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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남 前 駐몽골대사

“비자 청탁 근절 추진했더니 하루아침에 ‘깐풍기 갑질대사’ 됐다”

글 : 오동룡  조선뉴스프레스 취재기획위원·군사전문기자  goms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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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자 청탁 리베이트 연간 수백억원 규모… 노출된 비자 브로커 조직만 약 150개”
⊙ ‘비자 청탁 직원별 통계’라는 내부자료 발견… 비자 부당협조 ‘비밀장부’까지 차례로 확보
⊙ 비자 브로커 조직, 대사관 직원들 돈과 여자로 약점 잡아… 대사까지 겁박하는 상황
⊙ 비자 청탁 근절 추진하자 비리 연루 혐의 직원들, 비자 브로커와 ‘대사 축출’ 모의
⊙ 외교부의 부실 편파 감사 의혹… 정재남 대사 징계심의 2년이나 이유 없이 미뤄
사진=조준우
  정재남(鄭載男·60) 전 주(駐)몽골대사는 현재 외교부에서 보직 없이 2년째 공중에 떠 있다. 소위 ‘깐풍기 사건’으로 불리는 갑질 논란과 비자 발급 비리 혐의와 관련해, 그를 징계심의하기 위한 인사혁신처 산하 중앙징계위원회가 2년째 징계위를 소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89년 제23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부에 입부한 정 대사는 중국 광저우 부총영사, 우한총영사 등 외교관 경력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보냈다. 주일대사관 근무를 자청했을 때도 일본 내의 다양한 중국 자료에 접근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중국 근무 시절엔 국군포로 국내 송환 등에 깊숙이 관여했으며,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정 대사는 중국 내 소수민족 지역을 여러 차례 답사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했으며, 2007년 펴낸 저서 《중국 소수민족 연구》(한국학술정보)는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8년 5월 그는 마지막 임지로 몽골을 선택, 제12대 주몽골대사로 부임했다. 그는 부임 직전 몽골대사관의 조직적 비자 청탁 비리 관행을 알고 있었고, 부임하자마자 비자 문제 해결 노력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2019년 2월 초, 그가 몽골대사관의 ‘사적 비자 청탁 전면 금지’ 조치를 취하고 4개월 후인 5월 말, 한국 주요 언론들은 소위 ‘깐풍기 사건’으로 정 대사의 갑질 혐의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일이 벌어졌다. ‘깐풍기 사건’은 대사 관저 직원 위로 오찬 행사에서 먹고 남은 깐풍기 처리를 두고 정 대사가 직원에게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다.
 
 
  지연되고 있는 징계심의 절차
 
  정 대사는 최초의 언론보도가 나온 당일, 직원들의 비자 청탁 비리와 자신의 갑질 의혹을 밝히기 위해 자진해서 본부(외교부)에 감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외교부 감사팀은 대사관 직원들의 비자 발급 비리는 조사하지 않은 채, 정 대사의 갑질 의혹만 집중 조사한 후 몽골을 떠났다고 한다. 당시 강경화 장관의 외교부는 그해 6월 중앙징계위원회에 정 대사의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고, 청와대는 7월 정 대사를 해임해 국내에 조기 소환했다.
 

  정 대사는 국무총리실 산하 민정실에 자신을 갑질 혐의로 진정했던 비자 브로커 A씨와 대사관 직원 등 12명을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징계심의가 지연되자 헌법소원까지 제출한 상태다. 징계결정이 나지 않은 공무원에게 최저생계비 미만의 봉급(기본급의 20%)만을 지급하는 것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과 ‘생존권’을 심각히 침해하는 것이란 주장이다. 차라리 파면이라도 되면 소청심사 및 행정재판 등 절차에 따라 소명 및 구제절차를 밟을 수 있기에, 현재 정 대사는 최고의 징계처분인 ‘파면’ 처분을 받은 것만도 못한 상황이다. 2019년 9월 인사혁신처 산하 중앙징계위는 정 대사가 증거자료와 함께 소명자료를 제출하자, 돌연 징계심의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결정했다.
 
