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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터뷰

드레스 코드와 국가의 품격, 그리고 소통

“드레스 코드 무시는 無禮와 無知의 극치”

글 : 유민호  퍼시픽21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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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 시진핑이 입고 나온 인민복에서 ‘중국식 마이 웨이(My way)’ 메시지 느껴져
⊙ G7 정상회담 사진 촬영 시 문재인 대통령만 노타이에 콤비 차림… 초대형 儀典 사고
⊙ “슈트를 입은 내가 아니라, 내가 입은 슈트를 보는 사람들의 눈에 맞춰진 옷이 드레스 코드의 출발점”(조지 드 패리스 前 백악관 재단사)

劉敏鎬
1962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일본 마쓰시타정경숙(松下政經塾) 졸업(15기) / 前 딕 모리스 선거컨설팅 아시아 담당. 《조선일보》 《주간조선》 등에 기고 / 現 워싱턴 에너지컨설팅 퍼시픽21 디렉터 / 저서 《일본직설》(1·2), 《백악관의 달인들》(일본어), 《미슐랭 순례기》(중국어) 등
지난 6월 12일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의 기념사진. 문재인 대통령만 콤비 차림이다. 사진=청와대
  “우리는 첫 번째 100년 목표를 달성했고 중화 대지(大地)에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중산층 생활수준) 사회를 실현했다…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전면 건설이라는 두 번째 100년 목표를 향해 힘차게 매진하고 있다.”
 
  지난 7월 1일 전 세계에 ‘공표(公表)’된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메시지의 일부다. 베이징(北京) 천안문(天安門) 망루(望樓)에 등장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말이다. 2시간에 걸친 기념식을 비디오로 지켜봤지만, 서방 민주주의 국가에서 보기 어려운 ‘냉전(冷戰)의 풍경’이 두드러진 행사였다. 자로 잰 듯한 군인들의 행렬과 행진, 플라스틱 미소로 채워진 청년들의 충성 서약, 최신 헬리콥터 100기를 동원한 숫자 ‘100’ 만들기…. 흑백시대 스탈린의 추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장면들이다. 붉은 중국 국기만 없으면, 북한과 일란성(一卵性) 쌍둥이처럼 느껴지는 행사다.
 

  100주년 창당 행사에서 주인공은 역시 시진핑이었다. 필자 생각으로는 위 발언은 시진핑 연설 가운데 핵심 내용에 해당된다. ‘중국을 괴롭히면 머리가 깨질 것’이라는 험악한 경고와 대만 통일에 대한 강철 결의도 있지만, 역시 키워드는 ‘100’, 즉 첫 번째 100년과 두 번째 100년이라고 할 수 있다.
 
 
  ‘황제의 제복’이 된 인민복
 
지난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인민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신화
  시진핑이 내건 첫 번째 100년은 1921년, 두 번째는 1949년을 기준으로 한 기념연도다. 1921년은 공산당, 1949년은 공산 중국이 탄생한 해이다. 공산당 창당 이후 중국 대륙을 공산화하는 데 28년이 걸린 셈이다. 빠르게 볼 수도, 느리게 볼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이후 공산당 1당 독재체제가 72년이나 지속됐다는 점에서 남다른 나라인 것만은 분명하다.
 
  시진핑은 두 번째 100년, 즉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 맞춘 청사진을 국민들에게 제시했다. 한마디로 압축하면 ‘중등 수준의 선진국 진입’이 2049년을 향한 비전이다. 국가 차원이 아닌, ‘개인 차원 소득’의 중등 선진국 진입이란 점이 눈에 띈다. 중국은 14억 인구라는 덩치로 세계에 등장했다. 총국민소득은 미국에 이어 2위지만, 1인당 국민소득으로 보면 1만 달러가 조금 넘는다(2020년 기준). 6만3000달러인 미국에 비해 절대 열세다. 1인당 국민소득의 중등 선진국 진입은 현재의 한국 정도 수준을 의미한다. 물가 상승에 따라 수치도 올라가겠지만, 2021년을 기준으로 할 때 1인당 3만 달러 소득이 2049년 중국의 목표인 셈이다.
 
