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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위성 전문가’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의 제언

“위성을 통한 혜택, 국민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chosh76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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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에 대한 民官學의 인식, 너무 낮아”
⊙ 위성 아닌 구글 어스(Google Earth)에만 의존하는 공무원
⊙ 과기정통부 우주기술課에 기술직 공무원 거의 없어
⊙ “위성 관련 과목, 공무원 시험에 포함시켜야”
사진=조준우
  지난 3월 22일 ‘국토위성 1호’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교신에 성공했다.
 
  국토위성 1호는 우리나라 위성 중 17번째로 발사된 위성이다. 19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소형위성’ 8기, ‘아리랑 위성’ 5기,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위성’ 3기가 발사됐다.
 
  ‘차세대 중형위성’으로 분류되는 국토위성 1호는 국내 독자 기술로 완성한 최초의 실용위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광검출기(CCD)를 제외한 나머지 부품을 모두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국산화율이 무려 95%에 달한다. 특히 위성 기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광학탑재체(카메라·레이더 등의 총칭)를 국산화한 점은 특기할 만하다. 그런 측면에서 국토위성 1호의 발사는 우리나라 위성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국민의힘 조명희(曺明姬) 의원(비례대표)은 이 역사적인 장면을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지켜본 거의 유일무이한 정치인이다. 조 의원 자신이 차세대 중형위성의 개발에 관여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조명희 의원은 국회의원 중 몇 안 되는 과학기술 전문가다. 일본 토카이(東海)대학 해양공학부에서 위성원격탐사·GIS(지리정보시스템)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력부터 시선을 끈다.
 
  이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항공우주 분야 전문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세대중형위성개발사업추진위원 등을 역임해 ‘위성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외 한국지리정보학회 회장,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전문위원을 지내 공간·지리 정보 관련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왔다.
 
  전 세계가 우주산업을 둘러싸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조명희 의원을 만나 국내 위성 산업의 명암(明暗)과 국토위성 1호 발사의 의미와 전망 등을 폭 넓게 들어봤다.
 
 
  국토위성 1호는 ‘순수 對民用’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22일 오후 3시07분(현지기준 11시07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발사에 성공한 ‘차세대 중형위성’인 국토위성 1호.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지난 3월 22일 국토위성 1호가 성공리에 발사됐습니다. 그 의미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그동안 많은 위성이 개발됐지만, 이번에 발사된 차세대 중형위성인 국토위성 1호는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위성 자체를 순수하게 우리 국토를 위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 이전 위성은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위성의 사용 목적이 조금 어긋나 있었죠.”
 
  ─ 어떻게 어긋나 있었다는 말인가요.
 
  “그 전에 위성의 개념부터 설명해도 될까요. 우리나라 위성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리랑 위성’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다목적 실용위성’(KOMPSAT·Korea Multi-purpose Satellite)입니다. 아리랑 위성은 1999년에 1호가 발사되고, 2006년에 2호,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3호와 5호 위성이 발사됐습니다. 아리랑 위성은 밤에도 촬영할 수 있는 아주 정밀한 고해상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아리랑위성 3A호 약 500km 상공에서 우리 국토의 지상 물체 55cm까지 식별할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 두 번째는요.
 
  “두 번째는 ‘통신해양기상위성’ (COMS·Communication, Ocean and Meteorological Satellite)입니다. 이 위성의 애칭은 ‘천리안’입니다. 2010년 3만6000km 상공에서 지구 자전 속도만큼 움직이면서 한반도만 하루에 5~7회씩 관측하는 위성입니다. 대기·기상·해양 등을 1km 단위로 관측하는 정지궤도 위성입니다. 천리안 위성 1호는 2010년, 2A호는 2018년, 2B호는 2020년 각각 발사됐습니다. 2A는 기상위성, 2B는 해양과 환경(미세먼지) 등을 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 국토위성 1호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제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우주소위 위원장으로 있을 때 500kg짜리 차세대 중형위성만큼은 ‘민간 분야에서 활용하자’고 제안했어요.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함께 위성 개발을 추진해 차세대 중형위성은 국토교통부가 맡아 대민(對民) 행정용으로 쓰자고 한 겁니다. 그만큼 국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위성입니다.”
 
