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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말하는 전략과 비전

“정치 無경험이 내 강점… 이재명 공약, 현실과 동떨어져”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chosh76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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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후보가 제안한 정례 대화, 응할 필요성 못 느껴”
⊙ “‘고발사주’ 아닌 날 공격하기 위해 정교하게 짜인 ‘제보사주’”
⊙ “집권 후 권력형 비리 사건이 발생하면 ‘성역’ 없이 수사”
⊙ “대통령 직속에 査察 기능 둬선 안 돼… 靑 민정 폐지”
⊙ 호남 민심 공략법 묻자 “호남이 敵陣도 아닌데 왜 공략하나?”
⊙ 자체 핵무장에 반대하는 까닭 “北이 악용할 수 있다”
⊙ “나는 新자유주의자 아니다… 미국에서조차 신자유주의 사라져”
⊙ 검찰총장 출신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 “죄지은 사람이나 느끼겠죠”
⊙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 책이 노랗게 되도록 읽었다”
⊙ “정치 안 했다면 아내, 惡性 소문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
사진=조준우
  “《월간조선》과는 진즉 인터뷰를 했어야 하는데 시간이 통 없어서….”
 
  윤석열(尹錫悅·62)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뜻밖에도 《월간조선》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었다. 듣기에 따라서는 립서비스(?)로 여겨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데에는 이 말이 분명 한몫을 했다.
 
  기자도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윤석열 후보와 약간의 사적(私的) 인연을 강조하며 “나이도 어린데 편하게 반말로 하시라”고 농담조의 말을 건넸다. 윤 후보는 “그럴 수야 있나”라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윤석열 후보와의 인터뷰는 지난 11월 12일, 그의 캠프(국민캠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수송동 이마빌딩에서 이뤄졌다. 대통령 후보 선출 후 주·월간지 중에서는 《월간조선》이 처음으로 인터뷰 기회를 잡았다.
 
  이날 윤석열 후보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윤 후보는 본지(本誌) 인터뷰 직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가졌다. 캠프 인사 중 한 명이 “오늘 외신 기자회견이 성공적이라 후보가 기분이 좋다”고 귀띔을 해줬다.
 
  윤석열 후보와 만나기 전, 때마침 그의 지인(知人)과 점심 식사를 같이했다. 윤 후보 지인은 “(윤석열 후보는) 앉은 자리에서 몇 시간 동안이나 좌중을 휘어잡을 수 있는 달변가”라고 평했다. 지인에게 “검사 시절 논고(論告)를 통해 화술(話術)이 다져졌나 보다”라고 했더니 “화술이 아니라 아는 게 너무 많아서 그렇다”는 답이 돌아왔다.
 
  윤석열 후보는 지인의 말처럼 ‘0선(選) 신인’ 대선 후보로 보이지 않을 만큼, 막힘 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TV토론에서 목격한 긴장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기자의 질문을 바로잡아주기도 하는 등 자신감도 엿보였다. 그 덕에 인터뷰는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길어졌다.
 
 
  “탈권위란 법치다”
 
2019년 9월 25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제29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대통령 후보 선출 후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습니다. 이런 호조(好調)를 보이는 요인이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그거야 컨벤션 효과 때문이겠죠.(웃음)”
 
  ― 그 외에 다른 요인은 없는 겁니까.
 
  “지금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이 많잖아요. 약 60% 가까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경선 때에는 서로 간 경쟁을 하느라 지지율이 분산됐겠지만, 지금은 다른 후보 지지율이 (저에게) 몰려 그런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 《조선일보》 인터뷰를 보니 ‘탈(脫)권위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과거에도 그런 얘기들이 많이 나왔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탈권위란 구체적으로 뭡니까.
 
  “한마디로 말해 법치(法治)입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 대통령의 권위는 초법적이었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한 거죠. 법에 있는 대로 하고, 법에 없는 건 하지 않는 게 바로 탈권위라고 생각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했습니다만, 경호 등의 이유로 불발됐습니다. 그만큼 탈권위라는 게 어려운 거 아니겠습니까.
 
  “탈권위는 쇼나 말로 하는 게 아니에요. 법을 정확하게 지키면 저절로 탈권위를 할 수 있습니다. 법에 따라 ‘이건 대통령 권한이 아니다’ 하면 대통령 스스로 딱 내려놓고, ‘이건 의회(議會) 권한이다’ 그러면 의회에 맡기면 되는 겁니다. 탈권위는 권한 밖의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니 어떻게 보면 아주 간단한 거죠.”
 
  ― 검찰총장을 지냈기 때문인지 후보와 탈권위가 선뜻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검찰총장 출신 정치인에게서 오는 위압감이랄까? 그런 게 있거든요.
 
  “위압감이라는 건 법을 어기고 중죄(重罪)를 지은 사람들이나 느끼겠죠.(웃음) 선량하게 법 잘 지킨 사람들은 저한테 위압감을 안 느낄걸요?”
 
