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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희의 라운지

청와대에 ‘옷값 공개’ 승소한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

“청와대가 특수활동비 내역 공개 못 하는 이유 따로 있다”

글 :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verho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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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위공직자들이 세금 2400억원을 영수증도 없이 쓰는 나라가 무슨 민주 국가인가”
⊙ “제왕적 권력 가진 대통령이라는 착각, 제왕적 특권이 맞다”
⊙ “윤석열 당선인, 국민과 소통하려면 정보 공개해서 투명성 높여야”
⊙ 공무원 임금 공개 안 하는 정부. 공무원 1인 채용하면 약 30억원 비용 발생(납세자연맹 추산)
⊙ 퇴임 후 매월 1400만원 연금 받는 문재인 대통령. 연금소득세도 비과세

金善澤
1960년생. 창원대 경영학과 졸업 / 前 ㈜한양·삼일회계법인 근무, 現 한국납세자연맹 회장, 세계납세자연맹 이사 / 저서 《조세법 실무》 《판례 법인세법》
  “청와대가 옷값을 왜 공개 안 하는지 아십니까?”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이 물었다. 4월 7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참이었다. 기자가 되물었다. “옷값이 상상 초월인 걸까요?”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예산으로 지원된 옷값은 얼마 안 될 겁니다. 다른 이유일 겁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한국 유일의 세금 관련 시민단체다. 김선택 회장은 중견 건설사 세무팀장이던 1994년, 세무조사로 회사가 추징받은 480억원을 국세청과 맞붙어 전액 취소시켰다.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세법 전문 서적들을 냈고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2001년 한국납세자연맹을 설립해 22년째 활동 중이다.
 
 
  文 청와대, ‘도시락값 공개 못 해’
 
한국납세자연맹 회원들이 3월 23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청와대 특수활동비 공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납세자연맹 제공
  한국납세자연맹은 문재인 정부, 정확히는 문재인 청와대와 ‘특수활동비’ 내역 공개를 두고 소송 중이다. 일부 오해하는 이들이 있는데 납세자연맹이 문 대통령 퇴임을 얼마 앞두고 문제 제기를 한 게 아니다. 2018년 6월에 시작됐다. 청와대 특활비 지출 내역과 김정숙 여사의 의상·액세서리·구두 등 의전 비용과 관련한 정부 예산 편성, 2018년 1월 30일 청와대 워크숍에서 제공한 도시락 가격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2018년 6월의 분위기는 요즘 같지 않았다. 당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75%(한국갤럽 기준)였다.
 
  청와대는 정보공개를 거부했다. “국가 안보 등 민감 사항이 포함돼 국가 중대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납세자연맹은 2019년 3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지난 2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거나 입찰계약 등 공정한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청와대에 해당 정보를 공개하라고 결정했다. 청와대는 공개를 거부하며 항소했다.
 
  4월 6일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특이한 주장을 했다.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선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자는 의견이 우세한데, 법으로 공개 못 하게 되어 있어 안타깝다’는 요지였다. 제대로 들은 게 맞는지 귀를 의심하게 되는 주장이다. 이미 법원이 법에 따라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고 판결을 내렸는데, 마치 이런 소송조차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궤변을 늘어놓는다. 박 수석 얘기가 나오자 김 회장의 목소리가 격앙됐다.
 
  “국민을 어린애 취급하는 겁니다.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어디에 그런 법 규정이 있습니까? 대중의 무지를 이용해 잠깐 국민들을 속여서 면피하겠다는 거죠.”
 
  ― 어차피 5월 10일까지만 버티면 대통령 기록물로 이관돼 비공개될 테니까요.
 
  “왜 특활비를 공개 안 하는가, 근본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대통령이 만일에 공개할 의향이 있더라도 그게 과연 공개를 할 수 있는 내용일까? 못 합니다.”
 
  김 회장의 말이 이어졌다. “청와대 특활비 예산이 약 181억원입니다. 경호처 포함해서요. 그중 대통령이 얼마나 개인적으로 썼을 것 같습니까. 공개되진 않았지만 제 짐작으론 20%가 안 될 겁니다.”
 
 
  청와대 수석의 궤변
 
  ― 그럼 나머지는 누가 어디에 썼을까요.
 
  “청와대 경호원으로 일하다 박근혜 정권 시기 퇴직한 분이 있어요. 이분에게 들어보니 이래요. 청와대 경호원이 퇴직하면 퇴직 위로금을 받는답니다. 법으로 정해진 것 외에 추가로 내부에서 주는 거죠. 이전 정부에서는 퇴직 위로금을 많이 줬는데 자기는 몇백만원 못 받았다는 거죠.”
 
  ― 그 돈은 누가 주는 건가요.
 
  “그게 바로 특활비에서 나오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경호처 특활비 예산만 1년에 80억원가량 됩니다. 비서실이나 경호처엔 경찰청 등 다른 부처에서 파견 나온 인력들이 있습니다. 비서관 활동비니 식사비, 명절 ‘떡값’, 각종 ‘금일봉’도 마찬가지입니다.”
 
