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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은 화석화된 이념에 고정돼 진화하지 못한 사람… 목숨 걸고 정권 되찾아올 것”

글 :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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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는 조화와 화합의 장, 꾸준한 체질 개선의 결과로 개혁성과 유연성 상승
⊙ 180여 석 보유한 與, 안하무인 태도로 상습적 날치기 법안처리
⊙ 윤석열·최재형·김동연은 빨리 입당하는 게 정치적으로 이득, 내가 당사자라면 당장 입당할 것
⊙ 더불어민주당은 노쇠한 공룡·꼰수기(꼰대·수구·기득권) 정당
⊙ 내년 대선은 어느 때보다도 절박하고 중요한 선거… 국민의힘으로 결집해야
사진=조준우
  지난 6월 17일,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586운동권이 국가를 사유화하고 있다”며 “한때 대한민국 체제를 뒤집으려고 했던 사람들이 그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리고 이제 ‘꼰수기(꼰대·수구·기득권)가’ 돼 가장 많은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부동산 문제, 희망이 없는 젊은이들, 부족한 일자리, 어려워져만 가는 소상공인 등의 심정을 절절한 문구로 대변하며 여당 의원들을 향해 “꼰수기가 어떻게 민생과 공정을 챙기겠느냐”고 소리쳤다.
 
  이날 관련 기사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30분 동안 원고도 보지 않고 열변을 토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야당의 변한 모습과 정권교체에 대한 절박함이 느껴졌다’ ‘김기현을 대통령으로’ 등의 댓글이 많은 동의를 얻었다. 보수세력 원로들 사이에서 “김 원내대표의 연설에서 진정성과 간절함을 보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판사 출신으로 국회의원 4선, 울산시장을 지낸 관록의 정치인인 그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에서 재선을 목표로 출마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친구 송철호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한 ‘청와대 하명수사’로 고배를 마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0년 총선에서 당선돼 재기했고, 지난 4월 30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2차 투표 결과 반수가 훌쩍 넘는 득표로 원내대표가 됐다.
 
  김 원내대표는 보수정당 역사상 유례없이 어려운 상황을 맞은 원내대표다. 100석을 겨우 넘는 의석수로 180여 석을 보유한 범여권에 맞서야 하는 형편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여권 성향 정당의 의석수를 모두 합치면 전체의 3분의 2가 넘어 야당이 여당을 저지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국회 내 주요 직책도 국민의힘에는 전무하다. 2000년대 들어 총선 후 국회가 새로 개원하면 야당 또는 제2당은 국회부의장 1명과 법사위원장, 의석수에 따라 배정된 수의 상임위원장직을 가져가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은 전술(前述)한 모든 직을 하나도 갖지 못하고 있다. 양당의 원내지도부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서 국민의힘이 모든 국회직을 보이콧했기 때문이다. 21대 국회가 개원한 지 1년이 넘도록 상임위원회에 국민의힘 위원장은 한명도 없다. 야당 몫인 국회부의장 자리도 공석이다.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만난 김 원내대표는 “원내 상황은 어렵지만, 우리 당이 국민의 기대를 받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희망을 갖고 여당의 폭거에 맞서고 있다”고 했다.
 
 
  소수 야당 원내대표의 어려움
 
지난 4월 30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의원 총회에서 김기현 원내대표가 당선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어려운 시점에 원내대표가 됐습니다.
 
  “여당은 위성정당을 합치면 180석이 넘기 때문에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습니다. 국회선진화법도 적용이 안 되고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해도 소용이 없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갖게 된 겁니다.”
 
  ― 당대표(이준석)도 원외이다 보니 책임감이 막중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원내 현안과 입장이 당의 현안 및 입장과 상충될 때가 있기 때문에 당대표가 같이 국회 활동을 하면 원내와 당내 이해관계 조정 등 역할 분담을 할 수 있죠. 그런데 당대표가 국회 업무를 하지 못하니 제가 그 모든 걸 떠안아야 하고, 권한을 쥐고 있긴 하지만 책임도 저 혼자 다 져야 합니다. 당의 결정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는데 최고위원도 원외가 많습니다. 당 지도부에서 원내 현안을 논의하는 게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 법사위원장직을 갖고 오기 위해 계속 여당과 논의 중이죠.
 
