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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세금大亂

최광 前 보건복지부 장관

“특정 세목의 세액 증가는 물가상승률 이내, 높아도 2배 이내가 적절”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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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세출을 통해 오로지 퍼주기에만 전념했지, 전대미문으로 늘어난 지출에 대응한 재원 조달을 뒷받침할 세제개혁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기금 고갈의 시간이 째깍째깍 다가오는 국민연금 개혁을 집권 초기에 팽개쳤고, 집권층 누구도 세제개혁을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딱 네 가지인 소득세율 인상, 법인세율 인상, 부동산 세제 개편을 통한 부자 증세, 그리고 주세 과세 방법 변경이 문재인 정권 조세정책의 전부입니다.”

⊙ OECD 국가 대비 개인소득세 너무 낮고, 자산과세 너무 높다
⊙ 세금 폭탄과 더불어 세금의 탕진에 분노하는 것
⊙ 25개의 세목을 10~15개로 축소해야
⊙ 국민납부지원청 만들어 국세·지방세, 4대보험 통합 징수해야
⊙ “조세부담률은 20%에서 25%로, 국민부담률은 7%에서 10%로 증가 불가피”

崔洸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미국 위스콘신대학 공공정책학 석사·메릴랜드대학 경제학 박사 / 미국 와이오밍대학 교수,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조세학회 회장, 한국조세연구원장, 한국공공경제학회장, 보건복지부 장관, 국회예산처 처장, 한국외국어대 교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성균관대 석좌교수 역임 / 저서 《한국재정 40년사》 《한국조세정책 50년》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정부》 《Fiscal and Public Policy in Korea》 등
사진=조선DB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는 도입 취지로 보면 훌륭한 세금입니다. 하지만 세 부담이 매년 급격히 상승하면 국민들의 원성(怨聲)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4년간 물가상승률은 연(年) 평균 1%에 불과했는데 종부세의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공시가격의 연평균 상승률이 주택 5.4%, 토지 6.8%였습니다. 2019년 종부세 납세자 수는 2018년에 비해 28%, 결정세액은 60% 늘어났고, 주로 개인들이 소유한 주택분 종부세만 발라내면 납세자 수는 32%, 세액은 115%나 크게 증대했습니다.
 
  이 세금 폭탄에 누가 저항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특정한 세목(稅目)의 세액 증가는 물가상승률 수준이어야 하고, 특수한 경우라도 물가 상승률의 2배 이내이어야 수긍할 것입니다. 특히 일부 고소득자를 제외하고 종부세 납세자의 상당수가 소득이 없는 연금 생활자일 터인데 연금소득의 대부분을 종부세와 재산세로 납부해야 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공시지가와 이를 다시 상향조정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모두 법률에 규정되지 않고 재량적으로 결정되어 조세법률주의를 위반하고 있습니다.”
 
  재정학이 전공인 최광(崔洸) 전(前) 보건복지부 장관은 단호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종부세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등 세금 부과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높은 상황에서 최 장관을 찾았다. 세금에 대한 본질적인 답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는 보건복지부 장관, 국회예산정책처장, 국민연금이사장 등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무엇보다 조세·재정 전문가다. 한국조세학회장, 한국조세연구원장을 지냈고, 《한국재정 40년사》 《한국조세정책 50년》 각기 7권의 재정사・조세사도 펴냈다. 세목이 30여 개에 달하던 1990년대부터 세목 수의 대폭적 축소를 주장했는데, 근래엔 현재의 25개 세목을 10~15개로 단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세금과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세금은 왜 있습니까.
 
  “세금이 왜 존재하며, 세금이란 무엇이고, 세금의 역할이 무엇인지는 참 중요합니다. 납세자나 정책 당국자들도 답을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습니다. 세금이 존재하는 이유는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정부 없이 사는 것보다 공동체를 형성해 사는 것이 삶을 더 안전하고 윤택하게 만들기에 시민들은 정부를 만들었습니다. 정부의 각종 활동을 뒷받침하는 경제적 기반이 세금입니다.”
 
  ― 우리의 필요에 의해 만든 것이란 말씀이군요.
 
