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위해 서울투자청을 만들었는데요, 무슨 역할을 하는 곳입니까.
 
  “기존의 서울산업진흥원은 중소기업을 지원해 ‘유니콘 기업(기자 주: 창업 10년 이하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 ‘히든 챔피언(유명하진 않지만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기업)’을 만드는 정도의 투자를 했다고 할 수 있어요. 서울투자청은 논스톱 서비스(시간 제약이 없는 서비스)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겁니다. 여기에 오면 돈을 벌 수 있는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어디에 어떤 산업 생태계가 조성돼 있는지 알리고 매력적인 제안을 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양재 AI(인공지능) 특구, 수서 로봇 특구, 홍릉 바이오 특구, 구로 IT(정보통신기술) 특구, 여의도 금융 특구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이곳에는 이런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업무, 기업 환경이 조성돼 있다. 서울에 오면 당신들은 이런 장점을 누릴 수 있다’고 알리는 역할을 서울투자청이 하는 거죠. 거기에 더해서 기업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정주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요.”
 
  ― 그런 차원에서 과거 시장직 재임 당시에는 ‘외국인 학교’를 만들었는데요, 이번에는 ‘외국인 주거 여건 개선’을 위해서 임대주택의 10%를 외국인에게 분양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중장기 계획인데요, 지금은 서울의 주택 사정이 워낙 열악하지 않습니까.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만약 10%가 아니라 1%라고 해도, 그걸 외국인 전용 임대주택으로 한다면 좋은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죠. 지금은 할 수 없지만, 앞으로 4년 안에 한 번 계획을 세워보려고 합니다.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사는 걸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주거비’입니다. 이걸 유인책으로 활용해서 우리가 꼭 필요로 하는 부문의 기업들, 정말 탐나는 기업들, 이 기업이 들어오면 고구마 넝쿨처럼 여러 기업이 따라 들어오는 경우에는 ‘주거 서비스’까지 제공해야죠. 그런 기업들이 임대주택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정교하게 세워서 유인책으로 쓸 생각입니다.”
 
 
  ‘서울 바로 세우기’ 완수해야
 
오세훈 시장이 10년 만에 시정에 복귀하고 나서 만든 ‘서울 비전 2030’이다. 출처=서울시
  ― 10년 만에 서울시정에 복귀하고 나서 ‘서울 바로 세우기’를 추진했습니다. 최근 여러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목표의 1/4 정도 달성했다는 식으로 밝혔는데요, 앞으로 임기 4년 동안에는 ‘서울 바로 세우기’를 완료할 수 있는 겁니까.
 
  “그렇죠. 4년 계획을 세워서 하나하나 해나가야죠.”
 
  ― 지금껏 방만하게 운영됐다고 지적한 서울시의 민간 위탁·보조 사업 예산 삭감, 구조조정 역시 계속 진행할 생각입니까.
 
  “해야죠. 작년에는 거의 못 했어요. 시의회에 가면 삭감한 예산이 다시 증액되고, 줄였던 기능이 다시 살아나는 일이 계속 반복됐습니다. 그 때문에 1년이 지나도록 반의 반도 못 하게 된 거예요.”
 
  ― 이것도 ‘서울 바로 세우기’의 하나일 텐데요, 서울시로 돌아온 다음 ‘권력형 성(性)범죄’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많죠. 일단은 의지를 보여주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솔선수범해서 간부들과 함께 앉아 교육받는 모습을 보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또 사건·사고가 터지면 피해자를 분리 보호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권리를 차근차근 찾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다음에 가해를 했다고 지목된 사람의 잘못을 감추거나, 축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낸 다음에 상응하는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서울시는 그 작업을 다 마쳤습니다.”
 
  ― 선거 기간에 TBS 교통방송을 교육방송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나온 결론입니까.
 
  “맞습니다.”
 
