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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채종일 한국건강관리협회장

“건강관리협회는 단순 건강검진 기관 아닌 공익 단체”

글 :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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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와 두 딸 모두 매년 건강관리협회에서 정기검진 받아
⊙ 질병 조기 발견하는 메디체크 검진시스템, 해외 각국에 수출 계획
⊙ “내 건강 점수는 100점 만점에 90점, 비결은 규칙적 생활”
⊙ 세계적 기생충학 권위자, “기생충은 질병 치료 가능성 열어준 친구”
⊙ “바이러스는 영원할 수 없어… 마스크 없는 세상 다시 올 것”

蔡鍾一
1951년생. 서울대 의학과, 同 대학원 기생충학 석·박사 / 現 제24대 한국건강관리협회장, 세계기생충학자연맹(WFP) 회장, 서울대 의학과 명예교수
  시대 불문, ‘건강’은 만인의 관심사였다. 팬데믹 시대에는 조금 다른 모양새다. 관심의 차원을 넘어 간절함이 됐다. 여기에는 해마다 이맘때 날아드는 ‘성적표’도 한몫한다. 연말, 건강검진결과표를 받은 후 반성과 다짐은 예정된 수순. 1년간 혹사한 몸에 사죄하면서 건강관리를 결심한다. 그런데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이름부터 직관적인 이곳을 찾아가 본 이유다. 내친김에 수장(首長)을 만나봤다. 지난 10월 8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이하 건협) 부설 기생충박물관에서다. 그에게 건강관리법, 보건 현안과 더불어 재밌는 기생충 이야기까지 들었다. 박물관 옆 건협 서부지부에는 독감 예방 접종을 위한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 아침부터 대기인원이 많더군요. 독감 예방 접종, 꼭 해야 합니까.
 
  “독감과 코로나19는 모두 발열, 기침, 인후통(咽喉痛)이 동반되는 호흡기 감염 질환입니다. 증상만으로 환자 구별이 힘들어요. 이때 감염자가 뒤섞이면 방역(防疫) 체계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겠죠. 두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의료 체계 붕괴 사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요즘 같은 때엔 특히 맞는 게 좋겠습니다.”
 

  ― 혹시 독감 예방 주사가 코로나19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겁니까.
 
  “독감 예방 주사를 맞으면 면역(免疫) 체계가 자극을 받게 되는데, 그런 차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약간의 방어 효과를 줄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기대를 거는 정도이지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힘듭니다.”
 
 
  건강검진에 特化된 의료기관
 
  건협은 건강검진과 건강증진에 특화된 의료기관이다. 종합건강검진부터 맞춤형 건강검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예방접종 등을 시행한다. 서울, 부산, 대구를 비롯한 전국 주요 시·도에 16개 건강증진의원(건강검진센터)이 있다. 이곳에 의료진 340여 명을 포함, 2800여 명의 전문 인력이 몸담고 있다.
 
  ― 건강검진은 1년에 한 번인데, 왜 매번 번거롭게 느껴질까요. 안 받으면 안 됩니까.
 
  “고령화(高齡化)가 빨라지면서 이제 ‘120세 시대’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건강하게 그 나이까지 살려면 병에 걸리지 않아야겠죠. 걸렸더라도 신속한 치료가 필요할 텐데, 모든 병이 바로 증상을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간질환(간염·간암)처럼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질병이 심각해진 후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아요. 당뇨, 고혈압도 마찬가지고요.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죠.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코로나19의 경우 기저질환자에게 더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검진을 통해 관련 질환을 조기 발견하면 대응하기가 용이하겠죠.”
 
  ― 매년 검진에 앞서 각종 MRI, 내시경 등 항목 선택을 두고 항상 고민하게 됩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경우에는 더 그런데요, ‘나에게 꼭 맞는 검진’을 위한 팁이 있습니까.
 
  “건강검진 프로그램 선택 전 전문상담사와의 1대 1 상담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협에서는 상담을 통해 본인의 연령, 과거 병력, 현재 건강 상태와 유전력, 가족력 등을 고려해 검사항목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맞춤형 건강검진인 셈이죠.”
 
  ― 여러 대형 병원에서도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데요, 건협 검진만의 경쟁력은 뭡니까.
 