  정재남 대사의 소위 ‘갑질 의혹 사건’과 ‘비자 발급 비리 사건’에 대해 중앙징계심의위는 왜 즉각 징계에 나서지 못하는 것일까. 2019년 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솔롱고스’(몽골어로 ‘무지개 뜨는 나라’란 뜻)에서 온 한국민들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깐풍기 사건’으로 소환된 정재남 전 주몽골대사를 지난 5월 말 경기도 고양시 일산 자택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대사를 음해, 축출한 사건’
 
  — 소위 ‘깐풍기 갑질 사건’ ‘비자 브로커 사건’ 등으로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다. 대사는 이번 사건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나로 인해 과거 자신들의 비자 청탁 비리가 노출됐고, 그에 따라 형사처벌과 생계의 위협을 받게 된 주몽골한국대사관 안팎의 비자 브로커 조직이 ‘이대로 가면 죽게 생겼다’며 집단적으로 허위사실을 조작해 대사를 음해, 축출한 사건이다.”
 
  — 그렇게 단정하는 근거는.
 
  “소명자료 이외에도 내가 공문으로 외교부 본부에 보고한 것들, 주몽골대사관 내부자료, 휴대전화 내역, 대사관 비자 청탁 관련 직원들의 경찰 조사 진술, 국중열 한인회장과 김철주 한인동포신문 대표를 비롯한 몽골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의 증언 진술과 그분들의 탄원서가 나의 결백을 팩트로 증명해주고 있다.”
 
  — 주몽골 한국대사관의 비자 관련 비리 관행을 부임 전부터 알고 있었는가.
 
  “2018년 5월 11일 몽골대사로 부임했는데, 부임 전에 비자 청탁 비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부임하자마자 비자 발급 비리 척결을 긴급과제로 선정하고 길강묵(吉康) 당시 비자 담당 총괄영사(현 화성외국인보호소장)와 함께 문제 해결에 주력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 등 외부 소셜미디어(SNS)에 ‘일주일 내 한국행 비자 발급 보장’이라는 광고가 끊이질 않았고, 비자 담당 영사를 통해 영사과 직원들을 단속했음에도 비자 청탁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건 내부 공모자가 있는 것이라 확신했다.”
 
  — 비자 브로커들은 대사관 직원들을 어떻게 포섭하는가.
 
  “그들은 대사관 직원의 통장 계좌번호까지 귀신같이 알아낸다. 어느 날 한 행정직원이 놀라 ‘내 통장에 200만원이 들어 있다’라며 달려온 경우도 있었다. 만약 그 직원이 보고하지 않았다면 비자 브로커 조직의 마수(魔手)에 걸려들었을 것이다. 대사인 내게도 내방자들이 부담스러운 선물을 가져오곤 했다. 나는 그런 경우에 선물 추정가액을 훨씬 넘는 액수의 달러를 봉투에 넣어주곤 했다. 부정청탁의 근원을 차단한 것이다.”
 
 
  내부자들
 
2018년 5월 17일 정재남 대사가 신임장 제정식 직후 할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할트마 대통령은 빈민가 출신의 레슬링 영웅으로, 2017년 몽골 대선에서 당선돼 2017년 7월 10일 대통령에 취임했다.
  — 부임해보니 직원들의 비자 청탁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가.
 
  “밖에서 들은 것보다 상상을 초월했다. 2017년 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내부 통계를 보면, 전임 대사와 국방무관까지 포함해 대사관 직원 대다수가 외부 비자 청탁에 연루됐다. 외교관 정규 직원은 물론 한국인 행정원, 몽골인 청소부, 외주 경비업체 직원들까지 비자 청탁에 가세했다. 청탁 하루 만에 비자가 발급되는 사례도 수두룩했다.”
 
  — 대사관 정규 직원들까지 대규모 비자 청탁에 관여했다는 게 놀랍다.
 
  “모 전직 대사는 국중열 한인회장에게 비자 청탁이 무지막지하게 들어와 힘들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전·현직 한인회 간부들에게 ‘비자 청탁 쿼터 할당 방안’까지 제시했다는 생생한 증언진술이 있을 정도다.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알려진, 재몽골 한인회장까지 역임한 A씨가 몽골 경찰 등과의 광범위한 인맥을 이용해 사건 브로커와 비자 브로커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최측근인 한인회 사무총장 출신 B씨(전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와도 막역한 사이로, 대사에게 서류전형에서 자격미달로 탈락한 사무총장의 딸 C씨를 대사관 행정직원으로 부당채용하도록 압력을 가해 결국 채용됐다. 이후 전임 한인회장 A씨는 대사를 수시로 만나 비자 청탁을 부탁하고, 대사비서를 통해 ‘대사님의 부탁’이라고 영사과에 이야기하면 비자가 즉각즉각 나왔다는 확실한 증언진술도 있다.”
 
  — 정 대사도 재임 중 비자 청탁을 받은 적이 있는가.
 
