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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 중인 이철우 경북도지사

월성 原電 1호기 폐쇄… 정부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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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석 정치’를 道政에 도입한 지 3년… “감옥 갈 일 빼고 다 하라”
⊙ 영덕 천지 1·2호기, 울진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피해 10조원 넘어
⊙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4명으로 17개 시·도 중 16위… 포항·안동에 醫大 희망
⊙ “부산 가덕도 공항? 김해신공항은 영남권 공동발전의 상징”
⊙ “TK 패싱은 없다”… 2021년 경북도 예산, 국비 5조원 시대 열어

이철우
1955년 8월 15일생, 경북대 수학교육과, 연세대 행정대학원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국가정책과정 수료 / 경북 의성군 신평·단밀중 교사, 국가정보원 국장, 경북 정무부지사,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 이사장 역임 / 18·19·20대 국회의원, 국회 정보위원장,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최고위원 역임
  국회의원 시절 이철우(李喆雨·65) 경북도지사는 ‘멍석’으로 유명했다. 20대 국회 시절(2016~2020년), 국회 의원회관 908호를 가본 이들은 알겠지만 회관 사무실에 볏짚으로 만든 멍석을 깔아놓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큰 머슴이 되겠다는 다짐에서 깔았다”고 했다. 권위주의를 벗겠다는 다짐이 ‘튀는’ 행동으로 비칠까 봐 멍석 얘기할 때면 겸연쩍게 웃곤 했다.
 
  멍석은 소박하다. 위아래가 없다. 같은 눈높이에서 서로를 볼 수 있다. 시골학교 교사 출신의 이철우 지사는 학생들과 그렇게 눈을 맞췄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멍석 정치’를 도정(道政)에 도입한 지도 3년이 지났다. 멍석은 처음엔 거칠다. 닳을수록 빛이 난다. 이부자리처럼 편해진다. 도지사 집무실에도 멍석을 깔아놓았다. 어느 새 별명이 ‘멍석 도지사’가 되었다.
 
  2020년 12월 3일 경북 안동의 경북도청 청사를 찾았다. 인터뷰 담당 주무관을 만났더니 청바지 차림이었다. “의전과 격식을 대폭 줄였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청바지를 입으셨네요”라고 인사하니 그도 웃었다.
 
  요즘 이철우 지사는 경북도 공무원들에게 “감옥 갈 일 빼고 다하라”고 부추기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도민을 위해 감옥에 갈 일이 아니면 적극적으로 행정을 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이면 그제야 끄덕여진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2020년 12월 9일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공기관 청렴도를 발표했는데, 17개 시·도 중 경북도가 최고등급인 2등급이 나왔다. 1등급이 한 곳도 없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지방자치단체인 셈이다. 10점 만점에 8.34점. 2019년 4등급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경북도는 2002년 이래 계속 최하위 등급인 4~5등급을 받아왔다. 《조선일보》는 최근 경북도의 청렴도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기사를 썼다.
 
  “…(이 지사는) ‘불필요한 일 버리기’ ‘관행적인 의전과 형식타파’ 등 소통과 실용적 리더십으로 공직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도모했다.…”
 
  흥미롭게도 이철우 지사는 낡고 식상한 공직사회의 난제들을 둘둘 말아 ‘멍석말이’를 하고 있었다. 문턱 낮은 멍석 정치와 함께 멍석말이 도정을 펴고 있다.
 
 
  脫원전 정책과 경북의 짙은 그늘
 
2020년 2월 28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상황점검을 위해 경북도청을 찾았다. 이철우 도지사는 정 총리에게 부족한 의료장비 및 지역의 열악한 의료시스템 개선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역현안을 건의했다.
  이철우 지사는 신문·방송에서 월성 원전(原電) 1호기 이야기만 나와도 착잡한 마음이 든다. 1호기가 경북 경주에 있다. 경주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있다. 감사원 감사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진행 중이다. 칼날은 어느덧 청와대를 겨냥할 태세다.
 
  탈(脫)원전으로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 경북이다. 우리나라 원전 24기 가운데 12기가 경북에 있다.
 
