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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포커스

이스라엘 vs. 하마스의 전쟁

글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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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하마스의 로켓 공격 막기 위해 10억 달러 들여 ‘아이언 돔’ 개발,
    1개 포대 가격 5000만 달러, 요격률 90% 자랑
⊙ 이스라엘, ‘아이언 돔’에 이어 ‘다윗의 물맷돌’ ‘아이언 빔’ 등 다양한 미사일·로켓 요격체제 개발
⊙ 하마스, 이란제 파지르5 로켓을 수단·이집트 거쳐 가자지구로 반입,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도
    축출 전 하마스에 로켓 공급
⊙ 이스라엘, 하마스가 판 땅굴 32개 파괴

李長勳
⊙ 57세. 서울대 영문과 졸업.
⊙ 공군사관학교 영어교관, 《한국일보》 국제부 차장, 《주간한국》 편집장 역임.
⊙ 저서: 《홍군 VS 청군-미국과 중국의 21세기 아시아 패권 쟁탈전》
    《네오콘-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 《유러화의 출범과 21세기 유럽합중국》
    《유럽의 문화도시》 《러시아 곰은 웅담이 없다》 등.
이스라엘 아이언 돔에서 타미르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가자지구는 지중해 연안과 이스라엘 및 이집트에 둘러싸여 있는 너비 6~12km, 길이 41km, 면적 360km²밖에 안 되는 자그마한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팔레스타인 주민 180만여 명이 살고 있다. 인구밀도는 km²당 5048명으로 세계 최고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지역은 역사적으로 ‘분쟁의 땅’이었다. 이집트, 페르시아, 바빌로니아, 아시리아, 그리스, 마케도니아, 로마, 오스만 튀르크,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이 그동안 이 지역을 놓고 쟁탈전을 벌여 왔다. 가자지구의 복잡한 역사는 이곳이 전략적(戰略的) 요충지(要衝地)였기 때문이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및 그리스 등 고대(古代) 문명권이 교차하면서 가자지구는 예전부터 교통과 무역의 중심지였다. 가자지역에 가장 먼저 정착한 민족은 필리스틴(Philistines)이다. 팔레스타인도 ‘필리스틴이 살던 땅’을 의미한다. 필리스틴은 에게해(海) 지역에서 살던 민족으로, 현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과는 다르다. 필리스틴은 BC 13세기 때 이 지역으로 옮아왔다. 구약(舊約)성서에선 이 민족을 블레셋이라고 부른다. BC 10세기 때 유대인 삼손이 블레셋 사람인 데릴라의 유혹에 빠져 힘의 원천인 머리카락이 잘리고 두 눈이 뽑힌 채 끌려간 곳이 바로 가자이다(구약성서 사사기 16:4~31). 자신의 잘못을 회개한 삼손은 다시 머리카락이 자라나자, 신전(神殿)의 기둥을 무너뜨려 블레셋 사람들과 함께 죽는다. BC 332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중동(中東) 지역을 침략했을 때, 가자지역의 아랍인들은 마지막까지 저항했다. 어떻게 보면 가자지구는 ‘피의 역사’로 점철돼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감옥’
 
  가자지구의 동쪽과 북쪽은 이스라엘이 설치한 8m 높이의 장벽이 가로막고 남쪽은 이집트의 국경과 접하고 있다. 서쪽은 지중해와 면하고 있다. 사실상 사방이 모두 막혀 있어 가자지구 주민은 영토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가자지구에서 외부로 나갈 방법은 이스라엘 남부와 연결된 에레즈 국경,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와 접한 라파 국경 두 곳을 통과하는 것뿐이다. 이스라엘과 이집트가 모두 국경 검문소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자지구는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감옥’이라고 불려 왔다.
 
  현재의 가자지구도 과거 역사처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으로 전쟁터나 마찬가지이다.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건설될 때부터 지난 60여 년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움을 벌여 왔다.
 
  유엔총회는 1947년 11월 29일 팔레스타인 영토의 56%를 유대인에게 할당하고, 나머지 44%를 아랍 민족에게 배분하는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가결했다(결의 181호). 유대인들은 3000여 년간의 디아스포라(Diaspora·이산)를 끝내고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을 건국했다. 유대인들은 그토록 바라던 국가를 세웠지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됐다. 특히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거부하고 전쟁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나라를 세우자마자 팔레스타인 지역은 제1차 중동전쟁(1948~1949)의 무대가 됐고, 이후 1974년까지 4차례나 중동전쟁이 발발했다.
 
