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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

국민의힘 복당 채비하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

“윤석열은 文 정권의 와일드카드”

글 : 오동룡  조선뉴스프레스 취재기획위원·군사전문기자  goms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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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아비 검찰의 책임은 윤석열이 져야”
⊙ “가장 악랄한 정치보복을 감행한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
⊙ “김종인 위원장이 마이크 독점… ‘저 당은 대선 주자가 없다’는 모욕적 소리 들어”
⊙ “안철수 반드시 끌어안아야… 당 對 당 통합해야”
⊙ “정치판은 善惡 공존하는 곳… 검사정치는 위험”
사진=조준우
  대선(大選)을 10개월 앞두고 무소속 홍준표(洪準杓·67) 의원(대구 수성을)의 국민의힘 복당(復黨)이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5월 10일 국민의힘 복당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밖에서 머문 지난 1년 동안은 제 정치 역정과 부족함을 되돌아보는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됐다”면서 “다시 당으로 돌아가 당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파탄 난 국정을 바로 세우고 국가 정상화를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복당 직후 대권 재도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는 일부 초·재선 의원들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홍 의원의 “복당이 당연하다”고 공언한 상태다. 당내 초선 의원들은 강성 보수 이미지의 홍 의원 복귀가 당 쇄신 작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대선 주자급인 홍 의원의 지지율 흡수 필요성 때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복당 찬성률이 높게 나타나는 홍 의원의 복당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태다.
 

  실제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PNR이 지난 5월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국민의힘 지지층의 64.7%가 ‘찬성’했다. 복당 시기를 묻는 질문엔, 63.6%가 ‘즉시 복당’이라고 답했다.
 
 
  “老馬之智의 역량이 필요한 때”
 
홍준표 의원이 지난 5월 10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 의원은 지난 5월 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제 기세등등하던 문 정권도 저물고 있고, 남아 있는 오천만 국민들의 미래가 암담하다”며 “‘숲속에서 길을 잃을 때 늙은 말을 따라가면 길이 보인다’는 노마지지(老馬之智)의 역량이 필요한 때”라는 글을 올렸다. 현 정권의 무능을 질타하면서, ‘늙은 말의 지혜’라는 고사성어(故事成語)를 통해 복당 이후 정권 교체의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홍준표 의원은 검사를 거쳐 국회의원 5선, 광역단체장 재선, 원내대표, 당대표, 당 대선 후보까지 정치 경력만 26년이다. 지난 4월 말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홍 의원은 무소속 신분에 대해 “당 내부 문제에 얽매이지 않으니까 당 밖의 더 큰 세상이 보이고, 마음도 편하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글을 간추려 낸 세 번째 책 《꿈꾸는 대한민국》(봄봄스토리)을 기자에게 건넸다. 책 표지에 써 있는 글이 얼른 눈에 들어왔다.
 
  “상대방은 보수 궤멸을 바라면서 50년 집권 운운하는데, 보수·우파는 웅덩이 속의 올챙이처럼 뒤엉켜 오글거립니다. 그래서 한국 보수·우파의 재집권을 위해 하나로 뭉칠 수 있도록 ‘네이션 리빌딩’ 국민운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 페이스북에 글을 활발하게 쓰는데, 직접 작성합니까.
 
  “전부 제가 씁니다. 남이 절대 손을 못 대게 해요. 중학 시절부터 일기를 써왔는데, 정치를 시작한 뒤엔 일기보다 수첩에 그날그날의 나라 현상을 메모했죠. 페이스북이 나온 뒤로는 페이스북에 ‘정치일기’를 써 왔습니다. 글 쓰는 시각은 주로 아침이죠. 전날까지 대한민국에 일어난 모든 정치현상을 분석하고 내 의견을 정리해두어야 언제 어디서 돌발질문을 받더라도 즉답(卽答)이 가능해요.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도 있어 다른 정치인보다 소통수단이 다양한 편입니다.”
 
 
  “국민의힘, ‘가만히 전략’ 쓰고 있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4월 8일 새벽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오 후보, 김종인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뉴시스
  —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그동안 정부·여당에 큰 지지를 보냈던 2030세대의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특정 이념과 정당에 예속되지 않고 상황과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스윙 보터(swing voter)’로 변신한 2030세대의 표심이 향후 대선에서 어디로 갈지 주목을 끕니다.
 
