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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

서울·부산 시장 선거와 大選 앞둔 金鍾仁 위원장의 선택

“내가 그런 목적(대선 도전)이 있었으면 지금 와서 이런 짓도 안 해요”

글 : 김성동  월간조선 편집장  ksdhan@chosun.com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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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오세훈·원희룡에 대한 생각
⊙ 70년대생·경제통이라는 사람들 만나봤지만 뚜렷한 두각을 못 나타내
⊙ 여야 막론하고 70년대생으로 언론에 꿈틀대는 사람은 민주당 박용진 의원 정도
⊙ 윤석열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오는 일은 없을 것… 여권 후보가 적절
⊙ 금태섭 의원이 국민의힘 시민 경선에 참여할 길 열어주겠다
⊙ 홍준표·김태호 복당은 당의 안정화가 전제돼야
⊙ 차기 대선 후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 여론조사에 따라 드러나게 될 것
⊙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면 다음 대선 승리 가능성 높아
⊙ 나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마치면 떠날 것
⊙ 노무현도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 있고… 문재인은 준비가 안 된 대통령
사진=조준우
  가까이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좀 멀리는 2022년 대선(大選)을 앞두고 국민의힘 김종인(金鍾仁) 비상대책위원장(이하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관심사는 주로 그가 선택할 인물에 관한 것이다.
 
  2021년 4월에 있을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려는 국민의힘 주자군 중에는 이미 출사표를 던진 이들도 있고, 뛰어들지 말지 관망 중인 인사들도 있다. 서울·부산 시장 선거가 2022년 3월 대선으로 가는 디딤돌이자 향후 대선의 향배를 예측 가능케 하는 중요한 선거이기는 하지만, 국민들이 정작 ‘김종인의 선택’ 여부에 관심을 갖는 선거는 2022년 대선인 것 같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차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왔다.
 

  “70년대생 경제통 대선 후보를 만들겠다.”(2020년 4월 《조선일보》 인터뷰)
 
  “염두에 둔 후보는 비(非)호남 출신이고 대선 도전 경험도 없으며 현재 공직에 있지 않다. 차기 대선 후보가 11월에는 모습을 드러낼 것.”(2020년 7월 기자단 오찬)
 
  차기 대선 후보를 특정한 듯한 발언까지 했던 김 위원장은 2020년 12월 6일 청년국민의힘 창당대회에서는 “70년대생 차기 지도자를 찾기 힘들다”는 발언을 했다.
 
  “다음에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지도자는 70년대에 출생한 사람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아직도 그런 사람을 찾기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애초 김 위원장이 제시했던 대선 후보 기준에서는 거리가 있지만 유승민, 오세훈, 원희룡 등 이른바 국민의힘 잠룡들은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 야권인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행보도 마찬가지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고백대로 70년대생 차기 지도자를 찾기 힘들어진다면 현재 거론되는 이들 잠룡 중에서 대선 후보를 선택하게 될 것인가.
 
  흥미로운 것은 김 위원장이 차기 대선 후보의 조건을 제시하고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상태에서도 “결국 김종인 위원장 본인이 대선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예측을 내놓는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정기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2020년 12월 9일 김 위원장을 광화문에 있는 그의 개인 사무실에서 만났다.
 
  기자는 김 위원장과의 인터뷰가 이번이 세 번째였다. 2016년 민주당 대표 시절(《월간조선》 2016년 6월호)과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월간조선》 2017년 2월호)에 인터뷰한 적이 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인터뷰 분위기를 간략히 요약한다면, 이전에 있었던 인터뷰처럼 그는 거침이 없었다. 세 번 모두 사전에 질문지의 요청도, 보내지도 않았다. 어떤 현안이든 꿰뚫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으리라.
 
  김 위원장이 어떤 인물을 선택할지를 집중적으로 물을 요량이었지만, 그가 밝힌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對)국민 사과 문제를 놓고 당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던 시점이라 이야기는 대국민 사과 문제부터 시작됐다.
 
 
  이명박·박근혜 문제 사과의 본뜻은?
 
1988년 2월 19일, 노태우 대통령 당선인(앞줄 가운데)과 대통령 취임준비위원들. 김종인 위원장(뒷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은 자신이 노태우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 역을 맡았다고 한다. 사진=조선DB
  —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를 위원장께서 사과하는 것에 대해 당내에서 논란이 있는데요.
 
  “그 사람들이 이해를 잘 못 해서 그렇지, 그건 논란의 대상이 아니에요. 저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당에 들어가기 전부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바탕으로 이 당이 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때 마침 당내에서는 ‘재판도 끝나지 않았다’ ‘재판은 무죄를 전제로 해야 하는데 그전에 사과하면 스스로 모든 걸 시인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고, (결국 사과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온 것입니다.”
 
  — 지금이 사과해도 될 시기라는 건가요.
 
