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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터뷰

WHO 팬데믹 전문가 니키 신도 박사

“백신 나와도 코로나19 퇴치되지 않는다”

글 : 유민호  퍼시픽21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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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바이러스, 호흡기 아니라 다른 장기를 먼저 공격하는 쪽으로 變異 일으킬 수도”
⊙ “백신 접종 하고도 바이러스 감염된 사람이 몇 명인지에 대한 얘기 없어…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 “코로나19, 우한發 맞지만, 인공 바이러스는 아니다”
⊙ “아프리카의 에볼라, 리우올림픽 당시 황열병은 濫伐로 인해 동물들이 인간 거주지로 이동한 게 원인”
⊙ “歐美의 록다운 효과 없어… 한국은 방역 선진국”

니키 신도
1963년생. 의학박사(내과 감염병학). 2014년 아프리카 에볼라 창궐 당시 WHO 현지 조사팀장으로 활동.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글로벌인플루엔자 메디컬 전문 스태프.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지활동 전문가로 WHO 상급 어드바이저로 스위스에서 근무

劉敏鎬
1962년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일본 마쓰시타정경숙(松下政經塾) 졸업(15기) / 딕 모리스 선거컨설팅 아시아 담당, 《조선일보》 《주간조선》 등에 기고 / 現 워싱턴 에너지컨설팅 퍼시픽21 디렉터 / 저서 《일본직설》(1·2), 《백악관의 달인들》(일본어), 《미슐랭 순례기》(중국어) 등
  81930, 72226, 1486.
 
  지난 2월 10일 기준 코로나19 한국의 성적표다. 감염자, 회복자 그리고 사망자 수다. 같은 시기 미국은 인구의 8% 정도인 2665만여 명의 감염자와 46만명 가까운 사망자를 기록했다. 미국이 지옥이라면 한국은 천국에 비견될 상황이다. 그러나 타이완(臺灣)을 보면 달라진다. 같은 기간 감염자 933명, 회복자 850명, 사망자 9명이다. 타이완 인구는 한국의 절반 정도인 2400만명이다. 세계가 흠모한다는 K-방역이라지만 한 꺼풀만 벗기면 명함 내밀기도 어렵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은 벌거벗은 임금님의 자기최면이라고나 할까?
 
  자화자찬으로 점철된 K-방역의 허구가 드러나면서 국민의 절망감이 더해지는 듯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코로나19의 게임 체인저는 K-마스크가 아니라 백신이다. 2021년 한국의 현실을 보면, 백신에 관한 소문은 무성하지만 당장 손에 잡히는 것은 거의 없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수만명 단위의 백신 확보 소식이 빅 뉴스로 취급되는 판이다. 그동안 뭘 했느냐고 물으면 기상천외한 핑계들이 터져 나온다. 중국산·러시아산 백신 도입도 초읽기에 들어선 느낌이다. 애국심으로 포장된 K-백신으로 관심을 끌어보려 하지만, 외국 백신과 비교하는 순간 한숨만 나오게 된다.
 
 
  글로벌 팬데믹 대응에 관한 세계 1인자
 
  코로나19 변이(變異) 소식이 전해지고, 미국에 이어 유럽 내 생산 백신에 대한 수출 금지 뉴스도 나오고 있다. 전(全) 국민 백신 접종이 언제 가능할지도 의문이지만, 백신 투여가 이미 시작된 구미(歐美) 여러 나라의 상황도 궁금하다. 변이를 거듭한다는 코로나19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바이러스에 묶인 인류의 고통이 과연 언제쯤 끝날 수 있을지도 알고 싶다.
 