  “최근 국회는 매번 국회의장을 여당이 가져가면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가져가는 걸로 합의해왔습니다. 그런데 21대 국회 초반에 여당이 그걸 깨버렸죠. 지금도 법사위원장 문제는 계속 논의 중입니다. 다만 추경이나 민생 관련 법안은 협조하면서 정치적인 이슈는 끝까지 맞서고 관철시키는 ‘투 트랙’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슈 때문에 민생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여야가 대치하는 상황에서도 처리할 민생 법안이 있으면 모두 동의하고 참여하고 했습니다. 예전엔 여야가 정치적인 이슈로 대립하면 모든 법안 통과가 올스톱됐잖아요? 그렇게는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 그렇다면 여야가 잘 합의해서 순조롭게 입법활동을 하고 있다는 얘긴가요.
 
  “그렇게 볼 순 없어요. 180석이 넘으니 일상이 날치기입니다. 날치기 아닌 게 없어요. 어떤 법안들은 여당이 40여 분 전에 일방적으로 문자 통보를 해서 여야 합의를 했다며 통과시키기도 하고, 야당 의원들은 알지도 못하는 법안이 통과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 상임위원장도 여당 일색인데, 일부라도 가져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법사위원장 문제가 해결되면 물꼬가 트일 겁니다. 그 전엔 상임위원장을 거론하는 게 의미가 없습니다.”
 
  ― 애초 21대 국회 초반에 너무 쉽게 상임위원장직을 보이콧한 것 아닌가요.
 
  “여전히 그런 지적들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갖고 왔어야 하는 게 아니냐, 지금이라도 몇 개라도 갖고 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긴 합니다. 실리를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가 명분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어찌 보면 소소한 실리를 추구한다면 야당답지 않다고 봐요. 21대 초반에 여당과 국회의장이 의원 상임위 배정을 강제로 했습니다. 헌정사상 상임위를 강제 배정한 것은 전무후무한 사례입니다. 강제배정 당하고 상임위원장도 뺏기는 등 데미지 입을 건 다 입고 1년을 지내왔는데 이제 와서 굴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 여당에선 법사위 권한을 줄이자는 의견도 내놓는데요.
 
  “여당 측은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을 없애자는 건데, 그러면 법사위가 존재할 이유가 상당 부분 사라집니다. 서로 상충되는 법률들이 국회에서 양산될 수밖에 없어요. 법사위에 각 상임위의 법안들을 모아놓고 부처나 기관 간에 문제가 될 소지가 없는지 판단을 하고 필터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체계·자구심사권을 없애면 상임위마다 그 조직의 이익만 추구하는 법안들이 넘치게 됩니다. 그래서 법사위라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겁니다. 혹자는 그런 건 본회의에서 걸러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데 그게 상식적으로 가능하겠습니까?”
 
  ― 여당은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을 다른 기구에 두자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 기능을 국회의장 산하 기구에 두자는 건데, 국회의장이 어느 편입니까. 그 산하에 외부 인사들을 데려와서 심사권을 준다? 법을 만들고 조정하는 건 국회의원의 권한입니다. 그렇게 할 거면 해당 기구에는 반드시 국회의원만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노쇠한 공룡”
 
지난 6월 17일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21대 국회는 여대야소 현상이 극심해졌는데, 국회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지금 여당은 무소불위의 오만한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상습적 날치기를 하고 있고, 날치기 안 하면 이상할 정도가 됐습니다. 오늘만 해도 여당 쪽이 상임위 일정을 통지한다며 몇 시간 전에 문자를 보냈는데요. 안건 미정이라고 보내놓고 현장에서 여당 의원들이 안건을 마음대로 상정하고 심사를 진행했습니다.”
 
  ― 상임위 일정은 여야 간사가 합의하도록 돼 있는 것 아닌가요.
 
  “협의하려 했는데 상대방이 듣지 않았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식입니다. 워낙 이런 일이 많으니 놀랍지도 않습니다.”
 
  ― 과거 국회에선 아무리 여야 의석수 차이가 나도 그렇게 일방적이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만.
 
  “제가 4선째인데 당연히 이런 일은 없었죠.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오만불손, 안하무인의 태도를 더 이상 용납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 의석수로 볼 때 야당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만.
 
  “아무리 소수라 해도 우리 당은 명확하게 의사 표시를 해야 하고 여당에 반대할 경우 정확한 반대 의사를 밝히는 게 도리입니다. 원래 야당이 관철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지만, 야당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국회의 현실을 알려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 여당 지지율은 총선 직후에 비해 하락세인데요.
 
  “그 당 의석수가 거의 180석인데, 사실상 한명 있는 당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당대표가 한마디 하면 다 따라가는 당이잖아요. 다른 말 하면 바로 좌표 찍혀버리지 않습니까. 어디 감히 튈 수가 있겠습니까. 4·7보궐선거 직후 여당 초선 의원 몇 명이 ‘우리 당이 이래선 안 된다,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가 바로 그다음 날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 (여당에) 초선이 상당히 많은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별로 없는 분위기입니다.
 