  “2030세대가 왜 반(反)민주당으로 돌아섰을까요. 문재인 정권이 이들을 ‘희망 없는 세대’로 만들어버렸어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은 거리를 헤매고, 잘못된 좌파정책으로 자영업과 중소기업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부동산은 폭등하고, 대기업은 문재인 정권의 갑질에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탈출구 없는 청년들이 돌파구로 주식 시장과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2030은 자신을 ‘저주받은 세대’로 만든 주범(主犯)이 문재인 정권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은 겁니다.”
 
  —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이들을 끌어안아야 할 텐데요.
 
  “보선 승리가 일시적으로 우리에게 왔지만, 야당은 아직 2030세대 요구를 담을 그릇이 못 돼요. 문재인 정권에 대해 반대만 하지, 뭘 주장하는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야당이 그런 그릇을 만들 생각은 하지 않고, ‘가만히 전략’을 쓰고 있어요. 어떤 대책을 세우거나 싸우지 않고 문재인 정권의 실수로 인한 반사이익만 챙기려는 겁니다. 그러면 2030들이 오다가 주춤할 수도 있죠. 2030들의 꿈과 희망을 담는 큰 그릇, 포지티브 정책이 나와야 합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문 대통령에 대해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당대표 시절인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만나셨는데, 문 대통령의 인상은 어땠습니까.
 
  “외견상 진솔하겐 보였어요. 그런데 이분의 정치노선이 옳은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들어요. 대북(對北)정책 하나를 놓고 보더라도 맹목적 종북(從北)정책이잖아요? 대북 전문가들이 문 대통령을 김대중-노무현의 햇볕정책 계승자라고 하는데,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취임 이후 한 번도 하기 힘든 남북정상회담을 두세 차례 하니까, 국민들도 처음엔 들떠서 따라가다가 북한에 맹목적으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실망한 나머지 분노하는 겁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을 겪으며 2007년 2월 28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했습니다. 문 대통령도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면 탈당할까요.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은 다 탈당을 했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선거 전에 탈당했지요. YS와 DJ도 그랬고요. 이명박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 만류에 탈당하지 않았어요. 대통령 스스로 당에 민폐가 된다고 판단하면 탈당하는 게 관례였습니다. 그건 하등 이상할 게 없어요. 문 대통령 지지율이 60~70%를 달린다면 당에서 탈당을 만류하겠지요.”
 
 
  兎死狗烹 당한 검찰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 1월 공수처 설립·운영법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합헌(合憲) 결정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3권분립을 저해한다는 등 위헌(違憲)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공수처는 특별검찰청이죠. 문재인 정권이 검찰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서 특별검찰청을 만들었는데, 그럼 공수처가 잘못하면 공수처 위에 또 하나의 기구를 더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우리는 공수처 설립 당시부터 집권하면 반드시 공수처를 폐지한다고 공언했습니다.”
 
  — 문재인 정권은 이른바 적폐수사로 충성을 바친 검찰세력을 왜 해체하려 할까요.
 
  “검찰을 ‘사냥개’ 삼아 집권 초기에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를 보강해서 전(前) 정권 사람들의 계좌·통신 내역을 추적했죠. 저와 측근들도 예외 없이 모두 탈탈 털렸습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보니 검찰조직이 참 무섭거든요. ‘검사동일체의 원칙(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하복종관계에 있다는 원칙)’에 따라 검사들이 세력화해 움직이니까요. 그러니까 일부는 떼어서 공수처에 줘버리고, 나머지는 떼어서 경찰의 국수본(국가수사본부)에 주고 검찰을 빈 껍데기로 만들어버렸죠. 토사구팽(兎死狗烹)이죠.”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검찰조직이 해체되는 것을 막지 못했군요.
 
