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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취임 1주년 윤동섭 연세대 의료원장

눈물 많은 ‘名醫 CEO’가 꿈꾸는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구현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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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강남세브란스병원장, 2020년 연세대 의료원장 취임
⊙ 예후가 나쁜 간담췌(간·담도·췌장) 치료의 권위자… 첫 4년 임기 의료원장
⊙ ‘인재경영실’ 만들고 의료원 윤리강령 개정
⊙ 취임 1년 중점 3가지… 코로나19 극복·창의적 연구·임상의 다양한 실적
⊙ 송도에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위해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추진
⊙ 강남세브란스 새 병원 건립, 용인세브란스병원에 ‘디지털 혁신’ 박차

尹東燮
1961년생. 연세대 의대·同 대학원 졸업, 고려대 의학박사 / 연세대 교수, 연세대 외과학교실 주임교수, 강남세브란스 기획관리실장, 강남세브란스병원장, 간담췌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의학회 부회장 역임 / 現 대한외과학회 부회장,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사진=조준우
  서울 신촌의 세브란스병원 종합관 6층에 있는 연세대 의료원장 집무실에 도착했을 때, 의료원 대외협력처장인 구성욱 교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척추신경외과 교수인 그는 수술이 있어 “인터뷰에 배석하지 못한다”며 “잘 부탁한다”고 했다. 의례적인 말이었으나 내심 놀랐다.
 
  의사가 범인(凡人)에게 ‘부탁’할 일이 뭐가 있겠는가. 기자는 황송해서 겸손하게 답했다. “무슨 말씀을….”
 
  ‘기관장’ 인터뷰는 여간 곤혹스럽지 않다. 조직 내에서 승승장구했다지만, 그의 인간적 면모까지 외부인이 알기 어렵다. 사나이답게 통이 크고 대단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라면 금방 주위의 시선을 끌었겠지만, 전문가 집단인 의사들의 내부는 삼중 사중의 베일로 가려져 있다.
 

  그 베일의 한쪽에 있는 연세대 의료원의 진면목, 거기다 의료원장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는 불가능하다. 부족하나마 직관으로 쓸 수밖에….
 
  윤동섭(尹東燮) 연세대 의료원장은 직함이 많다. 국내 의료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잔잔한 것 빼고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연세대 의료원건설사업단장,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등이다.
 
  숱한 ‘장(長)’ 직함에 잘 보이지 않지만 그는 명의(名醫)로 알려져 있다. 간담췌(간·담도·췌장) 치료의 권위자이다. 그 분야에 로봇수술(이른바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을 먼저 도입한 것도 그였다.
 
 
  첫 4년 임기의 ‘연세대 의료원장’ 자리
 
‘힘내요 세브란스’ 사진 전시장을 찾은 윤동섭 연세대 의료원장. 사진=조준우 기자
  알다시피 윤 의료원장이 수술실에서 평생을 뒹굴던 분야는 예후가 극히 나쁜 병들이다.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0%가 안 된다고 한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췌장암 수술 후 한 달 내 사망률이 20~30%였다. 윤 원장은 환자의 안타까운 사연과 죽음, 가족의 눈물을 늘 지켜봐야 했다. 자연히 윤 원장도 젊은 시절부터 눈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 최루(催淚)형 의사가 기관장으로 변신했다. 주위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2018년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을 맡더니 2020년 연세대 의료원장이 되었다. 첫 4년 임기의 자리였다. (그동안 2년+중간평가+2년 연임의 임기였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연세대 의료원장 자리는 선출직에 가깝다. 의료원 전임교원 679명 중 3분의 1인, 랜덤으로 선발된 220여명의 투표로 결정된다. 최종 후보 2인 중 한 사람을 연세대 총장이 의료원장으로 지명하는데 득표율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좋은 의사’가 ‘좋은 기관장’이 될 수 있을까. 그는 4년의 임기 중 첫해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며 보냈다.
 
 
  65직종 1만3000여명이 일하는 의료집단
 
  ― 경남고를 나오셨지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윤 원장이 졸업하던 1980년 그해, 부산고를 나왔던데요.
 
  “우린 동갑이에요. (안 대표는) 제 친구들의 친구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데 학창 시절부터 워낙 착했다고 하더라고요. 공부도 잘했고.”
 
