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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

서울시장 선거판 흔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국민의힘 후보’ 선출과 ‘야권 승리’ 중 무엇이 중요한가?”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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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지도자 중 문재인처럼 대놓고 국민 속이는 사람은 처음 봐”
⊙ “서울시장 선거 패배하면 더불어민주당 장기집권 시대 열리고 나라 운명 완전히 바뀐다”
⊙ “공당 대표 향한 ‘국민의힘 입당’ 요구는 정치도의상 아주 큰 실례”
⊙ “문재인 정부의 ‘백신접종 쇼’ ‘돈 풀기’ ‘여당 조직력’ 감안하면 선거 판세는 ‘박빙’으로 갈 것”
⊙ “국민의힘 후보 지지하지 않으면서도 ‘야권 후보’ 당선 희망하는 중도· 진보층 민심 끌어와야”
⊙ “ ‘사적 목적’ 가진 지도자에 의해 많은 사람이 불행해진 대표 사례가 바로 서울과 대한민국”
⊙ “박원순 시정 10년? ‘퇴보’라는 표현도 부족할 정도로 혹평할 수 밖에 없어”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이제 석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박원순(朴元淳) 사망’에 따라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세는 그간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가 안철수(安哲秀) 국민의당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면서 급변하고 있다. ‘대선주자’를 자처하던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선언하자, 세간의 이목이 그에게 쏠렸다. ‘문재인(文在寅) 반대’ ‘정권 심판’ 여론이 고조되는데도 서울시장 선거에 낼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점을 우려하던 야권 지지층은 반색했다.
 
  안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은 그간 여론을 살피며 ‘몸값’을 올리려던 국민의힘 측 서울시장 선거 입후보 희망자들을 자극했다. 한사코 대권에 도전하겠다며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거부한 오세훈(吳世勳) 전 서울시장은 ‘안철수의 국민의힘 입당 후 경선 참여’란 조건을 걸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출마설이 돌던 나경원(羅卿瑗)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이른바 ‘안철수의 메기 효과’ 덕분에 ‘인물난’을 겪던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소위 대선주자를 자처하는 이들의 ‘리그’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하고 있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국민의힘은 안 대표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요구하고 있다. 2016년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번번이 참패한 상황에서조차 대여(對與) 견제 능력이 사실상 없는 명목상 ‘제1야당’이란 점을 내세워 자당 중심의 후보 단일화를 고집하고 있다. 안 대표 역시 ‘후보 단일화’를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국민의힘 요구를 거부하는 모양새를 취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 선출을 강조하면서 “안철수와 단일화하지 않아도 보궐선거 승리한다”고 자신했다. 사진=뉴시스
  이런 상황에서 김종인(金鍾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과 후보 단일화에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한 발언을 계속하면서 ‘독자 후보’ 선출을 강조한다. 지난 1월 11일에는 “안철수와 단일화하지 않아도 보궐선거 승리한다”고 자신했다.
 
  ‘정권 교체’ ‘재보궐선거 승리’에는 모두 공감하면서도 다수의 이해관계가 엮이면서 논의는 전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핵심 당사자인 안 대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또 무슨 이유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어떤 서울을 만들고 싶어 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월 11일 오전, 국회에서 그를 만났다.
 
 
  “여당의 ‘약속 뒤집기’ 예측 가능한 불행한 현실”
 
  ― 눈썹 문신은 언제 했습니까.
 
  “(얼굴을 앞으로 내밀면서) 문신 맞아요, 이게?”
 

  ― 잠시만요, 문신 같은데요.
 
  “흰 눈썹이 많아서 염색하고 조금 다듬었습니다.”
 
  ― 사진으로 보면 눈썹 문신인 것 같던데요. 문신이 아니라는 건가요.
 
  “뭐가 문신인지 모르겠어요. 그냥 손봐주는 대로 맡긴 건데요.”
 
  ― 그 눈썹 덕분에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있더라고요.
 
  “예, 노력하고 있다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예전 ‘강철수’ 이미지를 다시 한 번 띄우기 위한 것 아닙니까.
 