  “‘병원’은 환자 중심입니다. 우리는 환자가 아니라, 겉으로 보기에 건강해 보이는 고객들의 숨은 병을 찾아내는 데 특화(特化)된 의료기관입니다. 검진에 특화된 전문 인력은 물론, MRI, 128ch-MDCT, HD급 내시경기, 각종 초음파 장비 등 최신 검진 장비를 보유하고 있고 전국 어디서나 검진을 받을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일회성 검진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평생 건강 동반자로서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검진 결과 유소견자(有所見者)는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협약진료기관인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전국 450여 개 병·의원으로 연계해드리고 있으며, 이후 고객들에게 호전 안부를 꾸준히 묻는 사후관리도 합니다.”
 
  ― 회장님의 가족들도 건협에서 건강검진을 받습니까.
 
  “저는 물론이고, 아내와 두 딸 모두 신설동 소재 동부지부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있습니다. 매번 만족하고요. 실제로 이곳에 한 번 오신 분들은 평생 고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협의 前身은 한국기생충박멸협회
 
2016년 1월 부임한 채종일 회장은 평생을 기생충 연구에 몰두했다. 지금도 기생충학 분야는 연구 과제가 무궁무진하다고 한다.
  채 회장은 기생충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2018년부터는 세계기생충학자연맹(WFP) 회장도 맡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단 연구실적도 많다. 그 공을 인정받아 지난 9월 17일, 제65회 대한민국학술원상도 받았다. 최근에는 독일의 세계적인 의·과학 전문 출판사 스프링거(Springer)에서 생물의학 분야 다섯 번째 한국인 단독 저자로 위촉돼 《인체장흡충》을 저술하기도 했다. 기생충 전문가와 건강관리협회장. 얼핏 둘 사이 연관성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데 건협의 전신(前身) 자체가 1964년 설립된 한국기생충박멸협회다. ‘건강’을 논할 때 기생충이 빠지면 섭섭하다는 얘기다.
 
  ― 1960년대야 ‘기생충 공화국’으로 불리던 때지만, 2020년에도 기생충을 신경 쓰며 살아야 하나요.
 
  “그때 당시는 감염률이 60% 이상이었지만, 현재 국내 감염률은 1~2% 정도예요. 퍼센트로는 굉장히 낮죠. 그런데 1%만 해도 50만명입니다. 이 50만명 안에 굉장히 다양한 기생충이 있습니다. 해외에서 유입되기도 하고 국내에서 새로운 종(種)이 발견되기도 하죠.”
 

  ― 감염률은 떨어졌지만 기생충은 더 다양해진 거군요.
 
  “그렇죠. 일부 기생충은 진단과 치료가 어려워 전문성을 요하는 특수 질환군의 하나로 변화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최근 기생충 연구는 ‘박멸’ 차원이 아닌 감염상의 변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예컨대 참굴큰입흡충의 경우 급성췌장염, 당뇨병 등 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혀졌죠.”
 
  참굴큰입흡충은 채 회장이 세계 최초로 발견한 기생충이다. 1988년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다. 감염원은 생굴 혹은 참굴이다.
 
  ― 다양한 기생충 중 국내에서 가장 흔한 것은 뭡니까.
 
  “장내 기생충으로는 회충·십이지장충·편충·요충·간흡충 등입니다. 회충은 채소에 붙어 있거나 먼지에 섞여 사람에게 감염되며, 간흡충은 민물고기나 우렁이 등을 날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칼이나 도마 등에서 감염됩니다. 어린이들은 편충과 요충에 쉽게 노출되는데, 요충은 아이의 옷과 이불, 생활먼지 속에 섞여 있다가 입을 통해 들어오고 편충은 오염된 흙을 통해서 감염됩니다.”
 
 
  “암 치료 위해 개 구충제 복용, 근거 없다”
 
2017년 12월 개관한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설 기생충박물관. 서울 강서구 소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부지부 옆에 있다.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하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예방하려면 구충제를 복용하면 됩니까.
 
  “회충, 요충, 십이지장충, 편충 등의 경우 종합구충제를 먹으면 되지만, 민물고기를 날로 먹어 감염되는 간흡충의 경우는 효과를 못 봐요. 따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어야 합니다.”
 
