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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인터뷰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보수 정권이 죽인 부산 경제, 판 바꿔야 산다”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chosh76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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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부울경 경제공동체 만들자’고 첫 제안
⊙ “세계지도 거꾸로 놓으면 부산이 지정학적 요충지”
⊙ “부산엑스포 유치하려면 최소 2023년엔 가덕도 신공항 첫 삽 떠야”
⊙ “부산 제2신항 예타, 올해엔 틀림없이 통과될 것”
⊙ “국민의힘 계열, 부산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방해해온 세력”

金榮春
1962년생. 부산동고,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同 대학원 정치외교학 석사 졸업 / 前 고려대 총학생회장, 통일민주당 총재 비서, 16·17대(서울 광진갑)·20대(부산 부산진갑)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 20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해양수산부 장관, 국회 사무총장
사진=조준우
  김영춘(金榮春·59)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1월 28일, 《월간조선》과 가진 인터뷰에서 “보수 정권이 부산 경제를 죽였다”며 “판을 바꿔야 부산 경제가 산다”고 강조했다.
 
  김영춘 예비후보는 ‘부산해양특별자치시’를 추진해 부산을 “동북아시아의 싱가포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메가시티(mega city)’의 일환으로 내년 1월 1일 출범 예정인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 광역 특별연합’을 통해, 부울경 공동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영춘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이 ‘정치 논리에 따라 추진되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턱없는 소리”라고 못 박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결정된 ‘김해신공항’에 대해서는 “신공항이 아닌 ‘가짜 신공항’”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울산·경남이 함께 連環計 짜야”
 
  — 부산 경제가 심각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서인부대’라는 말처럼 부산은 서울과 인천에 이어 3위의 도시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그 위상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부산 경제를 살릴 전반적인 계획과 방향을 설명해주십시오.
 
  “결론부터 말하면 판을 바꿔야 합니다. 판을 바꿔야 부산 경제가 살 수 있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판을 바꿔야 한다는 겁니까.
 
  “그동안 지방 정부는 중앙 정부에서 사업을 조금 더 따오거나 예산 더 따오는 걸 마치 잘하는 것처럼 인식해왔습니다. 결과는 어떻습니까?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습니다. 서울에서 멀면 멀수록 경제가 어려워지고, 살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교육을 예로 들자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교가 망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돈도 사람도 전부 다 서울로 빨려 들어가는 형국입니다.”
 
  — 시장으로 당선되면 ‘부산을 동북아의 싱가포르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 포부가 ‘판을 바꾸겠다’는 의미와 상통하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러나 부산이 싱가포르처럼 되려면, 부산 혼자서 하기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산·울산·경남이 함께 연환계(連環計)를 짜야 합니다.”
 
  — 《삼국지》에 나오는 연환계를 말씀하는 겁니까.
 
  “네. 부울경 인구를 합치면 약 800만명입니다. 싱가포르와 홍콩보다 인구가 많습니다. 면적도 훨씬 더 넓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단위 경제를 만들면, 충분히 외국과 교역을 하거나 투자 유치를 할 때 매력 있는 단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도권과도 경쟁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자치권의 확보입니다.”
 
  — 자치권의 확보?
 
  “저는 ‘부울경 메가시티’라고 부릅니다. 부울경 메가시티가 하나의 경쟁 단위로 자율적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자치권을 가져야 합니다. 그게 안 되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싱가포르가 왜 발전하겠습니까? 정치적 자유에는 다소 제약이 있지만 경제자유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 결국 싱가포르가 부울경 메가시티의 모델이란 말이군요.
 
  “싱가포르가 그렇게 뻗어 나가고 있는 반면, 부울경은 계속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과거엔 이 세 권역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지역이었는데 지금은 대한민국에 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부울경 메가시티’ 탄생 배경
  “나와 김경수 지사가 공동저자”

 
2018년 11월 21일 부산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제1차 해양수산 권역별 정책협의회에 참석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당시 해양수산부 장관·가운데). 맨 왼쪽이 김경수 경남지사, 왼쪽에서 두 번째가 오거돈 전 부산시장,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송철호 울산시장. 사진=뉴시스
  — 짐이 된다?
 