  ― 경남고 하면 두 분 대통령을 배출한 명문이지만 야구도 명문이죠. 최동원이나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선수를 배출한….
 
  “최동원은 선배고 이대호는 저보다 한참 밑이죠. 문득 고3 때 청룡기 야구대회 결승전을 응원하러 서울에 간 일이 떠오르네요.
 
  선생님이 못 가게 막으셨는데 부산역에 엄청 모였어요. 학교에선 난리가 났죠. 저는 공부를 잘했으니까 (선생님이) 많이 봐주셨지만… 하하하.”
 
  ― 롯데 부활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시죠. 왜 성적이 늘 그 모양인지….
 
  “아무래도 저변이 줄어든 게 원인이 아닐까요? 과거엔 부산고, 경남고, 부산상고, 경남상고 4개 고교와 그 아래 탄탄한 중학교 야구 명문이 뒤를 받쳐줬잖아요. 지금은 야구 저변이 넓지 못해 최동원, 이대호 같은 걸출한 스타가 안 나오는 것 같아요.”
 
  ― 지방구단이라도 순혈주의가 없어지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요.
 
  “바람직하죠. 그런 면에선 전국 어디든, 어느 분야든 순혈주의가 사라지는 것은 좋은데 뭔가 조직 내 끈끈한 점은 조금 덜해지는 것 같아요.”
 
  ― 연세대 의대 교수 중에 비(非)연세대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33% 정도가 연세대 출신이 아닙니다. 특히 기초의학 분야에서는 타대학 출신비율이 높아요.”
 
  의료원장의 자리에서 내려다보면, 연세대 출신의 학과 독점이나 이에 따른 학문의 동종교배, 학벌주의 문제도 눈에 잘 들어올까 궁금했지만, 따로 묻지는 않았다.
 
  연세대 의료원의 구성원은 무려 1만3018명(의사 2748명, 간호사 5818명)이다. 또 교수, 의사, 간호사, 사무원 등 직종이 65개나 된다. 연령층도 다양하다. 웬만한 기업만큼의 매트릭스 조직이다. 단단하게 선후배로 결속된 종적 조직이면서 수평적 조직 문화가 있는 전문가 집단이다.
 
 
  인재경영실을 만든 이유는…
 
  횡적・종적 조직문화가 얽혀 있는 연세대 의료원을 총지휘하기란 정말이지 쉽지 않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동섭 원장은 취임 이후 ‘인재경영실’이란 부서를 지난 6월 새롭게 만들었다. 굳이 말하자면 의료원장의 입김이 가장 많이 들어간 전위부대다.
 
  덜렁 만든 것이 아니라 작년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단다. 교직원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수평적 조직 문화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전공의(專攻醫)한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예컨대 주 80시간을 넘기지 못하도록 하는 업무 규정이 있다면, 비록 수술 도중이라도 교수님께 이야기를 전해야 합니다. 만약 수술 중이라는 이유로 말을 안 하면 전공의 책임도 있는 거예요.
 
  서로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각이 달라 언쟁을 할 수야 있겠지만 서로가 존중해서 경청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윤 원장은 “객관적인 일의 잘잘못은 따지되 하고 싶은 말은 할 수 있어야 건강한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연세대 의료원은…
 
  한국 최초의, 최고의 의료기관
 
  연세대 의료원은 1885년 미국 선교의사 알렌(Dr. H.N. Allen)에 의해 세워진 한국 최초의 현대적 의료기관이다. 광혜원으로 출발하여 제중원, 세브란스병원을 거쳐 현재의 의료원으로 성장했다.
 
  서울 신촌에 세브란스병원과 연세암병원, 치과대학병원이 있고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송도세브란스병원(가칭) 건립을 위한 첫 삽을 지난 2월 26일 떴다. 800병상 규모로 2026년 12월 개원이 목표다.
 
  또한 의과대학, 치과대학, 간호대학, 보건대학원 등을 통해 매년 7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으며 연간 520만명의 환자가 이곳에서 진료를 받는다. 지난해 글로벌 수준에서 대학을 평가하는 국제기관(THE)에서 의료산업화 수준 100점 만점을 받았다.
 
  2020 회계연도 기준 외래 환자 수는 411만9000명, 입원 환자 수는 112만5000명이다. 의료 수익은 2조1371억원. 그중 진료수익이 2조876억원이다.
 