  “한 분은 이미 재판이 끝났고, 다른 한 분도 형량의 수준을 추정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얼마 남지 않았고, 탄핵 4년을 맞는 2020년 12월 9일에는 사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려고 했습니다. 최근 국회 사정이 복잡해 시기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무엇을 사과할 것인가’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분들의 잘못은 이미 (재판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그것 자체를 사과하는 것보다는 당이 그 이후에 어떻게 처신해왔는지를 국민에게 사과하겠다는 것이죠. 대통령이 그렇게 (잘못)되는 걸 사전에 막지 못한 것은 당의 책임이니까요.”
 
  — 당내 반발이 계속돼도 사과를 강행하실 겁니까.
 
  “옳다고 판단하면 다수의 불만이 있더라도 대의(大義)를 위해 관철할 수밖에 없죠.”
 
  — 사과 문제에 위원장직까지 건다는 것은….
 
  “아니, 위원장직을 건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국민의힘을 끌어가는 책임을 맡은 사람 아니에요? 그럼 내가 방향을 정해놓고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이라면 그 길로 가는 것이죠. 이 사람 저 사람 반발한다고 주저앉는다면 당을 이끌어갈 수가 없잖아요?”
 
  — 반발하는 쪽에서는 ‘위원장께서 문재인 정부 탄생에 결과적으로 도움을 줬으니 그 문제도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미 개인적으로 사과했습니다. 내 책 《영원한 권력은 없다》(2020)에서 국민에게 두 번 사과한다고 썼습니다. 첫 번째는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도왔던 것’, 두 번째는 ‘문재인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든 것’에 대해서요.”
 
 
  70년대생 경제통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2020년 12월 9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 중인 국민의힘 의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2020년 12월 6일, 청년 국민의힘 창당 대회에서 ‘1970년대생’을 말씀했고, 비대위원장 수락 직후에도 ‘70년대생에 경제통인 사람을 대선 후보로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오래전부터 내 생각은 ‘시대가 변하고 있기에 변화한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려면 그 시대의 감각에 투철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옛날에 젖어 있는 사람은 시대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1970년대생은 대학으로 치면 90학번인데, 이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나이대가 해외여행도 가장 많이 했습니다. 이들은 과거에 살던 사람들과는 다른 사고를 하니 변화하는 시대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는 전부 젊은 세대가 나옵니다.
 
  여기에 ‘경제통’을 이야기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사회를 어떻게 이끌고 갈지에 대한 것입니다. 국민은 코로나19 사태가 우리나라 경제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경제에 조예를 갖춘 사람이 기준을 갖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좋지 않은가’ 하는 희망 사항이었습니다. 그런 인물이 잘 보이지는 않아요.”
 
  — 어떤 특정한 이를 염두에 두고….
 
  “괜히 언론이 짐작해서 쓰는 거지, 제가 특정인을 전제로 이야기한 적은 없어요.”
 
  — 그때 거론된 인물 중 한 사람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인데요.
 
  “그 사람도 지금 나이가 거의 70 가까이 된 사람인데….”
 
  — 홍정욱 전 의원, 김택진 NC소프트 대표, 김세연 전 의원도 거론됐습니다.
 
  “70년대생이라는 나이만 갖고서는 안 돼요. 확고한 신념을 갖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지요. 제가 자주 프랑스의 마크롱을 이야기하는 데는 그 이유가 있습니다. 마크롱이 프랑스에서 선거해본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이에요. 그런데도 마크롱은 프랑스가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어떻게 새로운 국가로 만들지를 제시했습니다. 프랑스 국민은 그간의 정당들이 제 기능을 못 해 프랑스가 후퇴했다고 생각하던 차에 마크롱이 제시한 새로운 비전이 국민에게 먹힌 거죠. 아무 정당 경험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앙 마르슈(En Marche·전진)’라는 정당을 만들어 대통령이 되고, 또 기존의 정당을 무너뜨릴 정도로 성공한 것 아닙니까.”
 

  — ‘70년대생 경제통 두어 명을 만났다’는 언론 보도는 오보입니까.
 
  “젊은 세대가 정당을 만든다고 해서 재능 있는 사람이 혹시 나오지 않을까 해서 한두 사람을 본 정도지요.”
 
  — 봤다는 한두 사람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뭘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그 이후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니까요.”
 
  — ‘2020년 11월쯤이면 후보 윤곽이 나타날 것이다’라고도 하셨습니다.
 
  “지금 각 당에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민주당에서는 이재명·이낙연. 우리 정당에서는 유승민·오세훈·원희룡. 일단 대선 출마를 노리는 사람들의 윤곽은 (어느 정도) 나오고 있다고 봐요.”
 
  — 70년대생, 경제통이라는 기준에는 못 미칩니다.
 
  “그런 기준을 충족시킬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는데…. 70년대생으로 언론에 꿈틀대는 사람은 민주당에 박용진 의원 정도 있는 것 같아요.”
 
  — 항간에는 박용진 의원, 금태섭 전 의원이 위원장님의 양아들이라는 소문까지 있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내가 민주당에 대표로 있을 때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잘 아는 것이죠.”
 
  — 양아들이라는 소문까지 있습니다.
 
  “그 사람이 1971년생인데 비교적 정치적인 야망도 있고, 용기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공부하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 금태섭 전 의원은요.
 