  ― 청와대 근무자들이 나눠 썼을 거란 얘기군요.
 

  “김정숙 여사가 옷값을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문 대통령은 잘 모를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부인이 시계 받은 걸 몰랐다고 했잖아요.”
 
  ― 그건 그럴 수 있지요.
 
  “대통령은 본인의 인기를 위해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고 싶어 해도 비서관들이 절대 찬성하지 않을 겁니다. 공개를 했는데, 비서관들이 매월 활동비 500만원, 때마다 명절 비용 얼마, 전별금 얼마, 그것도 세금도 안 내고 받아간 게 일자별로 밝혀진다 생각해보세요. 국민들이 가만있겠습니까.”
 
  문재인 청와대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조금만 찾아보면 드러날 뻔한 거짓말을 한다. 둘째,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될 사안엔 정작 안 나선다. 이번 옷값 논란은 그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청와대 대변인이 특활비 내역 공개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질 않나,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나 김정숙 여사가 직접 설명하지 않는다. 대변인이나 참모가 김어준씨 방송에 나와 ‘대통령님이 크게 화를 내셨습니다’라고 전하는 식으로 대신 의중을 전한다. 올림픽 메달 획득이나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에는 대통령 내외가 득달같이 나서더니 말이다.
 
 
  소송 지연 전략 쓴 청와대
 
  ― 옷값 논란은 청와대가 키운 거 아닌가요.
 
  “저희가 처음 정보공개를 요청한 게 문재인 정부 초기입니다. 그때 공개하면서 사과하고, 특활비 폐지했으면 이렇게까지 안 됐습니다. 소송이 시작되고 나서도 청와대는 지연 전략을 폈어요.”
 
  ― 소송을 지연하는 전략이요?
 
  “선진국 7개국 정부에 사실조회 신청을 했어요. 현지의 한국대사관을 통해서요. 한국의 특활비 같은 예산이 그 나라에도 있냐는 질문이었어요. 그것 때문에 1년 이상 재판이 중지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 질문 자체가 명확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가 자체적으로 7개 국가 정부에 질의를 했습니다.”
 
  ― 뭐라 하던가요.
 
  “캐나다엔 그런 종류의 예산이 아예 없어요. 노르웨이는 총리가 영수증 없이 예산을 썼다면 강제 사임 혹은 탄핵 사유랍니다. 프랑스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부처의 기밀 예산을 국회 특별위원회가 관리 감독을 합니다.”
 
  ― 외국엔 특활비 같은 예산이 없나 봅니다.
 
  “지금 국민들이나 TV에 나오는 패널들이나 특활비에 대해 단단히 잘못 알고 있어요. 지출 내역을 비공개로 하는 것과 영수증 없이 예산을 쓰는 건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99%가 구분을 못 하고 계세요.”
 
  ― 무슨 뜻인가요.
 
  “선진국에선 공무원이 예산을 영수증 없이 쓴다는 건 상상 자체를 못 해요. 지금 대한민국 정부가 얘기하는 특활비는 중세시대 성직자처럼 영수증이고 감사고 없이 마음대로 써도 되는 특권 예산이라고 짚어줘야 외국 정부에서 질문을 이해해요.”
 
 
  기밀 예산도 영수증 첨부해야
 
  ― 안보 관련 기밀 예산이라고 영수증 없이 쓰는 게 말이 안 된단 얘기군요.
 
  “‘귀국엔 비밀 예산이 있습니까?’ 물으면 당연히 있다고 해요. 어느 나라나 안보나 범죄 수사 등에 관한 비공개 예산은 있습니다. 비공개라도 지출 내역과 영수증은 당연히 첨부해야지요. 내역을 외부에 공개 안 하더라도 프랑스의 특별위원회 같은 식으로 별도 감사를 할 수도 있고요. 공무원이 예산을 쓰는데 영수증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어떤 경우가 있겠습니까. 국정원에서 북한 공작원한테 공작금 주는 것 외에는 사실상 있을 수 없죠.”
 
  ― 검찰이나 경찰청도 특활비를 씁니다.
 
  “라디오 방송에 나갔더니 ‘공안 수사 관련해서 필요하지 않냐’고 물어와요. 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검찰이 법대로 조사를 하면 되지, 왜 그런 예산이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검찰이나 경찰이 정보원에게 돈을 주고 범죄 정보를 산다? 이건 불법입니다. 오남용이 될 수 있으니 그러면 안 되는 겁니다.”
 
  ― 특활비를 쓰는 부처가 생각보다 많나 보네요.
 
  “국정원 외에 적어도 17개 부처에 특활비 예산이 있습니다. 청와대, 국회, 검찰, 국세청, 국무총리실, 감사원 같은 곳이지요. 힘 있는 부처는 다 들어가 있습니다. 이들이 한 해 쓰는 특활비가 총 2396억원가량이에요.”
 
