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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대권 도전 준비하는 유승민 前 의원

“탄핵 가지고 서로 배척하는 것은 文 정권 좋은 일 하는 것”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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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의 방향은 좋다고 생각… 윤석열은 가치 면에서 통한다고 생각”
⊙ “탄핵 잘못해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으니 사과하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어”
⊙ “탄핵 찬성 했던 보수 표는 필요 없나?”
⊙ “오세훈-안철수 단일화가 되면 서울시장 선거 이길 거라고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 돼”
⊙ “경제성장으로 저출산·양극화 해결… 노동개혁·규제개혁에 死活 걸겠다”
⊙ “경제는 먹고사는 문제이지만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

유승민
1958년생.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美위스콘신대 (매디슨교) 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제17~20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대표비서실장, 국회 국방위원장, 새누리당 원내대표, 바른정당 대표,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역임. 저서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사진=조준우
  재작년 가을 한 모임에서 지인(知人)의 소개로 유승민(劉承旼·63) 전 국회의원과 인사를 나누었다. 첫 대면이었지만, 한마디 했다.
 
  “저는 집안이 어려울 때, 집을 나가는 사람은 보수(保守)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담담하게 받았다.
 
  “그런 소리, 많이 듣고 있습니다. 대구에서는 더 심한 말도 많이 듣고요.”
 
  ‘스마트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해 연말 이후 유승민 전 의원이 여의도에 사무실을 냈다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부터는 토론회나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고, 2022년 대선(大選)으로 직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발언했다. 마침 촛불사태, 박근혜(朴槿惠)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4주년 등과 맞물리는 시점이었다.
 
  탄핵 이후 지난 4년에 대한 그의 소회(所懷)를 들어보고 싶었다. 지인을 통해 인터뷰 요청을 했다. “책을 하나 준비하고 있는데, 2월쯤 책이 나오고 나면 (인터뷰)할 생각이 있는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3월 초 다시 인터뷰 요청을 했다. 이번에는 “좋다”는 응답이 왔다. 3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있는 희망22 사무실에서 유 전 의원을 만났다.
 
 
  “MB·박근혜 지지했다 떠난 분들의 지지 기대”
 
  ―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준 것은 대통령 선거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의미겠지요.
 
  “그럼요. 제 정치인생에서 도전은 이제 이거 하나 남았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캠프는 꾸려진 겁니까.
 
  “다양한 분들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이후 공식 출마선언을 할 때 캠프도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 공식 출마선언은 언제쯤 할 계획입니까.
 
  “국민의힘 당내 경선(競選) 일정 등을 감안하면 5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어떤 사람들이 본인의 지지계층이라고 생각합니까.
 
  “소위 ‘문빠’나 ‘아스팔트 우파’처럼 양극단에 있는 분들은 저를 지지하지 않겠지요. 과거 이명박(李明博)·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떠난 분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보수가 좀 건전하게 제대로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권은 싫지만 국민의힘은 아직 멀었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분들, 보수다 진보다 따지기보다는 문제해결 능력을 중시하는 분들에게 제가 소구력(訴求力)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총선에서 우리 당은 수도권, 젊은 층, 스스로 건전보수 내지 중도라고 생각하는 층에서 제일 크게 패했는데, 이 층을 잡아오지 않고서는 내년 대선(大選)에서 희망이 없다고 봅니다.”
 
 
  “영남보수 마음 어떻게 얻느냐 고민”
 
유승민 전 의원은 2017년 대선에서 220만 표를 얻었다. 사진=조선DB
  ― 2017년 대선 때에는 220만 표, 6.8%를 득표했는데, 혹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얼마나 나오는지 알고 있습니까.
 
  “다 봅니다. 조사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여야(與野) 후보 다 합쳐서 하면 2% 내외, 여야 따로 하면 7~9% 정도 나오더군요. 아직까지는 상당히 낮죠.”
 
  ― 현재로서는 지난번 대선 때보다 상당히 까먹었다는 얘기네요.
 
  “뭐, 그렇게 볼 수도 있죠.”
 
  ― 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합니까.
 
  “왜 6.8%보다 적게 나오느냐는 얘기인 것 같은데, 2017년에도 지지율이 2~3% 정도 나오다가 막상 대선 치르니까 6.8%가 나온 겁니다. 그때는 기호 4번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앞으로 보궐선거가 끝나면 몇 번 여론이 출렁거릴 계기가 있을 것입니다.”
 
  ― 우리나라 선거는 지역 구도를 바탕으로 하는데, TK 출신이기 때문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지금 저로서는 그보다는 영남보수의 마음을 어떻게 얻느냐를 더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호남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호남에 대해 보수정치가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합니다.”
 
 
  호남 문제
 
  ― 호남 문제는 어려운 문제지요.
 
