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해외스포츠 소식

메이저리그 ‘최단신(165cm) 선수’ 알투베가 이룬 기적

글 : 이상희  월간조선 객원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올 시즌 타율 0.332로 메이저 리그 1위, 도루 49개로 3위
⊙ “야구는 키와 덩치로 하는 게 아니라 열정과 노력으로 하는 것”
경기 중 안타를 치고 2루 베이스에 안착한 알투베의 모습.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고의 야구선수들만 뛸 수 있는 곳이다. 이처럼 특별한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기량뿐만 아니라 신체조건도 우수하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평균 키는 186cm 몸무게는 89kg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평균 수치일 뿐 주전으로 뛰는 다수의 선수들은 이보다 큰 경우가 허다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교적 단신에 속하는 기자가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만나면 항상 그들을 올려다봐야 한다. 그들과의 인터뷰가 길어지면 목도 아프고 녹음기를 들고 있는 팔도 저리다. 하지만 기자도 현역 메이저리그 선수를 편하게 내려다보며 인터뷰한 적이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2루수 호세 알투베(24)를 만났을 때 그랬다.
 
  알투베의 키는 165cm로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한국 남자의 평균 키(174cm)보다 작다. 그의 몸무게(75kg) 또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인터넷 사이트에는 알투베의 키가 171cm로 표기되어 있다. 기자 역시 알투베를 인터뷰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중 그의 키가 171cm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하지만 막상 알투베를 만나 보니 그는 기자보다 작았고 당사자인 알투베를 통해 ‘실제 키는 165cm’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공신력 있는 대다수 기관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알투베의 키가 165cm로 수정되었다.
 
  기자가 알투베를 처음 만난 것은 2012년 여름이었다. 당시 그의 첫인상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하는 야구선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마치 아직도 성장 중인 어린 학생 같았다. 하지만 알투베의 성적과 활약상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시즌 내 타격 1위 고수
 
타석에 들어서기 전 타격코치의 사인을 바라보는 알투베. 비록 키는 작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과 경기에 임하는 그의 성실한 자세는 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알투베는 올 2014년 정규시즌 종료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9월 초 현재 타율 0.332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올 시즌 타격왕은 알투베가 차지할 게 확실하다. 알투베는 또 같은 기간 도루도 49개나 성공해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3위에 올라 있다.
 
  이런 알투베의 활약은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최고의 야구실력을 지닌 이들이 넘쳐나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신장 165cm의 최단신 선수가 일으킨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투베가 예상대로 올 시즌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빅리그 역대 최단신 선수가 타격부문 타이틀을 획득하게 된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알투베는 지난 2006년 휴스턴과 계약했다. 그러나 ‘만 17세부터 프로에서 뛸 수 있다’는 메이저리그 규정 때문에 2년 후인 2008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미국 진출 첫해에 마이너리그 최하위 레벨인 루키리그에서 뛴 알투베는 그해 타율 0.284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그것은 알투베의 진정한 실력이 아니었다.
 
  알투베는 이듬해인 2009년 또 다시 루키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의 성적은 1년 전과 판이하게 달랐다. 알투베는 2009년 타율 0.324 도루 21개를 기록해 루키리그 올스타에 뽑혔다. 팀 내 최우수 선수(MVP)로도 선정된 알투베는 그해 시즌 중 상위리그인 싱글 A로 승격한 뒤 시즌을 마쳤다.
 
  2010년 싱글 A에서 출발한 알투베는 타율 0.308 11홈런 39도루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전년에 이어 또 다시 리그 올스타에 뽑힌 알투베는 한 단계 위인 싱글 A 하이로 승격한 후 시즌을 끝냈다.
 
 
  풀타임 첫해에 ML올스타 선정
 
  싱글 A 하이에서 2011년 시즌을 시작한 알투베는 더 이상 그곳이 자신의 무대가 아니라는 듯 무려 0.408의 타율을 기록한 뒤 한 단계 위인 더블 A로 올라갔다. 더블 A로 활동무대를 옮긴 후에도 알투베의 방망이는 식거나 낯을 가리지 않았다. 알투베는 더블 A에서도 0.361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결국 그해 7월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마이너리그 최상위 단계인 트리플 A를 안 거친 것은 물론 미국 진출 단 3년 만에 이뤄낸 놀라운 성과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알투베는 메이저리그 풀타임 첫해였던 2012년 타율 0.290 7홈런 37타점 33도루의 호성적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선정되는 영예도 누렸다. 빅리그 올스타는 실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팬들의 투표로 선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력과 함께 인지도 또한 높아야 한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경력 10년째인 추신수(32·텍사스)는 빅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분류되지만 지금껏 단 한 번도 올스타에 선정된 적이 없다. 올스타로 선정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알투베는 메이저리그 풀타임 2년째였던 지난해에도 타율 0.283 5홈런 52타점 35도루의 호성적을 기록해 빅리그 2년차 징크스도 피해 갔다. 그리고 풀타임 3년째인 올 시즌 내내 타격부문 1위를 고수하며 ‘작은 고추가 맵다’는 우리네 속담이 서양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실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알투베는 또 올해도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됐다. 2012년에 이어 벌써 두 번째이다.
 
  빅리그 최단신 선수인 알투베가 이처럼 잘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기자는 지난 6월 알투베를 다시 만났을 때 ‘타격 1위를 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그는 다음과 같은 답을 내놓았다.
 