  “세금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교육하지 않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조세(租稅)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수입을 얻기 위해서 법률의 규정에 따라 직접적으로 반대급부를 제공함이 없이 자연인이나 법인에 강제적으로 부과 징수하는 화폐 또는 재화’라고 가르칩니다. 세금을 두고 반대급부가 없는 점과 강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세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합니다. 조세를 ‘국가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에 대해 사회구성원이 국가가 제정한 법에 따라 자발적으로 합의를 거쳐 지급하는 대가(代價)’로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 조세의 역할은 뭡니까.
 
  “본질적 기능은 정부 활동에 필요한 충분한 재원(財源) 확보입니다. 세금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면 재원 조달 기능은 뒷전인 채 마치 세금이 소득재분배를 도모하기 위해 존재하는 양 또는 세금이 특정 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존재하는 양 인식되는데 이는 본말(本末)이 전도(顚倒)된 겁니다.”
 
 
  “징병제는 일종의 人頭稅”
 
  ― 우리 경제에서 조세의 비중은 얼마나 됩니까.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 총액으로 정의되는 조세부담률이 20% 정도입니다. 1970년대 초에 12%에 불과했는데 2000년에 18%대로 늘었다 2010년에 17.2%로 하락하고, 최근 20%로 늘었습니다. 조세에 사회보장기여금 더한 것을 ‘국민부담률’이라고 합니다. 국민부담률은 2010년 22.4%에서 최근 27%대로 늘었습니다. OECD 국가의 조세부담률은 25%대, 국민부담률은 34%입니다.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OECD 국가보다 5%, 국민부담률은 7% 낮은 수준이죠.”
 
  ― 우리 국민이 OECD 국가의 국민보다 세금을 덜 내는 것이군요.
 
  “외형적으로 볼 때 그렇지만 각국의 사회・경제 여건과 제도 차이가 고려되지 않은 단순한 비교라 정확하지 않습니다. 정식 조세는 아니지만, 조세와 같은 부담을 주는 소위 준조세(準租稅)가 있습니다. 준조세와 규제의 존재, 또 모병제가 근간인 선진국과 달리 일종의 인두세(人頭稅)인 징병제 실시에 따른 실질 부담을 포함해야 합니다. 여기에 1인당 소득 규모, 고령화 정도, 인구 규모 등의 사회・경제적 여건을 감안하면 우리의 조세부담률과 국민부담률이 낮지 않다고 봅니다.”
 
  ― 우리나라 조세 체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까요.
 
  “아름답고 튼실한 숲은 전반적으로 숲 모양이 예쁘고, 숲속 나무들이 각기로 조화된 군락(群落)을 이루고, 나무의 잎・줄기・뿌리 등이 모두 건강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요구하는 재원을 제대로 조달하면서 간단하고 명료한 조세체계가 구축되고, 소득과세・소비과세・재산과세 간에 적정 균형된 역할을 부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조세 범위, 유사 세목 통합, 실효성 없는 세목 폐지, 목적세 정비, 조세감면 정비 등의 작업이 이뤄져야 합니다.”
 
 
  “개인소득세 부담, 후진국보다 낮다”
 
  ― 국민들이 내는 기본 세금은 뭐가 있습니까.
 
  “크게 소득과세, 소비과세, 재산과세로 구분됩니다. 소득과세는 개인이 얻은 소득에 대해 부과하는 개인소득세와 법인이 벌어들인 소득에 대한 법인 소득세로 구분됩니다.
 
  소비과세는 재화나 용역 모두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와 담배・술・유류 등 특정 항목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가 있습니다. 재산과세는 땅・건물・자동차 등 재산 보유에 부과되는 세금과 재산 취득 양도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개인소득세, 소비과세 비중은 굉장히 낮고, 법인소득세, 자산과세 비중은 높습니다.”
 
  ― 우리나라 국민이 개인소득세를 많이 내는 줄 알았는데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소득 있는 사람들(근로소득자와 자영업자)의 70% 정도가 세금을 내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소득획득자의 45%만 세금을 납부합니다. 거의 모든 국가에서 개인소득세가 세제의 중심 역할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개인소득세 부담은 4.9%로 OECD 평균인 8.3%보다 크게 낮습니다. 후진국에서도 우리보다 개인소득세 부담이 낮은 국가는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세제 중 소득재분배 역할을 가장 크게 하는 세목이 개인소득세입니다. 그 개인소득세의 비중이 작으니 조세의 소득재분배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 ‘세금 내야 할 것 다 내면 남는 게 없다’는 말을 쉽게 하는데요.
 