  “원전 이야기가 나오면 좀 답답합니다. 원전이 경제성 높고 질 좋은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일본뿐만이 아니라 다른 선진국들도 탈원전으로 갔다 다시 원전으로 돌아오고 있어요. 영국은 2035년까지 신규 원전 13기가 건설 중에 있고, 프랑스는 원전발전 비율을 75%에서 50%로 낮추는 계획을 10년 연기하기로 했잖아요.”
 
  그러고 보니 이 지사는 2017년 국회에서 산업자원위원으로 활동했다.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맹점을 꿰뚫고 있다.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추진과 원전 정책으로의 복귀,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신재생에너지 추진에 따른 전기요금 폭등 등 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추진의 문제점을 알고 있어요.
 
  신재생에너지로 100% 전력 공급을 한다면야 좋겠지만 그렇게 추진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증명되고 있습니다. 기저(基底) 전력으로 경제성이 높고,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원전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잖아요.”
 
  이 지사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정치 논리로 무리하게 추진되었다”며 “실제 에너지의 수요와 공급 예측보다 정치 논리에 기대다 보니 추진 과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에너지 공급의 패러다임은 하루아침에 변경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에너지원의 공급방식 변경은 산업·경제·안보 분야에서 면밀한 조사와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해요. 이러한 조사와 사회적 합의를 간과한 탈원전 정책의 추진이 결국 월성 1호기 문제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의 에너지 안보와 미래를 고려하지 않은 섣부른 판단이 이런 불상사를 낳은 것 같아 매우 안타까워요.”
 
 
  원전 중단으로 수십조원의 피해 발생
 
이철우 도지사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3월 17일 구미평생교육원을 찾아 마스크 제작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했다.
  이철우 지사는 이 대목에서 비장하게 이렇게 말했다.
 
  “진실을 덮을 수 없습니다. 감사원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잘못됐다고 하지 않았나요? 우리(경북도)는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그동안 손해가 얼마인지 따져 대책을 강구하고, 정부를 상대로 모든 법적 조치와 손해배상을 청구하겠습니다.
 
  현재 건설이 중단된 영덕 천지 1·2호기, 울진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피해조사도 병행해 피해보상을 종합적으로 요구할 생각입니다.”
 
  ― 원전 가동(건설) 중단으로 경북도가 입은 피해는 어느 정도입니까.
 
  “2017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탈원전 정책에 따른 경북 피해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월성 1호기를 비롯해 새로 추진하고 있던 영덕 천지 1·2호기, 울진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피해가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또 월성 1호기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 규모는 2018년 6월 원자력 안전클러스터 포럼에서 사회적 갈등비용만 1조7900억원으로 추산했죠. 고용 감소도 연인원 32만명에 이를 정도로 피해가 심각합니다.”
 
  그러나 월성 1호기의 가동 중단은 기존 피해 추산보다 훨씬 큰 규모의 피해가 예상된다. 계속된 이 지사의 말이다.
 
  “원전을 가동하지 않는다고 원전 주변을 함부로 개발할 수도 없어요. 원전이 완전히 해체되지 않는 한 가동 중지된 원전도 운영되는 원전과 다름없이 지역경제 침해가 발생하죠. 이는 지역 개발과 발전의 측면에서 군사보호지역과 그린벨트보다 더한 지역경제의 손실을 안겨준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차단, 해법을 제시하다!
 
2020년 3월 19일 이철우 지사는 코호트 격리 시설인 경북 의성의 한 요양병원을 찾았다. 당시 경북의 방역 매뉴얼은 ‘매우 빠르게, 매우 지나치게’였다.
  코로나19로 가장 주목받았던 곳이 대구와 경북이었다. 경북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2020년 2월 19일이다. 이틀 뒤인 2월 21일 청도 대남병원을 시작으로 3월 초까지 칠곡 밀알사랑의 집, 경산 서린요양원, 봉화 푸른요양원 등 병원과 복지시설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났다. 당시 경북의 방역 매뉴얼은 ‘매우 빠르게, 매우 지나치게’였다고 한다.
 