  시진핑이 인민복을 입고 등장한 것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필자 주변에는 중국인 친구나 친척이 적지 않다. 이 중 인민복을 입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아마 중국 전체로 보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혁명과 청빈(淸貧)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인민복이지만,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 등장한 시진핑이 입은 인민복은 ‘황제의 제복’으로 느껴진다. 그날 천안문 망루에 선 중국 지도자들 가운데 인민복을 입은 사람은 시진핑뿐이었다
 
  일반적으로 ‘과거 예찬론’은 현재가 좋고 미래가 밝을 경우 한층 강화된다. 공산 독재, 위구르·홍콩 탄압 등을 논외로 하면, 국가 발전이라는 점에서 현재 세계 최고의 상승세에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그래서인지 ‘어려운 어제였지만, 그래도 좋았다’면서 ‘과거=오늘날 성공의 발판’이란 식의 ‘과거 예찬론’이 7월 1일 이후 중국 전역을 휩쓸고 있다. 인민복 차림의 시진핑은 ‘과거 예찬론’의 정점(頂點)이다.
 
 
  인민복에 담긴 ‘중국식으로 간다’는 의지
 
  옷은 마음 자세나 행동의 나침반으로 풀이된다. 입은 옷 하나만 봐도 그 사람의 생각이나 수준을 읽을 수 있다. 최근 문재인(文在寅) 대통령의 아들이 예술 관련 국가지원금을 받았다고 한다. 필자는 그가 어떤 과정을 통해 대상자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수준 높은 예술가이기에 지원금을 받았다’는 부분만이 의문시될 뿐이다. 다만 그의 옷차림새를 보면, 그가 수준 높은 예술가인지 의문이 든다. 미슐랭 스리 스타 레스토랑 셰프는 옷차림새, 몸매, 말씨와 예술적 교양부터 남다르다.
 
  서방 관점에서 보면 시진핑의 인민복은 중국식 마이 웨이(My Way), 나아가 일방통행 원 웨이(One Way) 이데올로기의 상징으로 느껴진다. ‘누가 뭐라 해도 중국은 중국식대로 간다’는 의미다. 좋게 말하면 ‘굳은 결의’, 나쁘게 말하면 ‘고집·억지’다. ‘남중국 바다와 섬 전부가 중국 땅이고, 대만 점령도 국내 문제일 뿐 남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식의 일방통행 논리가 인민복에 투영돼 있다. 위구르·홍콩 문제에서 보듯, ‘중국의 핵심 이익 전부를 수단·방법 안 가리는 중국식으로 관철해나갈 것’이라는 살벌함이 시진핑의 인민복에 담겨 있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전쟁에 나서는 군인의 선전포고(宣戰布告)로서의 인민복인 셈이다. 어쩌면 곧 중국에서 인민복 패션 열풍이 불지도 모르겠다. 공산독재국가 특유의 21세기판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와 함께 ‘시진핑 따라 하기’ 일환으로서 말이다.
 
 
  G7 회담의 문재인 대통령
 
  인민복 차림의 시진핑을 보면서 문득 최근 화제가 된 사진 한 장이 떠올랐다. 지난 6월 14일, ‘사진 한 장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란 타이틀로 발표된 문재인 대통령의 G7 정상(頂上)회의 참가 홍보 포스터다. 정부가 발표한 공식 기록인데, 왼쪽 끝에 서 있던 남아프리카 대통령을 삭제한 채 발표돼 물의를 일으킨 사진이다. 신문·방송에서 지적 하자 뒤늦게 남아프리카 대통령 사진을 복원했지만 뭔가 석연찮다. 한국 대통령을 앞줄 중간에 두고 일본 총리를 구석으로 밀어붙이려는 의도하에 벌어진 조잡한 연출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용비어천가와 반일(反日)로 엮인 기발한 작품이라고나 할까?
 
  최근 들리는 청와대발(發) 뉴스의 공통점이지만 사진과 더불어 자화자찬(自畵自讚)도 풍성했다. G7 이외 참가국으로 영(英)연방국이 아닌 나라가 한국뿐이란 얘기가 들렸다. 마치 ‘문재인 외교의 승리’이고, 당장에라도 한국이 G8에 들어갈 듯한 느낌을 주는 사진이었다.
 