 
  17개 부처 특활비 연 2471억원
 
  ― 국세청, 국무총리실, 감사원 같은 기관에 왜 특활비가 있지요? 안보 관련 기관도 아닌데요.
 
  “추측하기로는 금일봉, 격려금, 선물비로 많이 나갈 거라 봅니다. 부처의 장관이나 국회의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무원이 왜 국민 세금으로 격려금이나 선물을 줍니까, 사비를 써야지요.”
 
  ― 듣고 보니 그러네요.
 
  “사실상 조직 폭력배 두목이 말 잘 듣는 부하에게 격려금 주는 것과 같아요. 조직 관리비인 거죠. 궁극적으로는 고위공직자 전반, 시선을 더 확대해 보면 전체 공무원 집단이 쓰는 거라고 볼 수 있는 이유지요. 민주주의 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예산이에요.”
 
  ― 감사원, 헌재 같은 기관도 지금껏 특활비를 쓰고 있다는 게 의아스럽네요. 예산 집행을 감시하고 법을 수호하는 기관인데 말이죠.
 
  “감사원, 헌재 같은 기관은 다른 곳에 비해 특활비 예산이 많진 않아요. 왜 이런 기관에까지 특활비를 배정했을까요. 범죄자들은 공범을 늘리는 법입니다. 생각해보세요. 납세자연맹이 조만간 감사원에 ‘특활비에 영수증 첨부하도록 지침을 바꾸라’고 요구할 겁니다. 그런데 감사원도 특활비를 쓰고 있는데 쉽게 칼을 대겠습니까. 힘 있는 기관들에 특활비라는 덫을 놔서 공범으로 만든 겁니다.”
 
  ― 납세자연맹이 왜 특활비에 천착해왔는지 이해가 되는군요.
 
  “이건 제도,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하는 가장 큰 착각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대통령이 제왕적인 권력을 갖고 있다’는 착각입니다. 사실은 제왕적인 권력이 아니라 ‘제왕적인 특권’입니다. 우리 사회의 특권층인 공무원 중에서도 가장 많은 특권을 가진 한 사람일 뿐입니다. 실질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미미합니다.”
 
 
  제왕적 ‘특권’ 가진 대통령
 
  ― 대통령이 힘이 없다고요?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한 후 얼마 안 돼서 뭐라고 했습니까. ‘대통령 못 해 먹겠다’고 했잖아요. 공무원은 대통령 말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공무원 120만 명은 법과 제도, 인사와 감사에 의해 움직입니다. MB가 대통령 취임 직후 국세청에 갔습니다. 고위 간부를 모아놓고 말했어요. ‘역대 국세청장들이 농협 다음으로 감옥에 많이 갔다, 개혁 좀 해라’ 이후에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그 앞에서 예, 하고 끝이에요.”
 
  ― 대통령령(令)으로 법을 만들 수도 있잖아요.
 
  “80여 년간 법이 만들어져 왔습니다. 대통령 개인이 임기 5년 동안 법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공무원 집단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예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이 지출 항목을 바꿀 수 있는 예산이 전체 예산 중 얼마나 될 것 같아요? 많아도 1%, 2%밖에 안 됩니다. 국가 권력의 크기를 노트 한 장 크기라고 보면,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권력은 사실상 볼펜으로 찍은 점 하나 정도밖에 안 된다는 얘깁니다.”
 
  ― 문재인 정부 들어서 부동산 세법이나 임대차법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그건 대통령이 혼자 한 게 아니라 민주당 정권 차원에서 움직였잖아요. 노무현 대통령 때 ‘학교용지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습니다. 학교용지 부담금을 납부한 전원에게 납부금을 돌려주도록 한 ‘학교용지부담금 환급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었어요. 여기에 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어요. 나중에 들어보니 거부하기로 결정한 게 노 대통령이 아니었어요.”
 
  ― 그럼 누가 결정했나요.
 
  “차관 회의에서 결정이 된 겁니다. 대통령이 그런 세세한 것에까지 관여하지 않습니다.”
 
 
  불평등 왜곡한 민주노총
 
  ―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가 꽤 많잖아요. 기관장이라든지요.
 
  “대통령이 임명하는 기관장 자리가 수천 개입니다. 본인이 다 추천하겠습니까? 밑에서 올라오면 서명하는 거죠. 예를 들어 LH공사에 정치인 출신이 사장으로 임명됐어요. 그 사람이 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내부에 법과 제도가 다 있고, 노조가 있습니다. 정치인이 사장으로 가봤자 아무 힘이 없어요. 월급만 많이 가져간다뿐이지, 실질적인 개혁은 거의 못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잘 안 바뀌는 거예요.”
 
  ― 그러고 보니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말을 성찰 없이 쓴 감이 있네요.
 