  “여당은 이미 거대한 공룡, 아니 노쇠한 공룡이 돼버렸습니다. 몸집이 무거워서 방향 전환은 할 수도 없고, 지금도 ‘문빠’와 ‘대깨문’ 위주로 돌아가는 당입니다. 국민이 뭐라 하든 위에서 따라오라고 하면 아래에선 따라가는, 꼰대의 방식을 가진 ‘꼰수기’(꼰대·수구·기득권) 정당이 된 겁니다.”
 
  ― 원래 보수정당이 그런 분위기 아니었나요.
 
  “우리 당은 여당에 비해 비록 소수이고 힘이 없지만 유연성이 매우 높아져 있습니다. 개혁적 마인드를 가진 정당이 됐기 때문에 180석이 부럽지 않고, 우리는 180석 정당보다 민심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직접 접해본 여당 의원들에 대한 느낌은 어떻습니까.
 
  “단체로는 180여 석만 믿고 오만불손하지만, 일말의 양심이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난번에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할 때 얘긴데요. 제가 단상에 올라가서 연설을 하면 주로 오른쪽을 쳐다보면서 합니다. 오른쪽이 더불어민주당 의석이거든요. 그 사람들을 향해서 하는 얘기니까 그쪽을 쳐다보면서, 여당 의원들과 한명 한명 눈을 마주쳐가면서 연설을 했습니다. 저는 정부·여당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당당하게 그들의 눈을 쳐다봤습니다. 그런데 그들 중 상당수가 부끄러움을 느끼는 걸 제 눈으로 봤습니다. 자기들도 알지만 차마 말 못 한 내용들인 거죠. 사실 저는 이번 연설에서 단어와 어조가 좀 강했기 때문에 큰 야유가 나올 줄 알았습니다. 제가 그들을 향해 ‘당신들이 꼰대고, 기득권이고, 수구다!’라고 소리쳤는데, 옛날 같았으면 난리가 났을 겁니다. 내려오라고 고함 지르고 연설이 중단되는 상황이 왔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엔 그게 아니라 그들의 눈에 부끄러움이 보였어요. 민주당 의원들도 현실적인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내 분위기는 조화와 화합
 
김기현 원내대표는 2018년 울산시장 선거 낙선 후 對與투쟁에 앞장섰다. 2019년 9월 울산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0선’의 젊은 당대표와 당을 이끌고 나가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당 분위기는 아주 좋아요. 최고위원회와 원내지도부 모두 조화를 이루고 잘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최고위원회의는 일방적 전달이 아니라 화합형으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그 의견들을 녹여내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다른 목소리를 내는 분들도 있지 않습니까.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건 맞는데, 불협화음이 들리지 않잖아요.”
 
  ―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됩니까.
 
  “대외적 활동은 당대표가 잘 하고 있습니다. 공개적으로 대변인을 뽑는 과정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호감을 받았고, 우리에게 적대적인 세력이나 지역도 진정성 있게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 4월 말부터 6월 전당대회 전까지 당대표 권한대행으로 일했죠.
 
  “당대표는 외연 확장에 힘쓸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뒀습니다. 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가치, 세대, 지역, 계층을 확장해 ‘가세지계(加勢之計·세력을 더하는 전략)’를 펼치겠다고 말했는데요, 우리가 그동안 소홀했던 가치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세력을 확장하자고 한 겁니다. 권한대행 시절 호남 지역을 찾고 젊은이들과 접촉하는 등 좀 더 폭넓은 활동을 펼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 국민의힘이 가세지계를 구현해나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 보수정당의 오래된 과제가 외연 확장이었는데, 국민의힘이 최근 성과를 얻고 있습니다.
 
  “요즘 몇 달 사이에 폭발적이었죠.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4월 7일), 원내대표 선거(4월 30일), 전당대회(6월 11일)로 이어지는 기간입니다. 그런데 그게 어느 날 갑자기 된 건 아닙니다. 총선 후 뼈를 깎는 자성과 노력이 있었죠.”
 
  ―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분위기가 고무적인데, 경계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보나 마나 여당에서는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신묘망측한 계략을 다 쓸 겁니다. 당장 예상되는 게 북한 김정은의 답방 또는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번 연말 전에 할 겁니다. 김정은 입장에서도 그래야 자신에게 남는 게 있다는 계산을 하겠죠. 그래서 북한 문제를 이슈화해서 가짜 평화가 진짜 평화인 것처럼 눈속임하는 쇼를 할 겁니다.”
 