  “나도 재임 중 6건(29명)의 비자 청탁을 들어주었다. 한국 내 긴급수술, 몽골 대통령 모친의 한국 방문, 몽골 학생의 한국 대학 입학, 몽골 기업인의 한국 비즈니스 방문 등 인도적・외교적・경제적 사유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내가 대가로 금품 등을 받지 않았다는 건 검찰 조사로 확인됐다. 사실 외교는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고, 중요한 비자 발급의 경우는 국익에 입각해 대통령의 특명전권을 받은 대사가 권한을 갖는 것이다.”
 
 
  노출된 비자 브로커 조직만 150개
 
  — 몽골 국민들의 한국행 러시가 일어나는 까닭은.
 
  “2014년부터 몽골의 경제난이 시작되면서 몽골 국민들의 ‘묻지 마 한국행’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비자 문제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2016년 비자신청 건수가 약 6만7000건에서 2018년 몽골이 IMF 구제금융 수혈을 받을 시기엔 약 14만2000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몽골 전체 국민의 약 5%에 해당하는 수다. 교사 월급이 평균 월 25만~30만원 수준이고, 방학기간엔 ‘무노동 무임금’이라 보수가 없다. 한국 입국 후 편법 체류하면서 석 달간 취업해 매달 200만원 이상 수입을 올릴 경우, 비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남은 돈으로 몽골에서 1년 생활이 가능하다.”
 
  — 비자 심사를 통과한 몽골인 가운데 불법체류자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비자 심사 신청의 약 56%가 부결되는데, 비자 신청을 통과해 입국한 몽골인들의 약 30%가 불법체류하는 상황이다. 내가 대사로 부임해 각계에 비자 청탁 자제를 요청하고 근절에 나서자 대사관 내부 직원들을 통한 비자 청탁이 더욱 기승을 부렸다. 심사 탈락률이 높아지자 아이러니하게도 리베이트 단가가 1명당 약 500만원까지 높아지는 악순환이 초래됐다. 당시 노출된 비자 브로커 조직만 약 150개였다.”
 
  현재 한몽 비자협정상 약 90일 단기체류비자를 줄 수 있다. 방한비자 신청 목적의 약 96%가 ‘단기관광’인데, 월 소득 50만원 미만의 몽골 국민의 경제사정상 불가능한 목적이며 사실상 불법 취업용이다. 몽골 현지 비자 접수 대행업체 대표는 “비자 브로커들이 몽골인들에게 받는 돈은 800만~1000만 투그릭(한화 360만~450만원) 정도”라고 했다.
 
  — 한국 내 불법체류하는 몽골 국민들의 규모는.
 
  “한국 내 불법체류 외국인 순위에서 늘 1~3위를 차지했다. 인구 약 300만명의 몽골 불법체류자 비중은 인구 약 14억명의 중국, 약 9000만명의 베트남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 내 체류 몽골 국민의 소득은 한화로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몽골의 가구당 1명 이상의 친인척이 한국에 거주 경험이 있다.”
 
 
  리베이트 비용 200만~500만원
 
  — 비자 청탁 금지를 전면 시행한 이후 성과는.
 
  “2019년 7월 13일 자 대사관 보고 공문 ‘주몽골대사관 직원의 사증발급 내부협조 요청제도 개선효과 보고’를 보면, 외부 비자 청탁 건수가 이전의 약 18%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과거 직원들이 요청한 외부 비자 청탁 건수의 약 5분의 4는 업무와 큰 관련이 없는 불요불급한 ‘사적 청탁’이었다는 방증이다.”
 
  정재남 대사는 비자 청탁 비리를 근절하는 문제가 어느 순간, 외교부 차원을 넘어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2019년 2월 16일부터 9일간 개인 휴가를 내 일시 귀국했다. 외교부 이상진 영사실장(현 뉴질랜드대사), 법무부 차규근 출입국 및 외국인정책본부장, 한몽비즈니스포럼 김태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등 주요 관련 인사를 차례로 만나 비자 문제에 정면으로 대응할 테니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 대사가 파악한 비자 비리 규모는 어느 정도였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나 놀랐다. 2018년 11월 29일 자로 작성된 ‘비자 청탁 직원별 통계’라는 내부자료를 발견했다. 이게 구멍이었구나! 연간 직원 1인당 수십~수천 건의 비자 부당협조 ‘비밀장부’까지 차례로 확보해나갔다. 비자 브로커를 통해 청탁이 들어와 한 건을 처리해주는 리베이트 비용이 200만~500만원이었다. 주몽골대사가 내 마지막 공직(公職)이었기 때문에 직원들을 고발하기보다 실태 파악 후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강직한 비자팀장 길강묵 영사와 수시로 협의했다. 그런데 그게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 왜 패착이었나.
 