  “금태섭 전 의원은 내가 많이 접촉하질 않았어요.”
 
 
  윤석열 총장은 여권의 대선 후보가 될 수도
 
2020년 4·15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사진=뉴시스
  — 2020년 7월에 기자단 오찬에서 ‘이 정권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자꾸 핍박하면 진짜 대선 후보가 될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진짜로 그렇게 돼가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보면 그렇잖아요. 나는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싶은 의욕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윤 총장이 취임 초기에는 검찰총장이라는 자신의 직책에 충실하려고 그랬지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을 것이라고 봐요. 윤 총장이 솔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에게 가장 성실히 임하는 검찰총장이라고 봐요. 대통령이 윤 총장을 임명할 때 ‘당신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검찰권을 행사하라’고 이야기했잖아요. 여기에 가장 충실한 사람이 윤 총장이라고 봐요. 그런데 그 사람을 자꾸 이상한 방향으로 압력을 가하고, 또 윤 총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하니…. 국민이 보기에는 윤 총장이 용기도 있고 소신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는 현 정부 행위에 대한 반작용인데, 윤 총장의 지지도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 오늘(2020년 12월 9일) 한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이 대선 후보 선호도 1위에 올랐습니다.
 
  “나는 윤 총장이 이런 식으로 정부와 묘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정부가 윤 총장에 대해 겁도 내는 거 같아요.”
 
  — 겁도 내지만 야권 분열도 노리는 것 아닙니까.
 
  “윤 총장은 이 정부의 사람 아니에요? 이 정부의 사람이니 현 정부에서 대통령 후보로 생각한다면 이 사람이 가장 앞서 있는 사람이니 윤 총장이 오히려 여권의 다음 대선 후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 야권이 아니라 여권의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고요.
 
  “윤 총장은 여권이 임명한 사람이니까요. 내부 갈등 때문에 저렇지만….”
 
  — 윤 총장이 야권의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은 없습니까.
 
  “그건 모르겠어요. 야권에서는 윤석열 총장의 성향과 여러 가지 행적으로 볼 때…. 윤 총장이 자기 혼자서 독단적으로 다른 선택을 하면 모를까…. 야권, 국민의힘으로 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봐요.”
 
  — 내일(2020년 12월 10일) 윤석열 총장 징계위가 열립니다. 예측하는 바가 있습니까.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어떤 사유로 징계를 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잖아요? 나는 괜히 억지로 윤 총장을 징계한다면 그 파장이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해요. 정부에서도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요.”
 
 
  추미애와 문재인 정부의 착각
 
2020년 8월 19일 5·18민주묘지를 찾아간 김종인 당시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뉴시스
  — 추미애-윤석열 갈등을 어떻게 보십니까.
 
  “대통령이 윤 총장을 임명하면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임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윤 총장은 그 말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는 과정에서 조국에 대한 수사를 착수하니 그때부터 윤석열에 대한 배척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정권이 본질적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조국이 떳떳하면 검찰 수사에서 아무런 죄가 없다고 판명되고 그것으로 끝일 텐데 조국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윤 총장을 압박한다? 나는 이해를 못 해요. 과거 정권이 하던 짓을 되풀이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고, 검찰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 국정원의 댓글 사건에 대해 수사를 벌였는데, 결국 검찰을 압박해 수사를 못 하게 했습니다.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을 제쳐버렸잖아요. 이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전직 대통령이 처벌을 받는 것 아닙니까. 윤 총장만 어떻게 하면 결과적으로 모든 것을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는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예요.”
 
  — 공수처를 만들면 다 넘어갈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이 정권이 몇십 년을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공수처는 (앞으로) 공수처 나름의 논리가 생깁니다. 공수처가 처음 거론됐을 때, ‘우리나라에 기요틴(guillotine·단두대)을 하나 만들려는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공수처가 (문재인 정부의) 미래를 보장할 것’이라는 우둔한 생각은 하지 않는 게 현명할 것입니다.”
 
  — 현 정부가 공수처에 매달리는 이유는 ‘정권 보신용’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권력의 생리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이죠. ‘국민이 영원히 자신들을 권력에 앉혀 놓을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않는 게 현명한 것이라고 봐요.”
 
  — 추미애 장관이 정권 통제를 벗어나 대권 욕심 때문에 난장을 벌인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하,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죠. 추미애 법무장관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당내의 대권 후보들이 별로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자신도 ‘하나의 역할을 제대로만 해내면 대통령 후보가 될 수도 있다’는 착각을 할 수도 있죠.”
 
 
  ‘한국형 뉴딜’은 숫자로만 존재하는 계획
 
  — 2022년 대선은 경제와 복지 중 어디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보십니까.
 