  ― ‘매우 빠르게, 매우 지나치게’라는 구호가 인상적입니다. 코로나19 사태 때 경북 전 지역의 복지시설에 ‘예방적 코호트 격리’를 결정한 배경을 설명해주십시오.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적과 싸워 이기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과감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없어요. 처음에는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러나 확진자의 70% 이상이 사회복지시설 집단감염으로 나타나면서 특단의 대책을 내려야 했어요. 외부 감염원의 유입을 사전에 원천 차단해야 확산을 저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그래서 결단을 내린 것이 전례 없던 ‘코호트 격리’라는 과감한 조치였습니다. 3월 9일부터 2주간 ‘코로나19 대응 총력 주간’을 선포하고 도내 564곳의 사회복지시설을 코호트 격리했습니다. 종사자들의 외출이나 출퇴근을 금지하고 입소자들의 면회와 외출을 전면 차단하는 강력한 조치였어요. 1만명에 가까운 종사자와 1만7000여 명에 이르는 입소자는 물론 입소 생활자 가족들의 반대가 많았어요. 그때마다 현장으로 달려가 설득과 이해를 구하고 협조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불편사항도 최소화했습니다.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코호트 격리를 실시한 시설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중대본부와 언론에서도 ‘집단감염 차단의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어요.”
 
경북형 마스크
 
  자체 제작한 마스크, 80세 이상 어르신과 학생들에게 보급
 
경북형 면 마스크(구성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 전국이 마스크 부족으로 인해 사재기 열풍이 불었다. 경북도는 이른바 ‘경북형 마스크’를 제작·보급했다. 정부가 인정한 K방역의 모범사례다. 이철우 지사의 말이다.
 
  “(2020년) 2월 말 코로나19가 확산될 때 우체국이나 약국마다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잖아요. 새벽부터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마스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언론에서 ‘마스크 대란’이라 불렀죠. 마스크 5부제 같은 강력한 정책을 마련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마스크 대란의 근본 원인은 마스크의 핵심 소재인 MB(Melt Blown) 필터 부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도청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서 문제 해결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경북형 마스크’입니다.
 
  면 마스크에 SB(Spun Bond) 부직포를 교체하는 형식이었는데 전문기관의 실험을 거쳐 KF94급은 아니지만 비말 차단으로는 사용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15만 세트를 제작해 저를 비롯한 공무원들이 먼저 착용해 불안감을 없앴습니다.
 
  도내 80세 이상 어르신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보급하여 마스크 대란을 해소할 수 있었어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국내에 면 마스크를 생산할 봉제기업이 부족하여 공무원들이 서울·부산·대구에 있는 봉제기업을 찾아가 주생산품 생산을 중단하고 한시적으로 면 마스크 제작을 부탁해야 했어요. 직원들도 고생했지만 국가적 위기 앞에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고 제작에 나서준 기업의 도움이 컸습니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경북 1.4명… 전국 꼴찌
 
  ―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경북도 내에 상급 종합병원이 없어 중증환자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송해야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전국에 42개 상급병원이 있는데 인구 260만명이 넘는 경북에는 한 곳도 없습니다. 대형병원이 없으니 우선 의료 인력이 부족합니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1.4명으로 17개 시·도 중 최하위 수준인 16위, 인구 10만명당 의대 정원 수는 1.85명으로 14위입니다. 의료 환경도 열악하기 그지없어요.
 
  중증·응급 환자를 치료하는 필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해 발생하는 치료가능사망률은 17위, 응급의료시설까지 도로 이용 거리는 20.14km로 15위입니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서도 중증환자 168명이 다른 시·도 상급 종합병원으로 이송되었죠. 취약한 의료환경의 벽에 부딪히면서 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공공의대와 상급 종합병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 경북은 포항 연구중심의과대학과 안동 공공보건의료대학 신설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북은 강소(強小) 연구개발특구, 가속기 기반 신약개발클러스터,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백신지원센터,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 산업용 햄프 규제자유특구 등 바이오 메티컬 산업의 잠재력이 매우 큽니다. 이를 기반으로 경북 동부지역에 포항의과대학, 북부지역에 안동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요. 도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해요.”
 