 
  “아리랑 위성, 국정원이 사실상 독점 사용”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3호 위성 개념도. 사진=조선DB
  ─ 국토위성 1호에 대해 개괄적인 설명을 해주십시오.
 
  “국토위성 1호는 지상에서 497.8km 떨어진 궤도를 하루 한 번씩 돕니다. 매일 오전 11시 한반도 상공을 지나면서 임무를 수행합니다. 임무란 지상 관측 및 변화 탐지, 농작물 작황 조사, 도시 계획 수립, 지도 제작 등 국토·자원 관리와 함께 해안·태풍·폭설·홍수·산불 피해 관측 등 재해·재난 대응을 위한 독자적 위성 영상자료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직경 1.86m에 높이 2.89m의 크기로 태양 전지판이 달려 있는 네모난 상자에 원통형 광학탑재체가 부착돼 있습니다. 수명은 4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수명이 4년이라면 그 이후에는 어떻게 임무 수행을 합니까.
 
  “앞으로도 국토위성 시리즈는 계속 발사될 겁니다. 2022년 발사 예정인 2호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주관하고 있고, 3호는 우주과학 및 기술검증용, 4호는 농림 위성입니다. 5호는 수자원 위성으로 쏠 계획이고, 해양수산 관련 위성도 준비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국토위성 1호는 차세대 중형위성으로 분류하던데, 앞서 말한 다목적 실용위성과 통신·해양·기상 위성과 그 개념이 다른가요.
 
  “네, 이 두 가지는 대형위성으로 위성 하나당 무게가 1t이 넘습니다. 반면 국토위성 1호는 500kg 정도밖에 안 돼 차세대 중형위성이라고 불립니다. 문제는 지상 50cm 물체까지 촬영할 수 있는 정밀한 카메라를 장착한 다목적 실용위성이 국가 안보용으로만 쓰였다는 점입니다. 즉 다목적이 아니었던 거죠.”
 
  ─ 안보용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였다는 말인가요.
 
  “주로 국정원이 아리랑 위성(다목적 실용위성)을 통해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을 관측해왔습니다. 국가정보원에 한국지구관측센터(KEOC)가 있는데, 거기서 국방·안보 위주로만 아리랑 위성을 운용한 것이죠. 과기정통부가 개발한 위성의 주인 역할을 사실상 국정원이 한 셈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위성을 개발만 하고, 그 위성이 촬영한 위성 영상은 국정원하고 주로 공유해온 거죠.”
 
  ─ 일부에서는 불만도 있었겠습니다.
 
  “안보용으로 쓰겠다는데 불만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다만, 본 취지와 다르게 운용되니 아쉬울 따름이죠. 다목적이라는 명칭을 붙여놓고 ‘국방 안보 위성’으로만 쓰이면 사실 낭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첩보위성’이라고 해야 하는데, 그럼 어감이 좀 안 좋으니까 다목적 실용위성이라고 한 거 같습니다.”
 
 
  중앙 부처는 ‘무료’고 지자체는 ‘유료’인 위성사진
 
  ─ 외국은 위성 영상을 여러 분야에서 공유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위성을 통해 전 세계 자원을 파악해 안보는 물론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해왔어요. 남미 국가의 지하자원, 예컨대 구리 등을 위성을 통해 정밀 탐지해서 딜(deal·협상)하는 데 도입해왔습니다. 우리는 아리랑 위성을 국정원이 사실상 독점 사용하다시피 해 다른 분야에서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요.”
 
  ─ 아리랑 위성의 예산을 배정받을 때에도 애매했겠네요. 목적이 불분명하니까요.
 