  “광주(光州)·전남·전북 유권자들을 다 합쳐도 대구・경북 정도밖에 안 되죠. 하지만 서울·경기·인천에 올라와 사는 호남 출신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분들은 역사적 사건, 경제적 소외, 지역적 차별에 대해 보수 정치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를 굉장히 유심히 봅니다. 그래서 저는 호남에서 표가 나오건 나오지 않건, 그런 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왔습니다. 5·18묘지에도 자주 가는 편입니다.”
 
  ― 그런다고 호남 표가 보수정당으로 오겠습니까.
 
  “제가 바른미래당을 하면서 보니까 호남에도 저보다 더 보수적인 분들이 있더라고요.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 정권이 이 나라를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저는 광주에 가면 ‘대구와 광주, 선거 때만 되면 몰표를 주는 내륙(內陸)의 두 도시가 지역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정말 나라의 미래를 위해 투표해주면 좋겠다’고 얘기합니다. 그렇게 말하면, 투표 때는 어떨지 몰라도, 솔깃하게 들으세요.”
 
  ―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여전히 99%가 저쪽을 지지하는 게 현실 아닙니까. 그리고 솔직히 5·18이 너무 성역화(聖域化)되는 바람에 타(他) 지역 사람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측면도 있지 않습니까. 1980년 광주에 대해 딴소리를 하면 감옥에 가두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를 특히 중하게 처벌하는 법은 잘못됐습니다. 호남 출신인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말씀처럼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형법에 다 정한 바가 있고, 헌법에 표현의 자유가 있는데, 5·18에 대한 명예훼손을 특별히 엄하게 처벌하는 것에 대해, 의식 있는 호남인들이라면 ‘이것은 5·18정신이 아니다’라고 얘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종인의 방향은 좋다고 생각”
 
유승민 전 의원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진=조선DB
  ― 지금의 국민의힘이 의원님이 얘기해온 ‘개혁보수’의 꿈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라고 생각합니까.
 
  “제 개혁보수 정신을 믿고 담을 만큼 변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국민의힘 의원들, 특히 과반(過半)을 차지하는 초선(初選)들 중에는 ‘우리가 개혁보수의 길로 나가지 않으면 선거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동지들이 제법 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서울시장 선거든, 김종인 위원장이 물러난 후의 전당대회든 나서라고 적극 권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선에 나서도 좋고요.”
 
  ― 김종인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각론으로 들어가면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방향은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당에 뿌리가 없고, 그것을 실천할 세력이 없다 보니, 본인 1인의 개인기(個人技)로 해온 것이지요. 그렇지만 국민들은 그걸로는 아직 정신 못 차렸다고 하는 것 아닙니까. 그걸 깨지 못하는 한, 탄핵에서 시계가 멈추어 있는 한, 대선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이 대선에 나가면서 한국 보수정치의 변화나 당의 변화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이 별짓을 다하고 있는데도 국민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우리가 정치를 너무 설렁설렁 쉽게 해온 것 같아요. 2016년 12월 초에 살아 있는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이듬해 3월 헌재에서 탄핵심판이 됐잖아요. 그리고 지금 전직 대통령 두 분이 감옥에 계십니다. 우리가 ‘저 사람들이 없는 죄를 만들어서 정치보복을 한다’, 이런 프레임 속에 있는 한 국민들이 우리를 보는 시각은 절대 안 바뀝니다. 9년간 집권했을 때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철저히 반성해야 합니다.”
 
 
  “개혁해야 야권 분열 막을 수 있다”
 
  ― 어떤 게 철저한 반성입니까.
 
  “첫째, 사람이 달라져야 합니다. 만약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가 박근혜 탄핵 이전을 상기시키는 사람이 됐다고 칩시다. 그래가지고 선거 치를 수 있겠습니까?
 
  사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노선(路線)이라고 생각합니다. 노선이 분명하게 서면 거기에 맞지 않는 사람은 도태(淘汰)되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서울시장 선거 끝나고 김종인 위원장이 물러나면, 당이 진짜 깨질 정도로 노선투쟁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 ‘4번’을 달고 나가겠다고 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바깥에서 뭘 만든다고 하는데, 그런 야권 분열을 막고 그분들을 흡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개혁적으로 변신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 실례지만, 의원님 자신이 낡았다는 생각은 안 합니까.
 
  “(쿨하게) 하죠. 저는 그런 생각은 늘 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21년이나 정치를 했으니 너도 낡은 정치인이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21년간 정치를 하면서 부패로부터 저 스스로를 멀리 해왔고, 보수가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는 얘기를 누구보다도 오래 해왔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정직하고 유능한 대통령이 되어보겠다는 것이 정치인으로서의 제 꿈입니다.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저도 답답하죠. 그러나 그렇게 도전하는 것은, 저한테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 민주당에서는 내년 대선 때 586세대를 내세울 것 같은데, 586세대도 낡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이 586세대보다 젊은 사람을 내세울 수는 없을까요.
 