  ― 경선을 하면서 많은 지역을 돌아다녔을 텐데, 사람들 반응이 어떻든가요. 스스럼없이 다가오던가요.
 
  “비단 경선 과정뿐 아니라 검찰총장 시절에도 어딜 가면 젊은 학생들이 와서 ‘총장님, 총장님’ 하면서 같이 사진 찍자고 그러기도 했어요. 저는 제 스스로가 권위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변 사람 중에서 저를 그렇게 바라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겁니다. 혹시 모르죠. 검찰총장이라는 이미지, 검사라는 이미지가 선입견처럼 단단히 박혀 있다면…. 검찰에 있으면서도 법 이외의 권한을 행사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검사 때 그랬던 것처럼 훗날 선출직 공직자가 돼서도 그 부분은 철저하게 지킬 겁니다.”
 
 
  “中道라는 게 뭡니까? 눈에 보입니까?”
 
2021년 11월 4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경기도 연천 전곡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후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막걸리를 따라주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출동 153 라이브’ 캡처
  ― 경선 전후로 중도(中道) 확장을 유독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도를 강조하다 보니 자칫 ‘정체성에 안 맞는 인물들이 기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저희가 말하는 중도 확장은 국민을 생각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 다시 말해 실용주의(實用主義) 정치를 의미합니다. 정치라는 게 뭡니까?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를 풀어가는 게 정치잖아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 즉 실용주의에 집중해야 합니다. 국민이 무엇 때문에 아파하고, 무엇에 목말라하는지를 찾아 그에 대한 방안을 내놓는 게 중도 확장의 본질입니다.”
 
  ― 정치공학적인 측면에서는 개념이 조금 다르지 않을까요.
 
  “생각해보세요. 중도라는 게 뭡니까? 그게 눈에 보입니까? 중도라는 건 사람 마음속에나 있는 것이지 눈에 보이는 게 아니에요. 중도를 좇는다기보다는 모든 국민이 잘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일반적으로 중도 확장이라고 하면 ‘중도 성향의 사람을 기용한다’ 이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거든요.
 
  “그건 너무 좁게 보는 겁니다. 제가 갖고 있는 인사(人事) 기준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고래(古來)로 인사라는 건 아주 어려운 겁니다. 선거를 치르기 위한 인선(人選) 작업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앞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인사 기준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의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는 조직을 구축하는 겁니다.”
 
  ― 최근 당 안팎에서 선대위 등 선거 조직 규모와 관련해 이런저런 말이 나오던데, 후보 말씀대로 선거 조직을 확장하면 어떤 이점(利點)이 있는 겁니까.
 
  “선거 조직을 소수 정예로 하면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기 어려워요.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는 그 통로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선을 치러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선거 조직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 나름의 정치적인 목적 내지 목표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요. 저는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정치란 그런 거니까요. 그래서 폭넓은 계층의 인사, 고른 지역 출신 인사, 전문가 등이 다양하게 (선거 조직에)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선대위 인선은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파격적인 인물 발탁도 고려하고 있습니까.
 
  “보기에 따라 어떤 분은 파격일 수 있고, 어떤 분은 예상했던 분일 수도 있죠. 지금 한창 인선 작업 중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특정인을 어느 자리에 배치한다’ 이런 차원이 아니라 어떻게 조직을 구성할지 큰 그림을 논의하는 중이에요. 저도 여러 갈래로 의견을 듣는 중이고요.”
 
 
  “이재명 후보 공약, 현실과 동떨어져”
 
2021년 11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준석 대표가 당 대선 후보인 윤석열 후보에게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복주머니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2030세대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검찰총장 시절, 문재인 정권과 맞붙을 때까지만 해도 2030세대가 후보에게 열광했는데 지금은 소강상태인 거 같습니다. 2030세대를 지지층으로 끌어들일 구체적인 복안은 뭡니까.
 
  “2030의 생각이 어떤지, 또 그들의 인생관이 어떤지 나도 잘 모릅니다. 2030세대는 우리 같은 기성세대가 본인들의 세계관이 어떤지 알아주길 바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청년세대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사회라면 위기에 처한 사회입니다.”
 
  ― 위기란 무엇을 말하는 겁니까.
 
  “일단 희망이 없잖아요. 집값은 뛰지,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지…. 저 같은 기성세대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직장과 주거, 보육과 교육 시스템을 튼튼히 구축해 미래 인프라를 만들어주는 겁니다. 여기에 많은 역량을 쏟고 있습니다. 당장 그들이 저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을 꾸준히 개발하면 진심을 알아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이준석 대표가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전문가라 요즘도 계속 조언을 구하고 있습니다.”
 
  ― 2030세대를 위한 정책에 관해선 이준석 대표에게 일임할 생각입니까.
 