  세브란스병원만 보면 지난해 외래 환자 수 242만명으로 서울 아산병원 298만명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런데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을 더하고 자매 병원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을 더하면 시설 규모와 질적인 모든 면에서 비교불가의 국내 1위 병원이 세브란스로 상징되는 연세대 의료원이다.
 
  “저는 독할 때만 독한데…”
 
  ― 인재경영실에서 새롭게 선보인 프로그램이 있다면서요.
 
  “교직원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다독이는 ‘번아웃 예방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요.”
 
  ‘과로로 인한 번아웃’, 혹은 일종의 괴롭힘인 ‘태움 현상’은 최악의 의료환경이 불러온 나쁜 조직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번아웃’ 예방이 꼭 필요해요.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어요. 모든 게 ‘사람’에서 시작하지요. 제도를 바꾸는 데 가장 중요한 게 교수님들의 협조입니다.”
 
  ―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은 아주 엄격해야 하고 성격도 원칙주의자 같은데….
 
  “병원 내 직종이 워낙 다양하니 서로 갈등이 있더라도 원칙을 중시하되 방법은 조금씩 바꿔가야 해요.”
 
  ― 원장님도 (성격이) 엄격하지요?
 
  “저는 독할 때만 독한데, 멘탈은 약한 편입니다. 하하하.”
 
  ― 네?
 
  그의 눈을 멀뚱히 쳐다보았다.
 
  “연속극보다 더 연속극 같은 일들이 병원에서 종종 일어납니다. 제가 전공의 시절 때는 진단도 정확하지 않았어요.
 
  아이가 두 명 있는 여성분이 생각나요. 장시간 수술 후 결과가 좋았습니다. 퇴원하면서 ‘큰 수술을 하고 보니 일상적인 삶이 너무나 큰 행복으로 느껴진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주셨죠.
 
  안타깝게도 추적 관찰을 했는데 1년 조금 더 지나고 재발을 하더라고요. 제가 눈물이 좀 많아요.”
 
  한때는 하루 두 갑의 담배를 피운 적도 있다. 신앙의 힘으로 담배를 끊을 수 있었다고 한다.
 
 
  “제가 수줍음이 많아요”
 
  ― 《조선일보》 인물 프로필에 보니까 좌우명이 ‘사랑, 진실’이던데요.
 
  이런 좌우명을 가진 분은 누구라도 존경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윤 원장은 약간 겸연쩍어하며 이렇게 말했다.
 
  “하하하. 제가 그렇게 쓴 적은 없는데…. 대학 시절 ‘인간 윤동섭’이라며 남들 앞에 자신을 소개한 적은 있어요. 인간적이고 싶은 바람에서…. 제가 수줍음도 많아요.”
 
  그러더니 조금 말을 보탰다.
 
  “좌우명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서로 존중하자’는 말을 많이 해요. 존중받고 싶으면 다른 사람을 먼저 존중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왔어요. 그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타인의 나이, 직업과 상관없이 대하려 했어요. 이런 생각은 어머님이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을 곁에서 지켜보며 배우게 됐습니다. 그 덕에 환자나 의료원 식구와의 관계도 편한 것 같아요.”
 
  이 대목에서 잠깐 신앙 이야기가 나왔다. 그가 세계적인 췌장암 치료기관인 미국 텍사스대학 MD 앤더슨 암센터에서 연수를 받았을 때다.
 
  “휴스턴에서 믿음 생활을 시작했어요. 휴스턴 서울교회 최영기 목사님이 제가 서울로 돌아간다니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윤 형제님, 죽고 사는 일이 아니라면 하나님의 사랑으로 잘 넘어가는(이해하는) 삶을 사세요’라고 권하셨어요. 그 말씀이 영향을 미쳤어요.”
 

  ― 좋은 사람이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까. 좋은 의사가 좋은 병원장이 될 수 있나요.
 
  “제가 환자 돌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안타깝게도 제 전공이 췌장암인데 상당히 예후가 안 좋은 암입니다. 가족들이 어려워하고 두려워하는 암이죠. 한마디를 하더라도 환자 입장에서 이야기를 건네고, 마음이 아플 때는 같이 울기도 했어요.
 