 
  피 말리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결정까지
 
2020년 7월 23일 이철우 도지사가 통합신공항 이전 지역인 경북 군위를 찾아 공항 이전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이전 합의에서 부지 선정까지 하나하나가 고비였고 피를 말리는 사건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부지가 경북 의성군 비안면, 군위군 소보면으로 2020년 8월 28일 최종 확정됐다. 2016년 대구시가 국방부에 이전부지 선정 건의서를 제출한 지 4년여 만의 결실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통합신공항 부지가 결정되면서 향후 군(軍)공항 이전이나 동남권 신공항 논의도 탄력받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문재인 정부가 부산 가덕 신공항 건립을 끄집어내면서 먹구름이 생겼다. “가덕 신공항이 급물살을 타면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대구·경북 시・도민이나 이철우 지사, 권영진 대구시장으로선 기가 막힌 일이었다.
 
  “군공항이 대구, 수원, 광주에 있는데 수원과 광주는 공항 이전을 둘러싸고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어요. 다행히 대구는 군공항, 민간공항이 함께 있어 특별법에 따른 ‘기부 대(對) 양여’ 방식으로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이전사업비 합의부터 이전부지 선정 기준 마련, 주민투표를 거쳐 군위·의성에서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기까지 하나하나가 고비였고, 피를 말리는 사건의 연속이었죠.
 
  그중에서도 가장 큰 난관이라면 2020년 7월의 군위군 설득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산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는 심정으로 군위를 찾았어요. 56개의 사회단체, 1300여 명의 시·도민이 달려왔고, 지역 국회의원과 시·도의회 의원들도 뜻을 모아주었어요. ‘국방부의 일방적인 결정을 요구하라’는 여론도 있었지만 주민 의견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나라를 만들고 지킨 대구·경북 정신을 믿었습니다. 어떤 정책이든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기본을 다시 한 번 확인했어요.”
 
  2028년 통합신공항이 들어서면 대구·경북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역사를 경험할 수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공항 건설에 따른 경제적 효과만 51조원, 고용유발은 4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구미와 포항을 비롯한 지역산업단지의 첨단제품들은 항공물류가 필수다. 2019년 인천공항을 이용한 대구·경북의 수출입 화물은 6만5000t이다. 통합신공항을 이용하면 물류비를 대폭 절감하고, 수출과 기업유치가 활발해질 수 있다. 대구·경북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초대형 토건 정치”라는 부산 가덕 신공항 건설
 
  ―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해 민주당이 추진 중인 특별법은 물론 대구와 광주 지역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특별법을 여야가 합의해 처리하자’고 제안했어요. 그러자 야당에서는 ‘초대형 토건 정치’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보면 영남 표심을 분산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오래전에 결론난 이야기입니다. 2016년 ‘김해공항 확장’이 영남권 신공항의 대안으로 결정됐잖아요. 당시 세계적인 공항건설 전문기관인 ADPi(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의 연구 결과, 김해공항 확장이 1위였고, 밀양이 2위, 가덕도는 3위였습니다. 영남권 5개 시장·도지사도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합의를 했어요.
 

  이번에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는 ‘근본적 검토’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애매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를 ‘김해신공항 백지화’, 나아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해석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고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권위 있는 연구기관의 결과를 무시하고, 5개 시·도지사의 약속을 깨트리는 일이자, 정부정책의 신뢰를 저버리는 문제입니다.”
 
  이 지사는 정부가 5개 시·도지사 간 약속을 깨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아직’은 기대하고 있었다. 계속된 그의 말이다.
 
  “공항은 수십조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입니다. 설령 김해신공항이 백지화된다 해도 입지 변경을 위해선 5개 시·도지사의 합의가 전제돼야 합니다. 김해신공항은 합의의 정신과 영남권 공동발전이라는 대의의 상징이잖아요. 반목과 대립의 소용돌이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1300만 영남인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이 문제로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2028년 개항을 목표로 특별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차근차근 추진해나가겠습니다.”
 
