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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하는 안과 전문의 ‘낭만닥터’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

“노안과 백내장 한 번에 해결하는 노안 수술 가능”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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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초의 ‘국제노안연구소’ 설립, 시력교정 수술의 1세대 프런티어
⊙ 국가대표 선수 100명에게 무료로 시력교정 수술
⊙ 젊었을 때 라식 수술받은 환자, 노안 수술 또 받을 수 있어
  ― 노안(老眼)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까.
 
  “없습니다. 우리가 반드시 맞이하는 죽음처럼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피해갈 수 없죠.”
 
  ― 그럼 노안을 늦출 수는 있습니까.
 
  “근본적으로는 그럴 수 없습니다.”
 
  중저음이 인상적인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이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다. 안과 전문의를 앞에 두고 우문(愚問)부터 던진 이유가 있다. 무릎은 관리만 잘 하면 죽을 때까지 쓸 수 있다고 하고, 금연·금주(禁酒)·소식(小食)하면 혈압이나 당뇨, 콜레스테롤 등의 걱정 없이 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늙어서도 눈이 쌩쌩하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는 가까운 글자가 보이지 않고 눈이 침침해지면 노화(老化)가 시작됐다고 받아들인다. 눈은 노화의 ‘바로미터’다.
 
 
  국내 최초의 ‘국제노안연구소’ 설립자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은 노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에 적임자다. 박 원장은 2005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연구 협력을 바탕으로 국제노안연구소를 만든 사람이다. ‘노안이 오면 돋보기를 써야지’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때에 그는 노안을 ‘안티에이징’의 개념으로 보고 노안 수술용 렌즈를 연구했다.
 
  그는 노안 수술의 선진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2012년에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대학 안과병원으로 단기 연수를 떠났다. 그곳에는 세계적 석학 하이델베르크대학 안과병원장인 게어드 아우파트(Gerd U Auffarth) 교수가 있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은 안과가 만들어진 지 150년이나 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안과다. 아우파트 교수는 300편의 논문과 매년 40여 차례 해외 강연을 다니는 석학이다. 아우파트 교수에게서 노안 수술의 최신 경향을 듣고 수술을 참관하기 위해 떠난 것이다. 당시 박 원장의 나이는 59세. 남들은 무르익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은퇴를 생각할 즈음에 그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위해 외국행(行)을 선택했다. 노안과 관련해 ‘얼리 어답터’로서 그의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그는 1990년대 초반에 라식 수술의 전신인 ‘엑시머레이저 수술’을 도입한 시력교정 수술 분야의 1세대 안과의사다. 안과 전문의로 지내는 동안 그의 손을 거쳐 간 환자는 수만명이다.
 
  “통상 노안은 45세를 전후해 생기는데 50~55세가 되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됩니다. 가까운 글자가 안 보이니 인상을 쓰면서 읽고, 인상을 자꾸 쓰다 보면 피로가 몰려옵니다. 애써 가까운 글씨를 읽다가 먼 곳을 보면 금세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서 한참 기다려야 합니다. ‘눈은 세상을 보는 창’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 창이 닫히면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하지만 태어난 이상 모두가 겪어야 하는 일이니 안타까울 수밖에요.”
 

  박영순 원장과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했다. 우리 눈의 시력은 망막보다 앞쪽에 초점이 맺혀 멀리 있는 것이 잘 보이지 않는 근시, 눈의 굴절력이 한 점에서 초점을 맺지 못하는 난시, 망막보다 뒤쪽에 초점이 맺혀 가까운 곳이 잘 보이지 않는 원시로 나뉜다. 이 같은 시력의 문제점을 치료하는 라식, 라섹, 노안 수술 등 시력교정 수술을 굴절 수술이라고 한다.
 
  ― 노안은 대체 왜 오는 겁니까.
 
  “나이가 들면 눈의 수정체를 조절하는 근육의 탄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초점을 제대로 맺지 못해서 가까운 글씨가 흐릿하고 뿌옇게 보이죠. 글자가 겹쳐 보이고, 신문이나 문자 메시지를 제대로 읽지 못하게 됩니다.”
 
  ― 노안이 오면 다들 우울해하죠.
 