  “일임할 건 일임하고, 이준석 대표가 ‘(청년세대를 위해) 이런 거 해주십시오’라고 하면 해야죠. 저보다는 이 대표가 청년세대를 가장 잘 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분의 의견을 적극 경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준석 대표 얘기가 나온 김에 여쭤봅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후보와 보폭(步幅)을 비교적 잘 맞추고 있는 데 반해, 국민의힘은 분위기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이 대표와는 소통이 잘 되고 있습니까.
 
  “당연하죠. 제가 후보로 선출되자마자 오찬을 함께 하며, 여러 의견을 나누었어요. 향후 더욱 자주 만나 의견을 나눌 예정입니다. 이준석 대표는 당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기대를 받고 당당하게 선출된 우리 국민의힘의 당대표입니다. 저와 이준석 대표 모두 같은 뜻과 목적을 가지고 뛸 파트너죠. 함께 손잡고 뛰며 국민과 당원들의 염원(念願)인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뤄낼 겁니다.”
 
  ― 이재명 후보와 비교했을 때 본인이 2030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솔직히… 저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 잘 모르겠어요. 그분이 내놓는 정책을 보고 있으면, 이재명 후보가 어떤 분인지 더더욱 모르겠어요.”
 
  ―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분 공약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이야기죠. ‘세금을 걷어 사람들에게 다 나눠준다’는 식의 발상(發想)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기본주택, 기본대출, 기본소득도 잘 납득이 안 갑니다. 최근에도 기본 시리즈가 하나 더 나왔던데요. 그뿐입니까? 심지어 ‘나랏빚은 얼마가 있어도 상관이 없다’라는 식의 주장도 하시더라고요.”
 
  ― 이재명 후보는 최근 공정(公正) 성장에 방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성장 자체가 원래 공정이라는 바탕 위에서 이뤄지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공정 성장이라는 용어는 모순(矛盾)이죠. 그분의 철학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윤석열의 ‘세금觀’
 
  ― 이재명 후보가 최근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 과세(課稅)를 유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환호하는 2030세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 정부가 과세한다고 했다가 청년들의 반발이 극심해지니 일찌감치 접었죠. 그걸 보고 (이재명 후보가) 득표 전략으로 들고나온 거 같습니다.”
 
  ― 가상자산 과세에 찬성합니까, 반대합니까.
 
  “그 전에 제가 묻고 싶은 게 있어요. 국가가 과세하는 이유가 뭡니까? 정부가 상하수도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통해 행정 서비스를 해주잖아요.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도록 국가가 기본적인 인프라를 제공해주고, 그 유지비용으로 세금을 내는 겁니다. 가상자산에 과세를 하려면, 국가가 먼저 (가상자산을) 정상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게다가 가상자산은 굉장히 불안정하잖아요. 국가가 나서서 가상자산 리스크(risk)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한 뒤에야 비로소 과세를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 구축엔 관심 없고 그저 ‘돈 벌었으니까 세금 걷겠다’고 하면 안 되죠.”
 

  ― 결국 정치 논리에 불과하다는 얘기네요.
 
  “정부가 정말로 가상자산에 과세를 하려는 건지, 아니면 가상자산 투자를 억제하려고 과세 얘기를 꺼낸 건지 도무지 그 속내를 알 수가 없습니다. 정치인들도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니까 그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방편으로 이용하는 것 같고요. 참 걱정입니다.”
 
  ―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전반적으로 감세(減稅) 정책을 지지한다고 봐도 되는 겁니까.
 
  “감세라기보다는 증세(增稅)를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앞으로 노령화·저출산 때문에 국가 재정이 투입될 일들이 많아질 거예요.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되면 자기 돈이 아닌 국가 재정을 가지고 뭔가를 해주겠다며 포퓰리즘에 열을 올릴 겁니다. 그래선 안 돼요. 국가 재정을 함부로 쓰면 정말 큰일 납니다.”
 
  ― 이제 그런 유(類)의 선심성 재정 투입이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국가 재정을 꼭 필요한 곳에 쓰는 게 정답입니다. 제가 공약으로 내세운 코로나19 긴급구조에 최대 50조원 투자도 꼭 필요한 지원에 해당합니다. 이걸 안하면 어려운 계층이 복지 수급자가 되고, 숙련 인력이 활용되지 못하는 기회비용까지 더 많은 사회비용이 지출될지 모릅니다. 게다가 방역을 위해 공용제한을 했기 때문에 법상 보상의무가 있다고 봅니다. 2008년 미국 금융 위기 때 천문학적인 달러를 쏟아부었어요. 1997~1998년 IMF 때도 구조조정한다면서 당시 우리 기준으로는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한 적이 있습니다. 그냥 방치하면 기업들이 줄도산하니까 일단 빨리 정상화하는 게 국가적으로 이득이었기 때문이죠. 다만, 포퓰리즘식으로 푼 재정을 메우려면 증세를 해야 하는데, 지금 그것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세목(稅目)을 보면 증세할 만한 데가 별로 없어요. 이미 다 찼습니다. 앞으로 국가 재정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잘 가려야 합니다.”
 