  “과기정통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이 위성 개발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다목적 실용위성 관련 예산을 배정받을 때 해당 위성을 재해·재난 예방 용도나 산림이나 농토 관리하는 데 활용한다는 식으로 예산 담당 부처인 기획재정부에 얘기했던 거 같아요. 앞서 말한 대로 실제로는 그렇게 운용이 안 됐고요. 위성 관련 예산만 받아 (위성) 개발하면 끝인 셈입니다.
 
  지자체도 위성에 대한 인식이 너무 약합니다. 위성을 적극 활용하자고 하면 ‘항공사진으로 대체하면 되지 않느냐’고 되묻는 경우가 많아요. 항공사진은 예산이 많이 들어요. 한 번 항공기를 띄웠다 하면 2000만~3000만원은 기본이에요. 지방정부는 비용을 지불해야 쓸 수 있습니다. 중앙정부 예산(국비)으로 만들었으니 그렇다는 겁니다. 아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재정이 다 국민 세금이고 모두 국민을 위해 활용하는 건데 지방정부가 위성 자료를 사용하는 데 돈을 내야 하는 게 말이 됩니까.”
 
  ─ 지방의회에서 문제를 삼아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도 없나 봅니다.
 
  “아시다시피 지자체가 돈을 쓰려면 지방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잖아요. 도의원·시의원 등이 위성에 대한 마인드가 없다 보니 ‘위성 자료 활용에 뭐 하러 돈을 쓰나’ 하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해요. 지방의원 중에는 사업하던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일부는 불법 건축물을 보유하고 있나 봐요. 시(市)의 경우 불법 건축물 단속을 위해 항공사진을 활용합니다. 그러니 여기에 예산을 사용하는 데 상당한 거부감을 갖는 것 같습니다. 항공사진 활용도 반대하는 입장이니 위성자료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불보듯 뻔하죠.”
 
 
  “위성 개발 따로, 활용 따로인 구조가 문제”
 
  ─ 위성의 중요성이 이렇듯 큰데, 정부 부처나 지자체에 위성에 대해 잘 아는 공무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상 전무하다고 봐야죠. 일단 대학에서부터 위성에 대해 안 배우잖아요. 위성 관련 연계 학과가 토목과, 조경과, 환경공학과, 도시공학과 등인데, 이런 학과에서 위성에 대해 잘 아는 교수는 거의 안 뽑습니다. 위성에 기본이 되는 GIS에 관한 이해도가 낮을 수밖에요. 공무원들은 더욱 모르죠. 우리나라 공무원의 80% 가까이가 일반 행정직입니다. 주로 법대나 상대(商大)를 나와 국사·영어 시험 보고 들어온 이들이 대부분이니 위성에 대해 알 길이 없죠.”
 
  ─ 유관 부처에 위성에 대해 아는 공무원이 필요할 듯싶습니다.
 
  “제가 경상북도 도시계획위원으로 10년간 있으면서 ‘아리랑 위성을 활용하라’고 했는데, 공무원들은 그저 구글 어스(Google Earth)에만 의존하더라고요. (웃음) 더구나 지방에는 과학기술과(課)가 없어요. 중앙 부처에만 있고요. 지자체의 경우, 재해재난 대응과 토지 관련 문제에 위성정보를 활용하는 경우가 안타깝게도 거의 없습니다.”
 

  ─ 학계 인사들은 그나마 좀 낫지 않습니까.
 
  “위성을 전문으로 다루는 교수들은 뭐 낫겠죠. 하지만 그 외 위성 유관 분야에 몸담고 있는 학자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지금 가장 대두되는 현안이 환경과 관련된 것입니다. 위성을 통해 생태 환경도 관측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환경부에는 위성 전문가가 없습니다. 환경부뿐 아니라 다른 부처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4대강 녹조와 관련해 환경부에서 저에게 조언을 요구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某) 대학 교수랑 같이 환경부를 찾아갔습니다. 녹조가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지를 예측해야 하는데, 그 교수는 물론 부처에도 위성 자료를 통해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 없더군요.”
 