  ― 과거엔 보수정당이 ‘북풍’을 선거에 이용한 예가 있는데, 이제 그 반대군요.
 
  “저는 그걸 ‘신(新)북풍’이라고 부릅니다. 가짜 평화쇼는 대선 전에 꼭 있을 겁니다.”
 
  ― 신북풍 외에 여당은 무슨 전략이 있을까요.
 
  “수사기관을 통해 음해하고 괴롭히는 일도 예상됩니다. 제가 지난 울산시장 선거 때 직접 겪었잖아요. 올해는 더 세게 할 겁니다.”
 
  ―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아서 그런 불법적인 음해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데 가능성이 있을까요.
 
  “궁지에 몰린 여당 입장에선 이판사판 아니겠어요. 지금 정권의 권력 핵심 인물들이 지은 죄가 얼마나 큽니까. 감옥 갈 사람이 수천명은 되지 않겠습니까? 그들 스스로도 궤멸적 수준의 화를 입을 거라고 예상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사고 친 숫자도 많고 사고의 깊이도 지나치게 깊습니다. 그들 눈에는 국민도 나라도 안 보이고, 자기 권력과 생존만 보일 겁니다. 저는 그들이 무슨 짓이든지 할 것이라고 봅니다.”
 
 
  윤석열·최재형·김동연은 하루라도 빨리 입당하길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당 밖 대권 주자들을 위해 입당 축하용 꽃다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얘기했죠.
 
  “본인 입장에서도 빨리 들어오는 게 정치적으로 이득이 될 거라고 봅니다. 정치적인 계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당사자라면 당장 입당 절차를 밟을 겁니다.”
 
  ― 빨리 입당하라는 게 당론입니까.
 
  “당론으로 할 일은 아닌 것 같고요. 우리 당 내에도 대권 주자들이 많은데 그들이 뒷전인 건 아니니까요. 우리는 큰 플랫폼을 만들어서 다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경기장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당내 경선 후 국민경선으로 야권 후보를 단일화할 가능성도 있습니까.
 
  “반드시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 때와 지금은 다릅니다. 4·7보궐선거 전은 당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면서 우리 후보가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던 시기였고, 여당에선 자기들이 후보만 내면 당선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분위기가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어느 날은 모 방송국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서 하는데, 진행자가 ‘여당에는 (서울시장) 후보가 많은데 야당에는 후보가 별로 없지 않으냐’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무슨 질문이 그러냐, 왜 여당의 시각으로 질문을 하느냐, 우리 후보들이 여당 후보들보다 훨씬 낫다 라고 주장했죠. 언론인이라는 사람이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정도의 분위기였습니다. 서울 구청장 25곳 중 24곳, 시의원 109명 중 100명 이상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박원순 시장이 만들어낸 관변조직과 단체들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었잖아요. 조직력이 천지 차이인데 어떻게 이길 거냐 라는 비관론이 만연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던 거고요.”
 
  ― 지금은 국민의힘이 예전과 다른 힘이 있다는 얘기죠.
 
  “우리 당 지지율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40%를 넘어서기도 하고, 우리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우상향인데 여당은 우하향입니다. 상승기류와 하강기류가 명확해요. 힘이 있는 쪽으로 결집해야죠. 당 밖의 후보들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인 건 분명하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전에서 획기적인 현상을 목격했어요. 20대 청년들이 우리 후보 유세차에 자진해서 올라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하는 겁니다. 우리가 전혀 생각도 못 했던 일입니다.”
 
  ― 작년 총선만 해도 참패했는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우리의 지지율은 벼락치기 해서 얻은 게 아니고 꾸준히 체질을 개선하고 노력한, 누적된 결과입니다. 작년엔 우리가 여전히 상당 부분 착각 속에 있었고, 공룡의 체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죠. 총선에서 망하고 나서 우리 현주소를 인식하고 처절하게 반성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목소리를 배척하지 않고 수용하는 당내 문화가 만들어졌습니다. 최고위원회의를 보면 알 수 있을 텐데요. 결이 다른 분들이 있지만 그 결이 다른 분들과도 조화를 만들어나간다는 건 당의 분위기가 이미 많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시대의 흐름이고 그 흐름을 거스르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분위기라 모두들 자연스럽게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원래 꿈이었던 대권 도전은 ‘준비 중’
 
  그가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하기 전, 대선 경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가 울산시장으로 재직하던 민선 6기(2014~2018년) 광역단체장 중에는 유독 대선에 도전하려는 인물이 많았다.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이낙연 전남지사 등이 대권의 꿈을 내비쳤고, 김기현 울산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이 중 정치권을 떠난 3명(박원순·남경필·안희정)을 제외하고 홍준표·원희룡·최문순·이낙연 4명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한다· 그 역시 대선 경선에 나서려 했던 것은 아닐까 궁금했다.
 