  “우리가 아직 성숙한 시민사회가 되지 않아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서구는 탈세(脫稅)가 적발되면 평생 매년 세무조사를 당해야 합니다. ‘얼마든지 탈세해라. 대신 한 번 걸리면 매년 조사당한다’는 식입니다. 탈세는 살인 다음 가는 범죄입니다. 납세와 탈세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부동산 거래 과세 지나치게 높아”
 
2018년 7월 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종부세 개편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왼쪽), 김현미 국토부 장관(오른쪽)이 배석했다.
  ― 요즘 가장 논란이 되는 재산세·종부세는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어떻습니까.
 
  “크게 높은 편입니다. OECD 평균이 1.9%인데 우리는 3.1%입니다. 특히 OECD 국가는 재산에 대한 거래과세는 거의 없고, 보유과세만 1.9% 정도 부과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반대로 보유과세는 0.5%인데, 거래과세가 2.6%입니다. 양도세가 대표적인 거래과세입니다.
 
  재산과세를 강화하려면 거래과세는 대폭 축소하고, 보유과세를 늘리는 것이 맞습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가 근본적으로 잘못한 것은 보유과세와 거래과세를 동시에 올리고, 그것도 급격하게 올린 것입니다. 서구는 양도소득세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양도 증여 상속에 따라 재산이 소멸되는 것이 아니고, 다음 보유자가 재산보유세를 계속 납부하기에 거래 상속에 높은 세금을 부과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또 집에 대한 재산세의 과세 표준은 집 구매 당시 매입가격입니다. 같은 동에 있는 아파트여도 최초 매입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세금이 다 다릅니다. 그게 합리적인 과세입니다.”
 
  ― 부가세 10%는 적정한 수준입니까.
 
  “재화나 용역에 대한 소비과세도 강화돼야 합니다. 만약 재정 수요 때문에 증세가 불가피하다면 부가가치세 세율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탈리아・프랑스・영국의 부가가치세는 20%,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은 25%입니다. 우리보다 낮은 나라는 캐나다(5%), 일본(5%), 스위스(8%) 세 나라뿐입니다. 재정 적자와 국가 채무 축소 방안으로 부가가치세 세율 인상을 도모한다면 2년마다 1%씩 올리는 식으로 10년 후에 15%로 가져가면 될 것입니다.”
 
  ― 최근 기후협약과 관련하여 온실가스 감소방안으로 탄소세가 논의되고 있는데요.
 
  “술, 담배, 휘발유 경우에는 외부불경제(外部不經濟)를 유발해 세금 부과로 오히려 효율성이 증대되는 소위 ‘이중 배당’을 가져옵니다. 따라서 술, 담배, 유류에 대해서는 과세를 강화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최근 기후변화 대응 논의에서 탄소세 도입이 논의되고 있지만, 배출권거래제가 2015년부터 시행 중이고 화석연료 중 유류에 대한 과세인 에너지세가 탄소세이기 때문에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닙니다. 국제적인 조류에 따르면 되지, 앞장서 산업활동에 부담을 지우면서 탄소세를 앞서 강조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제개혁 잘한 대통령은 박정희”
 
  최광 전 장관은 학문적 소신이 강한 조세 전문가다. 4개의 공직(公職)을 맡기 전후에 대학에서 후학들에게 재정학과 조세론을 가르쳤다. 최 전 장관과의 인터뷰는 흡사 강의를 듣는 것과 비슷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는 조세정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세제개혁은 어느 나라, 어느 정권이든 최우선 과제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세출을 통해 오로지 퍼주기에만 전념했지, 전대미문으로 늘어난 지출에 대응한 재원 조달을 뒷받침할 세제개혁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기금 고갈의 시간이 째깍째깍 다가오는 연금개혁을 집권 초기에 팽개쳤고, 집권층 누구도 세제개혁을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딱 세 가지인 소득세율 인상, 법인세율 인상, 부동산 세제 개편이 문재인 정권 조세정책의 전부입니다. 소득세율을 40%에서 두 번에 걸쳐 42%, 45%로 올렸고, 법인세율을 최고 22%에서 25%로 올렸습니다. 둘 다 국제적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손댄 다주택자 및 법인 중심의 종합부동산세 부담 강화, 취득세의 세율체계 조정 및 다주택자 세율 인상,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양도소득세 중과(重課)는 조세 원리에 반하는 정책입니다.”
 