  현재의 가자지구는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제1차 중동전쟁을 휴전하면서 탄생했다. 당시 이집트는 이 지역을 차지하면서 총독을 두고 통치했다. 이후 이스라엘이 영토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쫓겨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 지역으로 이주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이른바 ‘6일전쟁’이라는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 이 지역과 요르단강 서안(西岸)을 점령하고 대규모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했다. 땅을 빼앗긴 팔레스타인은 끊임없이 저항해 왔고, 1987년과 2000년 이스라엘에 맞서 인티파다(이스라엘에 대한 무장봉기)로 6000여 명이 숨지기도 했다.
 
 
  가자의 통치자 하마스
 
  이처럼 전쟁이 상존하는 이유는 이스라엘이 건국 당시 민족적으로 유대 민족으로만 이뤄진 국가, 영토상으로 성서에 기록된 팔레스타인 영토의 100% 회복을 목표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시오니즘에 따라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분리하는 것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내쫓고 영토를 확장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적이 됐고, 양측은 아직까지 중동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가자지구는 현재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다. 하마스는 두 얼굴을 가진 단체이다. 하마스는 1993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가 체결한 오슬로 평화협정을 거부하고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武力) 투쟁을 계속해 왔다. 때문에 이스라엘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해 왔다.
 
  하마스는 1987년 인티파다를 주도하면서 창설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과의 투쟁을 이끌 강력한 지도부를 원했지만,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대변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때 테러단체로 규정될 만큼 과격했던 PLO는 이스라엘의 생존권 인정과 무장투쟁 포기를 했기 때문이다. 이를 간파한 팔레스타인 강경파 지도자 아흐마드 야신은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하마스를 만들었다.
 
  하마스의 강령은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스라엘을 완전히 몰아내고 팔레스타인 전역에 이슬람 국가를 세우는 것이다. 강령은 또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지하드(성전)밖에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마스는 정치위원회와 군사위원회로 구성되어 있다.
 
  자선단체 등을 운영하면서 주민들의 환심을 사 왔다.
 
  하마스는 그동안 정치참여를 거부해 오다 2006년 1월 총선에서 PLO가 만든 정당인 파타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이후 하마스와 파타당은 2007년 6월 권력투쟁을 벌인 끝에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파타당은 요르단강 서안을 각각 통치하게 됐다. 이때부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모든 육지와 해상출입로를 봉쇄하고 하마스 고사(枯死) 작전을 벌였다. 이에 맞서 하마스는 2008년 12월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였지만 패배했다.
 
 
  2008년 전쟁과 닮은 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7월 8일부터 또 다시 전쟁을 벌였는데, 8월 5일 휴전(休戰)하면서 사실상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났다(이후에도 간헐적인 공방이 오가고 있다). 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은 납치살인과 이에 대한 보복살인 때문이었다. 지난 6월 12일 요르단강 서안에서 실종된 이스라엘 소년 3명이 같은 달 30일 숨진 채로 발견됐다. 당시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소년들을 납치해 살해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자 이스라엘의 유대인 극우주의자 3명이 지난 7월 1일 이에 대한 보복으로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소년 1명을 납치해 불에 태워 죽였다. 이에 격분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강력히 항의하면서 연일 시위를 벌였고, 이스라엘 경찰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유혈(流血) 충돌이 벌어졌다.
 
  하마스는 지난 7월 8일부터 이스라엘에 대해 로켓포 공격을 시작했고, 이에 맞서 이스라엘은 전투기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의 하마스 로켓포 기지와 무기고 등을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지시간 지난 7월 17일 밤 10시40분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모세 야알론 국방장관의 명령에 따라 가자지구에 탱크와 병력을 투입하면서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한 지상작전을 시작했다. 양측 모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대응하면서 전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물론 이번 전쟁의 근본 원인은 역사적으로나 민족적, 종교적으로 끊임없이 대립해 온 양측의 갈등과 증오심 때문이다.
 