 
  미국진출 단 3년 만에 메이저리그 입성
 
알투베(왼쪽 첫번째)가 경기 전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던 중 재미난 표정을 짓고 있다.
  “야구는 키와 덩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과 노력으로 하는 것입니다. 신체적인 단점이 있더라도 이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도전하면 됩니다.”
 
  알투베는 이어 “나는 지금껏 단 한 번도 키가 작아서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울러 필드에서 야구를 할 때도 내가 작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항상 다른 선수들과 동등한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기자는 알투베를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그는 지금껏 기자가 올려다보며 인터뷰한 그 어떤 메이저리그 선수보다 더 크고 당당해 보였다. 그를 바라보던 기자의 뇌리에는 ‘작은 거인’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스치고 지나갔다.
 
  알투베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작은 키 때문에 고국 베네수엘라에서는 사람들이 나를 ‘꼬마’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도 전해 줬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그의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알투베에게 미국에 진출한 지 단 3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항상 야구만 생각하고 야구할 때는 집중해서 남보다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칭스태프에게 배운 것은 날마다 밤에 정리해서 외웠고 다음 날에는 전날 배운 것을 활용하며 최선을 다했다. 아울러 미국에서 시즌이 끝나면 고국인 베네수엘라로 돌아가 그곳 윈터리그(Winter League)에서 뛴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단신 알투베의 활약, 한국선수들도 자극 받아
 
  휴스턴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 A 하이 팀에는 한국인 내야수 문찬종(23) 선수가 있다. 문찬종과 알투베는 지난 2010년 싱글 A에서 팀 동료로 같이 뛰었다.
 
  문찬종은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알투베를 처음 보았을 때 그의 작은 키 때문에 야구선수가 아니라 구단에서 선수들의 일을 도와주는 직원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문찬종은 이어 “알투베처럼 작은 선수가 미국에 진출한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그와 함께 경기를 뛰며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하는 알투베의 열정과 뛰어난 실력에 또 한 번 놀랐다”며 옛 추억을 회상했다.
 
  문찬종은 또 “알투베가 빅리그에 진입했을 때 솔직히 너무 부러웠다. 하지만 그처럼 작은 선수가 빅리그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은 나 같은 동양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알투베를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알투베에게는 어린이와 여성 팬이 많다. 이들은 알투베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거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그래서 알투베가 경기 중 안타를 치거나 도루에 성공하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더 많은 박수갈채를 받는다. 비록 영어가 미숙한 알투베이기에 미국 팬과 원활한 의사소통에는 제약이 있지만 그는 누구보다 팬이 더 많다.
 
  기자가 알투베에게 ‘야구와 영어 중 어느 게 더 어렵냐’고 묻자 그는 “당연히 영어”라고 답했다. 알투베는 이어 “야구는 노력한 만큼 실력이 느는데 영어는 그렇지 않다. 정말 어렵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알투베가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한 건 그의 나이 9살 때였다. 그의 조국 베네수엘라 리틀리그에서 야구를 시작한 알투베는 그 전에도 부친과 함께 공원에 가서 야구하며 노는 걸 좋아했다고. 알투베는 야구 외에 축구와 탁구도 좋아했고 잘했다고 한다. 그러다 16살 되던 해에 휴스턴에 입단하며 야구에만 몰입했고 결국 세계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당당히 스타가 됐다.
 
  사실 알투베 이전에도 메이저리그에는 일반인보다 작은 선수들이 다수 있었다. 그중 가장 작은 선수는 프레디 파텍(69)이었다. 빅리그 유격수로 14년을 뛴 그는 지난 1981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하지만 인터넷 등 그와 관련된 자료에는 아직도 그의 키가 162cm 또는 165cm로 다르게 표기되어 있다. 결국 정확한 내용은 당사자만이 아는 셈이다.
 
  파텍도 현역으로 활동하던 1972년과 1776년 그리고 1978년 모두 세 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됐다. 하지만 타격이나 도루 등 개인타이틀은 획득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관계자와 팬들은 올 시즌 알투베가 타격부문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의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관리 철저
 
기자를 향해 포즈를 취한 메이저리그 ‘최단신 올스타’ 알투베.
  지난 6월 알투베를 만났을 때 ‘도루와 타율 중 더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묻자 그는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내기보다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 성적에 일조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투베는 “시즌 말미에 혹시 욕심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도루보다는 타율부문 타이틀에 더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알투베는 키도 작지만 나이(24세)도 어리다. 어린 나이에 부와 명예를 얻었으니 주위의 유혹도 적지 않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경기장에 가면 먼저 전화번호를 건네며 선수들을 유혹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알투베는 자기관리도 철저하다.
 
  알투베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동료들 중에는 쉬는 날 친구나 지인 등을 만나 노는 이들도 많지만 나 같은 경우는 주로 숙소인 호텔에서 쉬면서 재충전하는 데 시간을 보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클럽 등에 가서 노는 일은 시즌이 끝나고 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알투베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기자는 알투베와의 인터뷰 말미에 ‘신체적인 단점 때문에 상처받거나 좌절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신체조건은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결코 장애가 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위의 눈치를 보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해 주고 싶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다 보면 분명 기회는 찾아오니까 말입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202104

지난호
전자북
별책부록
프리미엄결제
2020년4월부록
정기구독 이벤트
  • 지난호
  • 전자북
  • 별책부록
  • 정기구독
  • 월간조선 2018년 4월호 부록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