  한국이 세계 무대의 주역으로 나서는 데 반대하는 한국인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용 자화자찬이 도를 넘어선 듯하다. 요즘 세상에는 인터넷만 뒤져도 몇십 년간 상황 전체를 알 수 있다.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은 G7 참가국(Members)과 초대국(Invitees)의 구별이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한국은 참가국이 아니라 초대국이다. 올해 G7은 영국에서 지난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됐다. 대부분의 주요 의제는 회의 첫날인 6월 11일 하루 만에 종결됐다. G7 정상회담 이전에 이미 G7 각료 간 각론(各論) 회의가 선행(先行)됐기 때문이다. 첫날 회의 참석자는 G7 멤버와 유럽연합(EU), 유럽의회(EC) 대표였다. 저녁에는 공식 만찬이 열렸다. 올해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직접 참석해 만찬을 주관했다. 초대국은 한국·인도를 비롯해 전부 네 나라다. 인도는 코로나19 문제로 막판에 방문을 취소했다.
 
 
  방글라데시도 G7 회담에 초대된 적 있어
 
  의전(儀典)상 초대국은 첫날 G7 정상회의와 공식 만찬에 참석할 수 없다. 초대국은 본회의와 무관한 회의 둘째 날부터 친선 모임에나 참석할 수 있다.
 
  한국만이 영국 연방국 이외 나라라는 자화자찬은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에 불과하다. 공교롭게도 올해에 한해 그런 식의 평가를 내릴 수는 있다. G7은 매년 열린다. 2018년 캐나다에서 열린 회의에는 베트남·방글라데시를 포함해 무려 12개국이 초대됐다. 2019년 프랑스 G7에서는 스페인을 비롯한 3개국이 초대됐다. 올해로 47번째 열린 G7 역사를 보면, 과거 초대국 중에 영국 연방국도 아니고 아시아에서 초대된 나라가 수십 개국에 이른다. 매년 돌아가면서 지역별·인종별·경제권역별로 초대하는 것이 G7 특별 이벤트 중 하나다. 따라서 2021년에야 한국이 초대국에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늦은 것이라 볼 수 있다.
 
  G7이 백인 중심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만이 멤버이기에 곧 한국도 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를 갖는 듯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중국·러시아·스페인·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아르헨티나·싱가포르 등이 모두 문을 두드리지만, 정식 멤버는 7개국으로 한정된다. 노벨상 수상이 발표되는 매년 10월이면 한국인 수상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곤 하는 것처럼 한국이 곧 ‘G8’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 지구 아니 우주 전체가 서울을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믿는 ‘한반도 신앙’에 불과하다.
 
  문제의 G7 정상들 사진을 본 순간 필자가 경악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옷차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제외한 남성 참석자 전원이 상하 같은 색상의 정장 슈트를 입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만 푸른 재킷에 회색 바지 차림의, 이른바 콤비 슈트 차림이다. 넥타이도 매지 않았다. 상식적 차원에서만 봐도, 드레스 코드에 관한 한 120% 초대형 사고다. 검은색 상복(喪服)을 입는 서양식 장례식에 한국식 흰옷을 입고 간 것에 비견할 만하다.
 
 
  “成人 남성에게 슈트는 자신의 人格”
 
  필자는 패션 전문가도 아니고, 국제회의 의전에 대해서도 문외한(門外漢)이다. 그러나 서양에서 드레스 코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기본적인 드레스 코드가 무엇인지 정도는 숙지하고 있다. 필자의 주된 활동 영역이 미국 워싱턴DC이고, 클린턴 대통령 정책참모 딕 모리스와 일한 경험이 있어서이다. 각각 다른 성격의 장소에서 미국인을 접하면서 필자는 서양 상류사회에서 드레스 코드가 갖는 의미를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다.
 