  양측의 전투상황을 보면 지난 2008년 때와 비슷하다. 이스라엘군(軍)은 이번에도 지상병력과 함께 전투기와 헬기, 함정, 대포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를 공격했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을 뿌리 뽑고 무장력을 무력화(無力化)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지상병력을 투입했었다. 이번에는 이런 명분에다가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연결하는 땅굴(지하터널)을 파괴하겠다는 계획도 포함시켰다. 당시 이스라엘군의 지상공격은 2008년 12월 27일 시작됐는데, 2009년 1월 18일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하고 철수할 때까지 계속됐다. 22일 동안 전개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과 하마스 대원 등 모두 140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주택 수만 채가 파괴됐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지하 로켓 발사대 수백 개를 비롯해 로켓 발사 능력에 큰 타격을 입혔다.
 
 
  하마스의 로켓을 막아라!
 
아이언 돔의 발사대. 포대 하나의 가격이 5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하마스의 로켓공격을 가장 두려워해 왔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이 과거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와의 전쟁에서 로켓포 공격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2006년 7월 13일 헤즈볼라가 자국 병사 2명을 납치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탱크를 앞세워 레바논을 침공했다. 양측은 34일간 전쟁을 벌였는데, 당시 헤즈볼라는 3970~4228발의 카투사 로켓을 이스라엘에 발사했다. 이들 중 95%는 122mm구경의 시리아산(産) 카투사 로켓으로 무게 30kg, 사거리(射距離) 30km였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헤즈볼라와 레바논 민간인 1300여 명이 숨졌지만 이스라엘도 헤즈볼라의 로켓공격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160여 명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스라엘 북부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100만여 명이 헤즈볼라의 로켓공격을 피해 남쪽으로 피란을 떠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승리를 선언하면서 철군(撤軍)했지만 사실상 패배였다. 이스라엘이 아랍권과 싸워 패배한 것은 당시가 유일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로켓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미사일방어시스템인 ‘아이언 돔(Iron Dome)’을 적극 개발해 왔다. 이스라엘이 이번 하마스와의 전쟁에서도 희생자가 적었던 것은 아이언 돔 덕분이다. ‘강철지붕’이라는 뜻의 아이언 돔의 적중률은 무려 90%를 기록했다.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은 사실상 무용지물(無用之物)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아이언 돔은 탐지 레이더, 추적 시스템과 화력통제 시스템, 그리고 1발에 5만 달러인 요격미사일 20발이 든, 발사대 3개로 구성된 이동식 포대(砲臺)이다.
 
 
  美, ‘아이언 돔’ 개발 지속적으로 지원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애로2 미사일.
  요격미사일은 타미르라고 부르는데, 길이 3m, 지름 15cm, 무게 90kg, 사거리 4~70km이고 탄두에 11kg의 폭약을 탑재하고 있다. 레이더로 로켓이나 포탄을 감지하고 추적해 요격까지 걸리는 시간은 15~25초 정도이다. 아이언 돔 1개 포대가 15〜150km²에 이르는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
 
  1개 포대의 가격은 5000만 달러(560억원)인데, 이스라엘은 현재 8개 포대를 실전(實戰) 배치한 상태이다. 이스라엘은 2007년 아이언 돔을 개발하기로 하고 지금까지 10억 달러(1조900억원)를 투입했다. 미국은 지난 2010년 아이언 돔 개발비용으로 2억500만 달러를 지원했고, 2012년에도 7000만 달러를 제공했다. 미국 하원은 지난 8월 1일 아이언 돔을 위한 예산 2억25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법안에 서명했다.
 
  아이언 돔은 지난 2011년 3월 27일 이스라엘 비어세바 지역에 처음으로 실전 배치됐다. 같은 해 4월 7일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발사한 카투사 로켓을 요격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아이언 돔은 EL/M-2084 다기능 레이더를 사용한다. 다기능 레이더는 항공기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UAV, 대포, 박격포, 로켓포 등을 모두 탐지, 추적할 수 있다.
 
  라파엘사(社)는 1948년 이스라엘 국방부의 국가 연구개발(R&D)방어연구소를 모태로 만들어진 방산업체이다. 라파엘사는 파이손 공대공(空對空) 미사일, 스파이더 단거리 지대공(地對空) 방어체계, 팝아이 공대지(空對地) 미사일, 전자전(電子戰), 지휘통제통신 및 컴퓨터와 정보 등 C41 장비, 무인(無人) 고속 초계정 등도 생산하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한국 정부가 전력보강 차원에서 도입한 스파이크 미사일도 바로 라파엘사의 제품이다. 라파엘사 최고경영자(CEO)인 예디다 야리는 해군 제독 출신으로 하이파 대학에서 중동역사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
 