  “과거 중화학 공업이 활성화하던 시기, 부산은 별다른 혜택을 못 받은 반면 울산·경남은 수혜를 많이 입었습니다. 울산·경남이 잘나가면서 거기에 납품하던 부산의 중소기업도 활성화가 됐습니다. 울산·경남 시·도민들이 부산에 와서 소비도 많이 해주는 선순환이 이뤄진 셈이죠. 울산·경남의 중화학 공업, 특히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도 지금은 국제 경쟁력이 감소하고 있고 수출도 줄어들고 있죠. 결국 다 같이 쪼그라들고 있는 겁니다.”
 
  — 상당히 안타까운 얘긴데요.
 
  “부산의 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 위주로 돼 있습니다. 그리고 물류, 관광, 서비스 산업이 대부분이에요. 부산만의 자체 소비도 있지만 울산과 경남에서 넘어오는 소비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울경은 어차피 하나로 엮어져야 합니다.”
 
  — 김경수 경남지사도 메가시티를 주창한 적이 있는데 그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퇴임(2019년 4월)한 뒤, 김경수 지사를 만나기 위해 경남도청이 있는 창원을 찾아갔습니다. 김 지사에게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 부울경 경제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측면도 있어요. 부산에서 이걸(부울경 경제공동체) 추진하면 울산·경남이 다소 꺼릴 수도 있습니다. 부산이 대도시고 또 남부권의 핵심 지역이다 보니 부산이 주도하면 울산·경남 입장에서는 ‘부산에 주도권을 빼앗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경남이 메가시티를 주도하면 좋겠다’고 김경수 지사에게 제안한 겁니다. 그렇게 한다면 ‘부산이 뒷받침을 하겠다’ 이런 식으로 기획을 한 거죠.”
 
  — 메가시티가 김경수 지사의 개인적인 아이디어인 줄 알았는데, 실제 창안자는 김영춘 후보인 셈이네요.
 
  “제가 제안을 하고, 김 지사가 기획을 했으니까 저와 김경수 지사가 ‘공동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경수 지사가 주연 배우 역할을 해준 겁니다. 김 지사가 도정(道政) 연구기관인 경남연구원을 통해 많은 준비를 했고, 그 후에 부산과 울산이 호응을 했죠. 부울경의 각 연구기관이 액션플랜을 짜고 이를 구체화해 최종 합의에 이른 게 바로 ‘부울경 광역 특별연합’입니다.”
 
  — 메가시티 개념이 구체화한 ‘부울경 광역 특별연합’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부울경 경제공동체, 문화공동체, 교통공동체를 만들자’는 플랜(plan)입니다. 정부나 지자체 조직을 구성하려면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2020년 연말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거기에 이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광역자치단체 간 특별연합을 만들 수 있고, 공동 사무국을 둘 수 있다’고요. 올 한 해 준비를 해서 내년 1월 1일에 출범하기로 돼 있습니다. 법적 근거를 기반으로 차근차근 준비 중에 있습니다.”
 
 
  “부동산 문제 제1 원인은 과도한 수도권 집중 때문”
 
  — ‘부산해양특별자치시’를 주창하고 있는데, 이건 어떤 개념입니까.
 
  “그 역시 부산 발전에 있어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앞서 저는 부산을 싱가포르와 같은 경제자유도를 가진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부산은 아시다시피 세계적인 항만을 갖춘 해양도시입니다. 항만 운영을 통한 글로벌 비즈니스 지구를 조성하고, 해양 관광단지를 만든다고 할 때, 부산이 스스로 판단하고 이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부산 앞바다에 관광용 해상 버스나 해상 택시를 띄우려고 해도 띄울 수가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부산은 절대로 싱가포르처럼 될 수 없습니다.”
 