  “국민들은 실제 현실을 알기 힘들어요. 본인이 정치를 직접 해보거나, 저처럼 공무원들과 직접 부딪혀가면서 일을 해보지 않으면 몰라요. 대통령이 바뀐다고 세상은 절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이 우리 사회에 큰 해악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 민주노총이 왜요?
 
  “한국의 불평등 문제를 왜곡시켰어요. 민주노총은 불평등의 핵심 원인이 ‘재벌’이라고 하잖아요. 허위정보입니다. 재벌 총수들이 사회의 부(富)를 많이 가져가는 것처럼 보이죠. 착시 현상입니다. 물론 재벌이 산업계 불평등의 어떤 원인인 건 맞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주원인은 아닙니다. 재벌들은 그래도 세금을 내면서 경제 활동을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공무원 집단이에요.”
 
  ― 공무원이 재벌만큼 가져가나요?
 
  “봅시다. 총리나 장관 후보자들이 인사 청문회에 나오면 단골로 지적받습니다. 퇴직 후 로펌에서 1년에 5억을 받았느니, 10억을 받았느니 하면서요. 장관급이 그 정도를 받으면 차관, 국장으로 내려갈수록 조금씩 금액이 낮아지며 보수를 받아요. 세무 공무원을 봅시다. 6급, 5급으로 퇴직한 후 회계법인 같은 곳에 취업하면 연봉을 최소 1억원씩 받습니다. 매월 평균 250만원에서 최고 700만원까지 연금도 받고요.”
 
  ― 공무원 연금으로 매월 700만원을 받는다니 놀랍네요.
 
  “재벌은 우리나라 전체에서 몇 명 안 됩니다. 퇴직 공무원은 몇 명입니까. 50만~60만 명이에요. 현직 공무원만 120만 명이고요. 사회의 부는 제한돼 있어요. 거기에서 공무원 집단이 많은 부를 가져가는 겁니다. 우리가 경제 성장을 이룰 때, 일반 국민들은 놀았습니까? 모든 사람이 고생했잖아요. 그러면 공평하게 부가 분배되어야지요. 같은 기간을 근무했는데 왜 퇴직 공무원은 연금으로 300만원을 받고, 일반 국민은 왜 40만원을 받습니까? 민주노총은 불평등의 실질적인 원인을 왜곡하고 있어요.”
 
 
  “內戰 수준의 사회 갈등”
 
네티즌들이 캡처해 모아놓은 김정숙 여사의 의상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청와대에 특활비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어떤 걸 느꼈나요.
 
  “문재인 정부 집권 기간 우리 사회 갈등이 이 정도로 심화됐구나, 체감했습니다. 갈등 수준이 거의 내전(內戰) 상태예요. 지금 우리 사회엔 공통의 신뢰라는 게 없다시피 합니다. 사실관계는 아랑곳없이 이편저편으로 나뉘어 극단적으로 싸우고 있어요. 저희 단체의 회원 중에 문재인 정권을 지지하시는 분이 상당수 계십니다. 이분들 중 일부는 청와대에 대한 문제 제기를 마치 자신에 대한 공격인 것처럼 받아들이세요.”
 
  ― 지지할수록 쓴소리를 해야 하는데요.
 
  “대통령이 성공하길 원한다면 초기부터 과감한 비판을 해야지요. 만약 문 대통령이 초기에 납세자연맹의 지적을 받아들였다면 큰 결단을 내린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았을 겁니다.”
 
  ― 문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사회 전체에 격한 갈등이 일상화됐어요. 정말 안타까워요.
 
  “‘적폐 청산’이라는 말을 보세요. 없애야 할 적폐는 제도이지 사람이 아닙니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제도를 바꿔야지 사람들을 집어넣는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원 특활비 중 35억원을 상납받아 문제가 된 거 아닙니까. 전직 국정원장 모두 유죄 판결을 받고 실형을 살았어요. 박 대통령도 뇌물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집 팔아서 추징금을 냈지요. 사실 이건 제도의 문제거든요. 그런데 사람이 문제라며 정치적으로 이용한 겁니다.”
 
  ― 특활비 자체가 문제라는 거군요.
 
  “우리나라에서 영수증 없이 가장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부처가 어딜까요? 2017년 기준으로 특활비 예산이 가장 많은 곳이 국정원입니다. 지금은 안보비로 이름을 바꿨고요. 가장 많이 쓸 수 있는 개인은 누굴까요? 아직 정확한 정보가 공개 안 됐지만 대통령과 국정원장이 비슷할 겁니다. 판결문을 보면 국정원장은 40억원을 영수증 없이 쓸 수 있습니다.”
 
  ― 그런 식이라면 박근혜 정권 이전 정권들에서도 국정원장이 청와대에 특활비를 상납했을 수도 있겠군요.
 