 
  울릉도 공항 건설
 
  ― 또 다른 ‘하늘 길’과 관련해 울릉도 공항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자연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2025년 비행기를 타고 울릉도를 가면 여행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울릉도는 신비의 섬, 환상의 섬으로 불릴 만큼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비경(秘境)이 즐비합니다. 하루 두 번 여객선이 왕복 운항하고 있으나 연간 100일 남짓은 높은 파도로 결항(缺航)이 되기 일쑤였죠. 잘못 들어갔다가는 제 날짜에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로 많은 관광객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 27일 울릉도 공항 건설의 첫삽을 떴어요. 2025년 비행기가 뜨고 내리면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라는 노랫말은 옛말이 될 것입니다. 서울에서 7시간 걸리던 시간이 1시간대로 줄고 태풍이 아니면 365일 언제든 운항이 가능합니다.
 
  공항 개항을 전후로 울릉도는 완전하게 달라지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공항이 있는 섬으로서 제주도 버금가는 국민 휴양관광지로 사랑받게 될 것입니다. 민족의 섬 독도도 한결 쉽게 여행할 수 있겠지요.
 
  다가올 울릉도 공항 시대에 대비해 울릉군과 함께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울릉일주도로를 개통해 울릉도 전역을 편히 여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어요. 독도 비즈니스센터 건립, 삼국시대 우산국 박물관, 남서일몰전망대 관광모노레일 연계, 죽도 관광지 재개발사업, 성인봉 원시림 탐방로 정비 등 굵직굵직한 관광 인프라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울릉도 공항을 통해 20만~30만명에 머무르던 관광객이 100만명으로 넘쳐나는 울릉도를 기대합니다.”
 
 
  행정 통합은 대구·경북이 살길
 
2020년 9월 21일 대구시청 별관 대강당에서 이철우 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공론화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경북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다. 이 지사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구·경북이 분리된 지 40년이 지났다. 1981년 7월 1일 대구시가 대구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경북에서 분리되었다. 이후 대구는 대구 나름대로, 경북은 경북 나름대로 발전했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 당장 인구가 계속 줄고 있다.
 
  1981년 당시 대구·경북 인구가 503만명이었는데 2019년 510만명으로 3.1% 늘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인구는 38.6% 늘었으니 실질적으로는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경제도 경북의 지역내총생산은 2018년 기준 5위로 밀려났다. 대구의 1인당 GRDP는 수십 년째 최하위다. 생활권과 행정구역의 불일치에 따른 행정 효율성 저하와 예산 낭비도 적지 않다. 대구지하철만 해도 동일 생활권인 경북 경산 연장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철우 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은 “분리가 되어 뒤로 갔거나 제자리걸음한 것이 대구·경북의 현재 모습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 사람은 한목소리로 대구·경북 통합을 외치고 있다. 이철우 지사의 말이다.
 
  “통합이 되면 인구 510만명의 동일 경제·생활권을 가져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게 됩니다. 취수원 이전이나 지하철 연장과 같은 광역교통망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요? 기업이나 국책(國策)사업 유치를 두고 서로 다툼할 필요도 없어요.
 
  대구는 서비스·금융·의료·교육·문화 중심으로 발전시키고, 경북은 제조업·문화관광·바이오・에너지산업 중심으로 역할 분담을 할 수 있습니다. 통합신공항과 포항 영일만신항의 투포트(Two-port) 시스템을 갖춘 매력적인 투자지역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대구·경북 통합은 기업을 끌어들이고 문화관광산업을 발전시켜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획기적인 전기(轉機)가 될 것입니다.”
 
  ― 아무래도 대구시민들을 위한 설득작업과 홍보작업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대구시민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대구시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아마 광역시 지위 상실과 이에 따른 도시 위상 저하가 아닐까요….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에서 논의 중이어서 굉장히 조심스럽지만 원칙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면, 우선 행정 통합은 대구와 경북 어느 한쪽의 흡수가 아닌 일대일 대등한 통합으로 추진될 것입니다.
 
  대구시는 지금보다 더 많은 특례를 부여받고, 광역행정의 특수성과 효율성이 보장되도록 통합 이후에도 현행 광역행정시스템을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자치구와 달성군, 그리고 국회의원 정수도 원래대로 유지됩니다.
 