  “2019년 2월 하순경 경찰 영사를 은밀하게 불러 관련 내사를 지시했다. 부임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아 물이 들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뒤에 입수한 ‘비밀장부’를 확인해보니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비자 청탁 19건(72명)을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것이 결정적으로 상대편을 자극했다. 그 영사는 그 직후 비자 브로커 A씨와 치밀하게 사전모의를 한 것으로 나타나며, ‘대사에게 리베이트를 주었다’는 비자 브로커들의 통화 내용이 담긴 사실 확인이 안 된 음성파일 등을 내게 보고도 없이 외교부 감사팀에 제출했다.”
 
  — 한 편의 범죄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대사를 납치·살해해 몽골의 허허벌판에 암매장하는 장면만 추가하면 될 거다. 경찰 영사는 내가 지시한 내사에 착수하는 대신, 내사 대상 직원들과 협의한 다음, 비자 브로커 A씨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몽골 울란바토르는 사방 5km 범위에서 교민들이 거주하기 때문에 ‘대사가 방귀를 뀌면 사흘 안에 교민들이 다 알 정도’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만큼 교민들의 움직임이 손안에 들어온다는 뜻이다.”
 
  국중열 당시 한인회장의 증언에 따르면, 2019년 봄에 몽골대사관 차석은 과거 역대 몽골대사들을 본국에 조기 소환시킨 것처럼 정재남 대사도 조기에 소환시키겠다는 의사를 이미 표시했고, 이를 국 회장이 만류했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국 회장은 2019년 5월 8일 강민호 한인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정 대사를 긴급 면담하면서 “2~3년 임기의 사또가 토착 아전을 이길 수 없으니 잘 타협하는 게 좋겠다”고 차석의 의도를 넌지시 알려주었으나 정 대사는 참고만 했다고 외교부 감사팀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전임 대사들도 임기 못 채워
 
  지난 3월 몽골 주재 한국대사관 행정직 직원들은 정재남 대사에 대한 감찰을 외교부에 요청했다. 본격적인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김철주 《한인동포신문》 대표의 탄원서 및 증언진술 등에 따르면, 정재남 대사가 D 비자 담당 영사의 성추행 시도 건에 대해 기강 확립을 위해 조치를 취하자 대사관 일부 직원이 반격 차원에서 외교부에 감사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또 정 대사가 비자 발급 비리에 대해서도 내부조사에 착수하자 비리 혐의 직원들이 A 전 한인회장을 찾아가 협의했고, 이에 A 전임 회장은 정 대사를 갑질과 비자 청탁 비리 인물로 만들어 국무총리실 민원실에 진정을 했고, 한국의 일간지와 공중파 방송에도 제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재남 대사는 “주몽골대사관은 대사가 비자 문제만 건드리면 직원들이 담합해 투서 등의 방법으로 대사를 축출하는 것이 가능한 조직”이라며 “전임 금병목(琴秉穆), 박진호(朴進鎬) 두 몽골대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소환된 것도 ‘성역’을 건드렸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정재남 대사를 공격하는 선봉에는 대사관 내 외교부 차석 직원이 섰다. 그는 과거 비자 비리 적발로 2019년 2월에 외교부 본부로부터 ‘1개월 정직’ 및 ‘즉시 본국 소환’ 처분을 받았다. 그는 몽골인에 대한 비자 발급 조로 선금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몽골 경찰에 고발당해 조사를 받은 이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대사는 그해 3월 25일 이낙연(李洛淵) 국무총리 방몽행사를 앞둔 시점이어서 인력부족을 감안해 2019년 8월까지 그를 근무하도록 했다.
 
  비자 비리 혐의 세력이 일방적으로 제공한 자료에 따라 한국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직후, 외교부는 정 대사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비자 비리 혐의자들은 정 대사가 몽골에서 브로커의 청탁을 받고 한국 비자를 발급하는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면서 확인도 안 된 녹음파일을 언론에 공개했다. 정 대사의 통화 목소리는 전혀 등장하지 않고 현지 브로커끼리 몽골에서 한국 비자 신청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 비자 발급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등을 설명하면서 “정 대사와 3~4번 통화했다, 재외공관장 회의 때 잠깐 만났다”는 이야기를 녹음한 파일이었다.
 