  ― 세제개혁을 잘한 정부가 있었습니까.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던 1966년에 소득세가 종합과세로 만들어졌고, 1977년에 부가가치세가 도입됐습니다. 세제에 대한 기틀은 마련한 셈입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세제를 감면하고, 면세점(免稅點)을 올리는 데 급급했습니다. 세제개혁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몸에 안 맞는 옷을 계속 입고 있는 상태입니다.”
 
 
  “부동산 문제를 조세제도로 해결할 수 없어”
 
노무현 정부는 수십 차례 부동산 대책을 마련했지만 집값이 오르자 각종 세금을 올렸다. 2007년 4월 30일, 과천시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 종부세 부과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어느 정부든 눈에 띌 만한 세제개혁은 없었다는 건데요, 문재인 정부 들어 유달리 세금 불만이 많아 보입니다.
 
  “‘현명한 사람은 경험하지 않고도 알고, 보통 사람은 경험한 후에야 알고, 바보는 경험하고도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하늘이 두 쪽 나도 부동산 가격은 잡겠다’며 종부세를 도입하는 등 임기 중 17번에 걸쳐 각종 대책을 남발했는데, 정권 말기에 대 통령이 부동산 정책 실패를 자인(自認)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도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며 4년간 대책을 30번 발표했습니다. 두 정권 모두 부동산 대책의 중심에는 세금폭탄이 있었습니다.”
 
  ― 부동산 문제를 세금으로 해결하는 것이 가능합니까.
 
  “조자룡 헌 칼 휘두르듯 휘두른 것이 부동산 관련 세 부담 강화이고, 투기 조사와 세무 조사였습니다. 세금폭탄에도, 수많은 대책 발표에도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올랐습니다. 원하는 목적에 동원된 수단이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책 목표의 달성은 뜨거운 가슴이 아닌 냉철한 머리로 접근해야 가능한 것이지, 부자 때리기 식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 접근법이 틀렸다는 겁니까.
 
  “물론 세제만큼 강력한 수단은 없지만, 부동산의 모든 문제를 조세 제도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부동산 취득, 이전에 대한 조세 부담이 낮아야 부동산이 활발히 유통돼 경제활동이 촉진되고, 부동산 보유에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이 부과될 때 부동산 가격 상승이 억제되고, 소유 분산이 촉진됩니다.”
 
  ― 보유세는 늘리고, 거래세는 줄여야 한다는 거군요.
 
  “네. 종합토지세・재산세 형태의 보유에 대한 과세는 강화되고, 양도소득세・취득세・등록세 등 거래 이전에 대한 과세는 대폭 인하돼야 합니다.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한 대책으로 다주택 과세 강화와 양도소득세의 강화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정책입니다. 정부가 과세 표준이 되는 공시지가를 멋대로 대폭 올리니까 거래세, 보유세 폭탄을 맞은 납세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겁니다.”
 
 
  “종부세 자체는 훌륭한 세금”
 
  최광 전 장관이 준비한 자료에 따르면 종부세를 내는 납세자 수는 7만명(2005년)에서 21만명(2009년), 51만명(2019년)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종부세 세수는 도입 첫해에 6400억원(2005년)이었는데, 2조7000억원(2019년)으로 늘었다. 종부세가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다.
 
  “종부세 대상은 6억원 이상(2005년)에서 9억원(2009년)으로 인상된 후에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종부세 자체로는 매우 훌륭한 세금입니다. 그럼에도 도입된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에나 지금이나 가장 원성 높은 세금이 됐습니다.
 

  원성의 근원은 세 부담이 매년 급격히 상승한 것,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금이 중과된 것, 해당 납세자 수가 급격히 증대한 것, 과세 표준이 되는 공시지가의 자의적(恣意的)이고 불투명한 산정과 급격한 상승입니다. 세 부담이 매년 100% 증대했고, 최근에도 50~100% 정도 늘었습니다.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이런 급격한 상승은 저항에 직면합니다.
 