 
  “독립법인 TBS, 재정은 왜 독립 안 하나?”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TBS 교통방송에 대해 오세훈 시장은 “자율주행 시대에 교통방송은 ‘시대착오적’”이라고 평가하고, 그 용도 변경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 이미 EBS란 교육방송이 있고, 채널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수신료, 방송진흥기금 등 각종 명목으로 받는 지원금만 연간 1500억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서울시가 교육방송을 운영해야 할까요.
 
  “처음에 복잡한 제안을 하기 어렵다 보니까 그냥 ‘교육방송’이라고 해서 생긴 오해인데요, 지금 교통방송이 그 ‘기능’을 다했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죠. 5년 안으로 자율주행이 시작되고, 10년 안에는 상용화되는 시대적 변화를 앞둔 지금 교통방송이 필요하다고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죠. 교통방송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당연히 검토해야 할 시점이 된 겁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방송을 활용해 서울시민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취·창업 재교육 콘텐츠입니다. 앞으로 교육방송 하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또 교양과 문화예술, 이거 다 방송이 감당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요가 급증하는 분야들이 있는데, 그걸 외면한 채 굳이 기능이 쇠퇴한 교통방송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시대착오적이죠. 거기에 우연히 ‘김어준 방송’, 이런 식으로 세간의 눈길을 끄는 선정적인 주제가 있어서 오해를 받는 것일 뿐입니다. 또 교통방송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이미 서울시 사업소에서 독립재단이 됐잖아요. 독립의 요체가 뭡니까. 매력적인 방송 만들어서 시청률 좋게 하고, 광고수익 올려서 스스로 존립하는 게 ‘독립 법인’ 아닙니까. 그럼 재정도 독립해야죠.”
 
  ― 교통방송은 상업광고를 할 수 없어서 서울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지 않습니까.
 
  “그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받아내려고 노력해야죠. 안 되니까 서울시에서 계속 예산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주객전도’죠.”
 
 
  “열띤 토론 이어지는 尹 정부 국무회의에 흥분”
 
6월 7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오세훈 시장은 장관 사이에 열띤 토론이 이어지는 윤석열 정부의 국무회의에 대해 “가장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사진=뉴시스
  ― 서울시장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국무회의에 배석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무회의에 배석했을 때 문재인 정부 때와 다른 ‘변화’를 느꼈습니까.
 
  “한 번 참석하고 비교한다는 게 좀 성급한 것 같습니다만, 제가 이명박(李明博) 정부 때부터 국무회의를 지켜봤잖아요. 통상적인 국무회의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거든요. 준비된 목차에 따라 쭉 의결하는 식으로 진행해왔는데, 이번에 그 한 번 참석했던 윤석열 정부의 국무회의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반도체에 대한 강연을 20분 동안 했어요. 과기부 장관뿐 아니라 대통령, 장관들이 반도체에 관심을 갖고 토론도 아주 활발하게 했어요. 심지어 국방부 장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거기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그렇게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는 국무회의를 보면서 굉장히 흐뭇했어요. 제가 학교에서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에 대해 5년 이상 강의했고, 우리 미래는 기업과 기술이 결정한다는 생각을 가진 입장에서 정말 흥분됐습니다. 그날 나오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가 그동안 참석했던 수십 차례의 국무회의 중 가장 생산적이었고, 나를 흥분시킨 회의였다고 얘기했어요. 대통령께서 그렇게 과학 기술에 관심이 많은 줄 미처 몰랐습니다. 그게 그날 저를 제일 기분 좋게 했던 요소라고 할 수 있죠.”
 
  ― 국정 관련 경험이 부족한 윤석열 대통령이 미숙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는데요, 그 국무회의 하는 걸 보니까 그건 ‘기우’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까.
 
  “그렇죠. 그런 취지에서 굉장한 의미를 발견한 국무회의였다고 한 겁니다.”
 

  ― 과거 ‘박원순 서울시’의 전국화가 ‘문재인 정부’였던 것처럼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 사이에 정책 공유가 활발하게 이뤄질 거라고 기대합니까. 물론 ‘문재인-박원순’의 경우와 의미는 다르지만요.
 
