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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의 성분이 ‘코로나19’ 억제한다는 사실 규명한 박길홍 교수

“2억 년간 살아온 고사리가 78억 인류에 희망 주길”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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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사리 통한 치매 연구하다가 코로나19와의 상관관계 규명
⊙ 코로나19와 같은 RNA 바이러스인 HIV도 억제할 수 있을지 관심
⊙ 생강과 고비를 이용한 골다공증·류머티즘성관절염 연구도 ‘활발’

朴吉洪
1956년생. 경기고, 고려대 의과대학 졸업, 同 대학원 생화학 석·박사 / 미국 템플대학 의과대학, 펜실베이니아대학 수의과대학 포스트닥터(연구원) / 고려대 한국분자의학영양연구소장 역임. 現 고려대 의과대학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교수, 同 한국분자의학영양연구소 고문
박길홍 고려대 의과대학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교수.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고사리는 인류가 탄생하기 훨씬 이전인 고생대(古生代)부터 존재해온 식물이다. 특히 고생대 후기(後期)는 고사리와 같은 양치(羊齒)식물의 전성시대였다.
 
  그 시절의 고사리 화석(化石)도 전해지고 있으니 고사리가 갖고 있는 ‘역사의 깊이’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이는 고사리가 아주 강하고 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에게 친숙한 고사리지만, 그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는 뚜렷이 갈린다. 고사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천차만별이다. ‘식감과 향이 별로다’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생김새가 비호감이다’ 등.
 
 
  고사리에 코로나19 억제하는 물질이 있다니…
 
고사리는 고사리속(Pteridium)에 속한 양치류의 총칭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양치류로 고생대 때 세계를 정복한 다년생 식물이다. 사진=조선DB
  고사리를 ‘불호(不好)’하는 이들은 이제 생각을 조금 고쳐야 할 듯싶다. 고사리의 뿌리줄기(rhizome) 추출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코로나19)의 증식을 억제하는 성분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고려대 의과대학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박길홍(朴吉洪·64) 교수팀은 지난 9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원장 김기준), ㈜지에이치팜과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해 천연 고사리에서 코로나19 치료 활성 성분을 발견하고 국내 특허 출원했다. 박길홍 교수팀은 이 고사리 추출액의 바이러스 증식 억제 효능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약물들보다 강력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와 별개로 박 교수팀은 지리산드림(유)농업회사법인과 함께 ‘지리산 고사리수’(이하 고사리수)를 개발, 지에이치팜을 통해 시판 중이다. ‘프리미엄 명품차’라는 타이틀이 붙은 ‘고사리수’는 고사리 추출액 90%, 도두(작두콩) 10%로 구성돼 있다. 100% 천연성분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코로나19를 억제할 수 있는 성분이 고사리에서 발견됐다는 건 다소 뜻밖이다.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이 휩쓸고 있을 때라 이번 연구 결과는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고사리 연구를 수행한 박길홍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고사리에 대한 연구는 어떤 계기로 시작됐습니까.
 
  “치매(癡呆) 연구를 하면서부터 고사리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현존하는 치매 치료약은 없어요. 대신 정신을 약간 맑게 해주는 아리셉트(Aricept)라는 약이 있죠. 치매라고 하면 병원에서 가장 많이 처방해주는 약이 아리셉트입니다. 아리셉트를 복용하면 처음 2~3년간은 맑은 정신 상태가 어느 정도 유지돼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약효가 떨어져 다시 (치매가) 악화되죠. 그러다가 고사리에 치매를 억제하는 물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 그게 어떤 물질이죠.
 
  “프테로신(pterosin)이란 물질입니다. 아리셉트 화학구조랑 고사리에 들어 있는 프테로신의 화학구조가 기본 구조는 똑같고 곁사슬만 다르더라고요. ‘고사리수’엔 프테로신A, B, C, D, N이 함유돼 있어요. 프테로신A, B, C, D는 치매, 프테로신A는 비만과 당뇨, 프테로신B는 연골(軟骨) 재생과 관절통, 프테로사이드 N은 탈모(脫毛)에 효과가 있습니다.”
 
  — 임상실험으로 확인이 된 건가요.
 
  “중국에 백운정강(白云精康)병원이란 곳이 있습니다. 정신병원인데 7000병상(病床)이나 되는 대형 병원입니다. 그곳에서 파일럿 스케일(pilot scale·예비 실험을 위한 중간 규모의 공간) 임상실험을 해보니 치매에 효과가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우리의 파일럿 스케일 임상 적용 결과, 특히 혈관성 치매는 프테로신으로 거의 정상화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 국내에서도 고사리로 치매 연구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 전임상시험(前臨床試驗) 공동연구를 제안했습니다.”
 