  “586세대, 무지 낡았지요. 저보다 더 낡았지요. 김종인 위원장이 ‘40대 경제전문가’를 말하기도 했지만, 정치는 본인의 결단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정치라는 게 굉장히 거친 동네니까…. ‘인생 한 번 사는 건데, 내가 이 일을 하겠다’고 결심하는 것을 저는 불교 용어를 빌려 ‘발심(發心)’이라고 합니다. 정치를 하는 도중에는 ‘항심(恒心)’이 중요하죠. 586보다 어린 사람이 발심을 하고 항심을 가지고 해보겠다고 하면, 당연히 이번에 링 위에 올라와야죠. 저는 그런 사람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늘 열려 있어요.”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했을 때, 페이스북에 그를 응원하는 글을 올렸더군요. 무슨 의미입니까.
 
  “이제까지 얘기해온 것을 보면 그분은 정의나 공정, 법치, 민주주의 같은 헌법 가치를 중시하는 분이고, 그 점에서 저하고 통한다고 봅니다. 윤 전 총장이 그런 가치를 추구하는 정치를 해보겠다면, 언젠가는 공정한 경쟁을 할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야권 후보가 한 분 더 늘었다는 것은 야권 전체로 봐서도 좋은 거고요.”
 
 
  검찰 출신 vs 경제전문가
 
유승민 전 의원은 안철수 현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바른미래당에 몸담았었다. 사진=뉴시스
  ― 보궐선거 끝나면 대선 시계가 굉장히 빨라질 것입니다. 범(汎)보수 후보 중에서 누가 제일 경쟁자라고 봅니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그동안 문재인 정권의 핍박, 탄압을 받으면서도 저항해온 이미지를 국민들이 높이 사주고 있기 때문에 그분하고 경쟁이 좀 치열할 것 같네요. 홍준표 전 대표도 끝까지 갈 것이고….”
 
  ― 홍준표 전 대표가 내년 대선에 나올 것으로 봅니까.
 
  “네. 저는 우리 당이 홍준표 전 대표에게도 문을 열어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도?
 
  “안 대표에게도 당연히 문이 열려 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제 안철수 대표가 보수 쪽에 와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하고 후보 단일화하자는 것만 해도 알 수 있잖아요. 우리 당이 개혁보수를 계속 지향하되, ‘중도+보수’ 영역에서 거론되는 야권 후보들에게 문을 열어놓고 하나의 링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합니다. 그러다가 후보가 결정되는 시점에 국민들이 ‘저 사람이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겠다’ 하는 사람을 뽑으면, 그 사람을 밀어줘야겠죠.”
 
  ― 지금 범보수권에서 거론되는 후보들과 비교할 때, 본인의 특장점이 있다면.
 
  “공교롭게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제외하면, 거론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전 대표, 황교안 전 대표, 심지어 원희룡 제주도 지사가 모두 검찰 출신입니다. 저 혼자 경제전문가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그 부분을 좀 달리 보아주시지 않겠습니까.”
 
  ― 범여권 후보 중에서는 누구를 가장 강적이라고 생각합니까.
 
  “그쪽은 우리보다 더 안갯속이라….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親文)세력은 이재명 지사를 굉장히 꺼려할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친문 후보를 내보려고 할 것 같아요. 그게 김경수든 임종석이든…. 그러다가 안 되면 이재명 지사가 될 가능성도 있겠지요.”
 
 
  “탄핵에 대한 입장, 변화 없다”
 
  ― 문재인 정권이 가장 잘못한 게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경제와 안보는 나라를 지탱하는 두 축(軸)인데, 경제와 안보를 다시 고쳐서 쓰기 힘들 정도로 망가뜨려 놓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를 할 때, 입만 열면 ‘경제도 무능하고 안보도 무능하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정권을 잡더니 이 사람들은 경제와 안보를 아예 기둥째 무너뜨렸습니다.
 
  이 사람들의 모든 게 가짜 같습니다. 정책, 부동산, 일자리, 공정과 정의, 법치, 조국, 윤미향, 검찰개혁, 전부 가짜 같아요. 가짜라는 것은 그만큼 위선, 거짓을 밥 먹듯 하는 정권이라는 거죠.”
 
  ―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주장할 때, 이런 세상이 올 줄 몰랐습니까. 초(超)정밀타격(Surgical Strike)하듯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최서원)을 도려내고 나면, 다시 정상적인 헌정(憲政)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까.
 
  “제가 탄핵을 결심하고 앞장서게 된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그만둘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데다가, 그해 11월 중순에 박 대통령이 임명한 김수남 검찰총장이 이끄는 검찰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는데, 그걸 읽어본 후 박 대통령이 하야(下野)하지 않으면 탄핵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이미 인터뷰나 책 등을 통해서 여러 번 한 얘기인데,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그 입장에 대해서는 지금도 변화가 없습니다. 문제는 ‘탄핵 이후에 보수가 어떻게 했어야 하느냐’였다고 생각합니다.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노무현 세력들이 ‘폐족(廢族)’을 자처한 것처럼, 청와대와 새누리당 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을 에워싸고 있던 세력들도 뒤로 물러났어야 합니다. 그런 반성을 하면서 2017년 5월 대선 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분열하지 않았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 그랬을까요.
 