  “앞장서서 ‘적폐수사’의 칼자루를 휘둘렀으니, ‘내 조직은 살려달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딜을 했어야지…. ‘허수아비 검찰’의 책임은 윤석열 총장이 져야 합니다. 검찰조직은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고, 바람이 걷히기도 전에 일어난다’는 속성이 있습니다. 정권이 출범하면 알아서 적폐수사를 내세워 전 정권을 수사하고, 정권이 무너질 때쯤이면 다음 정권과 타협해 현 정권을 들이치는 거지요. 그게 검찰의 과거 생존법이었습니다.”
 
  — 검찰 선배로서 지금 검찰의 행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국민 눈치 안 보고 ‘권력의 사냥개’ 노릇 하다 수사권을 공수처와 경찰에 다 빼앗기고 검찰은 이류 수사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검사들은 퇴직 후 변호사를 하기도 힘들게 됐어요. 요즘 경찰대 출신 변호사들이 ‘금값’이 돼버렸어요. 집권당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자는 일명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까지 논의하고 있잖아요? 검찰의 자업자득(自業自得)입니다. 문재인 정권이 ‘검찰개혁’ 운운하는데,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킬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만 마련해주면 사법 체계는 절대 무너지지 않습니다.”
 
 
  “탄핵 누명 벗으려면 집권하라”
 
  —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대(對)국민 사과를 했는데, 공감이 가지 않더군요.
 
  “탄핵 사과는 지난 대선 때 인명진 위원장도 포괄적으로 했고, 저도 대선 출마를 앞두고 임진각에서 한 적이 있습니다. 잘못된 탄핵이지만, 현 사법 제도하에서는 재심(再審)으로 다툴 방법이 없기 때문에 훗날 정치적 명예 회복을 기약하고, 일단 역사로 받아들이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친 부분을 사과한 겁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다스 비자금과 삼성 뇌물 혐의는 가족 회사의 문제이지, 정당의 대표가 사과해야 할 사안이 아닙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당시 사과는 대표성도 없고 뜬금없는 사과였죠. 실컷 두들겨 맞고 맞은 놈이 팬 놈에게 사과를 하는 격이었지요.”
 
  — 최근에 “탄핵을 딛고 서자”고 하셨습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의원님의 이러한 발언이 탄핵을 용인하는 말이냐고 항의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탄핵을 딛고 서자’는 말은 탄핵 당시 ‘너는 뭐 했냐, 나는 뭐 했다’를 따지지 말자는 뜻입니다. 탄핵은 역사적 사실이 됐고, 탄핵의 누명을 벗기고 회복하려면 집권(執權)하는 길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탄핵에 함몰(陷沒)되지 말자는 취지로 그런 얘기를 한 거고요, 부끄러운 조상도 내 조상이고 부끄러운 부모도 내 부모입니다. 그분들과 역사를 단절시키면서까지 집권을 꿈꾸는 것은 위선이고 기만이죠. 현재 집권한 문 대통령도 폐족(廢族)을 자처하던 노무현 잔여세력이 뭉쳐 노무현 2기를 만든 것이지요. 노무현 정권과 차별화하거나 역사 단절을 외치지 않았습니다.”
 
  — 경남지사 재임 시절 탄핵이 일어났는데, 그때 어떤 입장이었나요.
 
  “당대표를 두 차례나 지낸 터라 여러 의원이 제게 전화를 걸어왔어요. 제가 ‘헌정(憲政)이 중단되어서도 안 될 뿐만 아니라 헌정이 중단될 만한 일도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을 2선에 물러나게 하고, 국회에서 총리를 선출해 실권(實權)을 주는 방식으로 대통령의 임기를 지켜드려라’고 했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탄핵은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바른당 의원 입당 허락한 이유
 
  —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왜 탄핵 동조세력인 바른미래당 의원들을 받아들였냐고 원망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문재인 정권이 토지공개념이나 경제민주화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사회주의 개헌’을 발의하는 시점에 박근혜 대통령을 출당(黜黨)시키면서 ‘박 대통령 등에 비수를 꽂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이 200명의 개헌발의 의석수 확보를 낙관하고 있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바른미래당 9석이 필요했어요. 그때 주호영 의원 등이 ‘박근혜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들어갈 수 있다’고 조건을 달았습니다. 결국 112명을 만들어 개헌을 저지할 수 있었죠. 박근혜 대통령 출당이 박 대통령 탄핵이 정당했다고 인정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 국민의힘 내 탄핵 동조세력인 바른당 출신 의원들에 대해 보수 진영에서 갖는 반감은 상당합니다. 앞으로 대선을 치르면서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요.
 