  “국정원이 업무 특성상 특활비가 필요하다면, 누군가 관리 감독을 해야 합니다. 국회 특별위원회나 감사원에서요. 그런데 자체 감사만 하게 둔 거예요. 그러니 문제가 생기지요. 이건 특정 국정원장이나 특정 대통령 차원의 문제가 아니에요. 제도의 문제입니다. 이런 제도와 관행은 그대로 두고 적폐라며 사람들만 구속해대니 복수심이 쌓인 겁니다.”
 
  ― 그럴 수 있겠네요.
 
  “김정숙 여사 옷값 문제가 불거지고, 김 여사가 입었던 옷을 일일이 다 캡처해서 모아놓은 게시물이 인터넷에 올라왔어요. 얼마나 분노가 컸으면 그걸 하나하나 찾아내 캡처를 했겠어요. 적폐 청산이라며 여당이 휘두른 칼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겁니다.”
 
 
  청와대 여론조사비로 56억원 써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에 채용된 양해일 디자이너의 딸 이네스 양 디자이너. 프랑스 국적이다. 사진=heill 사이트 캡처
  ―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유독 세정(稅政)이 혼란해진 듯합니다. 한 달이 멀다 하고 고쳐대던 부동산 세제는 말할 것도 없고, 결국 옷값까지 터지네요.
 
  “문 대통령 임기 초에 청와대 관계자에게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문 대통령이 여론에 너무 민감하다’고요. 결국 청와대가 여론조사 비용으로 4년 동안 56억원 이상을 쓴 게 드러났습니다. 문 대통령 본인이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국민 세금으로 여론조사를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됩니까. 대통령 개인의 일에 국민 세금을 쓴 겁니다.”
 
  ― 김정숙 여사와 친분이 있는 디자이너의 딸을 총무비서관실에 채용하기도 했지요. 총무비서관실은 청와대 예산을 다루는 부서인데요.
 
  “셀프로 훈장을 가져가질 않나, 양산 사저 경호인력을 27명에서 65명으로 늘렸다는 게 사실입니까. 결혼한 딸이 청와대에 같이 살지 않나, 담보 없이 11억원을 빌리질 않나, 스웨덴이라면 이런 게 드러나면 대통령이 그 즉시 사임해야 합니다.”
 
  ― 문재인 정권은 전 정권의 불통을 지적하며 집권한 정부인데 말이에요.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문을 최근에 다시 읽어봤어요. 핵심 키워드가 투명성이더군요. 아이러니한 건 박근혜 정권 시절에 산하 정부기관들에선 상당 부분 투명성이 강화됐어요. 국정 공약 자체에 투명성을 강조하는 정부 2.0이 들어 있었고요. 정작 청와대는 폐쇄성이 이어졌지만요. 문재인 정부에는 투명성이라는 철학 자체가 없어요. 더 폐쇄적으로 됐습니다.”
 
  ― 좀 의아스러운 게 이번에 참여연대가 청와대 특활비에 대해 한마디도 안 하더군요. 그동안 국회나 검찰 특활비 문제에는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왔는데요.
 
  “진영 논리가 나라를 망칩니다. 사실 특활비 문제를 최초로 지적한 게 참여연대입니다. 국회 특활비 공개하라고 소송해서 승소하기도 했어요. 납세자연맹과 참여연대가 특활비 문제를 가장 자주 지적했어요. 참여연대뿐이 아닙니다. 청와대 특활비 문제를 비판하는 국회의원이 여당에 단 한 명이라도 있습니까? ‘오마이뉴스’ 같은 매체를 보세요. 검찰 특활비는 심층적으로 보도하면서, 청와대 특활비에 대해선 아무 말도 안 합니다.”
 
 
  투명성과 정보 공개
 
  ― ‘내로남불’이군요.
 
  “정보공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 자체가 없어요. 지식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이름 있는 지식인 중에, ‘권력 남용을 막고 국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나요?”
 
  ― 못 본 것 같네요.
 
  “납세자 운동을 하면서 스웨덴 국세청 사례를 집중적으로 연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알 권리’라는 걸 알게 됐어요. ‘표현의 자유와 언론 자유의 기초는 정보공개다’라는 말이 반복해서 나와요. 스웨덴 국세청 홈페이지에도 나오고 논문들에도 반복해서 나오는 겁니다. 처음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했어요.”
 
  ― 스웨덴은 정보공개를 중시하나요.
 
  “스웨덴 헌법은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어요. 정부조직법(Instrument of Government)과 왕위 계승법(Act of Succession), 그리고 언론자유법(Freedom of the Press Act)과 표현의 자유에 관한 기본법(Fundamental Law on Freedom of Expression)입니다. 그만큼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중시합니다. 이 두 자유의 근간에 정보공개가 있다고 초등학교 때부터 중요하게 가르쳐요. 중학교 때는 정보공개 실습을 하게 합니다.”
 

  ― 놀랍군요.
 
  “문 대통령 지지자들 중엔 ‘왜 이 단체는 옷값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 그걸 우리가 왜 알아야 하지?’라며 필요성 자체를 못 느끼는 이들이 있어요. 한국인들은 투명성이라는 햇빛이 권력의 부패를 막는 핵심이라는 철학을 아예 배우질 못한 겁니다.”
 