 
  이스라엘의 다양한 미사일 요격체계
 
하마스의 로켓 사거리와 이스라엘 지도.
  라파엘은 레이시언과 함께 ‘다윗의 물맷돌(David's Sling)’이라는 미사일 방어체계도 개발 중이다. 사거리 40〜300km인 미사일과 로켓을 요격하는 중(中)거리 요격미사일 방어체계다. 헤즈볼라나 하마스가 발사하는 미사일은 물론이고 더 먼 거리에서 날아오는 저고도(低高度) 순항(巡航) 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다. 요격미사일은 미사일 앞부분에 레이더와 광학센서를 갖추고 있는 2단 미사일이다. ‘요술 지팡이’로도 불리는 ‘다윗의 물맷돌’은 구약성서에서 고대 팔레스타인의 거인 장수 골리앗을 물맷돌로 쓰러뜨린 다윗의 이야기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2012년 11월 이 요격미사일을 실험해 성공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내년에 이 요격미사일 체제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이스라엘은 미사일에 레이저를 발사해 파괴시키는 아이언 빔(Iron Beam)도 개발하고 있다. 라파엘사는 지난 2월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아이언 빔을 공개했다. 아이언 빔은 아이언 돔으로도 요격시간이 충분치 않을 정도로 목표물에 근접한 무인기(無人耭), 로켓 및 박격포탄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했다.
 
  이 요격체계는 영화 <스타워즈>에서처럼 레이저가 섬광처럼 순식간에 발사돼 목표물을 파괴하는 것이다. 실험결과 아이언 빔의 목표 요격 성공률은 90% 이상으로 나타났다. 아이언 빔의 또다른 특징은 하나의 목표물을 향해 여러 개의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언 빔의 실전 배치는 내년 중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스라엘은 또 미국에서 패트리엇 2(PAC2)와 3(OAC) 요격미사일을 도입해 실전 배치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애로(Arrow)-2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 대기권 밖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애로-3 미사일도 개발 중이다. 애로-2 미사일의 요격 고도는 50km 이하, 애로-3는 90km 이상이다.
 
 
  하마스의 로켓들
 
  하마스는 지난 2008년처럼 이스라엘에 로켓공격을 퍼부었다. 하마스가 보유한 로켓 종류를 보면 ▲사거리 17.7km의 카삼 ▲사거리 20km의 이란제 122mm 다연장 로켓 그라드 기본형인 카투사 ▲사거리 48km인 그라드 개량형 카투사 ▲사거리 75km의 이란제 파지르(새벽이라는 뜻)-5 ▲사거리 75km M-75 로켓 ▲사거리 120km의 시리아제 M-302 로켓 등이다. 하마스는 이번 전쟁에서 1만여 발의 각종 로켓 중 3370여 개를 발사했다.
 
  하마스의 주력 무기는 지난 2001년 처음 개발한 카삼 로켓이다. 길이 1.8m, 직경 11.5cm에 불과하며, 한 발당 가격은 800달러 정도다. 카투사 로켓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소련의 트럭 이동식 다연장 로켓포 BM-13을 말한다. 지금은 BM-8, BM-13, BM-14, BM-21, BM-24, BM-25, BM-27, BM-30, BM-31 등 다양한 구경을 모두 카투사 로켓이라고 부른다. 카투사는 사거리가 짧아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와 수도 예루살렘을 공격할 수 없다.
 
  파지르-5는 사거리가 75km이기 때문에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파지르-5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며 구경은 333mm, 탄두중량은 178kg이다. 하마스는 이번 전쟁에서 파지르-5를 발사했다.
 
  하마스는 파지르-5를 이집트 쪽으로 뚫린 땅굴을 통해 들여왔다. 하마스는 이란에서 파지르-5를 수단으로 운송하고 거기서 분해한 뒤 땅굴을 통해 가자지구로 옮겨 조립했다. 하마스에서 돈을 받는 짐꾼들은 위조여권을 소지한 이란의 기술 전문가들과 함께 짐을 날랐다. 하마스가 가자지구와 연결된 이집트 쪽의 라파 검문소 주변에 땅굴을 파서 무기를 밀수입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은 이번에 가자지구에서 100km 떨어진 하데라에 떨어졌다. 하마스의 로켓공격이 이스라엘 북부까지 확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마스가 성능이 개량된 로켓을 보유하게 된 것은 지난해 7월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과 관련이 있다. 하마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무르시 전 대통령이 쫓겨나기 전에 상당수 로켓을 하마스로 넘겼다는 것이다.
 