  — 말씀한 여러 계획이 중앙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 가능할지 우려도 됩니다.
 
  “일본을 예로 들겠습니다. 과거 일본의 막부(幕府) 하나하나는 작은 독립국가와 같은 개념이었습니다.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일본은 우리보다 훨씬 더 지방자치제가 발달해 있습니다. 일본은 지금 조세와 재정을 기준으로 봤을 때 40% 정도 자치권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20% 정도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걸 일본 수준, 더 나아가서는 미국 수준으로 간다고 하면 50% 이상인데, 이 정도 되면 사실상 자치권을 갖는 겁니다.”
 
  — 자치권이 확보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이점(利點)이 있습니까.
 
  “만약 50% 정도의 자치권만 확보되면, 부산 스스로 행정권한, 조세권한을 상당 부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부산에 투자하려는 외국 기업이나 국내 기업에 인센티브를 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수단을 강구할 수 있는데, 지금으로선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부산이 갖고 있는 재정 여력으로는 지방세 혜택조차 주기 힘듭니다. 국세(國稅) 감면 혜택을 주려고 하면 법으로 뒷받침돼야 하고 중앙 정부의 허가를 다 받아야 하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중앙 정부 입장에서 부산에만 혜택을 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결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스스로 자기 운명을 설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금 부동산 문제의 제1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글쎄요. 일단 공급 부족 아니겠습니까.
 
  “몇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과도한 수도권 집중이라고 봅니다. 지금도 부울경 합해서 1년에 7만~8만명씩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호남과 대구·경북, 충청도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구조적으로 수도권에 매년 몇십만 명씩인구가 늘게 돼 있습니다. 수도권이 그 수요를 어떻게 다 감당합니까? 공급 우선주의라고 집을 아무리 짓는다고 한들, 1년에 수십만명씩 늘어나는 인구 증가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게 부동산 문제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中·日 항만이 부산을 따라올 수 없는 이유
 
2019년 12월 29일 새벽, 부산광역시 강서구 ‘부산신항’에 접안한 대형 선박들이 수출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조선DB
  — 부울경만이라도 수도권에 버금가는 지역으로 만들자는 얘기네요.
 
  “한마디로 다극(多極) 발전 체제를 만들자는 거죠. 저는 다극 발전 체제의 요건을 갖고 있는 지역이 부울경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적인 발전 요건을 갖고 있는 지역이죠. 제가 싱가포르의 입지적인 요건을 말씀드렸듯이 부산 역시 싱가포르만큼 입지적인 요건이 좋은 지역입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좋다는 겁니까.
 
  “세계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부산은 지정학적 요충지입니다. 제가 해양수산부 장관 취임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세계지도 거꾸로 걸기’였습니다.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대한민국이 동북아시아의 중심입니다. 그렇게 보면 부산이 일본과 중국을 좌우 방파제로 삼고 있습니다. 남쪽으로는 태평양과 동남아시아와 연결되고요.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미주(美洲)로 연결되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게다가 부산 신항(新港)이 세계적 항만 아닙니까? 여기에 24시간 화물기까지 들어올 수 있는 가덕도 신공항까지 만들어진다고 하면, 싱가포르가 갖고 있는 두 개의 조건(씨앤에어-기자 주)이 구비됩니다. 거기에 더해 ‘부산해양특별자치시’로서 경제자유도까지 높여주면, 동북아시아의 또 다른 싱가포르가 탄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지역이 바로 부울경이고요. 그렇게 되면 부울경만 좋은 일일까요?”
 
  — 얼마 전 부산항의 2020년 물동량이 많이 줄었다는 해양수산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중국 칭다오(靑島)항에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부산항을 되살릴 복안엔 무엇이 있습니까.
 