  “당시 득표율을 보세요. ‘촛불혁명’과 탄핵 직후에 치러진 대선이었는데도 문재인 후보는 41.1%밖에 못 얻었어요.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얻은 6.3%를 더해도 47.4%였습니다. 반면에 홍준표 후보(24.0%), 안철수 후보(21.4%), 저(6.8%) 세 사람이 얻은 표를 합치면 52.2%였습니다. 물론 안철수 후보가 얻은 표가 모두 보수표는 아니겠지만,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압도적 다수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된 것은 아니었다는 얘기입니다.”
 
 
  “이제 중요한 건 보수 유권자들의 집권의지”
 
2005년 11월 16일 한나라당 의총에서 박근혜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는 유승민 비서실장. 이후 두 사람의 정치적 행보는 엇갈렸다. 사진=조선DB
  ― 하여튼 정권은 넘어갔고, 나라는 이 지경이 됐습니다.
 
  “저는 물은 다 엎어진 거고, 지나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벌써 4년 전 이야기입니다. 이제 내년 대선까지 1년 남았습니다. 이제는 내년 대선에서 그럼 우리 어떻게 할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저는 여기서 보수 정치인들뿐 아니라, 보수 유권자들의 권력 의지, 집권 의지, 정권교체 의지, 전략적 행동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탄핵의 강(江)’을 건너자는 말이군요.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때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대통령과 정권이 잘못 가고 있는 데 대해 비판을 덜하고 잘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면 하겠습니다. 하지만 네가 탄핵을 잘못했고, 너 때문에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으니 사과문 쓰고 무릎 꿇고 반성하라면, 받아들일 수 없어요.
 
  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해방 이후 우리나라를 이끌면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해온 한국 보수세력의 앙시앙 레짐(구체제)은 여기서 끝났다. 보수세력은 여기서 다시 태어나서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가는 세력이 돼라’고 경종(警鐘)을 울린 거라고 생각합니다.”
 
  ― 국회의 탄핵소추 당시, 국회가 별도의 면밀한 조사 없이 신문·방송 기사들을 증거라고 제출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절차상으로 봐도 날림탄핵, 부실탄핵이었습니다.
 
  “만일 그런 측면이 있었다면, 그건 박근혜 대통령이나 대통령을 대리하는 법률전문가들이 검찰이나 특검 수사에 대해 팩트를 가지고 따졌어야죠. 그게 절차에 정당하게 참여하는 거죠.”
 
 
  “박근혜 형량, 지나치다”
 
  ―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나 변호인단이 소송 전략상 실수했다고 해도, 탄핵소추가 부실했던 부분은 의원님을 비롯해 탄핵에 찬성한 국회의원들 몫 아닙니까.
 
  “그건 그렇죠. 그런데 국회의 탄핵소추 중에 부실했던 부분이 뭡니까?”
 
  ― 국회가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매일같이 쏟아져나오는 신문·방송 보도들을 탄핵소추의 증거로 제시한 것부터 말이 안 되죠.
 
  “언론 보도만 보고 한 게 아니라 검찰 중간수사도 보고 한 거잖아요.”
 
  ― 검찰 중간수사 결과 중에서도 나중에 사실이 아닌 걸로 밝혀진 게 많죠.
 
  “그렇게 보면, 이후의 재판 과정이나 선고 부분에 대해서도 납득을 못 하겠네요.”
 
  ―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보면서는 거의 경악을 했습니다. 잡범(雜犯)의 경우에도 왜 죄가 되는지를 제대로 설명해줘야 하는데, 이정미씨가 발표한 결정문은 한 나라의 대통령을 파면하는 것으로서는 굉장히 부실했다고 봅니다.
 
  “그 이후에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 오히려 제가 여쭈고 싶은 겁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과오가 있었다고 해도, 28년이나 징역을 선고받을 만큼 잘못했다고 생각합니까.
 
  “네, 형량(刑量)에 대해서는 저도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 K스포츠니 미르재단, 국정원 특활비 문제 등도 형사적으로는 거의 유죄(有罪)가 나올 게 없다고 봅니다. 어떻게 봅니까.
 
  “국회가 탄핵소추 전에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서 더 면밀하게 조사했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합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사유를 더 분명하게 설명했어야 한다는 점도 어느 정도 인정하겠어요. 하지만 3심을 거쳐 대법원에서도 판결한 내용에 그러는 것은 좀….”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형사처벌은 정당했다고 보는 건가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특검팀에 있으면서, 혹은 서울중앙지검장을 하면서 기소해 대법원까지 가서 확정이 된 것인데, 선거 개입과 국정원 특활비와 관련된 것을 제외하면,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아닙니까. 최순실 모녀가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들로부터 받은 혜택 등에 대해 법원이 판단한 내용에 대해서는 제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하지는 못하겠습니다.”
 
  ―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분이라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의견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것입니다.”
 