 
  비자 비리 세력, 갑질 의혹 제기
 
  이들은 정 대사의 여러 가지 갑질 의혹도 제기했다. 정 대사가 개인 물품을 사는 데 공관운영비를 사용하기도 했다고 허위주장을 하여 언론과 여론을 자극했다(감사 결과 무혐의 처리). 특히 공관 경비원이 정 대사의 딸을 알아보지 못해 3분 동안 기다리게 했다는 이유로 경위서를 쓰게 하고, 금요일 퇴근 이후 갑자기 오찬 행사에 쓰고 남은 깐풍기를 찾아내라고 지시하며 폭언을 퍼부었다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 2019년 5월 27일부터 국내 언론들이 대사의 브로커와의 유착설, 대사관 직원에 대한 갑질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 제기를 한 주체는 누구인가.
 
  “대사관 차석이 내부 직원, 비자 브로커 A씨 등과 공모해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도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건 그들의 잘못을 야단친 것밖에 없다. 의도적으로 잦은 허위보고와 지시 불이행 반복 등으로 나를 화나게 만들어 녹음한 파일은 5월 27일 한국 언론에 릴리스했고, ‘갑질 프레임’을 만드는 데 일단 성공한 것이다.”
 
  — 공관 경비원이 정 대사의 딸을 알아보지 못해 3분 동안 기다리게 했다는 이유로 경위서를 쓰게 한 것이 사실이라면 충분히 ‘갑질’로 볼 만한 것 아닌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다. 혹한기에 영하 30도가 넘는 몽골에서 대사관을 찾는 민원인, 그리고 수시로 북한 추적조를 피해 대사관에 ‘노크 귀순’을 시도하는 탈북자 등의 업무상황을 우선 고려한 것이다. 3분 동안 딸의 연이은 현관 노크에도 일절 반응이 없었다고 해서 경위서를 쓰라고 한 것이 절대 아니다. 3분 동안 벨이 울려도 응답하지 않았던 당시 3~4명의 외주 경비업체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경위서를 요구한 것이다. 이 문제를 방치하고 넘어갔다면 이는 도리어 공관장의 ‘직무유기’라고 볼 수 있다.”
 
  정 대사는 “몽골 지역은 현지에서 장기간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가 많으며, 이들 가운데 한국행을 목적으로 집단거주지에서 이탈해 대사관으로 긴급 진입하는 시도가 잦았다”며 “이 일 이후 경비업체 직원들이 경각심을 가져 여러 건의 관련 사건을 모두 문제 없이 처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깐풍기 사건’ 내막
 
2019년 5월 27일부터 《조선일보》를 비롯해 국내 언론에 정재남 대사의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정 대사의 의혹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화면.
  — 한국 언론에 보도된 소위 ‘깐풍기 사건’의 전말은 대사가 행정직원에게 전화해 직원 오찬 행사가 끝나고 남은 음식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물었고, 행정직원은 담당업무는 아니었지만 “아르바이트생이 처리한 것 같다”며 “다시 파악해서 보고하겠다”고 했으나 “허위보고를 하였다, 거짓말을 하였다”며 호통과 고성, 책상을 두드리며 위협적 자세로 “어떠한 형태로 책임질 것인지 추궁했다”는 것인데.
 
  “깐풍기 사건에 관여된 행정원도 대사관의 ‘비자 발급 비밀대장’에 비자 부당청탁 혐의 건수가 여러 건 기록돼 있었다. 그는 대사의 비리내사 착수에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박 행정원은 비자브로커 A씨를 찾아가 대책을 사전 협의하고, 이어 대사의 확인 지시에 대해 제대로 사실 파악도 하지 않은 채 사회적 약자인 아르바이트생이 깐풍기를 훔쳐간 것으로 보이며, 그 말에 책임도 지겠다는 식으로 잇단 허위보고를 해 대사의 분노를 유발시킨 후 녹음을 한 것이다. 그렇게 녹음된 파일도 한국 언론에 제보됐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정재남 대사가 밤 10시에 출출하여 냉장고를 열어보고 깐풍기가 없자 책임지고 찾아오라고 고함을 질렀으며, 다음 날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언론사는 한국노총의 말만 듣고 ‘악마의 편집’을 해 무조건 신경질 부리는 대사로 만든 것이다. 전제만 한두 개 비틀면 프레임이 바뀌는 것이다. 국무총리 방몽행사 시 수고한 행정원 격려 오찬에서 사용하고 남은 깐풍기는 초벌구이 상태여서 ‘음식’이 아니라 ‘재료’였다. 국민의 세금으로 구입한 음식재료이고, 대사관의 물품이 없어져 조사한 것은 당연한 처사다. 행정원이 아르바이트생이 훔쳐갔다며 약자인 아르바이트생을 도둑으로 몰고 가기에 ‘책임질 수 있느냐’고 했던 것이다. 결국 깐풍기 재료는 쓰레기통에서 발견했다. 행정원은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깐풍기를 자신이 발견했다는 허위 경위서를 2차례나 작성해 나를 화나게 유도했다.”
 