  “일단 물동량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탓이 큽니다. 부산항은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을 처리하는 것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일본의 화물을 부리는 동북아 환적항 기능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에 밀린다는 식의 전망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봅니다.”
 
  — 왜죠.
 
  “중국은 자체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계속 물동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항만 역량을 늘리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중국 항만의 자연적 조건이 부산보다 훨씬 나쁩니다. 중국 항만은 안개가 많이 끼고, 화물을 부리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요. 세계적인 정기선사(定期船社)들이 부산항에 부리는 걸 선호합니다. 부산항에서 중국까지는 하루 만에 이동할 수 있으니까요. 또 부산항에서 중국까지 이동할 때에는 좀 더 작은 배로 갈 수 있으니까 효율성이 아주 좋습니다. 이런 시스템상의 장점은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중국과 일본의 항만이 부산항을 따라올 수 없는 이유입니다.”
 
  — 일본항이 부산항에 밀리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일본항은 주말에 업무를 안 합니다. 그럼 정기선사들이 일본에 환적했을 때 시기상 주말에 걸리면 운송이 하루 이틀 미뤄집니다. 정기선사 입장에선 하루 이틀 지연돼도 큰 손해거든요. 그런데 부산항은 주말에도 일을 합니다. 그러니 정기선사 입장에선 부산항에 화물을 부리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합니다. 물론 일본으로 가는 배도 있겠지만, 대개 부산에 화물을 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산이 그만큼 지정학적 요건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산항에서 근무하는 인력(人力)들의 부지런함도 한몫을 하는 셈이지요.”
 
 
  “‘부산 제2신항’예타, 반드시 통과될 것”
 
김영춘 예비후보가 2020년 12월 30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북항재개발홍보관을 찾아 정성기 해양수산부 북항통합개발추진단장(오른쪽)과 양재혁 동의대 건축학과 교수(왼쪽)로부터 북항 재개발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조선DB
  — 지난해 11월 부산·경남 최대의 국책사업으로 불리는 부산항 제2신항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에서 탈락해 신항 건설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이 문제의 주된 원인은 뭡니까.
 
  “한꺼번에 제2신항 계획 전체를 다 예타에 올려 그런 일이 빚어진 겁니다. 2신항 전체로 따지면 약 20조원에 달하는 큰 사업입니다. 20조짜리 사업이 한꺼번에 예타로 올라오면, 당연히 기획재정부나 KDI(한국개발연구원)는 깜짝 놀랄 수밖에요. ‘경제성이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들겠죠. 사실 해양수산부가 세운 제2신항 계획은 순차 개발입니다. 전체를 한꺼번에 다 짓는 게 아니에요. 예타 탈락은 일종의 기술적인 문제인 거 같습니다. 올해는 해수부가 쪼개서 예타 신청을 할 거고, 그럼 틀림없이 통과될 겁니다.”
 
  — 제2 신항 명칭이 ‘진해신항’으로 확정돼 부산 시민들이 썩 달가워하지 않는 것도 같습니다.
 
  “진해와 면해 있는 면적이 크니까 진해 신항으로 명칭이 붙여진 겁니다. 사실 부산 쪽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어요. 부산 쪽 영역은 예비해놓고, 더 넓은 진해 쪽으로 더 확장하자는 취지에서 명칭을 진해신항으로 한 겁니다. 부산 시민 입장에선 진해에 뺏기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큰 관점에서 보면 부산항 전체의 외연을 확장하는 거니까, 부산에도 좋은 겁니다. 진해신항으로 붙여도 전 세계 선사는 그곳을 부산항이라고 부릅니다.”
 