  그래서 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워싱턴 주변부 지인(知人)을 통해 WHO(세계보건기구) 팬데믹 호흡기성 바이러스 전문가인 니키 신도(Nikki Shindo) 박사와의 인터뷰를 추진해왔다. 그가 바이러스 문제와 관련해 최고 전문가라는 얘기는 여러 곳에서 들었다. 에볼라·사스(SARS·중증급성 호흡기증후군), 조류독감(鳥類毒感·AI) 등을 직접 다루어온 인물로, 현재 WHO 코로나19 담당 고위 어드바이저로 일하고 있다. 현장 경험에 바탕을 둔 글로벌 팬데믹 대응에 관한 세계 제1인자로 보면 된다. 처음 그의 이름을 들었을 때는 티베트나 인도 출신인 줄 알았는데, 일본 출신이다. 비디오 앱 줌(Zoom)으로 그의 스위스 제네바 현지 WHO 사무실을 연결해 대재앙 전염병의 오늘과 내일, 나아가 백신에 매달리는 전 세계 현황에 대해 알아봤다. 코로나19와 관련해 WHO 최고 전문가와 행한 국내 첫 인터뷰다.
 

  ― 지난 1월 중순 WHO 조사팀이 중국 우한(武漢)에 들어간 이유는 무엇인가.
 
  “주지하다시피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한 곳은 우한의 수산물시장이었다. 중국의 수산물시장은 생선뿐 아니라 살아 있는 갖가지 야생동물류를 거래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야생동물이 바이러스의 출발점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스에서 보듯 중국에서 왜 동물을 매개로 한 바이러스 확산이 계속 일어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와 배경이 무엇인지, 어디를 미리 막아야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할 수 있을지 알아내자는 것이 WHO가 우한을 방문한 가장 큰 목적이다. ‘인간-동물-환경’을 하나의 축으로 보면서 바이러스의 출처를 찾아내자는 것이다. 지난해 8월 WHO 조사단의 1차 방문 때 WHO와 중국 당국은 코로나19를 그런 각도에서 조사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중국이 어떤 조사를 했는지, 그 결과를 알아보자는 것이 이번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이다.”
 
 
  “대략 2주에 한 번 變異 일어나”
 
지난 1월 28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조선DB
  ― 바이러스 변이 소식이 매일 전해지고 있다. 변이를 넘어서 변종(變種), 즉 코로나20, 코로나21이 생길 수도 있는가. 그럴 경우 백신 효과는 어떻게 되는가.
 
  “변종 출현은 다른 동물이나 다른 감염원을 통해 전혀 새로운 바이러스가 등장한다는 의미다. 출발부터 달라지는 셈이다. 따라서 코로나19가 진화(進化)해서 코로나20이 되는 식의 변종은 있을 수 없다.
 
  기존 바이러스의 어떤 부분에서, 얼마나 많이 크게 변이가 생길지에 따라 대응책도 달라진다. 변이가 심해질 경우 기존 백신은 효과가 없게 된다. 아직은 그 같은 상황까지 가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 변이가 이루어지는 속도는 어느 정도인가.
 
  “코로나19 변이는 아주 천천히 이뤄지고 있다. 대략 2주에 한 번씩 변이가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팬데믹이 일어난 곳에서는 한층 더 빠르다.”
 
  ― 변이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가.
 
  “현재 코로나19는 호흡기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변이를 거듭하는 동안 호흡기가 아닌, 다른 장기(臟器)를 먼저 공격하는 식으로 바뀔 수도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의 변이 그 자체에 대해서뿐 아니라, 변이에 따른 인간 유전자(遺傳子)의 대응 방식도 함께 연구해야만 한다.”
 
  ― 변종이 아니라 변이만으로도 백신의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말인가.
 
  “코로나19를 상징하는 울퉁불퉁한 유전자 그림이나 사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각이 진 울퉁불퉁한 바이러스의 표면이 인간 세포와 결합하면서 중병(重病)이 된다.
 