  “지금 그분들이 국민의힘 당의 중심 아닙니까.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주호영 전 원내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소위 ‘탈당파’들이 당권을 쥐고 있고, 당의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문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사법적 잣대로 처벌했습니다.
 
  “예를 들어 ‘공천 간여’를 ‘직권남용’이라고 판결하는 등 박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사법적 단죄(斷罪)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 부메랑이 문 대통령에게 갈 겁니다. 문 대통령도 탈(脫)원전 등 자신이 내걸었던 정책 대부분이 단죄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불행한 대통령이 또 탄생하는 겁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불법 대북송금을 통치행위로 면죄부를 받은 것을 보세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피할 수가 없어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 일족(一族)을 5공 비리로 감옥에 보냈잖아요. 그건 시대적 흐름입니다.”
 
 
  “문 대통령, 요즘 잠 안 올 것…”
 
2018년 4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 퇴임을 1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요.
 
  “퇴임 후 안전, 그것밖에 없지요. 1987년 ‘1노3김’ 구도는 전두환 대통령이 짰어요. 1992년 대선판은 노태우 대통령이 무력화(無力化)되었기 때문에 짤 수 없었고. 1997년 대선판은 YS(김영삼)가 이인제 후보를 내보내 이회창 후보를 떨어뜨려버렸어요. 2002년 대선판은 DJ(김대중)가 짰어요. 한화갑 의원이 나오려는 것을 강제로 누르고 영남 후보인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어요. 2007년 대선판은 노건평-이상득 두 형님들이 만나 타협을 했죠. 이명박 측은 사후(事後)보장을 약속했고 노무현 측은 선거에서 중립을 지켜주었는데, 그 바람에 정동영 후보가 패했죠. 2012년 대선판은 실용주의자인 MB(이명박)가 퇴임 후 안전을 위해 일체 중립을 지켰어요. 2017년 대선판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정국에서 판짜기에 간여할 여지가 없었고, 오히려 대선판의 큰 장애물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문재인 후보가 어부지리(漁夫之利)로 당선됐죠.”
 
  — 역설적으로 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문 대통령이 제일 안전하지 않을까요.
 
  “에이, 그리 생각은 안 할 거예요. 제가 알기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정치보복을 하지 않았어요. MB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하다가 노 대통령이 자살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보복한 게 됐고요. 문재인 대통령은 처절하게 보복을 했어요. 제가 공직생활 38년을 했지만, 가장 악랄한 정치보복을 감행한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문 대통령, 요즘 밤잠 잘 안 올걸요.”
 
  — 페이스북에 ‘시간이 지나면 텅 비는 모래시계처럼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며 문 대통령에게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촉구하셨죠.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마음으로 풀고 물러나야죠. 그게 모양새가 제일 낫습니다. 전두환·노태우를 구속시켰던 YS가 임기 말에 김대중 당선자와 협의해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해주었습니다.”
 
 
  “집권 위해 한 알의 밀알 되겠다”
 
2020년 2월 14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경남 양산 통도사를 방문해 주지 현문(가운데) 스님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정권을 교체하려면 ‘보수집권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는데, 요즈음은 반대가 됐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전략 설정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넉 달간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전국의 지지자 8100명을 대상으로, FGI(Focus Group Interview·집단심층면접)를 했습니다. 집(국민의힘)으로 돌아가는 시점에 인뎁스(indepth) 리포트를 책으로 펴내 국민과 동료 의원들에게 전달할 겁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2만5000명 여론조사를 통해 《프랑스를 위한 진단(Le Diagnostic du pays)》을 발간해서 프랑스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 것처럼 말이죠.”
 
  — 한국의 대선판은 다이내믹한 것 같습니다.
 