  특정 세목의 세액 증가는 물가상승률의 2배 이내가 합리적입니다. 세액이 주택의 총 가액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주택 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조세 원리에 맞지 않습니다. 1억원짜리 주택 5채와 10억원짜리 주택 1채를 보유한 사람 중 누가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합니까?”
 
  ― 세금을 거두는 것은 점진적이어야 하는 것이군요.
 
  “당연합니다. 갑자기 세금을 2배, 3배 더 내라고 하면 저항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점진적이어야 마땅합니다. 종부세 취지 자체는 분명 훌륭합니다. 국가는 영원하기에 좋은 제도를 점진적으로 시행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야 합니다.”
 
 
  “법인세,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 아니다”
 
2014년 11월 18일, 새정치연합 원내대책회의에서 백재현 정책위의장(오른쪽)이 법인세 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좌파는 법인세 인상, 우파는 법인세 인하를 통상 주장한다.
  ― 법인세는 어떻습니까. 좌파 정권과 우파 정권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인데요.
 
  “좌파는 형평성의 관점에서 부자 증세(增稅), 즉 법인세 강화를 주장하고, 우파는 기업의 기(氣) 살리기와 국제경쟁력 강화, 즉 효율성 관점에서 법인세율 인하를 주장합니다. 최근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국경을 초월한 세금의 허점을 해소하기 위해 최저법인세율을 15%로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법인세는 OECD 국가 평균이 3%로, 우리나라(4.2%)에 비해 낮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법인이 납세하는 법인세는 누가 납세하느냐’ 하는 겁니다. 법인세를 강화하면 법인이 세 부담을 하고, 법인은 돈이 많으므로 법인세가 돈 많은 계층에 대한 과세라고 인식하는데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 법인세가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만은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법인세가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만족해야 합니다. 첫째는 법인세의 부담, 즉 담세를 주주・근로자・소비자・납품업자 중 주주만 하고, 둘째는 당해 법인의 주자가 모두 고소득자여야 합니다. 만약 법인세가 소비자에게 전전(前轉)되거나 근로자에게 후전(後轉)되면 법인세는 고소득자에 대한 중과 방법이 아닙니다. 법인세를 주주만 부담하더라도 주식이 분산돼 중산층 이하 소득계층이 주주인 경우에는 법인세 부과는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가 아닙니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고소득층인 기업가 또는 주주의 세 부담을 높여야 한다는 정책적 판단이 서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세금 부담자가 누구인지가 분명하지 않은 법인세를 강화시키기보다, 기업가 또는 주주에게도 귀착이 확실한 소득이나 재산에 대해 개인 단계에서 세금을 제대로 부과하는 것이 옳습니다.”
 
 
  “근원적 요인은 ‘파낭탕’”
 
  ― 세금은 민란(民亂)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문재인 정부 들어 국민의 불만이 팽배한 것은 사실입니다. 세금 급증에 따라 일부 당사자들이 어려움을 처한 것은 분명하나, 근원적 요인은 ‘파낭탕(파괴・낭비・탕진)’에 있습니다. 땜질 처방으로 혈세가 낭비되고, 그동안 곳간에 쌓아둔 곡식을 탕진하는 데에 대한 분노입니다.”
 
  ― 단순히 세금을 많이 냈다고 해서 국민들이 저항하는 것은 아니군요.
 
  “사실 세금에 대한 불만은 근원적입니다. 왜냐하면 세금이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고 인간의 천부적 인권인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입니다. 납세자가 세금을 내면 그 세금에 기반을 둔 정부 활동으로부터 혜택을 받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세금을 징수해가는 순간에는 국가 공권력에 의한 사유재산권 침해로 내 가처분(可處分)소득이 감소합니다. 세금에 의한 이 경제력 감소는 고통스럽죠.
 