  ― 탄핵 문제를 계속 물어보는 것은 보수세력에게 그 부분을 확실하게 설명하고 지지를 받아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제 와서 그분들에게 탄핵에 찬성했던 저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제 생각과 맞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2019년부터 보수 통합을 얘기하면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고 이야기해온 것은, 분명히 이 문제가 민주당 입장에서는 다음 대선에서 보수를 분열시킬 수 있는 호재(好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시장 선거, 단일화해도 쉽지 않아”
 
  ― 맞습니다.
 
  “‘쌀 한 톨이 저울을 기울어지게 한다’는 말이 있는데, 태극기부대, 아스팔트 우파가 50만명, 100만명이나 되는 것은 엄청난 것이죠. 하지만 당장의 선거에서 그분들의 표를 가져오기 위해서 얄팍하고 달콤한, 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도 (제가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는 것을) 금방 아실 거고….
 
  저는 그분들에게 ‘탄핵과 관련된 문제들에 훗날 검증이 있을 거다. 제발 당면한 선거에서 탄핵 가지고 서로 총을 겨누고 손가락질하지 말자’고 호소하고 싶습니다.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보수세력의 집권을 위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 그렇게 얘기한다고 탄핵에 반대했던 분들이 납득할까요.
 
  “거꾸로 생각하면, 탄핵에 찬성했던 보수 표는 필요 없나요. 아스팔트 우파의 표가 필요하듯이, 탄핵에 찬성했다가 지금 국민의힘에 돌아오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같이 가야 할 것 아닙니까. 저는 대구에 내려가서도 ‘탄핵을 가지고 끝까지 시시비비를 하고, 서로 배척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권만 좋은 일을 하는 거다’라고 계속 얘기하고 있습니다.”
 
  ― 4·7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는 어떻게 전망합니까.
 
  “서울시장 선거는 굉장히 빡빡하게 봅니다. 단순히 지금 나오고 있는 여론조사를 갖고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작년 4·15 총선 때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전국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 8.5% 차이로 졌지만, 서울에서는 11.55% 차이로 졌습니다. 서울에서 11.55%라고 하면 엄청난 겁니다. 그렇게 패하고 나서 1년 만에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는 겁니다. 그 사이에 코로나19도 있었고, 부동산 문제도 있었지만, 민주당을 지지하는 서울시민들의 기본적인 성향, 특히 투표율이 높은 30~40대의 우리 당에 대한 안티 성향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고 봅니다.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가 되면 이길 거라고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부산은 어떨까요.
 
  “가덕도 공항을 아무리 떠들어도, 박형준 후보가 결정적인 패착을 두지 않는 이상 부산 민심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결국은 경제다”
 
2020년 11월 18일 유승민 전 의원이 ‘희망 22’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뒤로 ‘결국은 경제다’라는 표어가 보인다. 사진=조선DB
  ― ‘대통령 후보 유승민’의 세일즈 포인트는 뭐라고 생각합니까.
 
  “경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장의 가치를 굉장히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경제를 살리는 것은 일종의 방아쇠 같은 것입니다. 거기에 5년 동안 매진하다 보면 오늘날 우리나라의 숙제인 저(低)출산과 양극화(兩極化)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극화와 저출산은 돈을 쏟아붓는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경제성장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저의 캐치프레이즈는 ‘결국은 경제다’입니다.”
 
  ― 성장을 이야기하는 분은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경제성장을 포기하는데, 이게 절대 포기할 일이 아닙니다. 지금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이 겹쳐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의 경쟁에서 뒤처지면 우리는 선진국 진입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국민들도 이제는 분배보다는 성장을 원하고 있습니다.”
 
  ― 근거가 있습니까.
 
  “지난 2월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성장과 분배 가운데 어느 쪽이 중요하냐’는 질문에 대해 62%가 ‘성장이 중요하다’고 답했더군요. ‘분배가 중요하다’고 답한 건 32%가량이었고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나 국민 세금을 가지고 함부로 쓰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이 돈은 받으면서도 그것이 경제를 살리는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김세직 서울대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제성장률이 대략 1%포인트 정도씩 떨어졌습니다. 김대중 정권 때 5%, 노무현 정권 때 4%, 이명박 정권 때 3%, 박근혜 정권 때는 2%대에 가까운 3%대, 문재인 정권 때는 2%…. 생산가능인구가 더 이상 줄어들기 전에 이 트렌드를 빨리 바꾸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선진국 문턱에 갔다가 다시 추락하게 될 것입니다.”
 
 
  “좋은 가치들을 왜 진보에 빼앗기나”
 
  유승민 전 의원이 2017년 대선을 앞두고 펴낸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를 보면, 그는 자신이 ‘보이지 않는 손’을 신뢰하던 경제학자였다가 2000년 정치에 입문한 이후 ‘따뜻한 보수’를 지향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대선 때 그가 내걸었던 경제정책들을 보면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 칼퇴근법, 퇴근 후 소셜미디어를 통한 업무 지시 제한, 사내 하청 근로자 산재사고에 대한 원청(原請)업체 책임 추궁 등 현재 문재인 정권이 시행하고 있는 정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동산 정책 역시 공공임대주택 확대, 저소득층 주거복지 강화 등 문재인 정권의 정책과 흡사하다.
 