  “우울한 것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엄청난 불편을 주는 것이 문제입니다. 가까운 곳을 보는데 돋보기를 써야 하고, 계단에서 발을 잘못 디뎌서 부상을 입기도 합니다. 직업적으로도 문제가 됩니다. 성악가가 악보를 보지 못하는 불편함, 젊은이들을 상대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중요한 계약을 할 때 돋보기를 써 상대방에게 주는 부담감 등 이루 말로 할 수 없죠. 내 몸이 늙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글픈 일인데 눈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니 우울함이 가중될 밖에요. 백내장의 경우 60대 이상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50대에도 노안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백내장 수술, 두려워할 이유 없다
 
  ― 어르신 중에 백내장 수술을 한 분이 많던데요.
 
  “백내장은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상을 맺게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시야가 흐려지는 질환입니다. 60세 이후에 주로 나타나는데 초기에는 약물로 증상이 완화되지만 침침한 시야가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노안은 돋보기를 쓰면 어느 정도 시력이 보완되지만, 백내장은 돋보기도 통하지 않으니 더 답답합니다.”
 
  백내장 수술은 이제 동네 안과에서도 쉽게 하는 수술이 돼버렸다. ‘15분이면 끝’이라고 쓰인 백내장 수술 문구를 보기 쉽다. 백내장 수술 과정은 이렇다. 마취 안약을 넣고 안구를 미세하게 절개해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수정체를 제거한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 낡은 부품을 새로운 부품으로 갈아 끼웠으니 성능이 월등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백내장 수술 기술의 눈부신 발달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 하던 일이었다. 박 원장의 얘기다.
 
  “과거 백내장 수술은 안과 의사들도 ‘최대한 많이 쓰다가 하라’고 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았습니다. 백내장 수술을 하고 난 뒤 오히려 삶의 질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인공수정체가 개발되지 않아 그냥 혼탁해진 수정제만 제거하고 끝났어요. 각막을 12~18mm 절개했는데 열 바늘 이상을 꿰매다 보니 수술 후에 일주일 이상을 입원해야 했습니다. 또 백내장 수술 후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빙빙 돌아가는 안경을 써야 했습니다.
 
  제가 레지던트 1년 차가 됐을 때 인공수정체가 개발됐는데 그때도 각막을 6mm 정도 절개해야 했습니다. 침침한 눈을 밝게 하기 위한 백내장 수술로 인해 오히려 일상이 불편하다면 그것이 과연 환자를 위한 길인가 의문스러웠습니다. ”
 
  ― 요즘은 당일 퇴원이던데요.
 
  “백내장 수술만큼 의학 기술의 발달 혜택을 충분히 받은 곳이 드물어요. 기계가 발전하면서 요즘은 2mm 정도 절개해서 수정체를 교체합니다. 바늘로 꿰맬 필요도 없고 따라서 당일 퇴원이 가능합니다.”
 
  ― 백내장 수술은 몇 세까지 가능합니까.
 
  “통상 85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게는 잘 시행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 환자 중에 99세 할머니가 계셨어요. 백내장 수술을 성공리에 마쳤는데, 의료계에서 100세 전후 초고령자의 수술은 아주 드문 사례입니다.”
 
  ― 수술을 결정하기까지 고민했을 것 같은데요.
 
  “할머니가 ‘언제 세상을 뜰지 모르는데 하루라도 밝게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소망을 이뤄드리기 위해 저도 용기를 냈고 결과가 만족스러웠습니다. 최근에는 첨단 광학 수술장비와 렌즈의 발달로 고령의 환자들에게도 안전성과 만족할 만한 수술 예후를 보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로 인해 망막 출혈이 심하거나 중증의 황반변성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不可)합니다.”
 