 
  “신공항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김해공항의 위험성 때문”
 
지난 1월 21일 김영춘 예비후보(앞줄 가운데)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김영춘 후보 왼쪽)가 가덕도신공항 예정지인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호(號)까지 가덕(加德)으로 지었을 정도로 가덕도 신공항에 거는 기대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아주 큰 거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가덕도 신공항을 ‘정치 논리’의 산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정치 논리라는 건 턱없는 소립니다. 2002년 김해공항에 착륙하려 했던 중국 민항기가 돗대산에 추락해 129명이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으로 김해공항의 위험성이 확인됐습니다. 전 세계 파일럿들이 한국 공항 중 가장 위험하다고 여기는 곳이 바로 김해공항입니다. 그런 이유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안전한 신공항 입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그게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진행된 거죠.”
 
  — 결국 MB 때 백지화되고, 박근혜 정부 시절 김해신공항으로 결론이 났죠.
 
  “네. MB 역시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취임하고 나서 백지화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구·경북 쪽이 원하는 이른바 ‘미래형 공항’으로 가려고 했지만, 부산 쪽에서 강력하게 반발했죠. 결국 김해공항을 존치(存置)하면서 확장만 하자고 결론 내리고 작명(作名)한 게 ‘김해신공항’입니다. 엄밀히 말해 그건 신공항이 아닌 ‘가짜 신공항’입니다. 신공항이 필요했던 가장 큰 이유는 김해공항의 위험성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입지를 물색한 건데, 위험한 김해공항이 제일 낫다는 결론을 내리다니요. 그거야말로 엉터리 같은 정치적 결론이었습니다.”
 
  — 그렇게 내린 결론이 김해공항 활주로 증축입니다. 그건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용역을 통해 내린 결정 아닙니까.
 
  “그럼 기존보다 승객 수요가 30~ 40% 정도 더 늘어날 텐데, 활주로 증축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러니 더 위험해지죠. 안전할 리가 없습니다. 용역 말씀하셨는데, 보통 용역 발주자의 주문대로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세계적인 용역기관이더라도 발주자의 입맛에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가덕도 신공항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건 김현미 장관이 아닌 국토부의 생각일 뿐입니다. 국토부는 지방에 큰 공항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에요. ‘인천국제공항 하나만 잘 키우면 된다’ 이런 시각입니다. 국토부는 2016년 자기들이 주도해 김해공항 증축이란 결론을 이끌었는데, 국토부가 이제 와서 자기 부정을 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계속 반대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결론적으로 김해공항 활주로 증축은 별다른 효용성이 없다는 겁니까.
 
  “김해공항에 3.2km짜리 활주로가 있습니다. 그 옆에 사선으로 3.2km짜리 활주로를 추가로 또 만든다는 게 신공항 계획입니다. 활주로를 증축한다고 해도 점보기 같은 큰 비행기는 착륙할 수 없습니다. 화물기는 원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대부분 몸집이 큰데, 그런 대형 화물기는 김해공항에 착륙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김해공항은 소음 때문에 밤 11시부터 아침 6시까지는 비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공항이 부울경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공항이 될 수 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보수 정권은 오히려 부산을 죽였다”
 
  — 2014~2015년 영남권 5개 시도(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는 신공항 건설에 따른 정부 정책 방향에 승복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2016년 김해공장 증축 결정이 나왔고요.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5개 시도 합의는 깨졌다고 봐야 합니다. 대구와 경북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났을 때, 그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대구·경북 차원에서 별도의 공항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이미 확정된 계획입니다. 칠곡과 구미 근방에 대구·경북 통합 공항을 짓기로 했습니다. 그에 따라 대구국제공항을 이전하기로 결정했고, 지금 추진 중입니다. 그러면서 ‘김해공항은 부적격 공항’이라고 대구·경북 연구기관이 발표를 했습니다. 결국 영남권 5개 시도 합의는 다 깨진 겁니다.”
 