 
  비자 총괄영사도 뺑소니범으로 몰아
 
  — 대사관 직원들도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대사가 경위서를 요구하는 것에 반발심이 들지 않을까.
 
  “비리에 관련된 직원들이 나를 화나게 해 ‘갑질 프레임’을 만들려고 대사의 지시를 불이행한 것이다. 외교부는 2018년 10월 18일 자 ‘3급 비밀’로 전체 재외공관장에 재외공관 행정원들의 근무기강 확립을 위해 경위서 징구(徵求) 등을 포함해 강력히 대응하라는 특별 대응지침을 하달했다. 나는 본부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차원에서 주몽골대사관의 심각한 근무태만 및 지시사항 불이행 등에 대해 경위서 징구를 했는데, 외교부는 감사에서 대사의 정당한 지시사항 이행을 ‘갑질’로 규정했다. 이는 공직사회의 근무기강 확립을 위한 재외공관장의 노력을 부정하는 행위다.”
 
  — 이 무렵 비자 담당 영사가 대사를 비자 비리 관련자로 외교부에 진정했는데.
 
  “법무부 파견 비자 담당 영사는 2019년 2월 7일 자기 집에서 몽골 여성을 성추행하는 사건을 저질렀다. 사건 발생 직후 나는 그에게 가능한 한 조기에 ‘자의에 의한 귀국신청’ 등 자발적 해결방안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그가 입장표명을 한 달 이상 미적거리는 사이에 한인사회에 소문이 났고, 대사관에 대한 일부 불만세력이 한국 언론 등에 제보할 경우 사태 수습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성추행 건으로 징계를 받은 그는 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2019년 3월 외교부 인사국장에게 공문이 아닌 이메일을 통해 사건 전말을 보고한 것마저 섭섭하게 생각하고 앙심을 품었던 것 같다.”
 
  — 그 영사의 주장에 어떻게 대응했는가.
 
  “영사는 자신이 1차 심사에서 부결시킨 방한 비자 신청 몽골인에 대해 내가 부당하게 재심사와 비자 발급을 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영사의 일방적 주장내용을 한국 언론은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2019년 6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외교부 감사팀은 이것을 비자비리로 규정하고 ‘중징계 의결요구’의 근거로 명시했다. 감사팀은 대사관의 영사 업무를 총괄하는 길강묵 영사에 대해 단 한 차례도 대면조사를 하지 않았다. 스스로 편파, 부실수사임을 입증한 것이다. 길강묵 영사는 검경 수사에서 ‘정재남 대사는 원칙과 규정 준수를 강조하며 모범적으로 일했다’고 진술했다.”
 
  — 길강묵 영사도 비자 브로커들 눈에는 눈엣가시였을 것 같은데.
 
  “행정고시 출신으로 법무부 소속인 그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평소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강직한 성품의 인물이다. 비자 브로커 A씨는 2019년 4월 발생한 주몽골대사관 외교관 번호 차량의 ‘주차장 야간 접촉사고’를 ‘길강묵 영사의 야간 음주 뺑소니 차량사고’로 무고해 몽골과 한국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다. 그런데 대사관과 몽골경찰서가 합동으로 조사한 결과, 길강묵 영사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야간에 해당 장소에 간 적도 없고, 차량번호도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비자 브로커 A씨가 몽골 경찰로부터 관련 첩보를 빼낸 후에 길강묵과 E 행정원의 차종이 같다는 이유로 번호판 정보를 왜곡해 몽골과 한국 언론에 제보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려 한 것이다.”
 
 
  “고름은 짜내야 한다”
 
  — 주몽골대사관의 비자 발급 비리가 몽골대사관만의 일일까.
 
  “동남아와 서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주재 대사관에도 조직적 비자 비리 관행이 만연해 있다고 볼 수 있는 정황들이 있다. 외교부도 해외 공관의 조직적 비자 발급 비리를 알고는 있지만 손을 대지는 못할 것이다. 고름이 살이 되지는 않는다. 짜내야만 한다. 범정부적으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조용히 척결해야 하는 사안이다. 국격(國格)이 떨어질 사안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척결해내야 국격이 상승할 것이다.”
 