  공무원들에 대한 문제도 특례가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 근무지에서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공무원의 조직과 정원도 그대로 유지해 불이익이 없도록 할 생각입니다.”
 
 
  “통합 대구·경북도청은 안동에”
 
  이 지사는 “행정 통합은 가보지 않은 길”이라며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없을 수 없고 우려와 반대 목소리가 높은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경부고속도로를 만들 때도 반대가 엄청나게 심했지만 지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구·경북이 통합되면 장기적으로 도시 경쟁력을 갖추어 대구시가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고, 대구시민들도 세계적인 도시의 시민으로 자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대구시민의 위상이 높아지는 미래지향적인 모델이 나올 수 있으리라 믿고, 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1년 6월 대구·경북 시·도민 투표를 통해 행정통합안이 확정되면 2022년 7월 1일 가칭 ‘대구경북특별자치도’가 탄생하게 된다. 흥미롭게도 대구·경북이 통합 논의를 시작하자 부산·경남·울산이, 그리고 광주·전남이 통합 논의를 시작했다.
 
  ― 대구경북특별자치도의 수도는 대구입니까, 안동입니까.
 
  “대구·경북이 하나로 합치면 경기도 면적의 2배 가까이가 되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자치단체가 됩니다. 대구경북통합자치정부의 명칭이 ‘대구경북특별자치도’가 되든지 ‘대구경북특별자치시’가 되든지 간에 통합청사는 현 경북도청사에 존치하게 됩니다. 도청 신도시(안동·예천)는 워싱턴DC와 같은 지위를 가지고, 대구는 뉴욕과 같은 역할을 맡게 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진정한 친일청산은 克日”
 
  ― 2020년 8월 15일 광복절 당시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조목조목 비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의 기념사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평소 생각하는 친일(親日) 청산 방법은 무엇입니까.
 
  “당시 광복회 경북회장이 기념사를 대독(代讀)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광복회장이라는 분이 미래와 화합을 이야기하지는 못할망정 분열을 조장하는 것 같아 크게 실망했습니다. 준비해간 경축사 원고를 두고 즉석 반박 연설을 했어요.
 
  역사는 우여곡절이 많아 모두 청산하고 가기에는 너무 어렵습니다. 지금의 시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기 힘든 부분도 있어요. 모든 일에는 공(功)도 있고 과(過)도 있기 마련입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반성해야 될 부분도 있지만 오늘의 역사를 만드는 데 동참한 분들의 공은 존경해야 합니다. 우리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못살았습니다. 그런 대한민국을 세계 10위권의 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잘못도 있지만 잘한 점은 인정해야 해요. 대한민국이 새로운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용서하고 화해해야 합니다.
 
  진정한 친일청산은 극일(克日)이 아닐까요. 일본을 이길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온 나라가 얼마나 큰 걱정을 했습니까. 그런 뼈아픈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독립운동하신 분들의 후손들을 잘 보살피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후손 중에 아직도 제대로 된 집 없이 사시는 분들이 있어요. 2020년 8월 경북도와 한국해비타트, 경북청년봉사단이 업무협약을 맺고 독립유공자 후손의 집을 수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후원이 이어지고 있고, 후손들도 좋아하시는 만큼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당시 이 지사가 김원웅의 대독 기념사를 반박하는 연설을 마쳤을 때 참석했던 광복회 회원들이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앞마당에 공룡 조형물 세워”
 
  요즘 이철우 지사는 외부에서 “도청 직원들이 많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있다. 그저 하는 빈말 칭찬이라도 그렇게 기쁠 수 없다.
 
  ― 도청 공무원들이 이전보다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시나요? ‘좀 더 변해야 한다’면 어떻게 변하면 좋을까요.
 
  “2년 전 미국 구글 본사를 방문했을 때 건물 앞에 세워놓은 뼈로 만든 공룡 조형물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덩치가 크고 힘이 강해도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공룡처럼 뼈만 남기고 사라진다는 함축적 의미를 느꼈기 때문이죠. 출장길에서 돌아와 도지사실 문 앞에 ‘변해야 산다’ 문구를 새기고, 도청 앞마당에도 뼈로 만든 공룡 조형물을 세워 공직자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습니다.
 