  어느 날 고향 선배가 그런 말을 했어요. 감사원에 계시던 분인데 ‘환자 한 분을 잘 대해줘 봐야 몇 명이나 잘해주겠느냐’는 겁니다. ‘만약 병원장이 되어 전체 교직원이 환자를 잘 대하는 문화를 만들고, 그런 문화로 바꾼다면 더 많은 환자가 좋아하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그 말씀을 듣고 보니 ‘그 일도 보람이 있겠다. 해보자’고…. 이후 기회가 닿아서 병원장, 의료원장도 하게 된 겁니다.”
 
  ― 의료원장이 되신 후 가장 먼저 의료원 윤리강령을 개정했다고 들었습니다.
 
  윤동섭 원장은 “시대가 바뀌었다. 과거에는 의사 개인의 윤리만을 생각했다면 이제는 기관의 책임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의료원 윤리강령을 개정하다
 
  “연세의료원은 김일순(金馹舜) 원장 시절인 1993년 3월 국내 최초로 ‘환자의 권리장전’을 제정・선포한 일이 있어요. 모든 환자에 대한 인간으로서의 관심과 존경을 받을 권리, 의료진의 성실한 대우를 받을 권리 등을 담았어요. 당시만 해도 상상도 못 할 권리 선언이었어요. 그 연장선상이라고 봐주세요.
 
  병원도 이제는 개념이 바뀌었습니다. 치료기관을 넘어 교직원들의 고용주, 지역사회의 구성원이기도 하죠. 역할이 커진 만큼 윤리적・사회적 책임이 커졌고, 의료 윤리 규범도 변해서 개정하게 됐습니다. 연세의료원이니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개정 윤리강령에는 연세의료원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명시했고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교육 이수 내용을 추가했다고 한다. 또 교직원들의 상호 존중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 직장 내 괴롭힘 예방에 관한 내용을 신설했다.
 
  이 밖에도 지난 1년간 윤 원장이 중점을 둔 분야는 세 가지다. ‘코로나(COVID-19) 극복’ ‘창의적 연구’ ‘정밀의료로 가는 임상’이 그것이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병원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소독 등 방역 활동 강화는 물론 환자 출입구 수를 줄이는 등 안전한 병원 공간을 조성했어요. 모바일 사전 문진 시스템을 도입했고, 코로나19 대응 대시보드를 설치해 코로나19 유증상자의 진료 및 검사 현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습니다.”
 
 
  국내 큰 규모의 코로나19 병상 운영
 
세브란스병원 코로나19 전담 의료진들이 환자를 이송해 환자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 작가 박기호
  연세의료원은 지난해부터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각각 25병상과 8병상을 만들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총 병상 수가 33개로 상급 종합병원 중에서 가장 큰 지원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지난 7월 16일부터 연세대 우정원 기숙사에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해 200~30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지난 1월에도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해 82명의 증증환자를 치료했다. 윤동섭 원장의 말이다.
 
  “중증환자 한 분을 치료하기 위해선 많은 지원 인력이 필요합니다. 그 한 분을 위해 10명도 넘는 의료인력이 필요한데, 거기다 경험 많은 간호사를 투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 중환자실과 병동을 소개해야 하는 문제도 있어요.
 
  코로나19가 아닌 중증환자들에 대한 치료도 소홀히 할 순 없습니다. 늘 응급실은 붐비니까요. 그걸 적절하게 조율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어요.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어 병원 부담이 줄어갈 무렵 다시 4차 유행이 시작됐어요. 많은 치료 선생님과 간호사들이 엄청 지쳐 있는 게 사실입니다.”
 
  ― 코로나19 이후 병원 수익은 개선이 됐나요.
 
  “코로나19와 상관없이 해마나 보험 수가가 조금씩 늘고 물가 인상분, 환자 자연 증가분에 영향을 받아요. 보통 연세의료원은 1년에 많으면 6~8%, 적으면 4~5%씩 수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수익이 많이 줄었다가 다시 회복하고 있는데 과거 증가율에 비해선 낮아요. 그러나 환자의 진료량은 코로나19 이전만큼 회복했어요.”
 
  ― 늘 대형 병원엔 사람이 붐비는 것 같아요.
 
  “맞아요. 코로나19 이후 경증환자들은 알아서 대형 병원을 찾지 않지만 대신 중증환자 수가 늘어나 진료비는 이전만큼 회복됐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직원들의 업무량은 크게 늘어났어요.”
 