  — 다시 부산 경제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경제를 살리려면 결국 민간 기업(또는 공단) 유치가 관건입니다. 부산이 유치할 수 있는 신(新)산업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부산은 모든 첨단 산업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나 샌프란시스코에 ‘특정 산업만 유치해야 한다’ 이런 법이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투자자가 매력적인 입지라고 여긴다면, 반도체 산업이나 스마트폰, 바이오 산업도 유치할 수 있는 거죠.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 관련 사업도 유치할 수 있겠죠. 그런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부산은 그런 점에서 백지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첨단 산업이 사실상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삼성자동차가 부산에 투자한 마지막 대기업입니다. 그 이후엔 부산에 투자한 대기업이 없습니다.”
 
  — 이른바 보수 정권 시절 부산은 사실상 소외돼 있었다는 얘기네요.
 
  “보수 정권은 오히려 부산 경제를 죽였죠.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은 부산을 탄압하고 핍박했습니다. 부산의 기업들을 해체했잖아요. 국제그룹, 동명목재, 삼화고무가 대표적이죠. 군사정권은 부산을 그런 식으로 탄압하고 핍박했습니다. MB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신공항 건설을 방해하거나 백지화했죠.
 
  지금 국민의힘 계열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부산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부산 발전을 방해해온 세력입니다. 국민의힘 계열이 25년간 부산 정치를 독점했습니다. 그 결과가 뭡니까? 그동안 부산 인구 약 50만명이 줄었어요. 20~30대들은 좋은 일자리가 없으니 다 탈출합니다. 50만명의 대부분이 20~30대와 그 자녀들입니다. 지금 부산은 7대 도시 중에서 노령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입니다. 대구나 광주보다 더 높습니다. 신생아 출생률이 가장 낮은 도시고요. 그야말로 희망이 없는 도시입니다. 우리가 오죽하면 부산을 ‘노인과 바다의 도시’라고 부르겠습니까.”
 
  — 원도심 재개발도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원도심에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계시죠. 젊은 사람들이 해운대나 북구 등으로 빠져나가 원도심은 점점 더 슬럼화하고 있습니다. 부산역에 도착한 분들이 가장 먼저 보는 장면이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펼쳐진 산동네입니다. 그곳은 6·25 때 피란민들이 만든 곳입니다. 껍데기만 조금 바뀌었을 뿐, 지금도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거기엔 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고, 폐공가(廢空家)도 많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곳이 부산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철거하는 게 능사는 아닐 테지만, 어르신들이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해드려야죠. 더 나아가 도시 전체의 리노베이션(renovation)도 추진해야 합니다. 즉 원도심 재개발과 도시 전체 리노베이션 두 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합니다.”
 
 
  재난지원금 지급은 중앙 정부가 나서야
 

  — 기업이 뛰려면 먼저 그들을 격려하고 고무할 여건이 마련돼야 하는데, 여권(與圈) 주도로 입법한 공정3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요소도 있죠. 하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공정3법에 대해 ‘좀 모자라는 측면이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이는 야당 대표도 공정3법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인 셈이죠. 무엇보다 글로벌 스탠더드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 가는 게 맞습니다. 물론 그렇게 해오지 않은 기업 입장에서는 불편하겠죠. 글로벌 스탠더드로 가야 기업 경쟁력이 높아질 겁니다. 다만 정부도 법 시행 기간에 있어 유예 기간을 둔다든지, 점진적으로 이행하도록 해 기업들이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친 뒤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부산이 2030 부산 월드엑스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잘 되고 있습니까.
 
  “2023년에 유치 결정이 이뤄지는데,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하려면 가덕도 신공항이 필수적입니다. 그래야 세계 어디서든 부산으로 접근하는 게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가덕도 신공항이 최소한 2023년 유치 결정 전에 첫 삽을 떠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엑스포 직전인 2029년에 완공할 수 있습니다.”
 
  — 한일 해저터널은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입니다. 상대 후보 역시 한일 해저터널이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주십시오.
 
  “저는 부정적입니다. 우리나라에 이익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일본에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안겨주는 사업입니다. 한일 해저터널이 완성되면 환적항으로서의 부산항의 기능은 상실될 위험이 있습니다.”
 