  ― 최근 암 치료를 위해 개 구충제를 복용한 사례가 있었죠. 복용자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는 했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그건 제가 어떻게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경험한 바로는 근거가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말라리아약이 코로나19 치료에 도움된다는 얘기도 들리던데요.
 
  “이 또한 근거가 없지만 효과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겠습니다. 바이러스가 세포 안에 들어가려고 할 때, 이를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있습니다. 이때 말라리아약이 수용체를 차단하는 역할은 일정 부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바이러스를 직접적으로 죽일 수는 없지만 침입을 방해할 수는 있다는 거죠. 전문용어로는 비특이적(non specific) 방어 효과인 겁니다.”
 
  ― 어떡하다가 기생충학을 전공하게 됐습니까.
 
  “전공 선택을 할 때(1970년)만 해도 국내 대부분의 사람에게 기생충이 있었습니다. 물론 제 몸속에도 있었죠. 구충제를 먹고 기생충을 직접 보는 악몽 같은 경험도 했어요. 그런데 이를 연구하는 전문가는 턱없이 부족한 겁니다. 의대 시절, 기생충학을 선택과목으로 한 달 동안 들어봤고, 그때 푹 빠져버린 거죠.”
 
  당시 은사였던 서병설(徐丙卨) 교수의 영향도 컸다. 서 교수는 국내 기생충학을 개척한 인물이다. 서울대 의대에 처음으로 기생충학 교실을 만들었고, 동시에 기생충학 강좌를 개설했다. 채 회장은 “그때 서 교수님께서 나를 눈여겨보시고 많이 이끌어줬다”면서 “지금까지도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고 했다.
 
 
  “인간에게 이로운 기생충도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설 기생충박물관 내부. 세계적인 기생충학 권위자 채종일 회장의 연구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반세기 동안 기생충을 연구하셨는데, 혹시 기생충과 정(情)이 든 적도 있습니까.
 
  “그럼요. 저는 기생충을 더러 예쁘다고 하는 사람입니다. 동그란 몸을 밀어서 움직이는 모습이 귀여울 때도 많습니다.”
 
  ― 기생충은 무조건 나쁩니까. 무해(無害)한, 혹은 유익한 기생충도 있습니까.
 
  “병원성(病原性)의 여부로 판단하는데, 무해한 기생충도 있습니다. 길이가 10m나 되는 동해긴촌충(광절열두조충)의 경우, 사람에게 기생하면서 아무런 병이나 불편함을 안 일으키고 얌전합니다. 그래서 몸속에 있는지도 모르죠.”
 
  ― 사람 몸속에 10m나 되는 기생충이 있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죠.
 
  “그러니까 ‘기생’을 매우 잘하는 녀석인 거죠. 심지어 이 기생충의 경우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일부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많이 먹어도 결국 이 기생충이 흡수하니까 살이 안 찌는 거죠. 물론 아직까지 100% 검증된 것은 아닙니다만, 최근에는 이처럼 인간에게 이로운 기생충에 대한 연구도 여럿 이뤄지고 있습니다.”
 
  ― 기생충으로 난치병을 치료할 수도 있나요.
 
  “임상 적용 사례는 있습니다. 돼지편충의 경우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이나 궤양성대장염 질환을 호전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이미 돼지편충알을 태블릿에 넣은 상품을 시판하고 있고요. 영국에서는 개구충(아메리카 구충)이 기관지천식 증상을 완화했다는 임상 결과가 있었고요. 물론 ‘완치’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밖에 국내에서도 세포에 기생하는 톡소포자충을 이용해 암 면역요법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치료제,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 치료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 도움을 주는 종의 학명(學名) 또한 ‘기생충’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까. 이들은 이름을 달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영문(英文)인 패러사이트(parasite)를 처음부터 다르게 번역했다면 이렇게까지 부정적인 뜻은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자를 쓰는 중국·일본·한국은 모두 이미 ‘기생충’이라 쓰고 있기 때문에 바꾸긴 쉽지 않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의용(醫用)동물’이 괜찮을 듯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기생충 감염률, 한국의 1950년대 수준”
 
채종일 회장은 그간의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9월 대한민국학술원상을 받았다.
  흔히 나이 들수록 욕심이 없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채 회장은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세계적 권위자’라는 칭호까지 얻었지만, ‘위시리스트’는 여전히 빼곡하다.
 