  “아니요, 제가 원래 강단 있는 사람인데요, 벤처기업가 중 강단 없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선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니까 정치권에서 ‘유약한 사람’이라고 공격한 거지, 저는 저만큼 추진력 있고 강단 있는 사람 못 봤는데요.(웃음) 혼자서 38석 되는 정당을 만든 건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이후 제가 유일하고, 지금 생존 정치인 중에는 저밖에 없거든요. 저에 대해 무슨 정치력이나 강단이 없다고 한다면, 다른 정치인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까닭에 갑작스레 예정됐습니다. 박 전 시장의 실종·사망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한마디로 참담했습니다. 개인적 인연이 있기 때문에 인간적인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만, 사실 정치 지도자로서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무책임에 대한 분노, 그런 감정들이 동시에 교차했습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서 ‘귀책사유’가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려고 한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비용 84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 입장은 지금도 같습니까.
 
  “먼저 후보를 내지 말아야죠. 국민과의 약속도 어기면서, 국가로 보면 헌법인 당헌을 제대로 된 절차 없이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바꾸기로 결정했다면서 저렇게 하면 앞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어떤 후보가 무슨 공약을 내세운들 그걸 지킬 수 있겠습니까. 기본적으로는 후보를 내서는 안 되는 정당이고, 후보를 내려고 한다면 그 비용을 다 내야죠.”
 
  ― 더불어민주당 또는 친문의 그 같은 ‘약속 뒤집기’ 행태를 너무 많이 겪으셨던 것 아닙니까.
 
  “제가 제일 먼저 정체를 알았던 것 같은데요. 국민의당을 창당한 이유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 더불어민주당이 기존 당헌을 뒤집고 보궐선거 후보를 낼 것이란 사실은 누구나 예측 가능했던 것 아닙니까.
 
  “지난 3년 반 동안 그들의 민낯을 국민이 너무 많이 목도하지 않았습니까. 또 그런 짓을 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참 불행한 일이죠. 그런 정치세력이 정부·여당이니까요.”
 
  ―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정권 교체의 교두보입니다. 어떻게 하면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모든 과정을 거치는 게 바람직하죠.”
 
  ― 서울시장 선거라고 하면, 서울시민의 민생을 중시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정권 교체’부터 얘기하는 건 너무 정략적인 것 아닙니까.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네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문재인 정권 4년에 대한 심판입니다. 둘째,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한 심판입니다. 셋째, 서울의 국제 경쟁력 제고와 혁신에 대한 시민의 요구입니다. 넷째, 정권 교체의 교두보 확보입니다.”
 
  ―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소위 ‘야권 단일후보’를 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정권 교체가 가능하겠습니까.
 
  “진다면, 정권 교체는 아예 불가능해지죠.”
 
 
  “도덕적이고 유능한 지도력 필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코로나19 백신 늑장 도입 지적과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대처 과정과 관련해서 “국가 지도자 중에서 문재인 대통령처럼 대놓고 국민 속이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사진=뉴시스
  ―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예정된 직후부터 ‘안철수 출마’를 요구하는 야권 지지층의 목소리가 꽤 있었습니다. 왜 이런 얘기가 나왔다고 생각합니까.
 
  “단기적으로 서울이 안고 있는 문제가 크게 두 가지 아닙니까. 첫째는 코로나19 방역을 어떻게 잘 관리할 것인지, 둘째는 부동산 문제를 포함한 민생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저는 의사 출신에 IT 전문가입니다. 창업해서 일자리를 만들어본 경험도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저를 서울시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으로 믿었던 것 같고요. 박원순 전 시장의 불행한 죽음을 보면서 한마디로 도덕적이고 유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국민이 마음으로 느낀 것 같습니다.
 
  국민이 원하는 게 ‘시대정신’이 되듯이, 서울시민 사이에서 ‘유능하고 도덕적인 지도력’에 대한 공감대가 순식간에 형성되면서 제게 시선이 모인 것 같아요. 정치권에 8년 이상 있었는데, 저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깨끗한 사람이라고 인정한다’고 얘기하거든요. 정치권 중심에서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도 그런 평판을 받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죠.”
 
  ― ‘안철수 출마’와 관련해서 온갖 추측이 난무할 때 소위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언론에 ‘안철수 출마 가능성’을 계속 얘기했지만, 정작 안 대표는 “절대 안 나간다”고 부인했거든요. 정말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까.
 
  “서울시장이 바뀐다고 해서 나라가 바뀌겠습니까. 지금 나라가 밑바닥으로 떨어진 정도가 아니라 지하로 파고들어가는 중인데, 이걸 바꾸려면 정권 교체밖에 방법이 없거든요. 저는 최선을 다해 (대선) 후보가 돼서 정권 교체를 해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습니다. 대선 후보가 되지 않더라도 정권 교체에 힘을 쏟아야 나라가 바뀐다는 신념이 있었는데, 주위의 많은 분이 지속적으로 저를 찾아와서 ‘아무리 열심히 대선 준비해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지면 아무 소용 없다’고 하셨거든요. 사실 대선 바로 앞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인데, 그 전망이 불투명하니까 대선도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고민하던 중에 세 가지 일이 벌어졌습니다.
 