 
  베트남에서 온 한 통의 연락
 
  — 코로나19를 억제하는 물질이 있다는 건 어떻게 밝혀냈습니까.
 
  “약 한 달 반 전, 베트남의 카이스트 격인 VAST(Vietnam Academy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응안시루(Ngan Thi Lu) 박사가 제가 치매를 연구한다는 영자(英字) 신문 기사를 보고 연락을 해왔어요. 자기들도 고사리로 치매를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더군요. 치매뿐 아니라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까지 치료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대요.”
 
  — 베트남에도 고사리가 있나 보네요.
 
  “고사리를 비롯한 양치식물의 인플루엔자 등 항(抗)바이러스 활성은 이미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다수(多數)의 논문에 보고되어 있습니다. 베트남에서도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치료에 고사리를 이용한다더군요. 그래서 우리 연구팀이 그동안 우리나라 고사리에서 코로나19 치료 활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 제가 알기론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현저히 낮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더라고요. 응안시루 박사의 연락을 받았을 때 확진자가 300명이고, 사망자는 1명에 불과했어요. 베트남 인구가 1억인데 말이죠. 거기에도 뭔가 비밀이 있는 것 같아요. 고사리와 상관관계가 있을지 모르죠.”
 

  — 베트남이 관심을 가진 이유가 궁금해서 그런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에는 어떤 차이점과 공통점이 있습니까.
 
  “둘은 같은 RNA 바이러스지만 그 기능이 다릅니다. 코로나19는 포지티브 센스(positive-sense) RNA 바이러스이고, 인플루엔자는 네거티브 센스(negative-sense) RNA 바이러스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건 복잡하기 때문에 여기선 기능이 다르다는 정도로 정리할까 합니다.”
 
  — 그럼 공통점은 뭡니까.
 
  “일단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 서로 비슷합니다. 침방울이나 작은 바이러스 입자를 타고 바이러스가 전파되며, 물체 표면에 있는 바이러스에 닿는 것만으로 감염될 수 있다는 점도 같아요. 잠복기가 있어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감염 여부를 알 수 없고,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점도 유사합니다. 그런 점에 착안해 고사리를 이용해 코로나19도 억제할 수 있는지 연구에 들어간 겁니다.”
 
  — 고사리가 코로나19를 억제한다는 건 어떤 과정을 통해 확인했습니까.
 
  “원숭이 신장(腎臟) 세포인 베로(Vero) 세포를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L타입에 감염시킨 후, 고사리 추출액을 투여해봤어요. 그 후 항바이러스 효과를 관찰했습니다. 실험 결과, 고사리 추출액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감염된 세포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반면, 세포는 생존하더라고요. 즉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멸(死滅)하고 세포는 정상화된 겁니다.”
 
 
  고사리 추출액, 폭넓게 활용 가능
 
박길홍 교수팀이 지리산드림(유)농업회사 법인과 함께 개발한 ‘지리산 고사리수’는 고사리 추출액 90%, 도두(작두콩) 10%로 구성된 100% 천연 제품이다. 사진=박길홍 교수 제공
  — 확인은 됐지만 아직 임상시험을 거친 건 아니죠.
 
  “실험실 실험(in vitro)을 통해 밝힌 단계라 치료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거죠. 조만간 전임상시험이 이뤄질 겁니다.”
 
  —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를 유전자(遺傳子)로 갖는 RNA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는데, 그럼 RNA 바이러스인 흔히 ‘에이즈(AIDS)’로 불리는 HIV에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군요.
 
  “이번 연구를 통해 얻은 수확 중 하나가 고사리의 성분이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를 억제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고사리가 다른 RNA 바이러스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죠. 따라서 RNA 바이러스의 일종인 HIV, B형·C형·E형 간염도 정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릴지도 모릅니다. 사실 고사리 등 양치식물이 HIV와 B형 간염을 개선한다는 논문들은 이미 보고되어 있습니다.”
 
  — 그런데 코로나19는 왜 치료가 어려운 겁니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입니다. RNA 바이러스의 특징은 변이(變異)가 활발하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방 및 치료용 항체(抗體)의 임상효과가 단기간에 감소할 수 있고 미래의 변종(變種)까지 치료할 수 있는 예방 및 치료용 항체 개발이 어려운 것입니다. 비록 고사리에서 코로나19 증식 억제 물질은 발견했지만, 그걸 의약품으로 개발하려면 여러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겠죠.”
 
 
  “고사리가 ‘오토파지(Autophage)’ 활성화”
 
박길홍 교수팀은 고사리 추출액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에 감염된 세포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을 규명했다. 이에 따라서 코로나19 정복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한 경찰. 사진=조선DB
  — 고사리의 어떤 성분이 코로나19 억제에 작용하는 겁니까. 프테로신입니까.
 