  ― 한동안 분배를 주장하다가 다시 시장주의자, 성장주의자로 돌아온 것입니까.
 
  “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한국의 보수정치가 경쟁력·생존력을 가지려면, 진보 측에서 얘기하는 것들 중에서 다수 국민이 생각하기에 합리적이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보수가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라는 말을 쓴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 그 때문에 보수정당의 좌클릭에 앞장선다는 비판도 있었죠.
 
  “제가 과거 교섭단체 대표연설 같은 데서 많이 한 이야기지만 정의, 공정, 자유+평등, 인권, 환경, 생명 같은 진보가 독점해온 가치는 다 헌법에 나오는 것들입니다. 보수가 무엇입니까. 헌법 가치를 지키는 것 아닙니까. 왜 이런 좋은 가치들을 진보에게 빼앗깁니까.”
 
  ― 그럼 문재인 정부나 이재명 경기지사와는 무엇이 다릅니까.
 
  “주택문제나 노동문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약한 고리를 보호하는 문제 등에서 국가가 규제, 간섭, 지원해야 할 분야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재명 지사식의 기본주택이나, 문재인 정부가 주장하는 공공(公共)주도형 재개발 같은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늘 시장(市場)의 영역과 국가가 해야 할 영역을 구별해야 하다고 생각합니다.”
 
 
  “돈 풀기 경쟁은 안 하겠다”
 
  ― 성장과 분배,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까.
 
  “분배라는 것은 세금을 거두어서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장의 문제가 분배의 문제보다 훨씬 더 그 해법이 어렵습니다. 성장에 대한 해법과 전략을 갖지 못하는 정부는 나중에 분배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보수는 복지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되, 진보가 하지 못하는 경제성장의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 복지경쟁을 한다면, 민주당 후보나 소위 진보 후보들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돈 풀기 경쟁을 하기 시작하면 제가 무슨 수로 이재명 경기지사나 이낙연 전 대표 같은 민주당 후보들을 이기겠습니까. 총선 직전인 작년 3월 제1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논란을 빚다가 황교안 대표가 1인당 50만원 지급을 들고 나왔을 때, 저는 ‘그것은 허경영당을 닮아가는 거다. 우리가 그런 악성 포퓰리즘을 가지고 집권세력과 경쟁하면 우리는 그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는 재난지원금,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같은 이슈나 그런 프레임에 빠지지 않을 겁니다. 복지는 송파 3모자의 경우처럼 국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만 선별적으로 도움을 주는 정도로 하고, 성장에 주력해야 합니다.”
 
  ― 성장을 하되, 그 방법이 문제겠지요.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을 한다고 했는데, 거짓말이었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으로 성장을 한다고 하는데, 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장이라는 게 그리 쉽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돈 풀어서 성장할 것 같으면 어느 나라가 성장을 못 하겠습니까.”
 
 
  “노동개혁은 노동시장의 弱者들 위한 것”
 
  ― 어떻게 성장을 하겠다는 구체적 방안이 있습니까.
 
  “성장전략에 관해서, 무엇이 정답인지는 사람들이 다 알아요. 노동개혁, 규제개혁,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디지털 혁신 인재 양성 등…. 다 알면서 못 한 겁니다.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노동개혁에 사활(死活)을 건 정부가 있었나요? 규제개혁에 진짜 사활을 건 정부가 있었나요? 저는 거기에 사활을 걸겠습니다. 5년 내내 경제를 성장시키는 제대로 된 개혁을 하겠습니다. 그게 보수가 해야 하는 개혁이라고 생각합니다.”
 
  ― 노동개혁이나 규제개혁을 주장하면, 바로 가진 자들의 편을 드는 것이고, 사회적 약자(弱者)를 힘들게 하는 것이라는 비난이 돌아올 텐데요.
 
  “우리나라같이 노동시장의 이중(二重)구조가 심각한 나라가 없어요.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 생산성 격차가 엄청난 나라입니다. 대기업에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있고, 중소기업·하청기업에도 정규직·비정규직이 있어요. 3차 하청기업의 비정규직이면 노동시장에서 제일 비참한 사람들입니다. 노동개혁은 사회적 약자를 타깃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노동시장의 약자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것입니다.”
 
  ― 노동자들에게 그런 주장이 통할까요.
 
  “노동개혁으로 유연성을 높이면 제일 곤란을 겪을 사람들은 아마 민노총이나 한노총에 소속된 조직화된 노동자들일 겁니다. 그 사람들의 정치적 저항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겠지요.”
 
  ― 대통령이 된다면, 그런 정치적 반대를 어떻게 극복할 생각입니까.
 