  ― 원래 대권 도전에 뜻이 있지 않았습니까. 원내대표직을 맡은 만큼 이번 대선 경선에는 출마할 수 없는데요.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큰 꿈이 있었습니다. 국회의원 몇 선 하겠다거나 울산시장 하겠다는 꿈을 꾼 건 아니지요. 그 과정이 때론 뜻대로 되기도 했지만 때론 좌절도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21대 국회에 들어오면서는 이제 내게 주어진 마지막 스텝을 밟을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4선이나 했는데 국회에 계속 눌러앉아 있으면 후배들 보기도 모양이 좋지 않고, 항상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 차기(2027년) 대선에 도전한다는 뜻인가요.
 
  “이번에는 대선 도전 준비를 하지 못했고, 했으면 원내대표 선거에 나오지 않았겠지요. 저 나름대로의 구상을 통해 준비하고 타이밍을 보고 있습니다.”
 
  ―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여야를 막론하고 대통령은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예전까지 단 한 번도 ‘상식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 정권에서는 그게 당연한 거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습니다. 모든 법 절차와 제도를 깔아뭉개고 자신의 뜻을 관철하겠다는 목표만을 향해 가지 않습니까. 민주화시대 들어 이렇게 상식이 없는 대통령이 있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 근본 원인이 뭘까요.
 
  “도그마가 형성돼 있는, 화석화된 과거의 이념을 추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980년대식의 이념에 생각이 고정돼 있고 진화를 못 한 거죠. 아니 어떻게 지금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까. 검찰 인사는 깽판을 쳐놓고, 그게 정의라니요. 그냥 허황된 꿈 속에 사는 사람 같습니다.”
 
 
  “이번처럼 절박한 선거 없어”
 
  ― 검찰수사에서는 청와대 일부가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고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데요.
 
  “수사는 70% 정도 진행돼 있습니다. 30%에 대해 수사기관은 ‘현재로서는 더 이상 증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 말은 지금은 증거 수집이 안 되지만 나중에 얼마든지 증거 수집을 할 수 있다는 말이거든요. 지금까지의 수사는 행동대원들만 파헤친 거고 남은 30%가 핵심인데, 이제 그 보스가 누군지를 찾아내야죠. 근데 검찰 인사로 수사 제대로 하는 검사들 다 날렸으니 어찌 될지….”
 
  ― 여당 주도로 검경(검찰·경찰)수사권이 조정됐는데요.
 
  “겸경수사권 조정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경찰은 말랑말랑하거든요. 바람이 안 불어도 바람 부는 방향을 미리 알아서 숙이는 조직입니다. 경찰이 권력형 비리 수사해서 찾아낸 게 단 한 건도 없어요. 지금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수사한다며 국가수사본부 만들어놓고 조사해서 나온 게 뭐가 있습니까. 세종시 특공(공무원주택특별공급) 조사해서 나온 게 뭐가 있습니까.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범죄 수사하는 데 수십명이 몇 달간 투입됐는데 아무것도 안 나왔죠. 수사권도 없는 재판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 성범죄를 인정했습니다. 대체 권력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경찰이 무슨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겁니까. 검사는 잘려도 밥벌이가 되니까 신념과 양심을 저버리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경찰은 그게 아니잖아요. 이 정권이 그런 사람들에게 권한을 주고 멋대로 주무르는 게 검경수사권 조정입니다.”
 
  국민의힘은 8월쯤 대선 후보 경선을 시작하고 후보가 결정되는 11월쯤부터는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이때부터 당대표는 유명무실해지지만, 원내대표는 변함없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고 책임도 막중해진다.
 
  김 원내대표는 원래 성격이 온화하고 합리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정치인이며 기자가 과거 만남에서 받은 인상도 마찬가지였지만, 원내대표가 된 후 그 느낌은 사뭇 달랐다. 표정과 말투에는 패기가 넘쳤다.
 
  ― 내년 대선이 국가 운명에 중요한 기로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처럼 절박한 선거가 없습니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나라를 그대로 두고 볼 순 없습니다. 제가 원내대표 당선 연설을 하면서 ‘목숨을 걸고 반드시 정권을 찾아오겠다’고 했습니다. 지금도 생각은 똑같습니다. 반드시 제 목숨을 걸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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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앙문    (2021-07-30) 찬성 : 0   반대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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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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