  “코로나19 사태가 우리나라 경제 구조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봅니다. 1997년 IMF 사태 당시 구조조정을 잘못하는 바람에 양극화가 심화했습니다. 양극화라는 말이 나온 이래 양극화가 좁혀진 적이 없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가 탄생해야 우리 사회가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 문재인 정부가 그 해법으로 ‘한국형 뉴딜’을 내놓은 것 같은데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금 정부는 ‘한국형 뉴딜’을 말합니다. 이게 숫자로만 존재하는 계획입니다. ‘예산을 투입한다’고만 나와 있지, 코로나19 이후 나타나는 경제·사회 구조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하나도 없습니다. 1차 코로나19 유행이 (2020년) 4월 총선에서 정부를 많이 도와줬습니다. 하지만 3차 유행은 심각합니다. 현 상태가 계속되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몰락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 구조의 변화도 걱정이 됩니다.”
 
  — 해법은요.
 
  “처음 코로나19 사태가 나고 (2020년) 4·15총선 선거대책위원장을 할 때입니다. 당시 나는 이 사태가 금방 끝나지 않고 2020년 12월을 넘길 수 있다고 봤습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경제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했어요. 우리나라 예산이 500조원가량 되는데, 이 중 20%인 100조원을 긴급자금으로 확보해 대처하자고 주장했어요. 당시에는 야당이 제안해서 그랬는지 정부에서는 별로 관심도 없었죠. 그런데 이제 와 1차, 2차, 3차 추경을 찔끔찔끔 하고 있잖아요.”
 
  — 이 정부는 왜 찔금찔끔 추경을 할까요.
 
  “내가 볼 때 기본적으로 이 정부는 경제와 재정을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없는 정부라고 생각해요. 코로나19 사태를 선진국 중에서 가장 잘 극복하고 대책을 세웠다는 게 독일입니다.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국가 부채를 GDP 대비 20% 늘려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덕분에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 방법이 다른 나라와는 다른 거예요. 물론 그 사람들이 재정 운영을 잘했고, GDP 대비 부채 비율 역시 60%밖에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쉽게 국가 부채를 늘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독일은 재정을 정책적으로 어떻게 잘 운영할지에 대한 습관이 돼 있는 나라예요.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과거에 해본 경험이 없어요. 그러니 찔끔찔끔 필요에 따라서 하고 있잖아요. 이번 정기 국회에서 예산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이야기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재난지원금을 2021년 초에 지급할 텐데 예산을 짜는 과정에서 재난지원금을 예산에 포함을 시켜야지 왜 쓸데없이 예산을 확정해놓은 상태에서 추경을 하느냐, 그 모습이 우습지 않으냐’고 했습니다. 다행히 정부가 처음에는 반대하는 것 같더니 슬그머니 이를 받아들여서 재난지원금 3조원을 확보했습니다. 또 백신 구입 예산도 우리 당이 제시해 받아들였습니다.”
 
  — 여당이 할 일을 미리 선수 친 것 아닙니까.
 
  “아니, 여당은 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죠. 선수 친 게 아니라 상식이에요.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사태가 일어날 것을 예측할 수 있으면 이에 대한 대책부터 수립해야 할 것 아니에요?”
 
  — 국가 부채 비율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나는 다른 사람과 견해가 달라요. 지금 우리 상황이, 부채가 늘어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에요. 억지로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잖아요. 국가 부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그렇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 우리 경제력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우리 경제력이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고 봐요. 과거의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보면, 재정을 경제정책의 도구로 제대로 써본 적이 없어요. 경험이 없으니 불안만 한 것이죠.”
 
 
  유승민, 오세훈, 원희룡 등에 대한 인물평
 

  김 위원장은 경제전문가답게 경제 이야기가 나오자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기자는 다시 어렵게 인물 이야기로 말머리를 돌렸다. 요즘 거론되는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에 관한 인물평을 물었다.
 
  — 유승민 전 의원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유승민 전 의원은 경제전문가이니 다른 사람보다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진단 능력도 있고, 문제 처리에 대한 자기 나름의 방법도 생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입니다.”
 
  — 단점은 없습니까.
 
  “국회의원을 네 번이나 한 사람인데…. 그래도 자기 주변 사람들을 포용하는 힘이 조금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장점은요.
 
  “오세훈 시장의 장점은, 의사로 말하면 제너럴 닥터(일반의)라고 할까요? 그런 차원의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법률가이기도 하고요.”
 
  — 원희룡 지사에 대해선 주목을 안 하십니까.
 
  “원희룡 지사는 머리도 좋고…. 2007년부터 대통령 경선에 출마하지 않았습니까? 대통령 출마를 일찌감치 생각했던 사람이기에 자기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했을 것입니다. 다만 이 고민이 밖으로 노출되지 않고 있을 뿐이죠.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고 애쓰지 않겠습니까.”
 
  — 오늘(12월 9일) 원 지사가 선제적으로 ‘박근혜 탄핵’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혹시 김빠졌다고 생각 안 하십니까.
 
  “자기 페이스북에 썼다고 하는데, 나는 상관없어요.”
 
  — 최재형 감사원장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감사원장으로서 가장 적합한 능력을 발휘하는 분이라고 봐요.”
 