 
  “나는 新자유주의자 아니다”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저서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 사진=아마존
  ― 일각에선 후보를 신(新)자유주의자라고 평가하던데, 말씀을 듣고 보니 그건 또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신자유주의자라고요? 말도 안 됩니다. 신자유주의의 발상지인 미국에서조차 지금 신자유주의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그 이론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워요.”
 
  ― 조금 의외입니다. 후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미국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1912~2006년)이 쓴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라고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택할 자유》는 신자유주의 경제 이론서이기도 하지만, 규제를 가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고발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시장의 왜곡을 잘 분석했죠. 검사로 있으면서 무엇인가 단속을 하라거나 혹은 수사권을 행사할 때, 그게 과연 국가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필요한 것인지 항상 의문을 가졌어요. 검찰 상부에서는 늘 어떤 지시를 내리잖아요. 저는 그 지시를 이행하기에 앞서 ‘이게 과연 국가 공권력이 할 일인지 해선 안 될 일인지’ 생각했어요. 그런 의문에 논리적 근거와 이론을 제공해준 책이 바로 《선택할 자유》입니다. 이 책 덕분에 검찰의 가장 강력한 공권력인 ‘수사권(搜査權)’ ‘소추권(訴追權)’을 남용해선 안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검사 생활할 때 그 책을 항상 들고 다니며 읽었어요. 심지어 노랗게 될 때까지요.(웃음)”
 
  ― 그럼 신자유주의 경제관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거네요.
 
  “네.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시장의 생리(生理)를 존중하자는 입장입니다. 국가는 사회적 규범에 따라 최소한의 개입으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힘의 우위로 경쟁에 참여하는 주체들을 강제해서도 안 됩니다. 공정한 경쟁 시스템을 구축하고 반칙에 대해서만 제재를 하면, 일단 시장을 통한 1차적 소득 분배는 어느 정도 공정하게 이뤄집니다. 이걸로도 미흡하면 재정에 의한 복지 체계, 즉 2차 분배에 들어가게 되죠. 국가가 시장을 공정하게 관리하면 성장이 일어나고 또 규제를 덜 하게 되니 자유와 창의가 실현됨으로써 선순환이 일어나 복지 재원도 많아지게 됩니다.”
 
  ― 신자유주의 경제 이론은 국가 주도 복지 정책에 부정적이지 않습니까.
 
  “신자유주의는 한마디로 시장 만능주의라고 할 수 있죠.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야 시장이 가장 효율적으로(efficient) 굴러가고, 또 시장에 의해서 이뤄지는 자원 배분과 소득 분배가 가장 이상적이기에 국가 재정에 의한 재분배는 해선 안 된다는 게 신자유주의입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차 소득 재분배를 할 때 국가 재정으로 재분배가 이뤄지는데 신자유주의는 이걸 하지 말자는 거잖아요. 신자유주의 경제 이론의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굶어 죽는 사람들이 나오면, 국가는 그들을 돕지 말고 그저 멍하니 지켜봐야만 합니다. 국가가 주도하는 사회안전망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셈이잖아요. 지금 같은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이론이죠. 오히려 최소한의 복지가 아니라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보장해야 합니다.”
 
 
  “‘고발사주’ 아닌 ‘제보사주’”
 
2021년 9월 13일, 경기도 과천시 과천정부청사 입구에서 윤석열 국민캠프 ‘정치공작진상규명 특위’ 관계자들이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제보자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주제를 좀 바꾸겠습니다. 검찰이 대장동 수사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봅니까.
 
  “현재 특검을 요구하는 국민 여론이 60~70%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명확합니다. 국민도 검찰의 대장동 게이트 수사를 의심 어린 눈초리로 보고 있다는 거죠. 늑장 수사, 부실 수사, 봐주기 수사로 일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국민적 요구이며 당위(當爲)의 문제입니다.”
 
  ― 검찰총장 재임 시와 비교했을 때 지금의 검찰은 어떤 거 같습니까.
 
  “검찰은 살아 있는 권력이든, 살아 있는 권력이 아니든 사건의 진상(眞相)을 정확하게 밝히는 게 본연의 임무이자 의무입니다.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남의 편을 수사할 때에는 없는 사실도 만들어낸 검찰이 대장동 수사에서는 유독 지지부진하다’ 사실상 수사를 안 하고 있다고 봐야죠. 저로선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 그럼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고발사주 의혹은 대장동 게이트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공수처에서 범죄 사실조차 구성이 안 되는 사건을 무리하게, 그것도 과잉 수사를 하고 있어요. 고발사주 의혹은 저를 공격하기 위해 정교하게 짜인 ‘제보사주’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을 ‘동시 특검하자’는 일각의 제안을 수용할 생각이 있습니까.
 