  조세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데, 전문가들조차 이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가령 A국가는 소득의 60%를 세금으로, B국가는 20%를 징수한다고 가정해봅시다. B국가의 국민은 소득의 80%를 자신들의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A국가는 국민 스스로 결정하기보다 정치가나 관료가 국민을 대신해 소득 60%의 사용처를 결정합니다. A국은 자유가 적은 나라이고, B국가는 자유를 더 크게 향유하는 나라입니다. 높은 세 부담을 금전적 부담으로만 인식하고 있는데, 세 부담과 자유 향유는 반비례 관계가 있습니다. 세 부담에 의한 복지 증대는 자유의 감소이라는 사실을 어느 복지 전문가도 인식하지 못한 채 복지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 세금에 대한 불만이 세제의 불평등에서 야기되지 않나요.
 
  “아주 중요한 지적입니다. 우리나라의 세 부담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데 불평불만은 더 많습니다. 그 이유로 첫째는 세제와 세정이 반듯하지 못하고 헝클어져 있으며, 둘째는 세 부담에 상응하는 혜택을 정부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고, 셋째는 세금을 무차별적으로 동원하니 부담이 불공평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세 부담이 높아서가 아니라, 세 부담이 불공평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배가 고파서 힘든 것이 아니라 배가 아파서 힘들다’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세금을 잘 내는데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잘 지켜지지 않고 공공질서가 파괴되는 현실을 보면서 정부를 비판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인 양 세제와 세정을 무차별적으로 동원하니 세금 자체에 대한 불평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세 부담률 계속 높아지고 있어
 
  ― 국세와 지방세 분류는 적절합니까.
 
  “2010년 국세부담률이 13.4%, 지방세부담률은 3.7%였는데, 2019년에 각기 15.3%, 4.7%로 증대했습니다. 총 조세에서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1.6%(2010년)에서 23.5%(2019년)로 올랐습니다.
 
  OECD 국가 중 연방제 국가(9개국)는 자주재정권이 강해서 지방세 비중이 평균 32.3%입니다. 하지만 우리처럼 비(非)연방제 국가(28개국)의 평균 지방세 비중은 15.1%입니다. 물론 비연방제 국가 중에서도 프랑스와 일본은 지방세 비중이 각각 28.5%, 38.9%로 높기도 합니다.”
 
  ― 지방세를 줄여야 할까요.
 
  “지방재정 자립 확대는 국민적 합의를 이룬다면 지방세의 기능 강화를 통해 추진돼야 합니다. 지금까지 과세 대상이 되지 않던 새로운 세원을 발굴해 지방세 세목으로 책정하고, 소득세 등 지역집중도가 낮은 국세에 대해 중앙과 지방정부가 세원을 공유하는 공동세제를 도입하고, 지방세의 기본 탄력세율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자동차세・담배소비세・사업소세 등 3개 세목의 정액제 과세 방식을 정률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방세제를 재정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방자치단체 계층 간 세원 배분 문제가 중요합니다.”
 
 
  “稅目 너무 많다”
 
  ― 솔직히 세금이 너무 방대해서 제 돈이 어디로 다 흘러 들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세목이 너무 많아요. 현재 14개 세목의 국세와, 11개 세목의 지방세 등 총 25개 세목이 있습니다. 세목이 많으면 제도가 복잡해지고, 납세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워지면 납세와 징세의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특히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지방교육세, 주행세 등이 부가세 형태로 부과되고 있고, 같은 과세 대상에 국세와 지방세를 포함한 여러 가지 조세가 중복적으로 부과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농어촌특별세는 조세 감면액에 세금이 부과되기도 합니다. 세목을 10~15개로 축소하면서 헝클어질 대로 헝클어져 있는 세제를 합리화하길 권고합니다.”
 
  ― 수년 전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학술지 《예산정책연구》에 기고한 논문에서 우리나라 세금 중 절반 이상이 작명(作名)이 잘못됐다고 지적하셨는데.
 
  “믿기 힘들겠지만 잘못된 세금 작명이 국세 14개 중 6개, 지방세 11개 중 7개 등 13개 세목이 잘못돼 있습니다. 소득세는 개인소득세로, 법인세는 법인소득세로,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유류세로 해야 합니다. 농어촌특별세와 교육세는 독립된 세원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세목에 추가해 부과하는 부가세이기 때문에 농어촌특별부가세, 교육특별부가세라고 해야 합니다. 주세와 담배소비세는 술소비세와 담배소비세로 하든, 아니면 주세와 담뱃세로 해야 합니다.
 