  — 야권의 대선 후보로 영입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특정 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했다고 대권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 이회창씨를 보십시오. 당시 이회창씨가 여러모로 노무현 후보보다 못한 게 하나도 없었잖아요? 결국 대통령이 못 된 이유는 일반 국민이 어느 특정한 것만을 보고 뽑지 않기 때문이죠.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IMF 사태를 극복했다고는 하지만, 이후 양극화가 심화했어요.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민풍이었습니다. 이회창 총재는 귀족풍으로 비쳤습니다. 사회는 양극화돼 중간 이하의 계층이 늘어났고, 그 사람들의 표가 더 많았으니 노무현 후보가 될 수밖에 없었죠.”
 
  — 당시에는 노무현이라는 상품이 더 좋았다는 것입니까.
 
  “그렇죠. 국민이 시대에 따라 어떤 성향으로 가는지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정당이나 정치인은 성공할 수 없어요.”
 
 
  안철수는 스스로 기회를 놓쳤다
 
2017년 11월, 김종인 대표의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 사진=조선DB
  — 안철수 대표에 대한 기대는 접으셨습니까.
 
  “별로 답변하고 싶지 않은데…. 안철수씨의 경우에도 자기 인생에서 기회가 한 번 있었어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시 안철수씨의 지지율이 45%였습니다. 그때 안철수씨를 만났습니다.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대 안철수’ 여론 조사를 하면 박원순 8%, 안철수 38%였습니다. 생각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오니 서울시장을 거치지 않고 곧장 대선행에 욕심을 낸 것입니다. 기회를 자기 스스로 놓쳐버린 것이죠.”
 
  — 안철수 대표는 양보라고 합니다.
 
  “자신이 기회를 저버린 것입니다. 벌써 세월이 9년이 됐습니다.”
 
  — 양보한 게 아니고 기회를 버린 것이다….
 
  “정치라는 것은 기회 포착을 제대로 못 하면 성공할 수 없어요.”
 
  —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하신 분이 있습니까.
 
  “‘이 사람은 대통령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서면, 내가 스스로 도와줄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1년 해양수산부 장관을 할 때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찾아왔어요. 나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모를 때인데, 나를 보고는 ‘대통령을 하려고 하니 한번 도와주십시오’ 하더라고요. 나는 처음에 깜짝 놀랐어요. 왜 놀랐느냐? ‘세상에 이런 사람도 대통령을 하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당시에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알기나 했습니까? 5공 청문회 때 전두환 대통령한테 명패 한 번 던진 것밖에 없었잖아요.”
 
  — 그래서 뭐라고 했습니까.
 
  “‘대통령을 하고 싶다’고 하기에 ‘당신이 대통령을 하고 싶으면 내일 당장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장관을 그만둔다고 떳떳이 해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6개월 동안 마쳐야 할 일이 있어 그렇게는 안 된다’고 하기에 ‘알았다’고 했죠.
 
  일주일쯤 지나 또 만나자고 해요. 그때는 굉장히 저자세를 취하며 사정하는 것도 아니고 나를 보고 정색하더니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하라’는 겁니다. 그날은 일주일 동안 생각을 해본 뒤에 만난 시점입니다. 혼자서 생각해보니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한번 근본적으로 바뀔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좋다.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
 
  한 열흘쯤 있다가 해양수산부 장관에서 해임이 됐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해임을 시켰어요. 그 후로 시간이 많으니 가끔 나한테 왔어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열리기 직전인 2002년 1월, 지지율이 1.5%밖에 안 되더라고요. 그때는 이인제가 아주 스타였어요.”
 
  — 어떤 조언을 해주었습니까.
 
  “경선에 들어갈 때 ‘당신이 대통령이 되려면 광주 경선에서 최소한 2등은 해야 할 것이다’고 이야기했어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후임 대통령이 반드시 영남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당시 경선에 9명이 올랐는데, 영남 사람이 2명 있었습니다. 노무현과 김대중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김중권씨. 제주도 경선이 끝나고 울산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1등을 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그것을 본 뒤 김중권을 포기하고 노무현을 택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뜻이 그러하니 광주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1등을 합니다. 그다음에는 순풍을 만난 돛단배처럼 대통령 후보까지 된 것이죠.”
 
  — 대통령 후보가 된 후에는 도와주지 않으셨습니까.
 
  “대통령 후보가 된 뒤에도 만났습니다. 인간이라는 것이 참 믿을 게 못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되니 자세가 또 바뀌더라고요. ‘이 사람도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곤 몇 가지를 조심하라고 조언을 했더니 기분이 상한 모습을 보여요. 기분이 나쁘면 더 만날 필요가 없는 것이죠. 그러다가 대선을 한 달쯤 앞두고 TV 찬조 연설을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못 한다’고 했어요. 그래도 ‘이번에 당신이 대통령이 되긴 될 것이다’라고 말은 해줬습니다.”
 
  — 이회창 전 총재는 도와주지 않았습니까.
 
  “이회창씨에 대해서도 한 4년 동안 개인 자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2001년 10월쯤에 이회창씨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헤어졌어요.
 
  지금도 내가 말하는 것이지만, 일정 기간 여론조사에서 우위에 있다고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에 나타나는 여론조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음 대선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사람들은…. 2021년 4월에 열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우리 당이 이기면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도 우리가 이길 수 있어요.”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설까?
 