  작년 12월 중순인데요. 국회에서 공수처법 통과시키면서 의회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윤석열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과정에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그다음은 백신입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당시에는 1000만명분밖에 계약하지 않았는데도 대통령(문재인)이 4400만명분을 계약했다는 식으로 대놓고 국민을 속이더라고요.
 
  저는 국가 지도자 중에 저렇게 대놓고 국민 속이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지금은 1000만명분 계약했지만, 연말까지 4400만명분을 확보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해를 구해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4400만명분을 확보해놓은 것처럼 거짓말한 점이 저를 가장 분노하게 했어요. 도저히 안 되겠다, 내 몸을 던져서 불투명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에 일조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 공식 선언을 하기 전에 국민의힘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먼저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점은 언뜻 이해되지만, 김무성(金武星) 전 의원에게 먼저 알린 까닭은 무엇입니까.
 
  “마포포럼(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모임 ‘더 좋은 세상으로’)에서 제가 1시간 정도 발표(2020년 11월 12일)하고 나서 1시간 반 정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시간 내내 서울시장 선거 출마 권유 설득이 이어졌습니다. 너무 간절하게 요청했지만, 저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했기 때문에 생각이 바뀐 데 대한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야권 지지층을 하나로 결합할 방안 논의해야”
 
안 대표가 지난해 4월 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 중이던 대구광역시에서 의료 봉사를했다. 사진=뉴시스
  ―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이유를 말하면서 “몸을 던져서 일조”라고 표현했는데, 혹시 자신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가는 걸 ‘체급 낮추기’ ‘희생’ ‘양보’라고 생각합니까.
 
  “정권 교체를 위해 몸을 던지겠다는 생각은 원래부터 있었습니다. 지난해 초 귀국한 이후 지금까지 가진 변함없는 생각입니다.”
 
  ― 좀전에 코로나19 방역, 기업가 등의 이력을 보고 시민이 ‘서울시장’으로 생각하는 게 아닌가, 평가했는데요. 왜 그런 ‘민심’이 그간의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을까요.
 
  “야권에서는 제가 대선주자 지지율 2위인데요.”
 
  ― 하지만 야권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다들 한 자릿수인 상황에서….
 
  “윤석열(尹錫悅) 검찰총장 빼면 언급되는 사람이 두세 명뿐이잖아요. 윤 총장 빼면 제가 (지지율) 제일 높은 상황인데요.”
 

  ― 그러니까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는 상당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왜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는 그런 결과가 안 나왔을까요.
 
  “지금은 윤석열 총장에게 큰 기대가 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윤 총장에 대한 기대는 현 정권이 ‘문제’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거든요. 지금은 윤 총장에게 그 마음들이 다 모인 거죠.”
 
  ―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고 했는데, 지금 국민의힘과 ‘단일화 방식’을 놓고 논쟁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그 모습을 본 우리 국민은 “유불리를 따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논쟁? 없는데요. 기사들을 보면, 전부 국민의힘에서 일방적인 주장을 한 것뿐입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는지 생각하자. 누가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야권이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그 기준으로만 보자’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승산이 있다고 생각되면 다들 시야가 좁아집니다. ‘근시안’이 돼요. 지금은 야권 모두가 넓게 다시 보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중요한가? 정권 교체를 이루는 과정이라서 그렇거든요. 그럼 어떻게든 야권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야권이 이기려면 국민의힘만으로는 안 되고, 민주당이 싫다고 해도 국민의힘은 찍을 수 없다는 국민의 지지까지 모두 합해야 합니다. 야권 단일후보가 선출되는 과정에서 각자의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도 선거에서 승리하기는 어렵거든요. 어떻게 하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야권 지지층을 하나로 결합할 수 있을지, 잃지 않을 수 있을지까지에 대해서 논의해야 하는 거죠.”
 
  ― 지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마저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 뭡니까.
 