  “아까 말한 대로 검찰의 대장동 수사는 늑장 수사, 부실 수사, 봐주기 수사로 인해 특검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대장동 사건은 혐의가 분명해요. 그에 따라 구속된 이들도 있고요. 고발사주 의혹은 달라요. 증거도 없고, 내용도 없는 거를 가지고 입건부터 하고 영장 치고…. 과도한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건은 특검으로 갈 하등의 이유가 없어요. 지금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서 별다른 게 안 나오니까 저를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연결 짓더라고요. 제가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했는데, 거기서 무슨 불법이 나왔습니까? 만약 불법을 저질렀다면, 검찰과 공수처가 가만히 있었겠습니까? 이건 국민을 기만하는 거예요. 대장동 게이트와 고발사주 의혹은 사건 자체를 비교할 수가 없어요. 동시 특검 운운하는 건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 집권 후 이런 권력형 비리 사건이 발생한다면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저라면 그렇게 합니다.”
 
  ― 말처럼 쉬울까요.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 때 제가 대검 중수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사정(司正) 수사를 꽤 했습니다.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한 거죠.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했다고 해서 나나 우리 선배들을 좌천시킨 적이 없어요.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구속되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두 아들과 측근이 구속됐죠.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초반에 대선 자금 수사하면서 측근이 많이 구속됐고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에도 대통령을 만드는 데 기여한 사람들이 감옥에 많이 갔습니다. 그때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들 중에 제가 알기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사람은 없었어요. 그러면 할 수 있습니다.”
 
  ― 현 정부는 달랐죠.
 
  “문재인 정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학살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당시 좌천된 이들은 아직도 지방에서 올라오지 못하고 있어요. 그럼 어느 누가 목숨 걸고 수사를 하겠습니까? 이렇게 졸렬한 짓을 한 정권을 여태껏 본 적이 없어요.”
 
 
  “安에게 곧바로 단일화 제안하는 건 결례… 결국엔 이뤄질 것”
 
2021년 11월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을 방문해 청년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단일화에 대해 묻겠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까.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이고,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큰 역할과 많은 기여를 한 분입니다. 저는 공당(公黨)의 대표인 안철수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것을 존중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선 행보를 이제 막 시작한 안 후보에게 곧바로 단일화를 제안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적게는 5%, 많게는 10%까지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안 후보가 완주(完走)할 것이란 얘기도 많습니다만.
 
  “우선은 안철수 후보나 저나 모두 대선 후보로서, 비전과 국정운영 철학 등을 제시하며 국민의 선택과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안철수 후보도 정권 교체라는 대의(大義)에 대해 꽤 많은 공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야권 통합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있어 한 발짝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면, 어떻게 할 계획입니까.
 
  “진정성을 가지고 소통해나가야죠. 어떤 방식으로 야권 통합을 이룰지는 대화를 해가면서 얼마든지 풀어나갈 수 있어요. 안철수 후보도 정치 발전을 위해 계속 힘써왔고, 저도 안 후보를 만나보니 정권 교체의 당위성을 아주 깊이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정권 교체라는 큰 대의명분에 대해 서로 충분히 공감하고 책임의식을 갖고 있어, 야권 통합은 궁극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원팀’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봅니까.
 
  “정권 교체라는 궁극의 목표가 같은 만큼 도와주실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방송토론 할 때에나 격렬했지, 실상은 그렇지 않아요. 홍준표 의원뿐 아니라 유승민 전 대표, 원희룡 전 지사와 다 좋은 관계를 가져왔고 또 유지하고 있어요. 다만, 지나치게 부담을 드리는 것도 도의(道義)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 분 모두 오랜 정치 경력과 경륜, 식견을 겸비한 정치 선배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찾아뵙고, 여러 조언도 듣고 도움도 요청할 겁니다.”
 
 
  김대중·노무현 정치관의 핵심은 ‘통합’
 
  ― 광주광역시와 봉하마을을 다녀왔습니다. 다녀온 소회를 자세히 말씀해주십시오.
 
  “광주는 단순히 사과를 드리기 위해 방문한 게 아닙니다. 상처받으신 광주 시민들을 포함해 국민 여러분께 사죄를 드리는 차원에서 간 겁니다. 특히 저를 반대하고 비판하는 분들 모두 포용하겠다는 일념(一念)으로 간 겁니다. 물론 부족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다가갈 생각입니다. 국민 통합 차원에서 모든 분을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면 제 진정성을 알아주시리라 믿습니다.”
 
  ― 검찰총장 사퇴 직전, 호남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도를 보였지만, 현재는 그때보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후보님만의 ‘호남 민심(民心) 공략법’은 무엇입니까.
 