  — 배로 운송하는 것보다는 터널 운송이 더 효율적인 거 아닙니까.
 
  “일본에 더 효율성이 있죠. 우리에게 큰 실익(實益)은 없다고 봅니다. 한일 해저터널 주장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합니다. 심지어 일본이 90%까지 자금을 부담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일본이 돈을 대겠다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일본에 더 많은 이익이 가니까 그런 거죠.”
 
  — 당선 후 코로나19가 지금처럼 계속 이어진다면, 경기도처럼 부산시 차원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고려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부산시의 재정은 경기도와 다릅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양극화’는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등 비대면 경제의 주체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본사(本社)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부산시의 재정 여건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피해를 많이 본 분들에 한해 지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차원의 재난 지원은 중앙 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고, 특히 서울에서 먼 지방일수록 더 두껍게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힘 있는 여당 부산시장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죠.”
 
 
  “국민의힘 지지자로 볼 수 있는 부산 경제인들이 출마 권유”
 
  — 상대 당 후보가 전임 시장의 불미스러운 일을 집중 거론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대책엔 무엇이 있습니까.
 
  “대응책이라기보다는 우선 시민들께 사죄를 해야 하는 입장이죠. 그렇다고 집권여당이 후보를 안 내는 건 정도(正道)가 아니라고 봅니다. 부산은 서울에 비해 경제 수준이 절반밖에 안 됩니다. 그런 부산을 다시 살리는 일에 앞장서야 할 사람이 시장 아닙니까. 오히려 책임감 있게 나서는 게 부산 시민을 위하는 길입니다.”
 
  — 여성을 위한 ‘성평등정책관 제도 신설’ ‘여성의회 신설’ ‘공공기관 여성 간부 비율 의무적 확대’를 내세웠는데, 이것이 평등이란 개념과 직결되는지 의문이 듭니다.
 
  “성평등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획기적인 제도란 사실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꾸준한 노력을 가능케 할 수 있는가입니다. 따라서 시장 직속 성평등정책관과 여성의회 신설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여성의회는 단순한 시장 자문기구에 그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성폭력, 성평등 문제와 관련한 실질적인 권한들을 부여하고자 합니다. 성평등 문제와 관련한 세부 공약들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선거용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유의미한 변화들을 만들 수 있는 정책을 내놓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곧 시민 여러분께 제 고민과 그에 대한 복안(腹案)을 알려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 전임 시장의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해 4월 말,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시장 출마와 관련 “시민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했습니다. 시민 명령을 어떤 측면에서 어떻게 해석한 건지 궁금합니다.
 
  “처음엔 출마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국회 사무총장직을 수락한 거고요. 민주당도 후보를 안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 얼마 후에 전임 서울시장도 그렇게 됐고요. 서울과 부산 둘 다 후보를 안 내는 상황에 직면한 건데, 민주당으로서는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한 거죠. 그래서 결정을 하게 된 겁니다. 사실 가족과 친척들은 ‘시장 선거에 나서지 말라’는 입장이었습니다. 힘들 거라는 걸 그분들도 아셨으니까요.”
 
  — 혹시 정치권에서도 그런 목소리가 나왔습니까.
 
  “일부 있었죠. 그분들 역시 ‘선거가 힘들지 않겠냐’고 걱정하셨죠. 심지어 ‘출마해도 당선이 어려울 거다’라고 말한 분도 있었습니다.”
 
 
  노무현 벤치마킹? “전혀 아니다”
 
  — 일각에서는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어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벤치마킹하는 거 아니냐’고도 합니다.
 