  “제가 최초로 발견한 참굴큰입흡충의 자연계 종숙주(終宿主)는 검은머리 물새입니다. 새가 굴을 쪼아 먹고 갯벌에 배설을 하면 그 또한 감염원이 될 수 있는 거예요. 이 철새 떼는 러시아 연안에서 날아옵니다. 그런데 아직 러시아 지역에서는 참굴큰입흡충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어요.”
 
  그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러시아 지역에 가서 이를 파악해보고 싶다”면서 “기생충 분야에는 연구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했다.
 
  “국내의 경우만 해도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 민물생선이 숙주인 담도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간흡충(肝吸蟲·간디스토마), 참굴 등이 숙주인 간내흡충, 수인성 물이 옮기는 원충, 와포자충 등 연구해야 할 분야가 무궁무진합니다. 해외의 경우 기존에 진행하던 탄자니아 코메섬, 인도네시아, 미얀마 뚠떼이 지역 어린이 건강증진 사업 및 기생충 관리사업, 캄보디아 메콩강 유역 식품매개흡충 연구와 대북(對北)사업도 순차적으로 이어가고 싶고요.”
 
  ― 대북사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10~15년 전만 해도 건협이 북한에 구충제도 갖다주고 북한 주민들 대상으로 기생충 검사도 하는 등 대북지원을 활발하게 했었습니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현재는 단절이 된 상태지만, 언젠가 다시 북한 주민들의 건강도 챙기고 싶은 희망이 있습니다.”
 
  ― 북한 주민들 대상으로 기생충 검사를 하셨다고요.
 
  “제가 협회 부회장 시절, 2007년인가 2008년이었을 겁니다. 금강산 인근에 협회 회원들과 교수님 세 분을 모시고 갔습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이라 휘발유와 발전기, 그리고 현미경을 챙겨서요. 그렇게 원정리 인민병원에서 북한 주민 약 1000명의 대변을 수거해 검사한 적이 있습니다. 절반은 중학생이었고 나머지는 그들의 부모였어요. 병원 마당에 텐트를 쳐놓고 작업을 했는데, 감염률이 놀랍더군요. 우리나라 1950년대 수준이었습니다.”
 
  ― 주 감염원은 뭐였나요.
 
  “주로 김치나 배추·상추를 먹거나, 혹은 흙을 맨발로 밟고 다니면 걸리는 회충, 편충, 구충 이런 종류죠. 우리나라에서 1950년대 흔히 발견되던 그대로예요. 동남아 어디에서도 그 정도는 없었습니다.”
 
  ― 가령 라오스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라오스는 보통 70%, 많아야 80% 선이에요. 물론 그로부터 10년이 조금 지난 지금의 북한은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더 궁금합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북한 측에서 원해야 가능한 거지만요. 언젠가 건강관리협회 평양지부를 세우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연구하다가 生의 마지막 맞이하고 싶어”
 
채종일 회장은 한국건강관리협회가 단순한 검진 기관이 아니라 사회 공익 단체임을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 1월 캄보디아 메콩강 유역 주민의 식품매개흡충 감염실태조사 당시다.
  ― 열의가 대단하십니다.
 
  “저는 연구를 하다가 생(生)의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그러려면 받쳐줘야 할 게 눈과 손과 머리의 건강입니다. 연구를 계속하려면 머리를 써야 하고, 눈이 보여야 하고 손은 타자를 칠 때 필요하니까 다치지 않아야겠죠. 나이가 더 들더라도 이 세 가지는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열의는 기생충 연구에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16년 1월 회장으로 부임한 그는 4년간 그야말로 동분서주하며 협회를 끌어나갔다. 그는 “지난 4년여를 돌아보면 갖가지 감회가 든다”면서 “건협이 단순히 검진센터가 아닌, 사회 공익 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특히 고심했다”고 강조했다.
 
  ― 지난 4년여 동안 특히 주력한 사업이 있다면요.
 