  현재 주종인 mRNA(messenger RNA) 방식의 백신은 바이러스와 인간 세포가 만나는 중간 부분에 들어가 방어 역할을 하는 약이다. 만약 각이 진 울퉁불퉁한 표면이 변이를 통해 다른 모양이나 성질로 변할 경우 mRNA 방식 백신이 효과 없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지금까지 제공된 데이터를 보면 백신은 1년 전 창궐 당시의 바이러스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바이러스 변이가 더 빨리, 더 많이 이뤄질 경우 새로운 백신 개발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백신 맞아도 코로나19 걸릴 수 있다”
 
  필자는 코로나19 경험자다. 지난해 10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거의 사선(死線)을 넘을 뻔했지만 미리 준비한 스테로이드 덱사메타손 덕분에 살아났다. 감염 장소는 터키다. 이탈리아로 넘어가기 위해 코로나 음성(陰性) 증명서를 떼려다가 현지 병원에서 감염됐다. 치료와 요양을 겸해 아직 터키에 머물고 있다.
 
  최근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터키는 방역용(防疫用) 추적 앱을 통해 자국(自國) 내 외국인 전부를 관리하고 있다. 병원 측은 필자를 전염시켰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일지 모른다고 알려줬다. 나중에 의사에게서 들은 얘기인데, 터키에서도 이미 지난여름에 코로나19 변이가 출현했다고 한다. 이후 주기적으로 병원에 불려가 갖가지 조사를 반복해서 받고 있다. 실험 대상 쥐 같은 존재가 됐다고나 할까? 조사 중 격리 생활은 기본이다. 결국 꼼짝 못 하고 터키 망명(亡命)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백신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자. 전 세계 백신 회사들이 제각각 높은 수치를 자랑하면서 효능 경쟁을 벌이고 있다.
 
  ― 화이자 백신의 경우, 95% 효능이란 말은 무슨 의미인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궁금해하는 부분이겠지만, ‘백신을 맞을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 것인가’라는 부분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다.
 
  화이자 백신의 효능이 95%라는 말은 백신 접종자 100명과 백신을 안 맞고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중증 사망에 이른 100명을 비교한 결과다. 화이자 백신 접종자 100명 가운데 중증과 사망이 5명에 그친다는 얘기다. 화이자 백신 접종을 하고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몇 명인지에 대한 얘기는 없다. 따라서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고, 중증 사망으로 갈 수도 있다.”
 
 
  “거리 두기 여전히 중요”
 
  ― 백신 접종 뒤에도 코로나19에 계속 노출된다는 의미인가.
 
  “코로나19는 혈액 속 항체(抗體)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한순간에 폐(肺) 기능을 엉망으로 만드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백신 접종자가 중증이나 사망으로 갈 확률이 낮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백신을 맞는다고 해도 면역력이 떨어질 경우 호흡기를 통해 다시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100%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이스라엘의 경우 지난 1월 중순 기준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백신을 맞았다고 하지만, 지난 연말연시(年末年始)에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됐다.
 
  백신에 100% 의존해서는 안 된다. 공중위생, 거리 두기, 모임 자제 같은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
 
  백신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말이 놀랍게 와닿았다. 그렇지만 부작용을 우려해 애초부터 백신 확보에 나서지 않았다는 한국 정부의 변명은 실소(失笑)를 금치 못하게 한다. 그렇다면 그동안 백신을 입도선매(立稻先賣)하기 위해 국력을 총동원한 미국·유럽·일본은 바보라는 말인가?
 
  ― 2019년 말 우한 코로나19 발생을 1, 전염병 최종 완전 박멸을 10이라고 할 때, 지난 2월 현재 전 세계 바이러스 상황은 어디쯤 위치한다고 할 수 있는가.
 
  “이미 네 종류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기 비슷한 상태로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순환성 감기로서의 코로나19’라는 의미다. 그런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코로나19=계절성 감기’ 수준의 약한 위력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바이러스 숙주(宿主)로서 인간과 코로나19와의 관계로 볼 때, 그 같은 시나리오에 주목하는 사람이 많다.”
 
  ― 코로나19가 감기 수준으로 위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실감이 가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매년 세계 곳곳에서 창궐(猖獗)하는 인플루엔자 병원균(病原菌)을 살펴보자. 가끔 인플루엔자 변이나 변종이 심해지면서 기존 백신이 효과 없는 경우도 있다. 결국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희생당하게 된다.
 