  ― 단순히 문 대통령 내외를 괴롭히기 위해 정보공개 요청을 했다고 이해하는 이들도 있더군요.
 
  “만약 김 여사 옷값으로 10억을 썼다고 공개했다고 가정합시다. 외교 사절이니 세금을 10억 정도는 써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거고, 저처럼 비판적인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렇게 갑론을박을 하면서 우리 사회가 진보하는 겁니다. 도시락값도 마찬가지예요.”
 
  ― 도시락값도 국가 안보와 영업상 비밀 때문이라며 공개를 안 했지요.
 
  “공개를 안 하면 국민의 알권리를 박탈하는 거죠. 언론에 보도된 대로 원래 9만원짜리인 도시락을 만약 4만원에 납품받았다면, 어떻게 된 일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담당 공무원이 권력을 남용했을 수도 있잖아요. 만약 청와대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며 제공했다면 이것 또한 부패 행위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정보공개가 안 되면 공무원의 부패와 권력 남용을 막을 수 없어요.”
 
  당시 청와대 워크숍에서 대통령과 참모진이 먹은 도시락값을 언론이 묻자, 청와대 관계자가 한 답이 가관이다.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유명 호텔로부터 도시락을 납품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호텔인지는 공개할 수 없다. 품질관리를 위해 유명 호텔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있지만 시중가의 50~60% 사이에서 계약했다. 대통령이 드시는 식단의 비용을 언론에 공개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그때는 어찌어찌 넘어갔는데, 지금 돌아보면 신정(神政) 국가에서나 나올 법한 답변이다.
 
 
  한국의 정보공개법은 ‘비공개 핑계법’
 
  ― 스웨덴의 정보공개 제도가 궁금하네요.
 
  “우리나라의 정보공개법은 분량이 15페이지가량 됩니다. 스웨덴의 정보공개법은 130페이지예요. 우리나라보다 8배가량 길어요. 그 차이가 어디서 나느냐, 비공개 사유 부분입니다. 한국 정보공개법엔 비공개 사유가 A4 1장이에요.”
 
  ― 비공개할 수 있는 사유를 세세히 한정해놓지 않았군요.
 
  “이런 식입니다. 청와대에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답변이 이렇게 옵니다. ‘국가 안보와 관련해 비공개다.’ 국세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내부 검토 중입니다’, 경기도청에 법인카드 관련해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감사 중입니다’, 이런 식이에요. 한국의 정보공개법은 ‘정보비공개핑계법’이에요.”
 
  ― 스웨덴은 어떤가요.
 
  “비공개할 수 있는 정보와 사유를 정보공개법에 일일이 다 열거해놨어요. 이런 식이에요. ‘국세기본법 몇 조 몇 항에 있는 이 정보는 비공개다, 비공개할 수 있는 기간은 10년이다’ 여기에 비공개 조항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정보는 무조건 공개해야 합니다.”
 
  ― 국정감사 때 보면 국회의원이 정보를 요구해도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최소한의 정보만 주는 한국 정부와는 비교가 많이 되네요.
 
  “이런 고민도 해봐야 합니다. 투명성과 개인정보 보호는 충돌합니다. 두 개 다 완전히 충족할 수 없어요. 선택해야 합니다. 한국은 지난 수십 년간 개인정보 보호가 강화됐어요. 그러면서 투명성은 퇴보했어요. 30년 전에 제가 세법 공부할 때는 판례나 결정문에 사람 이름, 회사 이름이 표기가 되어 있었어요. 지금은 다 가려놨어요. 읽으면서 사실관계 파악이 잘 안 돼요.”
 
  ― 한국은 사익을 보호하려고 공익을 포기한 셈이네요.
 
  “김어준씨 같은 사람이 제기하는 음모론, 유튜브에서 각종 루머가 활개 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정부가 갖고 있는 공공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면 해결될 수 있거든요. 계속 이렇게 갈 거냐, 아니면 정보를 공개하고 부패를 방지할 거냐 선택해야 합니다.”
 
 
  “프랑스혁명 때였으면 목 잘릴 것”
 
  ― 한국 정치인 중에 그 정도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 의문이네요.
 
  “민주주의는 굉장히 어려운 제도입니다. 기본적으로 국민의 의식 수준이 어느 정도 이상 되어야 합니다. 세금이 어떻게 부과되고, 국가 부채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보공개가 왜 중요한지 이런 걸 학교에서부터 가르쳐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되는 겁니다. 학교에서 영어, 수학 공부만 시킨 결과, ‘문빠’니 ‘박빠’니 갈라져서 서로 싸우는 거 아닙니까.”
 
  ― 기본 소양의 문제군요.
 