  “대통령은 하늘이 정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세훈 후보가 출마 시점 지지율이 6~7%였고, 박영선 후보는 30%를 넘었어요. 그런데 그게 불과 한 달 사이에 뒤집혔잖아요. 서울시장만 해도 운을 타고 나야 하는데, 대선은 더더욱 그렇지요. 2년 전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전 대표가 압도적 1위를 달리다가, 총선이 끝난 직후 이낙연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았고, 올해 초 이재명 지사가 부상하는가 싶더니, 3월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1위로 올라섰어요. 내년 대선까지 10개월 남았는데 그때까지 지금의 인기가 유지된다고 장담할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대선이 다가올수록 변화무쌍하죠.”
 
  — 내년 대선에 ‘선수’로 뛸 의향이 있으신지요.
 
  “문재인 정권이 집권하는 동안 나라 전체가 허물어졌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대북정책, 국방 등의 골격이 무너져 내렸죠. 이걸 바로잡으려면 (보수가) 집권해야 해요. 내년 대선은 보수가 집권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제가 대표 선수를 해도 좋고, 대표 선수가 아니라도 좋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집권만 한다면 어떤 역할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내년에 정권 교체를 이룩하고 제 정치여정을 마무리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 대선 후보들이 범야권 통합에 동참해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통해 대선 후보를 선출하자는 당내 의견도 있던데요?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라는 게 우리 정당법엔 저촉돼요. 일반 국민에게 오픈프라이머리로 후보 선출권을 주면 사전 선거운동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전(全) 당원 투표제로 가는 게 옳겠다고 말하는 겁니다.”
 
 
  26년간 당적 옮긴 적 없다
 
  — 의원님의 복당에 시동이 걸린 것 같습니다.
 
  “저는 26년 전 신한국당에 입당한 이래 단 한 번도 당적을 옮긴 적도 당을 떠난 일도 없었습니다. 당의 적장자(嫡長子)입니다. 그러나 지난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일시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대구 시민들에게 단 40일만 떠났다가 당선 즉시 바로 복당하겠다고 굳은 약속을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간이 400여 일을 넘기고 있습니다. 잠시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가려고 하니까 엉뚱한 나그네(김종인 비대위원장)가 안방을 차지하고 앉아 들어오려면 허락을 받으라고 하니 황당했습니다. 나그네가 떠날 때까지 1년 동안 밖에서 기다린 거죠.”
 

  — 어떤 절차를 거쳐 입당하려 하십니까.
 
  “지난 시기 당대표로서 ‘위장평화’ 지방선거의 참패 책임을 지고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당의 이념과 가치를 해하거나 당의 명예를 더럽히는 해당(害黨) 행위를 한 적이 없습니다. 2018년 6월 12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까지 가세한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 80%가 속았던 ‘위장평화’ 지방선거를 저 혼자 감내하기는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지난 총선의 불가피한 탈당도 국민의 선택을 다시 받음으로써 더 이상 걸림돌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 당원과 국민들의 복당 신청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이제 돌아가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정당의 가입과 탈퇴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 우리 헌법상의 민주정당 제도입니다. 당헌·당규가 정한 절차에 따라 복당 신청서를 쓰고 심사를 받는 복당 절차를 밟으려는 것입니다. 제가 당대표 때 탈당한 바른당 의원들을 받아들일 때는 복당신청 절차는 생략하고 ‘구두(口頭)선언’으로 대신했습니다.”
 
  — 복당 이후 당에서 어떤 역할을 생각하고 있습니까.
 
  “다시 당으로 돌아가 당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파탄 난 국정(國政)을 바로 세우고 정권교체를 통한 국가 정상화를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려고 합니다. 김기현 대표권한대행을 비롯한 의원들, 그리고 300만 당원들과 함께 하나가 돼 정권교체의 길을 함께하려 합니다.”
 
 
  “여론조사로 후보 결정하는 것은 대한민국뿐”
 
지난해 6월 9일 주호영(오른쪽) 미래통합당 의원과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왜 지금껏 국민의힘에선 대권 후보가 뜨지 않았을까요.
 