  “정권 초반에 전경련과 경총, 중소기업 대표, 노동계 대표, 그리고 비정규직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 등을 다 불러놓고 무엇을 가지고 서로 타협할 수 있을지 토론할 것입니다.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에서는 다 그렇게 했어요.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기업, 노조, 비정규직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고, 그것을 받아들여주는 대신 다른 부분에서 양보하라고 설득해야지요.
 
  북유럽 경우를 보면 외통수에 몰렸을 때, 즉 더 이상 성장이 안 되어서 노조가 양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가진 낡은 시스템으로는 코로나19 이후의 기술 변화, 노동시장의 변화, 규제환경의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이 개혁을 국정의 우선순위에 놓고 집요하게 설득한다면, 국민 여론도 상당 부분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 경제전문가라고 자처하지만 학자 출신이지, 실물경제를 해본 건 아니지 않습니까. 경제학자가 장관이나 기업체 장(長)을 맡았다가 실패한 경우가 많아서 하는 얘기입니다.
 
  “기업인들은 이윤을 극대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하고, 효율 위주로 짜고 또 짜면서 혁신에 도전하고 하지요. 하지만 폴 크루그먼도 얘기했듯이 그런 것들은 대통령에게는 굉장히 위험한 것입니다. 기업 경영과 국가 경영은 완전히 다릅니다.
 
  제가 직접 사업을 해보지 않았으니 실물경제를 안 해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물경제를 하고 있는 기업인들, 소비를 하는 국민들, 세금을 내는 납세자들… 이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정책을 펴는 게 대통령이 하는 일입니다.”
 
 
  “일본과 함께 미국에 核共有 요구해야”
 
유승민 국회 국방위원장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유 전 의원은 국방위 간사와 위원장을 지냈다. 사진=조선DB
  ― 의원님이 경제·사회 문제에 대해서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데 대해서는 비판하면서도, 안보 문제에서는 보수적 입장을 취하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있더군요.
 
  “진보 쪽, 특히 젊은 사람들로부터는 ‘저 사람은 안보는 너무 강성(强性)’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사드(THAAD) 배치도 제일 먼저 주장했고, 늘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심지어 일본하고도 안보는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니까요.”
 
  ―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고도화하면서, 북한이 지난 몇 년 사이에 전략적 우위에 서게 됐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봅니까.
 
  “한국과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능력은 완전히 고도화됐고,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도 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군사력을 가지고 뻥을 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북한의 전력(戰力) 증강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뻥이 없었어요. 오히려 이동식 발사대, 핵 개발 등에서 늘 우리 예상보다 빨리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저는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 핵 강국이 됐다고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공포의 균형’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핵우산, 확장억제 전략만 가지고는 절대 안심할 수 없습니다. 저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 우리 스스로 ‘공포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 자체적 핵무기 개발을 말하는 겁니까.
 
  “아니, 자체적 핵개발은 최후의 카드이고요, 우선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 나토식 핵 공유(共有) 이상 가는, 핵에 대한 컨트롤 권한을 공유하게 해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사드도 들여오고 KMD(한국형 미사일 방어망)도 해왔지만, 미국이 하고 있는 MD에도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결국 핵 공유 전략으로 가야 합니다. 그래야 북한은 물론 중국도 우리를 우습게 보지 못할 것입니다.”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
 
사진=조준우
  ― 핵 공유가 그렇게 쉽게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러려면 먼저 한미 간 신뢰부터 회복되어야 합니다. 제가 국회 국방위원장을 할 때 일본에 있는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UNC Rear)를 가보았는데, 엄청나게 많은 탄약과 군수물자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전쟁 치를 병력과 물자가 다 일본 열도와 오키나와, 괌, 사이판, 하와이에 있습니다. 한미동맹을 부순다는 것은, 자해(自害) 행위입니다.”
 
  ― 미중(美中) 갈등이 심화되는 와중에, 한국은 두 나라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박근혜 정부도 외교안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디에 서 있는지와 관련해 동맹인 미국을 굉장히 헷갈리게 했죠. 특히 2015년 천안문 전승절(戰勝節) 행사 같은 데 왜 참가했는지…. 문재인 정부는 쿼드(Quad·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일본·호주·인도의 협의체)나 미국이 얘기하는 인도양-태평양 이니셔티브에 참가하지 않고 있고….”
 
  ― 경제 문제 같은 게 걸려 있으니. 중국을 의식하는 것이겠지요.
 
  “경제는 먹고사는 문제이지만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입니다. 경제보다 안보가 우선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 ‘중국에 베팅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안보에 관한 한 확실하게 베팅해야 합니다.”
 
 
  정약용·박정희 존경
 
  ― 제일 존경하는 분은 누구입니까.
 
  “다산 정약용 선생입니다. 그분 저서를 보면 곤궁에 빠진 서민들을 위하는 마음이 굉장히 강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존경합니다.”
 
  ― 옛날 분들을 포함해서 보수 정치인 중에 존경하는 인물이 있습니까.
 