 
  “연세의료원에서 1번으로 백신을 맞았습니다”
 
세브란스병원 모습이다. 지난해 외래 환자 수 242만명에 이르는 국내 최초의 병원이자 최고 병원이다.
  ― 원장님도 (코로나19) 백신 맞으셨습니까.
 
  “2차 접종까지 연세의료원에서 1번으로 맞았습니다.”
 
  ― 무슨 백신으로 맞으셨습니까.
 
  “아스트라제네카지요.”
 
  ― 교직원 중에서 아스트라제네카를 안 맞겠다는 분도 있었나요.
 
  “거의 다 맞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이런저런 이유로, 예컨대 ‘화이자를 기다리겠다’는 분도 계셨고, ‘한 번만 맞는 백신을 맞겠다’는 분도 계셨어요. 또 ‘맞아서 생기는 부작용과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회복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었고요.
 
  하지만 의료원 내 감염관리실에서 ‘백신 효능(혹은 부작용)에 개인차가 약간 있겠지만 문제는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자 대개 거부감 없이 맞았습니다.”
 
  ― 의료 선진국 중에서도 어떤 나라는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취급하자’며 가볍게 다루지만, 또 어떤 나라는 ‘미접종자에게 벌칙을 주자’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기도 합니다. 나라마다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 국민이 혼란스러워요.
 
  “지나고 나서 평가하기야 쉽지만 미리 예단하고 선택하기는 어려워요. 그런 나라들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봅시다.
 
  사실 백신 접종률이 70% 이상이 되는 올 연말쯤이면 해외여행이 가능하리라 생각했지만 4차 유행이 이렇게 거셀지 몰랐어요.”
 
  ― 의료인으로 K방역 어떻게 평가합니까.
 
  “국가가 일방적으로 방역을 끌어가고 있느냐? 그것은 아니고, 의료인의 조언을 받지요. 그렇지만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분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안 듣는다’ 등의 말들이 많아요. 정책 결정을 하는 꼭대기에 가보지 않았으니 객관적으로 알기 어렵죠. 다만 코로나19 발생 초기, 정부 내에 ‘백신이 살길이다’ 주장한 분도 있었지만, ‘백신은 부작용이 많고 효능은 잘 모르겠다’고 말한 분도 있었으니까요.”
 
연세대 의료원의 연구와 임상 실적들
 
  김형범, 김범경, 이충근, 이용호…
 
  젊은 의과학자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의대 약리학교실 김형범 교수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유전자 가위의 효율을 예측하는 연구로, 내과학교실 김범경 교수는 B형 간염에 의한 간암 발생 예측 모델을 개발한 연구로 두각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한림원과 《조선일보》가 선정한 미래 노벨상 수상도 기대할 만한 ‘한국의 젊은 과학자’ 6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내과학교실 이충근 교수는 세계 최초로 종양의 림프절 전이 기전을 밝혀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내과학교실 이용호 교수는 세계 최초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원인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지방간의 새로운 치료 근거를 마련해 2020년에 ‘연세대 의대의 젊은 의학자상’과 ‘아산의학상 젊은 의학자’ 부문을 수상했다.
 
  연세대 의료원은 젊은 의과학자 육성을 위해 전 주기적 인재 양성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의과학자와 의사는 보통 ‘의대 학생-전공의-연구자 진료인-교원’의 단계를 밟는다. 연세의료원은 각 단계별로 의과학자와 의사들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하는 중이다.
 
  임상에서도 다양한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세브란스병원은 뇌사자의 팔 이식을 성공했다. 국내 두 번째이자 2018년 8월 손·팔, 발·다리 이식이 법제화된 이후에는 처음으로, 약 3년 만에 거둔 성과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20년 한 해 동안 대동맥 수술을 450차례나 진행하며 국내 최다 기록을 세웠다.
 
  특히 로봇수술 분야에서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 6월에 전 세계 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로봇수술 3만 례를 달성했다. 2005년에 국내 최초로 수술용 로봇 다빈치를 도입한 지 16년 만에 이룬 쾌거라고 한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들어설 세브란스
 
연세대 의료원은 2026년 12월 개원을 목표로 인천 송도에 바이오 분야 연구기능을 갖춘 송도세브란스병원(가칭) 건립을 추진 중이다. 첫 삽을 지난 2월 떴다.
  윤동섭 의료원장은 남은 3년의 임기 동안에 추진할 연세의료원 청사진도 제시했다. 연세의료원은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강남세브란스 새 병원, 중입자암치료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 송도에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들었습니다.
 