  “첫째는 건강검진기관으로서의 전문성과 신뢰도 제고(提高)입니다. 통합 2주기 의원급 국가건강검진기관평가 우수 등급 획득, 우수내시경실 인증 획득 등 내·외부 정도관리를 통해 건강검진 전반에 대한 품질관리에 주력하는 한편, 안전성 확보를 위한 메디체크 감염관리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둘째는 기생충병연구소 및 기생충박물관의 활성화입니다. 협회는 기생충예방사업을 지원하는 법정단체로, 기생충 분야 연구 및 진단 등에 특화된 기관입니다. 2017년 12월 기생충박물관을 국내 최초로 설립해 고객의 눈높이에서 기생충질환은 과거의 산물이 아닌 현재도 진행 중임을 알리고, 질병 예방 및 보건관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에는 사회공헌위원회를 구성해 매년 새로운 사회공헌 활동을 발굴,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소득층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 장학사업, 희귀난치성 환자 의료비 지원, 장애인 특화 차량 제작비 지원(전국 7개 보건소), 도서기증 등 대국민 후원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국내를 넘어 탄자니아, 인도네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학생건강증진사업, 기생충관리사업 등을 수행했습니다.”
 
 
  메디체크 검진시스템 수출 계획
 
  그는 “코로나19로 해외 사업은 잠시 쉬고 있지만, 종식 후 언제든 재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건협의 메디체크 검진시스템을 해외 각국에 수출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현재 해외 여러 선진국도 모두 치료 중심의 의료 위주입니다. 치료 전 단계인 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 발견하는 의료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죠. 건협의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메디체크 시스템의 해외 현지화를 모색하게 된 배경입니다.”
 
  채 회장은 “우선은 검진과 1차 치료를 묶은 메디체크를 해당 국가에 이식하고 국내 상급 종합병원 수준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기존 메디체크의 협약진료기관들이 담당하게 할 생각”이라면서 “국내로 이송해서 치료하면 국내 의료산업의 자원 활용 고도화까지 선순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스스로 현재 건강 상태의 점수를 매기자면요.
 
  “90점 정도 될 거라 봅니다.”
 
  ― 고득점의 비결은 뭡니까.
 
  “규칙적인 생활입니다. 매일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서 7시 이전에 출근합니다. 사무실로 가면 직원들이 불편해하니까 연구실로 오지만요.(웃음) 매일 한 시간씩은 걸으려고 하고요.”
 
  ― 가족들에게 건강 관련해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나요.
 
  “운동하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딸 둘 모두 책상에 앉아서 일하는 직업이라서요. 아내와는 틈나는 대로 운동을 함께 다니고 있습니다.”
 
  ― 영양제도 챙겨 드십니까.
 
  “종합비타민과 오메가3를 먹습니다.”
 
  ―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죠. 특별한 관리법이 있습니까.
 
  “다행히 성격 자체가 긍정적이고 기복이 없는 편입니다. 함께 산 지 어언 40년인 아내도 저보고 한 번도 감정이 격해진 걸 못 봤다고 합니다. 잘되겠지,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겠지, 합니다. 그러면 스트레스가 깊게 들어오지 않습니다.”
 
 
  “전염병, 끝이 있다”
 
  ― 코로나19 시국이 좀체 막을 내리지 않아서인지, 사회 전반이 기운을 잃은 듯합니다.
 
  “전염병이라는 건 항상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습니다. 이건 그간의 역사가 증명하는 겁니다. 전염병의 병원체(病原體) 자체가 영구히 살 수 없는 구조로 돼 있어요. 다만 시기의 문제인데, 백신과 집단면역이 변수가 될 수 있겠죠.”
 
  ― 종식 시기는 언제쯤으로 보십니까.
 
  “멀게는 내년 말, 짧게는 내년 6월 정도로 봅니다. 우선 백신이 나온 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봐야 알겠지만요. 이왕이면 사(死)백신보다 바이러스를 살린 채 약화시키는 생(生)백신이면 좋겠고요. 한 번 맞아서 효과가 있다면 최고겠지만, 최악은 맞고도 또 감염이 되는 거겠죠. 백신이 공급되고 집단면역도 이뤄지면 종식도 머지않을 거라 믿습니다.”
 
  ― 마스크 없는 세상, 다시 맞이할 수 있을까요.
 
  “혹자는 회의적이지만 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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