  코로나19의 경우 기존 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에 비해 치사율(致死率)이 지극히 낮다. 코로나19를 의인화(擬人化)하자면, 숙주인 인간에게 감기처럼 다가가 평생 공생(共生)하자는 의도인 것처럼 느껴진다. 인간을 죽이지 않고 감기를 통해 평생 기생(寄生)하는 식의 ‘현명한’ 바이러스가 된다는 의미다. 코로나19는 영원히 퇴출(退出)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에볼라와 코로나19
 
  ― 치사율이 낮은데 왜 그렇게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인가.
 
  “약한 바이러스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인간의 면역력(免疫力)이 제로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인류가 코로나19에 완전히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팬데믹 현상이 계속될 것이다.”
 
  니키 신도 박사가 아프리카 전역을 돌아다니며 행한 에볼라 연구는 WHO의 전설로 남아 있다. 일본에서는 그를 주인공으로 한 TV 드라마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인터뷰 도중에도 그가 책상물림 의학자가 아니라 전염병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인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치사율이 높았던 에볼라 바이러스와 코로나19는 어떤 점에서 다른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경우 발병(發病) 후 숙주의 60~80% 정도가 숨진다. 치사율 70%인 셈이다. 숙주, 즉 인간이 죽을 경우 바이러스도 함께 사라진다. 바이러스와 인간의 영원한 공생이 불가능해진다.
 
  코로나19는 에볼라에 비해 아주 우수한 두뇌(?)를 가진 존재인 것처럼 느껴진다. 숙주인 인간을 죽이지 않고 공생하면서 살아가는 식으로 진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된 뒤 나타나는 바이러스 전파력(傳播力)의 추이(推移)를 봐도 코로나19가 얼마나 명석한지 알 수 있다. 에볼라의 경우, 숙주가 중증 상태이거나 사망하기 직전의 전파력이 가장 강력하다. 코로나19는 걸린 순간의 전파력이 가장 강하다. 머리가 좀 아프고, 컨디션이 안 좋아서 감기 수준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발병 초기 단계에서의 바이러스 전파력이 월등히 높다. 코로나19에 걸렸다고 해도 정상인처럼 활동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인공 바이러스 아니다”
 
  ― 얘기를 들어보니 코로나19는 정말 골치 아픈 바이러스다.
 
  “에볼라는 중증 환자를 격리할 경우 확산도 중단된다. 하지만 숙주를 죽이지 않고 이리저리 확산하면서 공생하자는 것이 코로나19 특유의 생존전략이다. 따라서 앞에서 당신이 했던, ‘발생을 1, 완전 박멸을 10으로 할 경우’라는 질문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 변이를 포함해 코로나19의 ‘일생 또는 운명’이란 관점에서 보면, 감염력은 높이면서 치사율은 점점 낮아지는 ‘불사신(不死神)’ 바이러스로 남을 가능성이 많다.
 
  그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계층은 노년층이다. 노년층 보호야말로 WHO가 해야 할 최우선 바이러스 대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2년째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인류의 불안과 공포는 전례(前例)가 없을 듯하다. 그 이유가 뭘까.
 
  “치사율은 낮지만 감염력이 높다는 역설적(逆說的) 상황이 인류를 불안하게 만드는 듯하다. 조류독감의 경우 감염자의 약 40~50%, 사스의 경우 10% 정도가 사망했다. 코로나19에 비해 치사율은 높지만 감염력은 낮다는 점에서 (사스와 조류독감을) 멀고 먼 나라 타인(他人)의 일로 여길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걸려도 당장 증상이 안 나타나고, 누구나 쉽게 감염되고 감염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공포를 야기하고 있다.”
 
  미국 공영방송 PBS 프로그램 〈프런트라인(Frontline)〉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다큐멘터리로 통한다. 지난 1월 31일 방영된 ‘중국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한 비밀들(China’s COVID secrets)’은 1시간25분에 걸쳐 전염병 초기 확산 단계에 보여준 중국 지도부의 은폐와 거짓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코로나19는 천재(天災)라기보다는 중국공산당 독재정권이 낳은 100% 인재(人災)라는 것이 그 핵심 내용이었다.
 