  “송도국제도시에 송도세브란스병원(가칭)을 중심으로 해외 대학, 연구소, 제약사, 바이오 기업 등을 모은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약 8만5948㎡(약 2만6000평) 규모의 대지면적에 건축 연면적 약 11만1230㎡(약 3만3647평), 총 800병상 규모로 2026년 12월경 개원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계속된 그의 말이다.
 
  “지역 거점병원의 역할 외에도 바이오 분야 연구 기능을 갖춘 연구특성화 병원이 우리의 지향점입니다. 주변의 산·학·연·병 협력 네트워크를 리드하는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송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과 연구소 등이 모여 있다. 최근에는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기관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한 ‘K-바이오 랩허브’ 구축 후보지로 선정됐다. 바이오 연구를 하기에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세브란스 외에도 시흥 배곧신도시에는 서울대병원, 청라에는 아산병원(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이 각각 들어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천에는 가천대길병원, 인하대병원,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이 이미 운영 중이며 2030년에 아산병원이 개원하면 모두 6곳의 대형 병원이 생깁니다. 일각에서는 ‘과열’을 지적하지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반자로서 관계 구축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새 병원 건립을 준비하는 강남세브란스
 
강남세브란스 병원 모습. 병원을 중단 없이 운영하면서 단계별로 지금의 부지에 새로운 병원을 건립한다.
  지난해 6월 강남세브란스병원이 보유한 매봉산 공원터를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고 새 병원 용적률을 상향 조정받는 방안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통과됐다.
 
  ― 새롭게 강남세브란스병원을 건립한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적인 병원 신축 사업과 다르게, 병원을 중단 없이 운영하면서 단계별로 지금의 부지에 새로운 병원 건립을 추진합니다.
 
  우선, 지금의 주차장 부지에 메인 빌딩을 올리고, 기존 건물에 있는 의료 설비를 이전할 계획이에요. 새 건물로 이전 작업이 완료되면, 현재의 2~3동 건물을 철거하고 부속 건물을 지어 올리는 방식입니다.”
 
  ― 꼭 새 건물이 필요할까요.
 
  “외국에 가면 낡은 병원을 리노베이션해서 쓰는 경우도 있어요. 또 낡아서 유지보수가 힘들어 새로 짓는 경우도 있지요. 그러나 ‘공간’이란 개념으로 생각해보세요.
 
  공간은 새로운 치료를 위한 그릇입니다. 병원을 짓는다는 것은 단순히 깨끗한 병실이나 시설을 마련한다는 의미와 달라요. 병원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지금 건물은 미래의 강남세브란스가 할 수 있는 능력보다 너무 작습니다. 송도도 마찬가지예요. ‘새로운 치료를 위한 준비’라고 봐주시면 좋겠어요.”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새 병원 설립 콘셉트는 3S, 즉 스마트(Smart)・전략적인(Strategic)・융복합(Summation)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변화의 물결에 따라 병원 역시 지능화 시스템(Intelligence system)을 준비하고 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스마트(Smart) 병원을 구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데, 전략적인(Strategic) 중증 진료 분야도 육성한다. 여기에 연구·교육 공간까지 아우를 수 있는 융복합(Summation) 병원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귀띔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개원 1년의 성과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연세의료원의 DT(Digital Transformation) 전초기지다. 수술·중증 환자 징후, 환자 CCTV 영상 등을 총 12개 대시보드를 통해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통합반응상황실(IRS) 모습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작년 3월 개원한 708병상의 신생병원이다. 첨단 의료시스템과 인프라를 자랑한다. 연세의료원의 DT(Digital Transformation) 전초기지란다. 의료기관 최초로 5G 통신망을 구축했고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했다는 평가다. 높은 진료 만족도는 덤.
 
  ‘디지털 솔루션’이란 말이 낯설다. 연세의료원의 홍보자료를 보니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에는 통합반응상황실(IRS·Integration Response Space),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RTLS·Real-Time Location System)이 있다. IRS는 환자 지표 모니터링 시스템(RRS·Rapid Response System)을 통해 의료진이 환자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RTLS는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해 의료진과 환자의 위치나 동선 등을 추적하는 기술이다. 병원 전체가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5G인 빌딩’이다.
 