  “정당이라는 건 막 서로 치고받고 논쟁하면서 결론을 창출하고 승복하는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라는 분이 솥뚜껑으로 확 누르고 있었어요. 김종인 위원장이 마이크를 독점하고 입 다물고 따라오라며 딴말을 못 하게 했어요. 그러니까 민주당으로부터 ‘저 당은 대선 주자가 없다’는 모욕적인 이야기까지 듣고 있지요. 이건 당원이나 국회의원을 레밍(나그네쥐) 취급하는 거예요. 레밍은 종족이 번성해 먹을 게 없으면 집단자살을 하는 툰드라 지대의 들쥐죠. 리더가 절벽에서 뛰어내리면 쥐떼들이 죽는 줄도 모르고 같이 뛰어내리는 거예요. 정당이 이렇게 되면 대권(大權)을 포기한 정당이 되어버려요.”
 
  — 국민의힘에서 새로 선출되는 당대표는 당을 안정시키고 내년 대선을 관리해야 하는데, 어떤 인물이 선출돼야 할까요.
 
  “새로운 당대표는 계파에 속하지 않는 관리형이어야 합니다. 대선을 당내 룰에 따라 공정하게 관리할 인물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대권 후보자들에게 기회를 많이 줘서 언론에 띄울 것인지 노력해야 합니다. 당대표 자신이 뜨려고 하면 안 되지요.”
 
  — 애초 5선인 주호영·정진석·서병수·조경태 등 중진급 의원들이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개인적으로 대표가 됐으면 하는 인물이 있나요.
 
  “대선 주자들을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죠. 그건 당원과 국민들이 판단하겠죠.”
 
  — 현재 당대표 선출방식에서 국민의힘은 당원 70%에 여론조사 30%로 결정하는 데 반해, 민주당은 당원 투표 90%에 여론조사 10% 방식으로 치러 국민의힘보다 당원의 참여를 존중하고 있습니다. 당원의 대표를 뽑는 당대표 선거를 어떻게 치러야 당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2006년 제가 한나라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을 할 때, 국민 여론조사를 당대표 선출에 처음 도입했습니다. 도입하고 나서 바로 잘못됐다고 느낀 것이,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대한민국밖에 없습니다. 이번 서울시장 여론조사도 우연적 요소가 많았습니다. 미국식 대선 룰로 바꾸려면, 후보 진영에서 대선 한 달 전까지 배가운동(倍加運動)을 통해 전 당원 모바일 투표를 해야 합니다. 그것을 한 번으로 끝내지 말고 제주도를 시작으로 17개 광역 시·도를 돌면서 주말드라마를 만들어야 해요. 〈미스트롯〉과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중간쯤 가서 하위는 커트하고, 이런 식으로 6개월짜리 드라마를 만들면 우리가 흥행에 성공해 이길 수 있다고 봐요.”
 
 
  “弱者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이 정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홍준표 의원이 지난 1월 11일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안 대표와 홍 의원은 우연히 시간대가 맞아 마주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동화사 제공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중도의 상징’이라고 했죠.
 
  “안철수 대표를 반드시 끌어안아야 합니다. 그를 끌어안는 것이 과거 DJP연합이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처럼 국민의힘 당의 이미지 쇄신과 중도 외연(外延) 확장에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 안 대표가 합당 약속은 지킬 것이라고 봐요. 물론, 지금 들어오면 ‘헐값’이고. 대선 무렵에 들어오면 ‘금값’이 된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을 겁니다.”
 
  —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할 것이냐,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냐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당대(對)당으로 가야죠.”
 
  — 국민의힘 내에서도 101석 대 3석이라며 ‘한 줌도 안 되는 당과 당대당 통합은 말이 안 된다’며 반발하는 의견도 있던데요.
 
  “에이, 반발하면 안 되죠. 저는 의석수를 기준으로 하면 안 된다고 봐요. 강자(强者)가 약자(弱者)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이 정치입니다. 강자가 약자를 일방적으로 찍어누르면 튕겨져 나갑니다.”
 
  — 페이스북에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씨가 “세상에 ‘펑’ 하고 나타나는 사람은 없다”고 한 말을 인용했는데요, 윤석열 전 총장을 겨냥한 듯한 이야기 같습니다만.
 
  “누구라곤 말 못 하지만, 요즘 ‘펑’ 하고 나타나서 대통령 과외를 한다고 뛰어다니는 분이 있어요.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벼락치기 과외로 되는 자립니까. 대통령의 직무에 검찰 사무는 1%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검찰 사무를 알 필요조차 없어요. 아무리 혼란한 시국이라지만 국민들이 납득을 하겠어요?”
 