 
  개인별 ‘맞춤식 노안 수술’ 가능
 
수술을 하고 있는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대표 원장.
  박영순 원장의 말, 참 쉽다. 의사들을 종종 인터뷰했는데 복잡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취재를 하는 입장이 아닌 환자 입장에서라면 내가 어떤 방식으로 수술을 받는지 이해하기까지 오래 걸릴 법한 의학 용어들이 난무한다. 박 원장은 노안에 대한 문외한도 쉽게 이해할 정도로 설명했다. 그가 평생 지녀온 모토는 ‘환자 중심’이다. 병원과 의사는 ‘환자’를 위해 존재하고 ‘환자’가 있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저도 몸이 아프면 환자로서 다른 과 진료를 받게 됩니다. 제가 알아듣지 못하는 의학 용어는 없지만 친절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불쾌해집니다. 환자의 질환을 알게 되면 환자의 마음을 봐야 합니다. 우리 몸에 무엇 하나 불필요한 것이 없는데 안과 의사는 밝은 세상을 위해, 환자 눈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입니다. 쉽게 설명해야 하고, 제가 매일 하는 수술일지라도 그 수술을 처음 받는 환자에게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은 의사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박 원장은 수술 하기 전에 반드시 기도를 한다. 그 기도가 환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것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잡는 수술법이 있다던데요.
 
  “네, 노안과 백내장이 함께 있을 경우 특수렌즈 백내장 수술을 합니다. 일반 백내장 수술과 달리 특수하게 제작된 ‘특수렌즈 인공수정체’를 삽입해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치료하는 프리미엄 수술입니다. 마취 안약을 넣고 2.2mm의 미세한 절개창을 통해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합니다. 수정체를 제거한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후, 인공수정체의 정확한 자리를 잡고 수술을 마칩니다. 절개 부위가 작아 봉합이 필요 없어 수술 시간도 10분 내외로 짧습니다. 수술 다음 날 바로 일상 복귀가 가능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죠. 한 번 수술로 백내장 제거는 물론 시력 교정 또한 가능하며 수술 효과는 영구적입니다.”
 
  박 원장이 하는 ‘예스노안수술’은 개인의 시력에 따른 ‘맞춤식 노안 수술’이다. 환자 개인의 눈 상태에 따라 노화된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안에 노안 교정용 특수렌즈를 삽입하거나 각막을 레이저로 깎아서 교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인차가 큰 눈 상태에 알맞은 수술법을 찾아준다.
 
 
  녹내장은 응급 치료가 필요한 질환…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
 
  그가 노안 수술에 관심을 가진 지 30년이 넘었다. 전문의가 되고 첫 근무처였던 서울의료원에서는 라식 수술의 전신인 엑시머레이저 수술을 했다. 초기 엑시머레이저 수술은 통증 외에 여러 부작용이 따랐지만 시력 교정에서는 성공적이었고, 하루에도 수십 명의 환자가 박 원장에게 수술을 받았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스케줄 속에서 그는 ‘좀 더 나은, 환자를 위한 수술법은 없을까?’에 관심을 갖게 됐고 1998년에 노안 수술을 접했다. 세상의 반응은 싸늘했다. ‘나이가 들어 그런 것인데 참아야지’라는 시각이 강했다. 결국 그는 노안연구소를 만들어 과학적으로 이를 입증하면서 노안 수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는 “노안 수술은 최고의 삶의 질을 위한 안티에이징 수술”이라고 단언한다.
 
  노안과 백내장이 나이 듦에 따라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라면, 녹내장은 얘기가 좀 다르다. 녹내장은 ‘병’이다.
 
  “녹내장은 눈으로 들어온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결손이 유발되는 병입니다. 시신경이 장해를 받으면 시야에 안 보이는 부분이 생기고 점차 진행되면 실명(失明)에 이르는 굉장히 무서운 병입니다. 시신경 장해의 원인은 대개 안압 때문입니다. 자각 증세가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자신이 느낄 때면 벌써 늦은 건가요.
 
  “상당히 진행됐다고 봅니다. 녹내장은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이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지만, 노안과 달리 응급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안약, 약물복용, 외과적 수술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예후는 녹내장 발견 및 치료 시작 시기에 비례합니다. 조기 발견,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합니다. 40세 이상 된 사람은 무조건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눈 검사를 받는 것이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40세 전이라도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거나 눈 외상, 근시, 당뇨가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눈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숱하게 오해받았던 안과 업계의 ‘퍼스트 펭귄’
 