  “특활비 공개 안 해도 좋고,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써도 되고, ‘전하, 알아서 쓰세요, 그 정도야 그냥 쓰셔도 되죠’, 권리는 포기하고 납세 의무만 지겠다는 거예요. 스스로 노예를 자처하는 겁니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시민들이 거리에서 구호를 외쳤지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옷값 논란을 보면 그게 무슨 뜻인지 일부 국민은 모르는 거 같아요.
 
  “국민이 주인이라는 말의 실질적인 의미를 모르는 거죠. 프랑스혁명 때였으면 특활비 쓴 고위공직자들은 다 목이 잘렸을 겁니다. 영수증 없이 세금 몇천억원을 쓰는 데 가만히 뒀겠어요? 우리 국민들이 하는 두 번째 거대한 착각이 그겁니다. 대한민국이 민주화를 이뤘다는 착각입니다.”
 
  ― 실질적인 민주주의는 이루지 못했다는 얘기군요.
 
  “‘독재를 타도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는다’ 이건 형식의 민주주의입니다. 국민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게 민주주의 아닙니까. 그중 하나가 세금입니다. 국민이 국가에 위임한 세금이 낭비되지 않고, 공무원이 세금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쓰지 않는 시스템을 갖춘 국가가 민주 국가 아닙니까. 공무원 임금도 공개 안 하고 공무원들이 영수증 없이 세금 2400억원을 쓰는 나라가 무슨 민주 국가입니까.”
 
 
  민주 국가라는 착각
 
2020년 한국납세자연맹이 발간한 《스웨덴 국세청 성공스토리》. 스웨덴의 정보공개 문화를 일별할 수 있다.
  ― 그렇게 보니, 청와대의 특활비 내역 비공개는 정말 엄청난 사건이군요.
 
  “사회문제 하나하나가 다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부동산 문제를 보더라도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수백, 수천 가지입니다. 단순히 세금만 올리면 부동산이 잡힌다는 허황된 사고를 가진 정치인들이 있고,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국민들이 있어요. 세금은 전가된다는 기본 상식을 모르는 겁니다.”
 
  ― 세금은 아래로 흐르는군요.
 
  “제가 아는 분이 인사동에서 찻집을 했습니다. 찻집 건물 주인이 최고세율에 해당되는 의사였어요. 문재인 정부 들어서 소득세 최고세율이 많이 올랐잖아요.”
 
  ― 상가 주인의 세금이 올랐겠군요.
 
  “그 주인이 임대료로 1000만원을 받으면 500만원을 국가가 가져갑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임대료를 올립니다. 인사동은 자리가 좋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찻집 주인이 밀려났어요. 그런데 그 아들은 한쪽에서 박수를 치고 있어요. ‘오, 문재인 정권의 핀셋증세 정책, 부자들 때려잡아야지, 잘하고 있어.’”
 
  ― 세금 정책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모르니까요.
 
  “세상 일이라는 게 그렇게 흘러가는 게 아니거든요. 세금은 약자들에게 흘러가게 되어 있어요. 부자들이야 세금 조금 더 뜯긴다고 큰 피해가 없지만 약자들은 어떻습니까.”
 
  ― 불평등이 심화되겠군요.
 
  “스웨덴은 여야 할 것 없이 국가 부채는 미래의 세금이라는 데 다 동의합니다. 국가 부채에 굉장히 엄격하고, 세금을 한 푼이라도 낭비하면 도둑놈으로 간주해 엄격히 단속해요. 진보니 보수니 관계없이 동의합니다. 그런 철학 아래에서 복지가 이뤄지는 겁니다. 복지는 세금으로 운영되잖아요. 세금이 중간에 새버리면 복지가 됩니까, 국민만 빈털터리가 되지.”
 
  ― 특활비 같은 게 세금이 누수되는 전형적인 사례군요.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초에 뭐랬습니까. ‘내 임기 중에는 세금 인상 없다, 서민 증세 없다.’ 지지자들은 좋아했지요. 국가 부채는 공짜로 하늘에서 떨어진 돈이라고 생각했는지 급격히 늘어났어요. 국가 부채는 물가 인상, 금리 인상과 연결될 수 있고 결국 나한테, 내 자식에게 돌아옵니다. 국민들의 무지를 정권이 이용한 거예요.”
 
 
  尹 정부, 특활비 폐지해야
 
  ― 이제부터 윤석열 정부가 잘해야 할 텐데요.
 
  “윤석열 당선인이 그랬잖아요. ‘국민들과 소통을 잘 하겠다.’ 대통령이 기자들과 자주 만나거나 브리핑을 자주 하는 것도 소통이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정보공개입니다. 청와대 예산 집행 내역을 상세히 공개하고,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는 게 국민과의 소통 1단계예요. ‘이 정책은 이런 과정으로 결정됐다’고 공유하면 언론과 국민이 의견을 낼 수 있잖아요.”
 
  ― 문재인 정부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가 무얼 하면 좋을까요.
 