  “보세요. 여론조사가 그래도 객관적인 자료잖아요. 바로 지난주 금요일(1월 8일) 자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35%, 국민의힘 22% 정도예요. 거기에 열린민주당 지지율 3~5%가 포함하면 여전히 민주당은 40%이고, 국민의힘은 20%입니다. ARS가 아닌 면접원 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이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똑같은 조사에서 ‘여권 후보를 지지하느냐, 야권 후보를 지지하느냐’를 물으면 여권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 비중은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지지율을 합한 것과 거의 비슷해요. 야권 후보의 경우에는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훨씬 크거든요. 거기서 나타나는 거죠. 이걸 국민의힘이 착각하면 안 돼요. 국민의힘 후보가 이길 확률이 크다고 해석하는 건 잘못된 겁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월 5~7일,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전국 성인남녀 1001명에게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35%로 가장 높았다. 무당층은 28%, 국민의힘은 22%, 정의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6%, 열린민주당은 3%를 기록했다. 서울 지역으로 범위를 좁혔을 경우에는 더불어민주당 34%, 국민의힘 23%, 국민의당 9%, 정의당 5%, 열린민주당 4% 순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을 소위 ‘범여권’으로 묶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범야권’으로 분류할 경우 범여권 지지율은 43%, 범야권 지지율은 이보다 11%포인트 낮은 32%인 셈이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지지층 이탈 없이 소위 ‘야권 단일후보’를 낸다고 해도 여권 후보를 이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변수’는 있다. 바로 ‘무당층 28%’의 표심이다. 같은 여론조사 당시 “보궐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하느냐,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2%가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답했다.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답변은 37%였다. 역시 서울 지역으로 한정하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답변은 58%,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4%로 집계됐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민 10명 중 6명은 ‘야권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또는 국민의당을 지지하지 않지만, “야권 후보 당선을 희망한다”고 응답한 ‘무당층’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후보 단일화’와 ‘혁신’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지지율 10%는 중요하지 않나?”
 
2020년 12월 20일, 그간 “서울시장 선거에 절대 안 나간다”고 했던 안 대표는 ‘출마 선언’을 하면서 “몸을 던져서라도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을 막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 국민의힘이 지금 그런 식으로 선거 판세를 보고 있다면, 정말 오만한 거죠.
 
  “국민의당 지지율이 10%가 넘습니다. 10%가 중요하지 않은가요?”
 
  ― 지지율 분포를 봤을 때 국민의당 없이 국민의힘 단독으로 승리하기 어려운 건 ‘현실’이지만, 국민의당이 그 지지율을 ‘지렛대’ 삼아서 너무 ‘벼랑 끝 전술’을 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지 않습니까.
 
  “지렛대는 아니죠.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하고, 받는 모습을 보신 적 있으세요? 이건 원래 실무 책임자 선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 논의를 시작하면서 진전되는 건데요.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는 건 단일화 방법을 합의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아니에요.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논쟁’으로 비치는 상황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 문제는 그렇게 보인다는 거죠.
 
  “그러니까 안 그래야죠.”
 
  ―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안 대표 사이의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가 ‘야권이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까.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요. 우선, 입당 주장(기자 註: 국민의힘은 안철수의 자당 입당 후 경선 참여를 주장)…. 공당의 당대표에게 10% 지지율을 가진 정당을 탈당하고 자기 당에 입당하라는 얘기는 정치도의상 아주 큰 ‘실례’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공당 대표한테 탈당하라는 요구를 할 수 있는 건가요? 그것 말고 다른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잖아요. 말씀하신 방법도 있고, 한 번에 하는 방법도 있고, 단계별로 하는 방법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건 ‘선거 승리’입니다. 또 서로 다른 지지층이 그 과정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에 대한 논의부터 실무 책임자들이 시작해야 하는 거죠.”
 
  ― 지금까지 국민의힘에서 나온 주장들을 종합하면, 이들은 그 누구든지 ‘국민의힘 후보’로 본선에 나가야 한다는 걸 중시하는 듯한데요.
 
  “그게 중요한가요?”
 
  ―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단일화해서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다고 해도 국민의힘과의 ‘연대’에 부정적인 ‘안철수 지지층’과 안철수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야권 후보’를 뽑아야겠다고 하는 사람들의 ‘표심’을 어떻게 끌어올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그런 방법을 합의해야 하는 거죠.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자 사이에서 저에 대한 지지율이 50% 이상 나오는 결과도 있고요. 참 감사한 일이지요. 이번에 그런 지지자들의 마음을 다 모을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된 거죠.”
 
  ― 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의원은 “안철수 때문에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는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누구죠?(웃음)”
 
  ― 여당 원내대표 했던 분인데…. 야권 지지층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사실상 박원순(더불어민주당)·김문수(자유한국당)·안철수(바른미래당) ‘3자 구도’로 진행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의 ‘재판’이 되지 않을지, 야권이 단일후보를 내지 못하고 각자 출마해 여당 후보가 압승하는 장면을 다시 보게 되지 않을지 걱정하기도 합니다.
 