  업계에서는 박영순 원장을 두고 ‘퍼스트 무버(first mover)’라고 한다. 그는 자신을 ‘퍼스터 펭귄’이라고 부른다. 영어권에서 이 용어는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선구자’라는 말로 사용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시력교정 수술 분야에서 언제나 선두에 서 왔다. 지금에야 시력교정 수술을 수많은 안과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박 원장이 처음 시작할 때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모두 확신하지 못할 때 혼자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공부했다. 박 원장은 “그 과정은 외롭고 고됐다. 미처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해 묻힌 성과들도 있지만, 그 과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라식 수술은 각막 상층부를 절삭(切削)해 각막 실질(각막의 속살)에만 레이저를 조사(照射)하고 다시 덮는 수술이다. 각막 상피의 손상과 통증이 없고, 시력 회복 또한 빠르다. 라섹 수술은 각막 상피를 벗겨낸 후 레이저를 조사해 시력을 교정하는 수술이다. 3~4일의 회복기간 동안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해야 하지만, 눈이 너무 작거나 각막이 너무 얇아 라식 수술이 어려운 사람들도 가능하다.
 
  “1990년대 초반에 시력교정 수술을 할 때 의혹을 많이 받았습니다. ‘눈을 공업용 레이저로 지져서 시력이 좋아진다는 것이냐’ ‘어떻게 각막을 깎느냐’고 했습니다. 어떤 분야든 먼저 시작하는 사람은 주목을 받지만 그만큼 반대급부를 감수해야 합니다. 특히 의학계에서는 임상 확인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안전성 논란이 늘 대두합니다. 실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시력 회복 결과를 확인해가며 매뉴얼에도 없는 엑시머레이저에 대해 온갖 경로를 통해 공부하곤 했습니다. 이제는 시력교정이 보편화한 시대가 됐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 시력교정술 역시 급발전했지요.
 
  “제가 하는 ‘스마일라식’은 최신의 3세대 시력교정술입니다. 일반적인 라식과 달리 각막 절편(절삭한 각막 상층부 뚜껑)을 만들지 않고 5분이면 수술이 완료됩니다. 첨단 레이저로 각막의 안쪽만 레이저를 투과시켜서 정교하게 절제합니다. 그 후 2mm 정도 각막을 절개해 절제된 부분만 꺼내면 수술이 끝납니다. 안구 건조증, 빛 번짐 등 부작용 확률이 낮고 교정 수술 결과가 안정적입니다.”
 
 
  렌즈 오래 착용해도 시력교정술 받을 수 있어
 
  ― 렌즈를 오랫동안 착용했던 사람들은 각막이 얇아져서 시력교정술을 받기 어렵다고 하던데요.
 
  “잘못된 속설 중 하나입니다. 렌즈를 오래 착용한다고 각막 자체가 얇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렌즈를 오랫동안 착용한 환자 중에 각막상피세포층이 얇아진 경우는 있죠. 하지만 각막상피세포층이 얇아졌다고 해서 라식·라섹과 같은 시력교정 수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 40대 이전에 시력교정술을 받은 환자도 나중에 노안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까.
 
  “저희 안과에서 아시아·태평양 백내장 굴절학회 학술대회에 ‘라식 수술 후 노안이나 백내장 수술이 가능한가’에 대한 논문을 보고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16년 전에 라식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중·장년 노안 환자 17명을 대상으로 다초점 인공수정체 레스토렌즈를 삽입하는 수술을 하고 6개월 이상 추적 관찰한 임상 연구 결과였습니다. 녹내장, 망막 박리, 각막 이상 등이 있는 환자를 제외한 평균 나이 57.6세의 라식 수술 경험자들이었습니다. 연구 결과는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레스토렌즈 삽입 수술이 라식 수술과 달리 각막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라식 수술을 한 환자도 노안 수술, 백내장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반대로 마흔이 넘어서 시력교정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까.
 
  “40세 이후에 시력교정 수술을 하면 노안이 빨리 진행된다고 염려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시력교정 수술이 수술을 시행하는 나이와 상관없이 노안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습니다. 이 역시 오보로 인한 오해입니다. 저는 40대가 넘어서 시력교정 수술을 원하는 환자들에게는 ‘노안 라식·라섹 수술’을 권합니다.”
 
