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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韓 최초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 서창록 교수

“문재인 정부 과거 진보 정권보다 北 인권인식 더 문제”

글 : 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jgws8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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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3개국이 가입된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서 117개국 지지받아
⊙ “30년간 위원 배출 못 한 것은 국가가 인재를 키우지 못한 탓”
⊙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인권 침해 심각
지난 9월 17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시행된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 위원 선거에서 한국인 최초로 당선된 서창록 고려대 교수. 사진=서창록
  지난 9월 1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시행된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Human Rights Committee)’ 위원 선거에서 한국인 최초로 서창록 고려대 교수가 임기 4년(2021~2024년)의 위원으로 당선됐다. 이는 1990년 대한민국이 유엔 인권메커니즘 내 핵심기관인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에 가입한 이후 처음이다.
 
  이 위원회는 1960년대 유엔총회의 결정으로 만들어졌다. ▲생명권을 비롯해 ▲신체의 자유 ▲양심·종교의 자유 ▲고문·비인도적 처우 금지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 시민적·정치적 권리규약에 규정된 권리의 각국 이행을 심의·감독하는 주요 인권협약기구다. 해당 위원회 위원은 개인 자격의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 위원 선거는 9개 공석에 14명이 입후보했다. 서창록 교수는 시민적·정치적 권리규약 173개 당사국 중 총 117개국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서창록 교수는 인권 NGO인 휴먼아시아 대표,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 (Human Rights Council Advisory Committee) 위원 및 동 위원회 진정 실무그룹 위원장 등을 역임해온 인권 전문가다.
 

  대한민국 최초로 유엔 인권메커니즘 내 핵심기관의 위원으로 당선된 서창록 교수를 만난 것은 지난 10월 27일 그가 대표로 일하는 휴먼아시아 사무실에서다. 서 교수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해당 위원회 위원으로 당선된 소감을 말했다. 서 교수의 말이다.
 
  “한국인 최초라는 말이 조금 부끄럽습니다. 한국이 이 위원회에 가입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제가 처음이라는 것도 아쉬운 일입니다. 대한민국이 더 적극적으로 인재들을 양성해 유엔에 보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합니다.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해당 위원회에 가입된 173개 국가가 합의된 조약을 잘 지키고 있는지 감시하고, 국가들의 인권침해 사례를 심사하고 권고하는 일, 그리고 코로나19 같은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 사례에 대해 논평을 내고 있습니다.”
 
  ― 국가들의 인권침해 사례를 어떤 식으로 심의하고 권고합니까.
 
  “173개 회원국의 개인이 인권침해를 당했을 때 우리 위원회에 제소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심사하고, 해당 사례가 인권침해로 판단되면 국가에 권고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 쉽게 말하면 유엔 인권 재판관 같은 거네요.
 
  “뭐 그렇다고 할 수 있겠죠.”
 
  ― 그럼 구속력도 있는 겁니까.
 
  “사법적으로 어떤 처벌을 내리지는 못합니다. 권고 명령은 내리지만, 구속력은 없다고 봐야지요. 그러나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위원회 차원에서 제재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원회 선거 치열한 외교전… 표 바꾸기도 한다”
 
  ― 어떤 제재입니까.
 
  “정확히는 모르지만, 위원회 내에서 활동이나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위원이 총 18명인데 이번에 9명만 당선됐습니다.
 
  “네, 한 번에 18명을 다 뽑지는 않습니다. 9명씩 2년마다 선거를 치릅니다.”
 
  ― 위원들은 모두 개인 자격의 전문가들인데 그럼 스스로 입후보 등록을 해야 하는 겁니까.
 
  “위원들이 개인 자격의 전문가는 맞습니다. 하지만 입후보는 해당 후보가 속한 국가에서 입후보 등록을 해줍니다.”
 
  ― 그럼 어느 정도는 국가를 대표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긴 하지만, 국가를 대표하지 않지만 해당 국가에서 도와주긴 합니다.”
 
  ― 북한이나 아프리카처럼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나라에선 전략적으로 후보를 낼 수도 있겠네요.
 
  “네, 일부 국가에선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전략적으로 후보를 내는 나라도 있습니다.”
 
  ― 선거 시작 시 각 나라의 로비전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그렇죠. 후보들의 비전이나 공약을 다른 국가들에 전달하기도 하고, 국가들과 공식적인 거래를 하기도 합니다.”
 
  ― 어떤 거래를 합니까.
 
  “유엔에 여러 위원회가 존재합니다. 국가끼리 서로 표를 교환하는 방법으로 거래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다른 위원회에서 미국 후보를 찍어주면 미국이 권리위원회에서 한국 후보를 찍어주는 식입니다. 표를 교환하는 것이죠.”
 
 
  “한국도 일본처럼 젊은 인재들 유엔에 보내야”
 
2019년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회의에 참석한 서창록 교수. 사진=서창록
  ― 한국이 이 위원회에 가입한 지 30년이 됐는데 위원이 처음 나왔습니다.
 
  “저도 그게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중국이나 일본은 유엔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특히 일본은 각 위원회뿐만 아니라 유엔 직원으로도 활동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거의 없습니다. 이유는 국가에서 젊은 인재들을 키우지 않기 때문입니다.”
 
  ― 일본이나 중국에선 어떻게 인재들을 키우나요.
 