  ― 코로나19가 공산 중국에서 만들어진 인공(人工) 바이러스라는 얘기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코로나19가 발생 이후 전 세계로 퍼져 진화해나가는 양상을 보면 인공 바이러스는 아닌 것 같다. 유전자 분석과 조사에 의하면, 2019년 11월 코로나19가 우한에서 탄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코로나19는 자연적 상황하에서 진화와 변이를 거듭해나가고 있다. 최근 나타난 영국발(發) 변이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팬데믹 상황하에서 돌출적으로 나온 결과다.”
 
 
  환경 파괴와 전염병
 
에볼라 사태 당시 시에라리온 케네마병원에서 현지인들과 함께한 니키 신도 박사.
  ― 인류 역사상 코로나19처럼 치사율은 낮으면서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바이러스나 전염병이 있었는가.
 
  “바이러스나 전염병은 동물이나 불결한 환경을 통해 확산된다. 인류 문명사는 그런 전염병과의 투쟁사였다.
 
  과거와 2021년 현재 상황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지역, 규모, 스피드에 있다. 과거에는 일부 지역에 국한되고, 규모도 그렇게 크지 않으며, 감염 스피드도 느렸다.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들어서면서 모든 상황은 급변했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대규모로 그리고 빠른 속도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지구환경과의 문제다.”
 
  ― 바이러스가 환경문제와도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
 
  “지구 차원에서 삼림 남벌(濫伐)이 이뤄지면서 과거에는 인간이 쉽게 접하지 않던 동물들을 일상적으로 만나게 됐다. 깊은 정글 속에 살던 동물들이 어느 날 인간 바로 옆에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이 가진 색다른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된 것이다.
 
  2015년 에볼라가 좋은 예다. 원래 밀림 속에서나 발생했을 동물 바이러스가 환경 파괴와 함께 인간에게 전파되더니, 시에라리온·기니의 수도처럼 인구가 밀집된 곳까지 확산됐다.
 
  여기에 세계화까지 더해지면서 과거 같으면 수백 년 걸려 전파됐을 전염병이 불과 수개월 만에 전 세계에 퍼지게 된 것이다.”
 
  ― 환경 파괴란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 이런 식의 바이러스 전파가 한층 더 심해진다고 볼 수 있겠는가.
 
  “물론이다. 지난 20년간 WHO에는 매년 전 세계에서 수백 건의 바이러스 후보들이 올라온다. 이런 후보 바이러스 가운데 실제로 확산돼 전 세계의 골칫거리가 되는 경우는 5년에 1건 정도다. 후보 바이러스 수백 건 가운데 하나가 5년 만에 나타나 초대형 사고를 친다는 의미다. 2002년 사스, 2010년 조류독감, 2015년 서남아프리카의 에볼라, 2018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2020년 코로나19는 좋은 예다.
 
  최근 상황을 보면 글로벌 팬데믹의 스피드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WHO는 글로벌 차원의 전염병에 대비해 수많은 시나리오를 구축해둔 상태다. 치사율·감염력·지역성·생태계·인구분포에 관한 수많은 자료를 근거로 5년에 한 번씩 적극 대응한다는 자세로 준비하고 있다.”
 
  시대정신에 뒤처진 꼰대 발상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이미 한물간 ‘트럼프병(病)’이라고 할까. 지금까지 필자는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 크게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었다.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나쁜 점만이 아닌 좋은 점도 있다고 생각해온 것이다. 그러나 니키 신도 박사의 얘기를 들으면서 ‘바이러스는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 지구 온난화, 삼림파괴 같은 문제가 바이러스의 글로벌 확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의미인가.
 