 
  “검사 티를 벗는 데 8년 걸렸다”
 
  — 검증이 되지도 않은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이 왜 올랐을까요? 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와 싸운 게 있었나요.
 
  “국민들이 보기엔 무능한 야당보다는 문재인과 싸운 윤석열밖에 보이지 않았던 거죠. 제대로 수사한 것은 없어도 싸우는 척이라도 했잖아요. 국민 눈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항하는 것은 윤석열 하나뿐이라는 생각에 쏠림현상이 나온 것이죠. 그런데 국민의힘 당에 새 지도부가 들어오고, 야당의 본래 야성(野性)을 되찾으면 국민들 생각이 달라질 거라고 봅니다.”
 
  — 만약 윤석열 전 총장이 보수 진영의 후보로 나서려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해 많은 전 정권 인사들을 구속시킨 사실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건 본인이 판단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왈가왈부하기엔 좀 그렇죠.”
 
  — 검찰총장에서 물러나자마자 유력 대선 주자로 급부상한 윤석열 전 총장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기성 정당에 입당하느냐, 아니면 창당 또는 제3지대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느냐 여부인데요.
 
  “문 대통령은 윤석열을 자기편으로 끌어올 수도 있고, 국민의힘 당으로 보낼 수도 있고, 1987년 1노3김식으로 ‘4자 구도’로 만들어 대선 필승카드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 검찰 출신으로 정치를 해보니 검사란 직업과 정치가 잘 맞던가요.
 
  “제가 검사 티를 벗는 데 8년이 걸렸어요. 제가 재선 때까지 DJ 저격수, 노무현 저격수를 한 건 정치한 게 아니고 검사를 한 거지요. 이것이 내 일인 것마냥 앞장섰는데, 그건 정치가 아니었어요. 재선 끝나고 3선이 되니까 검사물이 빠지면서 ‘저격수 정치’를 졸업했지요.”
 
  — 윤석열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임기 마칠 때까지 ‘검사물’이 안 빠지겠네요.
 
  “검찰식 대통령이 되겠지요. 정치판은 선악(善惡)이 공존합니다. 검찰은 선악을 구분하는 직책이고, 정치판은 선악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정치는 대한민국의 모든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요체(要諦)입니다. 갈등조정은 소통과 대화, 타협을 통해 하는 것이지, 일방적으로 찍어누르기는 갈등조정 방법이 아닙니다. 그래서 검사정치가 위험하다는 겁니다.”
 
 
  주호영과 김종인의 속내
 
  — 황교안 전 대표는 총선 참패 이후 당을 추스르지 않고 사퇴해 당이 1년 이상 표류하도록 만들지 않았습니까.
 
  “책임 있는 당대표라면 그리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당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뒷수습은 당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정당의 자생력(自生力)입니다. 비대위를 1년 이상 지속한 것은 주호영 원내대표의 선택이었죠. 주호영 원내대표 입장에서,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는 시점에 당대표 출마를 하려고 비대위를 1년간 존속시켰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김종인 위원장은 서울과 부산 두 군데에서 압승했으니 비대위원장 자리에 그대로 눌러앉아 있으려다 주 원내대표가 나가라고 하는 바람에 사실상 쫓겨난 거지요. 지금 김종인 전 위원장은 그 분풀이를 하고 있고요.”
 
  — 과거에 낸 책 가운데 《변방》이라는 책이 있던데, 스스로를 ‘변방’ 내지 ‘흙수저’라고 생각하는군요.
 
  “경남 창녕 남지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은 물론 청장년 시절에도 저는 늘 ‘변방’에 있었습니다. ‘언제쯤이면 중심으로 들어갈까’라는 치기 어린 생각도 했지만, 전 검사직이나 정치인으로 있을 때도 중심에 있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가난은 물리적인 배고픔도 주지만, 꿈이나 희망조차 포기시킵니다. 제 꿈이 의사에서 육사 진학으로 바뀌고, 아버지가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것을 보고 법으로 가족을 지키자고 법대를 선택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끼니를 물로 때워야 했던 흙수저 중의 흙수저입니다.”
 