  “반드시 (단일화)될 겁니다. 왜냐하면, 단일화 실패는 ‘정권 교체’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거든요. 국민의힘이 4연패(20대 국회의원 선거, 19대 대통령 선거, 제7회 지방선거, 21대 국회의원 선거) 했잖아요? 5연패 하면 도저히 수습이 안 될 겁니다. 나라의 운명 자체가 완전히 바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금 일본의 자유민주당처럼 장기집권 하는 세상이 될 텐데…. 역사적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저의 간절함과 국민의힘의 절박함이 만나면 반드시 될 겁니다.”
 
  ―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후보 단일화 시점은 2월로 하는 게 어떨까”란 식으로 얘기한 의도는 무엇입니까.
 
  “단순한 ‘반문(反文)’이 아니라, 야권이 집권하면 어떻게 하겠다고 보여주는 게 먼저입니다. 그걸 먼저 하고, 단일후보 뽑는 과정으로 돌입하자고 한 겁니다.”
 
  ― “누가 여당 후보로 나오는지도 봐야 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는데요.
 
  “우리가 후보를 먼저 내서 여당이 ‘맞춤형 후보’를 찾을 수 있는 ‘여유’를 줄 필요는 없지만, 지금 정부가 워낙 쓸 수 있는 수단이 많아서 먼저 뽑긴 해야 합니다. 아마 분위기 반전을 위해 백신 접종 쇼를 할 것 같고요. 아직 3차 재난지원금도 안 준 상태에서 4차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돈 풀 생각하는 거예요.
 
  또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지역 조직력을 보면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가장 강고하거든요. 서울 구청장 25명 중 24명, 서울시의원 109명 중 101명, 국회의원 49명 중 41명이 더불어민주당입니다. 저는 야권 단일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0% 이상 앞선다고 해도 결국 선거 판세는 ‘박빙’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보궐선거일은 공휴일도 아니고, 투표율도 낮기 때문에 조직력이 중요하거든요.”
 
 
  “국민의힘은 여당과 차별화된 모습을 ‘정책과 행동’으로 보여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월 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권하면서 “안 대표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조건부 출마’ 의사를 밝혔다. 사진=뉴시스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최근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으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조건부 출마 선언’을 했는데요. 답을 달라고 하면서 시한까지 못박았습니다.
 
  “‘정권 교체’가 간절하니까, 그런 고민 속에서 얘기한 것 같아요. 그런데 출마 여부는 여건에 따르는 게 아니라 자기 결심으로 해야죠.”
 
  ― 오 전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겠다고 발표할 시점을 노리고 있던 중, 안 대표가 먼저 치고 나가서 이제 ‘출마 명분’이 별로 없으니까 괜히 ‘조건부 출마 선언’을 한 것 아닙니까.
 
  “사람 마음이야 어떻게 알겠습니까.”
 
  ― 오 전 시장과 곧 만날 계획입니까.
 
  “누구인들 만나지 못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다만, 당장은 아닙니다. 이번 주 안으로는 힘들 것 같아요.”
 
  ― 국민의힘을 향해서 “중도층, 합리적 진보층을 끌어올 수 있는 혁신을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는데요. 그 ‘혁신’이란 게 대체 뭡니까.
 
  “국민의힘은 오랜 기간 기득권 이미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야당인데도 기득권 이미지를 여전히 갖고 있으니 참 억울할 노릇이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나마 ‘유능한 세력’이란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지지세를 유지해왔는데 지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유능’ 이미지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회복을 못 하는 것 아니에요? 비대위 체제가 됐어도 지지율은 처음에도 20%, 지금도 20%입니다. 국민의힘이 기득권 이미지를 버리고, 유능한 이미지를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지. 정책과 행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습니다.
 
  내부의 의혹에 대해 ‘우리 편이니까 감싼다’는 식으로 하지 않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그게 민주당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가질 수 있는 길 아니겠어요? 어떻게 하면 ‘유능한 미래 디지털 세력’이란 이미지를 가질 것인가? 정책도 정책이지만, 사람도 세워야죠. 또 중요한 건 김종인 위원장뿐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변하고 있다는 걸 알려야 합니다. 이런 걸 총체적으로 얘기해서 ‘야권 혁신’이라고 하는 건데, 계속 기득권 고집하면서 다 가지려고 하면 더 악화되는 거죠.”
 