2012년 2월 27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김종인 비대위원. 사진=조선DB
  김 위원장이 대선 후보로 직접 나설지를 에둘러 물어봤다. 답은 몇 개의 질문이 더 이어진 후에야 들을 수 있었다.
 
  — ‘바이든 당선을 가장 기뻐하는 이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무슨. 내가 솔직히 이야기해서 관심사가 많아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남의 나라 선거도 연구하고 전망도 해요. 내가 프랑스에 마크롱이 나왔을 때 마크롱이 당선된다고 했어요. 바이든이 그렇게 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된다고 봤고요.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 완전히 미국 사회의 상식을 저버리는 짓을 너무 많이 한 거예요.
 
  민주당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게 ‘20년 집권’입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새누리당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국민의 판단은 명확해요. 집권자는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면 안 됩니다. ‘나라의 모든 영역이 달라졌는데 정치만 변하지 않고 옛 사고방식 그대로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21세기의 특징은 지식정보화 사회 아닙니까. 우리나라는 이미 지식정보화 사회로 넘어왔습니다. 지식정보화 사회라는 게 무엇입니까. 국민의 고학력화로 지식과 정보가 풍부하다는 것 아닙니까. 이런 사회에서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공정·정의·민주’입니다.”
 
  — ‘공정·정의·민주’는 지금 문재인 정부의 슬로건 아닙니까.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과 취임사 등에서 이 아름다운 말을 다 써먹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말이 반대로 나타나는 겁니다. 지금 불공정·불평등·비민주의 시대 아닙니까. 시대가 공정·정의·민주를 요구하지만….
 
  국민은 충분한 상식을 갖고 있어요. 내가 볼 때 민주당은 국민으로부터 큰 지지를 받기에는 이미 틀렸다고 봐요. 이럴 때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기 위한 능력을 배양해야 해요. 이를 위해선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죄도 하겠다는 겁니다.”
 
  —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감이었습니까.
 
  “본인 스스로가 하지 않으려고 했잖아요. 억지로 억지로 밀려서 대통령이 된 거잖아요. 노무현 정권이 끝나고 (친노 세력을) 폐족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들을 살려준 것이 또 노 전 대통령의 자살 아닙니까. 마침 그 패거리가 대통령감을 고르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잖아요. 그 패거리 중에는 제일 높은 자리에 가 있는 사람이 비서실장을 한 문재인 아니에요? 문재인을 억지로 밀어갖고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버린 거죠. 평소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이렇게 끌고 가겠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막상 대통령이 되면 힘든데, 그런 사고를 전혀 안 했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니까 오늘날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거죠.”
 
  —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이낙연, 두 사람 모두 대선 후보가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던데요..
 
  “내가 보기에는 그 두 사람이 지금은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다고 하지만, 반드시 그 사람들이 대통령 후보가 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 결국 친문 진영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요.
 
  “친문 진영에서 누구 하나 나올지도 모르죠.”
 
  — 즉답을 안 하셨는데, 위원장님도 2017년에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일이 있습니다. 또 도전할 생각입니까.
 
  “그때도 내가 대통령 후보로 진짜로 나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에요. 당시는 개헌을 전제로, 개헌 분위기를 만들어보려고 출마 선언을 했죠. 내가 선언을 하고 상황을 보니 당시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야권 진영에서는 개헌에 동참할 의도가 없어서 일주일 뒤 출마 선언을 접었지요.”
 
  — 내각제 개헌을 하자는 겁니까.
 
  “내각제로 가자고 한 거죠.”
 
  — 독일식 내각제 말입니까.
 
  “다른 나라의 내각제는 좀 불안정하니까…. 독일식 내각제는 정권이 안정될 수 있으니 그런 식으로 한번 가보자는 거죠.”
 
  — 거듭해서 조르듯 여쭤봅니다. 위원장님이 직접 나설 일은 없습니까.
 
  “내가 그런 목적의식이 있었으면 지금 와서 이런 짓도 안 해요.”
 
  — 김종인 위원장의 선택이 어떨지 국민들의 관심이 많습니다. ‘김종인 위원장 본인이 직접 나서려고 한다’는 이야기부터 해서요.
 
  “그렇지 않아도 나한테 물어보는 사람이 많아요. 당의 중진이라는 사람도 나보고 ‘언제 돌아가실 겁니까’ ‘언제까지 하실 겁니까’라고 물어요. 그러면 ‘오는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마치고 간다’고 하죠.”
 
 
  홍준표 입당은 당 안정에 도움이 돼야
 
  — 서울시장 선거에 국민의힘 일부에서는 유승민과 오세훈 같은 사람을 내보내야 한다고들 합니다.
 
  “본인들은 딴생각하고 서울시장에는 관심이 없잖아요. 관심이 없는 사람을 일부러 내보낼 필요는 없고요. 이번에 국민의힘에서는 보궐선거 후보를 시민경선으로 뽑을 겁니다. 서울시민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후보가 될 거예요. 서울시의 문제가 무엇인지,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후보와 당이 함께 준비해 서울시민에게 제시한다면, 선거 전망이 그렇게 나쁘다고 보지 않습니다.”
 