  — 당시 강경화 장관의 외교부가 한·스페인 정부회담 때 구겨진 태극기를 게양하는 등 기강해이로 궁지에 몰릴 때여서 몽골대사관 문제가 비자 브로커 조직의 프레임에 말려든 것 같은 느낌이다.
 
  “처음 비자 브로커 조직이 내게 뒤집어씌우려고 했던 죄목은 ‘대사관 자금 유용’과 ‘비자 브로커’ 관련한 것이었다. 그러나 내가 단돈 1원도 부정이 없고 여자 문제도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비자 브로커 근절을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 죄목을 뒤집어씌우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대사관 내부 협력 조직을 동원했다. 그동안 자신들의 업무상 과오나 태만으로 인해 대사에게 질책받은 것들을 전부 모아 대사로부터 수시로 인격 모독적 언행과 함께 퇴직을 종용당했다고 뒤집어씌웠다. 비자 비리 세력과 정재남과의 죽느냐 사느냐의 게임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왜 영사팀장을 조사하지 않았을까
 
  — 2019년 6월 3일부터 7일까지 닷새간의 일정으로 외교부 감사팀이 몽골에 와서 감사를 진행했다. 외교부 감사팀은 무엇을 조사했나.
 
  “몽골에 온 감사팀의 행보가 처음부터 수상쩍었다. 감사 첫날 내가 제출한 ‘감사 참고자료’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감사반장이 국중열 한인회장을 면담했을 때, 감사팀은 국 회장 진술 내용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면담 사실 자체를 비밀로 하자고 했다. 비자 업무의 핵심 직원인 길강묵 영사팀장에 대한 면담조사도 없이, 문제 제기 직원들의 일방적 진술만 사실 확인 과정 없이 반영했다. 당시 내 사안은 언론의 일방적 보도로 사회적 이슈인 ‘갑질 사건’으로 전환돼 여론이 극히 좋지 않은 상태에다 강경화 장관의 사퇴 압력도 거셌고, 한국노총까지 적극 개입하고 있는 사안이었다. 그래서인지 감사팀은 사전에 어떤 결론을 갖고 왔다는 느낌을 매우 강하게 받았다.”
 
  — 감사팀이 다녀간 후에 외교부 본부에 추가로 보고한 사항은 있는가.
 
  “2019년 6월 하순부터 7월까지 4차례 공문을 통해 대사관 직원들의 비자 비리 관련 정보를 본부에 추가로 제공하고, 외부 비자 브로커 A씨와 대사관 일부 직원이 사전 모의해 나를 조기에 본국으로 소환시키려 회합했다는 증언 진술까지 추가로 확보해 보완감사를 여러 차례 공식 요청했다. 그 가운데 내가 제출한 ‘비자 청탁접수 및 발급대장’에 대해 외교부는 길강묵 영사에게 문서의 성격을 물었다고 한다. 외교부에 제출한 그 문건은 주몽골대사관 일선 창구 한국인 행정원이 현장에서 직접 작성한 문서로서 증거 능력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교부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외교부 감사관실은 비리 의혹 직원들의 의견만 감사의견서에 반영하고, 비리 의혹 직원들에 대해 별도 조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 아마 지금도 상당한 자료 은폐와 폐기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것이다.”
 
  외교부 감사반이 서울로 간 지 열흘 만인 2019년 6월 19일 정 대사는 감사의견서 통지를 받았다. 대사의 갑질과 비자 비리(청탁금지법 위반 및 직권남용 혐의)로 ‘중징계 의결 요구’를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정 대사를 관할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이후 사건은 이성윤(李成尹) 지검장이 있는 서울중앙지검이 가져갔다. 서울중앙지검 사건은 정권이 신경 쓰는 사건이라는 암시다. 결국 2019년 7월 29일 조국(曺國)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경유해 특명전권대사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정 대사를 해임하고 본국으로 소환한다는 통보를 했다.
 
 
  징계심의 당일 전화로 무기연기 통보
 
  — 2019년 8월 1일 귀국 비행기를 타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는가.
 
  “참담했다. 공직 생활 30년, 몽골이 마지막 임지라 생각했는데 비자 브로커 세력의 공작으로 소환당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2018년 5월 28일 한국 언론에서 비자 비리를 대사의 갑질 문제로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당일 저녁 대사관 직원들을 포함한 비자 브로커 조직이 몽골 시내 가라오케에 모여 희희낙락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귀국 비행기 안에서 아내가 ‘몽골에서 건강하게 돌아간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하자’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 중앙징계심의위원회가 언제 열렸나.
 