  “프테로신 유도체들은 아니에요. 그 외 다른 성분들을 가지고 실험을 해봤고, 그중에서 뭔가가 발견된 상태인데, 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어요. 앞으로 두세 달 후, 어느 저널에 관련 논문을 게재할 예정입니다. 이 정도로만 말씀드릴게요. 또 하나 가시적인 성과는 VAST가 저와 연구를 같이하고 싶다고 해서 그쪽과 고려대 의료원이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겁니다. 앞으로 더욱 활발하고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 시판 중인 ‘고사리수’에 대해 여쭤볼게요. 그제품으로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는 겁니까.
 
  “‘고사리수’에는 코로나19 증식 억제 성분이 들어 있으니 당연히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죠. 치매 예방 효과는 물론이고요. 현재 공식적으로는 코로나19를 치료할 방법이 없습니다. 마스크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 하는 거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요. ‘렘데시비르’가 있다고 하지만, 현재 임상시험 중인데 치료 효과가 기대한 만큼 강력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증상이 호전되는 것뿐이죠.”
 
  — ‘고사리수’는 의약품은 아니죠.
 
  “의약품은 아니고 식품이죠. 고사리 추출물에 ‘도두(작두콩)’를 더한 건데, 사실 고사리 추출물만 복용하기는 쉽지 않아요. 비위에 안 맞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좀 더 먹기 편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게 도두를 첨가한 겁니다. 근데 국산 도두의 단가가 고사리보다 훨씬 더 비싸더라고요.(웃음)”
 
  — 고사리가 남성의 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속설(俗說)이 있었는데요.
 
  “그건 어느 문헌(文獻)에도 없습니다. 그런 루머는 우리나라에만 있어요. 다만 익히지 않은 고사리에 발암(發癌)물질이 있다는 논문은 수십 편 나와 있습니다. 그걸 해독(解毒)하는 방법에 관한 논문도 많고요. 흥미로운 건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쓰여 있는 고사리에 관한 내용이에요. 거기엔 ‘머리를 맑게 한다’고 적혀 있어요. 즉 치매에 좋다는 거죠. 그 기전은 우리가 밝혔고요.”
 
  — 주로 승려들이 고사리를 주식(主食)으로 삼아서 그런 속설이 생긴 거 아닌가요.
 
  “그렇죠. 근데 승려들 보세요. 잘 보면 거의 다 피부가 뽀얗잖아요. 왜 그런지 서울아산병원의 조언을 통해 단서를 얻었어요. 알고 보니 고사리가 ‘오토파지(Autophage)’를 활성화하더라고요. ‘오토파지’란 쉽게 말해 세포가 자기의 노폐물을 스스로 처리하는 걸 의미합니다. 그 과정에서 유해물질이 제거되거든요. 그러니 피부가 깨끗해질 수밖에요.”
 
 
  생강과 고비를 이용한 흥미로운 연구
 
  — 고사리가 탈모 방지 효과가 있다던데 그건 증명이 된 겁니까.
 
  “네. 쥐를 이용한 전임상시험 결과 고사리 성분 중 프테로사이드(pteroside) N이 발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 났습니다.”
 
  — 아까 고사리의 독성(毒性)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프타킬로사이드(ptaquiloside)라는 물질이 대표적이죠. 그게 프테로신의 전구체(前驅體)입니다. 프타킬로사이드가 현재까지 밝혀진 암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에요. ‘고사리수’는 프타킬로사이드를 100% 제거했고, 이를 공인된 연구기관에서 첨단 분석기기로 확인했습니다.”
 
  — 그 외에도 흥미로운 연구를 많이 하던데 또 뭐가 있습니까.
 
  “생강(生薑)에서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후보물질을 분리한 게 있습니다. 이 역시 국내 특허등록 및 국제특허출원은 물론, 전임상시험 결과를 국제저명학술지에 게재한 바 있습니다. 생강은 고대(古代)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Ayurveda)에서 현재까지 쓰이고 있을 정도로 그 역사가 깊습니다. 생강엔 뼈의 손실을 억제하고 생성을 증진시키는 성분이 많은데 이것이 뼈의 노화를 막아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비도 그렇고요.”
 
  — 고비요? 우리가 흔히 아는 그 고비 나물요?
 
  “네. 고비는 유럽에서 수백 년 전부터 약용으로 사용돼 왔습니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고비가 류머티즘성관절염과 관절통, 골절의 특효약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그간 다양한 연구를 통해 느낀 소회를 말씀해주시죠.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와중에 뒤도 안 돌아보고, 그야말로 숨 가쁘게 연구를 해왔습니다. 제가 바라는 건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앞으로 더욱 강해진 변종 바이러스, 특히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제가 개발됐으면 하는 겁니다. 고사리는 그중 하나입니다. 약 2억 년 전부터 생존해온 고사리가 78억 인류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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