 
  홍준표의 두 여성
 
2019년 1월 30일 여의도 The-K타워 그랜드홀에서 열린 홍준표 전 대표의 자서전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부인 이순삼 여사가 홍 전 대표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 의원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여성으로 모친 이일갑 여사와 아내 이순삼(李旬杉・66)씨를 꼽는다. 홍 의원은 “젊을 때는 어머니한테, 나이 든 후엔 집사람한테서 정신적인 안정을 찾았다”고 했다.
 
  1996년 4월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직후, 홍 의원은 급한 연락을 받았다. 어머니가 위독하니 당장 울산으로 달려오라는 전화였다. 새벽 1시쯤 울산 동광병원에 도착하니 모친은 외아들을 보고 가려고 눈을 감지 못하고 버티고 있었다. 담당 의사나 병원 관계자들도 모친이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자식 이름을 밝히지 않는 바람에 아들이 검사 출신의 국회의원 당선자 홍준표라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고 한다.
 
  홍 의원은 “내 인생의 멘토는 자식을 위해 헌신만 한 까막눈 엄마”라며 “사과 장수와 가발 만드는 원재료를 파는 달비 장사를 한 모친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성공한 아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는 모성을 보이셨다”고 했다. 홍 의원은 “어머니 집에 가면 ‘하루만 더 있다 가거라’ 했는데, 일 때문에 자리를 털고 일어난 게 두고두고 후회된다”며 “모든 어머니는 자식이 ‘하루만 더 있다가’ 가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이라고 여긴다”고 했다.
 
  홍준표 인생에 또 한 명의 여성은, 홍 의원이 고시 준비생이던 대학 3학년 때 국민은행 안암동 지점에서 근무한 이순삼 여사를 만나 1981년 결혼한 스토리는 지난 대선 때 화제였다. 이순삼 여사는 홍 의원의 가장 가까이에서 ‘야당’ 역할을 하는 멘토다. 홍준표를 따라다니는 별명 가운데 탄산음료처럼 시원하다는 뜻의 ‘홍카콜라’, 정치상황을 놀랍게 예측한다는 ‘홍스트라다무스’는 그의 인기를 가늠하게 해준다.
 
  홍 의원은 “아내가 과거에 저격수의 인생을 살았으니, 나이가 들면서는 남을 칭찬하는 삶을 살아 덕을 쌓으라”고 했다고 한다. ‘싸움닭’으로 알려진 ‘홍그리버드’의 변신이 시작된 것일까. 홍준표 의원은 지난 1월 대정부 질문 때부터 그동안 고집해온 ‘빨간색’ 넥타이 대신 이순삼 여사가 골라준 푸른 계열의 파스텔 톤 하늘색 넥타이를 맸다. 4·7 재보선이 끝난 직후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야권의 큰 어른’으로 지칭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남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가 방사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따오기가 홍 의원의 고향 경남 창녕 우포늪에서 비상(飛翔)하는 사진이 의원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이 내년 대선에서 보수의 정권 탈환을 이끌며 비상하려는 날갯짓을 이제 막 시작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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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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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wkim    (2021-05-24) 찬성 : 0   반대 : 0
그래 맞아요. 어머님들은 하루라도 자식이 집에 더 있다가 가기를 바라지요. 우리 자식들은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에는 이것을 모르지요.
그래요 못다한 효도 나라를 위하여 최선을 다해주세요 나라의 지도자들의 명예는 무엇보다 회복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거지요.
아무리 그래도 국민들이 선택한 분들인데...
  모모    (2021-05-19) 찬성 : 8   반대 : 1
기사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댓 쓸려고 가입까지 했어요ㅋㅋ 솔까 사기 탄핵 동조한 바미당 계를 왜 받아주셨나 의해했는데 의문이 풀렸어요. 30대인데 홍준표 의원님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꼭 대선에 승리하셔서 위태로운 자유대한민국 바로 잡아주세요.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님 사면 꼭 부탁드립니다 요즘 정치에 눈뜬 2030들 사기 탄핵 많이 알아요

20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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