  하마스가 또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발사한 사거리 120km의 시리아제 M-302 로켓은 이란이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이 지난 3월 홍해에서 나포한 이란 화물선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마스가 예루살렘에 발사했다고 밝힌 사거리 75km M-75 로켓도 이란제 파지르-5 로켓의 변종이다.
 
 
  하마스의 땅굴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땅굴을 수색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병력을 투입해 집중적으로 벌인 ‘변경보호(Protective Edge)’ 작전의 목적은 하마스의 땅굴(지하터널)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땅굴 탐지와 공격을 위해 소형 로봇(MTGR)까지 투입했다. MTGR은 폭 60cm, 무게 9.07kg으로 땅굴에 투입된 보병이나 특전부대의 수색용이나 폭발물 탐지와 처리용으로 사용한다. 이 로봇은 20cm 높이의 계단을 오를 수 있으며, 좁고 위험한 지형에서 활동할 수 있다. 또 5개의 내장형 카메라, 내장형 마이크로폰을 탑재한 이 로봇은 시속 3.21km로 이동할 수 있으며, 487.68m 내에서 교신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자국 영토로 연결된 땅굴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잠입 및 공격 용도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땅굴을 모두 찾아내 없애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이 2007년 가자지구에 분리장벽을 쌓고 봉쇄를 단행한 이후 하마스는 이를 돌파하기 위해 땅굴을 뚫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최소 수백 개, 최대 1000개 정도의 땅굴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하마스가 뚫어 놓은 땅굴의 내부 모습.
  땅굴은 이집트 쪽으로 판 ‘밀수터널’과 이스라엘 쪽으로 판 ‘군사용 터널’로 크게 나뉜다. 가자 주민들은 ‘밀수터널’을 통해 이집트 쪽에서 생필품과 가사도구·가구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물건들을 들여오고 있다. ‘군사용 터널’은 하마스가 분리장벽 너머에 있는 이스라엘군을 기습 공격하는 데 사용해 왔다.
 
  이스라엘군이 이번 지상작전을 통해 파괴한 땅굴만도 32개나 된다. 땅굴의 깊이는 최대 27m에 이르며, 콘크리트 60만t이 땅굴 건설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지구는 건설자재 반입이 엄격히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하마스는 이집트와 연결된 또 다른 땅굴을 통해 콘크리트를 들여왔거나 주택건설 등의 용도로 수입한 콘크리트를 땅굴 건설에 이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의 땅굴은 앞으로도 계속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충돌원인이 될 것이다.
 
 
  이스라엘, 강철화살탄 등 사용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4760여 회나 공습했다. 피해금액은 40억〜60억 달러(4조1000억〜6조2000억원)에 달한다. 또 주민 180만명이 입은 추가피해까지 고려하면 피해금액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옥 수백 채가 부서졌으며 단 하나밖에 없는 화력(火力) 발전소도 파괴됐다. 가자지구 전체 주민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48만5000명이 피란민 신세로 전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 26만7970명이 유엔 학교 90곳에 몸을 숨겼으며 수천 명이 공립학교에 피신했다. 나머지 20만명은 다른 가정에 몸을 의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867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68%는 민간인이다. 이 중 어린이는 최소 400명, 여성은 210명에 달한다. 부상자는 9500여 명이나 된다. 이스라엘에선 민간인 4명을 포함해 모두 67명이 사망했다.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가 많은 이유는 민간인들이 피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으로부터 목표지역에서 떠나라는 통보를 받아도 주민들은 대피소가 이미 포화상태라 갈 곳이 없었다.
 