  필자는 2006년 일본에서 《백악관의 장인들(ホワイトハウスの職人たち)》이라는 책을 발간한 적이 있다. 백악관에서 일하는 요리사·화훼사·이발사·지배인(Usher)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톱 이스태블리시먼트(Establishment・이미 이루어진 제도나 체계)를 탐구한 책이었다. 당시 책의 핵심은 대통령 전문 양복 재단사에 관한 부분이었다. 무려 50여 년간 대통령 양복 재단사로 일한 프랑스 출신의 조지 드 패리스(Georges de Paris)가 이 책의 주인공이었다. 11세 때부터 재단사로 일해온 인물로, 필자와의 인터뷰 당시 75세였다. 그는 인터뷰하고 9년 뒤인 2015년 84세로 세상을 떠났는데, 당시 미국 전역의 신문과 방송이 1960년대 린든 존슨 대통령 이래 백악관 주인 8명의 슈트를 전부 만든 그의 죽음을 특집 기사로 다뤘다.
 

  조지 드 패리스와의 인터뷰는 불과 1시간 정도의 짧은 인터뷰였지만, 마음에 새길 말들이 많았다.
 
  “성인(成人) 남성에게 슈트는 자신의 인격(人格)이자 세계관(世界觀) 그 자체다. 슈트를 보면 그 사람의 내면과 과거·현재·미래까지 볼 수 있다. 사회생활 속에서 입는 슈트의 핵심은 높은 가격이나 개성 있는 디자인, 유럽산 명품(名品)과 무관하다. 슈트를 입은 내가 아니라, 내가 입은 슈트를 보는 사람들의 눈에 맞춰진 옷이 드레스 코드의 출발점이다. 드레스 코드를 모르거나, 아예 무시한다는 것은 백악관 만찬에서 와인을 맥주잔에 부어 마시는 격이다. 변명이 따를 수 없는, 무례(無禮)와 무지(無知)의 극치다.”
 
 
  콤비는 은퇴자가 입는 옷
 
  문재인 대통령의 옷차림에 물의가 일자, 청와대는 “영국 정부가 편한 복장을 하라고 말했다”는 해명을 내놨다. ‘편한 옷=콤비 슈트’로 해석한다는 것 자체가 기발하다. 정장 슈트는 불편하고 콤비 슈트는 편하다는 생각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궁금하다. 정장 슈트, 콤비 슈트, 파티용 턱시도 차림 할 것 없이,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전부 복잡하고 다채롭다. 매년 열리는 G7은 매번 기념사진을 찍는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과거에 찍은 7개국 정상과 초대국 정상 관련 사진이 넘치고 넘친다. 그 어디를 봐도 콤비 슈트는 없다.
 
  필자가 알기에 콤비 슈트는 일과 무관한 휴일, 즉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입는 옷이다. 퇴직한 사람이라면 평소에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콤비 슈트는 이미 현역에서 손을 뗀, 실버 세대의 옷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미국에서 일하는 동안 알게 된 것인데, 평소에도 콤비 슈트를 입는 사람은 텍사스에서 온 백만장자이거나 LGBTQI(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성 정체성 의문자·무성애자) 계통의 인물이라 보면 된다. 예외도 있지만, 나비넥타이를 하고 작은 손수건을 상의 주머니에 넣은 사람은 프랑스 문화권으로 분류되는 남부 출신이다. 그러나 모범답안은 아래위 같은 색상의 정장 슈트에 넥타이 차림이다. 와이셔츠는 흰색처럼 옅은 색상이 좋다.
 
  문재인 대통령의 G7 사진 속에는 넥타이를 매지 않은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유럽의회(EC) 의장인 샤를 미셸(Charles Michel)이다. 청와대 입장에서 보면 좋은 변명거리가 될 듯하다. 하지만 그는 초대국이 아닌 정식 멤버로 회의 첫날부터 참가한 인물이란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다르다. 그는 다른 G7 정상과 이미 안면을 튼 상태이다. 그는 유럽 리버럴의 대표 주자 격인 1975년생 벨기에 총리 출신이어서 드레스 코드를 알고는 있지만 일부러 넥타이를 매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도 슈트는 같은 색상의 정장을 입었다.
 