  “일본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이들을 지원해줍니다. 젊은 인재들을 유엔으로 진출시키기 위해 공부도 시키고, 유엔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이들과 교류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이들이 유엔에서 일을 끝내고 돌아올 경우 직업까지 보장해줍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지원이나 후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똑똑한 젊은이들은 한국에서 좋은 곳에 취직하려고 하지 유엔처럼 국제무대로 나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가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포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 유엔에서 일하기 위해선 국제법과 인권법을 알아야 하는데 한국엔 전문가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최근엔 로스쿨이 생기면서 국제법이나 인권법에 대한 수업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시민·정치적 위원회만 놓고 봐도 모두 국제법 전문가들입니다.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긴 하지만, 국가에서 국제법과 인권법에 대해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도 주고 하면서 인재를 키워내고 있습니다.”
 
  ― 교수님은 어떤 계기로 선거에 나가게 됐습니까.
 
  “두 가지 계기로 나가게 됐습니다. 먼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디지털 인권침해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은 이에 대해 대비를 못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위원회에 국제법 학자들만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도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인권침해 심각… 조만간 우리 뇌까지 조종할 것”
 
  ― 디지털 인권침해는 어떤 것입니까.
 
  “간단합니다. 인터넷상에서뿐만 아니라 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모든 인권침해를 말합니다. 한국에서 하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서도 디지털 인권침해가 무수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먼저 코로나19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데이터를 다 뽑아갑니다. 휴대전화를 역추적하고, 신용카드, 안면인식까지 해당 정보를 모두 모으고 있잖아요. 이거 자체가 인권침해입니다.”
 
  ― 방역을 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것 아닙니까.
 
  “방역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필요 없는 정보들까지 다 모으고 있어요. 예를 들어 주소까지는 필요 없어요. 이렇게 모인 정보들이 민간 부문으로 넘어가게 되고 이것 자체가 엄청난 인권침해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집단 코로나19 감염 사태의 경우 해당 정보가 모두 서울시로 넘어갔어요. 이럴 경우 개인의 이름이나 전화번호만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개인정보가 공개됩니다.
 
  이렇게 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성향, 쇼핑정보, 누굴 만나는지도 공개됩니다. 지금 정부에선 이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감염예방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정부, 코로나19를 핑계로 국민 감시·정치적 이득 취하려 할 수도”
 
  ― 하지만 정부에선 방역을 핑계로 개인정보 등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모든 정보를 수집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의 정보만 수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해당 정보가 어떻게 쓰일지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 현 정부가 방역을 목적으로 10명 이상 모이지 말고 집회도 못 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인권침해 아닌가요.
 
  “당연히 인권침해지요. 그래서 이게 위험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를 핑계로 정부가 국민을 감시하거나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의 변명이 생기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그런 현상이 분명히 있습니다. 최근 광화문에서 시위를 못 하게 차 벽을 세우고 사람들을 통제하는 행동으로 방역이라는 변명 뒤에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죠. 코로나19가 끝나고 결국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면서까지 한 행동들이 어느 정도의 생명을 구했는지.”
 
  ― 그러면 앞으로 국민의 인권침해가 심각해지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 얘기를 해야죠. 지금도 많은 인권 전문가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자꾸 인권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코로나19 감염예방법을 바꿔야죠.”
 
  ― 북한도 시민·정치적 권리위원회에 가입되어 있습니까.
 
  “네, 북한도 위원회에 가입되어 있긴 하지만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럼 당연히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겠네요.
 
  “네, 북한 인권 문제도 다루긴 합니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죠.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북한이 위원회 규약에서 개인 청원제도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라 북한 주민들이 개인 청원을 할 수가 없습니다.”
 
  ― 만약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 사는 탈북민들이 청원을 제기하면 어떻게 됩니까.
 
  “청원을 할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아직 시민·정치적 권리위원회에 청원이 들어온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유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 교수님은 한국에서도 북한 인권 관련 활동을 많이 해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네, 지금도 북한 인권 관련 NGO에서 이사나 자문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북한 인권을 정치에 이용하려고만 하니 답답합니다.”
 
 
  “문재인 정부, 北 인권 대하는 태도
  과거 진보 정부보다 심각”

 
  ― 그래도 보수 정권에선 북한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내려고 하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 그렇죠. 하지만 보수도 북한의 핵을 포기시키기 위해서 북한 인권을 압박수단으로 쓰는 것도 사실입니다.”
 
  ― 자칭 진보 정권은 유엔이나 한국에서 모두 북한 인권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사실 말도 안 됩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제가 ‘북한 인권과 평화’라는 모임을 했습니다. 진보 인사들도 많았죠. 저는 그들 앞에서 늘 강조했습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북한 인권 정책은 너무 잘못됐다고요. 그들도 나름 이에 대해 동의했습니다. 현재 그들이 현 정부에서도 일하고 있습니다.”
 
  ― 문재인 정부는 2019년에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불참했습니다.
 
  “그러니까요. 과거 진보 정부보다 문재인 정부가 더 문제라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과거 모임을 함께했던 사람들에게 전화해서 뭐라고 했더니 그 사람들이 ‘당신도 정부에 참여해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될 거다’고 말하더군요. 이게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정치와 정책보다 인권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밑에 인권이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 위원회 활동을 시작하며 어떤 활동을 중심으로 일할 계획이십니까.
 
  “두 가지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디지털 인권침해와 관련해 유엔이 좀 더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 과거 자유권 조약이 만들어지던 시대와 지금은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하지만 국제법 학자들은 조약에 나와 있는 대로 일을 하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국제법 전문가가 아닌 제가 또 다른 시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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