  “두 가지가 있어요. 첫째, 취임하자마자 대통령 특권을 폐지하는 겁니다. 올해 이미 편성된 특수활동비는 예산 지침 바꾸라고 대통령이 한마디만 하면 돼요. ‘영수증 첨부하라.’ 내년부터는 없애고요. 대통령 연금도 과감히 축소, 폐지하면 됩니다.”
 
  ― 대통령 연금이 뭔가요.
 
  “대통령이 퇴임하면 매월 1400만원을 연금으로 받습니다. 심지어 비과세예요.”
 
  ― 매월 1400만원을 받아가면서 세금을 안 낸다고요?
 
  “제가 말했잖아요, 제왕적 권력이 아니라 제왕적 특권을 누리는 자리라고요.”
 
  참고로 대통령 연금 비과세는 입헌군주제 국가에 비견된다. 일본 천황의 경우, 공주가 결혼해서 황가를 떠날 경우 일시불로 품위유지비를 받는데, 이게 비과세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도 납세 의무가 없다. 반면 스웨덴 국왕은 세금을 낸다. 왕실관리비를 보조받는데, 비과세 혜택을 받지 않는다. 다른 소득이 발생해도 일반 국민과 동일하게 세금을 낸다.
 
 
  공무원 임금 공개해야
 
  ― 윤석열 당선인이 할 수 있는 두 번째 조치는 뭔가요.
 
  “현재 공무원 기득권 세력에 핵심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는 게 있어요. 임금과 연금 공개입니다.”
 
  ― 공무원 임금이 공개가 안 되어 있나요.
 
  “현재는 인사혁신처가 공무원 전체 평균 임금만 공개합니다. 공무원 직급별, 부처별, 호봉별로 데이터는 다 있습니다. 공개만 안 하는 거죠. 예전엔 공개했는데 납세자연맹 때문에 비공개해버렸어요.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전 국민이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공개하라고 지시하면 됩니다.”
 
  ― 우리 주변 공무원들이 대체 보수를 얼마나 받고 있는지 알 수 있겠군요.
 
  “공무원 집단이 얼마나 특권 계층인지 까발려질 겁니다. 국가 1년 예산 중에서 인건비 예산이 얼마인지를 통계도 내야 합니다. 어떤 정부 기관에서도 안 하고 있어요. 공무원 인건비 예산은 파악하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중앙정부는 기획재정부 예산을, 지방자치단체는 행정안전부 예산을 살펴봐야 해요. 교사는 교육부 예산이 따로 있어요. 이 세 개를 합쳐서 중복 제거를 해야 합니다. 이건 공무원 아니면 못 해요.”
 
  ― 그러면 지금 공무원 한 명 채용하면 인건비가 얼마가 드는지 공개가 안 되어 있다는 거군요.
 
  “임금 외에도 업무추진비 등 직접비, 간접비에 공무원은 한 번 채용하면 평생 연금까지 책임져야 하잖아요. 공무원이 평균 30년을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9급 1명을 채용할 때, 7급 1명을 채용할 때 평생 지출되는 금액을 뽑을 수 있어요. 수년 전에 저희가 계산해본 적이 있습니다. 공무원 한 명을 신규 채용하면 비용이 30억원 발생한다는 결론이었어요.”
 
 
  尹 정부, 공약 연연할 필요 없다
 
  ― 공무원 1명당 30억원이 든다고요?
 
  “저는 공무원 채용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인건비 통계도 없이 무조건 증원을 하면 안 되지요.”
 
  ―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공무원이 11만 명 늘어났는데 큰일이군요.
 
  “윤석열 당선인과 차기 정부에 꼭 당부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대선 공약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대선 공약이라는 게 얼마나 급조된 건지 국민들한테 보여줘야 해요.”
 
  ― 대선 공약이 급조됐다는 걸 알리라고요?
 
  “‘한국 정당이라는 게 워낙 허약해서 당시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부동산 정책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국민들에게 죄송하지만 오늘부터 이 공약은 잊어주세요. 다시 토론을 거쳐 국민 의사를 반영해 정책을 만들겠습니다’ 이러면 돼요.”
 
  ― 하긴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에 충실했지요. 탈원전, 최저임금, 부동산 정책 말입니다.
 
  “대선 공약이라고 고수하면 백번백패입니다. 문재인 정부와 똑같이 되는 겁니다.”
 
  최근 문재인 청와대에 특활비 공개를 요구한 이후 민주당 성향의 일부 회원은 후원을 중단했다고 한다.
 
  “가슴이 아픕니다. 직접 만나면 해명이라도 할 수 있을 텐데요. 그분들 탓이 아니고 이 나라의 진영 논리와 언론의 보도 태도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문 대통령이 정치 중립적으로 건강하게 비판하는 저희 같은 단체에 귀를 기울였다면 이런 사달을 안 봤겠지요. 윤석열 당선인도 특활비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7월부터 바로 특활비 내역 정보공개 요청을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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