  유럽과 미국의 정치인은 일찍부터 드레스 코드를 피부로 체득하면서 성장한 사람들이다. 매주 일요일에 가는 교회는 드레스 코드의 출발점이다. 집에서 입는 허름한 옷을 입고 신(神)의 제단에 가지는 않는다. 가족 모두 교회에 어울리는, 가장 아끼는 옷을 입고 교회에 간다.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파티도 드레스 코드의 실전(實戰) 무대다. 사춘기 소년·소녀일수록 모두의 눈을 의식하게 된다. 야구나 축구, 테니스를 할 때에도 거기에 맞는 복장이 필수다. 어느 정도 교육 수준에 달한 사람이라면, 스포츠 드레스 코드가 당연하다. 그냥 집에서 입던 옷으로 나가 땀을 흘리면서 운동을 하지는 않는다.
 
  성인이 된 뒤 입는 옷은 그 같은 과정을 거친 뒤 나타난 결과다. 옷은 개성을 표현하는 날개 이전에, 사회생활 속의 규칙이자 약속이다.
 
 
  ‘벌거벗은 임금님’
 
  필자는 ‘감히’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의전 관계자들과 대통령 주변 참모들의 소통(疏通) 부재와 안이한 자세가 염려스러울 뿐이다. 신문·방송을 통해 자주 접하지만, 한국은 외교 의전에 관한 실수가 유독 많다. 키워드로 ‘G7’ ‘Photo’라는 두 단어만 집어넣어도 알 수 있는 드레스 코드를 무시했다. 더불어 다른 나라 정상은 어떤 차림의 옷을 입는지에 대한 정보도 없었고, 구하지도 않았다.
 
  예를 들어 파티에 초대되면서 “편한 옷을 입고 오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자. 그래도 어떤 성격의 파티인지, 누가 오는지, 어떤 옷이 무난한지 등에 대해 파티 경험자에게 알아보는 것이 순리이고 상식이다.
 
  G7 정상회담 사진 촬영에 문재인 대통령이 콤비 슈트를 입고 나갔다는 것은 내부는 물론 외부와의 소통이 꽉 막혀 있다는 의미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임금님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어린아이가 웃으면서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소리칠 때까지 아무런 말도 못 한 주변 참모가 더 큰 문제다.
 
  10여 년 전 워싱턴DC에서 민주당 관련 저녁 파티에 등장한 한국 대사를 본 적이 있다. 나비넥타이에 턱시도 차림이 기본인데, 한국 대사만이 정장 슈트 차림으로 나타나 깜짝 놀랐다. 대사는 자 기가 드레스 코드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 자체를 전혀 모르는 듯했다.
 
 
  넥타이 잘못 매서 지적당한 스가 총리
 
지난 4월 16일 美日 정상회담이 끝난 후 스가 일본 총리는 넥타이를 조여 매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진=뉴시스/AP
  콤비 차림의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대표자로 G7 정상회담에 초청됐다. 백바지를 입든, 개량 한복을 걸치든, 등이 훤히 파인 이브닝드레스를 입든 국내에서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 이미 연예인 경연장으로 변신한 한국 국회의 모습을 생각하면, 튀면 튈수록 큰 박수를 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다르다. 튀는 복장을 하는 것은 연예인이나 특별한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다. 안정된 사회일수록, 선진국일수록 파격이 안 통한다. 더욱이 옷은 품격의 상징이다.
 
  아시아인들은 드레스 코드에 무관심하고 무지하기에 더욱 조심하고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4월 16일 미일(美日)정상회담 당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넥타이를 꽉 죄지 않고 느슨하게 맸다. 이 사진이 나간 후 “다음부터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묶지 말고 목에 붙여 꽉 죄어 매라”는 충고가 쇄도했다. 넥타이를 느슨하게 맬 경우 정확하지 않고, 뭔가 흐트러졌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인들은 대체로 넥타이를 느슨하게 맨다. 옷도 좀 헐렁한 사이즈의 옷을 입는다. 아시아 특유의 가난이 남긴 흔적이란 생각이 든다. 어릴 때부터 몸이 클 때를 대비하거나 형제도 함께 입을 수 있게 좀 큰 옷을 입곤 했다. 필자가 어릴 때에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중3 때까지도 입을 수 있을 만한 도포 같은 교복을 입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헐렁한 옷에 익숙해진 것이다. 옷이 몸에 안 맞으면 버리고 또 새로 사는 문화가 아닌 것이다.
 