  ― 국민의힘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기호 2번’ 후보를 내겠다고 강조하는 것 역시 그런 기득권 의식을 버리지 못했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네요.
 
  “예, 그렇게 받아들이는 국민이 많으실 겁니다. 우려됩니다. 어떻게 하면 야권 단일후보가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논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 종합하면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의 국민의힘은 지지율도 제자리걸음이었고, 혁신 작업도 지지부진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럼 결국 김종인 위원장은 그동안 한 일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되네요.
 
  “많이 노력해서 기존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거죠. 거기에 추가로 제가 얘기한 작업들을 해야 이미지 개선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지금 언급되는 서울시장 후보 중 경쟁력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능력 있는 후보들이 많이 보이지만, 저도 후보 중 한 사람이라서 객관적일 수 없죠. 다른 분을 평가하는 건 적절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차기 대선 도전 생각 없어”
 
  ― 이번에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차기 대선에 도전할 생각은 없습니까.
 
  “없습니다.”
 
  ― 전혀 없습니까.
 
  “제 역할은 우선 야권 단일후보가 되는 것,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것입니다. 또 서울시장에 당선된 이후에는 ‘혁신 시정’을 통해 ‘야권이 맡으니까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하는 점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에도 계속 “절대 안 나간다”고 했는데, 결국 지금은 나가겠다고 한 것 아닙니까. 그걸 감안하면 차기 대선 출마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 사람들은 금방 알아차립니다.”
 
  ― 현재 야권에는 유력 대선주자가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돼 단기간에 ‘혁신적 성과’를 낸다면 ‘대선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지금 지지율 1위도 계시고, 다른 분들도 계시니까요.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면, 아마 분위기가 달라질 겁니다. 새로운 주자들도 나타날 수 있고요. 요즘 서울시장 선거에 여러 사람이 도전하겠다고 의사 밝히는 것처럼요. 그렇게 된다면 좋은 일이죠.”
 
  ― 2010~2011년, 당시 소위 ‘안철수 돌풍’과 같은 지지율 폭등 현상이 있다고 해도 거기에 응하지 않겠다는 얘기입니까.
 
  “지금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많은 기대를 하고 계시잖아요. 감사할 따름이죠. 저는 서울시 혁신으로 성과를 보여야 야권 전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야권 재편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김종인 위원장이 ‘국민의힘 후보’를 서울시장에 당선시키고, 그 동력을 바탕으로 대선 국면에서는 소위 ‘킹메이커’를 하고 싶어서 또는 직접 출마하고 싶어서 나를 견제하고 ‘평가절하’한다는 생각 안 해봤습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깊은 뜻이 있으시겠죠. 제1야당을 책임진 분이라서 기본적으로 자신이 맡은 당 입장에서 모든 걸 판단하는 게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정권 교체’를 해야 하고, 그걸 위해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목적은 같거든요. 이번에 승리해야 김 위원장도 계속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런 목적은 같으니까 합의에 이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만일 서울시장에 당선돼 야권 중심축으로 발돋움한다면 임기를 마친 윤석열 검찰총장과 함께 ‘제3세력’을 구축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있습니다.
 
  “가정이 너무 여러 개인데요. 일단 윤 총장은 지금 자기 일을 열심히 잘해야 합니다. 자기 일을 잘하니까 국민적 지지가 모인 것 아닙니까.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하고, 임기를 채운다면 국민적 지지를 더 받을 겁니다. 저도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그 직분에 충실해야 인정받을 수 있겠죠.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윤 총장이 정치를 할지 여부는 본인도 모를 것 같아요.”
 
  ― 어떻게 그걸 자신이 모를 수 있습니까. 안 대표 경우는 이미 정계 입문을 염두에 두고 관련 행보를 한 것 아닙니까.
 
  “아니요,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투명한 사람’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그런 생각이 있었다면, 서울시장 선거(2011년 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겁니다.”
 
  ― 자신에 대해 “저처럼 강단 있는 사람 없을 것” “투명한 사람” 이런 식으로 자화자찬하면 좀 어색하지 않습니까.
 
  “아무도 모르니까 저라도 얘기해야죠.”
 
 
  “박원순 시정 문제 사업 대표 사례는 도시재생”
 
안 대표는 ‘박원순 시정’의 대표적인 문제 사업으로 ‘도시재생’과 ‘태양광 발전 보급 사업’을 꼽았다. 사진=뉴시스
  ― 하루 수면시간은 어떻게 됩니까.
 