  ─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국민 세금을 들이면서 위성 개발 따로, 활용 따로 하는 구조가 문제죠. 위성을 개발만 해놓고 그 혜택이 국민에게는 전혀 돌아가지 않고 있어요. 이게 핵심입니다. 이런 구조를 타개하려면 대학에서부터 위성에 대해 가르쳐야 합니다. 대학도 문제죠. 교수들이 자기 전공만 고집하는 바람에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위성에 대한 관심도는 한참 처져 있습니다. 지금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전 세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그건 위성을 통해 연구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위성 개발 기술에 전문적인 대학 교수들은 있어도 위성 자료를 통해 이를 분석·예측할 수 있는 교수진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공무원 시험에 위성 관련 과목 포함시켜야”
 
  ─ 이는 교육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그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싶은 게 하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연구비입니다. 연구비를 SCI(Science Citation Index·과학인용색인) 논문을 많이 낸 교수에게만 주로 많이 배정해줍니다. SCI 논문을 쓰려면 자기가 가르쳐오던 연구에만 매몰될 수밖에 없어요. 다른 학문과 융합이 잘 안 되는 겁니다. 인력도 자기 제자들만 활용하려고 하고요. 위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과가 공간정보공학과인데, 이 과(科)를 보유한 대학이 전국에 5개(경북대, 남서울대, 부경대, 서울시립대, 인하대)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위성과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연구진을 육성하기 어려운 구조예요.”
 
  ─ 대학이 그런 실정이니 위성 전문 인력이 뻗어나가기란 어렵겠네요.
 
  “제 생각에는 위성 관련 과목을 공무원 시험 과목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위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해요.”
 
  ─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사람 입장에선 반대도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럴 수 있겠죠.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공무원들의 반발입니다. 기존 공무원들은 행정직을 더 필요로 하지, 굳이 위성을 다루는 기술직 공무원을 필요로 하지 않거든요. 과기정통부 우주기술과 공무원도 거의 행정직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제 기억에 예전에는 항공대 출신 한명을 제외하곤 전부 행정직 공무원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말씀을 듣다 보니 우리 인식 속에 깊게 뿌리박힌 사농공상(士農工商)이 떠오릅니다.
 
  “그런 셈이죠. 국회의원도 전부 법조인, 관료, 정당인이 90% 아닙니까. 우리 같은 전문가가 없습니다.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국회의원들에게 다목적 실용위성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는데 이해하는 국회의원이 거의 없었어요. 국회의원들조차 모르니 실제 위성이 어떻게 개발되고, 어떻게 쓰이는지 일반인들은 알 길이 없죠.”
 
 
  “항우연, 위성 개발만 하고 활용에는 관심 낮아”
 
우리나라의 항공우주연구원 격인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홈페이지. 사진=JAXA 홈페이지
  ─ 말씀을 듣다 보니 위성 자료를 통해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할 거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응용이 가능할까요.
 
  “지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위성과 GIS를 이용하면 쉽게 알아낼 수 있습니다. 위성이 문제되는 토지를 촬영해 지적도(地籍圖)하고 지적공부(地籍公簿)하고 비교하면 어떤 땅을 투기 목적으로 악용했는지 살펴볼 수 있거든요. 가령 제가 어떤 상점을 개업한다고 했을 때 위성을 활용하면 주변 배후 조건도 면밀히 살필 수 있죠. 그뿐인가요? 쓰레기처리장 등 혐오시설, 공항이나 역사(驛舍) 위치를 선정할 때에도 위성 활용이 필수입니다.”
 
  ─ 반면 일본은 위성 활용도가 아주 높은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항우연 격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산하에 레스텍(Restec·Remote Sensing Technology Center)이라는 재단법인이 있어요. 거기에 위성활용지원센터가 있어요. 이곳을 제가 1992년에 가보니 위성 영상 활용뿐 아니라 교육도 하고 전 세계에 위성이 촬영한 자료도 배포하고 엄청난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우리 항우연은 위성 개발에만 치중하고 활용엔 미미한 실정입니다.”
 
  ─ 첨단기술이 사장(死藏)되고 있는 셈이네요.
 