  “호남 민심을 공략한다는 표현은 조금 어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남이 적진(敵陣)이 아닌데 그곳을 왜 공략해야 하는 거죠? 그저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하는 것뿐입니다. 검사 시절 호남 지역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 그곳은 아주 익숙합니다. 구석구석 안 가본 데가 없어요. 호남 출신 친구도 제 주변에 많고요. 그래서 (호남은) 제겐 소중한 곳입니다. 호남 민심을 공략할 게 아니라 방금 말씀드린 대로 국민 전체에 도움이 되는 정책과 방향이 무엇인가 그것을 고민해서 뚜벅뚜벅 가면 호남 지역 국민들께서도 진정성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잘 이해해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 사람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이 나라를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믿음을 드리려고 해요.”
 
  ― 헌법 전문(前文)에 5·18정신을 삽입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평소의 지론(持論)입니까.
 
  “원래 5·18정신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이고 또 우리 헌법가치를 지킨 정신이기에 헌법 전문에 삽입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부터 가져왔던 지론이자, 소신입니다.”
 
  ― 평소 갖고 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인상은 어떻습니까.
 
  “두 분의 정치관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통합이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 출신 대통령으로 영남과의 화합을 추진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영남 출신 대통령으로 호남의 지지를 끌어냈습니다. 두 분 모두 기득권과 반칙, 특권(特權)과 끊임없이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런 분들이기에 저 역시 본받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표’ 정책의 강점은?
 
2021년 11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글로벌인재포럼 2021’ 행사에 참석했다. 두 후보가 VIP 간담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 ‘출구전략’ 차원에서 정책으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후보에게 정례 대화를 제안한 것도 그 일환이고요. 어떻게 생각합니까.
 
  “정례 대화 제안의 취지가 대장동 게이트 출구전략이라면 대화를 고려할 필요조차 없어요. 특히, 안철수·심상정 후보 등 다른 대선 후보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와 제가 정책토론을 하는 것은 다른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향후 다양한 자리에서 후보끼리의 정책에 관한 토론 자리가 마련될 겁니다. 따라서 이재명 후보가 제안한 정례 대화에 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 그럼 ‘윤석열표’ 정책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제 정책의 강점은 공정이라는 기준 아래 다양성과 포용성이 넓으며,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겁니다.”
 
  ― ‘코로나 100일 긴급 구조 프로그램’과 ‘일자리 만들기’가 핵심 공약이라고 했는데, 문재인 정부 정책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십시오.
 
  “문재인 정부 정책은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은 임시방편 정책이 대부분입니다. 코로나19 관련 정책은 당장 절박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겨우 견딜 정도의 지원으로 그치고 있습니다. ‘코로나 100일 긴급구조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해 생계가 절박해진 계층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단기간 내에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 또한 국가 재정을 기반으로 한 임시 일자리 늘리기에 쏠려 있어요. ‘윤석열표 일자리 만들기’는 공공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의 일자리 확충입니다. 그에 필요한 제도적·정책적 여건을 마련하고 기업의 경영 활동을 지원하는 게 골자입니다.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 역대 대통령 모두 집권 후 ‘규제 완화’ ‘자유로운 기업 활동’ 등 이른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추구하겠다’고 했지만, 정치 논리에 의해 별다른 진척이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구상하고 있는 기업 정책의 요체는 무엇입니까.
 
  “글로벌 기업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그 국가의 평가가 달라지는 게 오늘의 냉엄한 현실입니다. 글로벌 기업의 위상(位相)이 곧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셈입니다. 우리도 이러한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가야 합니다. 1차적으로 정부는 기업의 ‘기술혁신’을 ‘제도혁신’으로 뒷받침해야죠. 그에 발맞춰 스타트업이 강소기업이 되고, 다시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종국엔 글로벌 첨단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할 생각입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기업 정책의 요체입니다.”
 
 
  “文 정부, 부동산 실수요자 기만”
 
  ― 좋은 말씀입니다만, 결국 걸림돌은 규제입니다. ‘규제를 혁파(革罷)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게 우리 현실입니다.
 
  “동감입니다. 청년 일자리를 가로막는 구(舊)시대적 규제는 반드시 혁파돼야 합니다. 저는 ‘규제영향분석 전담기구’를 만들어서라도 불필요한 규제를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려고 합니다. 다만, 건전한 시장경제를 해치거나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지나친 기업 활동은 국가경쟁력을 저해하고 공정경제를 방해합니다. 이것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엄단(嚴斷)할 방침입니다.”
 
  ― 국민들이 가장 관심 갖는 게 부동산 정책입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까닭은 뭡니까.
 
  “정부가 시장 질서에 역행(逆行)하는 잘못된 규제와 세제(稅制) 개편을 강행했기 때문입니다. 투기 세력을 잡는다는 명분 아래, 시장 전반을 뒤흔들어 실수요자들을 기만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고요. 정부의 무계획·무원칙 규제가 시장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 그럼 대안은 뭡니까.
 