  개별소비세란 용어는 일반명사이지 고유명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전과 같이 특별소비세로 하든지 아니면 특별개별소비세로 명명해야 맞습니다. 지방세 중에는 레저세는 경기오락세, 주민세는 사업소세(또는 사업장세), 자동차세는 자동차보유세와 지방유류세로 분리해 개칭하고, 지방소비세는 지방부가가치세, 재산세는 재산보유세로 불러야 합니다. 종합부동산세는 부동산특별보유세(또는 종합부동산특별보유세), 지역자원시설세는 이전과 같이 분리하되 지역개발세는 지역자원세로 해야 합니다.”
 
 
  “국세와 지방세 징수 통합해야”
 
  세금 문제는 복잡하다. 최 장관의 설명처럼 세금 징수가 개인의 자유권과 배치되기에 불만은 늘 있기 마련이다. 대다수의 국민은 소득세, 부동산세뿐 아니라 건강보험료, 국민연금부담금도 모두 세금으로 받아들인다.
 
  ― 김대중 정부 시절 4대보험 징수를 국세청에 맡기자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1969년 국세청 설립 때 조직도에 연금징수국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국세 징수와 연금 징수를 통합하면 어떤 이점이 있습니까.
 
  “국세와 지방세의 두 세금과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보험 모두를 통합해 징수하는 기관을 설치하고, 통합 징수기관은 ‘국민납부지원청’으로 작명하길 제안합니다. 먼저 국세와 지방세 징수를 통합해야 하는 이유로 첫째는 지방세 징수에 있어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지방세, 국세, 관세 모두 기본적으로 소득, 소비, 재산 등을 과세 대상으로 하는바 지금처럼 징수기관이 분리된 상태에서 각 징수기관이 같은 과세 대상을 놓고 별도의 대장을 작성하면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 4대보험의 운영·관리 문제도 심각하죠. 실제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내셨는데 그때 징수 통합을 더 느끼셨는지요.
 
  “4대보험 기관의 독립된 징수는 업무 중복으로 관리상 비효율이 발생하고, 사업주의 불편이 야기됩니다. 사회보험의 급여 및 징수에서 연계가 미흡하고, 관장부처가 다르기 때문에 사회보험이 개별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공급자 중심으로 관리・운영되고 있습니다. 복지정책을 담당하는 복지부나 노동부 산하단체더러 개인이나 기업의 경제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 자체가 잘못된 발상입니다. 같은 소득과 재산을 대상으로 해서 세금과 보험료를 징수하면서 각기 대장을 관리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입니다.”
 
  ― 세금 징수하는 기관의 명칭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셨지요.
 
  “미국에서 세금 징수를 관장하는 조직은 인터널 레비뉴 서비스(Internal Revenue Service)이고, 영국은 인랜드 레비뉴 서비스(Inland Revenue Service)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서비스(Service)’입니다. 관청 이름을 ‘서비스’로 표현한 것은 징세자 중심이 아니라 납세자 입장에서 문제를 본다는 겁니다. 현재의 국세청이란 이름이 ‘국민납부지원청’으로 바뀔 때 납세자 위에 군림하며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 조세행정의 목적이 아니고, 납세자로 하여금 소정의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조세행정 본래의 역할이라는 기본 철학이 구현될 겁니다.”
 
 
  “공직자의 예산 낭비는 용서받지 못할 죄”
 
  ― 국민의 상당수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세금이 얼마나 늘어날 것이냐입니다.
 
  “상당 수준의 세수 증대가 불가피합니다. 제 판단으로는 증대하는 복지수요와 머지않은 통일에 대비해 조세부담률은 현재의 20%에서 25%로, 그리고 국민부담률은 현재의 7%에서 10%로 증가시키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 결국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거군요.
 
  “일시적으로 단번에 올리는 것은 아니고 7~12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증가시키면 됩니다. 무조건 세수 증대를 도모하면 안 됩니다. 몇 가지 선행(先行) 조치가 있어야죠.
 