  박 원장이 어렵게 개척한 시력교정술 분야로 혜택을 받은 국가대표 선수도 여럿이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때 국가대표 유도선수가 경기 중에 갑자기 바닥을 더듬었다. 경기를 지켜보는 모든 사람이 놀라움에 숨소리도 내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선수가 착용했던 렌즈가 격렬한 몸싸움 과정에서 빠진 것이다. 박 원장은 이 경기를 지켜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올림픽이 끝나고 수소문을 해서 그 선수에게 즉시 라식 수술을 무료로 해줬다. 이후에 그는 100여 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무료로 시력교정 수술을 해줬다.
 
  “나라를 위해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가 렌즈가 빠져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어불성설 아닙니까. 제가 이 선수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감사했습니다.”
 
  ― 더 어려운 사람들도 많은데 왜 하필 국가대표 선수들이었죠.
 
  “그들이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쏟은 땀과 노력의 눈물들이 떠올라서요.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장에 들어서기까지 얼마나 숱한 세월을 눈물로 살았겠습니까. 그 노력이 120% 발휘되지는 못할망정 시력교정렌즈로 인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그보다 안타까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 마음뿐이었습니다. 더구나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몇백만원에 이르는 라식 수술비는 많은 부담이었습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했습니다.”
 
  사실 그는 참 좋은 일을 많이 한다. 소외 계층을 위한 무료 치료에도 열심이다. ‘안경 없는 세상’이라는 진료 철학 아래 항상 환자의 행복과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있다. 그는 매년 노안 환자를 위한 자선음악회와 해외의료활동을 진행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에 등록돼 있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 회장 및 ‘열린 의사회’ 단장을 역임하며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에서 국경을 초월한 의료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많은 사람으로부터 받은 축복과 재능을 함께 나누고 봉사하며 살아가는 것이 제 삶이라고 믿고 있어요. 처음에는 제가 가진 의술로 봉사하는 데 매진했는데 오히려 그 봉사활동을 통해 제가 힐링을 받고 있더라고요. 절대 진료를 쉬는 일이 없지만, 봉사를 떠날 때는 몇 날 며칠이 걸려도 흔쾌히 즐거운 마음으로 가운을 벗습니다(웃음).”
 
 
  2500명 앞에서 노래 부른 ‘바리톤 성악가’
 
박영순 원장은 틈만 나면 의사 가운을 입은 채로 노래 연습을 한다. 프로 성악가들과 한 무대에 서는 실력을 갖고 있다.
  박영순 원장의 삶은 열정 그 자체다. 집이 양평인 그는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병원까지 매일 한 시간을 차(車)로 달려 출근한다. 매일 아침 운동하고 점심때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병원 옆 건물에서 성악 개인지도를 받는다. 취미 삼아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전당에서 프로 성악가들과 함께 공연을 하는 ‘바리톤 아마추어 성악가’다. 그는 매년 자선음악회, 나눔콘서트, 희망콘서트를 열고 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자선기금 마련을 위해 500명 관객 앞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첼로 연주가인 아내가 15년 전에 성악을 권유했습니다. 새로운 취미를 갖는 것을 좋아하는데다 두 딸에게 부모로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시작했습니다. 정말 힘들더라고요. 매일 ‘오늘은 조금 나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지낸 세월이 벌써 15년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목표를 정했으니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음악이 제 삶에 활력을 줍니다. 음악을 통해 얻은 힘으로 병원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또다시 음악으로 재충전하고 있습니다.”
 
  박 원장은 초등학교 시절에는 꼴찌를 도맡을 정도로 공부에 관심이 없고 중학교까지도 하위권을 맴돌았다고 한다. 운동에 소질이 있어 한때는 농구선수를 꿈꿨는데, 중학교 때 어여쁜 여학생에게 마음을 뺏겨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공부를 시작했다. 결국 조부인 박유신 전(前) 서울대 치대 학장, 숙부인 박상복 미국 피츠버그 알레게니병원 심장외과 전문의의 뒤를 이어 의료인의 길을 걷게 됐다. 부(富)와 명예를 거머쥐었고 일흔을 앞둔 나이지만 그는 여전히 꿈을 꾼다. 까마득하게 어린 기자를 앞에 두고 “환자의 눈을 고치는 것뿐 아니라 마음을 고치는 의사가 되겠다”고 노신사는 말한다. 그를 ‘낭만닥터’라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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