  “부동산 정책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겨야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래야 안정화를 이룰 수 있고요. 정부는 부동산 시장 개입이 아니라 법에 따른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
 
  “부동산 문제는 주택 공급, 세제, 대출 이렇게 ‘삼위일체’로 해결해야 한다고들 합니다. 집값은 주택 공급이 늘면 자연스럽게 떨어집니다. 저가(低價) 소형 주택을 많이 짓는 동시에 청년층의 대출한도를 늘려주면 어느 정도 균형이 맞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는 2030 무주택 청년들에게 건설원가로 주택을 제공하는 맞춤형 분양주택인 ‘청년원가주택’을 구상 중입니다. 시중가격보다 낮은 건설원가로 분양가의 20%만 내고, 나머지 80%는 장기저리로 원리금 상환을 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렇게 매년 6만 호, 5년 내에 30만 호를 공급하려고 합니다. 장기 무주택자이면서 자녀를 둔 가구와 재산이 일정 수준 이하이면서 다자녀 무주택인 40~50대 가구에도 가점(加點)을 부여할 생각입니다. 무주택자와 청년 등은 장기저리의 ‘모기지론’ 등을 통해 주택 구입 비용의 80% 정도를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할 것입니다. 당장 큰 목돈은 없으나 오랫동안 경제활동이 가능한 계층에는 충분한 금융지원이 무엇보다 필수적입니다.”
 
  ― 혹시 구상하고 있는 파격적인 공약이 있습니까.
 
  “파격이라…. 그보다는 공정과 상식으로 무장된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정책을 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파격적인 공약을 밝히는 건 어떤 면에선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제 입으로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네요.”
 
 
  자체 핵무장에 반대하는 까닭
 
윤석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영수 특검 출신이다. 2017년 3월 6일 서울 강남구 특검 기자실에서 박영수 특별검사가 수사결과를 발표한 후 퇴장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가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 오른쪽 세 번째가 박영수 특검이다. 사진=조선DB
  ― 안보(安保) 현안에 대해 묻겠습니다. 미국 국무부 대니얼 크리튼 브링크 동아태 차관보를 만난 것으로 압니다. 한미(韓美) 양국이 처해 있는 각종 현안과 관련해 어떤 이야기를 나눴습니까.
 
  “다양한 논의가 있었습니다만, 접견에서 나눈 내용은 비공개로 하기로 해 자세한 설명을 드리지 못함을 양해 바랍니다. 분명한 건 제가 집권한다면, 지금과 같은 한미 관계가 아닌 새로운 방향으로 정립해나갈 생각입니다. 즉 한미동맹을 더욱 두텁게 하고, 북한에는 할 말을 하는 대등한 관계로 말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對北) 정책이 어떠했는지 알 만한 분들은 다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대북 저자세는 지양해야 합니다.”
 
  ― ‘문재인 정부는 북한 비핵화에 의지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독자적인 핵개발에 나서는 데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힘의 균형’을 위해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습니다.
 
  “북핵(北核)에 대응해 미국 전술핵 재배치, 나토식 핵공유 등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자체 핵무장은 옳고 그름을 떠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게 비핵화 전략의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핵무장·핵공유 같은 방식은 북한이 자신들의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면서 비핵화 협상을 거부하는 명분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합니다.”
 
  ― 한미원자력협정도 개정된 마당에 우리가 자체 핵무장을 하는 데 있어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만.
 
  “그보다는 먼저 한미 간 전략적 협의를 통해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핵우산)를 강화하는 게 낫습니다. 그와 동시에 대북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하면서 비핵화 협상을 지속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북한으로 하여금 핵 보유가 자신의 안보와 경제에 오히려 해가 된다고 느껴 북한 스스로 비핵화 쪽으로 나아가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합니다. 만약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한다면 그에 상응(相應)하는 경제 지원을 고려할 생각입니다.”
 
  ―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赦免)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는데,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입니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입니까.
 
  “사면은 국민통합의 차원에서 국민의 뜻을 살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는 건 국민통합과 국민 뜻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만으로 사면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국민 뜻을 면밀히 살핀 뒤 국민통합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봅니다.”
 
  ― 이명박·박근혜 사면으로 자칫 중도층의 이탈이 우려되지는 않습니까.
 
  “지지층 이탈보다는 대승적인 견지에서 판단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자 신분으로 김영삼 대통령과 협의해 결정한 사면 조치를 기억할 겁니다. 당시 반대하는 분도 있었지만, 결국 국민통합을 위해 통 큰 결단을 했습니다. 그때의 사면 조치는 한국 정치가 보다 진일보하는 데 있어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장기 구금(拘禁)에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이 있고, 저 역시 그분들의 심정에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습니다.”
 