  “2016년 리우올림픽 직전에 발생한 황열(yellow fever) 바이러스의 경우, 당시 발병 원인은 모기와 원숭이다. 리우올림픽에 앞서 삼림을 남벌하고 댐이 들어서면서 환경변화가 일어났다. 댐에 모기가 급증하고, 정글에 살던 원숭이들이 도시로 밀려오면서 원숭이 피를 영양원으로 하던 모기도 함께 도시로 들어왔다. 그러면서 모기가 원숭이뿐 아니라 인간도 공격하게 되면서 황열이 급속히 확산된 것이다.
 
  자연 파괴는 인간의 거주 환경을 변화시키면서 기존 항생(抗生)물질을 무력화(無力化)시킬 수도 있다. 이른바 ‘약물저항(drug resistance)’은 지구 온난화나 환경 파괴가 심한 곳에서 발생한다.”
 
 
  “歐美의 록다운, 효과 없어”
 
록다운으로 한산한 런던 거리. 니키 신도 박사는 록다운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이다. 사진=AP/뉴시스
  ―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록다운(lockdown·전면봉쇄)은 바이러스 방역에 효과 있나.
 
  “나는 록다운에 대해서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모두 동시에 전면봉쇄한데 따른 효과와 효능이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경우 21세기 들어와서 조류독감·사스·메르스 등이 주기적으로 터지면서 이미 사전(事前)훈련이 어느 정도 되어 있다. 유럽은 그런 경험이 없다 보니 가장 원시적인 록다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이다. 그와 관련해 바이러스 발생 직후 유럽 상황을 보면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록다운은 크게 장려할 만한 것이 아니다.”
 
  ― 코로나19에 대한 아시아와 유럽의 대응을 비교해달라.
 
  “중국·한국·일본을 보면 환자가 발생할 경우 감염자의 전후(前後) 접촉자에 대한 조사가 곧바로 이뤄진다. 클러스터(cluster·집단발생)가 일어날 경우 전후 접촉자를 빨리 파악해 격리시키는 것이 감염 확산을 막는 지름길이다.
 
  유럽은 그런 발 빠른 대응 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꺼번에 일시에 봉쇄하는 록다운을 통해 한순간 감염자를 떨어뜨리는 식의 즉석 대응 방식에 주력한다.”
 
  ― 록다운이 왜 효과 없나.
 
  “그런 대응은 순간적인 효과를 낼 뿐이다. 록다운이 끝나는 즉시 일어난 여름 바캉스, 가을 학교 개학을 통해 다시 클러스터가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자를 정확히 찾아내는 일, 바이러스에 대항해 일할 수 있는 전문 의료진, 감염자를 발견할 경우 전후 접촉자를 찾아내고 곧바로 통지하는 업무, 감염자를 신속히 병원시설로 옮기는 과정 전부가 코로나19 대응의 기본이다. 유럽이나 미국은 그런 디테일한 부분보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중단시키는 록다운 대응 방식으로 대하고 있다.”
 
 
  “리더십보다 국민 개개인의 의식이 중요”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은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나라지만, 지금은 코로나19를 이겨낸 지구 최고의 모범국으로 비치고 있다. 수백만, 수천만명의 국민을 한순간 격리시킬 수 있는 시진핑(習近平)의 리더십, 그런 독재체제를 코로나19 체제에 맞는 신모델 정치라고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을 듯하다.
 
  ― 일부 국가의 예를 보면, 전염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는 것 같다.
 
  “지도자의 리더십에 의존하는 ‘톱 투 다운(top to down)’ 대응 방식보다, 국민 개개인의 의식과 행동규범에 의존하는 방역법이 한층 더 중요하다. 바이러스에 대한 인식, 위생관념, 감염에 따른 사후처리 등에 관한 국민적 인식이 약할 경우 코로나19를 막아낼 수 없다. 수백만, 수천만 국민을 대상으로 한 록다운을 아무리 많이 한다 해도 국민 개개인의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무용지물(無用之物)이다. 유럽의 경우 지금까지 최소한 두 번 정도 록다운을 했지만, 록다운 해제 후 2주가 지나면 다시 록다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 집단면역이 어느 정도까지 가야 코로나19 확산이 중단될 것으로 보는가.
 