  만족할 수는 없지만 도청 직원들이 많이 변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일하는 방식입니다. 업무방식이 도지사 중심에서 도민 중심이 되었어요. 의전과 격식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매주 ‘화요일에 공부하자’라는 뜻에서 전문가를 모시고 ‘화공특강’(화요일 오전 7시20분)을 하는데,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경북도청에서는 청바지 차림의 편한 복장으로 일하는 공무원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철우 지사는 2019년 《월간조선》 12월호와 가진 인터뷰에서 “TK 패싱이란 말, 이제 하지 말자”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구·경북이 배척당하고 있음을 남 탓이나 환경 탓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한 말이었다.
 
  ― ‘TK 패싱’이란 말을 극복했습니까.
 
  “야당 도지사 때문에 국비 확보가 어렵다며 ‘TK 패싱’이라는 말이 있었잖아요. 4조원대를 받았던 국비 예산이 정권이 바뀌고 나서 2018년 2조원대로 줄었어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TK 패싱’이란 말을 쓰지 못하게 했어요. 실력 없다는 핑계라 여겼어요.”
 
  경북도는 2020년 12월 2일 국회를 통과한 2021년도 정부 예산 중 경북도의 국가투자 예산 건의사업 반영액이 5조808억원(일반 국비 포함 9조7162억원)이다. 국비 5조원 시대를 새롭게 연 것이다. 이는 2020년 4조4664억원보다 6144억원(13.7%)이 증가한 규모다. 정부예산(558조원) 증가율(8.9%)보다 크게 늘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절반을 버려라”
 
  “‘TK 패싱’이라는 말은 사라졌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앞으로 계속 변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 일은 대부분 AI(인공지능)가 하게 됩니다. 사람은 AI를 이용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도청 직원들에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절반을 버리라’고 말합니다.”
 
  ― 신년을 맞아 《월간조선》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2020년은 참으로 격변의 한 해였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혼돈과 위협에 빠뜨렸지요. 마스크 없이 거리를 걷고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던 우리의 소중한 일상은 이제 낯선 두려움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소득이 줄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비롯한 민생경제는 마비되고, 세계 각국이 문을 걸어 잠그면서 중소기업과 관광업계는 생존의 절벽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물러서거나 쓰러지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문명의 전환기 앞에 서 있습니다.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저도 신축년(辛丑年) 새해에 바라는 국민의 간절함과 절박함을 에너지로 삼아 열심히 뛰겠습니다. 희망의 바다로 힘차게 전진하겠습니다.”⊙
 
이철우 연설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경북-우리-대구’ 順
 
  경북도청 대변인실이 민선 7기 1년 차(2018년 7월~2019년 6월 말), 2년 차(2019년 7월~2020년 6월 말)의 이철우 지사의 연설문 257건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경북’이었다.
 
  ‘경북’은 상위 키워드 중 15%를 점했으며 다음으로 ‘우리’(14%), ‘대구’(7%), ‘지역’(6%), ‘경상북도’(5%) 순으로 5개 단어가 전체 키워드의 47%를 점했다.
 
  ‘경북, 우리, 대구, 지역, 경상북도’와 같이 공동체를 강조하는 단어가 높은 빈도를 차지한 것은 통합신공항, 행정 통합 등과 같은 대구·경북 현안에 대한 이 지사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20위권 안에 든 단어는 대부분 일자리(산업, 일자리, 사람, 청년, 기업, 사업 등)와 연관 있었는데, 이 지사의 언어를 통해 경북 도정의 핵심과제가 일자리 창출임을 짐작게 한다.
 
  이와 함께 민선 7기 1년 차 때에는 ‘다시’ ‘정신’이란 단어가, 2년 차 때에는 ‘지원’ ‘도민’이라는 단어가 많았다. 이 같은 키워드는 ‘경북을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코로나19의 극복 과정에서 언급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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