  “전혀 아닙니다. 다만 그런 생각은 했습니다. 서울서 국회의원 두 번 하고 부산으로 내려와 정치를 시작했을 때 ‘지역주의 극복에 앞장서보자’고요. 이번에 출마한 것도 그런 차원입니다. 민주당 지지자가 아닌 분도 제게 ‘부산을 일으켜 세워보라’고 조언을 해줬습니다. 특히 경제인들이 그런 권유를 많이 하셨어요. 부산 경제인 대부분은 국민의힘 지지자입니다. 그분들도 국민의힘으로는 희망이 없다고 본 거죠. 그게 제가 출마를 결심한 가장 큰 동기 중 하납니다.”
 
  — 얼마 전 국민의힘 박형준 예비후보와 ‘행정 경험’ 논란이 벌어졌는데요.
 
  “제가 말한 요지는 리더의 자리에서 자기 책임하에 큰 조직을 이끌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과를 내본 그런 행정 경험을 말한 겁니다. 제가 바보가 아닌데, 박형준 후보가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 한 걸 왜 모르겠습니까? 저도 국회 사무총장을 해봤지만, 그것만 가지고 위기의 부산을 이끌 만한 행정 경험을 했다고 보긴 힘들죠. 그걸 가지고 저를 고발한다느니 하는 건 구상유취(口尙乳臭) 같은 발상입니다.”
 
  — 박형준 예비후보와는 잘 아는 사이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박형준 후보는 똑똑하고 말을 잘하는 선배였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무언가 성과를 낸 것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부산과 연관해서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MB의 핵심 측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관철하지 못했어요. 가덕도 신공항은 MB 정부부터 ‘잃어버린 10년’을 보내야 했습니다. 지금 한창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부울경 메가시티도 박 후보 본인이 MB 때 5+2 광역경제권 계획으로 먼저 추진했다고 주장하지만, 지금 메가시티가 형성됐다고 보는 부산 시민은 한명도 없습니다.”
 
 
  “정치할 생각 없었다… 원래 꿈은 詩人”
 
  — 김영삼(YS) 전 대통령 덕분에 정계에 발을 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6년 처음으로 YS(당시 민추협 공동의장)를 찾아간 건 정치 투신이 아닌 직선제 개헌운동을 돕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 대학원 공부를 했습니다. 1992년 마지막으로 도와달라는 YS의 청(請)으로 대선을 치르러 갈 때도, 함께 청와대로 들어가 정무비서관에 임명됐을 때까지도 정치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YS의 권유로 15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된 것입니다.”
 
  — 정치하는 동안, 가족분들에게 미안한 부분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가족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까.
 
  “아내에게 항상 미안하죠. 원래 결혼 조건은 정치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저도 정치할 생각이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아내에 대해서는 평생 부채를 안고 사는 느낌입니다.(웃음) 특히 10년 전 재선까지 한 서울 지역구를 뒤로하고 부산으로 내려갔을 때 가장 미안했습니다. 저와는 달리 서울 사람이었던 제 아내는 부산에 아는 사람이 시어머니 딱 1명이었고, 서울에서만 자란 중학생 아들은 서울을 연고지로 한 LG 트윈스 팬이었으니까요. (웃음) 다들 부산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고생이 많았어요. 호강을 시켜줄 방법은 없고, 마음으로 갚아나가야겠다는 각오를 합니다.”
 
  — 젊은 시절 정치를 꿈꾼 적은 없었습니까.
 
  “원래 제 꿈은 시인(詩人)이었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5년 동안 당시 ‘자유 교양 경시대회’ 대표로 뽑히면서 수업 대신 도서관에 살다시피 하면서 자연스레 책과 가까워졌습니다. 고등학교 문예반 활동을 하면서 시를 습작하고 시집을 낭송했어요. 인생에서 가장 멋진 일이 시인의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생 때도 시인을 꿈꿨기에 문학회 활동을 했습니다. 고려대 영문학과에 진학한 것도, 국문학과를 가겠다는 저와 취직을 위해 법대를 가라는 아버지 사이에서 큰형이 중재를 한 결과물이었죠.”⊙
 
  ※ 이 인터뷰 기사는 사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권해석을 받고 게재하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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