  “5~6시간?”
 
  ― 혹시 서울시장이 된다면, 박원순 전 시장처럼 시장 집무실 안에 침실을 둘 생각입니까.
 
  “저는 낮잠 안 자요. 차 안에서도 안 졸아요. 마라톤을 해서 체력 하나는 자신 있습니다. 시장 집무실에 침실이 있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네요. 그런 게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 박 전 시장이 서울시정을 맡은 결과 서울은 어떤 변화를 겪었다고 생각합니까.
 
  “객관적인 자료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 서울의 도시 경쟁력, 서울의 도시 전망 순위가 다 추락했습니다. 도시 경쟁력은 현재 상태이고, 전망은 미래 성장 잠재력인데 둘 다 떨어졌습니다. 시장이 서울시민 전체를 위한 사업이 아니라 본인의 정치적 목적과 본인 취향에 맞는 사업만 많이 벌였기 때문에 도시 전체가 후퇴한 거죠.
 
  제가 1년 반 동안 독일에 있으면서 유럽 각국을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서울이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실감했습니다. 유럽의 여러 도시는 자기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며 빛의 속도로 앞서가는데, 외국에서 바라본 서울은 꼼짝하지 않고 빛의 속도로 뒤처지고 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 서울시뿐 아니라 국내 모든 광역·기초자치단체가 지역 주민에게 어떤 미래를 제시하거나, 그들을 꿈꾸게 하는 역할은 전혀 못 하고 있지 않습니까.
 
  “예, 서울의 비전이라고 하면 뭐지?”
 
  ― ‘아이서울유’(I SEOUL U·박원순 시절 만든 서울시 브랜드)밖에 생각 안 나는데요.
 
  “허허허.”
 
  ― ‘박원순 시정 10년’을 한마디로 규정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퇴보입니까.
 
  “퇴보? 그것보다 더 혹평할 수밖에 없는데요. ‘사적인 목적’을 가진 지도자에 의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불행해지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바로 서울과 대한민국 아니겠어요?”
 
  ― ‘박원순 시정’의 문제점과 관련해서 2018년 서울시장 선거 때 제기된 비판이나 지금 제기되는 지적들의 내용은 차이가 없습니다. 지난 선거 당시 시정 관련 문제에 대해 박 전 시장과 토론하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습니까.
 
  “현 정권의 특징인 것 같아요. 부끄러움을 모르고, 위선적이고, 내로남불적인 민낯을 목격했죠.”
 
  ― 박 전 시장이 추진했던 사업 중 그의 사익을 위해, ‘대권 도전’을 위해 추진했던 대표 사업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제일 대표적인 게 ‘도시재생’과 ‘태양광 사업’ 아닌가 싶어요. 제가 지난 1월 1일 새해 첫 방문지로 창신동(서울시 동대문구 소재)을 선택한 이유가 그 지역 도시재생에 686억원을 썼다고 하는데,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어디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 없어요. 주민들은 고통받고 있고요. 그래서 ‘서울미래비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한 거예요. 지난 박 시장의 시정 9년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잘된 부분은 그대로 발전시키고, 잘못된 부분은 서울시민을 위해 바로잡아야죠.”
 
  ― 박원순 시정을 비판하면서 “사익을 공익으로 포장했다”고 표현했는데요. 그 작업에 가담했던 서울시 직원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합니까.
 
  “그것도 제가 밝혔는데요. 시청 공무원들 얘기를 전해 들었어요. 첫째는, 서울시가 시민을 위해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는데도 전 시장이 정치적 목적 또는 자기의 ‘취미 활동’이나 ‘작은 일’을 막 벌여놔서 공무원들이 과로사하고 자살했다고 합니다. 다음 시장은 누가 되든 시민을 위한 ‘큰일’에 집중하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지긋지긋했다고 합니다.
 
  둘째는 시장이 시키는 일을 그대로 할 수밖에 없었던 ‘늘공’(시험을 거쳐 임용된 직업공무원)들이 현 정부의 ‘내로남불식 적폐청산’에 의해 피해를 보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더라고요. 저는 ‘문재인식 적폐청산’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지시를 충실히 이행한 ‘늘공’에게 무슨 죄가 있습니까. 다만,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해야죠.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은 시장이 바뀌면 정리되는 게 당연하고요.”
 