 
  드레스 코드의 정석 보여준 바이든
 
이번 G7 정상회담 기간 중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드레스 코드의 정석을 보여줬다. 사진=뉴시스/AP
  올해 G7 정상회의에 참가한 미국·프랑스·캐나다 정상의 옷차림을 자세히 보기 바란다. 넥타이를 목에 바짝 붙여, 마치 목을 죄는 듯한 모양새로 맸다. 옷은 몸에 딱 붙을 정도로 맞춰 입었다. 옷 속에 가려진 건강한 육체를 드러내는 식의 정장이다. 몸에 ‘딱’ 맞춰진 옷은 똑같은 체중과 몸매를 전제로 한다. 몸이 불거나 몸매가 엉망이 될 경우 입을 수 없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바이든 대통령이다. 78세 고령(高齡)에도 불구하고 항상 딱 맞는 옷과 꽉 조여진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옷을 헐렁하게 입을 경우 늙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넥타이를 꽉 죄어 매면 목 주변 주름살을 숨길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콤비 슈트와 옷의 품새를 보기 바란다. 다른 G7 정상들의 옷차림과 얼마나 이질적인지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비싸고 멋진, 폼 나는 옷을 입으라는 것이 아니다. 다른 나라 수준에 맞게, 상대 눈높이에 맞게 옷을 입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워싱턴DC는 전 세계 정치가들이 찾는 현대의 로마다. 바이러스로 인해 잠시 중단되고 있지만, 한국 정치인들도 워싱턴을 자주 찾는다. 항상 느끼는 일이지만 워싱턴을 찾는 한국 정치인들의 옷차림을 보면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11월 말 미국 워싱턴DC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은 586 정치인 중에는 상의 재킷과 바지 색상이 다른 복장을 한 정치인이 있었다. ‘마음이 중요하지 옷이 뭐 그렇게 중요하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식의 복장을 하고 참전용사 관련 행사에 참석하는 미국 정치인은 극히 드물다. 죽은 자에 대한 예의의 기본 중 하나가 옷차림이다. 서양에서는 누구나 장례식 때 입는 옷을 갖고 있다.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그러했듯이 그 정치인에게도 주변에서 드레스 코드에 대해 말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아니 알려줘도 무시하고 듣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옷차림은 소통의 상징
 
  나이가 들수록 몸에서 구취(口臭)를 비롯해 안 좋은 냄새가 난다. 신진대사(新陳代謝)가 나빠지기 때문이다. 후각(嗅覺)이 둔해지면서, 아무리 나쁜 냄새가 풍겨도 정작 본인은 모른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에게서 혹시 악취가 나는지 여부를 물어야만 한다. 반드시 구취 제거용 허브 같은 것을 휴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악취 때문에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않게 된다. 몸에서 악취가 나고, 드레스 코드가 엉망인데도 그걸 전혀 모른다는 것은 주변과의 대화가 단절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이 말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자신이 먼저 묻는 것이 좋다. 가만히 앉아서 귀를 여는 것이 소통의 전부가 아니다. 자신의 귀를 열고, 직접 다가가 상대방의 입과 마음을 여는 것이 진짜 소통이다.
 
  2022년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후보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옷차림은 후보자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다. 고급 브랜드의 폼 나는 옷을 입으라는 것이 아니다. 드레스 코드에 맞게 옷을 입는지가 관건이다. 장소에 합당하게, 모인 사람들에게 어울리게, 자신의 생각과 비전을 보여줄 수 있게 옷을 입어야 한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시적삼, 청바지, 운동복, 슈트, 그 어떤 옷을 입더라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옷을 적합하게 입었다는 것은 그만큼 지지자 안팎과의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일방통행 인민복 황제, 벌거벗은 임금님은 곤란하다. 옷차림은 소통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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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ric7800    (2021-08-13) 찬성 : 0   반대 : 0
한국은 G7 국가도 아닌 남아공과 함께 초청국입니다. 문재인 있는 자리가 왼쪽 끝에 있는 스가 총리 차리고 스가 총리 자리가 문재인 있을 자리 같습니다. 공식적인 자리에 노타이 차림은 대한민국 국격을 떨어뜨리기 의지와 대한민국 공산화 확고한 의지같아 끔직한 대한민국을 미리 보는 거 같습니다

2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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