  첫째, 경제를 활성화해 경제성장률을 5% 수준으로 올려야 합니다. 문재인 정권의 재정적자 확대는 세수 증대의 부진에 따른 결과고, 세수 부진은 각종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저성장에 기인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둘째, 공공부문의 각종 낭비와 비효율을 제거해야 합니다. 예산 낭비가 감내 수준을 넘었습니다. 최근엔 예비타당성평가제도 자체를 정부가 무력화(無力化)시킴으로써 부실사업 추진에 따른 예산 낭비가 제도화됐습니다. 공직자의 예산 낭비는 용서받지 못할 죄입니다.
 
  셋째, 수년간 예산을 동결하고, 일정기간 세출의 증가율을 명목 GDP 증가율 이내로 제한해야 합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인 1984년, 정부는 예산을 동결했습니다. 영점기저(零點基底)예산제도 도입에 따른 예산 동결로 1970년대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해소됨은 물론 흑자 재정이 달성됐습니다.”
 
 
  세제개혁
 
사진=조선DB
  ― 결국 재정 건전성, 복지수요, 통일비용 등을 위해서 조세가 늘어날 수밖에 없군요.
 
  “정부의 재원 조달은 다섯 가지입니다. 차입하는 것, 조세 부담 증대, 기존 세출에서 다른 용도의 지출로 전용, 공기업 및 정부보유 자산 매각, 사회보험료 인상입니다. 차입을 위해서는 국공채를 발행해야 할 것이고, 조세 부담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기존 조세 세원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세목을 만들거나, 조세 지출을 줄이거나, 지하경제를 양성화해야 할 것입니다. 또 세출 용도 변경을 위해서는 세출 구조를 조정하고, 공공자금을 활용하는 등이 필요합니다.”
 
  ― 가장 현실성이 있는 것은요.
 
  “이 중에서 가장 가능한 정책은 기존 조세의 세원 확대 및 강화, 조세지출의 축소, 세출 예산안 동결, 공기업 매각 등입니다. 새로운 세목의 신설이 전혀 논의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조세의 세원 확대와 조세지출 축소가 대안입니다. 유류, 담배, 주류에 대한 세율을 30% 올리면 증세액은 6조원, 부가가치세를 현재의 10%에서 12%로 하면 12조원, 국세・지방세 감면액의 10%만 축소해도 6조원, 지하경제(GDP의 15% 추정・289조원)의 10%를 양성화하고 과세하면 6조원, 지난 5년간 평균적으로 매년 예산이 30조원 늘었기에 예산을 동결하면 30조원의 추가 세수 확보 등으로 정책 의지와 국민 동의만 있으면 세수 증대의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세금과 더불어 4대보험의 낮은 부담, 높은 혜택 체제를 적정부담・적정혜택 체제로 전환하도록 지도자들이 국민을 강력히 설득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4대보험 제도 자체가 붕괴될 것이고 미래 세대는 재앙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 결국 전면적인 세제 개편이 필수로 보입니다.
 
  “1970년, 1980년대에는 세제개혁이란 말이 종종 있었는데 2000년 이후에는 실종된 듯싶습니다. 선진국은 정치 지도자가 세제개혁을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 후 1년 이내에 세제개혁을 마무리합니다. 미국의 레이건과 부시 대통령은 취임 6개월 만에 세제개혁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전례와 사례가 전혀 없습니다. 세제개혁 논의는 기대 난망입니다. 세제개혁의 필요성을 통감하고, 그 구체적 내용을 국민에게 설득시킬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 참 어려운 작업이네요.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원리・원칙에 따라야 합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현행 누더기 세제는 우리 몸에 맞지 않습니다. 납세자, 정당, 행정관료, 이익단체 모두가 각자의 이익만을 중시합니다. 국가 전체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해야 합니다. 세금의 납세자와 담세자가 국민이므로 조세정책 및 세무행정에 대한 논의에 국민이 참여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만, 세제 및 세정 논의에 비(非)전문가가 적극 참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세제개혁위원회가 필요합니다. 현행 기재부 소속 세제발전심의회보다 격상시켜 대통령 직속하에 두고 장기적인 활동기간을 부여하고 독립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평상시 대통령실에 특별위원회를 두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세제개혁위원회를 두고 전면적 세제개혁을 한번은 반드시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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