  “기대가 큽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이미 서울시에서 성과를 올린 정책을 정부에 접목하는 데 인색하지 않을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대권을 꿈꿨지만…”
 
  ― 이번에 당선된 직후부터 벌써 차기 유력 주자 얘기가 나오고, 관련 질문도 계속 받지 않습니까. 대권(大權)을 생각해본 적 있습니까.
 
  “한때 그랬다는 게 정확한 표현입니다. 다시 서울시장이 되기 전, 그러니까 작년 4월 9일 선거 전에는 그랬습니다. 국가 경영을 염두에 두고 수년 동안 준비하고, 《미래》라는 책을 썼으니까요. 그때 대권 생각 안 했다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제가 다시 서울시장이 되고 나서는 의식적으로 머릿속에서 지워버렸습니다.”
 
  ― “사치스러운 생각”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진심입니다. 서울시가 하는 일의 중요성이 정부보다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저는 너무너무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제 인생을 걸고 ‘올인’하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그런데 자꾸 엉뚱하게 대권 질문을 하니까, ‘사치스러운 생각’이라고 하는 거예요.”
 
  ― 서울시정에만 관심을 쏟겠다?
 
  “4년 동안 좌고우면하지 않고, 서울시를 반열에 올리겠습니다. 서울시란 행정단위를 통해서도 제가 세웠던 국가 비전을 실험하고, 시행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또 서울시 직원들이요, 국민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유능합니다. 제대로 임무를 설정해주지 못했을 때 지지부진했던 거지, 정확하게 가야 할 지점 좌표만 찍어주면 제 기대치를 초과해서 달성하는 그런 조직입니다. 이런 조직을 통해서 국가 경영을 준비할 때 구상했던 ‘안심소득’ 같은 사업을 서울시에서 시작하고 성과를 올리면, 너무 흥분됩니다. 하루하루 일하는 게 재밌어요. 그런 저한테 무슨 대권 어쩌고 저쩌고 이런 얘기를 하는 건…. 한마디로 맞지 않는 얘기를 자꾸 하는 거예요. 저는 일을 하기 위해서 사는 사람이지, 자리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본의 아니게 그런 오해를 너무 많이 받았어요. 11년 전, 서울시장 그만둘 때도 그랬어요. 그때 제가 세웠던 ‘하후상박(下厚上薄)’, 어려운 사람들을 챙기는 복지시스템의 근본부터 흔들려서 저항했던 건데,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제대로 된 복지체계를 만들자고 한 건데, 마치 대권으로 가기 위한 프로젝트인 것처럼 비쳤잖아요. 지금도 그런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까, ‘사치스러운 질문 자꾸 하지 마라. 관심 없다’고 강조해서 얘기하는 겁니다.”
 
  ― 그렇다면 다음 서울시장 선거에 또 나갈 수도 있겠네요.
 
  “지난번, 관훈토론회에서도 ‘서울시장 5선도 생각한다’고 했어요. 어떤 사업은 2~3년 안에 성과가 나오기도 하지만, 또 어떤 사업은 4년 갖고는 부족하거든요. 예를 들어 녹지 생태 도심을 만들겠다? 이건, 8년 정도 해야 틀을 잡을 수 있어요.”
 
  ― 대표 정책인 ‘안심소득’ 같은 경우에도 실험 기간이 꽤 길지 않습니까.
 
  “한 3년으로 잡았습니다.”
 
  ― 이번 시장 임기와 거의 맞아떨어지네요.
 
  “작년 하반기에 그 기간을 3년으로 설정했는데, 그때는 윤석열 정부가 탄생할지, 민주당 정부가 연장될지 몰랐잖아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는 ‘대화가 되는 분을 만났으니까 실험 기간을 한 2년으로 줄일까’ 하는 욕심이 들어요. ‘안심소득’을 지급했을 때 근로의욕을 감퇴시키느냐, 기초생활보장제도와 비교해서 어떤 장·단점이 있느냐를 보면 되는 건데요, 기간을 너무 길게 책정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2년 만에 마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윤석열 정부에 건의해서 정부 차원에서 검토하는 그런 순서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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