  또 다른 이유는 이스라엘군이 인명을 대량 살상할 수 있는 포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이 사용한 포탄은 강철화살탄이다. 강철화살탄은 보통 탱크포탄으로 사용되는데, 이 포탄에는 길이 3.75cm 크기의 송곳 같은 강철화살 수천 개가 들어 있다. 이 포탄이 공중에서 터지면 강철화살이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국제법적으로 이 무기의 사용이 금지되지는 않았지만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런 무기 사용은 반(反)인륜적이라고 비판해 왔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 포탄보다 더욱 강력한 APAM탄도 사용했다. 이 포탄은 탄두에 6개의 소형 탄두(彈頭)가 들어 있는데, 각각의 탄두가 미세한 시간차를 두고 폭발해 광범위한 지역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고립 위기에 처한 하마스
 
  이번 전쟁이 오랜 기간 계속된 이유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노림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이번에 일종의 ‘자해(自害) 전략’을 구사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국제사회로부터 민간인 대량학살범이라는 비난을 받아 고립되는 것을 노렸다. 특히 하마스가 주민들에게 이스라엘이 공격할 때 도망가지 말라고 독려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마스는 그렇게 희생된 주민들의 죽음을 ‘순교’라는 이름으로 포장했다.
 
  하마스가 이런 전략을 추진한 이유는 아랍권에서 축소된 입지를 복원하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마스와 이집트의 관계는 지난 6월 압둘 파타 엘 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취임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하마스는 엘 시시 대통령의 반대파인 무슬림형제단의 분파(分派)이기 때문이다.
 
  또 하마스의 전통적인 지지세력이었던 시리아와의 관계도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나빠졌다. 하마스가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반군(反軍)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는 이란과의 관계도 자연스레 멀어졌다. 고립의 위기에 빠진 하마스의 입장에선 더 많은 민간인 희생이 아랍권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강경 일변도의 군사작전을 벌인 이유는 무엇보다 현(現) 지도부가 강경파이기 때문이다. 이번 군사작전은 강경파인 ‘3B’가 주도했다. 3B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모셰 야알론 국방장관, 베니 간츠 참모총장을 일컫는 말이다. 야알론 국방장관의 별명이 보기(Bogie)여서 이 세 명의 이름의 첫 글자를 따면 3B가 된다.
 
  또 다른 이유는 이스라엘 국내정치적 역학(力學) 관계 때문이다. 연정(聯政)을 구성하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극우(極右) 정당들로부터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끊임없이 요구받아 왔다. 특히 극우 유대인 정당인 이스라엘 베이테이누당을 이끌며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외무장관은 “강력히 대응하지 않으면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근 출범한 팔레스타인의 통합정부에서 하마스의 입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강경파인 하마스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온건한 파타당과 평화협상을 벌여 왔다. 하지만 하마스와 파타당이 통합정부를 구성한 이상 하마스도 협상의 파트너로 테이블에서 마주하게 됐다. 이를 반대해 온 이스라엘로서는 이번 기회에 하마스의 군사력에 타격을 입혀 통합정부에서 영향력을 약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vs. 마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양측 지도자들 간의 개인적 악연(惡緣)도 전쟁을 벌인 원인이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칼레드 마샬은 원수지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사람의 악연은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도 총리였던 네타냐후는 모사드에 하마스 요르단 지부장이었던 마샬을 암살하라고 지시했었다. 모사드 요원 2명은 특수 주사기로 마샬에 독극물을 주입하는 데까지 성공했지만 하마스 경호대에 붙잡혔다. 마샬은 혼수상태에 빠졌는데, 요르단 국왕이 이스라엘에 거세게 항의하고 클린턴 미국 대통령까지 압박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결국 모사드 국장을 직접 요르단에 보내 해독제(解毒劑)를 전달했다. 목숨을 건진 마샬은 “신(神)은 네타냐후보다 강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항전(抗戰) 의지를 더욱 다졌고, 하마스 내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쌓게 됐다. 마샬은 현재 카타르에 은신하고 있다.
 
하마스의 지도자 칼레드 마샬.
  이번 전쟁의 승패는 군사력으로 볼 때 이미 시작부터 결정이 난 상태였다. ‘골리앗 대 다윗’의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최신예 무기를 비롯해 현역 16만8000명과 예비역 40만여 명을 보유한 군사강국이다. 반면 하마스의 병력은 1만5000명 정도이고 이슬람 지하드,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인민저항위원회(PRC) 등 군소 무장단체 병력 5000여 명이 하마스와 연대(連帶)하고 있다. 때문에 골리앗인 이스라엘이 다윗인 하마스에 승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의 승패(勝敗)를 군사력으로만 단언할 수는 없다. 이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엄청나게 희생되면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또 이스라엘의 진정한 목표인 하마스를 무력화한다는 목표도 달성했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하마스는 ‘생존 자체가 승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강력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버텼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전쟁은 승자(勝者)는 없고 패자(敗者)는 가자지구 주민들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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