  ― 용인세브란스병원이 빠르게 성장하고 안정화되고 있다고 하더군요.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더 빠르게 성장했을 텐데…. 용인은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해 과기부 장관이 수여하는 ‘디지털 경영 혁신대상’을 받았습니다.
 
  지난 4월에 5G 방역로봇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어요. 5G 기술과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을 활용한 로봇은 환자들의 밀집도를 분석해 소독을 진행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안내합니다. 로봇을 활용했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의 위험을 낮췄을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이죠.
 
  용인세브란스에 한번 가보세요. 재미있습니다. 로봇이 ‘마스크 쓰라’고 잔소리하며 다니고….”
 
 
  새로운 도전과 기대, ‘중입자암치료센터’
 
연세중입자암치료센터 조감도. 이 치료센터가 완성되면 연간 1500명의 암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2023년 완공이 목표다.
  2년 뒤인 2023년 무렵, 세브란스 재활병원 뒤편 주차장에 ‘연세중입자암치료센터’(가칭)가 들어선다. 이 치료센터가 완성되면 연간 1500명의 암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지하 5층, 지상 7층의 연면적 약 3만5000㎡(약 1만 평) 규모다.
 
  이 센터는 X선이나 감마선을 이용하는 일반 방사선 치료와 달리 탄소 이온(중입자)을 이용한다. 윤동섭 원장의 설명이다.
 
  “기존 X선이나 감마선은 암세포를 향해 쏴도 피부를 뚫고 체내로 들어가면 살상력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한계가 있었어요. 하지만 중입자(탄소 원자)는 빛 속도의 70%로 가속한 뒤 암 조직에 투사하기 때문에 체내 깊이 투과되어 정확하게 암세포를 파괴하는 힘이 훨씬 큽니다.”
 
  중입자는 양성자보다 질량이 12배 정도 무거워 암세포 사멸률은 양성자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순차적으로 3대가 들어오는데 그중 한 대가 올 연말쯤 들어옵니다. 환자에게 적합하도록 시험 운행한 후 2023년 2월, 빠르면 내년 12월쯤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거예요.
 
  지금 많은 환자가 중입자 치료를 받으러 독일과 일본으로 갑니다. 중입자 치료센터가 들어서면 암 치료에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해요.”
 
  연세의료원에 따르면,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는 평균 30회의 치료를 받지만, 중입자 치료는 12회에 불과하다고 한다. 치료 기간도 5~7주인 기존의 방사선 치료에 비해 중입자 치료의 경우 초기 폐암은 1회, 간암 2회, 가장 치료 기간이 긴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은 3주 이내에 치료가 끝난다.
 
 
  빅데이터와 AI로 꾸는 ‘정밀의료’의 꿈
 
2005년 국내 처음으로 수술용 로봇 ‘다빈치’를 도입한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7월 전 세계 유수 의료기관 중 처음으로 로봇수술 3만 건을 달성했다.
  ― 취임 1주년을 맞이하셨는데 향후 3년의 타임 스케줄은 잘 마련돼 있습니까.
 
  “외형적인 사업들을 우선 차질없이 추진해야겠지요. 엄청난 큰일인데다 어마어마한 예산이 집행되는 대형 사업들입니다.
 
  그러나 제가 의료원장에 도전할 때 동료들과 약속한 게 있어요. ‘원장이 되면 추가적인 하드웨어 확장보다 훌륭한 인재를 확보하고 (인재에게) 투자해 정밀의료를 구현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 ‘정밀의료’가 뭔가요.
 
  “환자의 인적 데이터, 의료 데이터, EMR(전자의무기록) 데이터, 그리고 환자의 문진(問診)이라든지 병력(病歷), 화학적인 임상검사, 또 영상자료, 병리자료, 조직병리적인 진단을 하는 자료, 유전체에 대한 새로운 분야의 자료까지 모두 데이터화해야 임상에서 실제로 구현이 될 수 있잖아요. 그걸 정밀의료라고 합니다.
 
  임상 현장에서 그런 데이터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기초를 우선 다지려고 합니다. 또 스마트 오피스 개념으로 ‘디지털헬스센터’(가칭)를 설립해 곳곳에 분산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전문인력을 한자리에 모아 시너지를 일으키려 해요.
 