  “귀국 직후 소명자료를 작성해 2019년 9월 12일 중앙징계심의위에 관련 자료들과 함께 제출했다. 소명서에는 몽골대사관의 비자 발급 비리와 갑질 의혹을 밝힐 수 있는 핵심 자료들이 포함돼 있었다. 일주일 후인 9월 20일 중앙징계심의위 참석을 위해 KTX로 오송역에 내리는 순간, ‘오늘 오후 5시 징계 심의건은 무기 연기됐다’는 전화통보를 받았다.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징계심의 당일 피징계자에게 연기를 통보하는 것은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외교부 대사 등에 대한 징계심의는 수사와 무관하게 진행된다. 표를 끊어 다시 서울로 올라오면서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Justice delayed is justice denied)’는 법언(法諺)이 떠올랐다.”
 
  정 대사는 “‘징계심의속행신청’ 요청을 그간 3차례나 공식 제출하였지만, 중앙징계심의위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다”며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최대한 미루는 것 이외에 다른 사유를 생각하기 어렵다”고 했다
 
  — 검찰의 수사결과는 어떻게 나왔는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결정을 했지만, 가장 애매한 죄목인 ‘직권남용’은 내가 비자 청탁에 관여했다면서 기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비자 비리 관여 혐의가 있고 비자 브로커와 사전공모까지 가담한 무고(誣告)의 주도적 혐의자인 대사관 영사의 직권남용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주몽골한국대사관 내규에 의하면, 주요 비자 문제 사안에 대해서는 대사가 처리할 권한이 있다고 명백히 규정돼 있는데도 말이다.”
 
  정재남 대사는 “지난 6월 4일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냈는데, 재정신청마저 기각된다면 주몽골한국대사관 직원들과 국내 정치권 연루 의혹이 강한 이번 비자 비리 문제는 제도적으로 영원히 묻히고, 나에 대한 중징계 심의와 직권남용 재판만 남게 된다”며 “비자 비리 세력들이 원하는 바이고, 이에 깊이 연루된 세력들에 의한 또 다른 권력형 비리 은폐 범죄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대답 없는 외교부
 
  한편, 《월간조선》은 정재남 대사의 인터뷰 주장과 관련해, 전 몽골대사 F씨와 대사관 내 외교부 차석 직원 G씨 등 관계자들의 반론을 듣기 위해 지난 6월 25일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F대사에게는 ▲‘대사는 본인 이외에도 대사관 내 직원들에게 비자 외부 청탁을 받을 수 있도록 특별지시를 했는데, 이 지시가 정당했다고 판단하나’, 차석 직원 G씨에게는 ▲‘정재남 대사를 조기소환 시키기 위해 현지 브로커와 함께 정 대사에 대한 명예훼손 및 무고를 조직적으로 시도한 것이 사실인가?’ 등을 질의했으나 답변이 없었다.
 
  비자 담당 영사 D씨는 통화에서 “그동안 경찰 조사 등에서 상세하게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월간조선》은 지난 5월 28일 정 대사의 징계심의 건과 관련해 외교부에도 질의를 했다. ▲정재남 대사가 제공한 직원 비자 비리 혐의 관련 구체적 정보와 자료를 조사하지 않은 이유 ▲주몽골대사관 감사 업무를 총괄한 길강묵 비자팀장을 조사하지 않은 이유 ▲몽골 비자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A 전 한인회장에 대한 별도 조사를 했는가 ▲정재남 대사의 징계심의가 통상적 범위(감사보고서 채택 이후 60일 이내)를 넘어 2년 가까이 무기 연기되는 까닭 등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외교부는 기사 마감 시간(7월 1일)까지 묵묵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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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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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 않은 길    (2021-08-15) 찬성 : 1   반대 : 0
범부들은 고름을 살이라 생각하고 거짓을 진실로 포장하는 사람들 앞에 무기력하기만 한데요. 반드시 고름은 짜내고 진실은 밝혀지길 바랍니다.
  찬찬    (2021-08-15) 찬성 : 10   반대 : 0
이 기사를 읽으니 서울시교향악단 직원들에 의한 박현정 단장 무고사건이 생각납니다. 정재남 대사의 인터뷰가 틀린 내용은 아니라는 확신이 갑니다. 최근에는 대선이 가까워 오면서 또 모략중상, 날조가 설치는 것도 이런 일과 무관한 현상은 아닐것입니다. 이 땅에 왜 이리도 사악한 인간들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김고고    (2021-08-14) 찬성 : 0   반대 : 16
아직도 그러고 있으니 갑질맞네!

20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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