 
  “교통방송은 교통·생활정보 방송으로 재정립해야”
 
  ― 서울시민이 차기 서울시장 후보에게 가장 물어보고 싶은 내용이 아마 ‘부동산 문제 해법’일 겁니다. 대략 몇 가지 방향을 얘기했지만, 그 내용(▲양도소득세 일시적 완화 ▲무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 ▲재건축·재개발 관련 불필요한 규제 철폐 ▲주택임대차보호법 재개정 ▲주택청약 시 세대별 쿼터제 도입 ▲고가주택 기준 상향 조정 ▲부동산 규제 권한 일부 지자체 이양)을 보면 서울시장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일들인데요.
 
  “정부가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제안한 것이고,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이번 주 안으로 발표할 생각입니다.”
 
  ― 도시재생 얘기가 나왔지만, 박원순 개인의 도시관에 따라 서울시 전체 개발이 지체됐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럼요. 창신동을 보니까, 노후화된 주거지역이잖아요? 환경미화 수준의 도시재생으로는 해결이 안 됩니다. 너무 불편하죠. 그런 지역은 재개발·재건축을 해야 하는데 그런 곳까지 일괄적으로 도시재생이란 명목으로 환경미화 사업을 한 거잖아요. 입지 조건, 주민 의견을 종합해서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그냥 위에서 밀어붙인 거 아니겠어요? 결국 예산은 낭비되고, 주민 만족도는 최악이잖아요.”
 
  ― 박원순 전 시장은 자꾸 외국 어딜 가서 뭘 보고 그걸 따라 해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했거든요. 뉴욕 하이라인파크를 얘기하면서 ‘서울역 고가 공원’을 만들겠다고 했고, 콜롬비아 산동네 에스컬레이터 타면서 “강북에도 이런 거 만들면 좋겠다”고 한 걸 보면 도시계획 기준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조그마한 일에 재미를 느낀 것 같고요. 서울의 큰 비전이나 도시계획은 없었던 거예요. 그게 바로 서울의 불행입니다.”
 
  ― 교통방송과 관련해서 ‘편파방송’ 논란이 끊이지 않고, ‘서울시장의 나팔수’란 식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정리할 생각입니까.
 
  “교통방송 설립 근거가 되는 서울시 조례에는 ‘서울시민을 위한 교통정보, 생활정보 방송’이라고 돼 있습니다. 그 조례 취지대로 서울시민에게 도움되는 방송으로 재정립해야죠. 덧붙여서 이번 폭설 때문에 그 다음 날 새벽까지 고통을 겪지 않았습니까. 재난 발생 시 KBS가 재난주관방송사로서 재난방송으로 전환하는 것처럼, 교통방송도 재난방송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재정립하는 게 옳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교통방송에 들어가는 서울시 지원금(2020년 기준 388억원)을 끊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합니까.
 
  “시민에게 도움되는 방송이 되도록 하는 게 우선이고요. 아까 말한 서울미래비전위원회에서 지난 9년을 평가한 결과에 따라 조치해야겠죠.”
 
  ― 박 전 시장 재임 기간, 서울시 산하기관이 폭증했습니다. 각종 공단, 재단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는데요. 이 역시 재점검하고 정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모든 걸 서울시민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평가하려고 합니다.”
 
  ― 만일 그런 기관을 없앤다면, 주위 사람 나눠줄 자리가 부족할 텐데요.
 
  “아이고, 그런 건 신경 안 쓰고 있습니다.”
 
  ― 2년 전에는 미세먼지 해결책으로 ‘스모그 프리 타워’를 얘기했는데요. 지금은 어떤 해법을 구상하고 있습니까.
 
  “유럽에 있을 때도 지속적으로 관심 갖고 여러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미세먼지는 ‘예방’이 중요하지만, 지금 나온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서 당장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상황을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습니까. 스모그 프리타워라는 게 중국에서 실험했던 거예요. 그거 만든 사람도 제가 화상으로 만났어요. 중국계 미국인인데, 미국 대학에 있더라고요. 네덜란드 갔을 때는 미세먼지 솔루션 업체도 방문했고요. 지금은 스모그 프리타워보다 발전된 새로운 기술이 나왔습니다. 시장이 되면 일부 지역에서 먼저 실험하고, 효과가 검증되면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 2018년 선거 당시에는 구호가 “바꾸자, 서울!”이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구호로 나설 생각입니까.
 
  “몇 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심판, 리더의 도덕성, 서울의 혁신, 미래… 이걸 다 합하면 결국 ‘미래’가 될 텐데요. 그걸 잘 나타낼 수 있는 구호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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