  “위성 활용에 있어 근본적인 문제는 교육 인력의 부재(不在), 정부 부처와 정치인들의 마인드 부족,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 일반 국민들도 위성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고 할 수 있지 않나요.
 
  “하물며 자동차 내비게이션도 다 위성 정보를 이용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너무 (위성에) 관심이 없어요. 국민 세금으로 띄운 위성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 국민 입장에서도 화가 날 겁니다. 사람들이 첨단기술에 관심은 많아도, 정작 기술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 거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 작년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위성과 관련해 정부 측과 설전을 벌인 걸로 압니다.
 
  “1992년 우리별 1호를 시작으로 위성이 발사된 지 30년 가까이가 지났잖아요. 이쯤 되면, 위성체 제작 기술은 웬만큼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해요. 그중 조금 어려운 게 전천후 레이더입니다. 야간이나 날씨가 흐린 날, 지표면에 있는 물체를 또렷하게 촬영할 수 있는 레이더예요. 그걸 개발하지 않고 계속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정치인들부터 과학기술 공부 많이 해야
 
  ─ 수입해서 쓰는 게 꼭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
 
  “처음은 그럴 수 있죠. 그게 아니니까 문제라는 겁니다. 제가 아리랑 5호 쏘던 2013년 무렵 이걸 최초로 따졌어요. 정부 측 답변이 ‘처음이니까 일단은 수입해야 한다. 나중에는 자체 개발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내년으로 발사가 연기된 아리랑 6호에 장착할 레이더를 또 수입하겠다는 겁니다. 레이더 제작업체 상황, 가성비 등을 따졌을 때 수입하는 게 낫다는 거예요. 레이더나 열적외선 센서 등 기술 개발에는 성과가 없으면서, 달 탐사와 한국형 발사체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건 세금 낭비 소지가 있습니다.”
 
  ─ 그렇다고 정부만 몰아세울 수도 없는 거 아닙니까. 예산이라는 건 현실이니까요.
 
  “아시다시피 위성 개발에는 수조원이 듭니다. 그걸 아끼려면 자체 기술이 확보돼야 해요.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의 존재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겁니다. 다른 건 그렇다 해도 핵심인 레이더만큼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기술 확보를 했어야죠.”
 
  ─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형 발사체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도전적인 우주탐사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비쳤는데,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글쎄요, 나름대로 청사진을 그린 것 같긴 한데…. 문 대통령 발언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1단부 종합 연소시험’ 참관식(지난 3월 25일)에서 한 말입니다. (문 대통령 발언은) 누리호 발사체가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데에 의의를 둔 얘기 같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앞에서 위성에 대한 민관학(民官學)의 인식이 낮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기술이 뒷받침된다고 해도 위성에 대해 무지(無知)하면 실질적인 위성 활용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 우리나라 위성 수준은 외국과 비교했을 때,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입니까.
 
  “한국인 특유의 근성이 있으니까 위성 분야가 많은 발전을 이룩한 건 사실이죠. 미중(美中)이 위성 최강대국인 건 누구나 알죠. 우리가 그 두 나라에 비견할 만한 위성 제작 기술을 갖췄다고 하기는 좀 어렵지만, 그래도 많이 따라잡은 건 사실입니다. 일본과 대만,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 비해 위성 영상 수출은 미국·중국에 필적하고 있어요. 몽골의 경우,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 위성 기술을 배우러 올 정도니까, 아주 뒤처진다고 할 순 없습니다.”
 
  ─ 위성을 포함한 과학 전반에 전문성을 갖춘 국회의원으로서 당부 말씀을 해주십시오.
 
  “과학기술을 대하는 정치인들의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세금을 적게 들이면서도 효율적으로, 동시에 국민 피부에 와닿는 과학기술 정책을 짜야 합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과학기술 현안과 관련해 국회에서 거의 저 혼자 뛰는 거 같아요. 이제라도 국회의원뿐 아니라 지방의원들까지 합심해 과학기술 정책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쟁(政爭)에서 벗어나 과학기술에 관한 공부를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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