  — 금태섭 전 의원을 야권 단일 후보로 만들 생각은 없습니까.
 
  “금태섭 전 의원이 정 하고 싶으면, 우리 당에서 시민경선을 하니까 여기에 참여하면 야권단일화니 뭐니 할 필요 없는 거 아니에요?”
 
  — 입당하지 않아도 시민경선에 참여할 수 있습니까.
 
  “(누구든) 시민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을 생각입니다.”
 
  — 윤희숙 의원한테는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해보셨습니까.
 
  “본인이 용기가 있어야지…. 뭐, 할 생각이 있으면 한번 해보라고는 합니다.”
 
  — 용기가 없는 겁니까.
 
  “아직은 아무런 움직임이 보이질 않으니까 그런 거죠.”
 
  — 부산시장 여론조사를 보니, 박형준·이언주 같은 분들이 앞서고 있습니다.
 
  “부산도 현재는 그 사람들만 여론조사 후보군에 올려놓으니 그렇지… , 신인이 등장할 수도 있어요.”
 
  — 신인들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신인들은 용기가 있으면 도전하는 거죠. 신인 가산점이 있어요.”
 
  — 홍준표·김태호 의원은 언제 재입당시킬 겁니까.
 
  “그 사람들이 당에 들어왔을 때 당에 안정적으로 도움이 된다 싶으면 받아들이는 거지요.
 
  그러지 않아도 당이 지금은 조금만 뭐 좀 하면 시끌시끌한 처지에 있는데…. 거기에다 불협화음을 더 섞어놓으면 당이 안정을 찾기 더 힘들어요.”
 
  — 위원장의 당 운영 방식이 ‘너무 독선적이다’ ‘이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무엇을 갖고 나를 독선적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비대위원회 회의를 다 거쳐 의견을 수렴하는 건데…. 사실 나를 보고 독선적이라고 하는데, 나는 필요 없는 이야기는 잘 안 해요. 또 그런 측면에서 쓸데없는 견해를 들으려 하지도 않고요.
 
  나를 괜히 어려워하면서…. 내가 사실 방문을 완전히 개방하고 있는데도 찾아오지도 않아요. 내가 할 이야기 있으면 오라고 그렇게 이야기해도 제대로 오는 사람도 없고. 나는 그런 이야기를 지금만 들은 게 아니고 옛날부터 쭉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나는 그래요. 내가 여태까지 인생을 살면서 남한테 무슨 신세를 지고서 어느 자리에 가본 적이 없어요. 자기네가 다 요구해서 내가 거기에 응하고 따랐을 뿐이지.”
 
 
  K방역 성공은 그동안 구축해온 시스템 덕분
 
2016년 1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사진=조선DB
  — 여권이 밀어붙인 ‘경제3법’은 위원장께서 주창하시는 경제민주화와 일맥상통합니까.
 
  “일맥상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에 보세요. 저 사람들이 진보정당으로서 근사하게 무엇을 하겠다고 했지만, 최종 단계에서는 슬그머니 원점으로 돌아서고 말았죠.”
 
  — 소위 개혁 입법이 아니라는 겁니까.
 
  “개혁 입법이 아니에요. 나는 저런 식으로 입법을 할 거면 뭣 하러 했는지 이해가 안 가요. 내가 처음부터 저 사람들이 ‘경제3법’을 들고나오기에 ‘과연 저 사람들이 저 법을 관철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했는데, 뭐 달라요? 결국 이렇게 된 거죠. 우리나라의 경제관계법을 보면, 초기에는 거창하게 이야기하다가 결국은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단계에서는 알맹이는 쏙 빠지고 말죠.”
 
  — 이번에 밀어붙인 법안도 알맹이는 다 빠졌다는 겁니까.
 
  “그렇죠. 예를 들어 원안(原案)을 다룰 때는 정의당에서 ‘공정거래법 중 전속고발권을 폐지하자’고 하니 민주당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죠. 그래놓고선 상임위원회와 본회의에선 그 내용을 빼버려서 전속고발권을 유지한 것 아닙니까.”
 
  — 감사 선임 시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합니다.
 
  “그 3%라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 3%면 너무 적은 거 아닙니까.
 
  “재계에서 반대하는 것은 ‘없는 것이 있는 것보다 낫다’고 하는 거죠. 그걸 했다고 해서 자기네 회사 운영에는 별 지장 없어요. 사실 이번 상법 개정안을 보면 이사회는 전혀 건드리지도 않은 겁니다. 회사 운영을 이사회에서 하는 것이지 감사가 회사 운영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정상적인 기업 경영을 하면 건드릴 것도 없어요. 2012년 박근혜 대통령 선거 공약에서는 더 엄격한 개혁을 하자고 했어요.”
 
  — 위원장께서 생각하시는 경제민주화에는 노동시장 유연화도 포함되는 겁니까.
 