  여기에 심평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같은 국가기관이 들어와 연구할 수 있는 공간도 배정했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대변되는 여러 바이오 벤처 기업이 들어와 교수님들과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죠. 임기 내 디지털 혁신에 방점을 찍고 싶습니다.”
 
  올해 초에 미래의료헬스케어 TFT를 발족했고, 이미 빅데이터를 활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작년 정부의 ‘데이터 중심 스마트병원 사업’에 참여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icrosoft Azure)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암 환자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어요. 환자의 정보를 연대기에 따라 시계열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요. 암 영상자료의 3D 시각화, AI 기반 생존 분석, 텍스트 마이닝 기술을 이용한 환자 맞춤형 정보를 제공 중입니다.”
 
  빅데이터 기술 등 디지털 혁신의 최종적인 목표는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다. 정밀의료를 위한 고도화된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암 유발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는 ‘NGS 유전체 분석시스템’이 그중 하나다. 이를 위해 바이오 기업 ‘지니너스’와 MOU를 체결했다고 한다.
 
윤동섭 의료원장이 요즘 읽은 책은?
 
  윤동섭 의료원장이 최근 흥미롭게 읽은 책은 서울대 김세직 교수의 《모방과 창조》이다. “경제학적인 내용들을 포함해 아주 쉽게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란다. “한국 경제의 ‘5년 1% 하락의 법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중요하고 그냥 인재가 아닌 창의적인 인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느꼈다.
 
  해마다 출간하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꼭 읽어본다. 아트스피치 김미경 원장의 책을 즐겨 읽는 편.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고 쉽게 정리해놓아 부담 없이 즐기며 읽을 수 있다”고 한다.
 
  병원 행정을 맡고부터 ‘경영’과 ‘소통’에 관한 책들을 즐겨 읽는다.
 
  “《90년대생이 온다》와 《70년대생이 운다》도 추천하고 싶다. 최근 도널드 밀러의 《무기가 되는 스토리》도 재미있게 읽었다. 무엇보다 어릴 적부터 즐겨 읽은 《삼국지》는 여러 번 읽고 장편 시리즈물로 봐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또 아내가 권하는 책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책들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읽는다.”
 
  한국 기부의 역사는 ‘세브란스 사랑’… 임기 내 500억원 목표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은 의료원장에 취임할 때 1년에 500억원의 기부 목표를 세웠다. “기부금으로 ‘세브란스 사랑’을 실천하겠다”고 말한다.
  작년 연세대 의료원의 기부금은 345억원이다. 개원 이래 최고 금액이다. 2018년에는 200억원, 2019년에는 315억원이었다.
 
  엄청난 동문들이 아낌없이 내놓고 있지만 나름 기부를 독려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유언이나 공증을 통해 유산을 기부하는 ‘세브란스 오블리주’, 가게 매출의 일부를 기부하는 ‘세브란스 the 나눔클럽’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후원자 수가 6000명을 넘었다고 한다.
 
  ― 연세의료원이 한국의 기부역사라고들 얘기하더군요.
 
  “연세의료원은 미국인 세브란스(Louis H. Severance·?~1913) 씨의 기부에서 시작됐잖아요. 그분의 후원으로 세워진 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병원인 세브란스병원입니다.
 
  사후에도 세브란스 일가는 펀드를 조성했고 미국 기독교 고등교육연합재단 ‘유나이티즈보드(UB)’를 통해 매년 수익금을 우리 병원에 보내고 있어요. 지금까지 누적 7억원이 넘습니다.”
 
  그 밖에 연세 의대 미주동창들도 작년 한 해에만 18억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했단다. 또 2005년 세브란스 새 병원 신축, 2014년 암병원 개원에도 사회 각층의 기부가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의료원장에 취임할 때 1년에 500억원의 기부 목표를 세웠어요. ‘세브란스 사랑’이 엄청납니다.
 
  기부자의 뜻에 맞게, 그리고 우리 스스로 ‘기부금을 잘 썼다’고 말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임기 내에 (500억원 목표 달성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다른 대학은 기부받기 위해 필사적이더군요. 세브란스는 그런 기부 역사가 있으니 노력을 덜 해도 되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다른 대학보다 더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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