  “에드먼드 버크를 존경합니다. ‘신중하지만 필요한 개혁을 할 수 있는 정치세력’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버크에 대해 오래전부터 이야기해왔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는 당연히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입니다. 그분의 업적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꼼꼼할 때는 엄청나게 꼼꼼하고 단호할 때는 단호한 리더십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진보적인 성향도 있었습니다. 그 리더십이 우리나라를 이렇게 만들어준 것 아니겠습니까.”
 
  ― 동시대의 정치인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저를 정치에 입문하게 해주신 이회창 전 총재죠. 아직도 그분을 찾아뵙고 있습니다. 그분의 세 번에 걸친 실패를 보며 가슴 아파 하면서도 배운 점이 많습니다.”
 
  ― 어떤 점을 배웠습니까.
 
  “그분이 1997년에는 이인제 후보와 DJP(김대중-김종필) 연대, 2002년에는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패하지 않았습니까. 그걸 보면서 ‘선거에 이긴다는 게 자기 힘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운동장을 넓게 가져가고 거기에 모인 국민의 마음을 다 담아내야 가능한 거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년에 보수가 정권 교체를 하려면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저는 그분 비서실장을 했고, 2007년 경선 때 사람들이 다 MB에게 빠져나갈 때에도 제 돈 써가면서, 치아가 빠져가면서 그분을 도왔습니다. 그분에 대해 인간적인 안타까움이 너무 깊습니다. 선거나 정치 이런 것을 다 떠나서 그런 인연이 있었던 사람으로서, 언젠가는 그분과 화해하면 좋겠는데, 그런 기회가 당장 올 것 같지는 않네요.”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와 〈오, 삼광빌라〉
 
  ― 최근에 읽은 책은 무엇입니까.
 
  “영국 저널리스트인 새뮤얼 브리턴(Samuel Brittan)의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Capitalism with a human face)》라는 책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하되 어떻게 그 결점을 고쳐나가느냐에 관한 책입니다.”
 
  ― TV는 좀 봅니까.
 
  “거의 못 보았는데, 근래에는 KBS2 TV에서 하는 〈오, 삼광빌라〉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습니다. 서민들 살아가는 모습이라 아주 편해서…. 〈펜트하우스〉는 너무 자극적이라서, 하하하.”
 
  ― 대한민국 총각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따님은 잘 있습니까.
 
  “잘 있어요. 아직 결혼은 안 했어요. 대학을 졸업한 후 경영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정치하는 아빠 때문에 연예인도 아니면서 유명해지는 바람에 한동안 조금 힘들어했는데, 요즘에는 그럴 일이 없어서인지 편해 하더라고요. 허름한 복장으로 다니면 잘 몰라 본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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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익선    (2021-04-03) 찬성 : 5   반대 : 0
정치를 하던 자가 본인이 모셨던 분을 배신할 때에는 정치적 크나큰 결함이 아니였다면, 이는 다른 이유가 설정될 수가 없는 것!배신자는 배신자가 분명! 본인은 퇴직 교수 출신으로,세금 꼬박 꼬박 납부 잘한,한 때는 년간 세금 납부만 2500만원이 넘었던 충성수러운 평범한 졸부이지만,그러나,박근혜전대통령은 비록 무능은 했지만,국격을 자유민주 체제에서 공산사회주의 체제 전환시킨 정도의 배신자는 아니질 않았던가? 지금도 박근혜 배신에 잘 못을 인정치 못하는 이러한 배신자는 국가 지도자가 될 자격 자체가 없는 것임이 분명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이다!그 잘 난 배신 행위로 본인이 모셨던 대통령을 배신해 가면서 새로히 맞보게 해 준 현 좌파 정권이 잘 된 결과라는 말인가? 얼마나 더 이상의 민주 퇴보가 되기를 바란단 말인가? 이렇게 만든 장본인이 나라꼴아지를 공산사회주의 국가로 전락시켜 놓고서도 아직도 반성도 없이 잘 못을 인정치 못한다는 것은 어찌 이런 자가 정치 지도자로써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하겠는가? 얼마나 더 나라를 망치려고 하는가? 오로지 정권욕에만 사로 잡힌 꿈꾸는 버러지에 불과하질 않는가? 물렀거라! 간신배들은 물렀거라! 이제 남은 일은 오로지 자유민주 대한민국을 나아 가는 길만이 영원한 대한민국 나아 가야 할 길임을 잊지 말라!!
  yshan50@gmail.com    (2021-03-29) 찬성 : 19   반대 : 3
당신이 아무리 옳은것같은 소릴해도 기껏해야3_5%득표율,제발 나와서 분탕질하며 또 이 좌빨정권 만들지말고 책이나쓰며 조용히 칩거하시요 그게당신의 그릇.
  cbn34@hanmail.net    (2021-03-21) 찬성 : 31   반대 : 3
유승민 참 역겨운 사람이다 저런 사람이 대권을 생각한다 ? 국민을 쓰레기로 보고 있구나

20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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