  “지금 상태로 보면 최소한 60~80%가 집단면역 기준이 되는 듯하다.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지만, 현재 세계를 보면 20%를 넘는 나라는 거의 없다. 앞으로 백신을 통해 면역력이 높아질 듯하지만, WHO는 세계 각국에 혈액조사를 의뢰해 면역과 감염상황 간의 함수(函數)관계를 수집 중에 있다. 3~4개월 뒤 전 세계 데이터가 모일 것 같다. 그때가 되면 과연 어느 정도의 집단면역이 지구 차원의 바이러스 확산을 중단시킬지에 대한 통계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재감염자에 대한 것이다.”
 
  ― 무슨 얘기인가.
 
  “코로나19에 재차 감염돼 경증(輕症)과 중증 중 어디인지, 사망에 이를지 여부에 따라 집단면역에 대한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항체를 통한 면역만이 아닌, 재감염자와 발병 상황에 관한 통계도 함께 얻어나가야 한다. 집단면역의 대상 지역이 도시인지 시골인지에 따라서도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클러스터가 일어나기 쉬운 도시에서의 집단면역이 한층 더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현재 백신의 수급(需給) 상황을 보면 증증이나 사망에 이르기 쉬운 노약자(老弱者), 나아가 의료진에 한정되고 있다. 집단면역을 통한 안정으로 나아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국은 방역 선진국”
 
  ― 한국의 지도자, 의료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한국은 사스와 메르스 체험에 기초한, 방역 선진국으로 느껴진다. 메르스 당시 얻은 여러 가지 교훈을 통해 국가적 차원의 방역 체계를 이미 갖춘 나라다. 의료 관계자와 일반 국민의 바이러스에 관한 대응이나 인식도 상당히 높다. 건강한 삶에 주목하는 한국인의 의식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세계적으로 보면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최첨단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다. 따라서 기초체력이란 점에서 한국은 이미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방역 선진국에 올라서 있다.
 
  그 같은 튼튼한 기반을 바탕으로 클러스터가 발생하는 즉시 발 빠르게 대응한다. 바이러스에 대한 한국인의 의식과 의료진의 자세를 보면 아주 세부적이고 철저히 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WHO에서 보면, 데이터 수집·분석·통계가 전 세계 어떤 나라보다 빠르다.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발병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장소는 어디인지, 어떤 식으로 전염됐는지에 대한 통계와 설명이 아주 구체적으로 정리·정돈 되어 있다. 누구라도 자료를 대하는 즉시,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입체적 대응이 한국 방역 체계의 특징이다. 초기에 교회에서 초대형 클러스터가 일어났지만, 환자·의료진·행정 당국 사이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원만하고 빠르게 해결해나갔다는 것도 WHO에 잘 알려져 있다.
 
  WHO에서 보면 한국은 전 세계의 모델이 될 만한 선진 방역국가다. WHO가 거꾸로 한국에서 많이 배우는 상태다.”
 
  ― 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올여름 도쿄올림픽이 열릴 수 있을까.
 
  “올림픽 개최 여부는 국제올림픽기구(IOC)가 최종 결정할 사안이다. WHO 입장에서는 올림픽이 치러진다면, 어둡고 차가운 현실에서 벗어나 인류 모두가 하나가 되는 글로벌 대축제를 적극 응원할 생각이다.”
 
  니키 신도 박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백신이 나와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쉽게 퇴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울한 얘기였지만, 한국의 전염병 대응이 선진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는 화무백일홍(花無百日紅)으로 끝날 정치인 덕분이 아니라 지난 70여 년간 꾸준히 쌓아온 한국인의 저력(底力) 덕분이었다. 니키 신도 박사의 전망처럼 코로나19는 앞으로 인류와 영원히 공생해야 할지도 모른다.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판에 백신도 없이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걸리더라도,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일구어온 국민 개개인의 의식과 수준에 걸맞게 결국은 잘 해결해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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