 
  “정치 無경험이 내 강점”
 
  ― 국민의힘 국회 의석은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열세입니다. 집권 후 국정 운영이 원활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데 수적(數的)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입니까.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몸담고 있던 새정치국민회의의 국회 의석수는 79석 정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이른바 ‘DJP연합’을 통해 김종필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연합과 함께 공동정권으로 출범했습니다만, 그래도 국회 의석수는 야당인 한나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였습니다. 그럼에도 훌륭하게 국정 운영을 해나갔습니다. 수(數) 싸움이 아닌 ‘국민의 공감대를 얻느냐’ 하는 데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 하지만 본인은 김대중 대통령에 비해 사실상 정치 경험이 전무(全無)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오히려 기성 정치인에 비해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이야말로 부패를 일소(一掃)해 한국 정치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적임자’라고 기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바람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공정한 정책을 추진해나간다면, 아무리 거대 의석의 정당이라도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는 못할 겁니다.”
 
  ― 집권 후 민주당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거라고 봅니까.
 
  “민주당을 적(敵)이라기보다는 의회 정치에 있어 하나의 동반자라고 봅니다. 여야 정권 교체가 이뤄져도 이것은 변함이 없는 명제(命題)입니다. 민주당에 있는 분들을 모조리 배제하고 정치를 하겠다는 건 사실상 독재나 다름없습니다. 민주당에도 훌륭한 정치인이 많이 있기에 진정성을 가지고 소통해나간다면, 그분들도 제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민주당과의 소통에 있어 별문제는 없을 겁니다.”
 
  ― 이명박 정부는 다수의 의석을 갖고 있었음에도 정권 초반 ‘광우병 난동사태’가 발생해 국정 주도 능력을 상실했던 적이 있습니다. 집권 후, 이런 전례(前例)가 재현될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까.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괴담(怪談)에 극렬 시위가 벌어져 정부 초기 국정 운영 동력이 많이 상실된 건 사실입니다. 나중에 근거 없는 주장임이 밝혀졌지만, 당시 정부도 소통에 있어 약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국민과의 소통 부족으로 비슷한 일이 재현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근거 없는 주장을 가지고 정부를 흔들려는 시도에는 엄정히 대처해나갈 겁니다. 국민들은 성숙하고 현명합니다. 이제는 그런 엉터리 주장과 선동에 속지 않아요.”
 
 
  “대통령 직속에 査察 기능 둬선 안 돼”
 

  ― 집권 후 민정수석실을 없애겠다고 했는데, 민정수석실 부재(不在)로 인한 폐해도 분명 있습니다. 가령 친인척 단속 등에 있어 공백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민정수석실의 존재 목적은 국민과 대통령 사이를 좁히고, 민심을 청취하기 위함입니다. 현재 민정수석실은 사정(司正) 기능이 지나치게 강한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과감하게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꼭 필요한 기능은 다른 조직으로 이관함으로써 본연의 취지가 퇴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당초 민정수석실이 가지고 있던 국민소통을 강화하는 업무와 대통령 친인척과 고위직 감찰 업무는 그 기능을 보다 취지에 맞게 수행할 수 있는 곳으로 옮길 생각입니다. 대통령 직속에 사찰(査察) 기능을 둬서는 안 된다는 게 제 소신입니다.”
 
  ― 한동안 아내 김건희(코바나컨텐츠 대표)씨가 악성(惡性) 소문에 시달렸습니다. 《월간조선》이 그 소문이 허위(虛僞)라고 여러 차례 보도했습니다만.
 
  “만약 제가 정치를 안 했다면, 또 검찰총장을 안 했다면, 서울중앙지검장을 안 했다면 아내는 그런 일을 겪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 남편 입장에서 미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요. 수사 당국이 처가(妻家) 관련 사안에 대해 1년이 넘도록 탈탈 털고 있지만 아무것도 나온 게 없습니다. 저나 처가 모두 법을 위반하거나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일절 한 적이 없습니다. 나중에 국민이 투표로 올바르게 평가해줄 겁니다.”
 
  ― 얼마 전 장모와 관련한 ‘모해위증’ 사건이 재수사를 통해서도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어떻게 봅니까.
 
  “그 사건의 시발점은 제 처가를 상대로 억지를 부리며 고소전을 벌였던 사람의 단순 주장입니다. 그 사람은 진영을 넘나들며 억지 주장을 펴왔고, 심지어 저에 대해서도 엄청난 명예훼손과 공격을 해왔던 사람입니다. 검사 시절 공직자로서의 신분 때문에 대응하지 않고 무시했었죠. 그 사람은 나중에 법적으로 처벌도 받았어요. 반면 저나 제 처가 식구는 누구도 처벌받은 적이 없습니다. 이제 문재인 정권 검찰에서조차 불기소를 결정했으니, 그 사건에 대한 논쟁은 더 이상 무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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