  “노조가 제멋대로 하는 노동시장은 안 돼요. 기업에는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람도 있고,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 화이트칼라 등 다양한 사람이 속해 있어요. 회사를 경영하는데 구성원 모두 참여해야지 노조와 업주 둘이서만 협의하는 것은 민주주의 노사협의가 될 수 없어요.”
 
  — 노동시장 유연화와 관련한 법 개정도 요원하겠죠.
 
  “내가 보기에는 확고한 리더가 나와서 국민을 설득하면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지금 정부와 같으면 노동법을 개정할 수 없어요. 민노총과 같은 노동조합의 이해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것은 할 수 없는 사람들인데….”
 
  — 원하든 원치 않든 위원장께서는 재벌과 관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나는 그 사람들을 보고 ‘당신들의 경제력이 세졌다고 특권이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고 합니다. ‘당신네가 최소한 국가가 정한 법과 우리 사회의 관행을 지키며 돈을 벌면 우리는 일절 거기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재계는 어떤 사람들이냐? 자기네는 예외적으로 살아도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치력을 압도하는 시대가 됐어요. 자기네가 무소불위의 짓을 하려고 하는 거죠.
 
  정치·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 재계 아니에요? 우리나라 언론도 지금 기업 광고에 의존해 삽니다. 그 사람들 비위에 거슬리는 소리는 절대 못 하잖아요.”
 
  —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실패라고 보는데 대안은 있습니까.
 
  “지금 이 정부는 완전히 실패한 거예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대안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 우리나라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입니까.
 
  “국제시장에 가서 마음껏 외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대기업들, 삼성·LG·SK 등은 정부가 관심을 갖지 말아야 해요. 자기 능력으로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둬야 해요.
 
  한국 경제는 지금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허리가 굉장히 약해요. 과거에 우리가 재벌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던 것처럼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또 그 밑에 깔린 소위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해줄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사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이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문제를 풀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 정부는 K방역을 잘하고 있다고 홍보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구축해놓은 시스템이 작동하는 거죠. 지금은 질병관리청이 됐지만, 예전에는 질병관리본부(질본)였잖아요. 질본에는 아무런 데이터가 없어요. 정작 그 데이터를 제공하는 곳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에요. 과거부터 구축해온 건강보험 시스템이 잘 돼 있기에 K방역이 성공하고 있는 거죠.”
 
 
  나는 욕심이 없어 마음이 편하다
 
  — 국민의힘이 ‘호남에 구애하다가 영남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가’라는 염려가 있습니다.
 
  “천만의 말씀. 국민의힘이 영남을 기반으로 한 당이잖아요. 호남을 완전히 배격하면 영원히 집권을 못 해요. 정치 상식이 없는 소리를 하는 거예요. 영남을 잃어버린다?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갈 거예요?”
 
  — 어떤 사람은 ‘위원장님 고향이 호남이라 그러는 것이다’고 합니다.
 
  “미친 사람들이 하는 소리예요.”
 
  — 이번 국회 원 구성 당시 법사위원장 자리를 얻으려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포기했습니다. 전략적 실패 아닌가요.
 
  “(우리 당에) 상임위원장들이 있어도 방법이 없어요. 민주당이 숫자가 많은데….”
 
  — ‘현 정권이 투쟁력 없는 야당 덕을 많이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투쟁력이 없고, 야당이 보이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지금은 국민이 현명해서 일어나는 모든 정치 행위에 대해 알고 있어요. 국민이 국민의힘을 어떻게 판단할지 뻔히 보이는데, 청와대 앞에서 단식하고 삭발하며 투쟁한다고 국민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까요? 그건 또 아니에요.”
 
  —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은 어떻게 보십니까.
 
  “저 사람들이 뭔가 생각하지 않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집값이 오르니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세종시로 수도를 옮기면 집값이 내려가나요? 그런 엉뚱한 소리를 하면 안 되죠. 국제도시로서의 서울, 세계적인 도시로서의 서울이라는 상징을 생각할 줄 알아야죠.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는데, 순간적인 상황을 전제로 국가의 중대사를 논하며 문제를 제기하니 실천도 못 하고 그저 (공허한) 이야기로 끝나고 마는 거죠.”
 
  — 얼마 전 외신기자 클럽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도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소신입니까. 핵무기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 기술력으로 돈만 대주면 6개월 이내에 핵폭탄을 만들 능력이 있어요. 미국이 못 하게 하니 못 하는 거죠. 미국이 못 하게 하지 않았으면 우리도 벌써 만들었을 거예요.”
 
  —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요.
 
  “NPT(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했기에 현실적으로 핵개발 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러나 핵폭탄을 만들지는 않더라도, 우리도 일본처럼 핵폭탄을 만드는 전 단계까지는 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도 미국 때문에 못 하고 있죠. 내 책에도 썼지만, 내가 노태우 정부에서 경제수석으로 있을 때 그 가능성을 검토해본 적이 있어요. 그러다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하면서 집어치워버린 거죠.”
 
  —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으십니까.
 
  “욕심이 없어서 마음이 편해요. 욕심이 없으니 아웅다웅하지 않고 사소한 데 신경을 쓰지 않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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